불오백제자자설본기경(佛五百弟子自說本起經)-4

불오백제자자설본기경(佛五百弟子自說本起經)-4

25. 나운품(羅雲品)[열 수의 게송]

나는 옛날 왕이 되어
마갈타국을 다스렸는데
백성들이 매우 많았지만
사리에 맞게 나랏일을 처리했네.

당시 한 선인이 있었는데
시내에 흐르는 물을 마시고는
내가 있는 곳으로 와서
나에게 이렇게 말하였네.

대왕이시여, 저는 도적질을 했습니다.

주지도 않은 물을 마셨으니
마땅히 저를 처벌하시어
도둑놈을 매질하듯 하여 주소서.

이에 나는 대답하였네.

선인은 법약(法藥)을 지녔으니
나는 그대를 내버려 두겠다.

가서 마음대로 행동해도 좋다.

대왕이시여, 저는 납득할 수 없으니
죄과를 없애지 못하겠나이다.

당연히 저를 처벌하셔야만
그래야 저의 죄가 소멸될 것입니다.

이에 뒷동산에 버려 두라 분부하고는
엿새 동안이나 그를 잊고 지냈으며
엿새가 지난 뒤에도
음식을 얻지 못하도록 했네.

이러한 인연 때문에
악한 마음을 품었던 것이 아닌데도
불에 타고 구워지는 흑승(黑繩)지옥에 떨어져
육만 년이란 오랜 세월을 지내고

그리고도 재앙이 아직 남아
최후의 생인 지금에도
어머니 뱃속에 들어 있은 지
육 년 만에야 출생할 수 있었네.

나쁜 마음을 일으킨 적 없고
몸과 입으로 죄를 짓지 않았는데도
이와 같은 과보를 받았으니
죄와 복은 참으로 어길 수 없는 것.

이와 같이 나운존이
비구 스님들이 계신 곳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26. 난제품(難提品)[열네 수의 게송]

옛날 유위불(惟衛佛) 세상에서
나는 따뜻한 욕실을 보시하여
비구 스님을 한 번 목욕하게 해주고
스스로 이렇게 발원했네.

나도 이 스님과 같은
존귀한 대중들과 함께 모여서
세세생생 청량함을 얻고
욕망을 떠나 티 없이 살며

단정하며 항상 침착하고
미묘한 꽃같이 청정하게 되기를.

그곳에서 수명이 다하자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되었네.

천상에 있으나 인간 세상에 있으나
얼굴은 아름답고 단정한 데다
세세생생 태어나는 곳마다
매우 존구한 집에 살게 되었네.

천상에서 수명이 다한 후에는
다시 인간 세상에 내려오자
천인과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보면 좋아하였네.

벽지불의 탑을 보고
잘 수리하고 단장하여
성인의 표식은 선명하게 하고
그 위에는 깃발과 덮개를 달았네.

나는 그 때에 이렇게 발원했네.

나의 모습이 훌륭하여
몸에는 자금색 빛이 나고
단정하기 비길 데 없이 되어지이다.

이 때 지은 복으로 인해
바라나국(婆羅奈國)에 태어났네.

지유니(脂惟尼:sīvi)로 태어나
아들이 되어 미워하거나 해침이 없었네.

가섭불의 탑을 보고
환희심이 일어나
곧 그 절로 가서
승로반(承露盤)을 세웠네.

이렇게 탑을 보시하고
탑의 성인 표식을 수리하고
승로반을 세웠던 인연으로
한량없이 많은 복을 받았네.

그러고도 남은 복이 있어
최후의 생인 지금
석가족 왕가에 태어나
부처님의 아우가 되었네.

나의 몸은 자연히
대인의 모습을 갖추었으니
장엄하게 나찬(羅羼)을 이루고
평등하게 삼사(三士)께 보시하였네.

부처님께서 두루 보시고는 나를 두고
단정하기 제일이라 말씀하셨나니
이미 모든 번뇌를 제거하고
감로같은 진리의 법을 얻었네.

난제 부모자(父母子)가
비구 스님들 가운데서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27. 발제품(颰提品)[열아홉 수의 게송]

옛날 세상에는 곡식이 귀하여
지근으로 큰 공포에 휩싸였을 때
오백 명의 비구들이 있었는데
걸식하면 사람들이 음식을 주었네.

