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범지계수정경(佛說梵志計水淨經)

불설범지계수정경(佛說梵志計水淨經)

역자 미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울비라(鬱羅:마갈국 부근에 있음)의 강가 언덕 위 나무 밑에 혼자 계시면서 처음으로 등각(等覺)을 이루셨다.

그 때 물로 깨끗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計水淨] 바라문이 오후에 천천히 걸어 세존께로 왔다.

세존께서는 물로 깨끗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라문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시고 곧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스물한 가지 마음의 결착(結着)이 있으면 반드시 나쁜 세계에 떨어져 지옥[泥犁]에 날 것이다. 그 스물한 가지란 삿된 소견의 마음의 결착ㆍ법답지 않은 욕심ㆍ세상을 속임ㆍ삿된 법ㆍ탐욕ㆍ성냄ㆍ게으름ㆍ잠ㆍ들뜸ㆍ부끄러움 없음ㆍ의심ㆍ분노ㆍ원한ㆍ아낌ㆍ미워함ㆍ버리지 않음ㆍ아첨 많음ㆍ뻔뻔스러움ㆍ질투ㆍ강한 질투ㆍ방일 등의 결착이니, 만일 이런 스물한 가지 마음의 결착이 있으면 나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다음과 같다. 더러워진 어린애 옷을 그 주인이 염사[染師]나 염사의 제자에게 주면 그들은 그 옷을 가져다 소금 흙이나 쇠똥이나 혹은 흙을 푼 물에 담갔다가 씻어 아주 깨끗이 하려 한다. 그러나 그 염사나 혹은 염사의 제자가 더러워진 어린애 옷을 가져다 소금 흙이나 재나 쇠똥이나 흙으로 깨끗이 씻어 아주 깨끗하게 하려고 하지만 그 어린애 옷에는 여전히 검은 때가 남는다. 이와 같이 만일 스물한 가지 마음의 결착이 있으면 나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날 것이다.

그 스물한 가지란, 삿된 소견의 마음의 결착과 나아가 방일의 마음의 결착이니라. 만일 이런 스물한 가지 마음의 결착이 있으면 나쁜 세계에 떨어져 지옥에 날 것이요, 만일 이런 스물한 가지 마음의 결착이 없으면 좋은 곳인 천상에 날 것이다. 그 스물한 가지란 삿된 소견의 마음의 결착과 나아가 방일의 마음의 결착이니, 만일 이런 스물한 가지 마음의 결착이 없으면 좋은 곳인 천상에 날 것이다.

그것은 마치 다음과 같다. 바라내(波羅)로 옷을 만들어 그 주인이 그것을 염사나 염사의 제자에게 주면 염사나 그 염사의 제자는 소금 흙이나 재나 소똥을 푼 물에 담갔다가 씻고 씻어 아주 깨끗이 하려 한다. 바라내로 옷을 만들어 염사나 염사의 제자를 시켜 소금 흙이나 재나 쇠똥을 푼 물에 담갔다가 씻고 씻어 아주 깨끗이 하게 하면 바라내로 만든 옷은 아주 깨끗하고 하얗게 된다. 이와 같이 만일 스물한 가지 마음의 결착이 없으면 곧 좋은 곳인 천상에 날 것이다. 스물한 가지란 삿된 소견의 마음의 결착과 나아가 방일의 마음의 결착이니, (그것이 없으면) 곧 좋은 곳인 천상에 날 것이다.

그러므로 삿된 소견의 마음의 결착을 보고는 버리고, 나아가 방일의 마음의 결착을 보고는 버려야 한다. 그 때 그는 자비와 함께하는 마음으로 1방을 가득 채우고 선정에 머무르며, 이와 같이 2ㆍ3ㆍ4방과 상ㆍ하의 모든 곳에 머무른다.

자비와 함께하는 마음으로 둘도 없고 성내지도 않으며 아주 넓고 아주 크고 한량없이 분별하면서 모든 곳을 가득 채우고 선정에 머무른다.

이와 같이 가엾이 여기는 마음[悲心]과 기뻐하는 마음[喜心]과 보호하는 마음[護心]으로 모든 곳을 가득 채우고 선정에 머무른다. 바라문아, 이것이 이른바 안팎을 씻어 깨끗이 하는 것이요, 바깥만의 깨끗함이 아니니라.” “사문 구담께서도 목욕하러 물에 가시지 않습니까?” “너 바라문아, 구담이 물에 목욕하는 것은 일체 세상의 계율을 위해서요, 복을 위해서며, 그들을 제도하기 위해서니라.” “구담이시여, 모든 세상 사람들이 물에 목욕하는 것은 일체의 악을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물에서 깨끗이 씻는 것을 어리석은 범부들은 항상 즐겨 하지만 그것으로는 검고 검은 행을 제거할 수는 없다. 물로써 깨끗이 한다 하지만 물에 있는 다고 무엇이 보이겠는가? 사람들이 지은 온갖 악행을 저 물이 어떻게 깨끗이 할 수 있겠는가? 견고한 깨끗함이란 계율의 행을 지켜야 하고 청정한 행을 행해야 한다. 그리하여야 항상 계율에 맞는다. 만일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거짓말하지 않으면 평등한 제도를 받을 것이다. 범지야, 항상 여기에 머물러 일체의 선을 지으면 안온을 얻게 될 것이다.

너 바라문아, 무엇하러 구태여 집에 돌아가며 무엇하러 물과 집을 필요로 하는가? 너 바라문아, 깨끗하고 선한 법을 구할 일이지, 왜 구태여 더럽고 나쁜 물을 구하는가? 다만 더러운 티끌과 때만 버려라.”

바라문은 생각했다.

‘구담께서는, (차라리 깨끗하고 선한 법을 구하고 더럽고 나쁜 물을 필요로 하지 말라. 더러운 티끌과 때를 버려라)라고 이렇게 생각하신다. ‘ “구담이시여, 이제 끝났습니다. 구담이시여, 이제 끝났습니다. 저는 지금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우바새가 되어 오늘부터 목숨을 마칠 때까지 살생을 떠나 부처님께 귀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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