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응법경(佛說應法經)
서진(西晉) 삼장축법호(竺法護) 한역
김영률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한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구류국(拘類國)의 법이 다스려지는 곳에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세간(世間)은 이처럼 음탕하고 이처럼 탐욕스럽고 이처럼 애착하고 이처럼 즐거워하고 이처럼 기뻐하면서, 다만 애착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법은 무너지고, 애착하고 생각하는 법은 불어만 간다.
그들이 이처럼 음탕하고 이처럼 탐욕스럽고 이처럼 애착하고, 이처럼 즐거워하고 이처럼 기뻐하지만 선하지 않은 법은 한층 더 불어나고 선을 사랑하는 법은 한층 더 줄어든다.
내 법은 매우 깊어서 보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렵고 요득(了得)하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다.
이와 같이 내 법은 매우 깊어서 보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렵고 요득하기도 어렵고 알기도 어렵지만 지금 선을 사랑하지 않는 법은 줄게 하고, 선을 사랑하는 법은 늘게 한다.
세상에는 이러한 네 가지 법과 상응(相應)함이 있다.
무엇을 네 가지라 하는가?
어떤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즐거우나 뒤에는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
어떤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
어떤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
어떤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
어떤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즐거우나 뒤에는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가?
어떤 사람이 스스로 즐거워하고 기뻐하면서 살생(殺生)을 하고 살생을 즐겁게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하자.
그가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도둑질과 음욕(婬欲)과 망언(妄言)과 더 나아가 삿된 견해이며 삿된 견해로 인하여 기쁘게 생각하고 즐겁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몸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운 것은 선하지 않고 선하지 않은 것이다. 역시 신통도 이룰 수가 없고 도에 이를 수도 없고 열반에도 상응하지 못한다. 이러한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즐거우나 뒤에는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고 한다.
어떤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
어떤 사람이 스스로 고행(苦行)을 하고 낙행(樂行)을 하지 않으면서 살생을 끊어버리고 살생을 끊음으로 인하여 괴로움이 되고 기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그가 스스로 괴로움을 행하며 기쁘지 않게 생각하는 것은 도둑질과 음욕과 망언과 더 나아가 삿된 견해이며, 그 삿된 견해를 끊어버림으로 인하여 바른 견해로써 괴롭게 생각하고 기쁘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이처럼 몸도 괴로움을 행하고 마음도 괴로움을 행하는 것은 선하고 선한 것이라 신통에도 이르고 도(道)에도 이르러 열반과 상응하는 것이다.
이러한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운 과보를 받는 것이라고 한다.
어떠한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가?
어떤 사람이 스스로 괴로움을 행하고 기뻐하지 많으면서 살생을 하며 살생으로 인하여 괴롭게 생각하고 기쁘지 않게 생각한다고 하자. 그가 스스로 괴로워하고 스스로 기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도둑질과 음욕과 망언과 더 나아가 삿된 견해이니, 그 삿된 견해로 인하여 즐겁지 않음이 있게 되고 기쁘지 않음이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몸도 괴로움을 행하고 마음도 괴로움을 행하는 것은 선하지 않고 선하지 않은 것이라 신통을 이룰 수 없고 도에 이를 수 없어 열반과 상응하지 못한다.
이러한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 과보를 받게 된다고 한다.
어떠한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고 하는가?
어떤 사람이 스스로 즐거움을 행하고 스스로 기뻐하면서 살생을 끊어버리고, 살생을 끊어버림으로 인하여 즐겁게 생각하고 기쁘게 여기는 것이다. 그가 기뻐하고 그가 즐거워하는 것은 도둑질과 음욕과 망언, 더 나아가 삿된 견해를 버리고 여의며 삿된 것을 버리고 여의는 것으로 인하여 즐거움이 되고 기쁨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몸도 즐거움을 행하고 마음도 즐거움을 행하면 행하는 선마다 선함이 되어 신통을 이루고 도에 이르며 열반과 상응하니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즐거우나 뒤에는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지혜와 지혜자의 말이 아니라 진실을 알지 못해서이다.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즐거우나 뒤에는 괴로운 과보를 받지만 그는 이처럼 진실을 알지 못하므로 그는 행하기만 하고 버리지는 않는다. 그가 행하기만 하고 버리지 않는 까닭에 사랑하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는 법은 점점 불어나고,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법은 점점 줄어든다. 마치 아마니(阿摩尼) 약이 색깔이 구족하고 향기가 구족하고 맛이 구족하나 거기에 독(毒)을 섞으면 어떤 사람이 병환으로 그걸 마실 때에는 입으로는 마실 수가 있고 마실 때 목에는 걸리지 않지만 마신 뒤에는 변하여 약이 되지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이러한 법과 상응하여 현재에는 즐거우나 뒤에는 괴로운 과보를 받는 것은 지혜가 아니다. 지혜가 없으므로 진실을 알지 못한다. 이러한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즐거우나 뒤에는 괴로운 과보를 받지만 그는 진실을 알지 못하므로 행하고 버리지 않는다. 그가 행하고 버리지 않으므로 사랑하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는 법은 더욱 불어나고 사랑하는 법과 즐거워하는 법은 점 점 줄어든다. 이러한 법은 지혜가 아니다.
