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장 영취산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제 1 장 영취산

1. 영취산에서

2. 쇠망하지 않는 가르침

3. 비구(승가)에 대한 가르침

4. 여로(旅路)에 오르다

5. 파탈리 마을의 신자들에게

제 2 장 발병(發病)

1. 코티 마을에서 설법 – 사성제(四聖諦)

2. 나디카 마을에서 – 죽음에 대하여

3. 상업도시 베살리에서

4. 유녀(遊女) 암바팔리와 리차비 족 사람들

5. 벨루바 마을에서 – 발병(發病)

제 3 장 악마와의 대화

1. 입멸의 예감

2. 악마와의 대화

3. 대지진이 일어난 까닭

4. 비구들에게

제 4 장 회고(回顧)

1. 일생을 회고하다

2. 보가 나가라에서 설하신 네 가지 큰 지표

3. 춘다의 공양 – 발병의 결정적 원인

4. 푸쿠사와의 만남

5. 카쿠타 강에서 – 춘다를 위로하다

제 5 장 입멸(入滅)

1. 입멸의 땅 – 쿠시나가라

2. 아난다의 슬픔

3. 마하스다사나왕(大善見王) 이야기

4. 쿠시나가라 사람들과의 고별

5. 스밧다의 귀의

제 6 장 다비(茶毘)

1. 마지막 말씀

2. 석존의 입멸

3. 석존의 다비(화장)

4. 제자들의 슬픔

5. 사리의 분배

6. 부처님은 영원히

제 1 장 영취산

1. 영취산에서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세존께서는 라자가하(王舍城)의 기사굴산(영취산)에 머물고 계셨다.

그 무렵 마가다 국에서는 국왕인 아자타삿투가 이웃 나라 밧지 족의 침공을 기도하고 있었다.

왕은 말했다.

‘저 밧지 족은 국력이 대단하고, 국위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나는 그들을 단숨에 괴멸시키고, 멸망시켜야만 한다.’

그리하여 마가다의 국왕인 아자타삿투는 전쟁의 승패 여부를 영취산에 머물고 계시는 세존께 상의 하고자 마가다의 대신 바사카라 바라문을 불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그대는 지금 곧바로 영취산으로 가 나의 뜻을 세존께 전해 드려라. 영취산에 도착하여 세존을 배알하는 즉시 우선 세존의 발에 머리를 대고 예배한 다음 세존께서는 병환과 근심이 없으시며, 기력을 잃지 않고, 거동하심이 가벼우시며, 마음 편하게 지내시는지 나의 뜻을 여쭈어라. 이렇게 인사가 끝나면 다음과 같이 사뢰어라.

세존이시여! 바가다의 국왕이며 비데하 왕비의 아들이신 아자타삿투께서 이웃 밧지 족을 정벌하고자, 이렇게 말씀하였사옵니다.

‘저 밧지 족은 국력이 충실하고, 국위도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나는 그들을 단번에 격파하고 괴멸시켜야만 합니다. 세존께 여쭙나니 이 전쟁을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 수 있겠사옵니까?’ – 라고.

바라문이여! 그것에 대해 세존께서는 분명히 어떤 묘한 방안을 내려 주실 것이니, 그대는 그것을 잘 듣고 돌아와서 나에게 알려 주어라. 내가 이와 같이 하는 이유는 여래(완성된 인격자)께서는 결코 거짓을 말씀하시지 않기 때문이니라.’

마가다 국의 대신 바사카라 바라문은, 국왕인 아자타삿투께 ‘대왕마마의 뜻을 잘 받들어 수행하겠사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리고 곧바로 튼튼한 말이 끄는 아름다운 수레 몇 대를 준비시킨 다음 자신도 그 가운데 한대에 올라타고, 라자가하(왕사성)를 출발하여 영취산으로 향했다.

이렇게 영취산에 도착한 마가다 국의 대신 바사카라 바라문은, 수레가 들어가는 곳까지는 수레를 타고 거기에서 내려 세존의 처소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세존을 뵙자 즐거운 마음으로, ‘병환과 근심은 없으신지요? 또 기억력은 좋으시고 거동하심은 가벼우며 마음 편히 지내시는지요?’라고 문안 인사를 드린 다음 한쪽에 자리를 마련하고 앉았다. 그런 뒤 마가다 국의 대신 바사카라 바라문은 세존께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고타마시여! 마가다의 국왕이며 비데하 왕비의 아들인 아자타삿투께서는 이웃 밧지 족을 정벌하고자 이렇게 말씀하였사옵니다.

‘저 밧지 족은 국력이 좋고 국위도 크게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나는 그들을 단번에 격파시키고 괴멸시켜야만 한다’ – 고.

