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백의금당이바라문연기경(佛說白衣金幢二婆羅門緣起經)
서천 역경 삼장 조봉대부 시 광록경 전법대사
사자사문 신 시호 등이 조칙을 받들어 한역
불설백의금당이바라문연기경(佛說白衣金幢二婆羅門緣起經) 01. 상권
불설백의금당이바라문연기경(佛說白衣金幢二婆羅門緣起經) 02. 중권
불설백의금당이바라문연기경(佛說白衣金幢二婆羅門緣起經) 03. 하권
불설백의금당이바라문연기경(佛說白衣金幢二婆羅門緣起經) 01. 상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에 세존께서는 사위국의 고폐원림(故廢園林) 녹자모(鹿子母) 강당에 계셨다. 그 때에 백의(白衣)와 금당(金幢)이라는 두 바라문이 부처님 처소에 가까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집을 떠나 필추(苾芻 : 비구)가 되기를 원하였다.
이 때 세존께서는 오후에 방에서 나오셔서 녹자모 강당에 나아가 거닐고 계셨다. 마침 백의 바라문이 부처님 세존께서 녹자모 강당에서 거닐고 계심을 보고 곧 금당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금당아, 세간의 즐거운 놀이 등 온갖 오락이 다 희롱거리이니 우리가 비록 무엇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진실한 것이 아니므로 몸이나 마음이 이내 권태를 내게 되고, 몸과 마음에 권태가 있으므로 바른 생각을 잃게 되며, 이 생각을 잃은 원인이 곧 무상(無常)한 것이며, 견고하지 못한 것이며, 참다운 것[究竟]이 아니며, 흩어져 무너지는 법이니, 자네는 이제 마땅히 이와 같은 희롱거리 즐거워하는 법을 닦지 말아야 할걸세. 불 섬기는 법[事火法] 따위를 하는 것 말일세.”
금당 바라문은 조용히 이 말을 듣고 나서 말하였다.
“자네가 어떻게 그런 줄을 아느냐?”
백의는 자세히 말해 주었다.
“내가 존자 구담(瞿曇)께 들어서 아네. 구담은 변재(辯才)가 많고, 이러한 뜻을 잘 아시는 분일세. 그 분께서 말씀하시기를 ‘불 섬기는 법은 옛적 선인(仙人)으로부터 전하여 익혀온 것으로서 나중에는 불 섬기는 교법까지 생기게 되었다’고 하셨네. 그 분은 그 연유를 다 알고 계시네. 즉 어떤 선인이 사문과 바라문의 처소에서 잘못된 마음을 내어 일부러 불 섬기는 짓을 하였는데, 그 잘못된 마음이란,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여 단점을 들추어내는 것이니, 이렇게 서로 허물의 인(因)을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모든 중생[有情]이 죽게 되며, 또 다른 중생들도 딴 세계에서 목숨이 다하면 이 세계에 와서 나게 되는 것이네. 만일 깨끗한 마음으로 집을 버리고 나와서 고행을 닦아 진실과 서로 응하여 바른 생각으로 몸과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삼마지(三摩地)1)에 들어가면 그 삼마지의 마음을 따라 능히 지나간 세상의 일들을 기억하게 된다네. 이러한 중생은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여 남의 단점만 찾아내려고 하지 않고 저러한 잘못된 원인을 서로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곧 늘 있는 것[常住]이며, 견고한 것이며, 참다운 것이며, 흩어져 무너지지 않는 법이라고 하셨네. 만일 중생들이 서로 단점을 들추어내면 잘못의 원인을 서로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곧 무상한 것이며, 견고하지 못하며, 참다운 것이 아니며, 흩어져 무너지는 법이라네. 이러므로 바라문들은 이렇게 잘못된 마음을 내어 불 섬기는 일을 하지 말 것이라고 하셨다. 금당아, 자네는 아는가? 부처님 세존께서 오후에 방에서 나오셔서 녹자모 강당에 나아가 거닐고 계시니, 그대가 지금 나와 같이 부처님 세존께 가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나서 부처님 뒤를 따라 거닐면 부처님 세존께서 반드시 우리들에게 적당한 법을 말씀하실 것일세.”
금당 바라문은 말하였다.
“좋아, 나와 같이 가세나.”
그 때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은 이와 같이 의논하고 함께 부처님께 가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을 하고 나서 거니시는 뒤를 따라 걷고 있었다.
