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선생자경(佛說善生子經)

불설선생자경(佛說善生子經)

서진(西晉)사문지법도(支法度) 한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에 부처님께서는 나열기국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다. 그 때에 거사 선생(善生)이란 이가 있었는데, 병이 위독하여 아들을 불러 놓고 유언하였다.

“내가 죽거든 너는 반드시 6면(面)으로 예배하여라.”

그는 마침내 더 살지 못하고 다른 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아들은 정성을 다하여 장례를 치르고 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 목욕하고 새 옷을 갈아입고 물 위에 가서 6면으로 예배하면서 말하였다.

“제가 지금 동방의 모든 중생들에게 공손히 예를 드립니다. 그러니 당신네 동방의 중생들도 나에게 경례를 하십시오.”

또 남방·서방·북방·위·아래로 두루 하면서 똑같이 말하였다.

이 때에 마침 부처님께서 아침 일찍이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시려다가 거사 선생의 아들이 물 위에서 6면으로 예배하는 것을 보시고 물으셨다.

“거사의 아들아, 네가 무슨 말을 들었기에 이른 아침에 그와 같이 목욕하고 새 옷을 입고, 물 위에 서서 6면으로 예배하고 ‘공손히 경례한다’는 말을 하며 여러 방위에 절하고는 또 목욕을 하니, 그런 짓은 어떤 스승이 가르쳐 준 법이냐?”

선생의 아들은 대답하였다.

“저의 아버지가 임종 때 그렇게 하라는 유언을 하셨기에 그대로 했을 뿐이지 어느 스승에게 들은 것은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일러 주셨다.

“거사의 아들아, 네 아버지가 말한 6방(方)은 그러한 것이 아니니라. 아침부터 6면의 욕심에 앉아서 4면으로 때 끼인 나쁜 행위를 하면서도 뉘우치지 않는 이는 죽은 뒤에 정식(精識)이 악도인 지옥에 가서 나게 되느니라.

사람들이 네 가지 일로 인하여 괴로움을 받는 줄을 알아야 하나니, 무엇이 네 가지냐 하면, 첫째는 산 것을 죽이기 좋아하는 것이요, 둘째는 도둑질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며, 셋째는 음행을 좋아하는 것이요, 넷째는 거짓말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니라.”

그리고 그 뜻을 요약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산목숨 죽이기 도둑질하기
거짓 말로 사기 치고 남 속이는 것
남의 부녀 은근히 침범하는 것
훌륭한 사람에게 칭찬 못 받네.

“거사의 아들이여, 또 네 가지 일로 말미암아 악도에 가서 나게 되는 수도 있으니, 무엇이 네 가지냐 하면, 탐욕·성냄·어리석음·두려움 등이니라.”

이 말의 뜻을 또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탐욕·성냄·어리석음·두려움 있으면
바른 법 이어받지 못하느니라.


이러므로 명예가 떨어지는 것이
보름 지난 저 달이 이지러짐 같네.



탐욕·성냄·어리석음·두려움 없으면
바른 법 이어받기 마땅하도다.


그러므로 그 이름 널리 퍼짐이
초생달 차츰차츰 크는 것 같네.

“거사의 아들이여, 또 여섯 가지의 허물이 있으므로 재물이 소비되고 악도에 들어가게 되나니, 무엇이 여섯 가지냐 하면, 첫째는 술 마시고 놀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둘째는 아무 때나 남의 방에 들어가는 것이며, 셋째는 도박놀이 하는 것이요, 넷째는 광대·풍악 놀이를 좋아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나쁜 벗을 사귀는 것이며, 여섯째는 게으르고 멋대로 노는 것이니라.”

위에 말한 내용도 그 뜻을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술 먹고 남의 방에 들어가거나
도박과 광대놀이 좋아하면서
나쁜 벗 사귀고 게으른 이는
훌륭한 사람에게 칭찬 못 받네.

“술이란 여섯 가지의 허물이 있으니 마땅히 알라. 여섯 가지가 무엇이냐 하면, 재산이 줄어들며 질병이 생기고, 다투기 잘하며 화를 잘 내며, 명예가 떨어지고 지혜가 줄어드나니, 이러한 나쁜 것이 있으면 경영하던 사업도 폐지되고 얻을 재물도 얻지 못하며, 이미 모은 재물은 점점 줄어들어 가득 찼던 창고가 텅 비게 되느니라.