그래서 존자 고타마께 여쭙나니 이 전쟁을 어떻게 하면 성공시킬 수 있겠습니까?’

2. 쇠망하지 않는 가르침

그때 아난다(阿難) 존자는 세존의 뒤편에서 부채질을 해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세존께서는 마가다 국의 대신에게는 직접 대답하지 않으시고, 아난다를 향해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밧지 족은 자주 모임을 개최하고, 그 모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데, 너는 그 말을 들은 적이 있는냐?”예, 세존이시여! 저는 틀림없이 밧지 족은 자주 모임을 개최하고, 또 그 모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고 들었사옵니다.”아난다여! 아난다여! 그러한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그런데 아난다여! 밧지 족은 모일때도 의기투합하여 모이고, 헤어질 때도 뜻을 모으며, 또한 일족(一族)의 행사도 뜻을 모아 거행한다는데, 너는 그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예, 세존이시여! 저는 틀림없이 밧지 족은 모일 때도 의기투합하여 모이고, 헤어질 때도 뜻을 모으며, 또한 일족의 행사도 뜻을 모아 거행한다고 들었사옵니다.”아난다여! 이와 같이 밧지 족이 모일 때도 의기투합하여 모이고, 헤어질 때도 뜻을 모으며, 또한 일족의 행사도 뜻을 모아 거행하는 것이 계속되는 동안은,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그럼 아난다여! 밧지 족은 정해지지 않은 것을 새로 정하거나, 반대로 이미 정해진 것을 깨뜨리지 않고, 과거에 정해진 일족의 옛 법에 따라 행동한다는데, 너는 그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예, 세존이시여! 틀림없이 저는 밧지 족은 이미 정해지지 않은 것을 새로 정하거나, 반대로 이미 정해진 것은 깨뜨리지 않고, 과거에 정해진 일족의 옛 법에 따라 행동한다고 들었사옵니다.”아난다여! 그와 같이 밧지 족이 이미 정해지지 않은 것을 새로 정하거나, 반대로 이미 정해진 것은 깨뜨리지 않고, 과거에 정해진 옛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아난다여!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그럼 아난다여! 밧지 족은 일족 가운데 나이든 이들을 경애하고 존중하며 숭배하고 공양하며, 또한 나이든 이들의 말씀을 듣고자 한다는데, 너는 그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예, 세존이시여! 틀림없이 저는 밧지 족은 일족 가운데 나이든 이들을 경애하고 존중하며 숭배하고 공양하며, 또한 나이든 이들의 말씀을 경청하고자 한다고 들었사옵니다.”아난다여! 그렇게 밧지 족이 일족 가운데서 나이든 이들을 경애하고 존중하며 숭배하고 공양하며, 또한 나이든 이들의 말씀을 경청하고자 하는 것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아난다여!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그럼, 아난다여! 밧지 족은 양가의 부인이나 규수를 폭력으로 붙잡아 가거나, 또는 구속하거나 가두지 않는다는데, 너는 그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예, 세존이시여! 틀림없이 저는 밧지 족은 양가의 부인이나 규수를 폭력으로 붙잡아 가거나, 구속하거나 가두지 않는다고 들었사옵니다.”아난다여! 그렇게 밧지 족이 양가의 부인이나 규수를 폭력으로 붙잡아 가거나, 구속하거나 가두지 않는 것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아난다여!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그럼 아난다여! 밧지 족은 그들의 성(城) 안팎에 있는 밧지 족의 영지(靈地)를 경애, 존중, 숭배하고 공양하며 아끼고, 봉납 드리는 적합한 제식(祭式)을 폐지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너는 그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예, 세존이시여! 확실히 저는 밧지 족은 그들의 성(城) 안팎에 있는 밧지 족의 영지를 경애, 존중, 숭배하고 공양하며 아끼고, 봉납 드리는 적합한 제식을 폐지하지 않는다고 들었사옵니다.”아난다여! 그와 같이 밧지 족이 그들의 성 안팎에 있는 밧지 족의 영지를 경애, 존중, 숭배하고 공양하며, 아끼고 봉납 드리는 적합한 제식을 폐지하지 않는 동안에는, 아난다여!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그럼 아난다여! 밧지 족은 존경받을 만한 이(아라한,阿羅漢)에 대하여 법에 적합한 대우를 해드리고자 능히 마음을 기울이고, 또한 아직 자기 나라에 오지 않은 존경받을 만한 이가 있다면, 그가 자기 나라를 찾아오도록 노력하며, 그리고 존경받을 만한 이들이 찾아오면 마음 편히 머물도록 항상 기원하고 있다는데, 너는 그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예, 세존이시여! 저는 틀림없이 밧지 족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들었사옵니다.”아난다여! 그와 같이 밧지 족이 본경받을 만한 이에 대하여 법으로 적합한 대우를 해드리고자 능히 마음을 기울이고, 또 아직 자기 나라에 오지 않은 존경받을 만한 이가 있다면, 그가 자기 나라를 찾아오도록 노력하며 그리고 존경받을 만한 이들이 찾아오면 마음 편히 머물도록 항상 기원하고 있음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이렇게 아난다 존자에게 여러 가지를 물으신 다음, 세존께서는 마가다 국의 재신 바사카라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나는 예전에 베살리의 사란다다 영지(靈地)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그곳에서 나는 밧지 족 사람들에게 이상과 같은 쇠망이 오지 않는 가르침을 설하였다. 밧지 족이 이러한 일곱 가지의 가르침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알려지는 한, 바라문이여!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마가다 국의 대신 바사카라 바라문은 세존께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고타마시여! 틀림없이 그대로이옵니다.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 가운데 하나만을갖추고 있어도 밧지 족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옵니다. 하물며 일곱 가지 모두를 지킨다고 하는 데에 말해 무엇하겠사옵니까? 고타마시여! 잘 알았사옵니다. 외교수단이나 이간시키는 계책을 강구하지 않는 한, 마가다의 국왕이며 비데하 왕비의 아들인 아자타삿투께서는 전쟁을 일으킨다고 해도 밧지 족을 정벌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럼 고타마시여! 이만 실례하겠사옵니다. 저희들은 분망하고 해야 할 일도 많기 때문이옵니다.”바라문이여! 때를 헤아려서 감이 좋으리라.’

