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아유월치차경(佛說阿惟越致遮經) 04. 중권-2
11. 석과상품(釋果想品)
현자(賢者) 아난이 게송을 말하였다.
세존께서 연설하신 것처럼
니원(泥洹:涅槃)이란 임시로 붙여진 이름이니
비유하면 허공과 같으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치로써 해탈케 하셨네.
비록 강설(講說)이 있었다 할지라도
그것은 말이 아니니.
모든 부처님께서 훌륭한 방편으로써
종합하여 설법하셨네.
그때 아난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천중천(天中天:佛)이시여, 세간의 백성들이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 때를 따라서 교화하신 이치를 알지 못하여 스스로 속고 있습니다. 여래께서 무슨 까닭에 보살대사의 지신(持信)ㆍ봉법(奉法)에서부터 연각(緣覺)에 이르기까지를 분별하여 말씀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지혜 있는 사람이라면 과거 부처님 때에 공을 쌓고 덕을 쌓았으므로 마음이 열리고 생각이 통하여 속임수에 침해받지 않으리라. 왜냐 하면 모든 법을 밝게 깨달아 알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환상ㆍ꿈ㆍ그림자ㆍ메아리ㆍ아지랑이ㆍ물속의 달 그림자와 같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보살대사는 이러한 지혜로서 분별해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침해를 당하지 않고 은근히 여래의 법을 닦아서 정진하되 게을리 하지 않으며 스스로도 속임을 당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세존께서 찬탄하시고
찬양하신 거룩한 법
이런 인연 때문에
보살은 용감하게 정진하네.
지혜도 적고 게으른 이는
이 이치를 잘 알지 못하기에
마땅히 닦고 정진하게 하고자
여래께서 이 이치를 설하셨느니라.
수행할 마음 가진 중생 위하여
세존께서 인도하여 교화하고자
이런 지혜로 분별하여 말씀하시니
청정하고 밝은 지혜 얻게 함일세.
저들이 도의 뜻[道意] 안다 해도
지혜롭고 거룩함을 얻을 수 없나니
만약 이런 법 깨닫는다면
마음으로 다섯 가지 일이 공한 것임을 깨달으리라.
공하되 공한 것을 알지 못하며
적정(寂定)하여 말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서
일체의 음성 다 제거하나니
그런 까닭에 공한 법을 찬탄하여 말하네.
허공은 잡아도 잡히지 않고
일찍이 얻을 수도 없었으니
가령 가질 수 없는 것이라면
공한 이치야 어찌 모르리.
그때 오백억 비구가 마음 속으로 믿음 지닐 생각을 굳히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 앞에 나아가 합장하고 스스로 귀의하면서 똑같은 음성으로 게송을 읊었다.
지금 세존 큰 성인께서
저희들의 모든 의혹 없애주셨고
평등각(平等覺:佛)께서 널리 설하시어
굳은 의지로 큰 도에 머물렀습니다.
또 다른 오억 비구가 이 설법을 듣고 다함께 받들어 행하면서 모두 부처님 앞에 머물러 똑같은 마음으로 게송을 읊었다.
유일하신 세간의 빛이시여.
저희는 이제 의심을 여의었고
거룩한 세존께서 찬탄하셨기에
부처님의 큰 도를 깨쳤습니다.
지극한 마음으로 법의 자취 받들어
바른 지혜 얻어 걸림 없으니
도덕은 저절로 이루어지고
시방 중생들 모두 교화되었습니다.
또 천억 비구가 8등(等)의 생각을 내어 이 찬탄하는 게송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다함께 게송을 읊었다.
마음 속에 8등의 법 가지니
이제는 의심의 그물 풀어지고
마음에 이미 분명하게 깨달았으니
그 원인은 8등법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또 십억 비구가 도적(道迹: 須陀洹)의 마음을 품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같은 음성으로 게송을 읊었다.
도사(導師)께서 우리를 깨우쳐서
법의 지혜 획득하게 하였으므로
평등각의 이치 깨달았으니
도적의 법 연설해 주신 탓이옵니다.
또 이백오십만 비구가 왕래(往來:斯陀含)의 마음을 품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스스로 귀의하며 같은 목소리로 찬탄하면서 게송을 읊었다.
저희들이 본래부터 의지하고 집착했으나
왕래의 마음 품은 뒤로는
오늘에 이르러 영원히 어려움 없고
존망(存亡)에 대해 방일함이 없어졌습니다.
또 오십억 비구가 불환(不還:阿那含)의 생각을 가지고 게송을 읊었다.
가장 높으신 도사(導師)시여,
이제는 조롱과 희론이 없어져
영원히 모든 과보의 생각 버리고
거룩한 도사의 깨달음을 이루었습니다.
또 삼십오억 비구가 무착(無着:阿羅漢)의 생각을 품고 4선(禪)에 머물러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이런 게송을 읊었다.
이제 저는 의심하지 않고
무여법(無餘法:無餘涅槃)을 체득하였습니다.
모든 승(乘)의 평등함을 깨닫고 보니
비유하면 마치 환상[幻]과 같더이다.
또 오십팔억 비구가 마음 속에 성문의 생각을 품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저희들이 이 말에 집착하자
세존께선 중생들 제도시킬 마음으로
성문법을 연설하셨으므로
오늘에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또 오억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연각(緣覺)의 생각을 일으켜 합장하고 서서 같은 마음으로 게송을 읊었다.
오늘 본 현전의 일
연각으로 비롯된 것이나
세존께서 분별하여 말씀하시니
연각의 법 생각으론 헤아릴 수 없사옵니다.
또 백만 비구니가 도적ㆍ왕래ㆍ불환ㆍ무착과의 생각을 성취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게송을 읊었다.
저희들은 평등법을 깨달아
여인의 몸 버리고
각각 부처님 도 이루었으니
마땅히 세상에 제일입니다.
또 팔백팔십만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淸信女)가 모두 도적의 생각과 왕래ㆍ불환의 생각을 품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의 앞에 서서 같은 마음 같은 생각으로 다함께 게송을 읊었다.
저희들의 마음과 생각 청정하여
비유하면 마치 유리그릇 같나니
이제사 마땅히 집을 버리고
부처님의 법다운 가르침을 닦았습니다.
