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보현보살을 만나다

62. 보현보살을 만나다

1) 보살의 경계를 보고 얻은 이익

그 때에 선재동자는 곧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선지식들을 보고, 모두 가까이 모시고 섬기며 공양하여 기쁘게 하고, 가르침을 순종하여 받아 행하며, 더 나아가 일체지의 뜻을 구하여 부처님 경계에 결정한 이해를 내었으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 바다는 받아들이며, 사랑하는 교법 구름을 내어 온갖 것을 덮으며, 비로자나의 넓고 큰 몸 구름에는 사랑과 공경이 더하고, 보살들의 걸림없는 해탈에는 마음이 편안히 머물며, 여래의 넓은 문인 집착 없는 깨끗한 눈을 빨리 내어 모든 부처님들의 수행이 원만한 공덕 바다를 관찰하며, 여래의 행을 쌓아 닦은 일체지를 깊이 믿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체지의 도를 돕는 법을 빨리 늘게 하며, 모든 보살의 깨끗하고 깊은 마음으로 잘 회향하고 삼세의 모든 여래들이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함을 잘 알며, 모든 부처님의 교법 바다에 깊이 들어가 부처님들의 법 수레를 순종하여 알며, 모든 세간에 그림자처럼 나타나서 보살들의 서원 바다에 깊이 들어가며, 모든 겁이 다하도록 보살의 행을 닦고 넓은 문의 지혜를 얻어 여래의 경계를 비추며, 보살들의 모든 선근을 늘게 하여 일체지의 깨끗한 광명을 얻으며, 시방의 모든 법계를 두루 비추어 온갖 세계에서 중생들을 교화하며, 수행할 마음을 내고 이익을 성취하여 나고 죽는 종류를 따라서 알며, 번뇌와 업의 모든 장애의 산을 부수고 장애가 법을 따라서 깨달으며, 법계의 평등한 지위에 들어가 고요한 보살의 해탈에 항상 머물며, 모든 여래의 경계를 구하고 여러 여래의 위신력으로 가지(加持)하려 하였다.

선재동자가 이와 같이 세밀한 관찰을 일으켜 보현보살의 깊은 경계에 머물렀으므로, 곧 보현보살의 이름과 보현의 행과 훌륭한 큰 서원과 처음 마음 낸 때부터 도를 돕는 일과 눈앞에서 내는 훌륭한 공덕과 미세한 위의를 들었으며, 또 보현보살의 지위와 지위의 처소와 지위의 차별과 지위의 자재한 행과 지위의 차별하게 머무름과 지위의 용맹과 지위의 위덕과 지위의 함께 머무름을 들었다.

이런 것을 듣고는 보현보살을 뵈오려고 사모하여, 곧 금강해장 보리 도량의 부처님 사자좌 앞에 있는 온갖 보배로 된 연화장 자리 위에서 허공계와 상당한 크고 넓은 마음을 일으키고, 눈앞에 있는 모든 집착하는 마음을 빼어 버리고, 온갖 공덕의 물들지 않는 마음을 모으고, 온갖 세계를 깨끗이 하는 생각 없는 마음과 온갖 법을 아는 즐거운 마음, 온갖 경계를 관찰하는 걸림없는 마음, 온갖 방위에 들어가는 두루하는 마음, 온갖 행을 행하는 장애 없는 마음, 일체지의 경계를 깨끗이 하는 묘한 행의 자재한 마음, 모든 보살의 도량 장엄을 보는 깨끗하고 밝은 마음, 모든 여래의 법바다에 들어가는 크고 넓은 마음, 온갖 중생을 조복하고 성숙하는 두루하는 마음, 온갖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는 한량없는 마음, 온갖 대중을 그림자처럼 아는 마음, 온갖 겁에 끝없이 머무는 마음, 여래의 력(力)과 무소외(無所畏)와 불공불법(不共佛法)을 끝까지 다하여 물러가지 않는 마음을 일으켰다.

선재동자가 이러한 마음을 일으키고는 자기의 선근으로 윤택해짐을 말미암아, 여러 여래의 가피력을 말미암아, 보현보살과 같은 선근의 힘으로 말미암아 보현보살을 뵈오려 할 적에, 열 가지 상서가 있었으니, 그 열 가지란, 하나는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여래의 도량이 장엄함을 보고, 둘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나쁜 갈래[惡道]와 모든 잡된 종류가 없음을 보고, 셋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훌륭한 여러 가지 연꽃으로 장엄함을 보고, 넷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모든 중생의 몸과 마음이 서늘함을 보고, 다섯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보배로 자체가 되어 모양이 장엄함을 보고, 여섯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중생들이 가지가지 몸매와 잘생긴 모양으로 몸을 장엄함을 보고, 일곱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모든 장엄 구름들이 위에 덮임을 보고, 여덟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중생들이 서로 사랑스런 마음으로 번갈아 이익함을 보고, 아홉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보리 도량의 형체가 장엄함을 보고, 열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깨끗하여 중생들의 마음에 부처님들을 항상 따라서 기억하고 생각함을 보았으니, 이것이 열이었다.

또 열 가지 큰 광명을 보았으니, 그 열 가지란, 하나는 온갖 세계에 있는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의 광명 그물을 내어 두루 비침을 보고, 둘은 그러한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의 둥근 광명 바퀴 구름을 내어 한량없고 수없는 가지각색 빛깔이 법계에 두루함을 보고, 셋은 그러한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여래의 영상 구름을 내어 법계에 두루함을 보고, 넷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여래의 불꽃 빛 바퀴 구름을 내어 법계에 두루함을 보고, 다섯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묘한 향, 바르는 향, 사르는 향, 화만 따위의 구름을 내어 시방의 법계에 두루하여 큰소리를 내어 보현보살의 온갖 행원의 공덕 바다를 칭찬함을 보고, 여섯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해·달·별들의 광명 구름을 내고 거기서 모두 보현보살의 광명을 놓아 법계에 가득함을 보고, 일곱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각색 중생의 형상 등불 구름을 내는데, 마치 부처님 광명처럼 법계에 두루 비침을 보고, 여덟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여래 몸 영상 마니보배 구름을 내어 법계에 두루함을 보고, 아홉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여래 영상 광명 몸 구름을 내어 큰 비처럼 여래의 큰 서원과 위덕의 힘을 말함을 보고, 열은 낱낱 티끌 속에서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보살의 원만한 광명 영상 몸 구름을 내어 중생들을 따라 가지가지로 변화하여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좋아하는 생각을 내게 하여, 이러한 일이 법계에 두루함을 보았으니, 이것이 열이었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이 열 가지 광명을 보고는 ‘내가 이제 반드시 보현보살을 뵈오리라’고 생각하였다. 선재동자는 자기 선근의 빛이 비치는 힘에 머물며, 모든 여래가 두호하고 염려하는 힘에 머물러서 부처님 법의 두루하는 지혜 광명을 내어 보현보살의 행은 눈앞에 비치어 알며, 보현보살의 서원에는 끝없는 데까지 깊이 들어가고 모든 여래의 경계는 깊은 마음으로 믿어 알고 보살들의 광대한 경계에는 결정한 힘을 얻었으며, 보현보살을 볼 수 있는 생각을 모으고, 여래의 일체종지(一切種智)에 깊이 들어가고, 모든 감관을 두루 거두어 고요하게 하고, 큰 정진을 일으켜 물러가지 아니하고 몸과 마음이 시방세계에 두루 나타나서, 넓은 눈으로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모임 가운데 장엄거리를 관찰하니 모든 경계가 보현보살을 뵈올 생각을 지으며, 지혜의 눈으로써 보현보살이 처음 마음을 낸 적부터 행하던 도를 관찰하니 그 마음이 넓어서 허공과 같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大悲]이 견고하여 금강과 같으며, 위엄과 공덕으로 가지하여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현보살을 여의지 아니하려 하며, 평등한 마음으로 보현의 행을 행하며, 잠깐잠깐마다 순종하여 깨끗하고 자재하며, 항상 여래의 경계에 머무르려 하며, 보현보살의 가지가지 지혜의 지위[地]를 성취하려 하였다.

선재동자가 이러한 관찰을 구족히 원만하고는, 보현보살이 비로자나여래·응공·등정각 앞에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으심을 보았다. 모든 보살 대중이 둘러 모셨는데, 몸매가 특별하여 세상에 같을 이가 없으며, 지혜와 공덕과 가지가지 경계가 헤아릴 수 없으며, 모든 보살을 세밀하게 살펴보아 가이없으며 모든 여래와 더불어 평등하여 둘이 없었다.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몸을 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광명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게 광명이 널리 비치어 중생들의 고통 근심을 덜어 없애며, 또 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각색 둥근 광명 구름을 내어, 보살들로 하여금 크나 큰 즐거움을 빨리 자라게 하며, 또 보현보살의 정수리와 두 어깨의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각색 향기 불꽃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있는 부처님들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 향기 비를 내려 두루 풍기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각색 꽃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모든 여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 퍼져 묘한 꽃을 내리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장엄하는 향나무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여래들이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하여 끝없는 바르는 향·가루향 모든 향들을 내리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의복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훌륭한 옷들을 비내려 널리 장엄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비단 구름과 가지가지 영락 구름과 가지가지 여의주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모든 여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하여 모든 영락과 비단 구름을 비내려서 중생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이루게 함을 보았다.

또 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보배 나무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고 다시 모든 보배 나무 광 속으로부터 모든 별빛 구름을 흘러내어 가지가지로 모든 여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모든 보배를 비내렸으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색계천 하늘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보리심을 찬탄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범천 권속의 몸 구름을 내어, 모든 여래께 법 수레 운전하기를 청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욕계천 하늘의 몸 구름을 내어, 일체의 여래들께서 말씀하시는 묘한 법문을 수호하고 받아 가지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삼세의 온갖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모든 중생으로서 의지없는 이들에게는 의지가 되고, 덮어 보호할 것이 없는 이들에게는 덮어 보호하고, 돌아갈 데 없는 이들에게는 돌아갈 데가 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깨끗한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이 그 가운데 나타나 보살 대중이 모인 청정한 도량에서 중생들로 하여금 공경하고 좋아하여 깨끗함을 얻게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깨끗하면서 깨끗하지 못한 세계 구름을 나타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뒤섞여 물든 중생들로 하여금 깨끗하게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깨끗하지 못하면서 깨끗한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순수하게 물든 중생들로 하여금 깨끗하게 함을 보았다.

