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복력태자인연경(佛說福力太子因緣經) 제3권

불설복력태자인연경(佛說福力太子因緣經) 제3권

“이 때, 제석천의 군주[帝釋天主]는 이 복력이 현생(現生)의 과보(果報)로서 희유한 상서로운 조짐[瑞相]임을 보았으며, 또한 사람과 하늘[人天]이 모두 다 서로 기뻐함을 알고 마음으로 이를 자못 기이하게 여기어, 이에 복력 태자에게 말하였다.

‘태자여, 그대가 이제 수승한 행을 이와 같이 부지런히 닦는데 무엇을 구하는 바가 있소?’

태자가 아뢰었다.

‘하늘의 군주시여, 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를 증득하여 일체 유정을 건져서 생사의 바다를 벗어나 모두 구경열반(究竟涅槃)에 편안히 머물게 하기를 구하나이다.’

그 때에 제석천의 군주는 태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부지런히 구하고, 깊은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마치 수미산과 같음을 알고 그 뜻을 칭찬할 만하므로 이에 찬탄하는 말을 하였다.

‘착하고 착하도다. 대사(大士)여, 그대가 넓고 큰 최상의 원력을 가졌으니 마땅히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 틀림없다.’

이와 같이 말하고서 몸을 감추고 나타나지 아니하였다.

또 다음으로, 뒤에 저 나라의 왕이 늙은 나이로 마쳤지만 그 왕이 미처 태자를 관정(灌頂)하여 세우지 못하였다. 이에 왕족·신하·보좌진과 인민이 함께 모여 의논해 말하였다.

‘우리들이 이제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관정의 자리[灌頂位]를 잇게 하여야 마땅할까요?’

그 때에 한 사람이 말하였다.

‘만약 복력과 큰 명칭이 있는 이라면 자리를 잇게 해도 마땅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말하자 대중의 뜻이 모두 한가지여서 곧 사신을 보내어 두루 다니면서 찾았다.

이 때 복력 태자가 왕위를 이어야 마땅하였다. 선근(善根)1)을 개발하고 모든 시종들과 더불어 동산 숲[園林]에 나가서 놀았는데 태자가 갈 때에는 길이 평탄해지고, 닿는 곳마다 가시덤불·모래와 조약돌이 없었으며, 그 중로(中路)에 길상의 모양이 나타났고, 가는 비[細雨]가 공중에 흩어져서 그의 이마에 돌아가며 흩어졌으며, 기이한 색깔의 나는 새[飛鳥]가 순차로 빙빙 돌았고, 사내아이와 계집아이[童男童女]가 수승하고 묘한 소리[勝妙聲]를 내며 좋아서 뛰면서 모두 기뻐하였으며, 일체 사람들 무리가 기뻐서 몸과 털이 섰고, 모두 경쾌하고 편안한 마음상태[輕安]를 얻었다. 또 공중에서는 뜻을 기쁘게 하는 말[悅意之言]이 들렸다. 태자가 이 사상(事相)2)을 보고 곧 생각을 일으켰다.

‘이 모양이 나타났으니 내가 관정의 위를 잇기로 결정해야 마땅하겠구나.’

이 생각을 하고나서 동산에 나아가서 온갖 복락을 받았다. 그 동산 안에 무우수(無憂樹) 한 그루가 있었는데 꽃이 피어 무성하였다. 태자가 거기서 편안히 잠을 잤고, 함께 갔던 여러 사람들은 꽃과 과일을 즐기느라고 각각 동산 안에서 곳에 따라 놀며 구경하였다.

또 다시, 태자의 복의 위력 때문에 저 용왕이 갑자기 땅에서 잎이 천 개 달린 미묘한 연꽃을 솟아나게 했는데 그 양이 넓고 컸으며 색깔과 향[色香]을 구족한 최상의 것으로 사랑할 만 하였다. 그리고 저 용왕이 또 신력으로 태자를 제쳐 연꽃 위에 있게 하였다.

이 때 태자는 도무지 움직임이나 깨달음이 없었다. 이로부터 점점 식사 때를 지나고 해가 한 낮이 되자 다른 여러 나무들은 그림자가 모두 다 이동하는데 오직 무우수 그림자만 태자의 몸을 덮고서 예전처럼 움직이지 아니하였다.

