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오백제자자설본기경(佛五百弟子自說本起經)-2

불오백제자자설본기경(佛五百弟子自說本起經)-2

10. 난타품(難陀品:欣樂)[열두 수의 게송]

왕사국(王舍國) 성 동쪽에서
옛날 존귀한 이가 되었을 적에
마침 세상에 기근이 들었는데
한 도사(道士)가 그곳에 왔었네.

당시 나는 홀로 앉아 음식을 먹는데
그 훌륭한 도사가 왔다네.

그는 연각(緣覺)의 지위에 이르러
번뇌를 끊고 자재로웠네.

나는 탐욕과 질투가 일어
그만 악한 마음을 품고서
지금 이 비구가 왔는데
어찌 악당과 함께 할 수 있으리.

이렇게 생각한 다음
말먹이를 음식에 섞어 주었네.

도인은 그것을 먹고 나더니
즉시 숨이 넘어가 버렸네.

나의 육신은 수명을 마치고 나서
매우 오랜 세월 지옥에 떨어져
온갖 고통 한 몸에 받아 비명을 지르고
세세생생 살을 저미고 불에 굽혔네.

지옥에서 나와서는
다시 인간의 몸을 얻었지만
몸에는 항상 질병이 많고
고뇌에 시달리다 목숨이 다하였네.

이와 같이 하기를 오백 세 동안
태어나는 곳곳마다
질병을 앓고 늘 곤궁에 시달리다
고뇌 속에서 죽어갔었네.

최후의 생인 지금에 와서
이미 사람으로 태어났으며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신
위없는 도사를 뵙게 되었네.

이에 출가하여 사문이 되어
스승이신 부처님의 법을 받고서
이미 아라한의 도를 얻어
청량한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네.

인자(仁者)들이여, 나는 이 때에
신족통을 얻고 번뇌가 다하였으나
몸에는 항상 질병이 많고
거처하는 곳마다 편안치 않았네.

이에 나는 돌이켜
본래 지은 악행을 생각했나니
모두 그 과보를 얻은 것
죄와 복은 거역할 수 없다네.

이와 같이 난타존이
비구 대중들 계신 곳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11. 야야품(夜耶品:名聞)[스물여섯 수의 게송]

옛날 한 도인이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심한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는
죽은 여인의 시체를 보았네.

이에 결가부좌를 하고 앉아
무상의 변화를 관찰하고서
부정한 것임을 알아차려
한 마음으로 선정을 닦았네.

그렇게 앉아 있던 중에
미세한 소리가 들려오기에
소리를 듣고 두려워
일심의 선정에서 깨어났네.

바라보니, 시체의 배가 썩어
더러운 것들이 온통 드러나고
구멍마다 더러운 액체가 흘러나와
악취를 차마 맡을 수조차 없으며

창자와 위 같은 오장이 밖으로 나오고
심장과 간도 모두 문드러져서
무수한 벌레들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다시금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혔네.

밖으로 시체를 보고
안으로 자기 몸을 관찰해 보니
저 시체나 나나 모두 마찬가지라
생각하니 본래 모두 허무한 것이네.

선정 삼매에서 깨어난 뒤로는
수행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아
걸식을 하러 나가지 않고
음식을 생각하지도 않았네.

설사 내가 마을에 들어가
이리저리 걸식하러 다니며
아무리 단정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더러운 것으로 보아야 하리.

갖가지 좋은 모습들을 보나
흡사 시체와 다를 바 없어
뭇 썩어가는 근본으로 관찰함에
모든 것에 즐길 것 없었네.

나는 이와 같이 수행하여
애욕을 여의리라 생각하고서
사범행(四梵行)2)을 받들어 실행하여
깊이 사유하고 경거망동하지 않았네.

그곳에서 수명을 마친 후에는
곧 범천에 올라갈 수 있었고
범천에서 수명이 다하고서는
바라나국(波羅奈國)에 태어났네.

권세 있고 존귀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 萱?아들로 태어나서
뭇 사람들의 공경을 받고
더없이 지극한 선정을 닦았네.

낮에는 항상 수행하였고
밤에도 잠자지 않고 정진하며
아무리 많은 여인들을 보아도
썩은 시체더미처럼 보았네.

북을 베고 누워 잠자는 여인
공후(空篌)를 잡고 있는 여인
악기일랑 바닥에 흩어 놓고
꿈을 꾸며 잠꼬대를 하고 있었네.

이에 그곳에서 물러나서는
속세에 쌓은 공덕을 생각해 보니
온갖 부정한 곳들이 모두
전생에 지나온 것들이었네.