음행하는 것도 여섯 가지 허물이 있으니 마땅히 알아두어라. 그 여섯 가지 허물이란, 몸을 잘 보호하지 못하며 처자를 잘 거두지 못하고, 집안을 잘 보호하지 못하며 의심이 많아 나쁜 짓을 일으키며, 원수가 틈을 타게 되며 온갖 질병이 자주 생기게 되나니, 이와 같은 나쁜 허물이 있으면 하던 사업도 폐지되고 얻을 재물도 얻지 못하며, 모아 둔 재산은 줄어들어 창고가 비게 되느니라.

도박을 하는 것도 여섯 가지 허물이 있으니 마땅히 알아두어라. 무엇이 여섯이냐 하면, 이기면 원망을 듣고 지면 속이 쓰리고, 친구가 얼굴을 찡그리며 원수가 좋아하고 감옥에 갇힐 걱정이 있고 사람들이 의심하느니라. 이와 같은 나쁜 짓이 있으면 하던 사업도 폐지되고 얻을 재물도 얻지 못하며 모아놓은 재산은 줄어들어 창고가 비게 되느니라.

풍악과 오락을 좋아하는 이도 여섯 가지 허물이 있으니 마땅히 알거라. 무엇이 여섯 가지 허물이냐 하면, 마음이 항상 춤추는 데 팔리며 노래하는 데 있거나, 거문고나 비파 소리에 팔리며 좋은 음조(音調)를 구하거나 늘 놀이터를 구하게 되느니라. 이미 이와 같은 짓이 있으면 하던 사업도 폐지되고 얻을 만한 재물도 얻지 못하고 모아 놓은 재산은 줄어들어 창고가 비게 되느니라.

나쁜 벗과 사귀어도 여섯 가지 허물이 있으니 마땅히 알지니라. 무엇이 여섯 가지냐 하면, 술이나 먹고 주정하는 본을 배우는 것, 정신이 혼란한 것을 익히는 것, 멋대로 놀기를 좋아하는 것, 술집에 드나들기를 좋아하는 것, 나쁜 무리들과 사귀는 것, 나쁜 말을 익히는 것 등이니라. 이러한 나쁜 짓이 있으면 경영하던 사업도 폐지되고 얻을 재산도 얻지 못하며 모아 둔 재산도 줄어들어 창고가 비게 되느니라.

게으름을 부리는 것도 여섯 가지 허물이 있으니 마땅히 알아두어라. 무엇이 여섯 가지냐 하면, 배가 불러 일하지 아니하고 배가 고파 일하지 아니하며, 추워서 일하지 아니하고 더워서 일하지 아니하며, 이르다고 일하지 아니하고 저물어서 일하지 아니하는 것이니라. 이러한 나쁜 짓이 있으면 하던 사업도 폐지되고 얻을 재산도 얻지 못하며 모아 둔 재산까지 줄어들어 창고가 비게 되느니라.”

이렇게 말씀하시고 그 뜻을 게송으로 요약하시었다.

여색과 노래와 춤을 좋아해
낮에는 편히 쉬고 밤엔 그를 따라
나쁜 벗 게으름을 함께하면
이 사람 그로 인해 손해가 크네.



도박이나 술에 녹아 떨어지면
마음이 부녀에게 이끌리어서
어진 이 멀리하고 미련한 이 친해
그 손해 줄어듦이 그믐달 같네.



몸가짐 교만하고 잘난 체하면
사문의 도를 헐어 업신여기며
사견으로 간탐심을 행하면
이런 이는 거만하고 방탕하다 한다네.



술이란 돈과 재물 낭비만 하니
마시면 마실수록 목만 마르네.


온갖 병 생겨나며 빚쟁이 되고
위태롭게 되고 몸은 병들며

어쩌다 술로써 벗 사귀거나
때로는 술을 먹고 법을 범하니
만일에 좋은 이익 이루려면
이런 짓 모두 모두 참아야 되네.



낮에는 어쩌다가 계행 지켜도
밤에는 간사한 짓 해
언제나 술집 화로 못 떠나누나.


이런 이 진실로 친하지 말라.



추울 적 겨울부터 더울 때까지
풀잎이 자기 몸을 돌보지 않듯이
애써서 부지런히 일을 안 하면
너희들 이로움이 손실되리라.



만약에 덥고 추움 견뎌나가며
풀처럼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애써서 부지런히 일을 하면은
안락과 온갖 이익 함께 오리라.