또한 저 동산 안의 다른 여러 꽃나무도 모두 다 큰 무우수 쪽으로 기울어 향하였으며, 길상의 수승한 모양[吉祥勝相]이 뜻을 기쁘게 하니 볼만하였다.

그 때에 복력 태자가 꿈을 꾸었는데 자기 몸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 위에 있는 것을 보았고 또 자기 몸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에 물든 것을 보았으며, 다시 자기가 혀로 허공을 핥는 것을 보았고, 또 자기 몸이 연꽃 속에 서있는 것을 보았으며, 다시 자기 몸 위에 산봉우리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고, 또 여러 사람들이 자기에게 이마를 대고 예를 올리는 것을 보았다. 태자는 깨어난 뒤에, 위에서 꿈 꾼 내용대로 따라 응해 점을 쳐 살펴보았다.

‘내가 꿈에서 보았던 것처럼 자기 몸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 위에 있는 것은, 내가 반드시 관정왕위에 머물며 큰 재부를 마음대로 하게 되니, 이것은 예고해주는 조짐[前相]이 된다. 내가 보았던 것처럼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에 몸이 물든 것은 내가 응당 큰 사자좌에 처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았던 것처럼 위에 산봉우리가 일어나는 것은, 내가 응당 일체의 곳에서 항상 가장 위[最上]에 처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았던 것처럼 모든 사람이 이마를 대고 예를 올린 것은 내가 응당 저 대중의 존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들에 그 모양[相]을 살펴 점을 쳤으니, 내가 이제 관정 왕이 되기로 결정해야겠다.’

이 때 저 나라 신하와 보좌진이 먼저 보냈던 사신이 두루 다니면서 찾다가 저 동산에 이르러 태자가 길상의 수승한 모양을 차례대로 이어받은 것을 보고 마음으로 놀라고 ‘이는 큰 복력이며 큰 명칭이 있다’며 기이하게 여기고는 곧바로 빨리 돌아와 위의 일을 갖추어 진술하였다.

그 때에 여러 신하와 보좌진은 그가 말하는 것을 듣고서 모두 기뻐하였고 곧 법의(法儀)에 따라 필요한 것들을 모두 갖추어 동산으로 나아가서 그 관정을 주려고 하였는데, 이르러서는 온갖 길상의 수승한 모양을 보았다.

그 때에 복력 태자는 곧 미묘한 큰 연꽃 위에서 가부(加趺)를 맺고 앉아 있었다. 복력이 개발된 까닭에 4대천왕(大天王)이 하늘의 장엄한 큰 사자좌[天莊嚴大師子座]를 받들어 올렸고, 제석천의 군주는 하늘의 묘한 일산과 여러 보배와 먼지 털이를 받들어 올렸으며, 도리(忉利)의 여러 하늘들[忉利諸天]은 갖가지 보배로 장엄하게 장식한 야외용 휘장[露幔]을 받들어 올리고 여러 보배 꽃[衆寶華]을 흩뿌려서 구름같이 내려주었고, 4대왕천의 여러 천자들의 무리는 갖가지 보배를 비로 내려주고 하늘의 미묘하고 사랑스러운 음악을 연주하며 미묘한 옷을 흩뿌렸다.

나라 안에 있는 동산 숲[園林]이 두루 청정하여 일체 가시덤불·모래와 조약돌이 없었으며, 깃발[幢幡]을 세우고, 구슬과 비단[珠繒]이 서로 얽혔으며, 묘한 향병(香甁)을 설해놓았고 온갖 기이한 꽃을 흩뿌려놓으니, 하늘의 궁[天宮]과 똑 같았다.

제석천의 군주는 비수갈마(毘首羯磨) 천자에게 명령하여, 동산과 숲에 널리 모두 4보(寶)로 이루어진 넓고 큰 누각을 조화로 나오게 해 태자가 뜻대로 받아 쓸 수 있게 대비하였다.

그 때에 저 신하와 보좌진이 다시 이와 같이 희유하고 수승한 모양을 보고 한결 더 다시 기이하게 여기며 모두 각각 엄숙하고 공순하게 명령을 받들었다. 태자는 사자좌에 처하여, 이마를 대고 예를 올려 높이 받들어 모시니 법의 의식대로 관정을 주었다. 태자가 관정을 받은 뒤에 몸에서 광명이 나와 두루 비추니 1유순(由旬) 가량 햇빛을 가려서 나타나지 못하게 하였다.

