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장이보다도 훌륭한 당나귀
석존께서 사밧티국의 기원정사에서 많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설법하고 계셨을 때의 일이다.
한 사람의 바라문이 집을 수리하게 되어 기와가 필요하게 되었으므로 제자에게 일러서 기와장이를 부르러 보냈다.
분부를 받은 제자가 기와장이의 집으로 와보니 기와장이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무엇인가 한탄을 하고 있었다.
바라문의 제자는 수상하게 생각되어,
「왜 그렇게 슬퍼하고 계십니까?」
하고 물으니까 기와장이는,
「네, 실은 제가 오랫동안 애를 써서 겨우 만든 기와를 당나귀 등에 실고 시장에 팔러 가는 도중 이 고약한 당나귀 때문에 모두 산산 조각이 나고 말았습니다.」
하고 대답하므로 바라문의 제자는 대단히 기뻐하며 이 당나귀는 쓸모가 있으니 자기에게 팔라고 하였다. 기와장이는 그렇지 않아도 당나귀가 미쳐서 처분하려던 판에 당나귀를 사겠다고 하므로 거래는 간단히 성립되었다. 바라문의 제자는 그 당나귀를 타고 자못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다.
스승인 바라문은 이 모양을 보고 웬일인가 싶어,
「기와장이를 불러 오라고 했는데 당나귀를 타고 오다니 대체 어찌 된 까닭이냐?」
그러니까 제자는 득의만면한 얼굴로 이렇게 대답했다.
「이 당나귀는 기와장이보다도 훌륭합니다. 기와장이가 오랜 시일을 두고 고생하여 만든 기와를 순식간에 깨뜨려 버릴 수가 있으니까요. 네.」
미련한 것도 이 정도가 되면 도저히 고칠 수가 없는 것이다.
<百喩經 第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