또 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중생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교화를 받을 만한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성숙함을 얻게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보살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가지가지 부처님의 이름을 칭찬하여 중생들로 선근이 자라게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 가지 보살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부처님과 보살들의 처음 마음을 낸 적부터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여 생긴 선근을 선전하여 나타내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보살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온갖 세계에 두루하여 낱낱 세계 중에서 보현보살의 묘한 행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모든 보살의 서원 바다를 드러내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보현보살의 수행 구름을 내어, 온갖 중생들로 하여금 사랑하고 닦아 익혀, 일체지의 자체를 빨리 원만케 하며, 또 낱낱 털구멍에서 잠깐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정각(正覺)의 몸 구름을 내어, 온갖 세계에서 정각을 이루며, 일체지를 나타내어 보살들로 하여금 큰 법을 널리 모으고 빨리 자라서 눈앞에서 깨닫게 함을 보았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이와 같이 자재한 신통 경계를 보고, 기쁘고 즐거움이 몸과 마음에 두루하여 다시 관찰하였다. 보현보살 몸의 낱낱 부분과 낱낱 마디와 낱낱 털구멍을 보니, 거기 모두 삼천대천세계가 있으며, 그 세계에 있는 모든 지대(地大)·수대(水大)·화대(火大)·풍대(風大)와 바다의 사주(四洲) 세계와 수미산과 철위산과 모든 보배산들과 나라와 도시와 궁전과 동산과 내지 지옥·아귀·축생·염마라왕의 세계와 하늘과 용의 팔부(八部)와 사람과 사람 아닌 것과 욕계·색계·무색계와 해·달·별·바람·구름·우레·번개와 낮과 밤과 달과 때[時]와 해[年]와 겁[劫]과 부처님들이 세상에 나심과 보살 대중과 도량의 장엄 따위를 모두 분명히 보았다.

이 세계를 보는 것같이, 동쪽 끝까지 가지가지 세계도 그러하고, 동쪽과 같이 남쪽·서쪽·북쪽과 네 간방과 위와 아래도 역시 그와 같았으며, 지금의 시방세계를 보는 것같이, 끝없이 지난 세월과 끝없는 오는 세월의 가지가지 세계가 상속(相續)하여 끊어지지 아니함도 그와 같아서, 각각 차별하여 서로서로 드나들면서도 복잡하거나 혼란하지 아니함을 보았다.

이 비로자나부처님의 연화장 사자좌 위에서 이러한 유희와 신통을 나타내는 것같이, 동방 연화길상(蓮華吉祥) 세계의 현길상(賢吉祥)여래 계신 데서 나타내는 유희와 신통도 그와 같았고, 현길상여래 계신 데서와 같이, 동방·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위와 아래의 모든 세계도 그와 같았다.

이와 같이 시방 모든 세계의 낱낱 티끌 속에도 모두 법계와 부처님의 대중이 있고, 그 낱낱 부처님 계신 데마다 모두 보현보살이 연화장 사자좌에 앉아서 온갖 유희와 신통을 나타내는 것도 역시 그러하였다.

또 낱낱 보현보살의 몸 속에서 모두 삼세의 모든 경계를 보게 되는 것이, 마치 거울 속에 그림자가 나타나듯 하였다. 곧 일체의 부처님 세계와 온갖 생활 도구와 온갖 중생과 온갖 부처님들이 나시는 일과 일체의 보살들이 모인 도량을 보았으며, 또 중생들의 가지각색 소리를 들었으니, 모든 부처님 소리, 모든 여래와 법 수레 운전하는 소리, 모든 여래의 유희 신통 소리, 모든 보살들의 잘 일러주는 소리와 모든 보살의 신통 경계 소리와 보살의 지혜와 신통과 보살의 널리 모음과 보살의 법문 말씀과 보살의 유희와 같은 이러한 소리들을 들었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이와 같이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유희 신통을 보고 듣고는 곧 열 가지 지혜[智]바라밀을 얻었으니, 그 열 가지란 하나는 잠깐잠깐마다 몸이 모든 세계에 가득 차는 지혜바라밀이요, 둘은 잠깐잠깐마다 모든 부처님 계신 데 각각 나아가는 지혜바라밀이요, 셋은 잠깐잠깐마다 온갖 여래께 공양하는 지혜바라밀이요, 넷은 잠깐잠깐마다 모든 여래 계신 데서 법을 듣고 받아 가지는 지혜바라밀이요, 다섯은 잠깐잠깐마다 모든 여래의 온갖 법 수레를 자세히 관찰하는 지혜바라밀이요, 여섯은 잠깐잠깐마다 모든 부처님의 헤아릴 수 없는 신통을 아는 지혜바라밀이요, 일곱은 잠깐잠깐마다 한 구절 법문을 말하되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변재가 다하지 않는 지혜바라밀이요, 여덟은 잠깐잠깐마다 지혜 바다가 앞에 나타나 온갖 법을 관찰하는 지혜바라밀이요, 아홉은 잠깐잠깐마다 모든 법계의 교법 바다를 얻는 지혜바라밀이요, 열은 잠깐잠깐마다 모든 중생을 알면서도 중생이란 생각을 여의는 지혜바라밀이다. 그 하나하나가 잠깐잠깐마다 보현보살의 지혜와 행이 모두 앞에 나타나는 지혜바라밀이었다.

선재동자가 이미 이것을 얻은 뒤에 보현보살이 오른손을 내밀어 선재의 정수리를 만지니, 선재동자는 즉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여러 삼매에 들어갔다. 이 삼매들은 각각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삼매로 권속을 삼았고, 낱낱 삼매는 예전에 보지 못하고 예전에 듣지 못하던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가지가지 세계의 부처님 모임을 얻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일체지의 도를 얻는 기구를 늘리고, 모든 부처님 세계 의 티끌 수 같은 일체지의 법문을 나타내고,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처음 내던 일체지의 마음을 성취하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일체지의서원 바다에 깊이 들어가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일체지로 출요(出要)의 도를 내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일체지의 보살행을 닦아 익히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일체지의 빠른 힘을 원만하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일체지의 넓은 광명이 비침을 얻었다.

이 사바세계의 비로자나부처님 계신 데서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질 적에 얻은 법문과 같이,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와 저 세계의 낱낱 티끌 속에 있는 온갖 세계의 모든 부처님 계신 데서도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졌고, 그 때에 얻은 법문도 역시 이와 같았다.

2) 깊은 원인과 걸림없는 공용

이 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이 선재동자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신통력을 보았는가?” “거룩하신 이여, 그러하나이다. 이미 보았사오니, 이 헤아릴 수 없는 큰 신통은 부처님의 지혜를 얻고서야 알 수 있는 것이옵니다.” “선남자여, 나는 말할 수 없는 겁 동안에 보살행을 행하면서 일체지를 구할 적에, 낱낱 겁 중에서 보리심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여래를 섬겼으며, 낱낱 겁 동안에 일체지의 복덕을 모으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광대한 보시하는 모임을 베풀었으니, 모든 세간에 가장 훌륭하여 비길 데 없는 것을 모두 중생들에게 회향하였으며, 낱낱 겁 동안에 일체지의 법을 구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재물로 크게 보시하였으며, 낱낱 겁 동안에 부처님 지혜를 구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나라와 왕의 자리와 시골과 도시와 마을과 궁전과 처자와 권속과 몸붙이와 사지와 마디와 눈·귀·코·혀와 목숨까지도 보시하였으며, 낱낱 겁 동안에 일체지의 머리를 구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수없는세계의 티끌 수 같은 머리로써 보시하였으며, 낱낱 겁 동안에 일체지를 구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여래 계신 데서 공경하고 존중하고 받들어 섬기며 공양하고, 훌륭한 의복과 약과 온갖 필요한 것을 모두 받들어 이바지하였으며, 그 법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교법을 받아 가지고 따라서 행을 닦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저러한 대겁(大劫) 동안에 잠깐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순종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을 기억하며, 저러한 겁 동안에 잠깐도 성내거나 해하려 하는 마음이나 나[我]와 내 것[我所]이라 하는 마음과 나와 남을 차별하는 마음을 내지 아니하였으며, 잠깐도 보리심을 여의거나 나고 죽는 데서 고달픈 마음을 일으키거나 하열(下劣)한 마음을 내거나 게으른 마음을 품거나 장애하는 마음이 있었거나 미혹한 마음을 일으키지 아니하였고, 오직 위가 없고 무너뜨릴 수 없고 일체지의 성품인 보리심에 머물렀노라.

선남자여, 나는 모든 부처님 세계를 모두 깨끗이 장엄하였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들을 구호하고 교화하고 성숙하여 깨끗하게 하였으며, 모든 부처님과 선지식들을 공양하며 섬기고, 저 부처님과 선지식에게 바른 법을 구하기 위하여 널리 선전하고 보호하여 가졌으며, 안과 밖에 있는 모든 것을 모두 버리었고, 몸과 목숨까지도 아끼지 아니하였으며, 이렇게 한량없이 상응하여 행하여야 할 행을 원만하였으니, 모든 겁 바다에서 이 인연을 말하려 하여도 겁 바다는 끝날지언정 이것은 끝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의 법 바다에서 한 글자 한 글귀도 전륜왕의 지위를 버리고서 구하여 얻지 않은 것이 없으며,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서 구하여 얻지 아니한 것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구한 법은 모두 중생들을 구호하기 위하여 생각생각이 서로 잇따라 세밀하게 관찰하여 훌륭한 법이 앞에 나타나게 한 것이며, 지혜의 광명으로 모든 세간을 비추어 보이려 한 것이며, 출세간의 지혜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기 위한 것이며, 모든 여래가 가지신 공덕을 널리 칭찬하기 위한 것이니라. 내가 이러한 등의 지난 세상에 한 원만하게 상응한 행의 문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 말하여도 다할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선남자여, 나는 이렇게 도를 돕는 법을 모은 힘과 선근을 자라 게 한 힘과 극히 깊은 믿음을 넓힌 힘, 공덕을 닦아 행한 힘, 온갖 법을 진실하게 관찰한 힘, 온갖 지혜의 눈을 성취한 힘과 여러 여래의 가지(加持)한 힘, 가지가지 큰 서원으로 일으킨 힘, 끝없이 크게 불쌍히 여기는 흔들 수 없는 힘, 미묘한 지혜와 신통을 깨끗이 한 힘, 가지가지 선지식의 거두어 준 힘으로써 이렇게 삼세의 끝까지 평등하고 청정한 법신을 얻었으며, 위없이 깨끗한 색신을 얻어 세간을 초월하였고, 중생들의 가지가지로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서 초월하였고, 중생들의 가지가지로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서 형상을 나타내어 모든 세계에 들어가며, 온갖 곳에 두루하며, 그들을 따라서 널리 신통을 나타내어 보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즐겨하지 않는 이가 없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원만하고 광대한 이 위덕의 몸을 보는가? 마땅히 자세하게 생각하고 살펴보라. 선남자여, 나의 이 미묘한 몸은 끝없는 겁 동안에 성취한 것이므로,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겁을 지내도 나타나기 어렵고 보기도 어려우니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선근을 심지 못하였거나 조그만 선근으로는 나의 이름도 듣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나의 몸을 볼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나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아니할 것이니, 나를 보거나 생각하거나 환영하거나 전송하거나 잠깐만 따라다니거나 꿈속에서 만났더라도 모두 그러할 것이다.