그러자 마가다의 대신 바사카라 바라문은 세존의 가르침에 기뻐하고 만족해 하면서 자리를 일어나 떠났다.

3. 비구(승가)에 대한 가르침

이리하여 마가다의 대신 바사카라 바라문이 떠나자 곧바로, 세존께서는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너는 지금 곧바로 라자가하의 근처로 가 그곳에 머물고 있는 비구들에게 모두 정사(精舍, 절)에 모이도록 말하여라.”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는 대답하였다. 그리고 라자가하의 주변에 머물고있는 비구들을 모두 정사로 모이도록 했다. 비구들이 모이자 아난다는 세존의 처소로 가, 세존께 인사드리고 한 쪽에 서서 세존께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정사 주변의 비구들이 모두 모였사옵니다. 세존이시여! 부디 때를 헤아려 주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정사로 향하셨다. 그리고 정사에 도착하시여 마련된 자리에 않으신 세존께세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지금부터 너희들에게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七不退法)을 설할 테니, 잘 듣고 마음에 새겨둠이 마땅하리라.”명심하겠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자주 모임을 개최하고, 그 모임에 많은 비구들이 모이는 동안에는,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모일 때도 한 줄로 줄지어 모이고, 헤어질 때도 한 줄로 줄지어 헤어지며, 또한 승가(僧伽)로서 해야 할 바도 한 줄로 줄지어 행하는 동안에는,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두들이여! 비구들이 예전에 정해지지 않은 것을 정하거나, 반대로 정해진 것을 깨뜨리지 않고, 배워야 할 바(學處)에 따라 행동하는 동안에는,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경험이 풍부하고 출가한 지 오래되는 장로(長老)나, 모임의 지도자인 비구들을 경애하고, 존경, 숭배하며 공양하고, 또한 장로비구들의 말을 경청하려고 생각하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어리석음을 초래하는 갈애의 마음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에 지배되지 않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삼림(森林) 생활을 희망하고 있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각자 달리 행동하지 않는 바른 사념(思念)을 확립하고, 아직 오지않은 동료 수행자가 있다면 오도록 하고, 찾아온 동료 수행자들에게는 쾌적하게 지내도록 바라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이상과 같이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이 비구들 사이에 존속하고, 또한 비구들이 이러한 일곱 가지 가르침을 지키고 있음이 알려지고 있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세존께서는 거듭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거듭 다시 한 번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을 설하리라. 잘 듣고 마음에 명심함이 좋으리라.”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세간적인 행위를 좋아하지 않으며 세간적인 행위를 즐거워하지 않고, 세간적인 행위의 즐거움에 관여하지 않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담화(談話)를 즐거워하지 않고, 담화의 즐거움에 관여하지 않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수면을 즐거워하지 않고 수면의 즐거움에 관여하지 않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분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모여서 잡담하는 것을 즐거워 하지 않으며, 즐거움에 관여하지 않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나쁜 욕망을 일으키지 않고, 나쁜 욕망에 지배받지 않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나쁜 친구를 사귀지 않고, 나쁜 동료를 사귀지 않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한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약간의 수승한 경지에 도달했다 해도 중도에 수행을 포기하지 않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이상과 같이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이 비구들 사이에 존속하고, 또한 비구들이 이러한 일곱 가지의 기르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세존께서는 계속해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나는 거듭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을 설하리라. 잘 듣고 마음에 새겨둠이 좋으리라.”