말하자면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움을 받는다는 것은 지혜가 아니며, 지혜가 아니므로 진실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움을 받지만 그는 진실을 알지 못해 역시 행하지 않고 버리기만 한다. 그가 행하지는 않고 버리기만 하므로 사랑하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는 법은 점점 불어나고 사랑하고 기뻐하는 법은 점점 줄어든다. 이런 법은 지혜가 아니다.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 과보를 받는 것은 지혜가 아니다. 지혜가 아니므로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 과보를 받지만 진실을 알지 못해 그는 행하기만 하고 버리지 않는다. 그가 행하기만 하고 버리지 않으므로 사랑하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는 법은 점점 불어나고 사랑하는 법과 즐거워하는 법은 점점 줄어든다. 마치 대소변에 독을 섞어 놓은 것을 어떤 사람이 병이 들어 그것을 먹을 경우, 먹을 때에도 냄새가 나고 맛이 없어 목구멍에 걸려 내려가지 않으며, 먹을 때 목도 상하고, 먹고 나면 변질되어 약이 되지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이런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 과보를 받는 것은 진실을 알지 못해서이다.
말하자면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 과보를 받지만 그는 진실을 알지 못해 그는 행하기만 하고 끊어버리지 못한다. 그가 행하기만 하고 끊어버리지 못하므로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 법은 점점 불어나고, 사랑하고 기뻐하는 법은 점점 줄어든다. 이러한 법은 지혜가 아니다.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지혜와 지혜자의 말이 아니라 진실을 알지 못해서이다.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과보를 받지만 그는 진실을 알지 못하므로 끊고 여의는 것을 행하지 않는다. 그가 끊지도 않고 여의지도 않으므로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 법은 도리어 불어나고 사랑하고 기뻐하는 법은 도리어 줄어든다. 이런 법은 지혜가 아니다. 그는 행해야 할 법도 진실하게 알고, 행하지 말아야 할 법도 진실하게 안다. 그가 행해야 할 법도 진실히 알고, 그가 행하지 말아야 할 법도 진실하게 알기 때문에 행하지 말아야 할 법은 행 하고 당연히 행해야 할 법은 행하지 않는다. 그가 행하지 말아야 할 법을 행하고 마땅히 행해야 할 법은 행하지 않으므로 선하지 않은 법은 점점 불어나고 선한 법은 점점 줄어든다. 이런 법은 지혜가 아니다.
그가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즐거우나 뒤에는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지혜이며 지혜자의 말이요, 진실을 아는 것이다.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즐거우나 뒤에는 괴로운 과보를 받지만 그는 이와 같이 진실을 알므로 그는 행하지 않고 끊어 여읜다. 행하지 않고 끊어 여의었다면 그는 다시 행하지 않고 끊어 여의므로 선하지 않는 법은 줄어들고 선한 법은 점점 불어난다. 이런 법은 지혜이다. 말하자면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지혜이며 지혜자의 말이요, 이는 진실을 아는 것이다.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 그는 이처럼 진실하게 알므로 그는 행하고 그는 끊어버리지 않으며, 행하지도 않고 끊어버리지도 않으면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 법은 점점 줄어들고 사랑하고 기뻐하는 법은 점점 불어난다. 이런 법은 지혜이다. 마치 대소변에 여러 가지 약초를 섞어서 어떤 사랑이 병이 나서 그것을 먹을 경우, 먹을 때에는 목에도 맞지 않고 먹을 때에 목도 상하지만 먹고 나면 약이 되는 법과 같은 것이다.
이처럼 이런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지혜이며 지혜자가 말한 것이며 진실을 아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는 이 같은 진실을 알므로 그는 행하고 끊어버리지 않는다. 그가 이미 끊어버리지 않으므로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 법은 점점 줄어들고 사랑하고 기뻐하는 법은 점점 불어난다. 이런 법은 지혜이다.
그가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 과보를 받는다고 한다면 지혜이며 지혜자의 말이며 진실을 아는 것이다.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 과보를 받는 것을 이처럼 진실하게 알므로 그는 행하지 않고 끊어버린다. 행하지 않고 끊어버리므로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 법은 점점 줄어들고 사랑하고 기뻐하는 법 은 점점 불어난다. 이런 법이 바로 지혜이다.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은 지혜이며 지혜자의 말이 아니다.
말하자면 이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즐거우나 뒤에도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이처럼 진실하게 알므로 그는 행하고 버리지 않는다. 행하지 않고 버리지 않으므로 사랑하지 않고 기뻐하지 않는 법은 점점 줄어들고 사랑하고 기뻐하는 법은 점점 불어난다. 이런 법은 지혜이다.
마치 소밀(酥蜜)에 가지가지의 약을 섞은 것을 어떤 사람이 병이 나서 그것을 먹을 경우 그가 먹으면 목에도 이롭고 먹을 때에 목에도 걸리지 않고 먹고 나면 곧 약이 되는 법과 같은 것이다. 이처럼 이런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 이는 지혜이며 지혜자의 말이며 진실을 아는 것이다.
이런 법과 상응하면 현재에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그는 이처럼 진실하게 알므로 그는 행하고 버리지 않는다. 그는 행하고 버리지 않으므로 사랑하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법은 점점 줄어들고 사랑하고 생각하는 법은 점점 불어난다. 이러한 법은 지혜이며 지혜자가 말한 것이다.
그는 행해야 할 법도 이미 진실하게 알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도 이미 진실하게 안다. 그가 행해야 할 법도 진실하게 알고 행하지 않아야 할 법도 진실하게 알므로, 행하지 않아야 할 법은 행하지 않고 마땅히 행해야 할 법은 행한다. 그가 행하지 말아야 할 법은 곧 행하지 않고 마땅히 행해야 할 법을 행한다면 선하지 않은 법은 점점 줄어들고 선한 법은 점점 불어난다. 이런 법이 곧 지혜이다.
이러한 네 가지 법과 상응하는 것이 세상에 있다고 함은 이런 까닭으로 말한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