어떤 중생은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나를 생각하고 따라서 수행하면 성숙함을 얻고, 혹은 이레 낮 이레 밤이나 반달이나 한 달이나 반년이나 일 년이나, 백 년·천 년·한 겁·백 겁, 혹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에 나를 생각하고 성숙할 이도 있으며, 혹은 한 생이나 백 생이나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생(生)에 나를 생각하고 성숙하기도 하며, 혹은 나의 둥근 광명을 보거나 광명 놓는 것을 보거나, 나의 몸을 보거나 혹은 신통이 세계를 진동함을 보거나, 혹은 두려운 마음을 내거나 즐거운 생각을 내는 이는 모두 성숙하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러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방편문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노라.

또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나의 깨끗한 세계를 보거나 들은 이는 반드시 나의 깨끗한 세계에 태어나고, 만일 중생이 나의 깨끗한 몸을 보거나 들은 이는 반드시 나의 깨끗한 몸 가운데 태어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위덕 있고 깨끗한 몸을 자세히 살펴보라.

이 때에 선재동자가 자세하게 보현보살의 몸을 살펴보니, 낱낱 털구멍 속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가 있고, 낱낱 세계마다 모두 부처님들이 세상에 나시어 그 가운데 가득하였는데 보살 대중들이 둘러 모셨으며, 저 세계들이 가지가지로 건립되고, 가지가지 형상, 가지가지 장엄, 가지가지 큰 산으로 둘러쌌고, 가지각색 구름이 위에 덮이고, 수많은 부처님들이 나시어 가지가지로 법을 연설하시니, 이런 일들이 각각 같지 아니함을 보았다.

한 털구멍 속과 같이 온갖 털구멍 속과 낱낱 몸매[相]와 낱낱 잘생긴 모양[好]과 낱낱 팔다리 마디와 속이 모두 그러하였다. 또 보니 보현보살의 낱낱 세계 가운데서 모든 세계의 부처님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의 변화한 몸 구름을 내어 시방의 모든 세계에서 중생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숙케 하였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가르침을 따라 보현보살의 몸과 털구멍 속에 있는 시방의 온갖 세계에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였다.

또 선재동자가 지금까지 만나 본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선지식에게 나아가 가까이 모시고 섬기며 공양하여, 모든 선근을 모으고 자라게 한 지혜의 광명으로써 지금 보현보살을 잠깐 보고서 얻은 선근에 비교하면, 백 분의 일도 못 되고, 천 분의 일도 못 되고, 백천 분의 일도 못 되며, 백천억 분의 일, 산수 분·비유 분·우바니사타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선재동자가 처음 마음 낸 뒤부터 보현보살을 만날 때까지의 그 중간에 들어간 세계해가 서로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거니와, 지금 보현보살의 한 털구멍 속에서 잠깐 동안에 들어간 세계가 서로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는 것은, 앞의 것에 비교하면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절이 되고, 한 털구멍 속과 같이 온갖 털구멍 속이 모두 그러하였다.

또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털구멍 속에 있는 세계에서 한 발걸음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지나가는데, 이렇게 가기를 오는 세상의 겁이 끝나도록 가더라도, 한 털구멍 속에 있는 가지가지 세계해의 서로 계속함과 세계해의 광[藏]과 세계해의 차별과 세계해의 나오는 문[出生門]과 세계해의 이루어짐과 세계해의 파괴와 세계해 장엄의 끝단 데 역시 알지 못하며, 부처님 바다가 출현하여 서로 계속함과 부처님 바다가 출현하는 광과 부처님 바다의 차별과 부처님 바다의 나오는 문과 부처님 바다의 나는 것[生]과 부처님 바다의 없어지는 것의 끝단 데 역시 알지 못하며, 보살 대중의 도량 바다가 서로 계속함과 보살 대중 바다의 광과 보살 대중 바다의 차별과 보살 대중 바다의 나오는 문과 보살 대중 바다의 모임[集]과 보살 대중 바다의 흩어지는 것의 끝단 데도 알지 못하며, 중생 세계에 들어가고 중생의 근성을 알고 중생들을 교화하여 조복하고 중생들의 지혜를 깨닫게 하여 성숙함과 보살의 머무는 자재한 신통과 보살의 들어가는 지위와 길과 이런 따위의 바다도 모두 그 끝단 데를 알지 못하였다.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털구멍 세계에서 어떤 세계는 하루 동안에 다니고, 어떤 세계는 일 년 동안에 다니고, 내지 어떤 세계는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에 다니면서도 움직이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고, 잠깐잠깐마다 끝없는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며 조복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향하게 하였다.

이러한 때에 선재동자는 차례차례 보현보살의 행과 원의 바다를 얻어 모두 평등하였으니 보현보살과 같고, 부처님들과 같아서 한 몸이 모든 세계에 가득 참이 같고, 모든 행이 원만함이 같고, 정각이 앞에 나타남이 같고, 신통의 큰 작용[大用]이 같고, 가지가지 법 수레 가 같고, 깨끗한 변재가 같고, 말을 내는 것이 같고, 가지가지 음성이 같고, 력(力)과 무소외(無所畏)가 같고, 가지가지 부처님의 머뭄이 같고, 대자대비가 같으며 내지 헤아릴 수 없는 해탈과 자재함이 모두 같았다.

이 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이 선재동자에게 물었다.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신통력을 보았는가?” “거룩하신 이여, 그러하나이다. 이미 보았사오니, 이 헤아릴 수 없는 큰 신통은 부처님의 지혜를 얻고서야 알 수 있는 것이옵니다.” “선남자여, 나는 말할 수 없는 겁 동안에 보살행을 행하면서 일체지를 구할 적에, 낱낱 겁 중에서 보리심을 깨끗이 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여래를 섬겼으며, 낱낱 겁 동안에 일체지의 복덕을 모으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광대한 보시하는 모임을 베풀었으니, 모든 세간에 가장 훌륭하여 비길 데 없는 것을 모두 중생들에게 회향하였으며, 낱낱 겁 동안에 일체지의 법을 구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재물로 크게 보시하였으며, 낱낱 겁 동안에 부처님 지혜를 구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나라와 왕의 자리와 시골과 도시와 마을과 궁전과 처자와 권속과 몸붙이와 사지와 마디와 눈·귀·코·혀와 목숨까지도 보시하였으며, 낱낱 겁 동안에 일체지의 머리를 구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수없는세계의 티끌 수 같은 머리로써 보시하였으며, 낱낱 겁 동안에 일체지를 구하기 위하여,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여래 계신 데서 공경하고 존중하고 받들어 섬기며 공양하고, 훌륭한 의복과 약과 온갖 필요한 것을 모두 받들어 이바지하였으며, 그 법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교법을 받아 가지고 따라서 행을 닦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저러한 대겁(大劫) 동안에 잠깐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순종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을 기억하며, 저러한 겁 동안에 잠깐도 성내거나 해하려 하는 마음이나 나[我]와 내 것[我所]이라 하는 마음과 나와 남을 차별하는 마음을 내지 아니하였으며, 잠깐도 보리심을 여의거나 나고 죽는 데서 고달픈 마음을 일으키거나 하열(下劣)한 마음을 내거나 게으른 마음을 품거나 장애하는 마음이 있었거나 미혹한 마음을 일으키지 아니하였고, 오직 위가 없고 무너뜨릴 수 없고 일체지의 성품인 보리심에 머물렀노라.

선남자여, 나는 모든 부처님 세계를 모두 깨끗이 장엄하였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들을 구호하고 교화하고 성숙하여 깨끗하게 하였으며, 모든 부처님과 선지식들을 공양하며 섬기고, 저 부처님과 선지식에게 바른 법을 구하기 위하여 널리 선전하고 보호하여 가졌으며, 안과 밖에 있는 모든 것을 모두 버리었고, 몸과 목숨까지도 아끼지 아니하였으며, 이렇게 한량없이 상응하여 행하여야 할 행을 원만하였으니, 모든 겁 바다에서 이 인연을 말하려 하여도 겁 바다는 끝날지언정 이것은 끝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의 법 바다에서 한 글자 한 글귀도 전륜왕의 지위를 버리고서 구하여 얻지 않은 것이 없으며,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서 구하여 얻지 아니한 것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구한 법은 모두 중생들을 구호하기 위하여 생각생각이 서로 잇따라 세밀하게 관찰하여 훌륭한 법이 앞에 나타나게 한 것이며, 지혜의 광명으로 모든 세간을 비추어 보이려 한 것이며, 출세간의 지혜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하기 위한 것이며, 모든 여래가 가지신 공덕을 널리 칭찬하기 위한 것이니라. 내가 이러한 등의 지난 세상에 한 원만하게 상응한 행의 문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 말하여도 다할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선남자여, 나는 이렇게 도를 돕는 법을 모은 힘과 선근을 자라 게 한 힘과 극히 깊은 믿음을 넓힌 힘, 공덕을 닦아 행한 힘, 온갖 법을 진실하게 관찰한 힘, 온갖 지혜의 눈을 성취한 힘과 여러 여래의 가지(加持)한 힘, 가지가지 큰 서원으로 일으킨 힘, 끝없이 크게 불쌍히 여기는 흔들 수 없는 힘, 미묘한 지혜와 신통을 깨끗이 한 힘, 가지가지 선지식의 거두어 준 힘으로써 이렇게 삼세의 끝까지 평등하고 청정한 법신을 얻었으며, 위없이 깨끗한 색신을 얻어 세간을 초월하였고, 중생들의 가지가지로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서 초월하였고, 중생들의 가지가지로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서 형상을 나타내어 모든 세계에 들어가며, 온갖 곳에 두루하며, 그들을 따라서 널리 신통을 나타내어 보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즐겨하지 않는 이가 없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원만하고 광대한 이 위덕의 몸을 보는가? 마땅히 자세하게 생각하고 살펴보라. 선남자여, 나의 이 미묘한 몸은 끝없는 겁 동안에 성취한 것이므로,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겁을 지내도 나타나기 어렵고 보기도 어려우니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선근을 심지 못하였거나 조그만 선근으로는 나의 이름도 듣지 못할 것인데, 하물며 나의 몸을 볼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나의 이름을 들으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아니할 것이니, 나를 보거나 생각하거나 환영하거나 전송하거나 잠깐만 따라다니거나 꿈속에서 만났더라도 모두 그러할 것이다.

어떤 중생은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나를 생각하고 따라서 수행하면 성숙함을 얻고, 혹은 이레 낮 이레 밤이나 반달이나 한 달이나 반년이나 일 년이나, 백 년·천 년·한 겁·백 겁, 혹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에 나를 생각하고 성숙할 이도 있으며, 혹은 한 생이나 백 생이나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생(生)에 나를 생각하고 성숙하기도 하며, 혹은 나의 둥근 광명을 보거나 광명 놓는 것을 보거나, 나의 몸을 보거나 혹은 신통이 세계를 진동함을 보거나, 혹은 두려운 마음을 내거나 즐거운 생각을 내는 이는 모두 성숙하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러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방편문으로써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가지 않게 하노라.

