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에서 벗어난 사마휴지
동진(東晋)의 사마휴지(司馬休之)가 회계(會稽)의 내사어사중승(內史御史中丞)이 되었던 의희(義熙 · 405~418)년중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
그때 회계의 고리(庫吏)로 있었던 하(夏)씨 성을 가진 사람이 형주(荊州)로 보낸 고전(庫錢)20 만량이 잘못되 죄를 입어 갇힌 바가 되었다.
그는 우리(桓)에 갇혔는데, 이튿날이면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
「하(夏)가야, 빨리 가거라.」
그는 깜짝 놀라 깨어나 보니, 그가 갇혔던 우리의 북쪽이 넉자 가량이나 빠끔하게 열려 있었다.
그가 머뭇거리고 있는데, 꿈에 본 그 스님의 목소리가 또 들려왔다.
「빨리 나가지 않고 무얼 꾸물거리고 있는가?」
다급하게 채차 재촉하는 소리에 그도 다급하게 대답했다.
「몸이 쇠사슬에 묶여 꼼짝을 못하는데 어떻게 나갈 수가 있습니까? 」
그러자 그 스님은 이렇게 타일렀다.
「너의 몸은 이미 쇠사슬에서 풀려났다. 빨리 가기만 하여라. 나는 관세음이다. 」
그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과연 쇠사슬이 자기 몸에서 풀려나 있었다.
그는 곧 갇혀 있던 우리 속에서 빠져 나왔다. 감옥은 높은 담으로 에워싸여 있었는데. 그 스님의 뒤를 따라 담을 넘어서 감옥을 무사히 빠져 나올 수가 있었다.
날이 새자, 그 스님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는 남의 눈을 피해 조심하며 길을 갔는데, 어느 지점에 이르렀을 때 몇 사람의 스님이 함께 물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 스님들에게 관세음이 어디에 있는 스님인가를 물어보았다.
「관세음은 스님이 아니고 불보살이라서, 세간(世間)의 사람이 아니오,」
그 말을 듣고 자신을 구해준 이는 스님이아니라 신통부사 의한 대자대비 관세음보살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 관세음보살이 있는 금산(金山)으로 들어가 불도를 닦았다는 것이다.
<繫觀世音應驗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