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바른 신앙을 갖고, 안으로 부끄러워하고(慙), 밖으로 악을 두려워하고(愧), 박식하고, 수행에 진력하고, 생각(念)이 확립되고, 지혜가 있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이상과 같이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이 비구들 사이에서 존속되고, 또한 비구들이 이러한 일곱 가지 가르침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세존께서는 또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나는 거듭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을 설하리라. 잘 듣고 마음에 새겨둠이 좋으리라.”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비구들은 바른 사념(思念)이라고 하는 깨달음의 지분(念覺支)을 닦고, 참, 거짓의 판별이라고 하는 깨달음의 지분(擇法覺支)을 닦고, 기쁨이라고 하는 깨달음의 지분(喜覺支)을 닦고, 마음의 평정이라고 하는 깨달음의 지분(輕安覺支)을 닦고, 정신통일이라고 하는 깨달음의 지분(安覺支)을 닦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이상과 같이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이 비구들 사이에 존속하고, 또한 비구들이 이러한 일곱 가지 가르침을 지키고 있음이 알려지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다시 세존께서는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나는 거듭 쇠망이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을 설하리라, 잘 듣고 마음에 새겨둠이 좋으리라.”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모든 것은 무상하다는 생각(無常想)을 닦고, 모든 것은 무아(無我)라는 생각(無我想)을 닦고, 모든 것은 부정하다는 생각(不淨想)을 닦고, 모든 것은 괴롭고 근심스러운 것이라는 생각(苦廂)을 닦고, 모든 것은 버리고 떠나야만 할 것이라는 생각(捨離想)을 닦고, 모든 탐욕은 떠나야만 할 것이라는 생각(離情想)을 닦고, 모든 것은 멸해간다는 생각(滅想)을 닦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이상과 같이 쇠망이 오지 않는 일곱 가지 가르침이 비구들 사이에 존속하고, 또한 비구들이 이러한 일곱 가지 가르침을 지키고 있음이 알려지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세존께서는 거듭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또한 여섯 가지 쇠망이 오지 않는 가르침이 있다. 나는 지금부터 그것을 설하리니 잘 듣고 마음에 새겨둠이 좋으리라.”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동료 수행자들에게 자애로운 행동(慈身業)을 공적(公的)으로나 사적(私的)으로 보전하고 있을 때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동료 수행자들에 대해, 자애로운 언행(慈語業)이나 자애로운 심행(慈意業)을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늘 보전하고 있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규칙에 맞는 바른 보시물을 설령 한 발우분의 음식일지라도, 혼자 먹지 않고 계율을 지키는 동료 수행자들과 사이좋게 나누어 먹는 것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치우침이 없으며, 결함이 없으며, 더러움이 없으며, 자유로움으로 인도하는 지자(智者)를 칭찬하고 다른 것에 물들지 않으며, 정신통일에 이르는 계(戒)와 일치하고, 동료 수행자들과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함께 생활해 가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또 비구들이여! 비구들이 존귀하고, 열반으로 나아가며,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을 괴로움의 멸진으로 바르게 인도하고, 수행자들과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함께 생활해 가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이상과 같은 여섯 가지 쇠망이 오지 않는 가르침이 비구들 사이에 존속하고, 또한 비구들이 이러한 여섯 가지의 가르침을 지키고 있음이 알려지는 동안에는, 비구들이여! 비구들에게는 번영이 기대될 뿐 쇠망은 없을 것이니라.’

이와 같이 이곳 라자가하의 영취산에 머무시는 동안,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수많은 가르침을 교설하셨다.

즉 ‘이것이 계율(戒)이니라. 이것이 정신통일(定)이니라. 이것이 지혜(慧)이니라. 또한 계율을 두루 닦은 정신통일에는 큰 공덕과 이익됨이 있고, 정신통일을 두루 닦은 지혜에도 큰 공덕과 이익됨이 있나니, 이렇게 지혜를 두루 닦은 마음은 애욕,생존,견해(見解),근본무지(根本無知) 등의 번뇌로부터 바르게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니라.’라고.

4. 여로(旅路)에 오르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 라자가하에서 마음껏 머무신 후,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자, 아난다여! 우리는 이제 암바라티카 동산으로 가자.”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는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암바라티카 동산으로 향하셨다.