또 육십억해의 많은 저 모든 천인(天人)들이 허공에 머물면서 하늘꽃을 내려 부처님 위에 뿌려 다함께 세존께 공양하고 곧바로 내려와서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을 읊었다.
저희들은 본래 모든 승(乘)을 생각하였고
과(果)에 대한 생각도 또한 그러했더니
오늘날 영원히 끊어 없애고
무상도(無想道)를 깨달았습니다.
12. 항마품(降魔品)
그때 무수한 백천 비구와 사리불(舍利弗)ㆍ목건련(目犍連)ㆍ수보리(須菩提)ㆍ아난률(阿難律)ㆍ이월(離越)ㆍ겁빈노(劫賓奴)등의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서서 세존에게 아뢰었다.
“저희들이 오늘 성현의 도를 원만히 갖추어 큰 뜻을 어기지 않고 마군의 원한을 항복받아 물리쳤으나, 5역(逆)을 갖추고, 다섯 가지 욕락을 다 갖추었으며, 삿된 소견을 성취하고 바른 소견을 버렸으며, 이미 무수한 만천 사람의 목숨을 해쳤으나, 저희들은 오늘 모두 부처님 도를 성취하여 무여계(無餘界:涅槃界)에 이르고 이미 멸도하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셨는데 그 대중들 가운데 있던 헤아릴 수 없는 백천의 대중들은 모두 그 모임에 와서 이 말을 듣고 의심을 내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뜻하여 나아가는 의미는 뭘까? 우리의 마음은 깜깜하여 알 수 없다. 아라한 같은 이들도 저런 말을 하는데 하물며 범부(凡夫)이겠는가?’
서 있는 이는 똑바로 서 있었고 앉아 있는 이는 잠자코 앉은 채로 일어나지 못했다.
현자(賢者) 아난이 성존(聖尊:佛)의 뜻을 받들었으므로 무수한 백천 모든 중생들이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다 알고는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연로하신 분의 말을 듣고 이 모임에 있는 대중들이 모두 의심하고 있습니다. 논란을 벌인 뜻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겠고, 또 불ㆍ세존께서는 왜 잠자코 아무 말씀이 없으십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오직 현자 아난이여, 이 경을 불퇴전륜보살(不退轉輪菩薩)의 경지라고 말하나니 이 연로하신 분들이 강설한 것 모두는 불퇴전 보살대사만이 보고 믿음을 낼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난이 또 물었다.
“연로하신 대덕들이 무슨 까닭에 그런 말을 하였습니까?”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셨다.
“이 연로하신 분들은 무상정진불퇴전(無上正眞不退轉)입니까?”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마땅히 정각(正覺)을 이룬 뒤에 다시는 되돌아가지 않을 것입니다.”
문수사리가 현자 아난에게 말하였다.
“지혜롭지 못한 행위를 곧 어머니라 하는데 이 모든 사람들은 끝내 숱한 해로움을 다 제거하게 되며, 훌륭한 생각은 없고 정색(情色)만을 탐하여 집착한 것을 곧 아버지라 하는데 착하지 못한 생각을 제거하고 여러 정념(情念)을 멀리하여 무착(無着:阿羅漢)의 경지에 이르고 난 뒤에 범부법(凡夫法)을 버리고 청정하지 못한 생각으로 성속(聖俗)을 구별하는 일을 씻어버리며, 모든 잡념을 깨뜨리고 큰 법은 무너뜨리지 않으며, 여래의 뜻을 일으켜 모든 생각을 제거하며, 일체법에 대하여 마음을 따라가며 생각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연로하신 대덕들은 ‘우리들이 오늘 5역(逆)을 다 갖추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거스름에 오고 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연로한 대덕들이 말한 ‘다섯 가지 즐거움을 성취했다’는 것에서 그 다섯 가지 즐거움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다 꿈ㆍ허깨비ㆍ그림자ㆍ메아리ㆍ아지랑이와 같나니, 이 지혜를 또렷이 깨달아서 결함이 없으면 다섯 가지 즐거움이 됩니다.
왜냐 하면 이런 것들은 근본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령 그 근원이 없다면 모두 제거해야 하리니, 그래야만 비로소 평등과 호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인의 지혜에 대한 강설을 듣고 곧 법인(法認)을 체득하면, 이것을 이름하여 다섯 가지 즐거움을 원만하게 갖추었다고 말합니다.
연로한 대덕들이 말하기를 ‘우리들이 오늘 바른 견해는 여의고 삿된 견해에 머문다’고 한 것은 모든 법을 보고 모두 삿된 견해에 머물면서 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법은 거짓되고 허망하여 진실로 존재하는 실체가 모두 없으니, 비유하면 마치 허공엔 아무런 형상이나 모양도 없으며 허(虛)와 실(實), 가고 옴이 다 돌아갈 곳이 없고 획득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왜냐 하면 그 근본은 자연 그대로여서 이 모든 법을 살펴보면 다 평등하고 하나이기 때문이니, 여러 가지 법등의 삿된 견해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 비구의 무리는 평등하지도 않고 삿됨도 없으니, 왜냐 하면 모든 망상을 여의면 부처님의 거룩한 도를 이룩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깨달음의 법을 획득하여 경의 뜻[經義]에 포만(飽滿)하게 되지만 그 또한 얻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이 모든 비구들이 다함께 말하기를 ‘우리들이 오늘날 삿된 견해는 원만하게 갖추고 바른 견해는 버렸다’고 한 것입니다.
이 연로하신 대덕들이 ‘오늘 우리들이 무수한 백천 사람의 목숨을 해쳤다’고 한 것은, 그들이 이런 말을 할 때에 헤아릴 수 없이 무수한 천만 사람과 신(神)들이 이 말을 듣고, 모든 법은 마치 환상이나 꿈ㆍ그림자ㆍ메아리ㆍ아지랑이와 같음을 깨달아 알고는 중생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나라는 집착을 없앴으며, 수명ㆍ중생이라는 집착도 멀리 여의었으며, 갖가지 덕의 근본을 초월하여 큰 도의 마음을 내지만 그 어떤 종자도 심은 바가 없었습니다.
또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들도 모두 나니, 남이니, 수명이니, 이 몸은 없는 것이니 하는 생각을 버리고 다시는 잠시라도 나고 죽는 걱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 하면 나니, 남이니 하는 생각과 다함이 없이 영원하다는 생각을 없애서 아주 다 끊어 남음이 없으며 최후의 경지인 생멸이 없는 법인[不起法忍]을 체득하였으므로 ‘우리들이 오늘날 무수한 백천 사람의 목숨을 해쳤다’는 이런 말을 한 것입니다.
