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미륵보살을 찾다

60. 미륵보살을 찾다

1) 의보를 보고 찬탄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으로 마음이 윤택하였고, 바른 생각으로 보살의 행을 생각하면서 점점 앞으로 나아가 바닷가의 나라로 향하였다.

지나간 세상에 수없이 나고 죽으면서 예경을 닦지 못한 것을 기억하고, 곧 뜻을 내어 스스로 책망하면서 부지런히 행하며, 또 지나간 세상에 오래도록 바퀴 돌듯 하면서 몸과 마음이 깨끗하지 못함을 기억하고, 곧 뜻을 내어 스스로 깨끗이 하여 저 언덕에 이르기를 원하며, 또 지나간 세상에 세간을 따라 나쁜 짓 한 것을 기억하고, 곧 뜻을 내어 바른 생각으로 보살들의 행을 관찰하며, 또 지나간 세상에서 번뇌가 마음을 덮어 허망한 생각을 일으킨 것을 기억하고, 곧 뜻을 내어 모든 법의 참된 성품을 바로 생각하며, 또 지나간 세상에서 닦은 행이 제 몸만 위하였던 것을 기억하고, 곧 뜻을 내어 마음을 넓혀 중생들에게 미치며, 또 지나간 세상에서 탐욕의 경계를 구하여 스스로 소모하던 줄을 기억하고, 곧 뜻을 내어 부처님 법을 닦아 모든 감관을 기르며, 또 지나간 세상에서 잘못된 소견으로 생각이 뒤바뀌던 것을 기억하고, 곧 뜻을 내어 바른 소견으로 보살의 소원을 일으키며, 또 지나간 세상에서 밤낮으로 애를 써서 나쁜 짓 하던 일을 기억하고, 곧 뜻을 내어 크게 정진하여 부처님 법을 성취하며, 또 지나간 세상에서 다섯 갈래[五趣]로 태어나면서 자기와 남에게 아무 이익도 없는 것을 기억하고, 곧 뜻을 내어 자기의 몸으로 중생들을 이익하여 부처님 법을 성취하기를 원하며, 모든 중생의 선근을 일으키고 온갖 선지식을 섬기며, 언제나 정당한 서원과 서로 응하려 하여, 이렇게 생각하고 기뻐하였다.

또 이 몸이 끝없는 옛적부터 항상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은혜와 애정을 이별하는 따위의 고통 받는 근본이 되었던 것을 관찰하고, 이제부터는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보살의 도를 닦아서 온갖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 하며, 여래를 뵈옵고 부처님 법을 성취하며, 온갖 부처님 세계로 다니면서 법문을 연설하는 모든 법사를 섬기며, 모든 여래의 바른 교법을 유지하며, 바른 법을 닦는 모든 도반을 찾으며, 온갖 선지식을 보고 온갖 부처님 법을 모으며, 모든 보살의 원력과 지혜의 몸으로 더불어 인연을 지으려고 원하였다.

이러한 생각을 할 때에 헤아릴 수 없는 선근이 빨리 자라고, 모든 보살에 대하여 깊이 믿고 존경하는 마음을 일으키어, 희유하다는 생각을 내고 큰 스승이라는 생각을 내었으며, 모든 감관이 깨끗하여 선한 법이 늘었고, 모든 보살의 공경하고 공양하던 것을 일으키며, 모든 보살의 허리를 굽혀 합장함을 지으며, 모든 보살의 세간을 두루 보는 눈을 내며, 모든 보살의 중생을 생각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모든 보살의 한량없이 평등한 문에 들어가며, 모든 보살의 한량없는 원력과 화신을 나타내며, 모든 보살의 깨끗한 말을 내며, 모든 부처님 세계를 장엄하려고 원하며, 지난 세상 지금 세상의 부처님들과 보살들의 위엄과 공덕이 원만하며, 온갖 곳에서 보리를 이루던 신통 변화를 나타내며, 내지 한 털끝만한 곳에도 부처님과 보살의 몸이 두루하지 않으신 데 없음을 뵈오려 하였으며, 또 보살들의 광명한 지혜 눈을 얻어서 모든 보살의 행하는 경계를 보며, 그 마음이 시방세계에 들어가고 원력이 허공의 법계에까지 두루하며, 끝없는 세계의 빈틈 없는 곳에서 삼세가 평등하여 분별이 없는 행을 닦아서 서로 계속하여 쉬지 않으며, 깊고 깊은 온갖 법문에 두루 들어가려 하였으니, 이러한 서원은 모두 선지식의 가르침을 받고 믿은 까닭이었다.

선재동자는 이러한 존중과 이러한 공양과 이러한 칭찬과 이러한 관찰과 이러한 가지(加持)와 이러한 원력과 이러한 생각과 이러한 순종과 이렇게 생각함과 이렇게 한량없이 가득한 지혜 경계로써, 비로자나 장엄장 큰 누각 앞에서 오체(五體)를 땅에 대어 공경하고 예배하였다. 잠깐 동안 마음을 거두고 생각하며 관찰하여, 엄청난 믿음과 훌륭한 알음알이와 굉장한 원력을 일으켰으며, 몸을 변화하여 온갖 곳에 두루하며, 지혜 몸에 들어가 평등한 문에 머물며, 널리 몸을 나타내어 모든 여래의 앞과 모든 보살의 앞과 모든 선지식의 앞과 모든 여래의 탑 앞과 모든 여래의 형상 앞과 모든 부처님 모든 보살의 계신 데와 모든 법보를 모신 법당 앞과 모든 성문·벽지불 앞과 그의 탑 앞과 모든 거룩한 대중의 복밭 앞과 모든 부모와 존장의 앞과 모든 시방 중생의 몸 앞에 있으며 온갖 곳에 두루하여 모두 위에 말한 것같이 존중하고 예경하고 찬탄하며, 이렇게 모든 반연하는 가운데 가득하여 끊임없는 원력으로 가지(加持)하고 변화하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온갖 곳에 두루하여 쉬지 아니하였다.

허공과 평등하니 가이없는 까닭이며, 법계와 평등하니 장애가 없는 까닭이며, 실제와 평등하니 온갖 것에 두루 한 까닭이며, 여래와 평등하니 분별이 없는 까닭이며, 그림자와 같으니 지혜와 생각을 따라 나타나는 까닭이며, 꿈과 같으니 생각하는 따위를 따라 일어나는 까닭이며, 형상과 같으니 온갖 것을 표시하는 까닭이며, 메아리와 같으니 좋은 인연으로 나는 까닭이며, 나는 일이 없으니 번갈아 일어나고 없어지는 까닭이며, 모양이 없으니 마음을 응하여 변동하는 까닭이며, 성품이 없으니 인연을 따라 달라지는 까닭이다.

또 결정코 이러한 모든 과보가 업(業)으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모든 결과가 인(因)으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모든 업이 모두 습(習)으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모든 여래가 세상에 나시는 것이 신심으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모든 변화하여 생기는 공양거리가 모두 결정한 이해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모든 여래의 변화하는 부처님이 모두 존중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모든 부처님 법이 모두 선근으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모든 화신 부처님이 방편으로부터 일어난 것임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모든 부처님 일이 모두 큰 서원으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보살들의 닦는 행이 회향으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으며, 이러한 모든 법계의 광대한 장엄이 일체지의 경계로부터 일어남을 깊이 믿었다.

아주 없다는 소견을 여읨을 깊이 믿나니 회향을 아는 까닭이며, 늘 있다는 소견을 여의었으니 나는 것이 없음을 아는 까닭이며, 인(因)이 없다는 소견을 여의었으니 바른 인을 아는 까닭이며, 뒤바뀐 소견을 여의었으니 실제와 같은 이치를 아는 까닭이며, 자재하다는 소견을 여의었으니 그를 말미암지 아니함을 아는 까닭이며, 나라는 소견과 남이라는 소견을 여의었으니 연기(緣起)로부터 일어남을 아는 까닭이며, 모든 잘못된 소견을 여의었으니 원인과 결과의 힘을 아는 까닭이며, 한쪽 가를 고집하는 소견을 여의었으니 법계가 가이없음을 아는 까닭이며, 가고 온다는 소견을 여의었으니 그림자와 같음을 아는 까닭이며, 있다 없다 하는 소견을 여의었으니 나지도 없어지지도 않음을 아는 까닭이며, 온갖 법이란 소견을 여의었으니 공하여 나는 것이 없음을 아는 까닭이며, 자재하지 못함을 아는 까닭이며, 원력으로 나는 것임을 아는 까닭이며, 온갖 모양이란 소견을 여의었으니 모양이 없는 짬[際]에 들어간 까닭이다.

온갖 법이 씨앗에서 싹이 나는 것 같아서 없어지지 않음을 아는 때문이며, 인(印)이 글씨를 이루는 것 같아서 서로 계속하여 생김을 알기 때문이며, 바탕이 영상[像]과 같음을 알기 때문이며, 소리가 메아리와 같음을 알기 때문이며, 경계가 꿈과 같음을 알기 때문이며, 업이 환술과 같음을 알기 때문이며, 세간이 마음으로 나타남을 알기 때문이며, 결과가 인으로 생김을 알기 때문이며, 과보가 업이 모여 되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며, 모든 공덕의 법이 모두 보살의 선교 방편으로 흘러 나옴인 줄을 알기 때문이며, 모든 법과 법 아닌 성품이 평등하게 앞에 나타나고 자라서 참된 법계를 성취함을 알기 때문이다.

선재동자가 이러한 지혜와 이러한 생각과 이러한 뜻에 들어가, 단정한 마음과 깨끗한 생각으로 누각 앞에서 온몸을 땅에 대고 예배하니, 헤아릴 수 없는 선근이 빨리 앞에 나타나 몸과 마음에 흘러 넘치어 서늘하고 즐거웠다. 그 뒤에 조심스레 땅에서 일어나 일심으로 우러러보고 잠깐도 한눈 팔지 아니하면서 합장하고 훌륭하게 장엄한 비로자나 큰 누각을 한량없이 돌고, 뜻을 일깨워 생각하며, 깊은 마음을 일으켜서 허리를 굽히고 공경하며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큰 누각은 공(空)하고, 모양이 없고[無相], 원함이 없는[無願] 깊고 깊은 삼해탈문을 아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법의 성품을 잘 알아서 분별이 없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법계의 근본 짬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음을 아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중생의 세계가 얻을 수 없는 것임을 아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법이 나고 머물고 달라지고 없어짐이 없는 줄을 아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세간에 고집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굴택을 고집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촌락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경계를 의지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모양을 멀리 여읜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허망한 생각을 깨뜨린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법이 제 성품이 없는 줄을 아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차별한 업을 끊은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마음과 뜻과 인식을 여읜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법에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고 들어가지도 않고 나오지도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에 들어간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넓은 문의 법계에 방편으로 편안히 머무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번뇌의 불을 고요하게 없앤 이가 있는 곳이다.

이 큰 누각은 훌륭한 지혜로 모든 소견과 사랑과 교만을 끊은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선정과 해탈과 평등하게 지님과 평등하게 이름과 삼매와 신통과 밝은 지혜를 내면서 유희하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큰 보살들의 삼매의 경계를 관찰하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여래가 계신 곳에 있으면서 가까이 모시고 의지하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한 겁을 모든 겁에 넣고 모든 겁을 한 겁에 넣으면서도, 그 모양을 파괴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한 세계를 모든 세계에 넣고 모든 세계를 한 세계에 넣으면서도 그 모양을 파괴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한 법을 온갖 법에 넣고 온갖 법을 한 법에 넣으면서도 어지럽고 섞이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한 중생을 온갖 중생에게 넣고 온갖 중생을 한 중생에게 넣으면서도, 그 모양을 파괴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한 부처님을 온갖 부처님께 넣고 온갖 부처님을 한 부처님께 넣으면서도, 그 모양을 파괴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잠깐 동안에 모든 삼세를 아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잠깐 동안에 온갖 세계에 가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중생의 앞에 몸을 나타내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마음이 항상 온갖 세간을 이익하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자재한 힘을 얻어서 온갖 곳에 두루 이르는 이가 있는 곳이다.

이 큰 누각은 비록 모든 세간에서 벗어났으나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그 가운데 항상 몸을 나타내고 떠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세계에 의지하지 아니하면서도 부처님들께 공양하기 위하여 모든 부처님 세계에 다니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본래의 처소를 떠나지 아니하고,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 나아가 장엄하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부처님을 두루 가까이 모시면서도 부처님이란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선지식을 두루 의지하면서도 선지식이란 생각을 내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마군의 궁전에 있으면서도 욕심 경계를 탐내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모든 마음과 뜻과 인식의 법을 알면서도 온갖 마음과 생각이란 소견을 여읜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온갖 중생 가운데 몸을 나타내면서도 자기와 남에게 대하여 두 모양이란 생각을 내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누각은 모든 세계에 두루 들어가면서도 법계에 차별한 모양이 없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오는 세상의 모든 겁에 머물기를 원하면서도 모든 겁에 대하여, 오래다 짧다 하는 생각이 없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한 털끝을 떠나지 않고서도 몸을 널리 나타내어 시방의 온갖 세계를 순종하는 이가 있는 곳이며, 이 큰 누각은 만나기 어려운 법을 능히 연설하는 이가 있는 곳이다.

이 큰 누각은 알기 어려운 법에 편안히 머문 이가 있는 곳이며, 깊고 깊은 법에 편안히 머문 이가 있는 곳이며, 둘이 아닌 법에 편안히 머문 이가 있는 곳이며, 모양 없는 법에 편안히 머문 이가 있는 곳이며, 상대하여 다스릴 수 없는 법에 편안히 머문 이가 있는 곳이며, 얻을 것 없는 법에 편안히 머문 이가 있는 곳이며, 희론(?論)이 없는 법에 편안히 머문 이가 있는 곳이며, 대자대비에 편안히 머문 이가 있는 곳이며, 모든 이승들의 아는 경계를 넘어선 이가 있는 곳이며, 모든 마군의 경계를 넘어선 이가 있는 곳이며, 모든 세간법에 물들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모든 보살들이 이르러 간 언덕에 이미 이른 이가 있는 곳이며, 모든 여래가 머무는 곳에 이미 머문 이가 있는 곳이며, 온갖 모양을 이미 여의었지만 성문의 바른 자리[正位]에 들어가지 아니한 이가 있는 곳이며, 모든 법이 나는 일이 없는 줄을 알지만 생멸이 없는 법의 성품에 머물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탐욕이 부정한 줄을 관찰하였지만 탐욕 여의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탐욕과 함께하지도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자비를 닦지만 성내지 않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성내는 것과 함께하지도 않는 이가 있는 곳이다.

비록 온갖 십이연기(十二緣起)를 관찰하지만 어리석지 않는 법을 증득하지도 않고 어리석은 번뇌와 함께하지도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사선(四禪)에 머물지만 큰 대비(大悲)의 원력으로 선정을 따라 태어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사무량심(四無量心)에 머물면서도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색계(色界)에 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사무색정(四無色定)을 닦았지만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무색계(無色界)에 머물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선정[止]·지혜[觀]를 부지런히 닦지만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밝음과 벗어남[明脫]을 증득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버림[捨]을 행하면서도 대비(大悲)로써 온갖 중생의 일을 버리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공한 줄을 관찰하지만 공한 소견을 일으키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모양 없음[無相]을 행하지만 항상 모양에 고집하는 중생들을 교화하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소원이 없음을 행하지만 보리의 모든 행과 원을 버리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모든 업과 번뇌 속에서 자재함을 얻었지만 중생들을 교화하고 성숙하기 위하여 업과 번뇌를 따르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나고 죽음이 없지만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일부러 나고 죽는 데 태어나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모든 갈래를 여의었지만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하여 일부러 여러 갈래에 들어감을 보이는 이가 있는 곳이다.

비록 사랑함[慈]을 행하지만 중생들에게 사랑하고 그리움[愛戀]이 없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불쌍히 여김[悲]을 행하지만 중생들에게 집착함이 없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기뻐함[喜]을 행하지만 고통 받는 중생을 보고 항상 가엾이 여기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버림[捨]을 행하지만 중생들을 이익케 하는 일을 버리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구차제정(九次第定)을 행하지만 욕계(欲界)에 태어나기를 싫어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모든 법이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 줄을 알지만 참된 짬을 증득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삼해탈문에 들어갔으나 성문의 해탈을 취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사성제(四聖諦)를 관찰하지만 소승 성스러운 과[小乘聖果]에 머물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깊고 깊은 인연으로 일어나는 법을 관찰하지만 끝까지 고요한 데에 머물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팔성도(八聖道)를 닦지만 영원히 세간에서 벗어남을 구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범부의 처지를 벗어났으나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떨어지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오취온(五取蘊)을 관찰하지만 모든 온을 영원히 멸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네 가지 마군을 뛰어났으나 마군의 경계를 분별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육처(六處)에 집착하지 않으나 육처를 아주 멸하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진여에 머물지만 참된 짬에 떨어지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며, 비록 온갖 승 [一切乘]을 말하지만 대승(大乘)을 버리지 않는 이가 있는 곳이니, 이 큰 누각은 이러한 한량없는 모든 공덕에 머무는 이가 있는 곳이다.’