일체의 모든 장자들은
도를 지닌 이들에게 보시하여
걸식하면 음식을 얻을 수 있었나니
음식을 가져와 나에게 주었네.

아무리 거친 음식이라 할지라도
항상 나누어 나에게 주었으며
나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서
매양 나의 말을 따랐네.

한 번은 사람들이 찾아와
나에게 음식을 구걸하였는데
나는 이 때 힘을 다하여
그 자리에서 도망쳐 버렸네.

이에 사람들은 모두 뛰어
멀리서 저를 찾으면서
힘을 다해 뒤를 쫓았지만
나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네.

흐르는 하천을 건너서
한 곳에 자리 잡고 앉아서
사방을 두루 돌아보았더니
고요하여 따라오는 사람 없었네.

그날 나 혼자서 음식을 먹노라니
부드럽고 맛있고 또한 향기로워
마음에 흡족하게 실컷 먹고서
날이 저물도록 편안히 쉬었네.

그 곳에 한 비구가 있었으니
곧 연각(緣覺) 세존으로서
위신(威神)이 매우 우뚝하여
생사를 남김 없이 제거하셨네.

마음속으로 근심하며 생각하기를
가난하고 미천함은 매우 고통스러우니
본래 공덕을 닦지 않아서
내가 이렇게 가난하게 된 것이다.

이에 곧 청정한 마음이 일어나
뛸 듯이 기뻐하며 생각하기를
마땅히 비구에게 보시해야지
비구는 모든 복의 근본이라네.

이 때 세존께서는 음식을 받아
그곳에서 잡수시고는
나를 불쌍히 여기시며
허공으로 훌쩍 날아 오르셨네.

나는 이에 발원하였네.

다시는 내가 가난하지 않으며
내생에는 권세 있고 부유한 집에 태어나
미묘한 꽃처럼 용모가 단정하고

이러한 존귀한 분들과
세세생생 함께 모여 지내며
나도 이러한 법을 받아
저 존자처럼 되어지이다.

이 때 지은 복덕 때문에
오랫동안 안락을 누렸고
천상에서건 인간 세상에서건
지은 복덕이 절로 나타났네.

때로는 국왕이 되기도 했고
천상과 인간을 무수히 오가며
한 번도 악도에 떨어진 적 없고
별다른 재앙도 있지 않았네.

그리고도 남은 복이 있어
최후의 생인 지금에 와서는
권세 있고 부유한 가문에 태어나니
큰 성씨인 석가족에 태어났네.

한 번은 부처님이신 세존께서
태어나신 본국으로 오셨기에
나는 곧 사문(沙門)이 되어
여러 친족들과 함께 지냈네.

내가 전생에 세운 발원이
모두 뜻대로 이루어지고
이미 모든 집착을 버려
청량한 해탈의 경지를 얻었네.

권세를 버리고 사문이 된
발제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28. 나반발제품(羅槃颰提品)[열네 수의 게송]

옛날 구루진불(拘樓秦佛) 시대에
탑을 세운 사람이 있었다네.

나도 당시 그곳에 살았는데
그 절은 매우 높고 컸었네.

이 탑과 절을 세울 때
나는 입으로 비방하였네.

이 탑은 매우 크고 높은데
어느 때나 완성할 수 있으리.

조그만 공덕을 지으면 되니
이렇게 스스로 힘을 쓴다면
그다지 많이 수고하지 않고
탑과 절도 속히 완공될 것을.

입으로 비방하는 말을 하여
망어(忘語)죄를 범한 탓에
수명이 다하고 난 뒤
그만 지옥에 떨어지고 말았네.

지옥에서 나온 뒤로도
몸은 왜소하고 추악했으며
세세생생 태어나는 곳마다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였네.

가섭불(迦葉佛) 시대에는
부리가 붉은 까마귀가 되어서
바라나국(波羅奈國)에 살며
우거진 숲 사이를 날아다니다

부처님께서 광명을 뿜으며
비구들에게 둘러싸인 광명을 보고
곧 부처님께 순종하여 예배 올리고
입으로 슬픈 소리를 내었네.

부처님 세존께서 다니시다가
바라나국에 계실 적에는
늘 어디고 따라다니면서
항상 주위를 맴돌며 슬피 울었네.