또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 나의 깨끗한 세계를 보거나 들은 이는 반드시 나의 깨끗한 세계에 태어나고, 만일 중생이 나의 깨끗한 몸을 보거나 들은 이는 반드시 나의 깨끗한 몸 가운데 태어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위덕 있고 깨끗한 몸을 자세히 살펴보라.

이 때에 선재동자가 자세하게 보현보살의 몸을 살펴보니, 낱낱 털구멍 속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가 있고, 낱낱 세계마다 모두 부처님들이 세상에 나시어 그 가운데 가득하였는데 보살 대중들이 둘러 모셨으며, 저 세계들이 가지가지로 건립되고, 가지가지 형상, 가지가지 장엄, 가지가지 큰 산으로 둘러쌌고, 가지각색 구름이 위에 덮이고, 수많은 부처님들이 나시어 가지가지로 법을 연설하시니, 이런 일들이 각각 같지 아니함을 보았다.

한 털구멍 속과 같이 온갖 털구멍 속과 낱낱 몸매[相]와 낱낱 잘생긴 모양[好]과 낱낱 팔다리 마디와 속이 모두 그러하였다. 또 보니 보현보살의 낱낱 세계 가운데서 모든 세계의 부처님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의 변화한 몸 구름을 내어 시방의 모든 세계에서 중생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숙케 하였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가르침을 따라 보현보살의 몸과 털구멍 속에 있는 시방의 온갖 세계에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였다.

또 선재동자가 지금까지 만나 본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선지식에게 나아가 가까이 모시고 섬기며 공양하여, 모든 선근을 모으고 자라게 한 지혜의 광명으로써 지금 보현보살을 잠깐 보고서 얻은 선근에 비교하면, 백 분의 일도 못 되고, 천 분의 일도 못 되고, 백천 분의 일도 못 되며, 백천억 분의 일, 산수 분·비유 분·우바니사타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선재동자가 처음 마음 낸 뒤부터 보현보살을 만날 때까지의 그 중간에 들어간 세계해가 서로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거니와, 지금 보현보살의 한 털구멍 속에서 잠깐 동안에 들어간 세계가 서로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는 것은, 앞의 것에 비교하면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절이 되고, 한 털구멍 속과 같이 온갖 털구멍 속이 모두 그러하였다.

또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털구멍 속에 있는 세계에서 한 발걸음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지나가는데, 이렇게 가기를 오는 세상의 겁이 끝나도록 가더라도, 한 털구멍 속에 있는 가지가지 세계해의 서로 계속함과 세계해의 광[藏]과 세계해의 차별과 세계해의 나오는 문[出生門]과 세계해의 이루어짐과 세계해의 파괴와 세계해 장엄의 끝단 데 역시 알지 못하며, 부처님 바다가 출현하여 서로 계속함과 부처님 바다가 출현하는 광과 부처님 바다의 차별과 부처님 바다의 나오는 문과 부처님 바다의 나는 것[生]과 부처님 바다의 없어지는 것의 끝단 데 역시 알지 못하며, 보살 대중의 도량 바다가 서로 계속함과 보살 대중 바다의 광과 보살 대중 바다의 차별과 보살 대중 바다의 나오는 문과 보살 대중 바다의 모임[集]과 보살 대중 바다의 흩어지는 것의 끝단 데도 알지 못하며, 중생 세계에 들어가고 중생의 근성을 알고 중생들을 교화하여 조복하고 중생들의 지혜를 깨닫게 하여 성숙함과 보살의 머무는 자재한 신통과 보살의 들어가는 지위와 길과 이런 따위의 바다도 모두 그 끝단 데를 알지 못하였다.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털구멍 세계에서 어떤 세계는 하루 동안에 다니고, 어떤 세계는 일 년 동안에 다니고, 내지 어떤 세계는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 동안에 다니면서도 움직이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고, 잠깐잠깐마다 끝없는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며 조복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향하게 하였다.

이러한 때에 선재동자는 차례차례 보현보살의 행과 원의 바다를 얻어 모두 평등하였으니 보현보살과 같고, 부처님들과 같아서 한 몸이 모든 세계에 가득 참이 같고, 모든 행이 원만함이 같고, 정각이 앞에 나타남이 같고, 신통의 큰 작용[大用]이 같고, 가지가지 법 수레 가 같고, 깨끗한 변재가 같고, 말을 내는 것이 같고, 가지가지 음성이 같고, 력(力)과 무소외(無所畏)가 같고, 가지가지 부처님의 머뭄이 같고, 대자대비가 같으며 내지 헤아릴 수 없는 해탈과 자재함이 모두 같았다.

3)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게송

그 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은 모든 보살 대중과 선재동자를 살펴보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대들은 의심하는 때를 여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세 들으라.


여래께서 구족한 바라밀과 해탈의 참된
길 내가 말하리.


부드럽고 잘난 장부 세상 뛰어나 마음이
깨끗하기 허공과 같고 지혜 해의 큰 광명
항상 놓아서 세간을 두루 비쳐 미혹의
어둠 없애네.


여래는 뵈옵거나 듣기 어려워 한량없는
억천 겁에 지금 만나니 우담화 좋은 꽃이
어쩌다 핀 듯 그러기에 부처 공덕 들어야
하네.


세간을 따라가며 하시는 일이 요술장이
모든 일을 나타내는 듯 중생 마음 기쁘도록
하기 위할 뿐 한 생각도 모든 분별 낸
적이 없네.

이 때에 보살들은 이 말씀을 듣고 일심으로 우러르면서 원을 내어, 부처님의 진실한 이치와 모든 공덕을 듣고자 하여 이렇게 생각하였다.

‘보현보살은 모든 행이 원만하고, 성품이 깨끗하여 말한 대로 행하고, 행하는 대로 말하는 이므로, 모든 여래가 다 같이 칭찬하는 바로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깊이 사모하는 마음을 내었다.

그 때에 보현보살은 가지가지 공덕과 지혜를 원만하고, 몸과 마음을 장엄한 것이 마치 연꽃이 삼계의 모든 티끌에 물들지 않는 듯하여,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마땅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세히 들으시오. 내가 지금 부처님 공덕 바다 중에서 한 방울만큼 말하려 합니다.”

그리고 나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 지혜 크고 넓기 허공 같아서 중생들의
마음마다 두루하시고 이 세상의 헛된 생각
없는 줄 알아 갖가지 다른 분별을 내지
않으며


한 생각에 삼세법을 모두 다 알며 모든
중생 근성들을 분명히 알아 비유컨대 공교로운
환술쟁이가 잠깐잠깐 만드는 일 한량없듯이



중생들의 마음씨가 각각 다르고 지난 세상
지은 업과 소원을 따라 보는 것도 제각기
다르지마는 부처님 맘 고요하여 변동치
않네.


어떤 이는 간 데마다 부처님께서 시방세계
가득함을 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 마음이
깨끗치 못해 억천 겁에 부처님을 보지
못하며


어떤 이는 깊이 믿고 나[我]가 없나니
잠깐 동안 뜻을 내어 여래를 보고 어떤
이는 거짓 많고 마음 더러워 억겁 동안
구하여도 만나지 못해.


간 데마다 부처님 음성 듣나니 미묘한
그 음성 마음 기쁘게 하네.


어떤 이는 백천만억 겁을 지나도 마음이
부정하여 듣지 못하며어떤 이는 깨끗하온
큰 보살들이 삼천대천세계 안에 가득하여서
모두 다 보현행을 갖춘 가운데 부처님이
의젓하게 앉음을 보고


혹은 보니 이 세계 묘하기 짝이 없음을
오랜 겁에 부처님들 장엄하신 것 거룩하신
비로자나부처님께서 그 안에서 보리도를
깨달으셨네.


혹은 보니 훌륭한 연화세계에 현수여래
그 안에 앉아 계신데 한량없는 보살 대중
둘러 모시고 부지런히 보현행을 닦기도
하며


어떤 이는 무량수불 계심을 보니 관자재보살
등이 둘러 모시고 정수리에 물을 붓는
지위에 있어 한량없는 시방세계 가득하였고



어떤 이는 삼천대천세계들이 묘희(妙喜)
세계 모든 장엄 갖춘 듯한데 그 가운데
아촉여래 앉아 계시고 향상(香象) 같은
여러 보살 모두 뵈옵고


혹은 보니 소문난 월각(月覺)부처님께서
금강당보살들과 함께하시어 거울처럼 묘한
장엄에 머무르시고 청정한 시방세계 두루하시네.



혹은 보니 일장(日藏) 세존께서 넓은
광명 깨끗하온 세계에 계셔 관정하는 지위
얻은 보살과 함께 시방에서 가득하여 법을
설하고


혹은 보니 금강 큰 불꽃 부처님께서 지혜
짐대 보살들과 함께하시어 크고 넓은 여러
세계 다니시면서 법을 설해 중생 어둠
제거하시네.


하나하나 털끝마다 말할 수 없는 삼십이상
구족하신 부처님들이 많은 보살 대중에게
둘러싸여서 법을 설해 중생들을 제도하시며



혹은 보니 부처님의 털구멍마다 구족하게
장엄한 넓은 세계에 한량없는 부처님들
거기 계시며 청정하온 불자들이 가득하였고



혹은 보니 시방의 평등한 세계 조그마한
티끌 속에 전부 다 있고 한량없는 보살들이
가득 차 있어 말할 수 없는 겁에 행을
닦으며


혹은 보니 하나의 털 끝에 한량없는 티끌
수의 세계해 있어 갖가지 짓는 업이 서로
다른데 비로자나부처님 법륜(法輪) 굴리고혹은
보니 어떤 세계 깨끗치 않고 깨끗하온
어떤 세계 보배로 되고 여래의 수명들도
한량없으며 열반하실 때까지 모두 나타내



시방의 모든 세계 끝단 데까지 갖가지로
부사의한 일 보이고 중생들 마음과 지혜의
차이를 따라 교화하고 제도하여 깨끗케
하며


이와 같이 위없는 큰 조어사(調御士)께서
시방의 온 세계에 가득하시어 가지가지
신통한 힘 나타내심을 내가 조금 말하리니
그대 들으라.


혹은 보니 석가 세존 성불하신 지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이미 지냈고 혹은 보니
처음으로 보살이 되어 시방세계 모든 중생
이익하시며


혹은 보니 거룩하온 석가 사자가 부처님들
공양하여 도를 닦으며 혹은 보니 인간에서
가장 높은 이 가지가지 신통한 일 나타내시고



혹은 보시 혹은 지계 혹은 인욕과 정진하고
선정 닦고 혹은 반야며 방편이며 서원이며
힘과 지혜로 중생들의 마음 따라 나타내시네.