2) 게송으로 찬탄

이 때에 선재동자는 합장하고 우러러보면서 일심으로 게송으로써 말하였다.

이 누각은 대비(大悲)와 청정한 지혜로
세상을 이익하는 미륵보살님 정수리에 물을
부은 부처님 장자(長子)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시고


일체에 소문 나신 부처님 아들 지혜 경계
해탈문에 머물렀으며 법계에 다니면서 집착이
없어 같을 사람 없는 이가 머무시는 곳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과 지혜·방편·서원·힘·신통과
이러하게 대승의 모든 바라밀 골고루 구족한
이 머무시는 곳


지혜가 크고 넓어 허공과 같아 삼세의
온갖 법을 두루 아시며 걸림없고 의지
없고 취할 것 없어 모든 과보 아는 이가
머무시는 곳


모든 법이 성품 없고 나지도 않고 의지할
데 없는 줄을 분명히 알아 허공 나는
새와 같이 자재하여서 두려울 것 없는
이가 머무시는 곳


세 가지 독[三毒]의 참 성품 알고 허망하게
생긴 인연 분별하지만 싫다고 벗어나려
하지도 않아 고요함을 깨달은 이 머무시는
곳


세 가지 해탈문과 여덟 가지 길 모든
온(蘊)과 처(處)와 계(界)와 연기(緣起)들
다 알지만 고요한 데 가려 안 하며 좋은
방편 얻은 이가 머무시는 곳


시방의 모든 세계 수없는 중생 걸림없는
지혜로 모두 살피어 공한 성품 모두 알고
분별 없으며 열반을 얻은 이가 머무시는
곳


온 법계를 다 다녀도 걸림없으나 다니는
그 성품을 찾을 수 없고 허공에 부는
바람 가는 데 없어 의지한 데 없는 이가
머무시는 곳


나쁜 갈래 중생들을 모두 살피니 모진
고통 받으면서 갈 데 없는 이 자애 광명
널리 놓아 모두 다 소멸 어여쁘게 여기는
이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바른 길을 잃어 버린 것 눈먼
이가 험한 길을 향해 가는 듯 인도하여
해탈성에 들게 하나니 길잡이 큰 스승이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마군의 그물에 걸려 나고 늙고
죽는 일에 헤매는 이들 해탈을 얻게 하고
위로하나니 용맹한 대장부의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미혹 병에 얽힘을 보고 불쌍하게
여기는 큰 마음 내어 지혜 약인 감로수로
소멸케 하니 이렇게 큰 의사의 머무시는
곳


모든 중생 나고 죽는 바다에 빠져 근심
걱정 헤매면서 고통 받거든 자비한 법배로써
구제하나니 잘 건지어 주는 이가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미혹 바다 헤매이다가 훌륭한
보리 마음 내는 걸 보고 그 가운데 뛰어들어
구제하나니 고기를 잘 잡는 이 머무시는
곳


언제나 큰 원력과 자비하신 눈 일체의
모든 중생 살펴보다가 죽고 사는 바다에서
건져 내나니 금시조(金翅鳥) 가루라왕
머무시는 곳


해와 달이 허공 중에 높이 떴을 때 온
세계에 안 비치는 곳이 없듯이 서원과
지혜 광명 그와 같나니 이 세상을 비치는
이 머무시는 곳


보살이 한 중생을 교화하려고 오는 세상
끝나도록 애를 쓰거든 그와 같이 온 중생을
그렇게 하니 세상을 구하는 이 머무시는
곳


한 세계의 중생들을 교화하려고 오는 세월
끝나도록 쉬지 않거든 그와 같이 시방세계
그렇게 하니 견고한 뜻 가진 이가 머무시는
곳


시방세계 부처님들 많은 법문을 한 번
앉아 죄다 듣고 남김 없으며 오는 세월
끝나도록 싫지 않나니 지혜 바다 밝은
이가 머무시는 곳


한량없는 세계 바다 두루 다니며 여러
도량 바다마다 모두 들어가 그지없는 여래께
공양하시니 이런 행을 닦는 이가 머무시는
곳


한량없는 수행 바다 모두 닦으며 끝이
없는 서원 바다 일으키어서 그지없는 겁
바다를 지나가나니 이런 공덕 쌓은 이가
머무시는 곳


한 털끝에 한량없는 세계가 있고 세계마다
부처님과 중생과 겁(劫) 헤아릴 수 없는
것을 모두 보나니 막힘 없는 눈 가진
이 머무시는 곳


한 생각에 한량없는 겁을 거두고 부처님과
세계 중생 다 그렇거든 복과 지혜 걸림없는
바라밀 행 이런 공덕 갖춘 이가 머무시는
곳


시방세계 모두 부숴 티끌이 되고 온 세계의
바닷물을 털로 찍어도 보살의 세운 원력
이보다 많아 걸림없이 행하는 이 머무시는
곳


다라니와 삼매문을 모두 이루고 큰 원력과
모든 선정 해탈문까지 하나하나 가이없는
겁을 지나니 부처님의 참 아들이 머무시는
곳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 제자 가지가지
법을 말해 중생 건지고 이 세상의 모든
기술 연설하나니 이런 행을 닦는 이가
머무시는 곳


신통 변화 방편 지혜 모두 이루고 환술
같은 묘한 법문 닦아 행하며 시방 세계
다섯 갈래 태어나나니 걸림없이 행하는
이 머무시는 곳


보살들이 처음으로 마음을 내어 구족하게
온갖 행을 닦아 행하며 한량없는 화신으로
법계에 가득 이런 신통 가진 이가 머무시는
곳


한 생각에 보리도를 모두 이루고 끝이
없는 지혜 업을 널리 짓는 일 세상 사람
생각하면 발광하리니 헤아릴 수 없는 이가
머무시는 곳


장애 없는 큰 신통을 모두 이루고 온
법계를 고루고루 다 다녔지만 마음 속엔
아무 것도 얻은 것 없어 맑은 지혜 가진
이가 머무시는 곳


보살들이 걸림없는 행을 닦아서 모든 세계
간 데마다 집착이 없고 둘이 없는 지혜로써
널리 비치니 나란 소견 없는 이가 머무시는
곳


허공 같은 성품 아는 평등한 지혜 본래부터
고요하여 의지 없거든 이와 같은 경계
속에 늘 다니나니 때를 여읜 깨끗한 이
머무시는 곳


중생들이 갖은 고통 받음을 보고 큰 지혜와
자비하온 마음을 내어 온 세간을 이익하려
항상 원하니 어여쁘게 여기는 이 머무시는
곳


부처 장자(長子) 여기 있어 중생 앞에
나타나기 허공에 뜬 해 달처럼 나고 죽는
어둠 깨쳐


부처 장자 여기 있어 중생들의 마음 따라
한량없는 몸을 변해 시방세계 가득하네.



부처 장자 여기 있어 모든 세계 여래께
찾아가는 많은 세월 한량없고 셀 수 없어.



부처 장자 여기 있어 부처 경계 헤아리기
한량없는 오랜 겁에 게으른 줄 모르매라.



부처 장자 여기 있어 삼매문에 항상 들고
하나하나 삼매에서 부처 경계 밝히시다.



부처 장자 여기 있어 모든 세계 많은
세월 중생들과 부처 이름 분명하게 모두
알고


부처 장자 여기 있어 한 생각에 많은
세월 허망한 맘 다 여의고 중생들을 따라
주고


부처 장자 여기 있어 모든 삼매 다 익히고
하나하나 마음 속에 삼세 법을 모두 알고



부처 장자 여기 있어 결가부좌하고 앉아
온갖 세계 나타나서 모든 중생 이롭히고



부처 장자 여기 있어 불법 바다 물을
먹고 지혜 바다 들어가서 공덕 바다 구족하고



부처 장자 여기 있어 모든 세계 수효들과
세월 수효 중생 수효 부처님들 수효 알고



부처 장자 여기 있어 세 세상의 온갖
세계 생겨나고 무너짐을 한 생각에 모두
알고


부처 장자 여기 있어 부처님들 행과 원과
보살들의 닦는 행과 중생 근성 모두 알고부처
장자 여기 있어 티끌 속에 많은 세계
도량들과 중생들과 모든 겁을 죄다 보고



한 티끌 속 보는 듯이 온갖 티끌 모두
보며 가지가지 다 갖추어 간 데마다 걸림없네.



부처 장자 여기 있어 온갖 법과 중생
국토와 세간들을 모두 보니 나도 않고
있도 않아


중생 평등 법도 평등 여래 평등 세계
평등 서원 평등 세 세상이 모두 평등함을
보네.


부처 장자 여기 있어 중생들을 교화하고
여래께 공양하며 법의 성품 생각하고


한량없는 천만 겁에 닦은 행과 원과 지혜
엄청나고 한량없어 이루 칭찬할 수 없네.



저러하게 용맹하고 걸림없이 행하는 이
이 가운데 계시오매 합장하고 절합니다.



부처님의 장자시고 거룩하신 미륵보살 예경하는
이내 마음 굽어 살펴 주옵소서.

3) 정보를 보고 법을 묻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이와 같은 모든 보살의 한량없이 찬탄하는 법으로 비로자나 장엄장 누각 가운데 있는 보살들을 칭찬하고는 누각 앞에서 공경하여 예배하고 서서, 한결같은 마음으로 허리를 굽히고 합장하고 우러르면서 미륵보살을 뵈옵고 가까이 모시며 공양하려 하였다.

문득 보니 미륵보살이 누각 밖의 다른 곳으로부터 오는데, 한량없는 하늘 사람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와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과 제석천왕과 범천왕과 사천왕과 본래 태어난 데의 친척과 많은 권속들과 바라문 대중과 수없는 백천 중생이 앞뒤로 둘러싸고 와서 큰 누각으로 향했다. 선재동자는 그것을 보고 즐거워 뛰놀면서 앞에 나아가 오체(五體)를 땅에 대고 예배하였다.

미륵보살은 선재동자를 살펴보고 대중을 가리키면서 그의 한량없는 진실한 공덕을 찬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희는 보라, 선재동자 지혜 마음 깨끗하고
보리 행를 구하려고 내게 와서 친근함을



잘 왔도다 원만한 자애 잘 왔도다 청정한
슬픔 잘 왔도다 고요한 눈 게으름 없이
행을 닦네.


잘 왔도다 청정한 뜻 잘 왔도다 넓은
마음 잘 왔도다 굳은 근성 게으름 없이
행을 닦네.


잘 왔도다 부동의 행[不動行] 선지식을
항상 구해 세상 알아 물 안 들고 모든
중생 조복하네.


잘 왔도다 미묘한 도 행함 잘 왔도다
공덕에 머묾 잘 왔도다 불과(佛果)에
나아감 온 세상의 의지 되네.


잘 왔도다 덕으로 자체[體]됨 잘 왔도다
법이 기른 이 잘 왔도다 끝없는 수행
세간에선 볼 수 없네.


잘 왔도다 미혹 떠남 연꽃처럼 살아가며
이롭거나 쇠하거나 헐뜯거나 칭찬함 모든
일에 분별 없네.


잘 왔도다 안락 시주 부드럽고 교화 받아
아첨과 속임과 성냄과 교만 모든 것을
소멸했네.


잘 왔도다 부처 아들 시방세계 나아가서
모든 공덕 늘게 하며 부드럽고 게으름
없네.


잘 왔도다 삼세 지혜 온갖 법을 두루
알고 공덕 광을 널리 내며 게으름 없이
행을 닦네.


문수보살과 덕운(德雲) 등 많은 보살
너를 시켜 여기까지 오게 하여 걸림없는
곳을 보이네.


보살행을 갖추 닦고 모든 중생 거둬 주는
헤아릴 수 없는 이가 지금 나를 찾아왔네.



한량없는 여래의 맑은 경계 구하고 큰
서원을 물으려고 지금 나를 찾아왔네.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부처님들 이루신
행과 업 모두 닦아 배우려고 나를 찾아왔네.



그대는 선지식께 미묘한 법 구하고 보살행을
배우려고 나를 찾아왔네.


선지식은 부처님이 칭찬하고 너의 보리
이루게 함을 그대가 생각하고서 나를 찾아왔네.



그대는, 선지식은 나를 낳은 부모 같고
나를 기른 유모 같아 보리분을 증장시키며



의사들이 병 고치듯 하늘에서 감로 오듯
해처럼 바른 길 보여주고 달처럼 깨끗한
바퀴 굴리고


산처럼 움직이지 않고 바다처럼 늘거나
줄지 않고 뱃사공처럼 건네준다 생각하여
나를 찾아왔네.


네 보기에 선지식은 용맹하온 대장 같고
큰 장사 물주 같고 큰 길잡이와 같아서



바른 법 짐대를 세우고 부처 공덕 보여
주고 나쁜 갈래 없애 주고 좋은 갈래
열어 주며


부처님 몸 나타내고 바른 법 광 수호하고
부처님 법 가지므로 우러르고 받들기 원하네.



부처 지혜 채우려고 단정한 몸 갖추려고
훌륭한 데 태어나려 나를 찾아왔네.


너희들 이 사람을 보라. 선지식을 친근하여
그가 배운 대로 모든 것을 실행하며


옛날 복덕 인연으로 문수가 마음 내게
하니 가르침에 순종하여 게으름 없이 수행하며



부모 친척들과 궁전과 재산 모두 다 버리고
겸손하게 선지식 구하며


이런 뜻을 깨끗이 하니 세간 몸을 떠나서
불 세계에 태어나 좋은 과보 받으리라.



선재는 중생들의 생로병사의 고통을 보고
크게 불쌍한 뜻을 내어 위없는 도 부지런히
닦네.


선재는 중생들의 다섯 갈래에 헤매임 보고
금강 같은 지혜 구하여 저 모든 고통
바퀴 깨뜨리네.


선재는 중생들의 마음 밭이 황폐하고 더러워짐
보고 삼독의 가시 제거하려 날카로운 지혜의
소를 구하였네.


중생들 우치의 어둠 속에서 소경처럼 바른
길 잃거늘 선재동자 길잡이 되어 편안한
곳 보여 주네.


참는 갑옷 해탈 수레 지혜로써 검을 삼아
세 가지 존재 세계에서 번뇌 도둑 깨뜨리네.



선재는 법 배의 사공되어 모든 중생들을
두루 건지어 이염(爾焰) 바다 지나서
보배 섬에 빨리 이르게 하네.


선재는 바른 깨달음의 태양 지혜의 광명과
서원 바퀴로 법계의 허공에 두루 다녀
중생의 집 두루 비추네.


선재는 바른 깨달음의 달 흰 법[白法]이
원만하여 인자한 선정 청량한 빛으로 중생
마음 평등하게 비춰주네.


선재는 훌륭한 지혜의 바다 곧은 마음에
의지해 머무르니 보리행은 점점 깊어져서
모든 법 보배를 내네.


선재는 큰 마음 용(龍) 법계 허공 올라가서
구름 펴고 비내리어 모든 열매 성숙케
하네.


선재는 불타는 법의 등불 믿음은 심지,
자비는 기름 생각은 그릇, 공덕은 빛이
되어 삼독의 어둠을 멸하여 제거하네.



깨달음의 마음은 갈라람(?羅藍) 가엾음은
태(胞)요, 인자함은 살[肉] 보리의
부분은 팔과 다리 여래장(如來藏)에서
자라고


복덕 광을 늘게 하고 지혜 광을 맑게
하고 방편 광을 나타내며 서원 광을 내세우니



이렇게 큰 장엄으로 중생들을 구호하니
모든 천상 인간에서 듣기 어렵고 보기
어려워


이와 같은 지혜 나무 뿌리 깊어 튼튼하고
모든 행이 점점 자라 중생들을 덮어 주네.



온갖 공덕 내려고 온갖 법을 물으려고
온갖 의심 끊으려고 선지식을 구했으며미혹의
마군 깨뜨리고 여러 소견의 때 없애며
중생 속박 풀어주려 선지식을 구했나니



나쁜 갈래 없이 하고 인(人)·천(天)
길을 보여 주며 공덕 행을 닦게 하여
열반 성에 빨리 들게 하며.


괴로운 곳 벗어나고 즐거운 곳 줄 것이며
모든 속박 끊어 없애 삼계 갈래 없애리라.



소견의 난(難) 건너가고 소견 그물 찢어
깨고 애욕의 물 말리어서 삼계의 길 보여
주리.


온 세상의 의지되고 온 세상의 광명되고
삼계 안의 길잡이로 해탈할 곳 보여 주리.



이 세상의 중생들로 헛된 생각 멀리 떠나
번뇌 졸음 널리 깨고 애욕 수렁 건져주리.



가지가지 법을 알고 모든 세계 깨끗하고
온갖 것을 끝내면 그 마음 즐거우리.



그대의 행 부드럽고 그대 마음 깨끗하니
닦으려는 공과 덕이 오래잖아 원만하리.