못난 이 사귀어도 이로움 없고
잘난 이 친해서는 손해 안 본다.


착한 일 하는 이는 높아지나니
선(善)으로써 반드시 선함을 얻는다네.



크나큰 선은 곧 선한 과보 이루나니
지성심 선행으로 겸해 익혀라.


친척도 존경하여 숭배하나니
계행을 받아 지녀 악을 끊어라.



이것을 마땅히 닦고 익히어
닦아서 실행하고 또 실천해라.


집안과 친척에게 존경받음이
임금이 백성에게 군림함 같네.

“거사의 아들이여, 또 네 가지 벗은 사귀지 말지니, 네 가지 벗이란, 첫째는 남의 물건을 갖는 이요, 둘째는 아첨하는 말을 하는 이며, 셋째는 겉으로 사랑하는 척하는 것이요, 넷째는 삿된 가르침을 받드는 이이니라.”

이것도 그 뜻을 요약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남의 물건 가지는 벗과
고운 말 꾸며대어 비위 맞춤은
겉으로 아첨하고 사랑하는 체
삿된 교 이어받아 위태롭도다.



이런 이 벗의 자격 정말 없으니
영리한 사람들은 친하지 않네.


마땅히 알았거든 멀리 여의라.


험한 길 어서 빨리 벗어나듯이.

“또 남의 물건을 탐하는 벗은 네 가지 일로써 알 수 있느니라. 네 가지란, 딴 사람의 물건을 탐내는 것, 조금 주고 많이 바라는 것, 두려워서 친한 체하는 것, 이익을 위하여 친한 체하는 것 등이니라.”

이 뜻도 역시 게송으로 요약해서 말씀하시었다.

대저 남의 물건 취하려 하거나
조금 주고 많이 바라는 그 심사
두려워 사귀고 이익 보려고 사귐은
탐심 많은 사람들이 하는 짓이라.



이런 이는 벗의 자격 없도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이런 벗 친하지 않네.


알거든 마땅히 멀리 여의라.


험한 길 어서 빨리 벗어나듯이.

“또 아첨하는 말을 하는 벗도 네 가지의 일로써 알 수 있느니라. 네 가지라 함은, 남의 비밀을 누설하고, 제 비밀을 숨기며, 앞에서는 잘한다고 칭찬하고, 뒤에서는 험담하는 것이니라.”

이 뜻도 역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다른 사람 비밀은 누설하고
자기의 비밀은 숨기며
사람의 앞에서는 칭찬 잘하고
뒤에선 악을 꾀하누나.


이런 이는 벗의 자격 없도다.


영리한 사람들은 벗하지 않네.


알거든 마땅히 멀리 여의라.


험한 길 어서 빨리 벗어나듯이.

“겉으로 사랑하는 체하는 벗도 네 가지의 일로써 알 수 있느니라. 네 가지 일이라 함은, 남의 지나간 잘못을 들추어 말하고, 곰곰이 앞으로의 허물을 꾸미며, 친한 체해도 진실한 것이 아니며, 남에게 액운이 있기를 바라는 것이니라.”

이 뜻도 간략히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못할 일 짐짓 어겨 자꾸 말하며
이로움 조금도 없는 거짓말 꾸며
겉으론 친한 체 진실 아니며
남들이 구차하게 구하기 바라네.



이런 이 벗될 자격 없도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벗하지 않네.


알거든 마땅히 멀리 여의라.


험한 길 어서 속히 벗어나듯이.

“사교(邪敎)의 벗도 또한 네 가지 일로써 알 수 있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냐 하면, 산목숨 죽이는 일을 사람에게 권유하여 교화하려 하며, 도둑질하는 일, 음행하는 일, 남 속이는 일 등으로 남을 권유하여 교화하려 하는 것이니라.”

이 뜻도 요약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산목숨 죽이는 것, 도둑질하기
거짓말 남 속이려 잘도 하누나.


남의 집 부녀자를 침범하는 것
이런 짓 사람에게 권하는구나.



이런 이 벗될 자격 없도다.


지혜로운 이는 벗하지 않네.


알거든 마땅히 빨리 멀리 여의라.


험한 길 어서 속히 벗어나듯이.

“거사의 아들이여, 친구 중에서 현명하여 사람에게 의로움이 되는 벗에 네 가지가 있느니라. 그 네 가지 벗이라 함은, 첫째는 괴로우나 즐거우나 함께하는 이요, 둘째는 이로운 일로써 서로 포섭하는 이요, 셋째는 서로 책임지고 도와주는 이며, 넷째는 인자한 마음으로 서로 동정하는 벗이니라.”

