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복음경(佛說伏淫經)
서진(西晋) 사문법거(法炬)한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께서는 사위성(舍衛城)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 때에 아나빈기(阿那邠祁)가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서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세상에는 알아야 할 복음(伏)이 몇 가지 있습니까?” “거사여, 세상에는 열 가지 복음이 있다. 그 열 가지란 무엇인가?
거사여, 어떤 복음은 법답지 않게 음행을 구하며 그것을 범하고 법답지 않게 음행을 구하여 그것을 범하고는 [방편이 없기 때문에 괴로움이 된다], 자기도 편하지 않고, 또 부모·처자·손님·노비·사문·바라문들도 편하게 하지 못하여 유익한 일이 없으면서도,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천상에 나게 된다. 거사여, 이것이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지 않게 음행을 구하여 그것을 범하고 법답지 않게 음행을 구하여 그것을 범하고는 스스로 편해지고 부모·처자·손님·노비들도 편해진다. 그러나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보시하지 않으면서도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좋은 곳에 난다. 거사여, 이것이 또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지 않게 그것을 구하여 범하고, 법답지 않게 그것을 구하여 범한 뒤에는 스스로도 편하고 부모·처자·손님·노비들도 편하게 하며 사문이나 바라문에게도 보시한다. 그래서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거사여, 이것이 또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게 재물을 구하고는 자기 몸도 안락하게 하지 않고 부모나 처자나 노비도 위하지 않으며 또 사문이나 바라문에게 보시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거사여, 이것이 또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게 재물을 구하고는 제 몸도 안락하고 부모·처자·노비도 안락하게 하면서도 사문이나 바라문에게는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거사여, 이것이 또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게 재물을 구한다. 그는 법답게 재물을 구하고는 제 몸을 안락하게 하고 또 부모·처자·노비들도 안락하게 하며, 사문이나 바라문에게도 보시한다. 그래서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거사여, 이것이 또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게 재물을 구하나 그것을 범하지 않고, 범답게 재물을 구하되 범하지 않아서 제 몸도 안락하지 않고 또 부모·처자·노비도 위하지 않으며 또 사문이나 바라문에게도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거사여, 이것이 또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게 재물을 구하나 그것을 범하지 않고, 법답게 재물을 구하되 범하지 않아서 스스로도 안락하고 부모·처자·노비를 안락하게 하면서 사문이나 바라문에게는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거사여, 이것이 또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게 재물을 구하나 그것을 범하지 않고 법답게 재물을 구하되 범하지 않고는 스스로도 안락하고 부모·처자·노비를 안락하게 하고 또 사문이나 바라문에게도 보시한다. 그래서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그러나 그는 재물을 얻으면 거기에 물들어 집착하고 아주 물들어 집착하면서 재앙을 보지 못하고 또 그것을 버릴 줄 모르고 탐하여 먹는다. 거사여, 이것이 또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게 재물을 구하나 그것을 범하지 않고 법답게 재물을 구하되 범하지 않고는 스스로도 안락하고 부모·처자·노비를 안락하게 하며 또 사문과 바라문에게도 보시한다. 그리하면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그는 재물을 얻고도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고 그것의 재앙을 알아 그것을 버리면서 먹는다. 거사여, 이것이 또 한 가지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하여 그것을 범하고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하여 범하고는 스스로도 편안하지 못하고 부모·처자·노비도 편안하게 하지 못하며, 또 사문이나 바라문에게도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거사여, 이런 복음이 있으나, 나는 그 더러움을 말하는 것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하여 그것을 범하고 법답지 않게 재물을 구하여 그것을 범한 뒤에는 스스로도 편안하고 부모·처자·노비도 편안하게 하나 사문이나 바라문에게는 보시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거사여, 이런 복음은 조금 훌륭한 복음이다.
거사여, 또 어떤 복음은 법답게 재물을 구하나 그것을 범하지 않고 법답게 재물을 구하여 범하지 않고는 스스로도 편안하고 부모·처자·노비들도 안락하게 하고 사문과 바라문에게도 보시한다. 그래서 선을 행하고 선을 얻어 그 몸은 좋은 곳에 난다. 그는 재물을 얻고도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고 가지거나 좋아하지도 않으며 그것이 재앙인 줄을 알아 버리면서 먹는다. 거사여, 이런 식음(食)이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며 가장 으뜸가고 가장 좋으며 위없이 훌륭한 것이다.
거사여, 그것은 마치 우유가 있으면 그 우유로 인해 타락[酪]이 있고 타락으로 인해 제호(醍醐)가 있으며 제호로 인해 소(酥)가 있고 소로 인해 낙소(酪酥)가 있어서, 그 낙소가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며 위없는 것처럼, 거사여, 그 여러 가지 복음 중에서 이런 복음이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며 지극히 묘하고 가장 으뜸가며 위없는 것이다.”
이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법답지 않게 재물 구하여
법답고 법답게 보시하는 것과
베풀지도 않고 먹지도 않으며
보시하여 복을 짓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는 인색하고 더러운 것
나쁜 행을 하는 이 이 음()을 먹는다.
법답게 돈이나 재물 구하여
그것을 보시해 복을 구하는 것과
남에게도 베풀고 자기도 먹으며
또 그것으로 복덕을 짓는 것.
이 둘은 인색하지 않고 더럽지 않아
그것은 모두 이 복음에 있어
어떤 이는 능히 지혜로이 행하나니
복음을 따라 행한다.
재앙을 알고 만족할 줄을 알고
만족할 줄을 알아 알맞게 먹으니
어떤 이는 능히 지혜로이 행하나니
이것이 가장 묘한 복음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거사 아난빈기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즐거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