혹은 보니 바라밀 끝내 이루고 혹은 보니
여러 지위 머물러 있어 다라니와 삼매와
신통과 지혜 모든 것을 남김 없이 나타내시며



한량없는 겁 동안에 행을 닦아서 보살의
참는 자리 있기도 하고 물러가지 않는
지위에 있기도 하며 법 물로써 정수리에
붓기도 하고


범천·제석·호세천 몸 나타도 내고 찰제리와
바라문의 몸도 나타내 가지가지 몸매로써
장엄하는 일 요술쟁이 여러 형상 나타내듯이혹은
도솔천궁에서 내려오시며 혹은 보니 왕궁에서
첩[嬪御]을 맞으며 혹은 보니 모든 영화
모두 버리고 궁궐 떠나 도 배우러 산으로
가며


혹은 처음 태어남과 죽음을 보며 어떤
때는 출가하여 외도 행[異行]을 배우며
혹은 보니 보리수 아래 앉아서 마군을
항복 받고 정각 이루며


혹은 보니 부처님이 처음 열반하시고 혹은
보니 탑을 세워 세간에 가득 혹은 보니
탑 속에 부처 형상 모시기도 해 중생들의
마음 따라 몸을 나투네.


혹은 보니 무량수여래께서 여러 보살 대중에게
수기 주시니 진실하온 대도사를 이루시어서
보처불로 극락세계 머무시오며


혹은 보니 한량없는 억천 겁 동안 많은
불사 지으시고 열반에 들며 혹은 보니
처음으로 보리 이루고 혹은 보니 묘한
행을 한창 닦나니


혹은 보니 여래의 청정한 달이 범천 세계
악마 궁전 모두 계시며 자재천궁 화락천궁
여러 곳에서 가지가지 신통 변화 나타내시며



혹은 보니 도솔천궁 머무르매 한량없는
천인들이 주위를 돌고 그들에게 설법하여
기쁘게 하며 한결같은 신심으로 공양케
하네.


혹은 보니 야마천과 도리천, 호세(護世)와
용신(龍神)의 처소 이와 같은 가지각색
여러 궁전에 간 데마다 그 가운데 몸을
나타내.


연등불 세존께 꽃을 흩으며 머리칼을 땅에
깔아 공양하옵고 그 뒤부터 묘한 법을
분명히 알아 이 법으로 중생들을 늘 교화하며혹은
보니 오래 전에 열반에 들고 혹은 보니
처음으로 보리 이루며 혹은 보니 한량없는
겁에 머물고 혹은 보니 잠깐 만에 열반도
하며


몸의 모습 광명과 수명 지혜나 보리나
열반하는 일 모든 대중 교화하는 위의와
음성 이런 것이 하나하나 한량없으며


어떤 때는 엄청난 몸을 나투니 보배로
된 수미산과 비슷도 하고 혹은 보니 가부하여
움직임 없고 한량없는 모든 세계 가득하시며



혹은 보니 둥근 광명 한 길도 되고 혹은
보니 천만억 유순도 되며 한량없는 국토에
비치다가도 혹은 보니 온갖 세계 가득
차나니


혹은 보니 부처님이 팔십년 살고 혹은
백천 만억 해를 살기도 하며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살기도 하여 이와 같이 몇
곱을 지나도 가네.


부처 지혜 깨끗하고 걸림이 없어 한 찰나에
삼세법을 널리 아시니 마음과 식(識)과
인연 따라 나타내는 일 생과 멸이 무상(無常)하고
제 성품 없어한 세계서 정각을 이루시거든
온갖 세계 어디서나 그와 같으며 모든
것이 하나 되고, 하나도 그래 중생들의
마음 따라 보이시는 일


여래의 위없는 도 편안히 계셔 십력(十力)과
사무외(四無畏)를 이루고 걸림없는 큰
지혜를 원만하시어 십이행상(十二行相)
법륜을 굴리시니


고·집·멸·도를 널리 아시며 연기법(緣起法)
자세히 분별을 하고 걸림없는 네 가지
변재를 얻어 두려울 것 하나 없이 연설하시네.



모든 법이 나[我]가 없고 모양 없으며
업의 성품 일지 않고 잃지도 않아 허공처럼
온갖 것을 여의었건만 부처님은 방편으로
분별하시네.


여래께서 이렇게 법륜 굴리어 시방의 모든
국토 진동하시니 궁전과 산과 강이 흔들리지만
중생들 놀라는 일 없게 하시며


여래께서 큰 음성으로 연설하시어 근성과
욕망 따라 알게 하시며 마음 내어 미혹의
때 제거케 하나 부처님은 처음부터 마음
생각 내신 일 없어혹은 보시·계행·인욕·정진과
선정·반야·방편·지혜 듣기도 하고 혹은
자(慈)·비(悲)·희(喜)·사(捨) 가지가지
차별한 말 듣기도 하며


사념처와 사정근과 사신족 오근·오력·칠각지·팔정도
모든 생각·신통과 선정·지혜 등 온갖
방편 많은 법문 듣기도 하네.


용과 신의 팔부중과 인비인(人非人) 범천·제석·호세(護世)와
여러 하늘들 부처님이 한 소리로 법을
말하사 그 종류 따라 다 알게 하시네



탐욕·성냄·어리석음·분함과 감춤 인색과
질투와 교만과 아첨 팔만 사천 번뇌가
각각 다르나 다스리는 법을 말해 듣게
하시고


희고도 깨끗한 법 닦지못한 인 열 가가지
계행 말해 듣게 하시고 보시를 행하여서
조복된 이는 고요한 열반 소리 듣게 하시네.



어떤 이는 용렬하여 자비 없으나 나고
죽음 싫어하여 여의려 하면 세 가지 해탈문
듣게 하여서 고통 떠나 열반락을 얻게
하오며어떤 이는 제 성품에 욕심이 적어
세 세계[三有] 등지고 적정(寂靜) 구하면
여러 연기(緣起) 설하여 듣게 하시고
독각승에 의지하여 여의게 하며


어떤 이가 큰 마음이 깨끗하여서 보시
지계 모든 공덕 원만히 닦고 여래를 친근하여
자비 갖추면 대승법을 말하여 듣게 하나니



어떤 국토에선 일승법을 듣기도 하고 혹은
이승 혹은 삼승 사승과 오승 이런 법이
한량없이 많긴 하지만 이는 모두 여래의
방편이니라.


열반은 고요하여 차별 없지만 지혜와 행은
낫고 못함 차별 있나니 허공의 자체 성품
하나이지만 나는 새의 가는 거리(距離)
같지 않듯이


부처님의 법문 소리 그와 같아서 한결같이
허공계에 두루하지만 중생들의 마음과 지혜
다름을 따라 듣고 보는 그 내용이 같지
않나니


부처님은 지난 세상 닦은 행으로 중생들
뜻 따라 묘음(妙音)을 설하시나 이것
저것 분별하는 마음이 없어 누구에겐 말을
하고 뉘겐 안 하리.


여래의 얼굴에서 놓으신 광명 팔만 사천
다른 빛깔 구족하시니 말씀하는 법문들도
그와 같아서 세상에 널리 비쳐 미혹 없애네.



깨끗하온 공덕 지혜 원만하시고 세 세상을
항상 따라 순종하지만 허공이 물드는 일
없는 것같이 중생들을 위하여서 보이시나니



나고 늙고 병나 죽는 고통 보이며 길고
짧은 목숨으로 살기도 하여 이 세상을
따라가며 나타내지만 본 성품은 깨끗하여
허공과 같네.


모든 세계 한량없고 끝이 없으며 중생들의
근성 욕망 한량 없으나 여래의 지혜 눈이
분명히 보고 교화할 정도 따라 불도(佛道)
보이며


시방의 허공계가 끝난 데까지 거기 있는
인간 천상 많은 대중들 그들의 생김새가
같지 않거든 부처님도 그와 같이 몸을
나타내


사문들의 큰 모임에 있을 적에는 머리와
수염 깍고 가사를 입고 옷과 발우 지니고
감관 보호하면 그네들로 번뇌 쉬고 기쁘게
하며어떤 때에 바라문을 친근할 적엔 그를
위해 여윈 몸을 나타내시고 지팡이와 물병
들고 항상 깨뜻해 지혜를 모두 갖춰 공교하게
말하며


낡은 숨은 내어쉬고 새 숨 들이켜 바람과
이슬 먹고 살아가면서 앉았거나 섰거나
꼼짝 않나니 모든 고행 나타내어 외도를
굴복


계율을 잘 지녀 세상의 스승도 되고 의술
방문 잘 알면서 이론이 구족 글씨 산수
천문 지리 모든 학술과 좋은 운수 나쁜
액난 모두 다 알고


모든 선정 모든 해탈 깊이 들었고 삼매와
신통과 지혜 행하며 말 잘하고 글 읽기를
함께 놀면서 방편으로 불도에 들게 하나니



어떤 때는 좋은 의복 몸을 꾸미고 머리에는
화관 쓰고 일산을 받고 갖은 군대 앞뒤에서
호위하면서 군중에게 위엄 펴서 작은 왕
굴복.


어떤 때는 재판하는 법관이 되어 나쁜
일은 징계하고 선한 일은 장려하며 곧은
일과 굽은 일 밝게 살피니 모든 사람
공경하며 즐겁게 탄복.


어떤 때는 제왕의 재상[輔弼]이 되어
임금의 정치하는 법을 잘 쓰니 백성들을
이익하여 시방에 두루 세간 사업 모르는
일 하나도 없네.


어떤 때는 좁쌀같은 임금도 되고 날아
다니는 전륜왕 되기도 하여 여러 왕자와
궁녀 모든 사람들 교화하는 법을 따라
행하게 하며


세간 보호하는 사천왕 되기도 하고 야차왕과
용왕들이 되기도 하며 그들 위해 법문을
연설하시어 그네들 모두를 기쁘게 하며



어떤 때는 도리천의 임금이 되어 선법당(善法堂)의
기쁜 동산 머무르면서 머리에 화관 쓰고
법을 말하니 모든 하늘 쳐다보고 측량
못하네.


야마천과 도솔천에 있기도 하고 화락천과
자재천과 마왕에게서 마니보배 궁전에 거처하면서
진실한 행 말하여서 조복하시며


범천 대중 모인 곳에 가기도 하여 한량없는
네 마음과 선정을 말해 즐겁게 한 뒤에는
버리고 가니 오고 가는 그 모양을 알지
못하리아가니타 하늘에 이르러서는 삼십칠
보리법의 보배 꽃들과 한량없는 모든 공덕
일러주고는 내버리고 가는 데를 누가 알리요.



여래의 걸림없는 지혜로 보는 그 가운데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 모두 다 그지없는
방편문으로 가지가지 교화하여 성숙케 하니



환술법에 능난한 환술쟁이가 가지가지 환(幻)의
일[事]을 지어내듯이 부처님의 중생 교화
그와 같아서 가지가지 변화한 몸 나타내시고



깨끗하고 밝은 달이 공중에 떠서 중생들에
차고[盈] 기움[缺] 보게 하지만 일체의
강과 못에 영상이 비쳐 수 많은 별들의
빛을 빼앗듯


여래의 지혜 달이 세간에 날 때 방편으로
늘고 줆을 보이지마는 보살들의 마음 물에
비치는 영상 이승네의 별들은 빛을 뺏기네.



