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백의금당이바라문연기경(佛說白衣金幢二婆羅門緣起經) 03. 하권

불설백의금당이바라문연기경(佛說白衣金幢二婆羅門緣起經) 03. 하권

“백의여, 그 사람이 세 번째로 가서 향기로운 벼를 가져오려 했으나 얻기가 어려웠으므로 또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어떻게 먹을 것을 얻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간단 말이냐? 나의 향기로운 벼는 이제 다하였고, 남의 경계 것은 있지만 그가 허락하지 않으니, 내가 이제 세 번째로 조금만 훔치리라’ 하고, 자기의 것은 단단히 감추어 두고 다른 경계에 가서 훔치고 있었다. 마침 주인이 세 번째 도둑질하는 것을 보고 화가 잔뜩 나서 ‘네 이 도둑놈아, 어찌하여 세 번씩이나 와서 도둑질을 하느냐?’ 하고 크게 나무라고 두 손을 잡고 몽둥이로 때렸다. 도둑은 매를 맞고 외치고 울었느니라.

세간에 이 때부터 비법과 부정한 행위가 생겼으며, 몽둥이로 때린다는 이름이 처음 생겼으며, 도둑으로 인하여 성내고 괴로운 일이 생겼느니라. 이러한 것이 비법이니, 비법이 생기므로 부정한 행위가 일어나며, 이로 말미암아 세 가지의 좋지 못한 법이 처음으로 성립되었으니, 도둑질·거짓말·몽둥이로 때리는 따위이니라.

또 백의여, 그 때 사람들이 이런 일을 보고 또 모여서 의논하기를, ‘우리들이 처음에는 몸에 빛이 있고 하고 싶은 것이 마음대로 되었으며, 해와 달과 별이 다 나타나지 않았고, 낮과 밤이 구별되지 않았고, 연·월·일·시의 차별이 없었으며, 그 때 대지에서 큰물이 솟아났으니 이름을 지미(地味)라 했는데, 우리들이 먹고 오랫동안 생활하여 왔다. 나아가 마지막에 우리들이 좋지 못한 짓을 했으므로 지미가 없어지고 지병(地餠)이 다시 생겨났는데, 우리들은 이것을 먹고 오랫동안 살아왔고, 나아가 최후에 우리들이 좋지 못한 짓을 했으므로 지병이 없어져 버리고 임등이 다시 났었다. 우리들은 가서 다 먹고 오랫동안 생활하였는데, 결국 최후에 우리들이 좋지 못한 짓을 했기 때문에 임등이 없어져 버리고 향기로운 벼가 다시 생겨났다. 껍질도 없고 속겨도 없어서 가져다 먹고 오랫동안 생활하였는데, 나아가 최후에 우리들이 스스로 좋지 못한 짓을 하였으므로 향기로운 벼에 껍질과 속겨가 생기고 아침에 벤 것이 저녁에 나지 않고, 저녁에 벤 것이 아침에 나지 않으며, 다시 살아나지 않았다. 우리들은 그 원인을 알지 못했으므로 그 때 곧 향기로운 벼를 골고루 나눌 수 있는 경계로 경계를 지었다. 어떤 사람이 향기로운 벼를 가져오려 했으나 얻기가 어려워서 남의 경계 것을 훔칠 때 주인이 보고 도둑에게, ‘이 도둑아, 어찌하여 와서 도둑질하느냐?’ 하니, 도둑이 ‘그렇지 않다. 내가 당신네 경계의 향기로운 벼를 도둑질한 일이 없노라’고 하였다.

그 사람이 두 번 세 번 향기로운 벼를 훔쳐 가서 주인이 보고 성을 내서 ‘이 도둑놈아, 어찌하여 세 번씩이나 와서 도둑질하느냐?’ 하고 두 손을 묶고 몽둥이로 때리니, 도둑은 맞으면서 몸부림치고 울었다. 이로 말미암아 세상에 비법과 온갖 부정한 행위와 몽둥이로 치는 일이 생겼다. 세 가지의 좋지 못한 법이 성립되었으니, 이른바 도둑질·거짓말·몽둥이로 치는 것 따위였다.