오래잖아 부처 뵙고 온갖 법문 통달하고
모든 세계 장엄하여 큰 보리를 이루오리.



복과 지혜 장엄하고 중생 바다 해탈하고
온갖 행을 원만하여 정각 바다 이루오리.



공덕 언덕 도달하여 선한 자리 태어나서
보살들과 같으리니 이 마음이 결정일레.



온갖 번뇌 죄다 끊고 온갖 업을 청정하고
온갖 마군 항복 받아 이런 원을 만족하리.



지혜 길에 나게 되고 바른 법을 열게
되어 혹업(惑業)과 모든 고통 오래잖아
여의오리.


한량없는 중생들이 생사 속에 빠졌으니
네가 법바퀴 굴려서 그들이 고통 바퀴
끊게 하리라.


너는 부처님의 종자 지니고 너는 법종자를
맑게 하고 너는 승의 종자 모두어서 세
세상에 두루 미치게 하리라.


모든 애욕의 그물 끊고 모든 소견의 그물
찢고 모든 고통 그물 구제하여 서원 그물
이루리라.


중생 경계 제도하고 나라 경계 깨끗이
하고 지혜 경계 모두어서 마음 경계 이루리라.



중생들을 기쁘옵게 보살들을 기쁘옵게 부처님을
기쁘옵게 이 기쁨을 이루리라.


모든 갈래 자세 보고 모든 세계 살펴보고
모든 법을 깊이 보아 부처 소견 이루리라.



어둠 깨는 광명 놓고 열이 식는 광명
놓고 악을 없앨 광명 놓아 삼계 고통
씻으리라.


하늘 문을 열어 놓고 불법 문을 열어
놓고 해탈 문을 열어 보여 중생들을 들어가게
하리라.


바른 길을 보여주고 나쁜 길을 끊어 주고
이러하게 행을 닦아 보리 길을 이루리라.



공덕 바다 항상 닦고 삼계 바다 제도하고
중생 바다 모두 건져 고통 바다 뛰어나며



중생 바다 교화하여 번뇌 바다 말리우고
행원 바다 닦게 하여 지혜 바다 들게
하며


지혜 바다 늘게 하고 행원 바다 잘 닦아서
부처님의 서원 바다 네가 만족 할 것이며



네가 세계 바다 들어가서 네가 중생 바다
살펴보고 네가 장차 큰 지혜로 법문 바다
다 마시리라.


부처 구름 장차 뵙고 공양 구름 일으키고
법문 구름 네가 들어 원력 구름 세우리라.



삼계 집에 다니면서 번뇌 집을 깨뜨리고
여래 집에 들어가서 이런 도를 행하리라.



삼매 문에 들어가서 해탈 문에 노닐면서
신통 문에 네가 있어 온 법계에 다니리라.



중생 앞에 나타나며 부처님 전 대하여서
해와 달의 광명 같이 이러한 힘 이루리라.



다니는 데 산란찮고 다니는 데 물 안
들고 허공 나는 새와 같이 묘한 작용
이루리라.


인다라의 그물같이 세계 그물 그렇거든
네가 두루 나아가되 바람처럼 걸림없으리라.



온 법계에 들어가서 모든 세계 다니면서
삼세 부처님 뵙고 큰 즐거움 네가 내리라.



네가 온갖 법문들을 이미 얻고 장차 얻어
큰 즐거움 낼 것이나 탐심 없고 싫증
없으리라.


너는 공덕 담을 그릇 부처님의 말씀 따라
보살행을 능히 닦아 기특한 일 얻으리라.



이와 같은 불자들을 억겁에나 만날 건가.



훌륭하온 그 공덕과 닦는 도를 어찌 보리.



네가 인간 태어나서 좋은 이익 크게 얻어
문수보살 선지식들 많은 공덕 얻어 보네.



나쁜 갈래 여의었고 어려운 곳 벗어났고
모든 고통 초월하니 게으른 마음 내지
말라.


범부 지위 뛰어났고 보살 지위 앉았으니
지혜 자리 만족하여 여래 지위 들어가리.



보살행은 바다 같고 부처 지혜 허공 같고
네 원력도 그러하니 다행한 줄 생각하라.



모든 기관 부지런해 뜻과 서원 결정하니
선지식을 친근하여 오래잖아 성취하리.



보살들의 모든 행은 중생 조복 위함이니
여러 법문 수행하고 의심을 내지 말라.



헤아릴 수 없는 복과 참된 믿음 갖췄으니
그러므로 네가 오늘 불자들을 보느니라.



선지식들 네가 만나 큰 이익을 얻었으니
가지가지 큰 서원을 모두 믿고 받자오라.



삼계에서 행을 닦아 묘한 그릇 이루리니
선지식들 그대에게 해탈 문을 보였으며



법 그릇이 아닌 이는 선지식과 함께 있어
수없는 겁 지내어도 그 경계를 모르나니



네가 여러 보살 뵙고 이런 법문 들은
것은 세간에서 희유하니 경사롭게 기뻐하라.



부처님이 두호하고 보살들이 거둬주니 가르침을
순종하면 오래오래 살 것이며


보살 문중 태어났고 보살 공덕 갖추었고
여래 종자 자랐으니 좋다좋다 기뻐하라.



부처님은 아버지요 보살들은 형과 동생
보리법은 친척 되어 진실한 뜻 길러 주며



보살 종자 갖추었고 법왕 종자 자라나며
법왕 공덕 구족하니 기쁜 마음 몸에 가득.



가장 큰 일 이뤘으니 알 수 없는 기특한
일 네가 모두 얻게 되어 관정(灌頂)
자리 오르리라.


이런 종자 심었으니 이런 결과 얻으리라.



내가 너를 위로하니 너는 크게 기뻐하라.



한량없는 보살들이 무수겁을 행한대도 성취할
수 없는 행을 네가 지금 얻었어라.


선재동자 굳은 신심 정진하여 이룬 행을
공경하고 사모하면 이러하게 너도 배워라.



여러 가지 행과 공덕 서원에서 일어남을
선재동자 벌써 알고 부지런히 익히었네.



큰 구름을 일으킨 용 좋은 비를 내리나니
보살 원을 세웠으면 결정하고 행을 닦아만일
어떤 선지식이 보현행을 보이거든 너는
친히 섬기고서 의혹한 맘 내지 말라.



네가 지난 오랜 세월 허망하게 몸 버렸고
이번에는 보리 위해 버리는 일 좋으리라.



네가 지난 오랜 세월 생사 고통 받느라고
부처님을 못 섬기며 이런 행을 듣지 못해



이번에는 사람 되어 선지식과 부처 만나
보리행을 들었으니 즐겁기도 끝없으리.



부처님을 만났었고 선지식을 뵈었으니 깨끗한
맘 없으면은 이런 법문 못 듣지만


선지식을 만나서는 기쁜 마음 존중하고
의혹 싫증 없애야만 이런 법문 들으오리.



이런 법문 듣는 사람 서원하는 마음 내면
이는 벌써 큰 이익을 얻은 줄을 아올
것이


이런 행에 들게 됨은 부사의한 훌륭한
일 인간 세상 잘 왔으니 큰 공덕을 원만하리.



이러하게 깨끗한 맘 부처님을 친근하고
보살들을 섬기면은 보리도를 이루리라.



이 법문에 들어오면 모든 공덕 구족하고
나쁜 갈래 멀리 떠나 온갖 고통 안 받으리.



오래잖아 몸 버리고 불국토에 가서 나서
시방세계 부처님과 보살들을 늘 뵈오며



지난 원인 이제 알고 선지식을 섬긴 힘이
모든 공덕 길러 내어 물 속에서 연꽃
나듯


선지식을 잘 섬기고 부처님을 공양하며
일심으로 법문 들어 게으르지 말지어다.



너는 참말 법의 그릇 온갖 법을 구족하고
온갖 도를 항상 닦아 모든 소원 만족하라.



네가 믿는 마음으로 내게 와서 예경하니
부처님들 모인 중에 오래잖아 들어가리.



착하도다. 참 불자여 모든 부처 공경하고
오래잖아 행을 갖춰 공덕 언덕 가게 되리.



큰 지혜인 문수사리 계신 곳에 찾아가라.



보현보살 묘한 행을 네가 얻게 하오리라.

미륵보살마하살은 여러 대중 앞에서 선재동자의 집착 없는 경계와 원만한 장엄과 큰 공덕을 칭찬하였다. 선재동자는 그의 가르침을 따르며 가장 훌륭한 방편으로 위로함을 듣고, 기쁨을 금할 수 없어 온몸에 털이 곧추서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울고, 일어서서 합장하고 공경하며, 우러러보고 수없이 돌았으며, 문수사리보살의 염려하는 힘으로 여러 가지 꽃과 영락과 가지각색 보배가 어느새 손에 가득히 쥐어졌다. 선재동자는 기쁘고 다행함을 견디다 못하여 영락과 보배를 미륵보살마하살의 위에 흩었다.

이 때에 미륵보살은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지면서 게송을 읊었다.

기특하다 참다운 부처님 아들 모든 감관
일깨워서 게으름 없으니 머지 않아 모든
공덕 고루 갖추어 나와 문수보살처럼 원만하리라.

선재동자는 이 칭찬을 듣고 게송으로 여쭈었다.

제가 지금 생각하니 선지식이란 억천 겁에
만나 뵙기 어려운 것을 오늘날 차례차례
모두 만나고 보살님 계신 곳에 나왔습니다



저는 처음 문수보살 지시를 받고 만나기
힘든 이를 만났사오니 거룩하신 문수보살
높은 공덕을 다시 한 번 만나 뵙기 소원입니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공경하고 합장하여 미륵보살마하살께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께서는 잘 지도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저를 불쌍히 여겨 말씀하시옵소서.

거룩하신 이여, 모든 여래께서 보살님께 수기하시기를 ‘한 번 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하셨습니다.

만일 한 번 나서 위없는 보리를 얻는다 하오면, 이미 모든 보살의 머무시던 곳을 초월하였으며, 이미 모든 보살들의 생사를 여의는 지위를 지내었으며, 이미 모든 바라밀을 원만하였으며, 이미 온갖 참는 문에 깊이 들어갔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지위를 구족하였으며, 이미 모든 해탈문에 유희(遊戱)하오며, 이미 온갖 삼매의 법을 성취하였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행을 통달하였으며, 이미 모든 다라니와 변재를 증득하였으며, 이미 모든 보살들의 자재한 속에서 자재를 얻었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도를 돕는 법을 쌓았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지혜와 방편에 유희하며, 이미 모든 훌륭한 지혜와 신통을 내었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배워야 할 것[學處]을 성취하였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행할 묘한 행을 깨끗이 하였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세워야 할 큰 원을 만족하였으며, 이미 모든 부처님의 수기하심을 받았으며, 이미 모든 승[諸乘]의 법문을 알았으며, 이미 모든 부처님의 두호하고 생각하심을 감임하였습니다.

곧 이미 모든 부처님의 보리를 거두었으며, 법장을 가졌으며, 비밀한 가르침을 보았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비밀한 바퀴를 운전하며, 이미 번뇌의 마군을 깨뜨린 용맹한 대장이며, 이미 나고 죽는 넓은 들에서 벗어나게 한 길잡이 스승이 되었으며, 이미 미혹의 중한 병을 치료한 의사며, 이미 모든 중생 중에서 가장 훌륭한 이며, 이미 모든 세상 차지[世主]들 중에서 자재함을 얻었으며, 이미 모든 성인 중에 가장 제일이며, 이미 모든 성문과 연각 중에 가장 우뚝하며, 이미 나고 죽는 바다에서 사공이 되었으며, 이미 모든 중생들을 조복하는 그물을 쳤으며, 이미 모든 중생의 근성을 살펴보았으며, 이미 모든 중생의 세계를 거두었으며, 이미 모든 보살 대중을 수호하였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일을 이야기하였으며, 이미 모든 여래 계신 데 나아갔으며, 이미 모든 여래 회중에 머물렀으며, 이미 모든 중생의 앞에 몸을 나타내었으며, 이미 모든 법이 환술과 같고 아지랑이와 같음을 알았으며, 이미 모든 법이 그림자와 같음을 관찰하였으며, 이미 모든 세간법에 물들지 아니하며, 이미 모든 법이 나지 않는 성품을 알았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몸과 말과 뜻을 깨끗이 하였으며, 이미 금강 같은 선정으로 모든 마군을 깨뜨렸으며, 이미 모든 선한 법의 본래 나는 곳을 알았으며, 이미 모든 모양이 흔들리지 않는 성품임을 깨달았습니다.

곧, 이미 바라밀을 행하여 물러나지 않았으며, 이미 모든 법이 늘 있지 않고[無常] 괴롭고[苦] 공하고[空] 나라고 할 것이 없음[無我]을 관찰하였으며, 이미 모든 부처님 지위의 선근을 일으켰으며, 이미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과 응하는 행을 닦았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경계에서 저 언덕에 이르렀으며, 이미 모든 번뇌의 성품이 고요함을 알았으며, 이미 금강 삼매에 머물러 동요할 수 없으며, 이미 삼세에 있는 마음을 모두 얻을 수 없음을 알았으며, 이미 산과 같이 움직이지 않는 보리 마음을 증득하였으며, 이미 모든 세간법에 집착함이 없으며, 이미 모든 마군의 경계를 초월하였으며, 이미 모든 부처님 경계에 머물렀으며, 이미 모든 보살의 장애 없는 경계에 이르렀으며, 이미 모든 부처님께 부지런히 공양하며, 이미 모든 부처님 법과 자체의 성품이 같으며, 이미 모든 부처님의 법 비단을 매었으며, 이미 모든 부처님이 정수리에 물 붓는 예식을 받았으며, 이미 모든 법왕의 자리에 머물렀으며, 이미 일체지지(一切智智)의 경계에 들어갔으며, 이미 모든 부처님의 법을 내었으며, 이미 일체지 자리에 나아갔습니다.

거룩하신 이여,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아야, 행을 닦는 대로 모든 불법을 빨리 증득하며, 어떻게 하여야 보살이 모든 부처님 법을 모두 알며, 염려하는 중생들을 빨리 제도하여 모두 저 언덕에 이르게 하며, 세운 큰 서원을 널리 성취케 하며, 일으킨 모든 행을 끝까지 이루게 하며, 모든 천상과 인간을 모두 위로하며, 제 몸을 저버리지 않고 삼보를 끊이지 않게 하며,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종자를 헛되지 않게 하며, 모든 부처님의 법눈을 가지겠나이까? 이러한 일을 모두 말씀하여 주소서.

4) 선재동자와 보리심 공덕을 찬탄

그 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모든 도량에 모인 대중을 두루 살펴보고 선재동자를 가리키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이 동자가 나에게 와서 보살의 행을 묻고 모든 공덕을 성취하려는 것을 보는가? 여러 사람이여, 이 동자는 용맹하게 정진하며 뜻과 소원이 난잡하지 않고, 믿는 마음이 견고하여 물러가지 아니하며, 훌륭한 희망을 갖추어 싫은 줄을 모르고, 산과 같이 동요하지 않고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하며, 선지식을 가까이 섬기기를 좋아하여 간 데마다 찾아다니며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여, 법문을 물어서는 그대로 받아 가지고 잊어 버리지 않느니라.

그대들은 이런 줄을 알라. 이 동자가 그 때에 복성(福城)에서 문수사리보살의 가르침을 받고 마음을 내어, 차례차례로 백 개의 성을 지나오면서 선지식을 찾아보았고, 그러면서 나에게 올 때까지 잠깐도 고달픈 생각을 내지 아니하였느니라.

여러분이여, 이 선남자는 매우 희유한 일이어서 대승을 향하여 부처님 경계에 머물며, 큰 서원으로 같은 종류의 행을 닦으며, 큰 용맹을 내어 대비심의 갑옷을 입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중생들을 구호하며, 큰 정진을 일으키어 바라밀 행을 닦으며, 큰 물주가 되어 중생들을 두호하며, 큰 법배가 되어 존재의 바다를 건너며, 모든 복과 지혜의 불법 보배를 모으며, 크고 넓은 도를 돕는 법을 닦으며, 모든 공덕이 자라서 성취하나니, 이런 사람은 듣기도 어렵고 보기도 어렵고 가까이 만나기도 어렵고 함께 행하기도 어려우니라.

왜냐 하면 이 선남자는 모든 중생을 구호하기 위하여 나쁜 갈래를 초월하고 모든 험난을 여의었으며, 무명의 어둠을 깨뜨리고 나고 죽는 들판에서 벗어났으며, 모든 갈래에서 헤매는 것을 쉬고 마군의 경계를 건너갔으며, 머무는 곳에 집착하지 않고 세간법에 물들지 않으며, 욕심의 수렁에서 나오고 탐욕의 굴레를 끊었으며, 소견의 속박을 풀고 허망한 생각의 굴택을 무너뜨리며, 아득한 길을 막고 교만한 짐대를 부수며, 번뇌의 화살을 뽑고 졸음의 덮개를 벗기며, 장애의 산을 없애고 애정의 그물을 찢으며, 어리석음의 매듭을 풀고 존재의 흐름에서 벗어났으며, 아첨하는 환술을 여의고 마음의 때를 깨끗이 하며, 의혹을 끊어 버리고 열반에 이르렀느니라.