비유하면 큰 바다에 보배가 가득하고 깨끗하고
흐리잖아 끝이 없으며 사주(四洲) 세계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 그 가운데 그림자가
나타나나니부처님 몸 공덕 바다 그와 같아서
때가 없고 흐리잖아 가이없으며 법계의
중생들에 이르기까지 그 가운데 모든 모양
나타난다네.


밝은 해가 일천 줄기 광명 놓으면 본
자리를 떠나잖고 시방에 가득 부처님의
햇빛 광명 그와 같아서 오도 가도 않지마는
어둠을 없애.


비유컨대 용왕들이 큰 비 내릴 제 몸에서도
마음에서도 나지 않지만 온 세계에 넉넉하게
두루 적시어 뜨거운 것 씻어 내고 서늘케
하니


여래의 법문 비도 그와 같아서 몸에서나
마음에서나 나지 않지만 한량없는 중생들을
모두 깨우쳐 세 가지 독한 불을 멸해
없애네.


여래의 청정하신 묘한 법신은 일체의 삼계
안에 짝한 이 없어 세간의 말과 이치
넘어섰나니 그 성품은 있도 않고 없지도
않아 의지한 데도 없고 안한 데도 없고
온 데도 없지마는 간 데도 없어 허공
같고 해와 같고 꿈과도 같이 부처님 몸
성품을 그렇게 보라.


삼계의 있고 없는 모든 법들을 부처님께
비유는 할 수 없나니 비유컨대 산림 속의
새와 짐승들 허공을 의지해선 있지 못하듯



바닷 속에 마니보배 한량없는 빛 부처님
몸 차별함도 그와 같아서 여래는 빛 아니고
아님도 아닌 알맞게 나타나고 있는 데
없어


허공이나 진여거나 실상 짬[際]이나 열반이나
법의 성품 적멸 따위나 이러하게 진실한
법으로만이 여래의 참된 몸을 나타내오리.



세계 티끌 중생 마음 세어서 알고 큰
바다에 엄청난 물 모두 마시고 바람을
얽어매고 허공 잰대도 부처님의 큰 공덕은
말할 수 없어


이러한 공덕 바다 누가 듣고서 즐거운
마음으로 믿기만 하면 위에 말한 그런
공덕 얻을 것이니 여기에 의심을 내지
말아라.

4) 보현보살의 열 가지 큰 원력

그 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거룩한 공덕을 찬탄하고 나서 여러 보살과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여래의 공덕은 시방세계의 부처님들이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겁 동안에 계속하여 말하더라도 끝까지 다할 수가 없느니라. 만일 이러한 공덕을 성취하려면 마땅히 열 가지 넓고 큰 행과 원을 닦아야 하느니라.

그 열 가지란, 하나는 부처님께 예경함이요, 둘은 여래를 찬탄함이요, 셋은 여러 가지로 공양함이요, 넷은 업장을 참회함이요, 다섯은 남의 공덕을 따라 기뻐함이요, 여섯은 법륜(法輪) 굴리시기를 청함이요, 일곱은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계시기를 청함이요, 여덟은 부처님을 따라서 배움이요, 아홉은 중생의 뜻에 늘 따라 줌이요, 열은 모두 회향함이니라.”

선재가 크게 성스러운 이께 이뢰었다.

“거룩하신 이여, 어떻게 예경하오며, 내지 어떻게 회향하오리까?”

보현보살이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부처님께 예경하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에 있는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들을 보현의 수행과 서원의 힘으로 눈앞에 대한 듯 깊은 믿음과 이해를 일으키고, 몸과 말과 뜻의 깨끗한 업으로 항상 예경할 적에 낱낱 부처님 계신 데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몸을 나타내고, 낱낱 몸으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께 예경할 것이니라.

허공계가 끝나면 나의 예경도 끝나려니와, 허공계가 끝날 수 없으므로 나의 예경도 끝날 수 없느니라. 이와 같이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면 나의 예경도 끝나려니와, 중생의 세계와 내지 중생의 미혹이 끝날 수 없으므로 나의 예경도 끝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계속하여 잠깐도 쉬지 아니 하지마는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여, 여래를 찬탄하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에 있는 시방삼세 모든 세계에 티끌이 있고, 낱낱 티끌 속에 모든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이 있으며, 낱낱 부처님 계신 데마다 보살 대중이 둘러 모신 것을 내가 깊고 훌륭한 알음알이로 앞에 계신 듯이 뵈옵고, 각각 변재 천녀보다 더 훌륭한 혀를 내고, 낱낱 혀에서 그지없는 음성을 내고 낱낱 음성에서 온갖 말을 내어서 여래들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하고 법계의 끝단 데까지 두루할 것이니라.

이와 같이 하여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면 나의 찬탄도 끝나려니와 허공계와 내지 미혹이 끝날 수 없으므로 나의 찬탄도 끝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계속하여 잠깐도 쉬지 아니하지만,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여, 여러 가지로 공양하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에 있는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속에 낱낱이 모든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이 있고, 부처님 계신 데마다 가지가지 보살 대중이 둘러 모신 것을 보현의 수행과 서원의 힘으로 깊은 믿음과 이해를 일으키며, 앞에 계신 듯이 뵈옵고 모두 훌륭한 공양거리로 공양하나니, 이른바 꽃 구름·화만 구름·하늘 음악 구름·하늘 일산 구름·하늘 의복 구름과 여러 가지 하늘 향과 바르는 향과 사르는 향과 가루 향 따위의 구름이 낱낱이 크기가 수미산 같으며 여러 가지 등을 켜는데, 소(?) 등·기름 등·여러 향유 등 따위가 심지는 수미산 같고, 낱낱 등의 기름은 바닷물 같은 이러한 공양거리로 항상 공양하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공양 가운데는 법공양이 으뜸이니, 말씀한 대로 수행하는 공양, 중생들을 이롭게 하는 공양, 중생들을 거두어 주는 공양, 중생들의 고통을 대신 받는 공양, 선근을 닦는 공양, 보살의 할 일을 버리지 않는 공양, 보리심을 여의지 않는 공양이니라.

선남자여, 앞에 말한 여러 가지로 공양한 공덕을 법공양에 비교하면, 잠깐 동안 법공양 한 공덕보다 백분의 일도 되지 못하고, 천분의 일도 되지 못하고, 백천 구지(俱) 나유타분(那由他分)의 일도, 가라분(迦羅分)의 일도, 산분(算分)의 일도, 수분(數分)의 일도, 비유분[諭分]의 일도, 우바니사타분(優婆尼沙陀分)의 일도 되지 못하느니라.

왜냐 하면, 모든 여래들은 법을 존중하는 연고며, 말씀한 대로 수행함이 부처님을 내는 연고며, 만일 보살들이 법공양을 행하면 여래께 공양함을 성취하는 것이니, 이렇게 수행함이 진실한 공양인 연고니라. 이 넓고 크고 훌륭한 공양은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면 나의 공양이 끝나려니와, 허공계와 내지 중생의 미혹이 끝날 수 없으므로 나의 공양도 끝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계속하여 잠깐도 쉬지 아니하지만,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여, 업장을 참회하는 것은 보살이 생각하기를 ‘내가 지나간 세상 끝없는 겁 동안에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몸과 말과 뜻을 놀리어 나쁜 짓한 것이 한량없고 가이없으니, 만일 나쁜 짓이 형체가 있다면 끝없는 허공으로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이제 세 가지 깨끗한 업으로 법계에 두루하여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 앞에서 지성으로 참회하고 다시는 짓지 아니하오며, 항상 깨끗한 계율의 모든 공덕에 머물겠나이다’ 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하여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면 나의 참회가 끝나려니와, 허공계와 내지 중생의 미혹이 끝날 수 없으므로 나의 참회도 끝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계속하여 잠깐도 쉬지 아니하지마는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여, 남의 공덕을 따라 기뻐하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의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 여래들이 처음 마음을 낸 뒤부터 일체지를 위하여 복덕을 부지런히 닦을 적에,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을 지나면서 낱낱 겁 동안에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머리와 눈과 손과 발 따위를 버렸으며, 이렇게 행하기 어려운 고행을 하면서 가지가지 바라밀문을 원만하였고, 가지가지 보살의 지혜 지위에 들어가 부처님의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였으며, 반열반에 든 뒤에는 사리를 나누어 모든 선근을 나도 따라 기뻐하며, 또 시방 모든 세계의 여섯 갈래[六趣]에서 네 가지로 생겨나는[四生] 종류들의 지은 모든 공덕과 내지 한 티끌 만한 것도 내가 모두 기뻐하며, 시방삼세의 모든 성문과 벽지불의 배우는 이, 배울 것 없는 이의 온갖 공덕을 나도 따라 기뻐하며, 보살들의 한량없이 행하기 어려운 고행을 닦으면서 위없는 바르고 원만한 보리를 구하던 엄청난 공덕을 나도 따라 기뻐하노라.