이 모든 연로하신 대덕들과 그 권속이 말한 ‘오늘 우리들이 부처님의 도를 체득(逮得)하여 무여의 세계[無餘界:無餘涅槃界]에 이르러 멸도(滅度)의 경지에 든다’고 한 것은 헤아릴 수 없는 억백천의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온갖 번뇌[塵埃]를 다 버리고 그들로 하여금 성현의 도를 획득하게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 모두가 무상전진도(無上正眞道)의 생각을 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을 할 때에 이들 모두가 생멸이 없는 법인을 체득하였으니, 그런 까닭에 감탄하면서 스스로 게송으로 찬탄해 말하기를 ‘오늘 우리들이 정욕(情欲)을 뽑아버리고 부처님의 도법(道法)을 성취했다’고 한 것입니다.
번뇌의 형상도 없고 남은 더러움까지 모두 없앴으니, 그러므로 말하기를 ‘우리들이 지금 큰 도를 증득하여 무여의 세계[無餘界]에 이르러 멸도(滅度)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 현자들은 대승(大乘)에 머물러 있으므로 하늘에 살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오직 어진 분인 아난이여, 족성자(族姓子)와 족성녀(族姓女)가 무상정진도의(無上正眞道意)를 내어 세속의 일을 초월11)하고 그 마음이 청정해져서 세속의 법에 얽매이지 않고 곧 발심하여 모든 이치에서 초월하였으며, 여러 가지 생각을 모두 버리고 최후의 경지인 무여계에 들어가 멸도하였으니 아난이여, 이것이 보살승(菩薩乘)을 익히는 것입니다.
보살행을 하는 이는 해[日]를 따라 익히지 않고, 어리석고 아둔한 사람은 해를 따라 기억할 뿐이니, 이들은 밝은 지혜가 없는 이들입니다. 왜냐 하면 가령 해가 진실로 여러 하늘의 궁전에 비추지 않는다면 광명(光明)이란 없을 것이니, 해는 뜨고 지지 않는 것이라서 과거에도 어둠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밤과 낮이 없으므로 고정관념으로 집착할 필요도 없으련만 어리석고 어두운 중생들이 밤이니 낮이니 하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보살대사는 고요히 큰 도를 닦고 훌륭한 지식을 익히며 마음 속에 낮이다, 밤이다 하는 생각을 가지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갖가지 생각을 영원히 끊어버리고 곧 불도(佛道)를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문수사리가 게송을 설하였다.
보시할 마음 갖지 아니하고
자신에 애착하여 제 몸이라 고집하나니
저들이 만약 이 마음 끊지 못하면
동요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진에(瞋恚)에 대해 밝게 깨달아
자연을 두고 생각 일으키지 말라.
성인의 도는 처소가 없기 때문에
그것은 동요하지 않는다네.
저들이 어머니[지혜롭지 못한 행위]로 삼는 것은
처음과 끝이 생겨남이 있으니
이 근원 뽑아 없애면
곧 목숨에 대한 집착 없어지리라.
아비[情欲에 집착함]를 생각하여 따르지 않고
정욕(情欲)의 법 즐기지 않으면
이들은 본래 공(空)하여 없는 이치 깨달아
마침내 그 뿌리 뽑혀지리라.
그들을 교화하여 이 몸 없는 것이라는 데 돌아가게 하고
지혜롭지 못한 이에게 나아갈 길을 밝혀주어
머무름 없다는 말에 동요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지난번에 이런 설법 하였네.
닦아야 할 법은 나한법이요
범부법도 또한 그러하니
애욕(愛欲)을 다 없애기 위해
지난번에 이런 설법 하였다네.
유위(有爲)의 생각 크게 일으켜
내 이 몸 자연(自然)임을 살피고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음성(音聲)조차 없는 설법인 것을.
여래께서 아시는 바는
예로부터 생각한 것이라는
이런 뿌리 뽑아버리면
생겨나는 곳 없다 말하리라.
이와 같은 생각과 즐거움 버리면
평등하고 같아서 두 법 없으니
분별하여 이런 이치 밝게 깨달아 알면
이것을 평등교(平等敎)라 말하네.
이른바 5욕락(欲樂)
속인들은 이 다섯 가지 찬양하면서
항상하지 않다는 생각 없애버리고
환화(幻化)와 같은 것을 생각하네.
원만히 갖추어 모자람 없고
애욕의 생각 없는
이러한 무리들 때문에
세존께서 이 앞서 찬탄하셨네.
모든 죄(罪)와 복(福) 분별해 알면
마치 꿈과 같은 것이네.
구경(究竟)엔 생겨난 곳 없으니
밝은 지혜로 이런 이치 깨달아야 하네.
삿된 법과 진에(瞋恚)법도 알고 나면
모두가 공적(空寂)하여 견고하지 못한 것을
삿된 소견에 속는 것임을 알면
저것을 분별력 있는 미묘한 지혜라 하리.
일체법(一切法)은 실상이 없으니
그런 법을 가까이 말게.
헛된 일에 의지하지 않아야 되나니
모두가 허공 같아 머물지 않네.
일체법 살펴 널리 깨달아 알면
그런 까닭에 바른 견해 찬탄12)하네.
이 법은 평등한 것이니
밝은 지혜로 바르고 평등함을 깨달아야 하네.
저 어리석고 몽매한 사람들
중생이라는 생각 일으키면 곧 없애게 해야 하리.
중생이란 찾아보아도 얻을 수 없는 것
죽는 것도 또한 볼 수 없다네.
한량없는 중생들 생멸심 일으키면
수명(壽命)에 대한 생각 버리게 하고.
갖가지 생각 없애야 하건만
수명에 집착하면 그 죄 중하네.
중생이란 생각 덜어 없애고
수명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네.
그런 까닭에 이런 말 하였나니
내가 무수한 중생을 해쳤노라고.
모든 번뇌를 버려라.
법은 호응하는 것도 호응하지 않는 것도 없다네.
도에 형상과 모양이 없음을 알면
무너뜨리거나 없앨 것도 없다네.