마침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
애욕을 버릴 뜻을 품었나니
나는 당시 이러한 생각이 절실하여
인자(仁者)들이여, 나는 집을 떠났네.

곧장 침상에서 일어나서는
큰 집에서 내려와 몰래 떠났는데
천신들이 나를 불쌍히 여겼기에
대문이 저절로 활짝 열렸다네.

그 때에 나라의 성(城)을 벗어나서는
흐르는 시냇물가로 가서
멀리 저편 언덕을 보았더니
사문 적근(寂根)이 보였네.

또 사문 대적지(大寂志)를 보고
소리 높여 크게 부르짖었네.

나는 곤궁한 처지에 빠졌으니
신통력으로 애욕을 버리게 해 달라고.

세존께서는 더없이 부드러운 음성으로
나의 고통 아시고 말씀하셨네.

동자여, 두려워 말고 이곳으로 오라.

여기에는 고통도 재앙도 없다.

마음에 온갖 고뇌를 버리고
저편 언덕으로 건너가서
대자비하신 부처님께로 나아갔더니
세존은 비길 데 없이 훌륭하셨네.

너무나 뛰어나 짝할 이 없었으니
나는 마치 굶주리고 목마른 사람처럼
거꾸로 설명해도 그 뜻을 알았고
곧바로 설명해도 그 뜻을 알았네.

그곳에서 도제(道諦)를 알고
부처님을 따라 출가하길 바랐더니
구담께서는 대자비로써
나의 청을 들어 사문이 되게 하셨네.

나는 즉시 그 첫날밤에
하늘에 먼동이 틀 무렵
일체의 모든 번뇌가 사라지고
청량한 해탈을 얻게 되었네.

이것이 내가 전생에
지어 왔던 선행이니
이에 나는 최후 생(生)인 지금
감로와 같은 진리를 얻을 수 있었네.

이와 같이 현자인 야야
존자가 신통을 발휘하여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12. 시리라품(尸利羅品)[스무 수의 게송]

옛날 바라나성(波羅奈城)
가섭불께서 열반에 드시자
기유왕(機惟王)이 탑을 세우니
칠보로 만들어서 매우 웅장하였네.

이 때 왕의 소생으로
최대태자(崔大太子)가 있었는데
나는 당시 부처님을 위하여
첫 번째로 절의 기둥을 세웠네.

이러한 공덕을 쌓은 덕분에
세세생생 태어나는 곳마다
천상과 인간 세상에 태어나
그 복덕이 자연히 나타났었네.

태어나는 곳곳마다
나라에서 가장 부유하였네.

한량없이 많은 재물로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였네.

나는 오백 생(生) 동안
남에게 베풀기를 아까워하지 않아
백성들과 적지(寂志) 및 범지들에게
아낌없이 모두 보시하였네.

연각의 수행을 닦아
애욕을 여의고 번뇌가 없어
청정한 환희심으로
오백 대중에게 공양을 올렸네.

이러한 공덕 덕분에
최후 생인 지금에 와서
권세 있고 부귀한 석가족에 태어나자
즉시 입으로 이렇게 말하였네.

집안에 정녕 보배와 돈과
재물이 많이 쌓여 있다면
나는 응당 이를 보시해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리라.

나는 지치지도 게으르지도 않고
뭇 하열한 중생들을 구제하리니
선행이 쌓여 보답을 받을지언정
어찌 은혜를 베풀었다는 마음을 가지리.

집안에서는 나의 말을 듣고
근심하는 한편 두려워한 나머지
팔방으로 모두 흩어져 달아나고
유모들도 모두 도망쳐 버렸네.

어머님은 자애로운 마음으로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네.

너는 천인이냐 귀신이냐?
어찌 태어나자마자 말을 하느냐?

나는 즉시 이렇게 대답하였네.

나는 사람이지 귀신이 아닙니다.

전생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남들에게 베풀기를 좋아하였습니다.

그 때에 어머님은 그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두려움이 사라져
나를 권장하고 도와
마음대로 보시하도록 해 주셨네.

집안에는 식솔들이 많았는데
어머님께서 나를 돌보도록 당부하시어
많은 사람들의 공경과 사랑을 받아
보는 이마다 모두 나를 좋아하였네.

내가 당시 그곳에 태어났더니
그 집안이 곧 흥성하였네.

이 때문에 적지(寂志)들께선
나의 이름을 시리라(尸利羅)라 하셨네.