이와 같이 하여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더라도 나의 함께 기뻐함은 끝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계속하여 쉬지 아니하지마는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여, 법륜 굴리기를 청하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에 있는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속마다 각각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광대한 세계가 있고, 낱낱 세계 안에서 잠깐잠깐마다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들이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고, 모든 보살 대중이 둘러 앉아 있을 때, 내가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가지가지 방편으로써 은근하게 법륜 굴리시기를 청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하여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더라도, 나의 항상 모든 부처님께 바른 법륜 굴리시기를 청함은 끝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계속하여 잠깐도 쉬지 아니하지마는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여,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계시기를 청하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에 있는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 여래가 열반에 드시려 하거나, 모든 보살과 성문·연각(緣覺)의 배우는 이, 배울 것 없는 이와 내지 선지식들에게 내가 모두 권하여 열반에 들지 말고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을 지나도록 중생들을 이롭게 하라고 청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하여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더라도 나의 권하여 청하는 일은 끝나지 아니하고, 차례차례 계속하여 잠깐도 쉬지 아니하지마는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여, 부처님을 따라서 배우는 것은 이 사바세계의 비로자나여래께서 처음 마음 낸 뒤부터 꾸준히 나아가고 물러가지 아니하면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몸과 목숨으로 보시하며, 가죽을 벗기어 종이를 삼고 뼈를 꺾어 붓을 삼고 피를 뽑아 먹물을 삼아서, 경전을 쓰기를 수미산같이 하면서도 법을 소중하게 여기므로 목숨도 아끼지 아니하거든, 하물며 임금의 자리나 도시나 시골이나 궁전이나 동산 따위의 가진 물건이랴, 그리고 가지가지 고행하던 일과 보리 나무 아래서 정각을 이루던 일이나, 가지가지 신통을 보이고,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키고 갖가지 몸을 나타내어서 온갖 대중의 모인 곳에 계실 적에 혹은 보살 대중이 모인 도량이나, 혹은 성문·벽지불·대중이 모인 도량이나, 전륜왕과 작은 왕이나 그 권속들이 모인 도량이나, 찰제리·바라문·장자·거사들이 모인 도량이나, 내지 하늘과 용과 팔부 신중과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들이 모인 도량에 있으며, 이러한 여러 모임에서 원만한 음성으로 천둥소리처럼 그들의 욕망을 따라 중생을 성숙하던 일과 필경에 열반에 드시는 온갖 일을 내가 모두 따라 배우며, 지금의 세존이신 비로자나 부처님께와 같이, 온 법계 허공계에 있는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 세계와 티끌 속에 계시는 부처님들까지도 이와 같이 하여, 잠깐잠깐마다 내가 따라 배우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하여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더라도 나의 따라서 배우는 일은 끝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계속하여 잠깐잠깐도 쉬지 아니하지마는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여, 중생의 뜻에 늘 따라 주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의 시방세계에 있는 중생들이 가지가지로 차별하느니라. 알로 나고[卵生] 태로 나고[胎生] 습기로 나고[濕生] 화하여 나는 것[化生]들이 땅·물·불·바람 따위를 의지하여 살기도 하고, 허공을 의지하여 살기도 하고, 풀과 나무를 의지하여 살기도 하는데, 여러 가지 종류와 여러 가지 몸과 여러 가지 형상과 여러 가지 모양과 여러 가지 수명과 여러 가지 종족과 여러 가지 이름과 여러 가지 성질과 여러 가지 소견과 여러 가지 욕락(慾樂)과 여러 가지 위의와 여러 가지 의복과 여러 가지 음식으로, 여러 시골 마을과 도시와 궁전에 사는 것들이며, 내지 하늘과 용과 팔부 신중과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人非人]이며, 발 없는 것, 두 발 가진 것, 네 발 가진 것, 여러 발 가진 것이며, 빛깔 있는 것[有色], 빛깔 없는 것[無色], 생각 있는 것[無想], 생각 없는 것[無想], 생각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 없는 것도 아닌 것[非有想非無想] 따위를 내가 모두 따라 주면서, 가지가지로 섬기고 가지가지로 공양하기를 부모같이 공경하고 스승같이 받들며, 아라한이나 부처님이나 다름없이 하며, 병난 이에게는 의원이 되고, 길을 잃은 이에게는 바른 길을 보여 주고, 캄캄한 밤에는 빛이 되고, 가난한 이에게는 숨은 보배 광을 얻게 하면서, 보살이 이렇게 중생들을 평등하게 이롭게 하느니라.

왜냐 하면 보살이 중생을 따라 주는 것은 부처님에게 순종하여 공양함이 되고, 중생들을 존중하며 섬기는 것은 여래를 존중하고 섬김이 되며, 중생들을 기쁘게 하는 것은 여래를 기쁘게 함이 되기 때문이니라. 왜냐 하면 부처님은 대비(大悲)로써 성품을 삼으시므로, 중생으로 인하여 대비심을 일으키고, 대비로 인하여 보리심을 내고, 보리심으로 인하여 정각을 이루기 때문이니라. 마치 넓은 벌판 모래 사장에 서 있는 큰 나무가 뿌리에 물을 만나면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모두 무성하나니, 나고 죽는 광야의 보리 왕 나무도 그와 같아서 중생들은 뿌리가 되고, 부처님과 보살들은 꽃과 열매가 되어, 대비의 물로 중생들을 이롭게 하면 부처님과 보살의 지혜 꽃과 지혜 열매를 성취하느니라. 그 까닭은 보살들이 대비의 물로 중생들을 이롭게 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는 연고니라. 그러므로, 보리는 중생에게 딸리었으니 중생이 없으면 모든 보살이 위없는 바른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 이치를 이렇게 알아라. 중생에게 마음이 평등하므로 원만한 대비를 성취하고, 대비심으로 중생들을 따라 줌으로,여래께 공양함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보살이 이렇게 중생을 따라 줄 적에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더라도 나의 중생을 따라 주는 일은 끝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계속하고 잠깐도 쉬지 아니하지만,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또 선남자여, 모두 회향하는 것은 처음 예경으로부터 중생의 뜻에 따라 주는 모든 공덕을 온 법계 허공계의 온갖 중생에게 회향하여서 중생들이 항상 편안하여 병이나 고통이 없기를 원하며, 나쁜 짓을 하려는 것은 모두 성취되지 않고 선한 일은 빨리 성취되며, 온갖 나쁜 갈래의 문은 닫아 버리고 인간이나 천상이나 열반에 이르는 바른 길은 열어 보이며, 중생들이 이미 지은 나쁜 업으로 말미암아 받게 되는 모든 고통은 내가 대신하여 받고, 그 중생들은 모두 해탈을 얻으며 필경에는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보살이 이렇게 회향하는 일은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의 세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미혹이 끝나더라도 나의 회향은 끝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계속하여 잠깐도 쉬지 아니하지마는 몸과 말과 뜻의 업으로 하는 일은 조금도 고달프거나 싫어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큰 서원이 구족하게 원만하는 것이니라. 만일 보살들이 이 큰 서원을 따라 나아가면 모든 중생을 성숙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순종하고, 보현보살의 수행과 원력 바다를 원만하게 이루리라. 그러므로 선남자여, 그대는 이 이치를 이렇게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선남자나 선녀인이 시방에 있는 한량없고 끝이 없는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세계에 훌륭한 칠보를 가득히 채우고, 또 천상·인간의 가장 좋은 안락으로써 저러한 모든 세계의 중생들에게 보시하고, 저러한 모든 세계의 부처님과 보살들께 공양하기를 저러한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겁을 지나도록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한 공덕과 또 어떤 사람이 이 열 가지 원을 한 번만 들은 공덕을 비교하면, 앞의 공덕은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내지 우파니사타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또 어떤 사람이 깊은 신심으로 이 열 가지 큰 서원을 받아가지거나 읽거나 외우거나 한 게송만이라도 쓴다면, 다섯 가지 무간지옥에 떨어질 업도 빨리 소멸되고 이 세간에서 받을 몸의 병이나 마음의 고통이나 여러 가지 시끄러움과 내지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모든 나쁜 업이 모두 소멸될 것이며, 온갖 마군이나 야차나 나찰이나 구반다(鳩槃茶)나 비사사(毘舍?)나 부다(部多) 따위로서, 피를 마시고 살을 먹는 나쁜 귀신들이 모두 멀리 떠나거나, 혹은 좋은 마음을 내어 가까이 수호하리라.

그러므로 이 원을 외우는 사람은 어떠한 세간에 다니더라도 허공의 달이 구름에서 벗어나듯이 장애가 없을 것이며, 부처님과 보살들이 칭찬하고 모든 인간과 하늘이 모두 예경하고 중생들이 모두 공양할 것이니라. 이 선남자는 항상 사람의 몸을 얻어 보현보살의 공덕을 원만하고, 오래지 아니하여 보현보살처럼 미묘한 몸을 성취하여 서른두 가지 대장부의 몸매를 갖출 것이며, 인간이나 천상에 나면 항상 으뜸되는 가문에 있을 것이요, 나쁜 갈래는 모두 깨뜨리고, 나쁜 동무는 모두 멀리 여의고, 외도들을 항복 받고 모든 미혹은 모두 해탈하여, 마치 사자가 모든 짐승을 굴복하듯 할 것이며, 모든 중생의 공양을 받으리라.

또 이 사람이 목숨을 마치려는 마지막 찰나에 온갖 기관은 모두 무너지고 친속들은 모두 떠나게 되고 모든 세력은 모두 잃어져서, 정승이나 대관이나 궁전 안팎의 코끼리·말·수레·보배나 숨은 광들이 하나도 따라오지 않더라도 이 열 가지 원은 서로 떠나지 아니하고, 어느 때에나 앞길을 인도하여 잠깐 동안에 극락세계에 가서 나게 되리라. 가서는 곧 아미타불과 문수사리보살·보현보살·관자재보살·미륵보살 들을 뵈올 것이며, 이 보살들은 몸매가 단정하고 공덕이 구족하여 아미타불을 둘러 앉은 가운데서 이 사람은 자기 몸이 연꽃 위에 나서 부처님의 수기 받음을 볼 것이며, 수기를 받고는 무수한 백천만억 나유타 겁을 지나면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시방세계에서 지혜의 힘으로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이롭게 할 것이며, 오래지 않아서 보리 도량에 앉아 마군을 항복 받고 원만하고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고 미묘한 법륜을 굴리어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많은 세계의 중생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내게 하고 근기를 따라서 교화하여 성취시키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중생을 널리 이롭게 하리라.

선남자여, 저 중생들이 이 열 가지 원을 듣고 믿고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며 남을 위하여 연설하면, 그 공덕은 부처님 세존을 제외하고는 알 사람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그대들은 이 원을 듣거든 의심을 내지 말고 자세히 받으며, 받고는 읽고, 읽고는 외우고, 외우고는 항상 지니며, 내지 쓰고 남에게 말하여 주라. 이런 사람들은 잠깐 동안에 모든 행과 원이 모두 성취되고, 얻는 복덕은 한량없고 가이 없으며, 미혹의 고통 바다에서 중생들을 건져내어 생사를 멀리 여의고,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가서 나게 되리라.”

이 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이 이 뜻을 다시 펴고자 하여, 시방을 관찰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끝없는 시방 세계 가운데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께 깨끗한 이내 몸과 말과 뜻으로
한 분도 빼지 않고 예배하오며


보현보살 행과 원의 위신력으로 모든 여래들
앞에 나아가 한 몸에 세계 티끌 몸을
나타내 세계 티끌 부처님께 예배합니다.



한 티끌 속 티끌 수효 부처님들이 보살
대중 모인 속에 각각 계시며 온 법계의
티끌 속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이 가득하심
깊이 믿으며


제각기 가지각색 음성 바다로 그지없는
묘한 말씀 널리 내어서 오는 세상 모든
겁이 끝날 때까지 부처님의 깊은 공덕
찬탄하리라.


가장 좋고 아름다운 모든 화만과 좋은
풍류 바르는 향 온갖 일산과 이와 같이
훌륭하온 장엄거리로 한량없는 여래께 공양하오며



가장 좋은 의복들과 가장 좋은 향 가루향과
사르는 향과 등과 촛불이 하나하나 수미산과
같은 것으로 한량없는 여래께 공양하오며



넓고 크고 잘 깨닫는 이내 맘으로 삼세의
모든 부처 깊이 믿삽고 보현보살 행과
원의 위신력으로 두루두루 여래께 공양하오리.



지난 세상 내가 지은 모든 나쁜 짓 성
잘 내고 욕심 많고 어리석어서 몸과 말과
뜻으로써 지었사오니 내가 지금 속속들이
참회합니다.


시방세계 여러 종류 모든 중생과 성문
연각 배우는 이 다 배운 이와 여래와
보살들의 모든 공덕을 지성으로 그를 따라
기뻐합니다.