이 때 세존께서는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거라. 바라문들이 스스로 말하기를 ‘삼명(三明)을 통달하였고 높은 족속이다. 그 종성(種姓)이 깨끗하여 불을 섬기는 훌륭한 종족으로 태어났으므로 아버지도 깨끗하고 어머니도 깨끗하며, 나아가 7세(世)에 이르기까지 부모들이 다 존귀하고 종족이 우수하여 죄가 없고 비방할 수 없으니, 이것이 다 종성이 깨끗하기 때문이다’고 하며, 또 말하기를 ‘다섯 가지 기론(記論)을 통달하였다 하니, 그 첫째는 본모법등구경삼명(本母法等究竟三明)이요, 둘째는 모든 물건의 정명[諸物定名]이요, 셋째는 해타바나(該吒婆那)요, 넷째는 문자장구(文字章句)요, 다섯째는 희소묘언(戱笑妙言)이니, 이런 등등의 기론과 모든 위타(圍陀 : 베다) 경전은 본사(本師) 되는 바라문이 다 잘 통달했다’고 하나, 백의야, 모든 바라문들이 그 삼명 가운데서 어찌 경멸하거나 헐뜯거나 업신여기거나 훼방함이 없겠느냐?”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바라문들이 저 삼명(三明) 가운데서 어찌 경멸하거나 헐뜯거나 욕하거나 비방함이 없다고 하겠나이까? 바라문들은 삼명 경전 중에서 말하기를, ‘바라문들은 이렇게 깨끗하니 이것이 참다운 바라문이며, 범왕(梵王)의 아들로서 깨끗한 입에서 나왔으니 범왕의 종류요, 범왕이 변화한 것이며, 범왕의 상속자이니, 이러므로 모든 바라문들은 이와 같이 깨끗하여 참다운 바라문이다’라고 합니다.
세존이시여, 저희 백의와 금당도 역시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벗어날 수 없어서 좋은 법을 잃게 되고 나쁜 법만 더하게 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도 우리 바라문들의 삼명 경전 가운데에서 경멸하고 능욕하고 비방하는 것이 되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두어라. 모든 바라문들이 삼명 가운데 경멸하거나 비방함을 초래하게 된 것은 바라문들에게 ‘모든 바라문은 깨끗하나니 참 바라문이며, 범왕의 아들로서 깨끗한 입에서 나왔으니 범왕의 종류요, 범왕이 변화한 것이며, 범왕의 상속자이다. 그러므로 모든 바라문들은 이렇게 깨끗하니 참다운 바라문이다’라고 하는 말이 있기 때문이니라.
백의여, 저 모든 바라문들이 비록 이와 같이 말하지마는 그것이 도리어 스스로 파괴함이 되며, 자신을 열등하게 만들며 약하게 하고, 다시 손실케 하느니라. 저 바라문들이 스스로 파괴함이 된다 함은 실답지 못한 것을 집착하여 도리어 올바른 법을 나무라고 꾸짖고 싫어하는 마음을 내므로 이로 말미암아 서로 쟁론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왜냐 하면 백의여, 어떤 바라문이 말하기를 ‘태어날 때에 시분(時分)이 다르며, 태 속에서도 또한 다르다고 하니, 그런 소견을 고집하되, 태어나는 때가 다르기 때문에 깨끗하다고 하며, 또 모든 바라문들은 이와 같이 깨끗하게 난 것이라고 하여 그러므로 말하기를 모든 바라문은 범왕의 아들로서 깨끗한 입에서 나왔으니 범왕의 종류며, 범왕이 변화한 것이며, 범왕의 상속자이다. 그러므로 모든 바라문들이 이와 같이 깨끗하니 참다운 바라문이다’라고 하느니라.
백의여, 마땅히 알아라. 네 가지의 종족이 있으니, 무엇이냐 하면, 찰제리족(刹帝利族)·바라문족(婆羅門族)·비사족(毘舍族)·수타라족(首陀羅族) 등이니라.
백의여, 네 종류 가운데 흑업(黑業)을 지은 이는 흑업의 과보를 받게 되나니 이것은 훌륭한 것이 아니며, 지혜 있는 이가 나무라고 허물 하는 바가 되며, 죽어서는 악취(惡趣)에 떨어지게 되느니라. 이와 반대로 네 종족 가운데 백업(白業)을 지은 이는 백업의 과보를 받게 되나니, 이것은 훌륭한 이가 할 짓이며, 지혜 있는 이의 칭찬을 받을 만한 일이며, 죽어서도 하늘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백의여, 무엇이 흑업이냐 하면, 목숨을 죽이는 짓·도둑질·삿된 음행·거짓말·쓸데없는 말·이간질하는 말·악담하는 말·탐내는 마음·성내는 것·삿된 소견 따위가 흑업이니라.