모든 마군의 힘 항복 받고
청정한 도법(道法)을 체득하면
모든 법은 다툼이 없고
생겨나고 소멸됨이 없는 이치 깨닫게 되리.
그때 문수사리가 이 게송 설하기를 마치자 때마침 의심을 품고 있던 오천 명의 중생들이 마음이 열리고 의심이 풀려 큰 광명을 얻었으며, 생멸이 없는 법인(法忍)을 성취하고는 제각기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문수사리에게 공양하여 올리면서 동시에 말하였다.
“바라건대 우리들로 하여금 이 법의 지혜를 이룩하여 이런 설법을 하게하며,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깊은 지혜를 분별하게 하며, 걸리고 막힘이 없어서 어지신 문수사리처럼 되게 해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를 칭찬하며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이것은 참으로 오묘하고 뛰어난 법이로다. 모든 의혹의 그물을 끊어버리고 부처님의 거룩한 진리를 친근하게 하는구나.”
아난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문수사리는 무슨 까닭에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지금 세존에게 이와 같은 칭찬을 받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는 헤아릴 수 없는 백천 중생들을 깨우쳐주고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큰 도에 들게 하였고, 모두 이 심오한 경의 이치를 깨닫게 하였기 때문이니라.”
아난이 다시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물러남이 없는 법륜을 강설하여 성인의 궤도에 들게 하였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아난아. 물러남이 없는 법을 강설하여 큰 도를 일으켰느니라. 왜냐 하면 문수사리는 훌륭한 법우(法友)로서 중생들을 인도하여 이롭게 하였느니라.”
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천중천(天中天:佛)이시여, 지금 부처님 앞에 서 있는 이 모든 비구들은 모두 얻음을 지니고 법을 받드는 마음과 8등(等)ㆍ도적(道迹:須陀洹)ㆍ왕래(往來:斯陀含)ㆍ불환(不還:阿那含)ㆍ무착(無着:阿羅漢)ㆍ성문(聲聞)ㆍ연각(緣覺)의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큰 도의 마음을 낸다고 할 수 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무리들 중에는 게으르고 약하며 뒤떨어지고 마음이 어두워서 개재(愷悌:精進)의 마음이 없으므로 인도하여 교화하기 어려우니라. 방만하고 게을러서 정진하지 않고 오직 옷과 밥에만 마음을 두며 심오한 법을 배우지 않고 법의 이로움을 흠모하지 않으며, 유위(有爲)의 일과 혼란하고 시끄러운 인연을 일으키고 8등(等)법에 대하여 의심하고 성급하여 편안하지 못하며,모든 감관이 안정되지 못한 이들도 있으며, 방일하여 마음 속에 교만만 가득하고 제 몸과 수명ㆍ중생에 집착하거나 갖가지 더러움을 버리지 않으며, 계율을 범하고 탐하거나 질투하면서 생각으로 불법을 구하는 이들도 있느니라.
그들은 모두 악한 벗을 따르고 삿된 지혜를 좋아하며 지도무극(智度無極:智慧波羅蜜)을 받들어 갖기를 좋아하지 않고 바깥 경계에 집착하여 재물ㆍ물질ㆍ의식 따위의 즐거움만 탐하며, 예로부터 오늘날까지 일찍 일어나고 밤에 잠자면서 정진을 일삼지 않고 도의 마음을 어겨 잃어버린 자들이니라.
양설(兩舌:이간질)ㆍ악구(惡口)ㆍ거짓말ㆍ기어(綺語)에만 뜻을 두어 그 마음엔 해칠 생각만 가득차 끝내는 다툼만을 일삼으며, 죄복(罪福)만 깊이 믿고 공(空)ㆍ무상(無相)ㆍ불원(不願)의 법은 믿지 않으며, 생멸이 없는 온갖 행(行)을 견제하고 일체법을 무너뜨리려는 그런 생각은 아주 없는 이런 자들을 말하는 것이니라.”
이때 부처님께서 잠자코 아무 말씀이 없으시니, 현자(賢者) 아난이 부처님의 위신력(威神力)을 받들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잠자코 아무 말씀이 없으십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최후 말법시대인 5탁악세(濁惡世)에 이르면 많은 중생들이 이와 같아서 심오한 경을 믿지 않을 것이므로 부처님께서는 잠자코 말씀하시지 않는 것입니다.”
아난이 또 물었다.
“어떤 중생이 이 법을 믿고 어떤 중생이 믿지 않습니까?” “믿을 중생들이 적을 뿐입니다. 아난이여, 비유하면 마치 밝은 지혜를 가진 이는 적고, 우매하고 캄캄한 사람은 많은 것과 같습니다. 왜냐 하면 수행하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알지 못하나니, 이와 같아서 아난이여, 그들이 이 법을 들으면 좋아하고 기뻐하는 이는 드물고, 기뻐하지 않는 이만 많기 때문입니다.
설혹 믿는 이가 있다 해도 대중들에게 버림을 받거나 공경 받지 못하리니,
군(郡)ㆍ나라[國]현(縣)ㆍ읍(邑)ㆍ마을[墟聚] 등지에 들어가면 모든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사게 됩니다. 왜냐 하면 숙세에 지은 죄업 때문에 번뇌의 일산[陰蓋]이 가려서 본래의 덕이 얇아졌기 때문입니다.”
아난이 또 물었다.
“지난번에 강설한 법에 대하여 믿음을 갖지 않는 이들은 생각이 어디에 있기 때문입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그런 무리들은 부처님을 저버리고 큰 도를 믿지 않습니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부디 연설해 주십시오. 좋아하는 이가 비록 적다 하더라도 그들은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것을 듣고 모두 기뻐서 뛸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사방을 두루 살피시더니 갑자기 혀를 내어 삼천대천세계를 다 덮으시고 그 혀끝으로 큰 광명을 뿜어내어 항하강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를 비추셨다.
그때 사부 대중들이 부처님의 거룩한 뜻을 받들어 동방의 항하강 모래알처럼 많은 국토를 보니, 모든 불ㆍ세존께서 다함께 이 불퇴전(不退轉) 법륜에 대한 법을 설하고 계셨는데, 그 모임에 있는 이들이 멀리서 설하는 법까지 다 들어 가까이 있는 이와 조금도 차별이 없었다.