모든 사람들이여, 이 대장부는 네 가지 폭포에 빠진 이를 위하여 법의 배를 만들며, 나쁜 소견의 수렁에 빠진 이를 위하여 법의 다리를 놓으며, 어리석은 밤중에 헤매는 이를 위하여 지혜의 등불을 켰으며, 나고 죽는 벌판에 다니는 이를 위하여 성인의 길을 보이며, 미혹과 업의 중병에 앓는 이를 위하여 법의 약을 주며, 죽을 액난 만난 이를 위하여 감로수를 먹여주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불에 들어간 이를 위하여 선정의 물을 뿌리며, 근심 걱정이 많은 이에게는 편안하게 위로하고, 생사의 옥에 갇힌 이에게는 깨닫도록 가르쳐 나오게 하며, 소견에 속박된 이에게는 지혜의 검을 주고, 삼계의 성에 머문 이에게는 해탈문을 보이며, 험난한 데 있는 이에게는 편안한 곳으로 인도하고, 번뇌[結]의 도둑을 두려워하는 이에게는 무섭지 않는 법을 주며, 나쁜 갈래에 떨어진 이에게는 법의 손을 내밀고, 오온에 구속된 이에게는 열반성을 보이며, 십팔계의 뱀에게 얽매인 이는 성인의 도로 풀어주고, 여섯 군데 빈 마을에 집착한 이는 지혜의 빛으로 인도하여 나오게 하며, 나쁜 길에 빠진 이는 바른 도에 들게 하고, 나쁜 벗을 가까이 하는 이는 착한 벗을 보여 주며, 범부의 법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성인의 법을 일러주고 나고 죽는 성에 있기를 좋아하는 이는 일체지의 성으로 들어가게 하느니라.

여러 사람이여, 이 대장부는 이와 같이 가지가지 방편을 부지런히 구하여 모든 중생을 구호하려 하며, 보리의 마음을 내어 계속하고 끊이지 않으며, 깨끗한 행에 잠깐도 쉬지 아니하고, 대승의 법을 구하기를 게으르지 아니하며, 모든 법구름의 비를 받아서 도를 돕는 법을 부지런히 쌓으며, 선한 멍에를 버리지 않고 원만하며, 모든 청정한 법문을 좋아하며, 보살의 행을 닦아 용맹하게 정진하고 생각마다 부지런히 구하여 물러가지 아니하며, 모든 행을 만들어 내고 큰 서원을 만족하며, 선지식 뵙기를 만족할 줄을 모르고 선지식을 섬기는 데는 고달픈 생각이 없으며, 선지식의 가르치는 말을 듣고는 항상 순종하여 어기지 아니하였느니라.

여러분들이여, 이 선남자는 가장 만나기 어려우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낸다면 이 세상에서 희유하거니와, 하물며 마음을 내고 다시 이렇게 중생들을 이익하기 위하여 용맹하게 정진하여 부처님 법을 모으는 사람에 있어서랴. 이런 사람은 배나 희유함을 알아야 한다. 또 이렇게 보살의 도를 부지런히 구하고 좋아하며, 또 이렇게 보살의 행을 자라서 깨끗하게 하며, 또 이렇게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고 섬기며, 또 이렇게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하고 산과 같이 움직이지 아니하며, 또 이렇게 여러 선지식의 가르침을 순종하며, 또 이렇게 부처님의 도를 견고하게 닦으며, 또 이렇게 모든 보리분법(菩提分法)을 쌓으며, 또 이렇게 모든 이름과 이익과 공경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또 이렇게 보살의 순일(純一)한 마음을 버리지 아니하며, 또 이렇게 집을 좋아하지도 않고 부귀를 기뻐하지도 않고 쓰기[用]를 탐내지도 않고 욕망을 고집하지도 않고, 부모와 친척과 친구를 그리워하지도 않고, 세간의 모든 재물을 돌아보지도 아니하고, 다만 보살 동무를 따를 뿐이며, 또 이렇게 몸과 생명을 돌아보지도 않고 일체지의 도를 부지런히 닦기를 원하는 것뿐이니, 이런 이는 더욱 만나기 어려운 줄을 알아야 하느니라.

여러분들이여, 다른 보살들은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겁 동안을 지나고야, 보살의 원과 행을 만족하며 부처님의 보리를 가까이 할 수 있었지만, 이 선남자는 한평생 동안에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며, 모든 중생을 교화하며, 지혜로 법계에 깊이 들어가며, 모든 바라밀을 성취하며, 모든 수행의 그물을 넓히며, 모든 서원을 원만하며, 모든 마군의 업에서 뛰어나며, 모든 선지식을 섬기어 기쁘게 하며, 모든 보살의 생을 깨끗이 하고 구족케 하며, 보현보살의 행을 닦아서 성취케 하느니라.”

이 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은 선재동자의 가지가지 공덕을 칭찬하여, 회중에 모인 한량없는 백천 중생으로 하여금 위없는 보리심을 견고하게 하고, 선재 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모든 세간을 즐겁게 하기 위하여, 그대는 모든 중생을 구호하기 위하여, 그대는 모든 부처님 법을 구하기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구나.

선남자여, 그대는 좋은 이익을 얻었으며, 그대는 사람의 몸을 얻었으며, 그대는 목숨이 오래 머물러, 그대는 여래가 세상에 나심을 잘 만났으며, 그대는 문수사리 큰 선지식을 만났으니, 그대의 몸이 곧 좋은 법 그릇이어서 모든 선근을 빛나게 하며, 그대는 선한 법으로 도움이 되어 믿음이 크고 지혜가 깨끗하였으니, 이미 부처님들의 두호하고 생각하심을 얻었으며, 이미 선지식들이 함께 거두어 줌을 받았으니, 그것은 크나큰 보리 마음을 낸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보리심은 씨앗과 같으니 모든 부처님 법을 내는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밭과 같으니 중생들의 깨끗한 법을 자라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땅과 같으니 모든 세간을 유지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큰 물과 같으니 번뇌의 때를 씻는 연고며, 보리심은 큰 바람과 같으니 세간에 널리 다녀도 걸림이 없는 연고며, 보리심은 큰 불과 같으니 모든 소견의 섶을 태우는 연고며, 보리심은 깨끗한 해와 같으니 모든 세간을 비추는 연고며, 보리심은 보름달과 같으니 깨끗한 법[白淨法]을 원만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등불과 같으니 가지가지 법의 광명을 놓는 연고며, 보리심은 깨끗한 눈과 같으니 모든 험난한 곳을 두루 보는 연고며, 보리심은 한길[大道]과 같으니 누구든지 큰 지혜의 성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올바로 건너는 것과 같으니 잘못된 법을 여의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큰 수레와 같으니 모든 보살을 실어 운반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문과 같으니 모든 보살의 행을 열어 보이는 연고며, 보리심은 궁전과 같으니 편안히 있으면서 삼매를 닦는 연고며, 보리심은 공원과 같으니 그 속에서 노닐면서 법의 즐거움을 받는 연고며, 보리심은 집과 같으니 모든 중생을 편안히 있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돌아갈 데가 되나니 모든 세간을 이익케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의지할 데가 되나니 모든 보살행의 의지할 곳인 연고며, 보리심은 아버지와 같으니 모든 보살을 훈계하고 지도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어머니와 같으니 보살의 선근을 낳아 자라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유모와 같으니 보살들을 기르고 수호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친구와 같으니 모든 보살을 이익케 하여 성취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임금과 같으니 이승(二乘) 사람들보다 뛰어나는 연고며, 보리심은 제왕과 같으니 모든 원(願)에 자재하는 연고니라.

또 보리심은 바다와 같으니 모든 공덕을 내는 연고며, 보리심은 수미산과 같으니 모든 중생에게 마음이 평등한 연고며, 보리심은 철위산과 같으니 모든 세간을 거두어 가지는 연고며, 보리심은 큰 설산과 같으니 모든 지혜의 약을 길러 주는 연고며, 보리심은 향산(香山)과 같으니 모든 공덕의 향을 내는 연고며, 보리심은 허공과 같으니 묘한 공덕이 가이없이 넓은 연고며, 보리심은 연꽃과 같으니, 모든 세간법에 물들지 않는 연고며, 보리심은 길든 지혜로운 코끼리와 같으니 마음이 유순하여 영악하지 않은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말과 같으니 모든 나쁜 성질을 여읜 연고며, 보리심은 조어(調御)하는 사람과 같으니 대승법을 수호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약과 같으니 번뇌의 병을 치료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함정과 같으니 모든 나쁜 법을 빠뜨리는 연고며, 보리심은 금강과 같으니 모든 법을 꿰뚫는 연고며, 보리심은 향합[香?]과 같으니 모든 공덕의 향을 담는 연고며, 보리심은 미묘한 꽃과 같으니 세상 사람들이 보기를 즐기는 연고며, 보리심은 흰 전단과 같으니 욕심의 뜨거움을 서늘케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검은 침향[黑沈香]과 같으니 법계에 두루 향기를 풍기는 연고며, 보리심은 선견약(善見藥)과 같으니 모든 번뇌의 병을 깨뜨리는 연고며, 보리심은 비급마(毘?摩)약과 같으니 번뇌 화살을 뽑는 연고며, 보리심은 심식(心識)과 같으니 모든 근(根)의 의지가 되는 연고며, 보리심은 제석천왕과 같으니 모든 임금 중에 가장 높은 연고며, 보리심은 비사문(毘沙門)과 같으니 온갖 빈궁한 고통을 끊어주는 연고며, 보리심은 공덕천과 같으니 온갖 공덕으로 장엄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장엄거리와 같으니 모든 보살을 장엄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겁말의 불[劫火]과 같으니 모든 하염 있는[有爲] 법을 태우는 연고며, 보리심은 뿌리를 냄이 없는 약[無生根藥]3)과 같으니 모든 부처님 법을 자라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용의 구슬 과 같으니 모든 부처님 법을 자라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용의 구슬

3) 60권본 화엄경에는 파괴됨이 없는 약왕수(藥王樹)의 뿌리[無壞藥王樹根]로 되어 있다.

과 같으니 온갖 번뇌의 독을 소멸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물을 맑히는 구슬과 같으니 모든 번뇌의 흐림을 맑히는 연고니라.

또 보리심은 여의주와 같으니 모든 가난한 사람들을 구호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현덕병(賢德甁)과 같으니 모든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여의수(如意樹)와 같으니 모든 장엄거리를 내리는 연고며, 보리심은 거위 깃 옷과 같으니 나고 죽는 때가 묻지 않는 연고며, 보리심은 흰 털실과 같으니 본래부터 깨끗한 연고며, 보리심은 잘 갈리는 보습과 같으니 모든 중생인 밭을 잘 가는 연고며, 보리심은 나라연(那羅延)과 같으니 모든 나란 소견[我見]의 적을 부수는 연고며, 보리심은 빠른 화살과 같으니 모든 고통의 과녁을 깨뜨리는 연고며, 보리심은 날카로운 창과 같으니 모든 번뇌의 갑옷을 꿰뚫는 연고며, 보리심은 굳은 갑옷과 같으니 모든 진리의 마음을 보호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날카로운 칼과 같으니 모든 번뇌의 머리를 자르는 연고며, 보리심은 잘 드는 검과 같으니 모든 교만의 갑옷[鎧]를 자르는 연고며, 보리심은 잘 드는 낫과 같으니 미세한 미혹[惑]을 베는 연고며, 보리심은 용맹한 장수의 짐대[幢]와 같으니 모든 마군을 항복 받는 연고며, 보리심은 날카로운 톱과 같으니 모든 무명의 나무를 끊는 연고며, 보리심은 날카로운 도끼와 같으니 모든 고통의 나무를 찍는 연고며, 보리심은 병장기와 같으니 모든 액난을 막는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손과 같으니 모든 지바라밀[智度]의 몸을 보호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발과 같으니 모든 공덕의 몸을 잘 서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금비(金)와 같으니 모든 무명의 가린 것을 제거 연고며, 보리심은 족집게와 같으니 몸이란 소견의 가시를 뽑는 연고며, 보리심은 방석과 같으니 나고 죽는 괴로움을 쉬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선지식과 같으니 나고 죽는 속박을 푸는 연고니라 또 보리심은 진귀한 보물과 같으니 모든 가난함을 없애는 연고며, 보리심은 길잡이와 같으니 보살의 벗어나는 중요한 길을 아는 연고며, 보리심은 숨어 있는 보배 광과 같으니 공덕의 재물을 내어 모자람이 없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솟는 샘과 같으니 지혜의 물을 내어 다함이 없는 연고며, 보리심은 밝은 거울과 같으니 온갖 법문의 영상을 나타내는 연고며, 보리심은 연꽃과 같으니 모든 허물에 물들지 않는 연고며, 보리심은 큰 강과 같으니 붙들어 건네주는 법[度攝法]을 끄는 연고며, 보리심은 대용왕과 같으니 묘한 법 비를 내리는 연고며, 보리심은 목숨과 같으니 보살의 대비(大悲)의 몸을 유지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감로와 같으니 죽지 않는 세계에 머물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큰 그물과 같으니 모든 중생을 널리 거두는 연고며, 보리심은 얽는 줄과 같으니 교화 받을 중생을 얽어 내는 연고며, 보리심은 낚시 미끼와 같으니 존재의 연못에 있는 중생을 낚아 내는 연고며, 보리심은 아가타약(阿伽陀藥)과 같으니 미혹의 병을 치료하여 편안케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독을 푸는 약과 같으니 탐욕과 애욕의 독을 소멸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주문과 같으니 모든 나쁜 생각[惡尋伺]을 없애는 연고며, 보리심은 빠른 바람과 같으니 모든 장애의 안개를 흩트리는 연고며, 보리심은 큰 보배 섬과 같으니 모든 보리의 부분인 보배[一切覺分寶]를 내는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종자와 같으니 모든 깨끗한 법[白淨法]을 내는 연고며, 보리심은 사는 집과 같으니 여러 가지 공덕법이 의지한 곳인 연고며, 보리심은 저자와 같으니 보살이 물주[商主]로서 무역하는 곳인 연고며, 보리심은 금을 단련하는 약과 같으니 모든 번뇌의 때를 다스리는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꿀과 같으니 모든 공덕의 맛을 원만하게 하는 연고니라.

보리심은 바른 길과 같으니 보살들로 하여금 지혜의 성(城)에 들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좋은 그릇과 같으니 모든 깨끗한 법을 담을 수 있는 연고며, 보리심은 제때에 오는 비와 같으니 번뇌의 티끌을 없애는 연고며, 보리심은 머무는 곳과 같으니 모든 보살이 의지하여 머무는 연고며, 보리심은 자석과 같으니 모든 해탈의 과보를 끌어당기는 연고며, 보리심은 깨끗한 유리와 같으니 제 성품이 깨끗하여 때가 없는 연고며, 보리심은 제청 보배[帝靑寶]와 같으니 세간의 이승의 지혜보다 뛰어난 연고며, 보리심은 시간을 알리는 북과 같으니 중생들의 번뇌 잠을 깨우는 연고며, 보리심은 맑은 물과 같으니 성질이 깨끗하여 흐리지 않은 연고며, 보리심은 염부단금과 같으니 모든 하염 있는[有爲] 선한 법을 가리어 버리는 연고며, 보리심은 큰 산과 같으니 모든 세간에서 뛰어나는 연고며, 보리심은 돌아갈 데가 되나니 모든 오는 이를 막지 않는 연고며, 보리심은 옳은 이익이 되나니 모든 쇠퇴하고 시끄러운 일을 없애는 연고며, 보리심은 묘한 보배니 모든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크게 보시하는 모임이니 중생들의 마음을 충만하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가장 훌륭함이 되나니 중생들의 마음은 대등할 수가 없는[無與等]연고며, 보리심은 숨은 광[伏藏]과 같으니 모든 부처님 법을 거두는 연고며, 보리심은 글 잘 읽는 것 같으니 보살의 행과 원을 두루 거두는 연고며, 보리심은 잘 수호하는 것 같나니 모든 법을 따라서 자라게 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능히 이익하나니 모든 선하지 못한 법을 돌이키는 연고며, 보리심은 인다라 그물과 같으니 번뇌 아수라를 굴복하는 연고며, 보리심은 바루나풍(婆樓那風)과 같으니 모든 교화할 만한 중생을 흔드는 연고며, 보리심은 인다라 불과 같으니 모든 미혹의 습기를 태우는 연고며, 보리심은 부처님의 탑[支提]과 같으니 모든 세간에서 공양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보리심은 이렇게 한량없고 끝이 없는 가장 훌륭한 공덕을 성취하나니, 요점을 들어 말하면 온갖 부처님 법의 모든 공덕과 평등하니라. 왜냐 하면 보리심으로 말미암아 모든 보살의 수행 바퀴가 나는 것이며, 시방 삼세의 모든 여래가 모든 보리심으로부터 나시는 연고니라.