무엇이 백업이냐 하면, 목숨을 죽이지 않는 것·도둑질하지 않고 음란한 짓 하지 않으며·거짓말·쓸데없는 말·이간질하는 말·나쁜 말 하지 않으며, 탐욕을 부리지 않고 성을 내지 않으며, 올바른 견해를 가지는 것 등이 백업이니라.
백의여, 너는 ‘목숨을 죽이는 것 등 여러 가지 흑업으로 흑업의 과보를 받는 것은 훌륭한 짓이 아니며, 지혜 있는 이가 나무라고 싫어하는 바이니, 찰제리·비사·수타의 종족들은 다 이러한 짓이 있지마는 우리 바라문에게는 이러한 나쁜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되느니라.”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그런 말씀을 하시나이까? 저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누구든지 흑업을 짓는 이는 흑업의 과보를 받게 되나니, 찰제리나 바라문·비사·수타 등이 다 이러한 짓이 있을 터이온데, 어찌하여 바라문만이 그러한 일이 없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백의여, 너는 또 이렇게 생각하지 말아라. 온갖 흑업은 바라문에게는 없고 다른 세 종족에게만 있다는 이 말이 바로 삼명 경전 가운데 상응한 말이라 해서 바라문은 범왕의 아들로서 깨끗한 입에서 나왔으니 범왕의 종류요, 범왕이 변화한 것이며, 범왕의 상속자이기 때문에 본래 날 적부터 깨끗하므로 참다운 바라문이라고 해서는 아니 된다.
백의여, 너는 또 만일 네 가지 종족에게 다 흑업이 있다고 하면 이것은 삼명 경전에 어긋나는 말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백의여, 너는 또 목숨 죽이지 않는 것 등의 백업으로 백업의 과보를 받는 것은 훌륭한 짓이며, 지혜 있는 이가 칭찬하는 바이니, 찰제리와 비사·수타의 종족들에게는 이러한 일이 없고, 오직 바라문들에게만 그러한 일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은 이 말씀을 듣고 나서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저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아니합니다. 백업을 지은 이가 백업의 과보를 받는 것은 찰제리·바라문·비사·수타 등이 다 똑같은 일이니, 어찌 바라문에게만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백의여, 너는 또 ‘온갖 백업은 바라문에게만 있고 다른 세 종족에게는 없다는 말이 삼명 경전의 뜻에 맞는 것이다. 바라문은 바로 범왕의 아들로서깨끗한 입에서 났으니 범왕의 종류요 범왕이 변화한 것이며 범왕의 상속자이므로 본디 날 적부터 깨끗하기 때문에 참다운 바라문이다’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백의여, 너는 다시 ‘만일 네 가지 종족이 다 똑같이 백업이 있다고 하면 이 말은 삼명 경전에 어긋나는 뜻이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또 백의여, 너는 ‘찰제리·비사·수타의 종족들은 산목숨을 죽이는 따위의 온갖 흑업을 지녔으므로 목숨이 다한 뒤에 지옥에 떨어지지만 바라문들만은 그러한 일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그런 말씀을 하시옵니까? 그것은 그렇지 않사옵니다. 찰제리·바라문·비사·수타 중에서 흑업을 지은 이는 목숨이 다하면 다 지옥에 떨어질 것이지 어찌 바라문만이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백의여, 너는 또 ‘흑업을 짓고 지옥에 떨어지는 것은 바라문은 하나도 없고, 다른 세 종족에게만 그런 일이 있다는 말이 삼명 경전에 맞는 말이라 해서 바라문은 범왕의 아들로서 깨끗한 입에서 나왔으니 범왕의 종류요, 범왕이 변화한 것이며, 범왕의 상속자이므로 본래 날 적부터 깨끗하기 때문에 참다운 바라문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백의여, 너는 또 ‘네 가지 종족 가운데 흑업이 있으므로 모두 지옥에 떨어진다는 말은 삼명 경전의 뜻에 맞지 않는 말이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또 백의여, 너는 다시 ‘목숨을 죽이지 않는 등의 온갖 백업을 지었으므로 몸이 죽은 뒤에 하늘에 나는 것은 찰제리·비사·수타 들은 그러한 이가 없고, 오직 바라문들에게만 이런 일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백의와 금당 두 바라문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그 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찰제리·바라문·비사·수타 들로서 백업을 지은 이는 죽은 뒤에 다 하늘에 태어날 것이지 어찌하여 바라문만이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백의여, 너희들은 또 ‘백업을 짓고 하늘에 나는 것은 바라문에게만 있는일이요, 다른 세 종족들에게는 그런 일이 없다는 것은 삼명 경전의 뜻에 맞는 말이라 해서 바라문은 범왕의 아들로서 깨끗한 입에서 나왔으니 범왕의 종류요, 범왕이 변화한 것이며, 범왕의 상속자이므로 본래 날 적부터 깨끗하기 때문에 참다운 바라문이다’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백의여, 너는 또 ‘네 가지 종족들이 백업이 있으므로 모두 하늘에 가서 난다는 말은 삼명 경전의 뜻에 어긋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또 백의여, 내가 아까 말한 이와 같은 법 가운데 혹 착하거나 착하지 못하거나 또는 검거나 희거나 죄가 있거나 죄가 없거나 깨끗한 것이거나 더러운 것이거나 훌륭한 것이거나 변변치 못한 것이거나 너그럽거나 옹졸하거나 이러한 온갖 법이 때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는 것이거늘, 바라문들은 한결같이 고집하나니, 나는 이러한 사람을 진실로 바보라서 제 아는 것만 아는 이라고 하노라.
