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천왕태자벽라경(佛說天王太子辟羅經)

불설천왕태자벽라경(佛說天王太子辟羅經)

승우록(僧祐錄)관중이경록(關中異經錄)에 있음

이렇게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 벽라(辟羅)라는 이름의 천왕의 태자(太子)가 하늘에서 날아 내려와 부처님 앞에 이르러 5체를 땅에 던져 발 아래 예배한 다음 합장하고 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모든 세상 사람들은 한결같이 의식(衣食)과 7보와 모든 욕락과 벼슬과 국토만을 구하고 있습니다. 어찌하며 진실한 행을 구하는 이는 있지 않습니까?”

세존께서는 칭찬하셨다.

“너의 물음이 참으로 훌륭하구나. 과연 국토와 보배와 모든 욕락을 구하는 이만 있을 뿐이다.”

벽라는 또 여쭈었다.

“바람직한 원(願)과 행을 구하는 이는 그 이치가 어떻습니까?”

세존께서는 곧 말씀하셨다.

“두 가지 행이 있으니, 착함을 행하면 복이 있고 악함을 행하면 재앙이 있다. 재앙과 복이 사람을 따르는 것은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

벽라가 말씀드렸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진실로 부처님의 말씀과 같습니다. 저는 전생에 세간의 왕이었는데 그때 목숨의 덧없음을 생각하고, 보시하려는 뜻이 있어 여러 신하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큰 북을 만들어 그 소리가 백 리까지 들리게 하려는데 이 일을 할 수 있는 자가 있는가?
그러나 여러 신하들은 모두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저희들은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때 광상(匡上)이라는 신하가 있었는데, 항상 위로는 충성하고 국민들을 자비로 구제하여 왔습니다. 그가 앞으로 나와서 대답하였습니다.

‘제가 그것을 할 수 있으니 자금을 마련해 주십시오.’

왕이었던 저는 ‘참 잘 되었다’라고 말하고서 곧 창고를 열고 숱한 보배를 맡겨 주었습니다.

그 신하는 보배를 수레에 싣고 궁문(宮門) 밖에 나와 북을 치면서 널리 영을 내렸습니다.

‘지금 하늘같이 어지신 왕께서 차별 없는 자비를 베푸셔서 백성들의 곤궁함을 구제하고 도사(道士)들에게 옷과 음식을 베푸려 한다. 만일 곤궁한 이가 있으면 모두 궁문으로 나오라.’

그러자 온 나라의 가난한 이들이 아이를 업고 서로 부축하여 나왔는데 온 나라가 메이고 길이 막힐 정도였습니다. 그들은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곤궁한 백성들이 이제야 살 길을 얻었다.’

한 해가 지난 뒤에 제가 물었습니다.

‘북이 다 만들어졌느냐.’

그 신하가 답하였습니다.

‘이미 만들어졌습니다.’

제가 말하였습니다.

‘무슨 까닭에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그러자 신하가 답하였습니다.

‘부디 현명하신 왕께서 거룩한 몸을 굽히시고 네거리에 나오시면, 그 소리가 시방에 진동할 부처님의 법고(法鼓)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저는 곧 수레를 꾸미도록 명하여 거리로 나왔는데 도중에 백성들이 줄지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웬 백성들이 이렇게 많으냐?’

그 신하가 대답하였습니다.

‘예전에 왕께서 저에게 큰 북을 만들어 그 소리가 백 리에 퍼져 덕성(德聲)이 사방 먼 데까지 드날리게 하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런데 신(臣)이 생각해 보니 마른 나무와 죽은 가죽은 왕의 덕성을 드날리지 못하겠기에 제가 받았던 보배를 가져다 사문(沙門)과 범지(梵志)들에게 옷과 음식을 공급하고, 가난한 국민들을 구제하였습니다. 그렇게 시행한 후로 이웃한 사방의 나라까지 덕화(德化)에 감응하여 귀속하니 그 모습이 마치 배고픈 아이가 어미 [慈母]를 사모함과 같았습니다.’

제가 백성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들은 어디서 왔느냐?’

백성들은 머리를 굽히면서 대답하였습니다.

‘백 리 밖에서도 왔고 2백 리, 만 리 밖에서 온 자도 있습니다.’

그들은 입을 모아 말하였습니다.

‘현명하신 왕께서 훌륭한 덕화를 베푸시어 온 나라가 기뻐하므로, 저희들도 살던 고향을 버리고 덕화를 사모하여 찾아와 은택을 입고 있습니다.’

저는 말하였습니다.

‘좋다. 내가 편안하게 해주겠다. 나라가 편안하지 못함은 마치 내 몸에 병이 든 것과 같으니, 나는 약으로 구제하고, 신하들은 미음으로 너희들을 먹여 살리겠다.’

왕이었던 저는 또 말하였습니다.

‘백성들의 원하는 것은 마음대로 쓰게 할 것이요, 굳이 나에게 알릴 필요가 없다.’

저는 그 후 목숨을 마치고 혼령이 위로 올라가 하늘에 나서 천묘왕(天妙王)이 되었다가, 하늘 위에서 수명을 마치고는 아래로 내려가 세간에 태어나 비행황제(飛行皇帝)가 되어, 처소를 7보로 안치하였고 드나들 때에는 날아다녔으며, 시종들이 앞뒤를 에워싸고 호위하였습니다. 그러다 이제 다시 하늘에 올라 천왕의 태자가 된 것입니다. 그 까닭은 스스로 계율을 지니고 중생을 구제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교리와 계율을 받들고 몸과 마음의 행을 바르게 한다면 그 복을 얻지 못할 이는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벽라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의 행위는 마치 그림자가 몸을 따르고 메아리가 소리에 답하는 것과 같아 그 보답이 없는 것이 없다.”

벽라는 기뻐하면서 절을 올리고 물러갔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