시방세계 계시옵는 세간 등불로 처음으로
크신 보리 이루신 이께 위가 없는 법
수레를 운전하시기 내가 지금 지성으로
권청하오며열반에 드시려는 부처님께는 이
세상에 오래오래 머무시오며 모든 중생
건지시어 즐겁게 하기 내가 지금 지성으로
권청합니다.


예경하고 찬탄하고 공양한 복과 오래 계셔
법륜 굴리시길 청함과 따라서 기뻐하고
참회한 선근 중생들과 보리도에 회향합니다.



내가 여러 여래를 따라 배우며 보현보살
원만한 행 닦아 익히고 지난 세상 시방세계
여래들과 지금 계신 부처님께 공양하오며



오는 세상 천상 인간 대도사에게 여러
가지 즐거운 일 원만하오며 삼세의 부처님들
따라 배워서 보리도를 성취하기 원하옵니다.



끝없는 시방 법계 모든 세계를 광대하고
깨끗하게 장엄하옵고 여래를 대중들이 둘러
모시어 보리 나무 아래에 앉아 계시니



시방세계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 근심
걱정 여의어서 항상 즐겁고 깊고 깊은
바른 법의 이익을 얻어 온갖 미혹 없어지기
바라옵니다.


내가 보리 얻으려고 행을 닦을 때 모든
갈래 간 데마다 숙명통 얻고 출가하여
모든 계행 깨끗이 닦아 때가 없고 범하잖고
새지 않으며


하늘들과 용왕들과 구반다들과 야차들과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 그 중생들 쓰고
있는 가지각색 말 여러 가지 음성으로
법을 말했네.


깨끗하온 바라밀 항상 닦아서 언제라도
보리 마음 잊지 않았고 미혹 업장 속속들이
소멸하고서 여러 가지 묘한 행을 모두
이루며


모든 미혹 모든 업과 마군의 경계 이
세간의 온갖 일에 해탈 얻으니 연꽃 잎에
물방울이 묻지 않는 듯 해와 달이 허공중에
섰지 않는 듯


나쁜 갈래 온갖 고통 모두 없애고 중생들께
평등하게 쾌락을 주어 이와 같이 세계
티끌 겁을 지나며 시방 중생 이익함이
끝이 없었고


나는 항상 중생들을 따라 주면서 오는
세상 모든 겁이 끝날 때까지 보현보살
넓고 큰 행을 닦고 닦아서 위가 없는
보리도를 원만하였네.


나와 함께 보현행을 닦는 동무들 날 적마다
여러 곳서 함께 모이어 몸과 입과 마음으로
하는 일 같고 여러 가지 행과 원을 같이
닦으며


나의 일을 도와주는 선지식들은 보현보살
좋은 행을 가르쳐 주며 어느 때나 나와
함께 모이어 있어 우리에게 즐거운 맘
내기 바라네.


바라건대 여래를 만나 뵈올 제 보살 대중
둘러앉아 모시었거든 많고 좋은 공양거리
차려 올리며 오는 세상 끝나도록 피곤함
몰라


부처님의 묘한 법문 받아 지니고 가지가지
보리행을 빛나게 하며 깨끗하온 보현의
도 끝까지 닦아 오는 세상 끝나도록 익혀지이다.



시방 세계 삼계 안에 두루 다니며 닦아
얻은 복과 지혜 끊임이 없고 선정 지혜
모든 방편 해탈법으로 그지없는 공덕 광을
얻었사오며


한 티끌에 티끌 수효 세계가 있고 세계마다
한량없는 부처님들이 간 데마다 여러 대중
모인 가운데 보리행을 연설하심 항상 뵈옵네.



끝없는 시방 법계 세계 바다에 털끝만한
곳곳마다 삼세의 바다 한량없는 부처님과
많은 국토에 내가 두루 수행하기 여러
겁이며


여래들 깨끗하신 말씀 가운데 한 말씀에
여러 가지 음성 갖추고 중생들의 좋아하는
음성을 따라 음성마다 부처님의 변재를
펴고


삼세의 산량없는 여래께서 저와 같이 그지없는
말씀 바다로 깊은 이치 묘한 법문 연설하심을
내 지혜로 깊이깊이 들어가리라.


오는 세상 온갖 겁을 한데 뭉치어 한
생각을 만드는 데 들어가고 삼세의 모든
겁을 통틀어 내어 한 생각을 만든 데도
나는 들어가


삼세의 한량없는 부처님들을 한 생각 속에서도
모두 뵈오며 부처님의 경계 속에 늘 들어감은
환술 같고 해탈하온 위력입니다.


한 터럭 끝 티끌 속에 한량이 없는 삼세의
장엄 세계 나타나오며 온 시방의 티끌
세계 터럭 끝마다 그와 같은 장엄 세계
내가 들어가거기 계신 오는 세상 세간
등불들 부처되어 법문 말해 중생 건지며
부처님 일 다 하시고 열반에 드심 내가
두루 나아가서 친히 모시리.


재빠르게 두루 도는 신통의 힘과 넓은
문에 두루하는 대승의 힘과 행과 지혜
널리 닦은 공덕의 힘과 위신으로 덮어
주는 사랑의 큰 힘


깨끗하게 장엄하온 복덕의 힘과 집착 않고
의지 없는 지혜의 힘과 선정 지혜 좋은
방편 위신의 힘과 원만하게 쌓아 모은
보리의 힘들


한량없는 선한 업을 깨끗이 한 힘 끝이
없는 모든 미혹 부서버린 힘 마군들을
항복 받는 거룩한 힘과 보현행을 원만하게
닦은 힘으로


간 데마다 모든 세계 깨끗이 장엄 한량없는
중생 바다 해탈케 하고 그지없는 법문
바다 잘 분별하여 지혜 바다 깊이깊이
들어가오며


어디서나 모든 행을 깨끗이 닦고 가지가지
서원 바다 원만히 하며 부처님들 친근하여
공양하옵고 오랜 겁에 부지런히 수행하오며삼세에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 좋은 보리 이루려는
모든 행과 원 내가 모두 공양하고 원만히
닦아 보현보살 큰 행으로 도를 이루리.



모든 여래의 맏아드님은 그 이름은 누구신가
보현보살님 내가 이제 모든 선근 회향하오며
바라노니 행과 지혜 그와 같고저


몸과 말과 마음까지 늘 깨끗하고 모든
행과 세계들도 그러하오며 이런 지혜 이름하여
보현이시니 나도 항상 저 보살과 같아지이다.



나는 이제 보현보살 거룩한 행과 문수보살
크신 서원 깨끗이 하고 저 사업을 남김
없이 원만하오며 오는 세월 끝나도록 싫어
않으리.


나의 닦는 공과 행이 한량이 없어 그지없는
모든 공덕 모두 이루며 끝이 없는 온갖
행에 머물러 있어 가지가지 신통의 힘
분명히 알며


문수보살 용맹하고 크신 지혜와 보현보살
지혜의 행 그지없나니 내가 이제 모든
선근 회향하여서 그이들을 항상 따라 배워
보리라.


삼세의 부처님들 칭찬하오신 이와 같이
훌륭하고 크신 서원들 내가 이제 모든
선근 회향하여서 보현보살 훌륭한 행 얻으렵니다.



바라건대 나의 목숨 마치려 할 때 업과
미혹 모든 장애 모두 없애고 아미타 부처님을
만나 뵈옵고 지체 없이 극락세계 가서
나려네.


내가 이미 저 세계에 가서 나고는 눈
앞에서 이런 서원 모두 이루며 온갖 것을
남김 없이 원만하여서 그지없는 중생들을
기쁘게 하리.


저 부처님 모인 대중 깨끗하시고 나는
이 때 연꽃 위에 태어나고서 무량광 부처님을
친히 뵈오면 그 자리에 보리 수기(授記)
내게 주시리.


부처님의 보리 수기 받고 나서는 마음대로
백억 화신 나타내어서 크고 넓은 시방세계
두루 다니며 이 지혜로 모든 중생 제도할
적에허공계가 끝나고 중생 끝나면 이내
서원 끝날는지 모르거니와 중생들의 업과
미혹 끝없사올 제 나의 원도 필경까지
끝없으리라.


시방세계 세계마다 가득히 쌓은 칠보로서
여래께 공양한대도 가장 좋은 쾌락으로
천상 인간을 티끌 겁이 다하도록 보시한대도



어떤 이가 거룩하온 이 서원들을 한 번
듣고 지성으로 신심을 내어 좋은 보리
얻으려고 우러른다면 그 공덕이 저 복보다
훨씬 수승해.


언제든지 나쁜 벗을 멀리 여의고 영원토록
나쁜 갈래 만나지 않고 무량광 여래를
빨리 뵈옵고 보현보살 좋은 서원 구족하리니



이 사람은 훌륭한 수명을 얻고 이 사람은
날 적마다 인간에 나서 이 사람은 이제부터
오래지 않아 보현보살 크신 행을 성취하리라.



지난 세상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다섯
가지 나쁜 죄를 지었더라도 보현보살 이
서원을 읽고 외우면 한 생각에 저 죄업이
다 없어지고


날 적마다 문벌 좋고 신수 잘나고 상호(相好)와
지혜 모든 공덕 원만하여서 마군이나 외도들이
어쩔 수 없어 삼계 중생 좋은 공양 받게
되리라.


오래잖아 보리 나무 아래에 앉아 여러
가지 마군들을 항복 받고서 정각을 성취하고
법륜 굴리어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하리라.



어떤 이가 보현보살 이 서원들을 읽고
외워 받아 갖고 연설한다면 그 과보는
부처님이 아시오리니 결정코 보리도를 얻게
되리라.


어떤 이가 이 서원을 읽고 외우면 그
선근의 일부분을 내가 말하리니 잠깐 동안
모든 공덕 다 원만하고 중생들의 깨끗한
원 성취하리라.


바라건대 보현보살 거룩한 행의 그지없는
훌륭한 복 회향하여서 삼계 고해 빠져
있는 모든 중생들 아미타불 극락세계 어서
가소서.

이 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이 부처님 앞에서 엄청난 보현의 큰 서원과 깨끗한 게송을 말하자, 선재동자는 한량없이 기뻐 뛰놀고, 여러 보살들은 크게 즐거워하였으며, 여래는 잘한다고 찬탄하시었다.

그 때에 부처님이 거룩하온 여러 보살마하살과 함께 이 헤아릴 수 없는 해탈 경계의 훌륭한 법문을 연설하실 때에, 문수사리보살을 우두머리로 한 여러 큰 보살들과 그들이 성숙한 6천 비구와 미륵보살을 우두머리로 한 현겁의 모든 보살과 무구보현(無垢普現)보살을 우두머리로 한 일생보처로서 정수리에 물을 붓는 지위에 있는 모든 큰 보살과 시방의 여러 세계에서 모여 온 모든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모든 보살마하살들과 큰 지혜 있는 사리불·마하목 건련들을 우두머리로 한 모든 성문과 천상·인간의 모든 세간 차지들과 하늘·용왕·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사람인 듯 아닌 듯한 따위의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모두 즐거워서 믿어 받고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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