그 내용을 요약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편안함과 위태로움 함께 나누며
훌륭한 이익으로 포섭하도다.


서로들 책임지며 도와주면서
가엾이 여기며 바른 길로 인도해 주네.



이런 이 진정으로 벗이 되도다.


똑똑한 사람들은 가까이하네.


마땅히 더불어 종사하여라.


반드시 이익되며 손해 보지 않으리.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하는 벗도 네 가지의 일로써 알 수 있느니라. 그 네 가지의 일이란 자기의 귀중한 물건을 거저 주며, 처자에게 이익될 물건도 나누어 주며, 집안에 이로운 물건을 거저 주며, 말은 충성스럽되 의리 상할 말은 하지 않는 것이니라.”

이 뜻도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자기의 이로움을 남에게 주며
재물이 있더라도 모두 내주고
집안에 이익됨도 거저 주면서
하는 말 충성되고 의리 안 상해.



이런 이 진정으로 벗이 될 만해
지혜로운 사람들은 가까이하네.


마땅히 그와 함께 종사하여라.


반드시 이롭고 손해 보지 않으리.

“또 이로운 일로써 포섭하는 벗을 네 가지의 일로 알 수 있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냐 하면, 남의 비밀을 누설하지 않고, 자기의 비밀은 숨기지 않으며, 얼굴을 대해서는 좋은 말을 하고, 안 보는 데 돌아가서도 비방하지 않는 것이니라.”

이 뜻도 간추려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남들의 비밀한 일 말하지 않고
자기의 비밀한 건 숨기지 않네.


대해서 볼 적에는 좋다고 하며
돌아서 안 볼 적도 비방하지 않네.



이런 이 진정으로 벗이 될 만해
지혜로운 사람들은 친하게 사귀지.


마땅히 그와 함께 따라 하여라.


반드시 이롭고 손해 없으리.

“책임지고 도와주는 벗도 네 가지의 일로써 알게 되느니라. 네 가지의 일이란, 재물로 도와주는 것, 힘으로 도와주는 것, 말로 충고하는 것, 착한 행동으로써 길러 주는 것 등이니라.”

이 뜻을 간추려 게송으로 또 말씀하시었다.

재물과 이익으로 도와주거나
힘으로 도와주어 편안케 하며
맘대로 놀아남을 충고하거나
착한 맘 그 의지를 길러 주는 이.



이런 이 진정으로 벗이 될 만해
똑똑한 사람들은 친근히 사귀지.


마땅히 그를 따라 함께하여라.


반드시 이익되고 손해 없으리.

“인자하여 가엾이 여기는 벗도 네 가지의 일로써 알 수 있느니라. 그 네 가지의 일이란, 가르치고 권유하여 성립되어 믿음을 이루게 하고, 계행을 이루게 하며, 들음을 이루게 하며, 보시하는 행을 이루게 하느니라.”

이 뜻도 간추려서 게송으로 말씀하시었다.

믿음·계행·들음·보시의 도(道)로
언제나 사람들을 교화하나니
이런 이가 벗다운 모습이리라.


지혜로운 저 사람은 친근히 사귀지
마땅히 그를 따라 함께하여라.


이익은 있을망정 손해 없으리.

“거사의 아들이여, 동쪽을 향하여 절하는 것은 자식이 부모를 대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자식은 마땅히 다섯 가지로 부모에게 공경하고 봉양하며 편안케 하느니라. 무엇이 다섯 가지냐 하면, 집안 살림살이를 잘 보살필 것을 생각하며, 부모를 대신하여 집의 온갖 책임을 질 것을 생각하고, 실행하며, 명령하여 경계함을 잘 이해하며, 잘 받들어 봉양하여 기쁘게 하는 것 등이니라.

부모도 또한 다섯 가지로 자식을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느니라. 그 다섯 가지라 함은, 집의 기업(基業)을 이룩하며, 이로운 일을 도모하며, 결혼을 시키며, 성현의 경전과 도학을 가르치며, 재산을 물려주는 것 등이니라.

이것이 동방의 두 가지로 나누어 할 일을 분별하는 것이며, 옛 성현의 법을 얻음이니라. 자식이 되어서는 반드시 효도하고 부모로서는 반드시 사랑하면 사대부의 덕망이 높아지고 좋은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라.