그러므로 선남자여, 만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는 이는 이미 한량없는 공덕을 낸 것이며, 일체지의 길을 거두어 가진 것이니라.”

[용어]3) 60권본 화엄경에는 파괴됨이 없는 약왕수(藥王樹)의 뿌리[無壞藥王樹根]로 되어 있다.

5) 초지에서 등각까지의 공덕 찬탄

이 때에 미륵보살은 다시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두려움 없는 약을 얻으면 다섯 가지 공포에서 벗어나니 그 다섯 가지란, 불이 태우지 못하고, 독에 중독되지 않고, 칼날에 상하지 않고, 물에 휩쓸리지 않고, 연기에 어리지 않는 것이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지(一切智)의 보리심 약을 얻으면 다섯 가지 두려움에서 벗어나니, 그 다섯 가지란, 삼독(三毒)의 불이 태우지 못하고, 오욕(五欲)에 중독되지 않고, 미혹의 칼에 상하지 않고, 삼유[有]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살피고 생각하는 연기에 어리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해탈의 약을 얻으면 마침내 횡액이 없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해탈 지혜 약을 얻으면 영원히 온갖 나고 죽는 횡액을 여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마하응가약(摩訶應伽藥)을 가지면 있는 곳을 따라 온갖 독사가 약의 냄새를 맡고는 곧 멀리 가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대응가약을 가지면 모든 번뇌의 독사가 그 냄새를 맡고는 모두 흩어지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이길 수 없는 약을 가지면 모든 원수 대적이 이기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이라는 이길 수 없는 약을 가지면 온갖 마군을 모두 항복 받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비급마약(毘?摩藥)을 가지면 독화살이 저절로 떨어지게 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비급마약을 가지면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삿된 소견의 화살이 저절로 떨어지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선견약(善見藥)을 가지면 모든 병을 없애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선견약을 가지면 모든 번뇌의 병을 없애느니라. 선남자여, 산타나(珊陀那)라는 약 나무가 있으니, 그 껍질을 벗기어서 부스럼에 붙이면 부스럼이 즉시 치료되어 자국이 없으며, 나무는 껍질 벗긴 자리가 이내 아물어 껍질이 다함이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으로 생기는 큰 지혜 나무도 그와 같아서, 어떤 이가 보고 신심을 내면 번뇌와 업의 부스럼이 모두 소멸되고 일체지의 나무는 조금도 손상함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성취하는 근본[成就根]이라는 약 나무가 있으니, 그 약 나무의 힘으로 염부제주의 모든 나무 뿌리와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자라서 성취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의 나무도 그와 같아서 훌륭한 힘으로써 모든 성문·독각인 학(學)·무학(無學)과 모든 보살들의 선근이 자라서 성취하느니라.

선남자여, 아람파(阿藍婆)라는 약이 있는데, 그 약을 몸에 바르면 몸과 마음이 무슨 일이나 감당할 수 있나니, 보살마하살이 보리심의 아람파약을 얻음도 그와 같아서, 그 몸과 마음에 감당할 만한 힘이 생기어 선한 법을 자라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기억력의 약[念力藥]을 얻으면 그 마음에 기억하는 힘이 청정하여지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기억력 약을 얻으면 마음에 장애가 없고 기억력(記憶力)이 청정하느니라.[초지(初地) 공덕] 선남자여, 마치 큰 연꽃[大蓮華]이란 약이 있어서 그 약을 먹으면 한 겁 동안을 사는 것과 같이, 보살마하살도 보리심의 큰 연꽃 약을 먹으면, 수없는 겁 동안에 수명이 자재하여 가지가지 바라밀행을 닦아 쌓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사람이 형상 숨기는 묘한 약을 들고 있으면, 모든 세간의 사람이나 귀신들이 그 사람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이, 보살마하살이 보리심의 형상 숨기는 묘한 약을 가지는 것도 그와 같아서 여러 가지 경계에 마음대로 다녀도 모든 악마들이 보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바다에 구슬이 있으니 이름이 모든 보배를 모음[普集衆寶]이다. 이 구슬이 있으면 온갖 보배가 항상 흩어지지 않으며, 겁(劫)의 큰 불이 세간을 태울 적에도 이 바닷물은 한 방울도 감하지 않거든 어찌 마를 리가 있으리오.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구슬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일체지(一切智)의 큰 서원 바다 속에 있거든 항상 기억하여 물러가지 않게 하며 보살의 조그마한 선근도 깨뜨릴 수 없으며, 만일 그 마음이 물러가서 일체지를 버리면 모든 선법(善法)이 모두 흩어져 없어지느니라. 선남자여, 광명을 모으는 마니주가 있으니, 이 구슬 영락을 몸에 차면 모든 보배로 만든 장엄거리의 광명이 가려져서 나타나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보배도 그와 같아서 성품을 장엄하면, 모든 성품이나 독각이 가진 마음 보배의 장엄거리를 가려 버려서 광채가 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물을 맑히는[水淸] 구슬이 있으니, 이 구슬을 흐린 물 속에 넣으면 구슬의 위력으로 흐린 물이 곧 맑아지느니라.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구슬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번뇌의 흐림을 맑히느니라. 선남자여, 사람이 물에 머물 수 있는 보배를 얻어서 몸에 달면 바다에 들어가 마음대로 다녀도 물의 해(害)를 받지 않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일체지지(一切智智)라는 물에 머물 수 있는 묘한 보배를 얻으면 모든 나고 죽는 바닷속에 들어가서 마음대로 다녀도 빠지지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어떤 사람이 용 보배 구슬을 얻어 차고 용궁에 들어가면 바닷속에서 다니어도 구슬의 힘으로 모든 용이나 뱀이나 물짐승들이 해하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일체지지인 용 보배 구슬을 얻으면 욕계의 어리석음과 애욕의 물 속에 들어가도 혹업(惑業)인 용과 뱀이 해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제석천왕이 마니관(摩尼冠)을 쓰고 머리를 장엄하면 다른 여러 하늘 대중을 가리어 버리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일체지지인 큰 서원의 보배관을 써서 마음 머리를 장엄하면 모든 삼계의 중생에서 뛰어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여의주를 얻으면 온갖 빈궁한 고통을 없애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일체지지인 여의주를 얻으면, 보살의 선한 법의 살림 도구를 내어서 모든 잘못 살아가는 공포[邪命怖畏]를 여의느니라.[이지(二地) 공덕]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해 정기 구슬[日精珠]을 얻어서 햇빛에 향하면 불이 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일체지의 성품인 해 정기 구슬을 얻어서 지혜 빛에 향하면 지혜 불이 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사람이 달 사랑 구슬[月愛珠]을 얻어서 달빛에 향하면 물이 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달 사랑 구슬을 얻어서 이 구슬로 회향하는 빛에 비치면 모든 선근의 물이 나느니라.

선남자여, 용왕이 여의 마니보배 관을 머리에 쓰면 모든 원적(怨敵)의 공포를 멀리 여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대비(大悲) 보배관을 쓰면 나쁜 갈래의 모든 장난을 멀리 여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보배 구슬이 있으니 이름이 온갖 세간의 장엄장이다. 이 구슬을 얻으면 그의 욕망이 모두 충만하거니와, 구슬의 작용도 다함이 없고 구슬의 자체도 감소하지 아니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구슬도 그와 같아서 얻는 이가 있으면 그의 소원이 모두 원만하거니와, 보리심의 작용이 다함이 없고 그 자체도 감소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전륜왕이 마니보배를 궁중에 두면 그 광명이 온갖 어둠을 깨뜨리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일체지지인 마니보배를 욕계에 두면 그 지혜의 광명이 모든 갈래의 무명 어둠을 깨뜨리느니라.

선남자여, 제청 큰 마니보배의 광명이 닿는 물건이 있으면 모두 그 빛과 같이 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의 일체지의 보배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법을 관찰하여 선근을 회향하고 일체지에 나아가면, 일체지지인 보리심의 빛과 같아지느니라. 선남자여, 유리 보배는 백천 년 동안을 깨끗하지 않은 것 속에 묻혀 있어도 더러운 냄새에 물들지 않나니, 가장 때가 없고 성품이 본래 깨끗한 까닭이니라.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의 일체지의 보배도 그와 같아서, 백천 겁 동안을 욕계 가운데 머물러 있어도 욕계의 허물에 물들지 아니하나니, 가장 때가 없고 법계의 성품과 같이 본래 깨끗한 연고니라.[삼지(三地) 공덕] 선남자여, 한 보배가 있으니 이름이 깨끗한 광명[淨光明]이다. 모든 보배의 광채를 가려 버리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을 내는 일체지의 보배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범부와 유학(有學)과 무학(無學)의 이승(二乘) 공덕을 가려 버리느니라. 선남자여, 불꽃 보배가 온갖 어둠을 모두 소멸하나니, 보살마하살의 일체지 보배도 그와 같아서 살피고 행하는[觀行] 일과 서로 응하면 모든 무명의 어둠을 소멸하느니라. 선남자여, 바닷속에 값을 헤아릴 수 없는 보배가 있는 것을 장사치가 얻어서 배에 싣고 성에 들어오면 모든 마니보배의 백천만 가지 광채와 값으로도 대적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보배도 그와 같아서, 나고 죽는 바닷속에 있다가 큰 서원의 배를 타고 깊은 마음이 상속(相續)하여 해탈의 성에 들어오면, 모든 성문과 벽지불의 공덕으로는 미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자재왕이란 보배 구슬이 염부주에 있어 해와 달과는 4만 유순이나 멀지만, 일궁(日宮) 월궁(月宮)에 있는 모든 장엄이 그 구슬에 비치어 나타나서 모두 구족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을 내는 일체지지의 깨끗한 공덕의 자재왕 보배도 그와 같아서, 나고 죽는 가운데 있어 법계의 허공에 비치면, 부처님 지혜인 해와 달의 모든 공덕과 깨끗한 경계의 영상과 장엄이 모두 그 가운데 나타나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자재왕이란 보배 구슬은 해와 달의 광명이 비치는 곳에 있는 모든 재물과 의복 따위의 값으로는 미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을 내는 자재왕 보배도 그와 같아서, 일체지의 광명이 비치는 곳에 있는 삼세의 천상 사람 세간 사람과 이승(二乘)들의 가지각색 선근과 새고 새지 않는 법[有漏無漏法]의 온갖 공덕으로는 미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바닷속에 있는 해장 마니보배는 바닷속의 모든 장엄을 두루 나타내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보배도 그와 같아서 일체지 바다의 모든 장엄을 모두 나타내느니라. 선남자여, 천상에 있는 염부단금은 심왕(心王) 마니보배를 제하고는 미칠 이가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을 내는 염부단금도 그와 같아서, 일체지의 심왕 큰 보배를 제하고는 미칠 이가 없느니라.[사지(四地) 공덕]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용을 길들이는 법을 알면 모든 용들 가운데서 자재할 수 있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내어 일체지인 용을 길들이는 법을 얻으면, 모든 번뇌의 용들 가운데서 자재함을 얻느니라. 선남자여, 용맹한 장수가 갑주를 입고 무기를 들면 모든 원수가 항복시킬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갑주를 입고 무기를 들면 모든 업과 미혹의 나쁜 원수들이 깨뜨리거나 굴복시키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천상의 흰 전단향을 조금만 살라도 향기가 소천세계(小千世界)에 풍기어서, 삼천대천세계에 가득찬 보배의 값으로도 미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의 향도 그와 같아서 한 생각의 공덕이 법계에 가득하게 풍기어, 성문과 벽지불의 온갖 공덕으로도 미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흰 전단향을 몸에 바르면 모든 열뇌(熱惱)를 모두 소멸하고 몸과 마음이 서늘하게 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의 향도 그와 같아서 일체지를 내어 몸과 마음에 풍기면 모든 허망한 분별과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따위의 미혹과 열뇌를 소멸하고 지혜의 서늘함을 구족하느니라. 선남자여, 수미산에 중생들이 가까이 가면 그 빛과 같아지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산도 그와 같아서 가까이 가기만 하면 모두 일체지의 빛과 같아지느니라.

선남자여, 파리질다라 나무와 구비타라 나무는 그 껍질의 향기를, 염부제에 있는 꽃으로서 파사가꽃이나 첨박가꽃이나 소마나꽃이나 울금꽃 따위가 가진 향기로는 미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나무도 그와 같아서 거기서 풍기는 큰 서원 공덕의 향기는, 모든 이승들의 샘이 없는[無漏] 계(戒)와 정(定)과 지혜(智慧)와 해탈(解脫)과 해탈지견(解脫知見)의 모든 공덕 향으로는 미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파리질다라 나무나 구비타라 나무가 비록 꽃이 피지 않았더라도 그것이 한량없는 꽃들이 나올 곳임을 아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나무도 그와 같아서 비록 일체지의 꽃이 피지 아니하였더라도, 수없는 하늘과 사람의 새고[有漏] 새지 않는[無漏] 모든 보리의 꽃이 생겨날 곳임을 알 것이니라.

선남자여, 파리질다라꽃으로 하루 동안 옷에 쐬어서 나는 향기는 첨박가꽃이나 파리사가꽃이나 소마나꽃으로는 천 년을 두고 쐬이어도 미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꽃도 그와 같아서 한평생 동안 쐬인 공덕의 향기는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 계신 곳에 두루 풍기어서, 모든 이승(二乘)들의 샘이 없는 공덕으로는 백천 겁을 두고 쐬어도 미칠 수 없느니라.[오지(五地) 공덕] 선남자여, 바다 섬 가운데 나는 야자 나무의 뿌리·줄기·가지·잎·꽃·과일 들은 온갖 중생이 항상 취하여 사용하더라도 잠시도 끊이지 않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나무도 그와 같아서, 처음 비원(悲願)을 낼 적부터 성불하고 바른 법이 세상에 있을 때까지, 항상 모든 세간을 이익케 하여서 잠시도 끊이지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여, 하적가(訶摘迦) 약물을 사람이 얻으면 한 냥쭝 약물로 천 냥쭝 구리를 변화시켜 순금으로 만들 수는 있으나 천 냥쭝 구리로 이 약을 변화시킬 수는 없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으로 회향하는 지혜 약으로 모든 업과 번뇌를 널리 변화시켜 일체지를 이루기는 하지만, 업과 미혹 따위로 그 마음을 변할 수는 없느니라. 선남자여, 조그만 불씨를 마른 나무 더미에 던지면 나무가 타는 대로 불길이 치성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불도 그와 같아서, 그 반연하는 선하고 악한 법들을 따라 지혜의 불길을 이루어 점점 성하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한 등잔불로 백천 등잔에 불을 켜도 그 근본 등잔의 불은 덜하지도 않고 다하지도 않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등불도 그와 같아서, 삼세 모든 부처님의 지혜 등불을 켜더라도 그 본래의 마음 등불은 덜하지도 않고 다하지도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여, 한 등불로써 어둔 방에 들어가면, 백천 년 묵은 어둠이 한꺼번에 없어지고 광명을 내어 온갖 것에 비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등불도 그와 같아서, 중생의 마음인 무명의 방에 들어가면 한량없는 백천만억 말할 수 없는 겁 동안에 모아 쌓은 모든 업과 미혹의 가지가지 장애가 일체지의 광명을 내느니라. 선남자여, 등잔의 심지가 그 크고 작음을 따라 광명을 내는데, 기름만 넣어 주면 밝은 빛이 끊이지 않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등잔도 그와 같아서, 서원이 심지가 되어 지혜의 광명을 내어 법계를 비치는데, 대비(大悲)의 기름만 더하면 중생을 교화하고 세계를 장엄하며 부처님 사업을 많이 지어 큰 위덕을 나타내되 쉬지 아니하느니라.[육지(六地) 공덕] 선남자여, 타화자재천왕이 염부단금으로 만든 천관(天冠)을 쓰면, 욕계천 사람들의 온갖 장엄거리의 광명으로는 가리울 수 없으며, 모든 위력이 미치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같아서 보리심의 일체지로 된 대원(大願) 천관을 쓰면, 범부와 이승의 공덕으로는 미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사자가 소리칠 적에 사자의 새끼가 들으면 용기가 더하지만, 다른 짐승이 들으면 기름이 마르고 피가 쇠진하여 숨어 버리나니, 부처님 사자왕이 보리로 외치는 일체지의 소리도 그와 같아서, 보살들이 들으면 법신(法身)을 기르고 공덕이 자라지만, 다른 잘못 고집하는 중생들이 들으면 모두 흩어져서 얼음처럼 녹아 버리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사자의 힘줄로 거문고 줄을 만들면, 그 거문고를 탈 적에 다른 줄들이 모두 끊어지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여래 사자의 바라밀 몸 보리심 힘줄로 법락(法樂)의 줄을 만들면, 그 악기를 탈 적에 모든 다섯 욕락[五欲]과 이승들의 공덕 줄은 모두 끊어지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소와 양 따위의 젖을 모아서 바다처럼 찼더라도, 사자의 젖 한 방울을 그 속에 떨어뜨리면, 걸림없이 밑까지 바로 내려가고 다른 젖들이 한꺼번에 변하여 썩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여래 사자의 보리심 젖으로 끝없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미혹과 업 가운데 두면 걸림없이 바로 내려가면서 모두 소멸되고, 마침내 이승의 해탈에도 머물러 있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설산의 가릉빈가 새는 알 속에 있으면서도 큰 세력이 있어서 모든 새들이 미치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나고 죽는 알 속에서 보리심을 내면 그 대비(大悲)의 공덕의 세력을 성문이나 벽지불들이 미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금시조왕(金翅鳥王)의 새끼는 처음 낳을 적에도 눈이 밝고 나는 것도 빨라서 용맹한 세력이 온갖 새를 뛰어 넘어서, 다른 새들이 아무리 오래 자랐더라도 미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내어 여래라는 금시조왕의 새끼가 되면 지혜가 청정하고 대비(大悲)로 용맹하며 구족한 자재한 힘과 신통과 위세는 모든 이승들이 백천 겁 동안에 도를 닦았더라도 미칠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장사가 잘 드는 창을 들고 견고한 갑옷을 찌르면 걸림없이 뚫어 버리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용맹하게 정진하여 보리심인 일체지지(一切智智)의 창을 들고 잘못된 소견과 미혹의 갑옷을 찌르면 모두 뚫어버리고 장애가 없느니라.