이 때 대중 가운데 어떤 종류의 사람은 이 광명을 보고나서 모두 다 칭찬하기를 ‘이는 승광왕(勝光王)이다’라고 하였으며 어떤 종류의 사람은 ‘이는 복력왕이다’고 하였다.

이 때 복력왕이 장차 왕성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제석천의 군주 등이 그 왕 앞에서 법의(法儀)에 따라 공양을 드리고 나서 몸을 숨겨 하늘의 궁[天宮]으로 돌아갔다.

그 때에 복력왕이 이미 성에 들어간 뒤에 국정(國政)을 잘 펼치니, 인민이 불길처럼 성하게 일어나고 안은(安隱)·풍락(豐樂)하였으며, 온갖 싸움과 다툼[鬪爭]이 멈추었고 다른 적(敵)을 물리쳐 없앴으며, 도적·굶주림과 질병이 모두 없어졌고 마치 외아들처럼 인민을 애호(愛護)하였으며, 꽃과 과일나무 숲이 모두 다 무성하였고 시절이 어그러지지 아니하여 농작물이 풍부하였으며, 비가 때에 맞게 내려서 대지가 물기를 받아 촉촉해졌다.

또 다음으로 그 뒤에 왕의 네 형이 이 기이한 일에 대해 듣고 모두 놀라고 괴이하게 여기어 함께 모여 의논하였다.

‘복력 태자의 수승함이 우리들보다 더 하여, 복과 지혜 두 가지를 갖추었고 복력 때문에 큰 나라 왕, 가장 높은 큰 부자가 되었다. 우리의 마음을 헤아릴 것이니 우리들이 이제 함께 거기에 가는 것이 마땅하겠다.’

이에 네 형은 같이 복력왕의 처소에 나아갔고, 그곳에 이른 즉시 함께 그를 축하해 말하였다.

‘그대가 가장 수승하게 수명을 증장(增長)하기를 원하오.’

또한 다시 찬탄하여 말했다.

‘착하도다. 대왕이시여, 그대가 옛적에 약속을 정해 만나자고 하더니 이제 복과 지혜를 굳게 세울 수 있게 되었구려. 만약 이렇게 수승함이 우리들보다 더하여 다른 나라에서 왕의 큰 자리[王大位]를 이었다면 이는 모두 그대의 수승한 복력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것이오. 우리들과 친한 벗들이 모두 다 우러러 봅니다.’

이 때 복력왕은 사자좌(師子座)에서 기꺼이 내려와서 공경히 문안하고, 응하는 대로 높고 넓은 자리를 놓아 저 여러 형들에게 차례로 앉으라고 하자 여러 형들은 곧 왕에게 본래 자리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대중이 자리를 정하고 나서 온갖 공양을 올리고, 먼저 의논한 바대로 서로 논의한 뒤에 모두 분명한 기쁜 마음[決定歡喜之心]을 내었다.

그 때에 왕이 존중하는 뜻을 일으켜 각각 받들어 모셨으며, 이와 같이 모여 2·3일이 지나고, 왕은 여러 형과 저 사람들 무리를 개발하여 복과 복 아닌 일[福非福事]을 알게 하기 위하여 게송을 설하였다.

복 없는 이는 지옥에 떨어져
큰 고통을 받는데 쉴 틈이 없고
혹 아귀에 떨어지거나 축생에 떨어져
굶주리고 목마른 괴로움을 받고 무거운 것을 짊어지네.



복 없는 이는 그 몸을 무너뜨리며
복 없는 이는 종이 되어 피곤이 지극하고
복 없는 이는 귀머거리와 벙어리 가운데 떨어지며
복 없는 이는 어리석어 삿된 지혜가 많다네.



복 없는 이는 도깨비[魑魅]가 붙고
복 없는 이는 형용이 추하며
복이 없으면 하족(下族)에 태어나는 일이 많고
복이 없으면 마음이 어지러워[心亂] 남들이 미워한다네.



복 없는 이는 미혹이 많으며
복이 없으면 남들의 업신여김과 비방[輕謗]을 당하고
복 없는 이가 하는 일은 모두
비록 부지런히 힘써도 성취하지 못하네.