남쪽을 향하여 절하는 것은 제자가 스승을 대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제자가 마땅히 다섯 가지로 스승에게 공경하고 봉양하느니라. 무엇이 다섯 가지냐 하면, 반드시 듣는 데 자세히 하며, 배움을 좋아하며, 일에 있어서 민첩하며, 허물이 없게 하며, 스승을 공양하는 것 등이니라.

스승도 또한 다섯 가지로 제자들을 가르치느니라. 그 다섯 가지라 함은, 배울 것을 배우도록 해 주며, 기능을 다하여 가르쳐 주며, 배움에 민첩하게 하며, 좋은 도에 인도하며, 좋은 벗을 가리어 사귀게 하는 것 등이니라.

이것이 남방의 두 가지 하고자 하는 일이며, 옛 성인의 법을 얻음이니라.

제자가 되어서는 겸손해야 하며, 스승이 인자한 도로써 가르치면 사대부의 덕망이 높아지고, 좋은 법이 쇠퇴하지 않느니라.

서쪽을 향하는 것은 남편이 아내를 대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남편은 마땅히 다섯 가지로 아내를 공경하고 돌보며 편안하게 하느니라. 무엇이 다섯 가지냐 하면, 바른 마음으로 공경하며, 뜻에 원한이 없으며, 다른 뜻을 두지 않으며, 옷과 먹을 것을 대 주며, 가끔 패물과 보배 따위를 주는 것 등이니라.

아내는 마땅히 열네 가지로 남편을 섬기느니라. 그 열네 가지라 함은, 살림살이를 잘 보살피며, 모든 것을 이루도록 도와주며, 받고 주는 것을 자세히 하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밤늦게 자며, 온갖 일을 다 배우며, 대문 안에서 남편을 기다리며, 남편이 돌아오거든 인사하고 맘씨와 기분이 부드러우며, 말이 공손하며, 책상과 자리를 똑바로 놓고 음식을 깨끗이 하며, 남 주기를 생각하고 남편을 잘 봉양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서방의 두 가지 하고자 하는 것을 분별한 것이며, 옛 성인의 법에 부부가 마땅히 해야 할 것을 얻음이니라. 이렇게 하면 사대부는 덕망이 높아지고 좋은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라.

북쪽을 향하는 것은 친구끼리 서로 대함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친구가 마땅히 다섯 가지로 법에 공경하고 돌보며 편안하게 하느니라. 무엇이 다섯 가지냐 하면, 바른 마음으로 공경하며, 뜻에 원한이 없으며, 다른 뜻을 두지 않으며, 가끔 음식을 나누며,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것 등이니라. 상대편도 또한 다섯 가지로 그 친구를 받아들이느니라. 그 다섯 가지라 함은, 허물이 있으면 자기에게 돌리고, 놀기만 하거든 자주 꾸짖으며, 사사로운 일은 숨겨 버리며, 대우하기를 오래 할수록 더욱 좋게 하며 말은 공손히 하고, 의리 상할 말은 참는 것이니라.

이는 북방에 두 가지로 하는 바를 분별한 것이며, 옛 성현이 마련한 친구 사귀는 법을 얻음이니라. 이렇게 하면 사대부의 덕망이 높아지고 좋은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라.

아래로 향하는 것은 상전이 종이나 일꾼을 대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상전은 다섯 가지로 종이나 일꾼에 대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상전은 다섯 가지로 종이나 일꾼을 대하고 기르며 편안케 하느니라.

무엇이 다섯 가지냐 하면 힘에 알맞게 시키며, 때를 맞춰 옷과 먹을 것을 주고, 가끔 맛있는 것을 주며, 때로는 가르치고 경계하며, 병이 나면 보살펴 요양시키는 것 등이니라.

종이나 일꾼도 열 가지로 상전을 공양하느니라. 그 열 가지라 함은, 살림살이를 잘 돌보며, 온갖 일을 이루게 하며, 주고받는 것을 자세히 하며,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모든 것을 잘 배우고 부지런히 일하며, 집이 가난하더라도 게으르지 않고, 궁핍하더라도 떠나지 않으며, 집에서 나가면 상전의 덕과 지혜를 칭찬하는 것 등이니라.

이것이 하방(下方)의 두 가지로 하고자 하는 바를 분별한 것이며, 옛 성인의 법에 상전과 집사(執事)의 도를 얻음이니라.