이 때 지은 공덕 때문에
다시 사람의 몸을 얻었고
더없이 위대한 스승이신
부처님을 만나게 되었네.

이에 출가하여 사문이 되어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서
이미 모든 집착을 버리고
청량한 해탈의 경지를 얻었네.

자재한 아라한의 지위를 얻고
여섯 가지 신통과 대신족통을 가졌네.

이름을 지법(持法)이라 하니
바르고 참되며 변재를 갖추었네.

모든 대중의 모임에서도
나의 음성을 듣게 되면
친척들과 사람들이
다들 환희심을 일으킨다네.

내가 지은 죄는 적은 것이나
지은 복도 역시 많지는 않네.

모두가 그 과보를 얻게 되나니
죄와 복 둘다 지은 대로네.

나반발제 존자가
비구 스님들 계신 곳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29. 마두화율치품(驀惒律致品)[스물한 수의 게송]

옛날 유야리국(惟耶離國)에서
큰 원숭이가 되었을 적에
부처님의 발우를 가져가다가
비구들이 꾸중을 들었네.

발우를 깨뜨리지는 않았기에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네.

비구들이여, 꾸짖지 말라.

끝내 발우를 깨뜨리지 않았단다.

나는 부처님의 발우를 가지고
천천히 나무 위로 올라가
발우에 벌꿀을 가득 채워서
다시 나무에서 내려왔네.

벌꿀이 가득찬 발우를 받들어
두 손으로 세존께 공손히 바쳤는데
벌꿀 가운데 더러운 벌레가 있어
부처님께서는 받으려 하지 않으셨네.

부처님께서는 발우 가운데
죽은 벌과 꿀이 섞여 있음을 보셨네.

나는 좋은 부분만 가려낸 다음
다시 들어서 부처님께 바쳤네.

이 때 부처님께서는 세상에 광명을 비추시고
여전히 받으려 하지 않으셨기에
나는 물로 발우를 깨끗이 씻고
다시 머리를 조아리며 바쳤네.

물로 윗부분을 깨끗이 씻고
다시 다른 발우에 담아
세존께 공양을 올리고 나자
마음은 뛸 듯이 환희에 찼네.

세존께서 비길 데 없이 훌륭하시어
이 때 죽은 벌을 제도하시고
내가 올린 한 발우의 벌꿀을 받아
여러 제자들과 함께 드셨네.

나는 이에 너무도 기뻐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는
오로지 법왕(法王) 앞에 머물며
항상 정진할 마음을 가졌네.

나는 그곳에서 이렇게 발원했네.

내가 사람의 몸을 얻고
내세에는 세존의 세상을 만나
최상의 진리를 얻어지이다.

이 때 지은 복덕 때문에
사람의 몸을 얻게 되었고
더없이 위대한 스승이신
부처님을 만날 수 있었네.

출가하여 사문이 되어
부처님을 곁에 모시면서
이미 모든 집착을 버리고
청량한 해탈의 경지를 얻었네.

대신족통 및 여섯 신통을 갖춘
자재한 아라한이 되어
이름을 출밀(出蜜)8)이라 하니
비구들도 이 사실을 알았네.

전생에 지은 복덕으로
지금 사람들의 공경을 받아
수백 명의 비구들과 함께
사방을 두루 돌아다녔는데

도중에 궁핍한 상태에 빠져
비구 스님들이 굶주리고 목마를 때면
내 마음속으로 발원하길
벌꿀과 음료수를 얻고 싶다 하였네.

그러면 내 마음속의 생각을 알고
사람들이 먼 곳에서 와서
벌꿀과 좋은 음식을 가지고
공손히 나에게 바쳤네.

나는 곧 이 음식들을 받았고
자연히 좋은 음식이 매우 풍족해져서
이를 비구 스님들께 보시하여
모두들 마음껏 실컷 먹게 했네.

나는 태어나서 그 즉시
원숭이였을 때 지었던 복덕 때문에
생사의 길을 모두 벗어나고
감로 같은 법문을 얻을 수 있었네.

이에 내가 전생에 바라던 바를
뜻대로 모두 이루게 되었나니
세존이신 부처님을 공양하면
바라는 바가 모두 갖추어진다네.