그 모임에 참석했던 사부 대중들이 이런 변화를 보고 다 같은 목소리로 함께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불퇴전의 법륜을 높이 숭상하시고 찬탄하시니,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진실로 틀림없다면 저희들이 목격한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ㆍ세존께서 강설하신 이 심오한 경이 조금의 차이도 없을 것이요 특별한 것도 없을 터이니 부처님이시여, 부디 말씀해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혀를 도로 거두어들이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혀를 얻겠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아니옵니다, 천중천이시여. 지성으로 법을 받들고 바른 이치로 인도하고 교화해서 많은 공덕을 쌓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겁을 지내오면서 큰 지혜를 연이라야 만이 이런 혀를 얻을 수 있을 따름입니다. 그러하오니 성존(聖尊)이시여, 꼭 설법하여 주시옵소서.
설령 족성자(族姓子)로서 믿고 즐거워하여 배우려는 이가 아무리 적다 하더라도 이 설법을 듣고 나면 그 증명을 목격하고 곧 틀림없이 기뻐하면서 이를 일으켜 폐지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사부 대중들이 이러한 법을 만나지 못해서 이와 흡사한 경전에 뜻을 두지만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ㆍ하늘ㆍ용ㆍ귀신ㆍ아수륜(阿須倫:阿須羅)ㆍ건답화(健沓和:健達婆)ㆍ진다라(眞陀羅:緊那羅)ㆍ마후륵(摩睺勒:摩睺羅迦)등이 경적(經籍)을 들으면 물러나지 않고 마땅히 무상정진도최정각(無上正眞道最正覺)의 경지에 이르러, 이 국토에 법의 이치를 강설함이 지금 나와 다름이 없을 것이니라.”
그때 사부 대중과 하늘ㆍ용ㆍ귀신들이 기쁘고 반가워하며 크게 기뻐하여 의심의 그물이 영원히 찢어졌고 모두 손에 꽃과 향을 받들어 부처님 위에 뿌렸다.
모든 여인과 천한 사람들도 보배와 영락(瓔珞)을 부처님 위에 뿌리고 마음과 뜻을 같이 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늘날 대성현이신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는 두 가지 법을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정말로 너희들이 말한 것과 같나니, 진실로 다름이 없느니라. 여래는 진정 두 가지 법을 말씀한 것이 아니며 모든 허물이 될 만한 것과 어리석고 몽매한 이들의 탐욕을 없앴느니라. 가령 지혜로써 불ㆍ천중천을 보면 곧 소원대로 얻을 수 있게 되리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것이 지혜로써 부처님을 뵙는 것입니까?”
세존께서 물으셨다.
“너는 알지 못하느냐?” “어리석은 제가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중우(衆祐:佛)께서 말씀하셨다.
“가령 어떤 사람이 능인(能仁)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면 물러남이 없고 부처님 성현의 길을 성취할 것이니라. 왜냐 하면 부처님의 도는 널리 지혜로워서 이익이 있을 뿐 손해란 없으며, 탐심과 성냄ㆍ어리석음을 없애주기 때문인데, 더구나 한 송이 꽃이라도 여래에게 바친 것이겠느냐?
내가 멸도(滅度)한 뒤에 만약 사리(舍利)를 가지고 공양하며 스스로 귀의하면 틀림없이 모두 마음먹은 대로 될 것이니라.”
아난이 또 여쭈었다.
“정진하여 의심하지 않고 마음을 기울여 바른 경(經)을 들으면 모두 물러남이 없이 마땅히 부처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능인(能仁:釋迦牟尼)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면 틀림없이 모두 무상정각(無上正覺)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만일 그렇게 되지 않으면 부처님의 말씀은 틀린 말이요, 두 가지 법을 말씀하신 것이 되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물으셨다.
“마치 구류(拘類)나무 그늘에서 오백 대의 수레와 오백 명의 사람이 쉬게 되면 모두가 그 나무 그늘의 혜택을 입는 것과 같나니, 그러한 나무도 애초에 씨앗은 컸겠느냐, 작았겠느냐?” “매우 작았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구류나무와 같은 것도 그 씨앗은 매우 작았으나 물을 주어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자라 그렇게 커졌고 가지와 잎사귀가 퍼져 사방 멀리까지 넓게 덮었는데 하물며 부처님의 도에 독실하고 성현의 존귀한 이름을 들은 것이겠느냐? 그 또한 마땅히 이와 같아서 그 종자는 덕의 근본이 되느니라. 점점 그 행(行)을 닦아 무너지고 썩지 않게 하면 마침내 무상정진(無上正眞)의 도에 이르게 되리라. 왜냐 하면 이 일체의 법은 씨앗을 심는 근본이니 길이 의지하여 머물러서는 안 되느니라. 중생들이란 본래 없는 것이기때문에 패망하지 않으며 일체법의 종자는 의지할 것이 못된다고 연설하는 것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렇다면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것은 곧 성현의 본원(本願)입니까? 모든 불ㆍ세존의 도법(道法)은 마땅히 그런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내 이름을 들으면 모두 다 물러나지 않고 최상의 경지인 정각(正覺)을 이룰 것이니, 모든 부처님의 법은 다 마땅히 그런 것이니라. 왜냐 하면 모든 부처님의 법은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아난이 또 여쭈었다.
“가령 평등하다면 무엇 때문에 서원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대사(菩薩大士)가 이 경 설하는 것을 듣고 가령 원을 일으키거나 혹은 원을 일으키지 않거나 간에 마땅히 증득한 이 법을 들은 것과 같기 때문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일찍이 없었던 일이옵니다. 이 법은 미묘하여 모든 불ㆍ세존께서 곧 큰 지혜로써 중생들을 열어 교화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아난아, 모든 깨달으신 분은 크게 밝아서 중생들을 많이 인도하고 교화하여 성인의 뜻을 세워 우리 불국토에 기행천식(蚑行喘息)13)의 종류까지도 불쌍히 여겨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고, 또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보시하며 정진을 게을리하지 않고 일체법에 대하여 집착하지 않느니라.
보살법을 수행하여 공덕을 많이 쌓고 중생을 구원하고자 심오한 경적(經籍)을 닦아서 마침내 부처님의 도를 증득하였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미치기 어렵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경을 설하시면, 폐마(弊魔)들이 와서 듣고 수행하는 이를 교란하니 않겠습니까? 또한 그들이 덕을 일으키거나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마음을 하지 못하도록 방해하지는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군은 듣지 못하느니라. 왜냐 하면 문수사리의 신통 변화가 있기 때문이니라.”