암바라티카 동산에 도착하신 세존께서는 ‘왕의 집’에 머무셨다. 세존께서 암바라티카 동산의 ‘왕의 집’에 마무시는 동안에도 비구들에게 수많은 가르침을 설하셨다.

즉 ‘이것이 계율(戒)이니라. 이것이 정신통일(定)이다. 이것이 지혜이다. 또한 계율을 두루 닦은 정신통일에는 큰 공덕과 이익됨이 있고, 정신통일을 두루 닦은 지혜에는 큰 공덕과 이익이 있나니, 이렇게 지혜를 두루 닦은 마음은 애욕, 생존, 견해, 근본무지 등의 번뇌로부터 바르게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니라’라고.

그리고 세존께서 암바라티카 동산에 마음껏 머무신 다음,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자, 아난다여! 우리들은 이제 나란다로 가자.”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는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나란다로 향하셨다. 그리고 나란다에 도착하신 세존께서는그곳의 파바리카 상인의 망고 숲에 머무셨다.

세존께서 나란다에 머무시던 어느 날, 사리풋타(舍利佛) 존자가 세존의 처소에 왔다. 세존께 인사드리고 한쪽에 앉은 사리풋타 존자는 세존께 다음과 같이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 이러한 숭경(崇敬)의 생각을 품고 있사옵니다.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도 바른 깨달음에 대해 세존만큼 심오하고 철저하게 도달한 사람은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을 것이며, 현재에도 물론 존재하지 않는다 – 라고.”사리풋타여! 너의 그 말은 실로 위대하고 대단하다. 너는 이미 그 뜻을 확실하게 파악하여 사자후를 하였구나.

사리풋타여! 어떻느냐, 그렇게 말하는 너는 이니 이 세상에 나툰 수많은 존경받을 만한 분(應供), 바르게 깨달은 분(正等覺者), 그 모든 세존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 이 세존은 이러한 계율을 지니셨고, 이러한 진리를 지니셨고, 이러한 지혜를 갖추셨고, 이러한 생활을 보냈고, 이러한 해탈을 하셨다 – 라고 익히 알고 있다는 것인가?”아니옵니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그럼 사리풋타여! 장차 이 세상에 나툴 수많은 존경받을 만한 이, 바른 깨달음을 얻은 분, 그 모든 세존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 이 세존은 이러한 계율을 지니셨고, 이러한 진리를 지니셨고, 이러한 지혜를 갖추시고, 이러한 생활을 보내시며, 이러한 해탈을 깨달을 것이다 – 라고 익히 알고 있는가?”아니옵니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그렇다면 사리풋타여! 너는 지금 이 세상에서 바르게 깨닫고, 존경받을 만한 이가 된 나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 세존은 이러한 계율을 지니시고, 이러한 진리를 지니시고, 이러한 지혜를 갖추시고, 이러한 생활을 보내시며, 이러한 해탈을 깨달으셨다 – 라고 익히 알고 있는 것인가?”아니옵니다, 그렇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사리풋타여! 진정 그렇다면 너에게는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르게 깨달음을 얻은 이들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他心通)을 갖고 있는가?사리풋타여! 너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그와 같은 위대하고 대단한 말을 토로하며, 그 의미를 확실하게 파악하여 사자후하는 것인가?”세존이시여! 지혜가 어리석은 저는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들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통찰력 따위는 부릴 수 없사옵니다. 단지 세존이시여! 저는 ‘추론의 결과’를 아는 것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이 어떤 것인지 말씀드린다면, 마치 어느 나라의 도성(都城)이 변방에 있다고 한다면 그 도성은 주변이 견고한 성벽으로 에워싸여 있고, 또 견고한 성채와 성문이 있어 출입하는 문은 오직 하나뿐이옵니다. 게다가 세존이시여! 그 성문에는 슬기롭고 총명하고 지혜로운 문지기가 있어 모르는 자의 출입은 조금도 허락하지 않고, 아는 자만 성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합니다. 또 그 문지기가 성벽의 주위를 철저하게 순찰하여 그 어디에도 고양이가 드나들 정도의 작은 구멍이나 틈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면, 그는 – 이 성에 출입하려는 자는 사람이건 동물이건 모두 이 문으로만 출입해야만 한다 – 라고 생각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알았던 ‘추론의 결과’라는 것도 바로 이러한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과거의 수많은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들이 계시온데, 그분들은 모두 다섯 가지 번뇌의 가림(五蘊)을 버리고, 의욕을 일으키는 미세한 마음의 번뇌를 명확하게 알고, 네 가지 바른 사념을 성취한 경지(四念處)에 마음을 오로지 머물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지분(七覺支)을 여실하게 수행하심으로써, 위없이 바른 깨달음(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도달하셨던 것이옵니다.