복 없는 이는 몸이 거칠고 껄끄러우며
모두 위광(威光)이 없어서 뜻에 맞지 않고
복 없는 사람이 사는 곳은
푸르고 윤택했던 풀과 나무가 마르고 병이 드네.



복 없는 사람의 처소는 수순(隨順)하지 못하니
바깥 경계에서 닿는 해[外境觸害] 또한 그래서
온갖 악한 귀신과 나찰사(羅刹娑)가
항상 복 없는 이를 침노하여 번거롭게 한다네.



복 없는 이는 약을 써서 병을 치료해도
도리어 그른 약[非藥]이 되어 병이 더욱 심해지며
복이 없으므로 말미암아 빈궁을 받고
다시 다른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바가 된다네.



복 없는 사람이 자식을 낳으면
그 성질이 추악하여 대중이 미워하고 싫어하며
복 없는 이는 비록 권속이 많을지라도
항상 흩어져 고통스럽게 살아간다네.



복 없는 이는 눈이 무너지고
다시 서로 이어 온갖 괴로움이 생겨나네.


병이 많은 것은 다 복인[福因]이 없으므로 말미암아서
작게 병이 생겨도 낫기 어렵네.



복 없는 사람은 성질이 악하고 모진 경우[兇惡]가 많고
복이 없으면 항상 거칠고 악한[麤惡] 소리를 내며
손과 손가락이 오그라져 신체가 완전하지 못하고
남에게 말을 해도 많은 이들이 믿지 않는다네.



복 없는 사람이 가진 온갖 것들은
왕이나 관리, 물이나 불, 도적이 다 없애고
복이 없으면 오직 사랑스럽지 못한 말[非愛語]을 들으며
닿는 곳마다 항상 놀라고 두려워하는 일[驚怖]이 생겨난다네.



복이 없으면 비록 평탄한 땅에 있어도
곳마다 따라다니며 도리어 가시덤불이 나고
설사 농사를 짓고 장사를 하며
비록 일을 많이 해도 의리(義利)가 없다네.



복 없는 이는 어느 때든지
가지고 있는 재물과 보배가 모두 흩어지고 무너지며
세간에 조금도 돌보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서
실로 사랑할 만하지 못하고 좋은 이익이 없다네.


복 없는 이는 모두 이러한 모양이니
지혜 있는 이는 당연히 모두가 부서지고 무너지는 것을 알고
복 있는 이는 하는 일을 잘 호지(護持)하여
어느 때이고 흩어지고 잃어버리는 일[散失]이 없다네.



복 있는 이가 하는 일은 게으르지 않고
항상 견고하고 용맹스런 마음을 일으키므로
일산이 덮은 그늘이 넓어 끝이 없듯이
다시 온갖 악한 비[諸惡雨]를 제어하고 없앤다네.



송아지가 어미를 따라다니며 항상 젖을 빨듯이
복 있는 이는 뜻대로 선을 한가지로 하려하고
또 겁수(劫樹)3)가 뜻을 기쁘게 해 보이듯이
항상 하고자 하는 일체의 과를 얻네.



복 있는 이는 능히 인욕의 힘[忍辱力]을 갖추며
뜻을 기쁘게 하는 큰 길상[大吉祥]을 얻고
믿는 행이 깊고 굳어 의지해 따를 만하며
나는 것마다 모두 미묘한 색상(色相)을 갖추네.



복 있는 이는 널리 큰 명칭을 펼치고
많이 들음[多聞]과 지혜를 갖출 수 있으니
보는 이들이 모두 애락(愛樂)의 마음을 내며
또한 듣고 지닐 생각[聞持念]을 얻어 가질 수 있네.



복 있는 이는 임종할 때에 병이 없고
임종 때 또한 기쁨이 생겨나며
극악한 경상(境相)4)이 앞에 나타나지 않으며
놀라움·두려움과 고뇌를 멀리 여의네.



복 있는 이는 임종 때에 천상의 음악[天樂]을 받고
하늘의 궁전과 누각이 그 앞에 나타나며
도리천 여러 하늘과 야마천(夜摩天)
이런 저런 하늘 사람들[天人]이 와서 인접(引接)한다네.



도솔천궁의 여러 천자들과
화락천(化樂天)의 무리도 또한 그러하며
타화(他化)·자재(自在)·욕계천(欲界天)도
모두 와서 복 있는 이를 호위한다네.