선남자여, 마하나가(摩訶那伽) 큰 장사가 성을 떨치면 이마에 큰 부스럼이 나고, 그 부스럼이 아물기 전에는 염부제의 모든 사람들이 제어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대비(大悲)의 마음을 일으키면 보리심의 일체지에 부스럼이 나고, 그 마음을 버리기 전에는 모든 세간의 악마 권속이나 혹업(惑業)과 미혹의 나쁜 사람들이 건드리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활 잘 쏘는 스승의 제자가 비록 스승의 기술을 죄다 배우지 못하였더라도, 그 지혜와 방편과 솜씨는 여느 사람이 미치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이 처음 보리심을 낸 것도 그와 같아서 비록 일체지와 행과 보살의 하는일을 잘 익히지 못하였더라도, 그 서원과 지혜와 욕망은 모든 세간의 범부나 이승들이 미치지 못하느니라.[칠지(七地) 공덕]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활 쏘기를 배우려면 먼저 발을 편안히 디디고 그 뒤에 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온갖 검술과 모든 무예에 이것이 근본이 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일체지의 도를 배우려면 먼저 보리의 마음에 편안히 머문 뒤에 모든 불법을 닦아 행하느니라. 선남자여, 환술장이가 환술을 하려면 먼저 생각을 내어 환술하는 방법을 기억한 뒤에야 모든 환술이 이루어지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의 신통인 환술을 일으키려면 먼저 보리심을 일으킨 뒤에야 모든 것이 이루어지느니라. 선남자여, 환술이 빛깔이 없는 데서 빛깔을 나타내고 일체지의 환술도 그와 같아서 비록 빛깔이 없어 볼 수 없으나, 널리 시방 법계에서 가지가지 공덕 장엄을 나타내느니라. 선남자여, 고양이가 잠깐 쥐를 보아도 쥐가 구멍에 들어가서 다시 나오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내는 것도 그와 같아서 지혜의 눈으로 잠깐만 혹업(惑業)을 보더라도 모두 숨어 버리고 다시 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사람이 염부단금의 장엄거리를 몸에 걸치면 온갖 보배의 광명을 가려 먹덩이같이 되나니, 보살 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인 일체지지의 장엄거리를 걸치면 모든 범부와 이승들의 공덕 장엄을 가려 버려서 광채가 없어지느니라.

선남자여, 좋은 자석은 조그만 힘으로도 모든 굳은 철로 된 갈고리 쇠사슬 따위를 끌어당기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한 생각 보리심을 일으키면 잘못된 소견과 탐욕의 속박과 무명의 갈고리와 쇠사슬을 빨아들여 없애느니라. 선남자여, 자석이 있는 곳에는 철이 보기만 하여도 모두 흩어지고 남아 있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내고 지혜로써 관찰하면 모든 세간의 업과 미혹과 이승의 해탈이 잠깐만 보아도 모두 흩어지고 남아 있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어부는 큰 바다에 들어가도 일체의 물고기 족속이 해롭히지 못하고, 설사 마갈어(摩竭魚)의 입에 들어가더라도 삼켜지지 않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내어 나고 죽는 바다에 들어가도 모든 업과 번뇌인 일체의 물고기 족속이 해롭히지 못하며, 설사 성문이나 독각의 실제의 해탈인 마갈어의 입에 들어가더라도 그의 피해가 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사람이 감로수[甘露漿]를 먹으면 온갖 독이 해치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일체지지인 감로 법수[法漿]를 먹으면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떨어지지 않나니, 크고 넓은 대비(大悲) 원력을 갖춘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안선나약(安繕那藥)을 얻어 눈에 바르면 비록 마음대로 인간 세상에 다니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보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안선나약을 얻으면 원력과 지혜의 방편으로 마군의 경계에 들어가서 자재하게 다녀도 모든 마군들이 보지 못하느니라.[팔지(八地) 공덕]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왕에게 의지하면 다른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의지하여 일체지의 세력 있는 왕에게 머물면 세간의 모든 장애와 나쁜 갈래의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물 속에 있으면 불에 탈 것이 걱정되지 않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선근 물 속에 있으면 모든 성문이나 독각의 해탈 지혜의 불을 걱정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용맹한 장수에게 의지하면 모든 원수들을 두려워할 것이 없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용맹한 지혜 대장에게 의지하면 행실이 나쁜 모든 원수들이 두렵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제석천왕은 금강저를 들고 모든 아수라 무리를 굴복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금강저를 들고 모든 마군과 외도와 아수라 무리를 굴복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가장 훌륭한 약을 얻어 먹으면 오래 살고 기운이 건장하여 연약하지 않고 여위지 않고 늙지도 병나지도 않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가장 훌륭한 지혜 약을 먹으면 오랜 겁 동안 나고 죽는 속에서 보살의 행을 닦아도 고달픈 생각이 없고 물들지도 않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약즙을 고르게 하려면 먼저 맑고 좋은 물을 가져야 온갖 곳에 평등하게 사용할 수 있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이 보살의 모든 행과 원을 닦으려면 먼저 보리심을 일으켜야 온갖 것으로 하여금 평등하게 혜택을 받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몸을 보호하려면 먼저 생명을 보호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이 모든 부처님의 정법을 옹호하려면 먼저 보리심을 수호하여야 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목숨이 끊어지면 모든 일이 한꺼번에 쉬어서 부모 친척을 이익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지혜 목숨을 버리면 모든 공덕이 성취되지 못하여 중생들을 이익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큰 바다는 무슨 독약으로도 파괴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낸 일체지의 바다는 업이나 번뇌나 이승들의 마음인 모든 독약이 부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태양의 광명은 별들의 빛으로는 가리울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인 큰 지혜 태양의 광명은 이승들의 샘이 없는[無漏] 공덕 지혜인 별의 지혜 빛으로는 가릴 수 없느니라.[구지(九地) 공덕] 선남자여, 왕자는 처음 날 적부터 모든 기구(耆舊)와 대신들의 존중함을 받나니, 그 내력이 진정 참답고, 극히 자재한 연고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 법 가운데 보리를 얻으려는 일체지의 마음을 내어 여래 집에 태어나서 법왕의 아들이 되면, 오랫동안 범행을 닦은 성문이나 벽지불의 존경을 받나니, 보리심의 대비(大悲) 종족이 극히 자재한 연고니라.

선남자여, 왕자는 나이가 어려도 모든 대신의 예경을 받거니와, 이 왕자는 대신을 소중하게는 여겨도 절을 하지는 않나니 혈통이 훌륭한 연고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처음으로 보리심을 내어 보살의 행을 닦으면 오랫동안 범행을 닦은 이승(二乘)의 장로들도 이 보살을 보고는 모두 예경하나니 훌륭한 법을 얻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왕자가 모든 신하들 가운데서 자재하지는 못하더라도 원로나 재상들이 왕자와 평등할 수는 없나니, 그 태생이 가장 훌륭한 연고이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비록 모든 미혹과 업 가운데서 자재하지는 못하더라도 이미 대보리심을 낸 아라한과 벽지불이 그와 평등할 수는 없나니 여래의 종자를 갖춘 연고니라. 선남자여, 깨끗한 마니보배 구슬이라도 눈에 병이 있으면 부정하게 보이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성품이 깨끗하건만 모든 중생들이 지혜 없는 병난 눈으로 믿지 못하므로 부정하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좋은 약이 주문의 힘으로 가지(加持)된 것을 어떤 중생이 보고 듣고 함께 있으면 모든 병이 모두 소멸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약도 그와 같아서 모든 선근과 지혜와 방편이 모두 원력과 지혜로 거두어 가지는 것이니, 중생들이 보고 듣고 함께 있으며 따라 생각하면 온갖 미혹의 병이 모두 소멸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항상 감로를 먹으면 그 몸이 끝끝내 변하지 않고 파괴되지 않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 감로를 항상 생각하면 원력과 지혜의 몸이 끝끝내 파괴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거위털 옷을 입으면 모든 진창이 물들이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거위털 옷은 모든 나고 죽는 일과 업과 번뇌가 물들이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참밧줄로 대나무를 얽어서 떼를 만들어 흩어지지 않게 하면 강물에서 자유롭게 다니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의 큰 원력과 지혜의 밧줄로 모든 행을 얽어서 흩어지지 않게 하면, 법의 강물에서 자재하게 다니면서 일체지의 바다로 들어가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나무로 만든 사람이 기관이 없으면 몸이 제각기 흩어져서 비록 팔다리가 있더라도 놀리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버리면 행이 곧 흩어져서 온갖 부처님 법을 성취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전륜왕에게 상장(象藏)이라는 침향 보배가 있는데, 이 향을 사르면 왕의 네 가지 군대가 모두 허공에 오르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향도 그와 같아서 이 보리심을 내면 보살들의 모든 선근이 삼계를 초월하여 여래의 지혜를 행하면 끝없는 허공 법계에 두루하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이 오직 금강이나 금 있는 데서 나는 것이고, 다른 보배 있는 데서는 나지 않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금강도 그와 같아서 오직 대비(大悲)로 중생을 구호하는 금강 있는 데서 나거나, 일체지의 경계를 관찰하는 금 있는 데서만 나고, 다른 중생들의 선근에서는 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나무가 있으니 이름은 뿌리 없는[無根] 나무이다. 의지한 곳이 없지만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모두 무성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나무도 그와 같아서 일체지의 성품이 의지한 데 없지만, 복덕과 지혜와 신통과 원력의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무성하여 세간을 이익되게 하고 모든 것을 덮어 주느니라.[십지(十地) 공덕] 선남자여, 금강 보배는 나쁜 그릇이나 깨진 토기에는 담을 수 없고, 금이나 은으로 만든 완전한 그릇에야 담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을 낸 지혜 금강도 그와 같아서 못나고 박복한 중생의 간탐·질투·파계·성냄·한(恨)·나태함·망념(妄念)·무지(無智)의 나쁜 그릇에는 담을 수 없으며, 또 훌륭한 서원을 잃어 버린 나쁜 소견을 가진 중생의 그릇에도 담을 수 없고, 오직 보살의 깊은 마음 그릇에만 담을 수 있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이 모든 보배를 뚫을 수 있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금강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법보(法寶)를 꿰뚫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금강이 온갖 굳은 보배 산을 무너뜨리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금강도 그와 같아서 온갖 나쁜 소견의 산을 무너뜨리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이 깨어져서 완전치 못하더라도 다른 보배나 금으로 만든 장엄거리보다는 나은 것이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낸 일체지의 보배가 조금 흠이 있고 뜻이 용렬하더라도 이승들의 공덕보다는 나으니라. 선남자여, 금강이 조금 깨졌더라도 모든 빈궁을 소멸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낸 일체지의 보배가 비록 계행(戒行)이 손상되었더라도 마침내 나고 죽는 일을 여의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이 비록 적더라도 모든 물건을 깨뜨리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보리심을 잠깐만 내더라도 모든 무지(無知)와 미혹을 깨뜨리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을 용렬한 사람은 얻을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금강의 일체지의 보배도 그와 같아서 용렬한 범부나 이승들은 얻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을 보배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 능력을 알지 못하여 소용하지 못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금강도 그와 같아서 지혜 없는 둔한 근기와 하열한 범부들은 그 능력을 알지 못하여 소용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은 소멸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금강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법이 소멸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저를 보통 역사들은 모두 들지 못하지만 큰 나라연의 힘은 제외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금강저도 그와 같아서 이승들은 비록 힘이 있더라도 들지 못하지만 보살의 광대한 인연과 견고한 선근의 힘은 제외하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을 일체의 어떤 물건으로도 깨뜨리지 못하나 금강은 어떤 물건이나 깨뜨리는 데 장애가 없으며, 그 자체도 감손되지 아니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도 그와 같아서 삼세의 수없는 겁 동안에 중생들을 교화하고 고행을 닦으며 모든 성문이나 독각으로는 미칠 수 없는 것을 모두 행하지만, 일체지의 금강은 끝끝내 견고하여 감손되지도 않고 고달프지도 않고 장애도 없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은 다른 땅에서는 가지지 못하지만 오직 견고하고 두터운 금강 짬[際]은 제외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금강도 그와 같아서 성문이나 독각의 행과 원으로는 가지지 못하지만 오직 살바야(薩婆若)의 도로 나아가는 큰 보살들의 견고한 지혜는 제외하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으로 만든 그릇은 조그만 틈도 없어서 물을 담으면 영원히 새어 없어지지 아니 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금강 그릇도 그와 같아서 성품이 새지 않고 견고하게 회향하는 것이어서 선근의 물을 담으면 영원히 없어지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금강 둘레[金剛輪]가 땅을 유지하여 무너지지 않게 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모든 행과 원을 유지하여 삼계에 떨어지지 않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이 오랫동안 물 속에 있어도 썩지 않고 부서지지 않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도 그와 같아서 일체 겁에서 오랜 동안에 나고 죽는 미혹 속에 있더라도 썩지 않고 부서지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금강은 모든 불이 태우지도 못하고 뜨겁게도 못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도 그와 같아서 일체의 나고 죽는 미혹 불이 태우지도 못하고 뜨겁게도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세계의 모든 부처님이 장차 정각을 이루려고 네 가지 마군을 항복 받고 일체지를 증득하여 도량에 앉았을 적에, 오직 삼천세계의 금강 땅 짬에 연한 금강좌만이 유지할 수 있고, 다른 자리로는 성취할 수 없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 자리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온갖 행과 원과 바라밀을 유지하며, 참는 일을 모두 원만하여 모든 지위에 깊이 들어가 선근을 구족하고 가지가지로 회향하며, 부처님의 수기를 받고 보살의 모든 도를 닦아 자라게 하며, 모든 여래들을 가까이 공양하고 큰 법구름의 비를 따라 받으며, 견고한 대비(大悲)를 자라게 하고 모든 서원과 지혜를 이루며, 필경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는 일을 오직 금강 지혜로야 유지하는 것이요, 다른 선근으로는 성취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전륜왕이 사천하에 다닐 적에 일곱 보배 중에서 바퀴 보배[輪寶]가 앞을 서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법륜의 왕이 되어 일체를 이익케 할 적에 보리심 보배가 가장 앞서느니라. 선남자여, 세간에서 원수를 부술 적에 모든 병장기 중에 활과 살이 으뜸이 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도를 돕는 온갖 기구 중에 보리심이 으뜸이 되나니, 모든 미혹과 생사의 원수를 모두 부수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물에서 나는 모든 꽃 가운데서는 우발라화가 으뜸이 되고, 뭍에서 나는 모든 꽃 가운데서는 첨박가꽃이 으뜸이 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도 그와 같아서 일체지의 우발라화와 대자비심의 첨박가꽃이 제일이 되나니 중생들의 업과 미혹을 소멸하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모든 타는 것 가운데는 배가 제일이니, 가는 것이 빠르고 몸이 편안하며 바다를 건너서 저 언덕에 이르는 까닭이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이승 가운데 대승의 보리심이 제일이 되나니, 중생들을 빨리 운전하여 편안히 저 언덕에 이르게 하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세간의 온갖 물 가운데 빗물이 제일이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삼매의 물 가운데 보리심 물이 제일이니, 온갖 선정과 해탈의 감로 맛을 내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여러 가지 소금 중에는 선다바(先陀婆) 소금이 제일이어서 병을 없애고, 눈을 밝게 하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팔만 사천 법문 중에 보리심이 가장 훌륭하니, 중생들의 혹업(惑業)의 병을 없애고 지혜의 밝음을 내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여러 가지 젖 중에는 우유가 제일이어서, 병을 치료하고 목숨을 오래 살게 하나니, 보살마하살의 보리심도 그와 같아서 여러 가지 바른 법 감로 중에 가장 으뜸이 되나니, 중생들의 미혹 병을 치료하고 보살의 지혜 목숨을 늘게 하는 까닭이니라.[등각(等覺) 공덕] 선남자여, 보리심은 이렇게 한량없고 끝이 없고,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훌륭한 공덕을 구족하게 원만하나니, 만일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면 훌륭한 공덕 법을 구족하게 원만함을 얻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좋은 이익을 얻었으며, 좋은 명예를 갖추었으며, 그대가 지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어 보살의 행을 구하나니, 이미 이와 같이 행하기 어렵고 모으기 어려운 큰 공덕을 얻은 까닭이니라.”