백의여, 또 바라문들이 종성론(種姓論) 혹은 족씨론(族氏論) 또는 자교론(自敎論)을 일으키며, 또 ‘다른 사람이 마땅히 나를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물을 길어다 바치고 일어나 맞아들이며 합장하고 문안하더라도 나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그들에게 이러한 일을 하게 해서는 아니 되리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이러한 생각을 일으키는 이를 나는 바른 법을 보지 못했다고 하노라.
또 백의여,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으로서 종성론·족씨론을 집착하며, 혹은 자교론에 집착한 이는 이러한 사람은 참으로 세속을 벗어난 사문이 아니며, 참으로 세속을 벗어난 바라문이 아니라고 하노라.
백의여,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이 종성론 또는 족씨론에 집착하지 않고, 또 자교론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를 참으로 세속을 벗어나서 바로 깨달은 사문 바라문이라고 말하리라.
또 백의여, 교살라(憍薩羅) 임금 승군대왕(勝軍大王)이, 석가 종족의 아들인 사문 구담이 석가족에서 나서 집을 버리고 나온 것을 보고 기뻐 위안하고 공경·예배하고 앞에 일어나 맞이하여 합장하고 묻느니라.
백의여, 저 교살라 임금 승군대왕이 부처님 여래께 기뻐하여 위안하고 공경·예배하며 앞에 일어나 맞이하여 합장하고 묻는 것은, 그 임금이 사문 구담이 높고 훌륭한 종족이라서 그러는 것이 아니니라. 왕도 또한 높고 훌륭한종족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느니라. 사문 구담이 용모가 단정해서도 아니며, 왕도 그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니라. 또 사문 구담이 큰 명예가 있어서도 아니며, 왕도 자기의 명예라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느니라.
너희들은 마땅히 알지니라. 법이 으레 그러한 것이니라. 백의여, 이 법은 원래 가장 위이며 가장 큰 것이며, 가장 높고 가장 거룩한 것이니라. 이렇게 온갖 법의 근본을 바로 보면 이것이 곧 향상되는 것이며 마침내 돌아갈 곳이니라.
백의여, 만일 사람이 나에게 편안히 머물러 바른 믿음을 내면 이 사람은 곧 견고하고 향상되는 믿음의 뿌리가 생겨나며,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얻게 되리라. 왜냐 하면 사문이나 바라문·하늘·마군·범(梵)·삼계 등의 모두가 다 내 아들이라. 다 같은 한 법이며 차별이 없도다. 바른 법의 입에서 나온 것은 같은 한 법의 종자라 법으로부터 변화해 난 것이니, 이것이 참으로 법의 아들이니라.
백의여, 어떤 이가 묻기를 ‘너희들은 각기 부모·종족·성씨가 다 있거늘 어찌하여 내버리고 도리어 말하기를 (우리들은 다 사문 석가씨의 아들이라) 하느냐?’
백의여, 마땅히 알아라. 법이 으레 그러하니라. 이 법이 본래 가장 위가 되며 가장 크고 가장 높고 훌륭한지라. 이와 같이 온갖 법의 근본을 바로 보면 그것이 곧 향상되는 것이며 돌아갈 곳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