우리들이 이제 마땅히 신체가 구족하고 큰 위덕과 큰 지혜가 있는 이를 뽑아서 지주로 삼고 우리들은 자기 경계의 향기로운 벼를 나누어 각각 한 몫은 지주[田主]에게 주되, 이 사람은 공평하고 바르게 하여 마땅히 조정할 이는 조정하고, 마땅히 포섭할 이는 포섭하여 지방과 인민들을 잘 보호하고, 우리들은 각각 마땅히 그의 지시를 받아서 하도록 하자고 여러 사람들의 의논이 결정되어 곧 신상이 구족하고 큰 위덕과 큰 지혜가 있는 이를 선택하여 지주로 삼아 맡아보게 하고 무리는 다 그의 지시를 받게 되었다.

백의여, 당시 지주[田主]는 여럿이 가려서 세웠으므로[衆許] 이름하여 중허전주(衆許田主)라 하였다. 이 지주[田主]라는 명칭이 문자에 처음으로 생긴 것이다. 또 경계를 잘 수호하여 맡아보므로 이름을 찰제리(刹帝利)라고도 하니, 이 이름이 문자에 두 번째로 나타난 것이다. 또 무리들에게 잘 화합하고 위안하는 말을 하므로 위안자(慰安者)라고도 하였으니, 이 위안자란 것은 곧 왕이라는 말이다. 이 왕이라는 이름이 세 번째로 문자에 나타난 것이다. 이 때에 비로소 세간에 찰제리의 영토가 성립되었느니라.

백의여, 잘 알아두어라. 이렇든 저렇든 모든 중생들이 같든지 다르든지 법답든지 법답지 않든지 비록 차별이 있을지라도 법이 으레 그러한 것이니, 가장 위가 되며, 가장 거룩한 것이며, 가장 높고 큰 것이니라. 이러한 법을 보고 이 법과 같이 사는 것이 향상하여 나아가는 것이니라. 또 백의여, 그 때 무리들 중에 나중에 어떤 한 사람이, 실답지 못한 법을 보고 세상살이에 핍박을 받자 싫증을 내어 집안을 버리고 빈 들판, 고요한 곳에 풀 암자를 짓고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선정(禪定)을 닦고 있다가 해가 저물 녘에 먹을 것을 구하러 마을에 들어가고, 또 아침에 먹을 것을 구하러 마을에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이 이 사람을 보고 곧 생각하였다.

‘지금 이 사람이 실답지 못한 법을 보고 세상살이에 핍박을 받자 싫증을 내어 집안을 버리고 빈 들판, 고요한 곳에 가 풀 암자를 짓고,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선정을 닦는구나.’

그리하여 선행(禪行) 닦는 이라고도 하였고, 뒤에 다시 시끄럽게 여기는 이라고도 하였으며, 또 선(禪)을 닦는 시끄럽게 여기는 이라고도 하였고, 뒤에 또 교수(敎授)하는 이라 하기도 하였으며, 또 불선업(不善業)을 짓는 이라 하기도 하였다.

또 백의여, 그 때 무리 가운데 또 어떤 한 종류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선을 닦다가 나중에 다시 생각을 하고는 촌락에 들어가서 어떤 장소를 마련하여 학도들을 모아 그들에게 경전과 문장을 가르쳤다. 다른 이들이 이를 보고 서로 말하기를 ‘이 사람이 처음에는 빈 들판에서 선정을 닦더니 다시 생각을 하고는 촌락에 들어와 장소를 마련하여 학도들을 모아 경전과 문장을 교수하니, 이것을 선 닦는 이라고 할 수 없다’ 하고 이 때 교수자(敎授者)라 이름하고, 또 말 많은[多聞] 바라문이라고도 이름하였느니라. 이것이 바라문이라는 이름이 문자에 처음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세상에는 바라문이라는 한 종류의 계급이 생기게 되었느니라.

백의여, 잘 알아두어라. 이렇든 저렇든 모든 중생이 같든지 다르든지 법이든지 법이 아니든지 비록 차별이 있으나 이 법이 가장 위요 가장 거룩하며 가장 높고 크니라. 이러한 법을 보고 이 법과 같이 사는 것이 향상하여 나아가는 것이니라. 또 백의여, 그 때에 무리 가운데 또 한 종류의 사람들이 널리 곡식을 심어 농사를 지어 생활을 영위하였으므로 이름을 비사(毘舍)라고 하였다. 비사라는 이름이 비로소 문자로 쓰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세상에 비사라는 한 계급이 있게 되었느니라.