6) 비로자나 누각 속에서 본 신통한 경계

이 때에 미륵보살은 선재동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가 묻기를,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 하였는데, 선남자여 그대가 이 비로자나 장엄장 누각 가운데 들어가 두루 살펴보면, 모든 보살이 보살의 행을 배우는 것과 배우고는 실행하여 한량없는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는 것을 분명히 알 것이다.”

선재동자는 미륵보살마하살께 공경하면서 오른쪽으로 돌고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거룩하신 이여, 누각의 문을 열어서 제가 들어가게 하소서.”

미륵보살이 비로자나 장엄장 누각에 나아가 오른 손가락을 튀겨 소리를 내자 누각 문이 열리니, 선재동자에게 들어가라고 하였다.

선재동자가 기뻐서 문으로 들어가니 문은 도로 닫혔다. 누각을 살펴보니, 엄청나게 넓어서 허공과 같았다. 아승기 보배로 땅이 되고, 아승기 궁전과 아승기 문과 아승기 창과 아승기 섬돌과 아승기 난간과 아승기 길 들이 모두 칠보로 되었고, 아승기 깃발과 아승기 짐대와 아승기 일산이 두루 널렸으며, 아승기 보배 영락과 아승기 백(白)진주 영락과 아승기 적(赤)진주 영락과 아승기 사자 진주 영락이 군데군데 드리웠고, 아승기 반달과 아승기 둥근 달과 아승기 비단 띠로 훌륭하게 꾸몄고, 아승기 사자 짐대 그물과 아승기 마니 그물과 아승기 순금 그물과 아승기 금줄 그물이 사이사이 장엄하여 위에 덮였으며, 아승기 보배 방울과 아승기 보배 풍경이 바람 부는 대로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아승기 하늘 꽃을 흩고, 아승기 보배 화만을 달고, 아승기 보배 향로를 괴고, 아승기 금 가루를 내리고, 아승기 보배 거울을 달았으며, 아승기 등불을 켜고, 아승기 보배 옷을 깔고, 아승기 보배 휘장을 치고, 아승기 보배 깃대를 들고 아승기 보배 자리를 차려 놓고, 아승기 보배 비단을 자리 위에 깔았으며, 염부단금으로 만든 아승기 동녀 형상과 여러 가지 보배로 만든 아승기 여러 형상과 묘한 보배로 만든 아승기 보살 형상이 군데군데 가득하여 위덕으로 장엄하였으며, 아승기 새들이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을 즐겁게 하며, 아승기 우발라(優鉢羅)꽃과 아승기 파두마(波頭摩)꽃과 아승기 구물두(拘物頭)꽃과 아승기 분다리(芬陀利)꽃으로 장엄하였으며, 아승기 나무가 차례차례 줄지어 서고, 아승기 파초 나무가 아름답게 장엄하였으며, 아승기 한길에는 황금 노끈으로 가에 느리고, 아승기 보배 못에는 향물이 가득하고, 아승기 보배 다리는 무지개처럼 높이 놓였으며, 아승기 보배 땅은 황홀하게 비치고, 아승기 마니보배는 찬란한 광명을 놓고, 아승기 아름다운 소리는 공덕을 찬탄하여, 이렇게 수없는 아승기 장엄거리로 장엄하였다.

선재동자는 또 이런 것을 보았다. 누각 가운데는 또 한량없는 백천 누각이 있고, 누각마다 가지가지로 장엄한 것은 모두 위에 말한 바와 같으며, 넓고 크게 장엄함은 허공과 같고, 분명하게 나타나기는 그림자와 같아, 서로서로 사무쳐 비치되 장애되지도 않고 복잡하게 어지럽지도 아니하였다. 선재동자가 한 군데서 여러 군데 것을 보는 것처럼, 모든 곳에서도 그렇게 보이며, 이렇게 모든 것이 끝이 없듯이, 낱낱 물건에서도 모두 이렇게 보였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비로자나 장엄장 누각 가운데서 이러한 가지가지 헤아릴 수 없는 자재한 경계들을 보고, 크게 공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 한량없이 뛰놀면서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기쁘고 윤택하여져서, 온갖 생각을 여의고 온갖 장애가 없어지고 온갖 의심이 소멸되었으며, 본 것은 잊지 않고 들은 것은 모두 기억하고, 생각은 어지럽지 아니하여 걸림이 없는 해탈 법문에 들어갔으며, 걸림없는 뜻으로 마음을 놀리어 온갖 것에 공양하고, 걸림없는 눈으로 모든 미세한 경계를 두루 보고, 걸림없는 몸으로 온갖 곳에 두루하여 공경하고 예경하였다.

미륵보살의 위엄과 신통의 힘으로 선재동자가 자기의 몸을 보니, 모든 누각 속에 두루 있어 가지가지 헤아릴 수 없는 자재한 경계를 보는 것이었다. 혹은 미륵보살이 위없는 보리심을 처음 낼 때의 그러한 이름, 그러한 문벌과 그렇게 선지식의 가르침을 받고, 그러한 선근을 심던 일과 그렇게 오래 살면서 그러한 세월에 그러한 부처님을 만나던 일과 그렇게 장엄한 세계에 있으면서 그러한 행을 닦고 그러한 서원을 세우고, 저 여래들을 그러한 대중이 모인 데서 그러한 수명과 그러한 세월을 지내면서 모두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던 일을 모두 분명하게 보는 것이며, 혹은 미륵보살이 처음으로 자심(慈心)삼매를 증득하고 그 뒤부터 자씨(慈氏)라고 이름하던 일을 보며, 혹은 미륵보살이 여러 가지 행하기 어려운 행을 닦아서 모든 바라밀을 성취하던 일을 보며, 혹은 참는 지위[忍]를 얻음을 보며, 혹은 지위[地]에 머무름을 보며, 혹은 가지가지 부처님 세계를 장엄함을 보며, 혹은 모든 불법을 받아 가지고 대법사가 되어 무생법인[無生忍] 얻음을 보며, 혹은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어느 여래에게 위없는 보리의 수기를 받는 일을 보았다.

어떤 때에는 전륜왕이 되어 중생들로 하여금 열 가지 선한 도[十善道]에 머물게 하며, 어떤 때에는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이 되어 중생들을 이익케 하며, 혹은 제석천왕이 되어 다섯 가지 욕락을 나무라며, 혹은 야마천왕이 되어 그 하늘 사람들에게 게으르지 말라고 하며, 혹은 도솔천왕이 되어 보살의 일생보처(補處) 공덕을 칭찬하며, 혹은 화락천왕이 되어 보살의 변화하는 장엄을 나타내며, 혹은 타화자재천왕이 되어 부처님들의 자재한 법문을 연설하며, 혹은 마왕이 되어 모든 법은 무상(無常)하다고 말하며, 혹은 범천왕이 되어 선정이 한량없이 기쁘고 즐거움을 말하며, 혹은 아수라왕이 되어 그 권속들에게 모든 교만을 끊고 지혜 바다에 들어가서 법이 환술 같은 줄을 알라고 말하는 것들을 보았다. 또 염마라(閻摩羅) 세계에 있으면서 광명을 놓아 지옥의 고통을 구하는 것을 보며, 혹은 아귀 갈래에 있으면서 음식들을 주어서 기갈을 구제함을 보며, 혹은 축생 갈래에 있으면서 가지가지 방편으로 중생들을 조복함을 보았다.

또 세상을 보호하는 호세(護世)천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도리천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야마천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도솔천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화락천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타화자재천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모든 마왕의 회중에게 혹은 대범천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대용왕들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야차나 나찰 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건달바나 긴나라 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아수라나 타나바(陀那婆) 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가루라나 마후라가 왕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그 밖에 모든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人非人]들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모든 성문들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모든 독각의 회중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처음 보리심을 낸 보살들에게, 혹은 행을 닦아 회향하는 보살과 참는 지위를 얻어 물러남이 없는 보살들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며, 혹은 일생보처[一生所繫]로서 이미 정수리에 물 붓는 의식을 받은 보살들에게 법문을 말하는 것을 보았다.

혹은 보살의 초지로부터 십지까지에 있는 모든 훌륭한 공덕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혹은 모든 바라밀을 만족함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참는 문에 들어감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모든 삼매문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깊은 해탈문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모든 선정과 삼매와 신통의 경계를 찬탄하는 것을 보며, 모든 보살행과 좋은 방편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가지가지로 내는 큰 서원들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모든 함께 수행하는 보살과 더불어 세간에서 살아가는 기술을 찬탄하는 것을 보고, 여러 곳에서 가지가지 훌륭한 방편으로 중생들을 조복하여 성숙함을 말하며, 미륵보살이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들과 더불어 모든 부처님의 정수리에 물 붓는 법문을 찬탄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또 미륵보살이 백천 년 동안을 수행하고 정진하여도 몸과 마음이 고달프지 아니함을 보며, 혹은 미륵보살이 거닐면서 모든 경전을 읽고 외우고 쓰면서 잠깐도 쉬지 아니함을 보며, 미륵보살이 가지가지 방편으로 대중에게 법문을 연설하는 것을 보며, 미륵보살이 모든 선정과 사무량심(四無量心)에 들며, 온갖 곳에 두루하는 선정과 모든 해탈에 들며, 삼매에 들어서 방편으로 여러 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것을 보았다.

혹은 여러 보살들이 가지가지로 변화하는 삼매에 들어가서 제각기 몸에 있는 털구멍마다 온갖 변화한 몸 구름을 나타내는 것을 보니, 하늘 대중의 몸 구름을 나타내는 것을 보며, 용왕 대중의 몸 구름을 나타내는 것을 보며, 야차·나찰·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제석천·범천·호세(護世)천왕·전륜성왕의 몸 구름을 나타내는 것을 보며, 혹은 작은 왕과 왕자·대신·벼슬아치·장자·거사의 몸 구름을 나타내는 것을 보며, 혹은 성문·벽지불·보살의 몸 구름을 나타내는 것을 보며, 여래의 대위덕 몸 구름을 나타내는 것을 보며, 모든 중생의 변화한 몸 구름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으며, 모든 묘한 음성으로 보살의 가지가지 법문을 찬탄함을 보았으니, 혹은 처음으로 보리심을 내는 공덕문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시(施)바라밀·정계(淨戒)바라밀·안인(安忍)바라밀·정진(精進)바라밀·정(定)바라밀·혜(慧)바라밀·방편(方便)바라밀·원(願)바라밀·역(力)바라밀·지(智)바라밀의 공덕문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모든 거두어 주는 일[攝]·모든 선정[禪]·모든 한량없는 마음[無量心]·삼매·삼마발저·모든 신통·모든 지혜[明]·다라니[摠持]·변재·제(諦)·지관(止觀)·해탈·모든 연(緣)과 의지하는 공덕문을 찬탄하는 것을 보며, 혹은 염처(念處)·정근(正勤)·신족(神足)·근(根)·역(力)·칠보리분(七菩提分)·팔성도분(八聖道分)과 성문승·독각승·보살승과 모든 지위[地]와 참음[忍]과 행(行)과 원(願) 따위의 여러 공덕문을 찬탄함을 보았으며, 또 그 가운데서 여러 여래가 많은 대중에게 둘러 호위됨을 보았으며, 또 저 여러 여래의 나신 데·문벌·신체·수명·세계·겁·명호·도량·대중과 법을 말하여 중생을 이익케 하며, 교법이 세상에 머무는 것을 가지가지로 같지 아니한 것을 모두 분명하게 보았다.

그 때에 선재동자가 또 비로자나 장엄장 안에 있는 모든 누각 중에서 한 누각을 보니, 높고 넓고 화려하여 다른 누각들을 모두 포섭하였고, 온갖 장엄도 앞에 말한 것 보다 더 훌륭하여 견줄 데가 없었다. 그 누각에서는 삼천대천세계의 백억 사천하와 백억 염부제와 백억 도솔천이 보였는데, 낱낱이 미륵보살이 있어 연화장 가운데에 내려와서 탄생하고, 제석천왕·범천왕이 받들어 모시며,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시방을 바라보면서 사자후 하는 일과 동자로서 궁전에 있으면서 꽃 동산에서 유희하는 일과 일체지를 얻기 위하여 궁성을 넘어서 출가하는 일과 갖가지 고행(苦行)을 나타내는 일과 유미(乳 ?)죽을 받으시고 도량에 나아가 마군을 항복 받고 정각을 이루는 일과 보리수를 보고 계실 적에 범천왕이 청하여 정법(正法)의 바퀴를 굴리는 일이 분명히 보이며, 하늘 궁전에 올라가서 법문을 연설하는 일과 세상에 머무는 겁 수와 수명과 법문하는 회상의 장엄과 세계를 깨끗이 한 것과 닦는 행과 원과 나타내는 위덕과 일으킨 방편과 일체 중생들을 교화하여 성숙함과 사리를 나누는 일과 남기신 교법이 세상에 머무는 일이 모두 같지 아니하였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자기의 몸이 저 여러 여래 계신 데에 있어 받들어 섬기며 공양함을 보고, 또 저 모든 대중이 모인 도량에 있는 여러 가지 일을 보고 기억하여 잊지 아니하였으며, 가지(加持)한 힘으로 말미암아 막힘 없이 통달하고 꾸준하게 정진하여 지혜의 경계[智地]에 편안히 머물렀다.

또 여러 누각 안에서 일어나는 보배 그물과 풍경과 모든 악기에서 모두 헤아릴 수 없는 미묘한 음성으로 가지가지 법문을 말하는 것을 들었다. 혹은 보살이 보리심 내는 것을 말하고 바라밀 행을 닦는 것을 말하며, 여러 서원을 말하고 여러 지위를 말하고 신통으로 자재한 행을 말하며, 여래께 공경하고 공양함을 말하며, 부처님 세계를 장엄하는 일을 말하며, 혹은 여러 부처님의 법문 말씀이 각각 차별함을 말하니, 이렇게 모든 불법을 말하는 소리만 듣고도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또 어느 세계의 아무 보살은 누구의 법문을 듣고 어느 선지식의 권고로 보리심을 내고 묘한 행을 닦았으며, 어느 겁에는 아무 세계의 아무 여래의 어느 대중 모임에서 아무 여래의 이러한 공덕을 듣고 이러한 마음을 내고 이러한 서원을 세워서 이러한 큰 선근을 심었으며, 얼마나 되는 겁을 지내어서 보살의 행을 닦다가 아무 때에 성불하였나니, 이러한 이름·이러한 수명·이러한 국토요, 모든 공덕이 구족하게 장엄하고, 이러한 서원이 만족하여 어떠한 방편으로 이런 중생과 이런 성문과 이런 보살들을 교화하며, 부처님 열반한 뒤에 정법은 얼마 동안 세상에 있으면서 한량없는 중생을 이익케 한다는 말을 들었다.

혹은 어느 곳 어느 세계의 아무 보살은 광대한 보시바라밀의 행을 닦으면서 버리기 어려운 것을 버리며, 이와 같이 정계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의 모든 바라밀을 닦는다는 말을 듣게 되며, 혹은 아무 곳 아무 세계의 어느 보살은 법을 구하기 위하여 임금의 지위와 모든 진귀한 보배를 버리고, 처자와 권속과 머리와 눈과 손발 따위의 모든 것을 아끼지 아니한다는 말을 듣게 되며, 혹은 아무 곳 아무 세계의 아무 보살은 여래의 정법을 수호하며 큰 법사가 되어 법의 보시를 행하는데, 법 짐대를 높이 세우고 법 소라를 불며, 법 북을 치며, 법 비를 내리며, 탑을 만들고 불상을 조성하며 가지가지로 장엄하여 하나하나를 화려하게 꾸미며, 중생들에게 여러 가지 오락 도구를 보시한다고 말함을 들으며, 혹은 어느 곳 어느 세계의 아무 여래는 어느 겁에 정각을 이루었고, 이러한 국토·이러한 대중 모임·이러한 수명·이러한 법을 말하고 이러한 원을 만족하고 이러한 무량한 중생들을 교화하여 위없는 보리를 깨닫게 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선재동자는 이와 같은 등의 헤아릴 수 없는 미묘한 법문 소리를 듣고, 몸과 마음이 즐겁고 부드럽고 윤택하여, 한량없는 다라니문[摠持]과 한량없는 변재문을 얻었으며, 모든 선정과 참는 일과 큰 행원과 바라밀과 신통[通]과 지혜[明]와 해탈과 삼매문들을 모두 얻었다.