그때 문수사리가 위신력(威神力)을 거두자 때마침 마왕 파순(波旬)이 멀리 허공에 있다가 불퇴전 법륜을 강설하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능인 부처님께서 설법하시는 말씀을 듣고 두려운 마음이 생겨 옷자락과 털이 곤두서자 이런 말을 하였다.
“나를 이길 수 있겠구나. 그 힘의 세력으로 보아 나의 세계는 다 공(空)하게 되어 국토를 회복할 수 없겠구나.”
그리고는 근심과 슬픔으로 슬피 우니 초췌하여 매우 늙은 모습이 마치 백 세 남자처럼 쭈그러들었다.
그때 마왕 파순은 제 몸이 이와 같이 변하자 네 부류의 군대14)를 거느리고 삼천대천세계의 각각 다른 마군과 마군의 관속(官屬) 등 여러 하늘을 모아가지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병사들을 엄숙하게 정렬하고 수많은 마군의 위엄으로 보살에게 핍박을 가하니, 마치 그 위세가 부처님이 처음 성불(成佛)하셨을 때와 같았다.
늙은 몸이 지팡이를 짚고 벌벌 떨면서 얼굴은 쭈그러들고 가죽은 늘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네 부류의 군대를 배치하고 허공에 머무른 채 다함께 멀리서 불퇴전 법륜을 설하시는 능인 부처님의 음성을 듣고 마음으로 결정하였다.
그러자 마왕은 스스로 자기의 소유(所有)가 아님을 알고 혼자 단신으로 시종도 없이 곧바로 부처님 앞에 나아가 세존께 아뢰었다.
“이제 제 한 몸은 시종도 전혀 없습니다. 또한 파리하게 여위었고 매우 늙
어서 지팡이를 짚지 않으면 힘이 없어서 이 몸조차도 지탱할 수 없으며, 제 힘으론 이길 수도 없고, 저의 세계는 모두 공(空)하여 국토가 하나도 없습니다. 여래께서는 큰 자비로 중생들을 모두 슬피 여기시니 또한 저를 어여삐 여겨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마왕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의 종류는 너무도 많아 불가사의하니라. 가령 모든 부처님이 날마다 성불하여 항하강 모래와 같고 또한 한량없어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억백 나술(那術:那由陀) 중생들에게 발심하는 마음이 일어나게 하여도 중생의 종류는 다하지 않으리라.”
마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중생의 종류가 비록 많을지라도 지금 저는 혼자입니다. 부릴 사람도 없고 나를 부축해 줄 만한 사람도 없으니, 가령 길을 가다가 갑자기 땅에 걸려 넘어진다 해도 스스로 일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부디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셔서 저를 즐겁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불쌍히 여기셔서 속히 어루만져 길러주시어 권속들을 일으키게 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마왕에게 말씀하셨다.
“우선 너는 안심하여라. 이 법을 듣지 않고 믿음을 여읜 이는 모두가 너의 친구이니라.”
마왕은 곧 기뻤고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는 생각이 떠오르자 이렇게 말하였다.
“내 마땅히 사람들을 교화하여 비록 이 법문을 듣더라도 그들로 하여금 믿고 좋아하지 않게 할 것이며 마음 속에 의혹을 가지게 할 것이다. 이미 그렇게 의혹을 가지면 틀림없이 나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리라.”
그때 마왕 파순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바라옵건대 불쌍히 여기셔서 큰 자비를 베푸시어 다시 한 번 위로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저로 하여금 기쁜 마음으로 뛰면서 걱정 근심이 없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지난번에 말씀하신 것과 같아서 ‘능인(能仁)의 이름만 들어도 다 물러나지 않고 반드시 무상정진(無上正眞)의 도를 성취한다’ 하셨으니 부디 성현께서는 묵묵히 계시고 이런 법을 널리 설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중생들은 법을 들으면 더더욱 정진하여 큰 도를 이룰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마왕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안심하고 두려운 마음 갖지 마라. 마땅히 중생들로 하여금 도에 대한 생각을 내지 않게 하여 중생의 종류로 남아 있어 사람마다 각기 편안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리라. 물질[色]ㆍ아프고 가려운 느낌[痛:受]ㆍ고정관념[想]ㆍ나고 죽는 행업[行]ㆍ인식작용[識]에서도 동요하지 않게 하리라. 부처님은 마땅히 중생들을 개화하고 인도하여 삿된 소견을 여의지 않게 하고 바른 견해를 세우지 않게 하리라.
예순두 가지 모든 의혹을 여의지 않게 할 것이요, 한 중생도 동요하지 않게 할 것이며, 과거와 미래ㆍ현재를 기억하지 않게 하며 중생을 해치는 일과 살생ㆍ도둑질ㆍ음욕ㆍ질투ㆍ거짓말ㆍ이간질하는 말ㆍ기어(綺語)와 질투ㆍ성냄ㆍ의심을 여의지 않게 하며, 또한 사람들을 권유하여 바른 도에 들게 하지도 않으리라.
사람들을 교화하여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一心:禪定)ㆍ지혜를 닦지 않게 할 것이요, 또한 사람들을 가르쳐서 네 가지 은혜를 받들거나 사람들에게 보시하거나 사람들을 사랑하고 이롭게 하는 등의 이익이 되는 일체의 일과 중생을 구제하고 법도에 맞는 행위도 하지 못하게 할 것이며, 중생의 종류를 생각하지 않거나, 부모ㆍ형제ㆍ처자와 아들 딸에 대한 생각이 없거나 친구를 버리게 하거나 밤낮으로 날마다 달마다 또는 한 달 반 달이라도 모든 동요하는 생각이 없는 데에 의지하지 않게 할 터이니 파순아, 너는 안심하라.
내 마땅히 사람들에게 권유하여 그들로 하여금 여섯 가지 도무극(度無極:波羅蜜)의 생각과 큰 도에 대한 의지와 힘[力]ㆍ두려움 없는 자신감ㆍ근(根)ㆍ역(力)ㆍ각의(覺意)ㆍ여덟 가지 바른 행(行)ㆍ부처님의 법ㆍ성현 대중과 일체지(一切智)ㆍ도의(道義)에 대한 생각을 없애 중생을 교화하거나 일체의 법에 대하여 조금도 동요하거나 변함이 없게 하리라.”