이렇게 하면 사대부의 덕망이 높아지고 좋은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라.

위로 향하는 것은 재가(在家)하여 보시하는 이가 사문과 바라문을 대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재가한 이가 마땅히 다섯 가지로 사문이나 바라문을 공경하고 공양하느니라.

무엇이 다섯 가지냐 하면 문을 열고 기다리며, 맞이하여 문안하며, 그들을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며, 법을 듣고 잘 받아 수호하며, 음식을 대접할 적에 깨끗이 하는 것 등이니라.

사문 바라문도 또한 다섯 가지로 재가한 이에게 보답하느니라. 그 다섯 가지라 함은 가르치어 바른 믿음을 얻게 하며, 가르쳐서 계행을 이루도록 하며, 가르쳐서 많이 듣도록 하며, 가르쳐서 보시를 하게 하며, 가르쳐서 지혜를 이루게 하는 것 등이니라.

이것이 상방(上方)의 두 가지로 하고자 하는 것을 분별한 것이며, 옛 성인의 법에 재가한 이와 사문·바라문의 도를 얻음이니라. 이렇게 하면 사대부의 덕망이 높아지고 좋은 법이 쇠퇴하지 않으리라.”

위에 말한 뜻을 간추려 게송으로 다시 말씀하시었다.

동방은 말하자면 부모가 되고
스승의 가르침은 남방이라네.


서방은 남편 아내 부부가 되고
친구는 저절로 북방이 되네.



상전과 하인들은 하방이 되고
사문과 바라문은 상방이라네.


이와 같이 절하면
또한 재가 거사들이 할 일이로다.



사람이 많은 재산 갖고 있거든
남들을 도울 것을 생각하여서
사람과 재물, 이익 함께하여라.


보시한 사람들은 하늘에 나리.



이익을 얻거들랑 남과 같이해
있는 곳 간 데마다 편안하리라.


의리로 이 세상을 포섭하는 이
이것이 복과 낙의 근본 되도다.



은혜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어머니 자식들을 위하듯 하며
천하를 보호할 제 착하게 하면
그 복덕 자주자주 미치리라.



위에서 대중 모임 그 안에 있어
이익과 안락함을 능히 주리라.


사람의 바른 믿음 계행 이뤄 줘
그에게 높은 이름 얻게 하노라.



뜻으로 어느 때나 게으름 없이
아끼고 탐내는 짓 내어 버리고
사람을 포섭하기 친구같이 해
음식도 서로 가끔 나누어 주라.



갔다가 도로 오며 또 가는 것이
이렇게 그 이름이 변함 없구나.


조용히 닦고 닦아 몸조심하면
이것이 재가한 이 모범 되도다.



보배와 많은 재물 쌓아 뒀어도
어질고 의로운 맘 늘 일으키어
먼저는 배우는 게 가장 훌륭해
다음엔 먹고 살 일 다스리어라.


만일에 구하여서 재물 얻으면
마땅히 나누어서 내 몫 만들어
한 몫은 옷과 밥에 이바지하고
두 몫은 이익 얻을 밑천 삼으라.



한 몫은 간직하여 저축했다가
재난이 있을 때에 구제하여라.


농업과 상업이나 소먹이는 것
양치는 직업까지 넷이 되도다.



다섯째 집을 꾸며 다스리면서
여섯째 시집 장가 치를 만하네.


이렇게 돈과 재물 많이 쌓아서
나날이 불어나서 더욱더 해라.



재산이 낮과 밤에 모이는 것이
흐르는 온갖 물이 바다에 가듯
산업을 다스리며 불어 나감이
벌들이 부지런히 꿀 만듦 같네.



재물이 있더라도 부자는 주지 말고
변방(邊方)도 또한 다시 주지 말아라.


아끼고 간탐하는 나쁜 사람은
여유가 있는데 벗도 안 준다.



온갖 일 쓸 만한 건 모두 배우고
못 쓸 건 제멋대로 방해하지 말라.


제할 일 하는 사람 내가 보나니
밝고도 환한 것이 불빛 같도다.


그 친족 가운데에 쓰는 사람은
겸하여 두 가지의 좋음 되나니
친족들 한 자리에 모여 앉음이
제석왕 처소 하늘 궁전 같네.

이 때에 선생(善生)의 아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일어나서 세 번 돌고는 기뻐하여 부처님께 귀의하며 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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