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차말낭법천자수삼귀의획면악도경(佛說嗟曩法天子受三歸依獲免惡道經)

불설차말낭법천자수삼귀의획면악도경(佛說嗟曩法天子受三歸依獲免惡道經)

서천(西天)중인도(中印度) 마가다국(摩伽陀國) 나란타사삼장(那蘭陀寺三藏) 전교대사(傳敎大師)
사자(賜紫) 사문 신(臣) 법천(法天)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서 큰 비구의 무리와 함께 계셨다.

이 때 차말낭법(嗟曩法)이라는 천자가 하나 있었는데, 그는 하늘의 과보가 장차 다하여 목숨이 불과 7일 남아 있었다. 이에 먼저 다섯 가지 쇠망의 징조가 나타나니, 몸에는 위덕이 없어지고, 더러운 때(垢)가 자꾸 끼며, 머리 위의 화관은 모조리 시들어버리며, 몸의 모든 부분에서는 나쁜 냄새가 풍기고, 양 겨드랑이 밑에서는 모두 땀이 흘렀다.

때에 차말낭법은 이 까닭으로 제 자리가 즐겁지 않아져 땅에 뒹굴고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괴롭다 괴롭도다, 만나길이(曼那吉爾) 못[池]이여. 괴롭고 괴롭도다, 씻고 목욕하는 못이여. 괴롭고 괴롭도다, 보거(寶?와 추악(麤惡)과 환희(歡喜)와 잡림(雜林) 같은 모든 동산1)
에 다시는 노닐지 못함이여. 괴롭고 괴롭도다, 파리야다라가(跛里耶多羅迦) 꽃을 영원히 꺾어보지 못하고 온갖 보배의 부드러운 땅을 영원히 밟아보지 못함이여. 괴롭고 괴롭도다, 매우 아름답고 단정하며 미묘한 하늘의 기녀(妓女)들이 언제나 나를 따르고 호위하였건만 이제 서로 떠나게 되었구나.”

이 때 어떤 천자가 이런 일을 보고, 제석의 궁에 가서 제석에게 아뢰었다.

“저 차말낭법은 다섯 가지 쇠망의 징조가 앞에 나타나 목숨이 7일 남게 되자, 땅에 뒹굴고 슬피 울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괴롭고 괴롭도다, 만나길이의 못과 씻고 목욕하던 못이여. 괴롭고 괴롭도다, 보거와 추악과 환희와 잡림의 동산에 다시는 노닐지 못함이여 괴롭고 괴롭도다, 파리야다라가 꽃을 영원히 꺾어보지 못하고 온갖 보배의 부드러운 땅을 영원히 밟아보지 못함이여. 괴롭고 괴롭도다, 아름답고 미묘한 하늘의 기녀들이 언제나 나를 따르고 호위하였건만 이제 서로 떠나게 되었구나.’

천주(天主)시여, 저는 그 모습을 보고난 뒤 너무나도 가슴 아파 그 때문에 와서 고하나이다.”

이 때 제석천왕도 마음이 슬프고 그가 가엾게 여겨지는 까닭에, 차말낭법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천자여, 어찌 현자(賢者)인 그대가 땅에 뒹굴고 슬피울면서 온갖 괴로운 일을 말하여,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가.”

때에 차말낭법은 이 말을 듣고 문득 땅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엄숙한 표정으로 합장하고 서서 제석에게 아뢰었다.

“천왕이시여, 지금 저의 목숨은 다만 7일 남았으니 명을 마친 뒤에는 염부제(閻浮提) 왕사성에 떨어져 전생의 업보로 말미암아 돼지 몸을 받게 되었습니다. 천왕이시여, 만약 그 몸을 받는다면 여러 해 동안 똥과 더러운 것을 먹을 터이니, 제가 이 고통을 관찰한 까닭에 근심하나이다.”

이 때 제석천왕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매우 가엾이 여겨 차말낭법천자에게 일러 주었다.

“현자여, 그대는 정성껏 삼보에 귀명하여 꼭 이렇게 말해야 한다. ‘양족존 (兩足尊)이신 부처님께 귀의하여, 이욕존(離欲尊)이신 법에 귀의하며, 중중존(衆中尊)이신 승가에 귀의합니다.'”

그러자 차말낭법천자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축생에 나는 일을 두려워한 나머지 제석에게 아뢰었다.

“교시가(憍尸迦)시여, 저는 이제 양족존이신 부처님께 귀의하여, 이욕존이신 법에 귀의하며, 중중존이신 승가에 귀의합니다.”