그러자 마왕은 기쁨을 스스로 견디지 못했고 곧 그곳에서 안색(顔色)이 아름다워지고 얼굴과 눈이 빛났으며 부처님 위에 꽃을 뿌리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고는 곧 게송을 설하였다.
평등각(平等覺)이신 세존이시여,
제 마음 본래대로 즐겁습니다.
정각(正覺)의 말씀 달라짐이 없으시니
제가 하려는 일 마음대로 될 것입니다.
그때 마왕 파순이 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곧 천궁(天宮)으로 돌아가 모든 권속들과 함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스스로 즐기며 다시는 근심 걱정을 하지 않고 큰 뜻을 내었다.
세존께서 이 「항마품(降魔品)」을 설하실 때에 삼천대천찰토(三千大千刹土)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마왕의 위덕(威德)으로 이 땅이 크게 진동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항마품」을 설할 때에 육만 사천 사람이 생멸이 없는 법인[不起法忍]을 얻었기 때문이니라.”
아난이 또 여쭈었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의심을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지난번에 이것을 보고 모두 의심을 하여 마음 속으로 생각하기를 ‘내가 들은 이 말은 무엇을 뜻하는 것이며 어느 곳으로 돌아가야 할까?’하며 모두가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빨리 이 모임에 온 중생들을 위하여 큰 광명(光明)을 나타내시어 그 의심의 그물을 풀어주십시오. 여래께서 마왕을 위하여 말씀하시기를 ‘파순아, 안심하라. 내가 중생들을 교화하여 도에 머물지 않게 할 것이요. 또한 중생 세계에 동요가 없게 하여 도에 대한 생각을가지지 않게 할 것이요, 지혜에 의지하지 않게 할 것이며, 삿된 소견을 버리지 않게 하고 바른 견해에 머물지 않게 하리라. 예순두 가지 의혹에서 옮겨가지 않게 하고 또한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생각을 없게 하리라.
살생ㆍ도둑질ㆍ탐욕ㆍ음욕ㆍ거짓말ㆍ기어(綺語)ㆍ이간질하는 말ㆍ악한 말과 질투ㆍ성냄ㆍ의심을 여의지 않게 할 것이요, 중생들로 하여금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ㆍ지혜를 닦지 않게 할 것이며, 부모ㆍ형제ㆍ처자를 따르지 않게 하고 밤낮 없이 혹은 한 달이나 반 달이라도 이 중생의 생각에 대하여 조금의 동요도 없게 하리라.
중생들로 하여금 여섯 가지 도무극(度無極)과 두려움 없는 자신감ㆍ근(根)ㆍ역(力)ㆍ각의(覺意)ㆍ불법(佛法)ㆍ성현 대중과 일체지(一切智)를 받들지 않게 하여 조금도 변화해 옮겨가지 않게 하리니, 파순아, 너는 안심하라. 내 마땅히 모든 중생들을 인도하고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이치에 동요하지 않게 할 것이요, 행(行)에 머물지 않게 할 것이다’라고 하셨으니, 그렇다면 세존이시여, 그 원인을 말씀해 주셔서 속히 분별할 수 있게 하여 이 모임에 있는 중생들로 하여금 의혹이 남지 않게 하시고 마음이 열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후세에 변두리의 여러 나라에서도 거룩한 광명을 만나고 바른 법을 받아 굳게 지켜 읽고 외워서 다시는 의심하여 망설이지 말게 해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성인의 도는 머무는 곳 없고
지혜의 자취도 일정한 처소 없나니
이러한 큰 이치 강설할 때에
중생들이 이해하여 행동에 옮겼네.
길[塗:菩提道]과 일체 중생은
두 가지 법 아니요 머무는 곳도 없네.
부처님께서 이런 이치 설하시니
이제 머무는 곳 없음을 깨달았네.
중생은 본래 움직이는 것 아니요
사람의 종류 또한 마찬가지인 것을
일체법은 형상이 없으니
궁극에 이르러도 얻을 수 없다네.
중생의 종류 모두 공한 것
사람의 세계도 불가사의하네.
저들은 모두 생각이 없어
일체혜(一切慧:一切智) 밝게 아네.
중생들은 움직이지 않는 것인데
임시로 이름붙여 신명(身命)이라 하나니
4대(大:地ㆍ水ㆍ火ㆍ風)가 어우러져 이루어진 것
이것은 적멸하고 공한 것이네.
5음(陰:色ㆍ受ㆍ想ㆍ行ㆍ識)이 공한 줄 알면
자연 동요하지 않고
멸도(滅度)도 얻을 수 없으니
모두가 변하지 않는 것일세.
모두 음(陰) 멈추어 진동함 없고
나라는 것조차 없는 것임을 분명히 알라.
형체 여의면 조용하고 고요하여 공하니
끝까지 집착하지 않아야 하리라.
몸과 5음은 동일한 것
감관과 그 작용 또한 마찬가지라네.
행위 없음을 행하면
모든 음 허공과 같네.
이른바 적정(寂定)의 세계는
일어나지도 않고 생겨나지도 않나니
이러한 모든 음(陰)ㆍ개(蓋)ㆍ입(入)은
기울거나 변하지 않으리라.
내 몸이다 나다라고 하는 것
이 법은 동요함이 없으니
오히려 집착할 것도 없는데 어찌 동요하리.
그런 까닭에 부처님께서 이런 말씀하셨네.
중생들은 속임에 침해받지 않나니
그 근본 헤아려보아 얻을 수 없는 것을
체득하여 무심(無心)해지면
자연 그대로여서 얻을 수 없네.
모든 소견을 말한다면
예순두 가지 견해 있네.
아무것도 없어 자연 그대로임이 이와 같아서
마치 물 속의 달과 같다네.
저 예순두 가지 소견
비유하면 마치 그림자와 같네.
형상 여의어 나 없는 이치 깨달으면
자연히 동요하지 않으리.
과거ㆍ미래의 생각과
현재의 생각도 이와 같으니
모든 모양은 머물러 있는 곳 없어
비유하면 마치 아지랑이와 같네.
이 법은 공(空)한 것이라 생각 없으니
중생을 헤아려보아도 얻을 수 없고
모든 중생도 머무는 곳 없어
동요(動搖)하지 않으리라.