인자(人者)들이여, 나는 매양 생각했네.

내가 지은 공덕은
모두 그 보답을 받아
마음이 언제나 평안하다고.

이와 같이 출밀존(出蜜尊)이
비구 스님들 계신 곳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30. 세존품(世尊品)[오십 수의 게송]

온 누리를 가장 널리 밝히시고
모든 세간에서 가장 뛰어나시며
모든 번뇌의 때를 말끔히 제거하시고
일체의 대중을 항복 받으셨네.

모든 신통과 지혜로 두루 살피시는
온갖 것에 통달하신 대인이시니
모든 원한과 공포에서 중생을 구하고
진리의 배로 저 언덕에 이르게 하네.

모든 중생 깨우쳐 교화하시고
언제나 기꺼이 세상을 걱정하여
중생을 불쌍히 여겨 해탈케 하고
진리로 일체 중생 구원하셨네.

모든 중생들을 묶고 있는
온갖 속박을 제거하시니
일체의 사람 중 가장 뛰어나시며
설법하여 중생의 눈이 되시네.

대인(大人)이신 부처님 끝없는 지혜
대웅(大雄)이신 부처님 지극한 명망
대광명(大光明)이신 부처님 끝없는 설법
최상의 진리로 중생을 건지시네.

대력(大力)으로 교화하여 간교함이 없고
크고 밝은 지혜로 중생을 깨우치시며
기쁜 마음으로 중생들을 권면하시니
큰 의왕(醫王)께서는 온갖 능력 갖추셨네.

세존이신 부처님 중생의 두려움 없애주시고
위없으신 부처님 모든 근심 제거해주시며
부처님의 인자하신 마음은
대지옥에 묶인 결박 풀어주셨네.

큰 용왕이시고 큰 사자이시며
집착이 없는 큰 비구이시고
큰 지혜를 갖추신 부처님께서
중생들을 번뇌에서 건져주셨네.

정진하여 큰 힘을 갖추시고
교화의 방편이 크게 견고하시어
천상과 인간을 모두 항복 받으시고
큰 진리 속에 고요하고 평안하시네.

부처님께서는 천중천(天中天)이시라
모든 귀신들까지도
지혜를 갖추신 부처님 발에 예배하며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세상을 불쌍히 여기시네.

항상 큰 생사(生死) 가운데 있으면서
생사의 그물을 끊어버리시고
신통력과 끝없는 자비로
큰 지옥에서 중생을 건지셨네.

큰 용왕이시며 큰 천인이시라
뭇 대중들 가운데 가장 뛰어나시며
한량없는 보시를 널리 베푸시고
이미 고요한 해탈에 이르렀네.

모든 선인들의 존장이 되고
이미 모든 존귀한 진리를 얻어
큰 제자들을 성취시키시니
스승의 덕은 지극히 높도다.

모든 복덕 가운데 가장 으뜸이신
위없으신 부처님 근심 걱정 없애시고
모든 이들을 해탈케 하시며
일체의 상호(相好)가 존귀하도다.

모든 색욕(色慾)을 끊어버리시고
모든 애욕도 뽑아버리시고
지금 용왕이 있는
아뇩달지 큰 연못에 노닐고 계시네.

일체의 행위를 이루시고
허공 가운데 뛰어 올라 계시는데
제자의 무리들이 에워싸니
오백 제자 조용히 있다네.

불쌍히 여기시고 지극히 애달파하여
모든 사람들을 자비롭게 보살피시니
비구 대중을 관찰하시고는
스스로 이렇게 말씀하셨네.

내 말을 분명히 들어라.

전생에 지은 것에 따라
몸에 비로소 행위가 있고
지금 그 남은 재앙을 받는다.

내가 옛날 전생에
문라(文羅)라는 이름의 사람이었을 때
착하고 훌륭하며 허물이 없는
벽지불을 헐뜯은 적이 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이 훌륭한 벽지불을 잡아다가
수갑을 채우고 온몸을 결박해
사형수처럼 대하려 하였네.

나는 그제야 이 사문이
결박당하여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서
마음에 불쌍한 생각이 들어
그를 구해서 풀어주었네.