그곳에서 보시를 하여
빈궁한 사람들을 구제하다가
등정각을 이루신 부처님을 만나
집을 떠나 도를 닦았네.

처음 태어나자 집안이 흥성하고
태어나자마자 말을 하였으니
이 때문에 시리라라 불리었는데
그 이름이 저절로 세상에 알려졌네.

태어난 집에서 탐욕을 부리지 않고
또한 두려워하지도 않고서
신심을 내어 출가하여 도를 닦아
일체의 신통을 갖추었네.

나라의 임금께서 공경하였고
대신과 모든 백성들에게서
의복과 음식으로 많은 공양 받았으며
침상과 이부자리까지 모두 안락하였네.

이와 같이 시리라가
비구 대중들 계신 곳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13. 박구로품(薄拘盧品:賈姓)[열두 수의 게송]

나는 옛적 반담마국(槃曇摩國)에서
약을 파는 몸이었다네.

유위불(惟衛佛)께서 세상에 계셨으니
사람들은 비구승들을 공경하였네.

병들어 수척한 사람이 있으면
약을 써서 병을 고쳐주는 등
온갖 약을 공급하여서
비구승들을 보살폈으며

한 해 동안 대중 스님들이
아무런 부족함이 없게 했는데
당시 나는 사문(沙門)들에게
하리륵(呵梨勒) 하나씩을 보시하였네.

그 덕분에 구십일 겁 동안
한 번도 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았고
현상과 인간 세상에 있으면서
그 복덕이 저절로 나타났네.

내가 지은 은덕은 적은 것이나
받은 복덕은 한량없으니
하리륵 하나를 보시하고서
길이 좋은 곳에 태어났다네.

그리고도 남은 복덕이 있어
금생에 다시 인간의 몸을 얻고
평등각(平等覺) 부처님을 만나 뵈니
더없이 훌륭하신 스승이시네.

마을에서 혜택을 누리던 곳을
한 번이라도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인자(仁者)들이여, 나는 이틀 밤 만에
삼달지(三達智)를 통달하였네.

항상 몸에는 다 떨어진
오납의(五納衣)를 걸치고서
집을 떠나 도를 닦으며
한적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였네.

그리하여 나이 백육십이 되도록
아무런 더러운 때가 묻지 않고
한 번도 질병을 앓은 적 없어
사는 곳마다 늘 편안하였네.

부처님께서 널리 보시고 설법하시기를
욕심을 줄이고 잠에 빠지지 말라 하셨나니
약을 보시한 나의 경우를 보면
그 복덕이 이다지도 크다네.

이제 내가 돌이켜 생각해 보면
본래는 적은 공덕을 심었는데
그 열매를 남김 없이 거두어
마음에 흡족하고 편안하다네.

지금 현자 박구로는
비구 대중들 계신 곳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14. 마가추품(摩呵䣯品:大長)[열두 수의 게송]

 
옛날에 나는 가죽장이가 되어
생활 또한 편안하였네.

당시 나라에는 곡식이 매우 귀했는데
나는 가죽을 부드럽게 손질하고 있었네.

당시 나는 크고 좋은 가죽을 얻어
아름답게 되도록 삶고 있었는데
마침 한 사문이 찾아와서
음식을 달라고 구걸하였네.

그를 보니 환희심이 일어나
곧 삶던 가죽을 나누어 보시하였네.

그 적지(寂志)는 먹고 나더니
허공으로 훌쩍 날아올랐네.

도인을 뵙고는 뛸 듯이 기뻐
당장 두 손 모아 예배드리고
두루 계신 곳마다 공경하면서
다니시는 곳마다 따라다녔네.

환희에 찬 광대한 마음으로
저절로 이렇게 발원(發願)하였네.

나는 이와 같이 따라다녀서
언제나 존자와 함께 있으리.

이 도인과 같은 경지에
이르러 법신(法身)을 얻게 하소서.

나의 몸도 이와 같아서
속히 바른 소원 이루어지이다.

보시한 것은 모양이 하찮고
기운 또한 매우 더러우며
아무런 향기도 맛도 없었으니
내가 보시한 것은 이 같을 뿐이었네.

지은 공덕은 적을 뿐인데
받은 복덕은 어찌 한량이 없는가.

천상에 있거나 인간에 있거나
그 복덕이 자연히 드러났었네.

최후 생(生)인 지금에 와서
다시 사람의 몸을 얻고서
등정각(等正覺) 부처님을 만나 뵈오니
더없이 위대하신 스승이시네.