그리하여 천자는 삼귀의를 받은 뒤 목숨이 다하도록 마음에서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제천(諸天)의 법에는 낮은 지혜로 세간을 살피기는 하였지만 능히 위는 보지 못하였다. 이 때 제석천왕은 저 천자가’어떤 곳에 태어났는지, 과연 남섬부주 왕사성에 태어나 돼지 몸을 받았는지, 돼지 몸을 받지 않았는지를 살펴보려고 하늘 눈을 굴려 관찰하였지만 보이지 않았다. 다시 방생(傍生)과 귀계(鬼界)를 관찰하였지만 보이지 않았고, 다시 사바(娑婆) 인간 세계를 관찰하였지만 보이지 않았으며, 내지 4천왕천과 도리천까지 관찰하여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이 때 제석천왕은 그를 찾지 못하자 속으로 의심을 일으켰다. 이에 제석은 기수숲을 찾아와 세존 앞에 이르러 발 아래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 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차말낭법천자는 다섯 가지 쇠망의 징조가 앞에 나타나 목숨이 7일 남게 되자, 땅에 뒹굴고 슬피 울면서 온갖 괴로운 일을 말하여 보는 이를 가슴 아프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에게 가서 그 일을 보고 물었습니다.

‘현자여, 어찌 슬피 울면서 괴로와 하는가’

그랬더니 그는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저는 이제 목숨이 7일 남았을 뿐입니다. 목숨을 마친 뒤에는 염부제에 떨어져 왕사성에 태어나 돼지 몸을 받고 여러 해 동안 모든 똥과 더러운 것을 먹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 말을 듣고 몹시 가엾게 여겨서 그에게 이렇게 일러 주었습니다.

‘현자여, 지금 그대가 이 괴로움을 해탈하려면 마땅히 3보에게 목숨바치며 이렇게 말하여야 한다. (양족존이신 부처님께 귀의하며, 이욕존이신 법에 귀의하며, 중중존이신 승가에게 귀의합니다.)
마침 그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방생을 두려워한 까닭에 저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저는 이제 양족존이신 부처님께 귀의하며, 이욕존이신 법에 귀의하며, 중중존이신 승가에게 귀의합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차말낭법은 3귀의를 받은 다음 목숨을 마쳤는데, 저는 지금 그가 어떤 곳에 태어났는지 찾지 못하겠습니다.”

이 때 세존은 정변지(正遍知)로써 제석에게 일러 주셨다.

“교시가여, 지금 차말낭법천자는 이미 도솔천에 나서 5욕락을 누리고 있다.”

이 때 제석천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 마음이 뛰놀면서 마음과 뜻이 상쾌해지고 모든 근기가 원만해졌다. 그리하여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伽陀]으로 아뢰었다.

만일 부처님께 귀의한다면 
그는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사람 몸을 버린 뒤에는 
마땅히 하늘 몸 얻으리라.



만일 법에 귀의한다면 
그는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사람 몸을 버린 뒤에는 
마땅히 하늘 몸 얻으리라.



만일 승가에 귀의한다면 
그는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사람 몸을 버린 뒤에는 
마땅히 하늘 몸 얻으리라.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성심껏 부처님께 귀명하면 
그 사람의 얻는 이익은 
낮에나 밤중에도 
부처님의 마음으로 항상 호념(護念)하여 주시며 

성심껏 법에 귀명하면 
그 사람의 얻는 이익은 
낮에나 밤중에도 
법력(法力)이 항상 가지(加持)하여 주시며 

성심껏 승가에 귀명하면 
그 사람의 얻는 이익은 
낮에나 밤 중에도 
승가가 항상 보호하여 주시네.

이 때 제석천왕이 게송을 다 말하자, 세존께서는 “그렇다, 그렇다”고 인가(印可)하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불법승 3보에 귀명하면 
결코 악도에 떨어지지 않으며, 
사람 몸을 버린 뒤에는 
마땅히 하늘 몸 얻으리라.



세존은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불타'라는 두 글자를 
혀끝에 올린다면 
그는 귀명하는 것과 똑같아 
한평생 헛되게 보내지 않으며, 
만일 '달마(達磨)'라는 두 글자를 
혀끝에 올린다면 
그는 귀명하는 것과 똑같아 
한평생 헛되게 보내지 않으며, 

만일 '승가(僧伽)'라는 두 글자를 
혀끝에 올린다면 
그는 귀명하는 것과 똑같아 
한평생 헛되게 보내지 않으리라.

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불법승의 이름조차 모른다면 
그는 가장 낮은 자이기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돌고 도는 생사에 오래도록 머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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