백의여, 마땅히 알아두어라. 이렇든 저렇든 모든 중생이 같든지 다르든지 법답든지 법답지 못하든지 비록 차별이 있을지라도 법만이 맨 위요 가장 거룩하고 가장 높고 크니라. 이러한 법을 보고 이 법과 같이 사는 것이 향상하여 나아가는 것이니라. 또 백의여, 그 때에 무리들 가운데 또 한 종류가 공교하게 거짓됨이 차츰 생겨나며 잡되고 나쁜 일을 하게 되니, 이름을 수타(首陀)라고 하였다. 이 수타라는 이름이 처음으로 문자에 쓰이게 되었으니, 이로 말미암아 세상에 수타는 한 종류의 계급이 있게 되었느니라.

백의여, 알아두어라. 이렇든 저렇든 모든 중생이 같든지 다르든지 법이든지 법이 아니든지 비록 차별이 있을지라도 법만이 맨 위요 가장 거룩하고 가장 높고 큰 것이다. 이러한 법을 보고 이 법과 같이 사는 것이 향상하여 나아가는 것이니라. 또 백의여, 찰제리 종족 가운데 집을 떠난 이가 있었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과 근심·슬픔·괴로움·번민과 어렵고 위태롭고 재앙·걱정에 핍박됨을 싫어하므로 집을 버리고 출가하여 곧 사문이 되었다. 처음으로 사문(沙門)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니라. 찰제리족 중에서 이와 같이 수행하자, 저 바라문·비사·수타도 또한 이와 같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과 근심·슬픔·외로움·번민과 어려움·위태로움·재앙·걱정의 핍박됨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출가하여 모두 사문이 되었으나 차별이 없었다. 이로 말미암아 세상에 사문이라는 한 종류의 계급이 처음으로 성립되었느니라.

백의여, 알아두어라. 이렇든 저렇든 모든 중생들이 같든지 다르든지 법답든지 법답지 않든지 비록 차별이 있을지라도 법만이 맨 위요 가장 뛰어나며 가장 높고 크니라. 이러한 법을 보고 이 법과 같이 사는 것이 향상하여 나아가는 것이니라.

백의여, 이로 말미암아 이 세간에 차례로 다섯 종류의 계급이 성립되었으니, 찰제리·바라문·비사·수타·사문 등이니라. 이 다섯 종류 중에 사문이 가장 존귀하고 가장 위이며 명예가 커서 이보다 나을 이가 없느니라.

백의여, 비유하면 산봉우리가 매우 험하고 높은데, 여러 마리의 소가 그 봉우리를 다 돌아다녀도 맨 꼭대기만은 도저히 올라가지 못하듯이 저 법의 봉우리 꼭대기도 또한 그러하여 가장 높고 가장 크며 드러난 것이다. 저 다섯 가지 경계도 또한 그러하여 사문의 경계 법도 그러하며 세간에서 맨 꼭대기요 가장 크며 가장 높고 드러나서 더 위가 없느니라.

백의여, 저 찰제리족 중에 몸으로 착하지 못한 업과 말과 뜻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짓고 삿된 소견을 일으킨 이는 죽어서 나쁜 곳에 떨어져 지옥에 나게 되며, 바라문·비사·수타의 모든 종족도 또한 그러하여 몸으로 착하지 못한 업과 말과 뜻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짓고 삿된 소견을 일으킨 이는 죽어서 나쁜 곳에 떨어져 지옥에 나게 되며, 사문도 그러하여 몸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짓거나 말과 뜻으로 착하지 못한 업을 짓고 삿된 소견을 일으킨 이는 죽어서 나쁜 곳에 떨어져 지옥에 나게 되느니라.