또한 세존이시여! 미래의 수많은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른 깨달음을 얻은 이께서 출현하실 것 이온데, 그분들도 모두 다섯 가지 번뇌의 가림을 버리시고, 의욕을 일으키는 미세한 마음의번뇌를 명확하게 아시며, 네 가지 바른 사념을 성취한 경지에 마음을 오로지 머무시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지분을 여실히 수행하심으로써 위없이 바른 깨달음에 도달하실 것이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존이시여! 세존이야말로 현재 존경받을 만한 분, 바른 깨달음을 얻으신 분이온데, 세존께서도 바로 그렇게 다섯 가지 번뇌의 가림을 버리시고, 의욕을 일으키는 미세한 마음의 번뇌를 명확하게 아시며, 네 가지 바른 사념을 성취한 경지에 마음을 오로지 머무시고, 일곱 가지 깨달음의 지분을 여실하게 수행하심으로써 더없이 바른 깨달음에 도달하셨다고 저는 이해하옵니다.’

이렇게 이곳 나란다의 파바리카 상인의 망고 동산에 머무실 때에도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여러 가지 가르침을 설하셨던 것이다.

즉 ‘이것이 계율이니라. 이것이 정신통일이니라. 이것이 지혜이니라. 또 계율을 두루 닦은 정신통일에는 큰 공덕과 이익이 있고, 정신통일을 두루 닦은 지혜에도 큰 공덕과 이익이 있나니, 이렇게 지혜를 두루 닦은 마음은 애욕,생존,견해,근본무지 등의 번뇌로부터 바르게 해탈할 수 있는 것이니라’라고. 그리고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나란다에 흡족한 마음으로 머무신 후,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자, 아난다여! 우리는 지금부터 파탈리 마을로 가자.”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아난다는 대답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많은 비구들과 함께 파탈리 마을로 향하셨다.

5. 파탈리 마을의 신자들에게

세존의 일행이 파탈리 마을에 도착하자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마을 신자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세존께 문안드리고 한쪽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자리에 앉은 파탈리 마을 신자들은 세존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마련한 집이 한 채 있사온데, 세존께서 그 곳에 머무시겠사옵니까?’

신자들의 청을 세존께서는 침묵으로 허락하셨다.

세존께서 허락하심을 안 파탈리 마을 신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인사드리고 오른쪽으로 돌아 예를 표하고 떠났다. 그들은 다시 세존이 머무실 집으로 돌아와 마루 한쪽에 멍석을 깔았다. 그리고 그 위에 방석을 정돈하고 물병을 세우고 등불을 밝혔다. 이렇게 준비가 완료되자 파탈리 마을의 신자들은 다시 세존의 처소로 가 인사드리고 한쪽에 섰다. 한쪽에 서서 그들은 세존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앞서 말한 집은 곡식, 방석, 물병, 등불 등의 준지가 모두 완료되었사옵니다.

부디 때를 헤아려 출발하시옵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손에 드시고 비구들과 함께 그 집으로 향하셨다. 집에 도착하신 뒤 발을 씻으시고, 안에 드시어 중앙의 기둥을 등지시고 동쪽을 향해 자리에 앉으셨다.

이어서 비구들도 발을 씻고 안으로 들어, 서쪽 벽을 등지고 세존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형태로 자리에 앉았다. 마지막에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발을 씻고 안으로 들어 동쪽 벽을 등지고 세존을 정면으로 우러르는 형태로 자리에 앉았다.

이렇게 하여 모두 자리에 앉자 세존께서는 파탈리 마을의 신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거사(居士)들이여! 세상 가운데에서도 계율을 위배하고 악습을 좇는 자에게는 다섯 가지 재난이 찾아오느니라. 그 다섯가지란 무엇이겠는가?거사들이여! 계율을 위배하고 악습을 좇는 자는 생활을 방종하게 한 결과 막대한 재산을 탕진해 버리느니라. 이것이 그 첫째의 재난이다.

다음에 거사들이여! 계율을 위배하고 악습을 좇는 자에게는 나쁜 평판이 일게 되는니라. 이것이 그 둘째의 재난이니라.

또 거사들이여! 계율을 위배하고 악습을 좇는 자는 설령 왕족이나 바라문, 자산가, 사문 등, 의지와 행동이 바른 사람들을 만난다 해도, 마음의 두려움을 갖거나 자신을 부끄럽게 생각하나니, 이것이 세 번째의 재난이니라.