어떤 중생이 살생을 좋아하면
그로 인해 나고 죽는 크고 넓은 들판에 들어가고
멸도(滅度)에 뜻을 두면
그런 까닭에 동요하지 않으리라.
비록 중생이 움직인다 하더라도
그것도 존재하는 것 아니니
날마다 헤아려보아도 얻을 수 없어
동요하지 않는다 말하네.
도에 과거가 있다고 말하지만
일찍이 생겨난 적이 없으니
부처님께선 그 이치 깨달아 알므로
중생은 동요하지 않는다 말하셨네.
가령 살생을 한 이라 하더라도
법시(法施)는 무사의(無思議:不思議)하여
마침내 도혜(道慧)를 성취하리니
그는 동요하지 않으리라.
이른바 사음(邪婬) 범한 이라도
애욕(愛欲) 얻을 수 없네.
그런 까닭에 분별하여 설하였나니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저 망언(妄言)의 법을
일으키는 자를 해탈케 하기 위해
정진하여 홀로 높은 이 되었으니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이간하는 말과 악한 말과
거짓말도 이와 같나니
일체의 가르침 관찰해 보면
환상과 같아 형체가 없네.
모든 것 머무는 곳 없어
의지할 것 되지 못하리라.
모든 음(陰) 메아리 같아
존재하는 실체 없는 것임을 기억하라.
이른바 보시할 마음이 없어
자신에 집착하여 몸이라 생각하나
성인의 도는 머무는 곳 없으니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진에(瞋恚)에 대하여 분별해 알되
자연임을 알아 생각 일으키지 말라.
저것을 만약 끊지 못하면
동요하지 않는다고 말하리라.
온갖 삿된 견해 밝게 깨달아
바른 법 받들어 닦으면
모든 말 초월할 수 있으니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지혜를 권장하고 도와서
일체를 진실로 청정케 하고
물질과 재물에 집착하는 이 불쌍히 여겨
갖가지 죄악 덜어 없애네.
삿된 견해로 지키는 계율을
버려 성인의 도에서 멀어졌으니
지혜 일으키지 않고
바르고 참다움 구하지 않네.
외도[異學]들 삿된 마음 품고
모든 인욕(忍辱) 외면하면서
평등한 도 구하는 것과 같다 하고
무위(無爲)법을 의지하지도 않네.
세 가지 일로 정진하라고
외도들은 분명 설하네.
그들은 성인의 지혜에 귀의하지 않는 것이
밝은 지혜의 행위라 말하네.
흔히 삼매 닦으며
모든 생각에 의존하는 것을
부처님께서는 찬탄하지 않으시고
또한 저들에게 권유하여 돕지 않으시네.
애욕의 번뇌
명철(明哲)하다 말하지 않으나
갖가지 생각 일으키지 않는
부처님의 지혜는 헤아릴 수 없네.
보살의 행(行)은 용맹하여
중생들을 거두어들이지도 않나니.
곧 이 이치 설법하시되
비록 받아들인다 해도 동요함이 없네.
중생의 생각 없애 고요히 하고
보리심(菩提心)을 내나니
도의(道意:菩提)는 일으키는 것 없으므로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부모와 형제라는 생각과
자매와 아들 딸을 생각하지만
이 모든 것 환상과 같나니
저들은 여기에도 동요하지 않으리라.
일체의 저 모든 생각
헤아려보면 실체 없나니
중생법도 모두 공(空)하므로
저들은 동요하지 않으리라.
만일 낮과 밤의 생각이나
한 달이나 반 달이라는 생각
이런 모든 생각은
비유하면 아지랑이나 물 속의 달과 같다네.
보시하고 계율 지키며
인욕과 정진의 생각
이러한 모든 생각들
이 모든 생각에 동요하지 않으리라.
정의(定意:선정)로 닦는 지혜는
보살의 도력(道力)이니
두려움 없는 자신감 닦아
모든 허망한 생각 제거해 없애라.
각의(覺意)와 사도(思道)는
망념 버리고 성현의 법 사모하네.
밝은 지혜는 일찍이 동요하지 않고
모든 생각과 의혹 일으키지 않네.
부처님 법 구하는 것과
이와 같은 온갖 성현의 생각은
약간의 어떤 생각도 없는 것인데
언행(言行)으로 생긴 동요이니라.
부처님의 지혜는 걸림 없으니
도의 생각으로 의지하는 것은
곧 부처님의 도와
불가사의 한 불 성현을 멀리하는 것이네.
부처님께서「화마품(化魔品)」을 분명하게 설하실 때에 십억 중생들이 의심의 그물을 무너뜨려 없애고 크게 밝은 지혜 성취했으며 생멸 없는 법인을 체득하였다. 법인을 증득한 뒤에 일체 중생은 같은 마음으로 이런 게송을 설하였다.
큰 도 이루신 존성(尊聖)이시여,
부처님의 법은 생각으론 알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대사이시여,
도에 힘쓰시고 모든 의심 끊으셨네.
일체를 밝게 비추고
부처님의 밝은 도에 머물게 하시니
그 광명 시방을 두루 비추어
억천 부처님을 뵈었습니다.
갖가지 법의 근원 널리 보이시어
물질에 집착하지 않게 하시니
세존의 은혜를 입어
저희들의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나이다.
그때 백억 중생들이 각기 입었던 옷을 벗어 부처님의 위를 덮어 큰 성인에게 공양하고 찬탄하며 말하였다.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이 법문을 듣게 하소서. 그리하여 밝은 광명을 원만히 갖추고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게 하여 주소서.”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마왕을 인도하고 교화하는 경(經)을 듣고 받아 지녀 외우거나 독송하면 어떤 복을 얻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복은 매우 크고 넓으리라.”
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어떤 것을 크고 넓다고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선남자(善男子)와 선여인(善女人)이 아침에 백 부처님을 공양하고 아침 해가 뜰 때와 한밤중이나 한낮에 각각 백 불ㆍ세존을 공양하며, 하루 낮 하룻밤 가운데 도합 육백 부처님을 공양하며 모두 편안하게 하고 올바른 것을 따르되 이와 같이 하면서 천 년을 채운다면 그 복은 많겠느냐, 적겠느냐?”
아난이 말하였다.
“그 복은 매우 많고도 많을 것입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