또 백의여, 저 찰제리족 중에 몸으로 선악을 겸한 짓[雜業]이나 말과 뜻으로 선악을 겸한 짓을 하거나 선악을 겸한 견해[雜見]를 일으킨 이는 죽은 뒤에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느니라. 바라문·비사·수타와 저 사문 등도 또한 그러하여 몸으로 선악을 겸한 짓[雜業]이나 말과 뜻으로 선악을 겸한 짓을 하거나 선악을 겸한 견해[雜見]를 일으킨 이는 죽은 뒤에 사람으로 태어나게 되느니라.

또 백의여, 저 찰제리족 중에 몸으로 착한 짓이나 말과 뜻으로 착한 짓을 하면 죽은 뒤에 하늘에 태어나나니, 바라문·비사·수타와 사문 들도 또한 그러하여 몸으로 착한 짓이나 말과 뜻으로 착한 짓을 하면 죽은 뒤에 하늘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또 백의여, 저 찰제리가 몸·입·뜻으로 온갖 착한 짓을 닦고 바른 견해를 일으켜서 4념처(念處)2)에 바른 마음을 편안히 머무르며, 이치와 같이 7각지(覺支)3)를 닦아 익히면 스스로 저 열반의 경계를 깨달아 얻게 되느니라. 저바라문·비사·수타와 저 사문도 또한 그러하여 몸·입·뜻으로 온갖 착한 짓을 하고 바른 견해를 일으켜 4념처에 바른 마음을 편안히 머무르며, 이치와 같이 7각지를 닦아 익히면 스스로 저 열반의 경계를 깨달아 증득하게 되리라.

또 백의여, 최초의 시절에 대범천왕(大梵天王)이 가타(伽陀)로 말하였다.

찰제리족은 사람 중에 가장 높아
종성도 진실하고 또한 깨끗하며
삼명의 온갖 행이 모두 원만하고
사람과 하늘 중에 제일 훌륭하네.

백의여, 대범천왕이 가타로 말한 것이 매우 잘한 말이며 참 좋은 노래이다. 이 말이 성실하여 거짓된 것이 아니로다. 왜냐 하면 내가 또 설명하리라. 찰제리족이 사람 가운데 높은 것이다. 종성도 진실하며 또한 깨끗하여서 삼명의 온갖 행을 모두 원만히 하여 인간과 하늘 가운데 제일 높고 훌륭한 이들이니라.”

이 때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이 합장하고 부처님께 공손히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이 옛적에 미련하고 어리석어서 깨닫지 못하였사옵니다. 마치 곱사등이와 같았으며, 또 바보와 같고, 또 캄캄한 밤과 같아서 온갖 하는 짓이 모두 통달하지 못하였더니, 이제 부처님 세존께서 바른 뜻을 가르쳐 보이심과 분별하여 주심을 입어 활짝 깨달았습니다.

비유하면 곱사등이가 등을 편 듯하며 바보가 똑똑해진 듯하며 어두운 곳에서 횃불을 만난 것과 같사옵니다. 저희들은 오늘부터 부처님께 귀의하오며, 바른 법에 귀의하오며, 승가에게 귀의하옴을 맹세하옵나이다. 세존 가까이 섬기기를 나아가 목숨이 다할 때까지 하오며, 부처님의 법 받들어 지니기를 몸과 목숨을 보호하듯 하려 하옵니다. 항상 제 허물을 부끄러워하며 모든 중생들을 불쌍히 여겨 아래로 굼벵이나 개미까지도 보호할 생각을 일으키겠나이다. 저희들도 이제 부처님을 따라 집을 버리고 구족계(具足戒)를 받겠나이다.”

이 때에 세존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필추들이여, 이제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이 부처에게 귀의하여 집을 나왔으니, 너희 필추들은 저들을 위하여 구족계를 주어라.”

이 때에 필추들이 부처님의 분부대로 곧 저희들을 위하여 필추계를 받게 하였다.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은 금방 필추 모양을 이루어 계행을 구족하였다. 이 때 존자 백의와 금당 두 필추는 마음을 한 곳에 모으고 온갖 산란한 생각을 여의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바른 이치를 구하여 천안명(天眼明)·숙주명(宿主明)·누진명(漏盡明)의 삼명을 갖추었으니, 이것이 바르게 아는 이라, 말하는 바의 법을 듣고 큰 이익을 얻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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