이 때 지은 죄업 때문에
매우 오랫동안 지옥에 떨어졌고
그런 다음 다시 인간 세상에 태어났으나
항상 사람들의 비방을 받았네.

그러고도 재앙이 남아 있어서
최후의 생인 지금에 와서도
수다리(須陀利) 외도들이
함께 모의하여 나를 비방하네.

한번은 바라문이 되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도술을 지녀
오백 명의 학지(學志)들을 거느리고
우거진 숲속에서 강론하였네.

이 때에 큰 신력(神力)에다
오신통을 지닌 비구가 왔네.

나는 도인이 오는 것을 보고
비방하며 그의 잘못을 들추었네.

선인은 애욕을 가라앉힌 채
숲속에 고아하게 자리 잡았는데
마납(摩納)11)들도 그 말을 듣고
나를 따라 함께 비방하였네.

이에 모든 학지(學志)들이
집집마다 걸식하러 다니며 떠드니
사람들 중에서도 비방하였네.

선인은 더러운 욕심이 있다고.

이렇게 저지른 죄업 때문에
수다리(須陀利)의 여인과
부처님의 오백 제자들이
모두 비방을 당하게 되었네.

부처님께서는 모든 이치에 밝으시어
허망한 비방을 받게 되자
이는 세타(世吒)의 제자 짓이지
사문이 그렇지 않았음을 잘 아셨네.

이 때 저지른 죄업 때문에
곧장 악도 가운데 떨어져
태산(太山)지옥에 태어나
매우 혹독한 괴로움을 겪었네.

그리고도 남은 재앙이 있어
전차마니녀(旃遮摩尼女)가
대중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허망하게도 부처님을 습격해 죽였네.

옛날에 삼형제가 되었을 때는
재산 때문에 서로 다투다가
형제들을 깊은 골짜기에 떠밀어 놓고
돌로 쳐서 죽이고 말았네.

이 때 저지른 죄업 때문에
태산 지옥에 떨어져
쇠사슬에 묶여 불에 타고 굽히니
그 혹독한 고통 말할 수 없네.

그리고도 남은 재앙이 있어
조달(調達)12)이 바위를 굴리니
이에 바위가 떨어져 내려
부처님의 발가락이 다치고 말았네.

사람들이 깊은 물을 건너려고
배를 타고 강과 바다에 들어갔을 때

함께 배 위에 타고 있다가
칼을 빼어 상인들을 해치고 말았네.

이러한 죄악을 저질렀기에
몸이 지옥 속에 떨어졌고
그리고도 오히려 재앙이 남아
철자(鐵刺)13)가 부처님 앞에 나타났네.

한번은 물고기 잡는 가게에서
어부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물고기를 잡아 죽이는 것을 보고
나도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이 일었네.

이 때 저지른 죄업 때문에
태산지옥 속에 떨어져
쇠사슬에 묶여 불에 타고 굽히니
그 혹독한 고통 말할 수 없네.

누륵국(樓勒國)의 왕을 따라
스님을 죽였는데
이 때 지은 재앙이 나아
지금도 두통에 시달린다네.

유위불(惟衛佛) 세존의 시대에
그 제자들을 마구 욕하였네.

흰 쌀밥을 먹게 하지 말고
항상 날보리를 먹여야 한다고.

이 때 입으로 나쁜 말을 한
죄업을 저질렀기 때문에
흑승(黑繩)지옥14)에 떨어져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받았네.

그리고도 오히려 재앙이 남아
바라문들과 원한을 맺어
한번은 나를 청해다가
석 달 동안 보리를 먹게 했네.

옛날에 의원이 되었을 적에는
존귀한 이의 자식을 치료하다가
그만 약을 잘못 쓴 탓에
병이 더욱 악화되게 만들었네.

이 때 저지른 죄업 때문에
지옥에 떨어져 고통이 심했는데
그러고도 남은 재앙이 있어
지금도 설사병을 앓는다네.

내가 옛날 전생에
격투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
역사(力士)와 서로 겨루다가
불자(佛子)를 그만 살해하였네.

이 때 저지른 죄업 때문에
한량없는 고통을 받았고
그리고도 재앙이 남아
어깨와 옆구리가 항상 아프다네.

난제화라(難提和羅)에게 이르시기를
가섭불을 경멸하며 헐뜯었으니
이 사문을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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