복 있는 이는 마치 큰 범왕[大梵王]과 같아서
구지(俱胝)5)의 하늘 무리가 모두 높여 받드니
그 1천 범계(梵界)6) 가운데서
광대하고 높고 수승하며 자재(自在)하다네.



복 있는 이는 하는 일이 모두 다 이루어지며
또 항상 쾌락한 자리에 처하고
일체가 모두 애락(愛樂)한 마음을 내며
바깥 경계에 이르기까지 닿는 해[觸害]가 없다네.

이 때 여러 형들과 그 사람들의 무리가 게송을 듣고 나서 복력왕에게 마음이 모두 믿고 복종되어 매우 크게 기뻐하였으며 현재와 타생(他生)이 환히 밝게 열려 한결 같이 모두 복력이 가장 수승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에 복력왕은 여러 사람 무리들을 위해 널리 복의 일[福事]을 말하여 마음을 개발(開發)하고 나서 허공을 관찰하면서 이렇게 생각을 하였다.

‘좋다, 내 이제 왕성의 안과 밖에 모두 두루 갖가지 진귀한 보배의 의복을 비로 내려줄 수 있겠구나.’

이 마음을 발할 때에 갑자기 갖가지의 매우 묘한 의복과 뜻을 기쁘게 하는 꽃·온갖 묘하고 진귀한 보배가 하늘에서 내려와 모두 다 왕성 안과 밖에 가득 찼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사람과 하늘이 서로 기뻐하였고, 모두 놀라고 신기하게 여겼으며, 모두 넓고 큰 청정한 믿는 마음을 일으켜서 함께 이 말을 하였다.

‘좋습니다, 천자이시여, 이 복력이 있으며 큰 위덕을 갖추셨습니다.’

또 다음으로, 그 뒤에 모든 작은 나라 왕이 이 일을 듣고서 모두 생각하였다.

‘저 왕이 큰 복력이 있고 큰 명칭을 갖추었으니 내가 마땅히 저기에 가서 높이 받들어야 마땅하리라.’

이로 말미암아 모든 왕이 함께 한 곳에 모여 각각 4병(兵), 이른바 코끼리 부대·기마부대·전차부대와 보병을 거느린 무리가 동시에 복력왕의 처소에 나아가 수레에서 내려 앞으로 나아가 엄숙하고 공손하게 예배하고 합장하고 아뢰었다.

‘천자께서는 큰 복이시고 큰 명칭을 갖추시어, 큰 나라 왕이 되셨고 위덕이 특히 높으신 분이십니다. 저희들이 이제 일부러 와서 친히 받드나이다.’

그 때에 복력왕이 곧바로 그들을 다시 두루 위안(慰安)하였다. 차례대로 앉고 난 뒤에 그 관속을 아울러 각각 값을 매길 수 없이 으뜸가는 묘하고 진귀한 보배를 주었으며 또 10선(善)7) 법문으로 널리 섭수하고 교화하였다.

이 때 여러 왕들은 두루 수승한 이익[勝利]을 얻고 각각 본국(本國)으로 돌아갔다.

또 다음으로, 그 뒤에 아버지인 안력왕은 여기저기서 이와 같은 기이한 일을 들어서 알고서 먼저 사신을 보내어 저 나라에 가도록 한 뒤에 자기는 재빨리 모든 관속과 더불어 온종일 그리고 밤을 새워가며 길을 재촉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부왕이 이른 뒤에 아들을 사랑하는 까닭에 곧바로, 멀리서 아들이 보이자 두 눈에 눈물을 흘리며 슬프고 기쁨이 뒤섞였고, 목소리는 슬프고 마음은 간절하여 재빨리 수레에서 내려 앞으로 가서 그 손을 잡고 오랫동안 보고만 있다가 부왕이 마침내 말하였다.

‘내가 그대의 아버지인데, 그대는 반드시 깊이 알 것이오. 내가 이제 나이 들어 늙고 쇠약해졌는데 이처럼 국정이 몹시 어려우니 내가 감당치 못하겠소. 이제 그대에게 맡기겠으니 그대는 짐을 져야 마땅하리다.’

말을 하고 나서 즉시 자기의 보배 관[寶冠]을 벗어서 아들의 이마에 놓았고 아들은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겸하여 그 나라를 다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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