또 거사들이여! 계율을 위배하고 악습을 좇는 사람은, 마음이 미혹되어 어지럽게 죽을 때를 맞이하나니, 이것이 네 번째의 재난이니라.

또한 거사들이여! 계율을 위배하고 악습을 좇는 자는, 죽어서 오체(五體)가 무너진 다음 괴로운 세계나 악도(惡道)에 떨어져 지옥에 태어나나니, 이것이 다섯 번째의 재난이니라.

거사들이여! 계율을 위배하고 악습을 좇는 자에게는 이러한 다섯 가지 재난이 찾아오느니라. 거사들이여! 이것과는 반대로 계율을 지키고 좋은 관습을 지키는 자에게는 다섯 가지 복이 찾아오느니라. 그 다섯 가지란 무엇이겠는가?거사들이여! 계율을 지니고 좋은 관습을 지키는 자는 생활을 방종하게 하지 않는 결과 막대한 재산을 모을 수 있나니, 이것이 그 첫째의 복이니라.

다음에 거사들이여! 계율을 지니고 좋은 관습을 지키는 자에게는, 반드시 좋은 평판이 나게 되나니, 이것이 그 둘째의 복이니라.

또 거사들이여! 계율을 지니고 좋은 관습을 지키는 자는, 설령 왕족과 바라문, 자산가, 사문 등 의지와 행동이 바른 사람을 접한다 해도 마음에 두려움을 갖거나 자신을 조금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나니, 이것이 세 번째의 복이니라.

또 거사들이여! 계율을 지니고 좋은 관습을 지키는 자는, 마음이 미혹해지거나 어지러운 상태로 죽음을 맞이하지 않나니, 이것이 네 번째의 복이니라.

또 거사들이여! 계율을 지니고 좋은 관습을 지키는 자는, 죽어서 오체가 무너진 다음, 선취(善趣)나 천계(天界)에 태어나나니, 이것이 다섯 번째의 복이니라.

거사들이여! 계율을 지니고 좋은 관습을 지키는 자에게는 이러한 다섯 가지의 복이 찾아오느니라.’

이렇게 하여 세존께서는 파탈리 마을의 신자들에게 여러 가지 가르침을 설하시어 믿어 지니게하시고, 그들을 격려하시고 기뻐하게 하셨는데, 그러게 하는 동안 시간은 지나갔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마을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거사들이여! 밤도 매우 깊었나니, 때를 헤아려 집으로 돌아감이 좋으리라.”잘 알았사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마을 사람들은 대답하였다. 그리고 세존께 작별 인사를 드린 다음, 오른쪽으로 도는 예를 표하고 각각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세존께서는 그들을 멀리까지 배웅한 다음, 공중을 날아 집으로 드셨다.

때마침 마가다 국에서는 이웃 나라 밧지 족의 침공을 막기 위해, 파탈리 마을에 새로운 성을쌓고자 하였는데, 스니다와 바사카라 두 대신이 그 임무를 담당하였다.

그런데 이 파탈리 마을은 당시 천(千)을 헤아릴 만큼 많은 신(神)들이 수호하는 곳이었다. 대개 신들 가운데에서도 위력이 큰 신이 수호하는 지방에는 위력이 큰 왕이나 대신이 성을 축조하려고 마음먹고, 위력이 중간 정도인 신이 수호하는 지방에는 위력이 중간 정도인 왕이나 대신이 성을 축조하려고 마음먹고, 위력이 약한 신이 수호하는 지방에는 위력이 약한 왕이나 대신이 성을 축조하려고 하였다.

세존께서는 사람의 능력을 초월한 청정한 지혜의 눈으로, 천을 헤아릴 정도의 많은 신들이 파탈리 마을을 수호하고 있음을 보셨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시어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도대체 누가 이 파탈리 마을에 성을 축조하려 하느냐?”세존이시여! 스니다와 바사카라라는 두 명의 마가다 국 대신이 이웃 나라 밧지 족의 침공을 막기 위해 파탈리 마을에 성을 축조하고 있사옵니다.”아난다여! 이 파탈리 마을에서 성을 축조하고 있는 스니다와 바사카라라는 두 명의 마가다 대신은, 도리천의 신들에게 물어서 이 땅을 선택한 것 같다. 그만큼 이 땅은 좋은 땅이니라.

아난다여! 나는 어젯밤, 사람의 능력을 초월한 청정한 지혜의 눈으로, 천을 헤아릴 정도의 많은 신들이 이 파탈리 마을을 지키고 있음을 보았느니라.

아난다여! 대개 신들 가운데에서도 위력이 큰 신이 수호하는 지방에는 위력이 큰 왕이나 대신이 성을 축조하려고 마음먹는다.