내가 본래 발원한 것을
부처님 세존을 만나 뵙고는
이에 모두 뜻대로 이루어
청량한 해탈의 경지를 얻었네.

이에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내가 본래 지은 공덕은
남김 없이 열매를 거두었나니
마음은 흡족하고 환희롭다네.

이와 같이 큰 현자인
초라대통(䣯羅大通)은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15. 우위가섭품(優爲迦葉品)[여덟 수의 게송]

두 사람의 도사(導師)가 있었는데
서로 비슷한 데다 형제였다네.

가섭불(迦葉佛)의 탑이
부딪쳐 허물어진 것을 보고

많은 장사꾼들을 모아
다시 보수하여 탑을 세웠는데
이 때 형제 두 사람은
함께 탑의 기둥을 견고히 떠받쳤네.

이러한 공덕을 쌓은 덕분에
매우 오래도록 천상에 태어나고
다시 인간 세상에 돌아와서도
권세 있는 종족에 태어났다네.

그러나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고
집을 떠나 이단의 도를 배웠었나니
니련수(泥蓮水) 기슭에 있으면서
오래도록 편발지(編髮志)5)를 익혔네.

세존께서는 평등한 자비심을 지니시어
우리들을 불쌍히 여기셨으니
항하수(恒河水) 가에서
신통력으로 변화를 보여주셨네.

우리들은 신통 변화를 보고
부처님께 머리를 깎아 달라 청하니
부처님께서는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에게 출가를 허락하셨네.

우리들은 탑과 절에 공양 올리고
머리 조아리며 예배 올렸네.

이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청량한 해탈의 경지를 얻었네.

우위가섭존(優爲迦葉尊)과
강하가섭(江河迦葉)이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16. 가야품(迦耶品:提取)[열다섯 수의 게송]

나는 옛날 향을 파는 사람이었는데
이미 향을 얻어 팔고 난 뒤에
한 어린 여자 아이가
향 파는 가게로 왔네.

용모가 단정하고 아름답기에
그 아이가 나 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고
붙잡고서 장난을 걸며
자세히 살펴보려고 했었네.

몸을 만지지도 않았고
성교를 하지도 않았으며
단지 그저 팔을 잡고서
그녀를 희롱했을 뿐이었네.

그러나 이러한 잘못 때문에
수명을 마치고는 지옥에 떨어졌고
다시 인간의 몸을 얻었으나
오른팔이 저절로 말라버렸네.

이렇게 하기를 오백 생 동안
태어나는 곳마다 모두 이러하여
오른팔은 항상 말라버리니
고통스럽고 매우 불편하였네.

인자(仁者)들이여, 이를 생각하시오.

지은 죄는 매우 하찮은 것이라도
받는 재앙은 매우 많았으니
선악의 과보는 어길 수 없네.

그러다 부처님을 만나 뵙고서
집을 떠나 사문(沙門)이 되어
이미 아라한의 경지를 얻어
창량한 해탈에 도달하였네.

인자들이여, 나는 이에
자재한 신족통을 얻었으나
지금에 와서도 오른팔이
왼팔만큼 편리하지 못하네.

가령 어떤 남자가
다른 여인을 범하길 좋아하면
수명이 다하고는 지옥에 떨어져
매우 혹독한 고통을 받게 되네.

마땅히 여색을 범하지 않기를
타오르는 불을 버리듯 할지니
진리를 깨달은 지혜로운 사람은
매양 분수에 만족할 줄 안다네.

설사 다른 아녀자를 보더라도
깨끗하지 못한 것으로 보아야 할지니
나는 다시 지옥에 떨어져서
한량없는 고통을 겪었다네.

내가 이러한 죄를 범하였을 때
스스로 작은 것이라 여겼었는데
이 과보를 남김 없이 받고 보니
죄와 복은 어길 수 없는 것이네.

그러다 부처님을 만나 뵈오니
더없이 훌륭하신 스승이시니
이미 모든 집착을 버려
청량한 해탈의 경지를 얻으셨네.

이것이 최후의 생인데
감로 같은 법문을 들을 수 있어
이미 일체의 고통을 여의고
청량한 해탈의 경지를 얻었네.

가야존(迦耶尊)이 이와 같이
비구 스님들 계신 곳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17. 수제구품(樹提衢品)[서른 수의 게송]

유위불(惟衛佛) 세존께서
반두마국(槃頭摩國) 성에 계실 적에
당시 부유한 장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아능건나(阿能乾那)였네.

당시 부처님의 권속들은
육만 이천여 명이었는데
유위불 세존과 대중들을 청하여
석 달 동안 봉양하였네.