또 아난다여! 위력이 중간 정도의 신이 수호하는 지방에는 위력이 중간 정도인 왕이나 대신이 성을 축조하려고 마음먹고, 위력이 약한 신이 수호하는 지방에는 위력이 약한 왕이나 대신이 성을 축조하려고 마음먹는다.

그리고 아난다여! 이 지방이야말로 도리천의 신들처럼 위력이 큰 신이 수호하는 곳이니라.

아난다여! 이곳은 고귀한 장소이며, 또한 상인들의 교차지점인 한, 이 파탈리 마을은 마가다 제1의 도시가 되고, 물자의 집산지가 될 것이니라.

그러나 아난다여! 파탈리 마을에는 그 번영을 해치는 세 가지 장애가 있을 것이니라. 세 가지 장애란 불(火)에 의한 것, 물(水)에 의한 것, 그리고 사람들의 불화(不和)에 의한 것이니라.’

마가다 국의 스니다와 바사카라 두 대신은, 세존께서 파탈리 마을에 머무신다는 것을 알고, 세존께 인사드리러 왔다. 세존게 문안드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말을 주고받은 다음, 한쪽에 선 두 명의 마가다 국 대신은 세존께 여쭈었다.

‘존자 고타마시여! 오늘의 공양은 비구들과 함께 반드시 저희들의 처소에서 하시옵소서.’

세존께서는 침묵으로 그들의 청을 승낙하셨다.

세존의 허락을 받은 마가다 국의 두 대신은, 자신들의 숙소로 돌아와 곧바로 딱딱하거나 부드러운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였다. 이렇게 하여 공양준비가 모두 끝나자, 세존의 처소에 심부름꾼을 보내어, ‘고타마시여! 공양시간이 되었사옵니다. 준비도 다 되었사옵니다. 부디 출발하소서.’라고 전하도록 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점심때가 되기 전에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손에 드시고 비구들과 함께 마가다국의 두 대신이 머무는 숙소에 도착하시어 마련된 자리에 앉으셨다.

두 명의 마가다 국 대신은, 세존을 수좌(首座)로 한 비구들에게 딱딱하거나 부드러운 갖가지 맛있는 공양을 이르지 않는 곳이 없도록 곳곳에 직접 공양 올렸다.

이렇게 하여 세존께서 공양을 다 마치시고 발우에서 손을 떼시니, 스니다와 바사카라 두 대신은 아래쪽 한 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마가다 국의 두 대신이 자리에 앉자 세존께서는 다음과 같은 시(詩)를 설하시어 감사의 뜻을 표시하였다.

현명한 사람 머물면서그곳에서 자제와 계행으로애써 노력하여 청정행자를공양함이 많으면

신들도 그곳에 강림(降臨)하여축사(祝詞)를 읽으니시물과 공물이 많으면그들은 신들에게도 즐거이 공양하네

마치 어미가 자식을 사랑하듯 사랑해 주니그 사람은 행복을 항상 보리

이렇게 세존께서는 두 명의 마가다 국 대신에게 시구를 설하시어, 마음을 즐겁게 하신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 가셨다.

그 뒤 스니다와 바사카라 두 대신도 배웅하러 나왔는데, 그때 두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이 순간부터 사문 고타마께서 나가신 문을 ‘고타마 문(門)’이라 하고 또 갠지즈 강을 건너신 곳을 ‘고타마 나루터’라 부르고자 한다’라고. 이렇게 하여 세존께서 나가신 문을 ‘고타마 문’이라고 명명했던 것이다.

이리하여 세존께서는 갠지즈 강변까지 오셨다.

이때 강물은 강둑 가득히 차올라 까마귀조차 강물을 먹을 정도로 강변 가까이 있었다.

그리고 변에는 강을 건너려는 사람들이 여기 저기 보였다. 그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배를 찾아 다니고, 어떤 이들은 뗏목을 찾아 다녔다. 또 어떤 이들은 대나무 뗏목을 엮고자 했다. 그때 세존께서는, 마치 힘센 사나이가 팔을 폈다. 굽힐 정도의 짧을 순간에 홀연히 비구들과 함께 저쪽 언덕으로 건너셨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사람들이 강을 건너고자 배를 찾아다니고 뗏목을 찾아다니며, 또는 대나무 뗏목을 엮고 있는 광경을 보셨는데, 그 의미하는 바를 아시어 다음과 같은 감흥의 시를 노래하셨다.

흐르는 대로 맡겨두지 아니하고 배나 뗏목을 만드는 동안얕은 여울을 선택하여건너는 그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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