나는 반두마국 주인으로서
위대하신 부처님을 봉양하였네.

날마다 진귀한 음식을 올려
부처님과 제자들을 봉양하였네.

이와 같이 반두마국에서
부처님께 음식을 올렸더니
당시 마지막 보시할 때에
반두마국 왕이 신심이 일었네.

그리하여 좋은 음식과 함께
의복과 침상 등으로 공양 드렸고
미묘한 제단을 지었으니
이것은 왕이 세운 것이었네.

편안히 쉴 온갖 도구들을 바쳐
침상과 걸상이 수천 개였으니
비구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마음에 들도록 보시를 베풀었네.

저 국왕은 최후에
이와 같이 온갖 것을 바쳐
더없이 위대하며 신통을 갖추신
부처님 세존을 받들어 모셨네.

나는 당시 저들이 침상이며
와구 등 편안히 쉴 도구와
의복 음식 등으로 공양하여
온갖 것이 갖추어짐을 보았네.

당시 천신들 가운데 존귀한
제석천이 나에게 와서는
제석천이 나에게 말하였네.

내가 너를 도와주겠다고.

그리고는 즉시 제단으로 변하니
천신처럼 엄숙하여 마음에 들었네.

천상의 자리를 설치하고서
천상의 음식을 부처님께 바쳤네.

당시 유위불 세존께서는
위대하시어 짝할 이가 없으시니
부처님과 제자들을 청하여
한 달 동안 봉양하였네.

나는 천상의 음식으로
부처님께 공양 올렸고
천상의 의복을 가지고
부처님과 제자들께 바쳤네.

이러한 공덕 덕분에
한량없는 은덕을 받아
구십일 겁 동안이나
한 번도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지은 복덕의 과보를 받았네.

천상과 인간 세상에서……
나는 큰 성인이시며
더없이 존귀하신 유위불을 모셨네.

그리하여 지금 최후의 생에
나열기성(羅閱祗城)에 태어나
평사왕(萍沙王)의 궁전에 살며
한량없는 부귀영화를 누렸네.

평사국의 왕이 되니
모두가 사랑하고 존경하여서
신하와 백성 등
모든 사람의 공경을 받았네.

나는 천상에서 악기를 연주했기에
이 생(生)에도 스스로 거리낌 없이
사람의 몸을 받아 태어나서도
하늘의 기악으로 스스로 즐겼네.

이에 큰 지혜를 갖추신 부처님
더없이 위대하신 스승님께서
나열기국에 오셔서
대자비심을 베푸시었네.

나는 큰 지혜를 갖추신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오셨다는 말씀을 듣고
마음속으로 뛸 듯이 기뻐
자비하신 세존께로 찾아갔네.

멀리서 바라보니 세존께서 빛을 뿜어
그 광명이 두루 비추기에
나는 곧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네.

기뻐하며 내가 그 앞에 다가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여래께 예배하길 마친 다음에
한쪽으로 물러나 앉아 있었네.

나는 오래도록 부처님을 생각해 오다
지금에야 이러한 대인을 뵈오니
사람들 가운데 빼어난 스승이시라
마군의 그물을 항복 받으셨네.

더없이 훌륭하신 세존께서는
당장 나를 불쌍히 여기시어
사성제(四聖諦)를 설명하시되
나에게 맞게 말씀해 주셨네.

그것은 한량없는 자비심이었으니
세존께서 이와 같이 설명하심에
나는 크게 깨닫고 출가하고자
큰 계율을 받기를 원하였다네.

이에 큰 지혜를 갖추신
위없이 훌륭하신 부처님께서는
비구여, 오라고 말씀하시어
구족계를 내려 사문이 되게 하셨네.

이로부터 나는 방일하지 않고
굳건히 정진하고 마음을 가라앉혀
감로 같은 법문을 만난 곳에서
아무런 사념도 일으키지 않았네.

등정각을 이루신 부처님을 만나니
더없이 훌륭한 스승님이라
나는 아라한의 경지에 이르러
드디어 청량한 해탈을 얻었네.

인자들이여, 내가 돌이켜 생각하니
몸이 본래 지은 악업은
모두 그 열매를 거두어야
마음에 편안하고 안락하다네.

온갖 선행을 두루 닦아
생로병사의 고통을 벗어나고
일체의 고뇌와 근심 걱정
슬픔을 모두 여의었네.

이와 같이 수제존(樹提尊)이
비구 스님들 계신 곳
아뇩달지 연못가에서
스스로 전생의 일을 말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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