또 모든 거울 속에서 한량없는 갖가지 형상들이 나오는 것을 보았으니, 혹은 부처님들이 모인 도량을 보며, 혹은 보살들이 모인 도량을 보며, 혹은 성문들이 모인 도량을 보며, 혹은 독각들이 모인 도량을 보며, 혹은 깨끗한 세계를 보며, 혹은 부정한 세계를 보며, 혹은 깨끗하면서 부정한 세계를 보며, 혹은 부정하면서 깨끗한 세계를 보며, 혹은 부처님 있는 세계를 보며, 혹은 부처님 없는 세계를 보며, 혹은 작은 세계를 보며, 혹은 중간 세계를 보며, 혹은 큰 세계를 보며, 혹은 미세한 세계를 보며, 혹은 광대한 세계를 보며, 혹은 인다라 그물 세계를 보며, 혹은 엎어진 세계를 보며, 혹은 잦혀진 세계를 보며, 혹은 모로 선 세계를 보며, 혹은 평탄한 세계를 보며, 혹은 지옥·축생·아귀 들이 사는 세계를 보며, 혹은 혹은 하늘 사람들이 가득한 세계를 보았다.

이러한 세계들 가운데는 무수한 보살 대중이 있는데, 혹은 다니며 혹은 앉아서 모든 일을 하며 혹은 선정을 닦고 혹은 지혜를 익히고 혹은 대비(大悲)를 일으켜 중생들을 딱하게 여기며, 혹은 여러 논(論)을 지어 세간을 이익케 하며, 혹은 제자를 가르치고, 혹은 자기가 받아 지니며, 혹은 쓰고 읽고 묻고 대답하며, 혹은 세 때로 참회하고 회향하고 발원함을 보았다.

또 보니, 모든 보배 기둥에서는 마니의 광명 그물을 놓는데, 혹은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희며, 혹은 파려빛, 수정빛, 제청빛, 무지개 빛이며, 혹은 연부단의 묘한 진금빛이며, 여러 가지 광명의 빛이었다.

또 그 연부단금으로 된 동녀(童女)의 형상과 모든 보배 형상을 보았는데, 혹은 꽃구름을 들고, 옷구름을 들고, 깃발과 짐대를 잡고 화만과 일산을 받았으며, 가지가지 바르는 향과 가루 향을 가졌으며, 훌륭한 마니 그물을 가졌으며, 황금 줄을 드리우고 영락을 걸쳤으며, 팔을 들어 장엄거리를 받들었으며, 머리를 숙여 마니관을 드리우고, 허리를 굽히고 우러러 보며, 한눈팔지 아니하고 합장하고 있었다.

또 그 진주 영락에서는 항상 향수가 나오는데, 여덟 가지 공덕을 구족하여 끊임없이 흐르며, 유리 영락에서는 백천 광명이 한꺼번에 비치며, 짐대와 깃발과 그물과 일산 따위를 모두 마니왕 장(藏) 보배로 장엄하여 사람들이 보기좋게 하였으며, 또 가지가지 연못을 보니 우발라꽃, 파두마꽃, 구물두꽃, 분다리꽃 들이 각각 한량없는 꽃을 피웠는데, 혹은 손바닥만큼 크고 혹은 한 팔뚝만큼 길며, 혹은 가로 세로가 수레 바퀴 같았으며, 낱낱 꽃 가운데서 가지가지 형상을 내어 장엄하였으니, 남자 형상, 여자 형상, 도령 형상, 아가씨 형상, 재석천왕·범천왕·호세(護世)천왕·하늘 사람·용왕·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성문·독각과 여러 보살 등의 이러한 모든 형상들이 모두 합장하고 허리를 굽혀 공경함을 보았으며, 또 부처님이 가부좌하고 앉았는데, 서른 두 가지 상(相)으로 몸을 장엄한 것을 보았다. 또 깨끗한 유리로 된 땅에는 한걸음 사이마다 헤아릴 수 없는 여러 가지 빛깔 모양을 나타내었으니, 세계 빛깔 모양·보살 빛깔 모양·여래 빛깔 모양·모든 누각의 장엄한 빛깔 모양을 나타냄을 보았다.

또 보배 나무의 가지·잎·꽃·열매들 가운데서는 가지가지 반신(半身) 형상을 보았으니, 부처님 반신 형상, 보살 반신 형상이며,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제석·범왕·호세천왕·전륜성왕·작은 왕·왕자·대신·벼슬아치·장자·거사·동남·동녀의 반신 형상과 사부대중의 반신 형상을 보았으며, 그 모든 반신 형상들은 혹은 화만을 들고 혹은 영락을 들고 혹은 모든 장엄거리를 들었으며, 어떤 이는 허리를 굽히고 합장하고 예경하며 일심으로 우러러보며, 한눈팔지 아니하고, 혹은 찬탄하며 혹은 삼매에 들었는데, 몸은 잘생긴 몸매[相好]로 장엄하였고, 가지가지 색의 광명을 놓으니, 금빛 광명, 은빛 광명, 산호빛 광명, 도사라 금빛 광명, 제청빛 광명, 비로자나 마니보배빛 광명, 모든 보배빛 광명, 첨박가꽃빛 광명들이었다.

그 몸의 서른 두 가지 상(相)에서 이러한 온갖 광명이 나오며, 또 보니 저 모든 누각의 반달 형상에서 아승기 해·달·별들의 가지가지 광명이 나와서 시방에 비치었다.

또 보니 모든 누각의 가지가지 궁전에 보배로 쌓은 담과 사방에 둘린 벽이 가지가지 보배빛이며, 한걸음 한걸음마다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으며, 낱낱 보배 속에 미륵보살이 예전에 보살의 행을 닦을 적에 혹은 머리와 눈을 보시하며, 혹은 손·발·입술·혀·이빨·귀·코·피·살·가죽·뼈·골수·손톱·머리칼 따위를 모두 버리던 일과 아내·첩·아들·딸·노비·하인·시녀·채녀 따위의 모든 권속과 도시·시골·궁전·동산·숲이나, 혹은 염부제·사천하와 가지가지 부귀와 존엄하고 자재한 크고 작은 임금의 지위나, 혹은 생활도구·음식·극히 미묘한 평상과 침구·쉴 곳·혹은 미묘한 보배 그릇·말·소·수레 따위의 필요한 것을 모두 보시하여 주던 일과 옥에 갇혀서 가지가지로 곤란을 받는 이를 모두 나오게 하며, 몸이 묶여 모든 형벌을 받는 이를 모두 벗어나게 하며, 병에 걸린 이는 치료하고 약을 주어 쾌차케 하며, 잘못된 길에 들어간 이는 바른 길을 보여 주고, 혹은 뱃사공이 되어 큰 바다를 건네어 중생들로 하여금 나루를 잃지 않게 하며, 혹은 말 왕[馬王]이 되어 중생들을 구제하여 모든 나찰의 액난에서 벗어나게 하며, 혹은 가지가지 큰 지혜를 가진 신선이 되어 여러 가지 이론을 잘 말하여 중생들을 이익케 하며, 혹은 전륜왕이 되어 열 가지 선한 일을 권하여 닦게 하며, 혹은 훌륭한 의원이 되어 모든 병을 치료하며, 혹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혹은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고 법문을 들으며, 혹은 성문이 되고 독각이 되고 보살이 되고 여래가 되어 중생들을 교화하여 조복하던 일이 모두 나타났다.

또 가장 좋게 태어나는 곳을 보이어 그 곳에 있는 중생들을 성숙시키며, 혹은 법사가 되어 여래의 가르친 말씀을 받들어 행하며, 가지가지 위의로 받아 가지고 읽고 외우며, 세밀하게 살펴보고 이치답게 생각하며, 부처님 탑을 세우고 부처님 형상을 만들고는 여러 가지 보배로 훌륭하게 장식하며, 스스로 공양하거나 다른 이를 시켜 공양하되, 향을 사르고 꽃을 흩고 등을 켜고 화만을 달고 일산을 받으며, 여러 가지 시설로 공경하고 예배하는 이러한 일들이 서로 계속하여 끊이지 않았다.

혹은 보니 미륵보살이 사자좌에 앉아서 법문을 연설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열 가지 선한 일에 머물게 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여 오계(五戒)와 팔재계(八齋戒)를 받으며, 출가하여 법문을 듣고 받아 지니며 읽고 외우며, 정당한 생각으로 뜻을 내어 이치대로 닦아 행함을 보며, 또 미륵보살이 사자좌에 앉아서 법문을 말하여 모든 부처님의 보리를 열어 보이는 것을 보며, 또 미륵보살이 백천억 나유타 아승기 겁을 지내면서 여러 바라밀[度]을 수행하는 온갖 형상을 보며, 또 미륵보살이 예전에 섬기던 선지식들이 모두 온갖 공덕으로 장엄한 것을 보기도 하며, 또 자기의 몸이 저 낱낱 선지식 계신 데서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고 그 가르치는 말을 받들어 행하고 내지 정수리에 물 붓는 지위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때에 여러 선지식이 부드러운 말로 선재동자에게 말하기를, “잘 왔도다, 동자여. 그대는 지금 보살의 헤아릴 수 없는 일들을 보았으니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라”고 하였다.

7) 누각 속에서 신통을 보고 법을 문답

이 때에 선재동자는 잊지 않고 바르게 생각하는 힘을 얻은 까닭으로, 시방세계를 보는 깨끗한 눈을 얻은 까닭으로, 잘 살펴보는 걸림없는 지혜를 얻은 까닭으로, 보살들의 자재한 지혜를 얻은 까닭으로, 그리고 보살들이 이미 지혜 자리에 들어간 넓고 큰 알음알이를 얻은 까닭으로, 모든 누각의 낱낱 물건 중에서 이러한 일과 또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자재한 경계와 여러 가지 장엄한 것을 보게 된 것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여러 가지 일을 보는데, 도시와 시골과 궁전 동산·산림·강·못과 의복·음식과 온갖 생활도구를 보기도 하고, 혹은 듣기 좋은 노래와 풍류와 여럿이 모이어 가지가지 노니는 것을 보기도 하며, 혹 자기의 부모와 형제와 안팎의 친척들을 보기도 하며, 혹은 큰 바다와 수미산왕과 모든 천상의 궁전과 염부제 따위의 사천하 일을 보기도 하며, 혹은 그 몸이 크기가 백천 유순이 되었는데, 방과 의복과 가지가지 공덕과 모든 장엄이 몸과 잘 어울림을 보며, 또 하루 동안에 한량없는 세월을 지나면서 자지도 않고 눕지도 않고 모든 안락함을 느끼고 모두 구족하여 자재하게 지내다가, 꿈을 깨고 나서는 비로소 꿈인 줄을 알게 되어, 일체의 안락한 생각도 없어지고 시간이 오래고 짧은 모양도 없어지지만, 보던 일은 분명하게 기억하여 한 가지도 잊어 버리지 않는 것이다.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미륵보살의 위신으로 가지한 까닭이며, 삼계의 법이 모두 꿈과 같음을 아는 까닭이며, 중생들의 좁은 소견을 없애는 까닭이며, 걸림없는 큰 알음알이를 얻은 까닭이며, 보살의 좋은 경계에 머무른 까닭이며, 헤아릴 수 없는 방편 지혜에 들어간 까닭으로, 이렇게 모든 대보살의 온갖 것으로 장엄한 자재한 경계를 보았으며, 따라서 이해하고 자세하게 관찰하는 것이었다.

또 마치 사람이 목숨이 마치려 할 적에는 지은 업을 따라서 받게 되는 과보의 모양을 보게 되나니, 나쁜 업을 지은 사람은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들이 받는 괴로운 경계를 보며, 혹은 옥졸들이 병장기를 들고 성내고 꾸짖으면서 끌고 다니는 것을 보기도 하고, 지옥 중생들이 고통을 참지 못하여 부르짖고 슬피 통곡하는 소리를 듣기도 하며, 혹은 잿물 지옥, 큰 가마에 쇳물을 끓이는 지옥, 칼로 산이 된 지옥, 검으로 나무가 된 지옥, 맹렬한 불이 이글이글 타는 지옥, 끓는 물이 펄펄 솟는 지옥에서 가지가지 핍박으로 갖가지 고통 받는 것을 보는 것이며, 선한 업을 지은 사람은 온갖 하늘 궁전과 한량없는 하늘 사람들과 하늘의 채녀(采女)들과 가지가지 의복과 훌륭한 장엄과 궁전·꽃·동산·숲·못·강과 보배 산, 보배 겁바라(劫波羅) 나무 따위를 마음대로 사용하되 모두 아름다운 것들이니, 비록 몸이 아직 죽기 전에라도 업의 세력으로 이런 일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헤아릴 수 없는 업력으로 온갖 장엄한 경계를 보는 것이었다. 마치 사람이 귀신에게 지피면 가지가지 모양과 권속을 보기도 하고, 묻는 대로 대답도 잘하나니,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지혜를 힘 입어 저러한 모든 장엄을 보고 묻는 것에 모두 대답하는 것이다. 마치 사람이 용에게 지피면 자기가 용인 양하여 용궁에 들어가서 용의 권속들을 보며, 잠깐 동안에 여러 해를 지난 듯이 생각되나니,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보살의 지혜에 머무른 생각과 미륵보살의 자재한 위신력이 가지(加持)한 까닭에 잠깐 동안에 한량없는 백천만억 나유타 겁을 지내었다고 여기는 것이다.

또 마치 모든 중생의 훌륭한 장엄장이란 궁전이 있는데, 그 속에서는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물건의 차별한 영상을 보아도 어지럽지 아니하나니,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이 누각 안에서 온갖 장엄한 경계가 가지가지로 차별하여 서로서로 드나드는 것을 보지만, 제각기 달라서 혼란하지 않는 것이다. 마치 어떤 비구가 온갖 곳에 두루한 선정[遍處定]에 들면, 다니거나 앉거나 서거나 눕거나 들어간 선정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나니,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누각에 들어가서 보던 장엄한 모든 경계가 모두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마치 어떤 사람인 허공에서 건달바성을 볼 적에 구족한 장엄을 걸림없이 분별하여 아나니,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저 모든 장엄한 경계를 보는 것을 모두 따라서 걸림없이 분명히 아는 것이며, 야차의 궁전이 사람의 궁전과 한자리에 있어도 서로 섞이거나 장애되지 아니하고 그 업을 따라서 보는 바가 같지 아니하며, 또 마치 바다 가운데 삼천대천세계의 빛깔 모양이 나타나는 것과 같으며, 마치 어떤 환술장이가 환술을 부릴 적에 환술의 힘으로 환술하는 일이 마음대로 나타나는 것과 같나니,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미륵보살의 위신력과 헤아릴 수 없는 지혜의 힘과 보살의 자재한 힘을 얻은 까닭으로 누각 가운데 모든 장엄과 자재한 경계를 보는 것이었다.

그 때에 미륵보살마하살이 누각 안으로 들어가서 신통력을 거두고 손가락을 튀겨 소리를 내면서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일어나라. 법의 성품이 이러한 것이니, 이는 보살이 모든 법을 아는 지혜의 인(因)과 연(緣)이 모여서 나타내는 형상이므로 이들의 제 성품은 모두 성취된 것이 아니어서 환술 같고 꿈 같고 영상 같으니라.”

이 때에 선재동자가 손가락 튀기는 소리를 듣고 삼매에서 일어나니, 미륵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보살의 자재한 해탈의 위신력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도를 돕는 모든 같이 흐르는 힘[等流力]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원과 지혜로 나타내는 모이는 힘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가지가지로 장엄한 묘한 궁전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가지가지 행하는 힘이 쌓인 것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가지가지 공덕으로 장엄한 세계를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십지 가운데의 가지가지 힘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모든 바라밀로 이룬 헤아릴 수 없는 과보를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의 생각하기 어려운 가지가지 삼매의 힘을 보았는가, 그대는 여래의 가지가지 훌륭한 큰 원력을 보았는가, 그대는 보살이 가지가지로 내는 해탈문을 들었는가, 그대는 보살의 해탈이 헤아릴 수 없는 것을 따라 이해하는가, 그대는 보살의 삼매를 순종하여 받고 기뻐하는가?” “그러하나이다. 보았사오니, 그것은 선지식의 가지(加持)하여 주신 힘이오며, 염려하여 주신 힘이오며, 위덕의 힘이옵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 문의 이름은 무엇이오니까?” “이 해탈문의 이름은 삼세의 온갖 경계에 들어가서 잊지 않는 지혜의 장엄장[入三世一切境界不忘念智莊嚴藏]이니라. 선남자여, 일생보처[一生] 보살이 이러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해탈문을 얻느니라.” “거룩하신 이여, 그렇게 장엄한 일은 지금 어디 갔나이까?” “온 데로 갔느니라.” “어디서 왔었나이까?” “보살의 지혜 위력 속에서 와서 보살의 지혜 위력을 의지하여 머무는 것이므로, 조금도 오고 가는 곳이 없으며, 쌓이는 것도 없고 더함도 없고 성립됨도 없으며, 땅도 의지하지 않고 허공도 의지하지 않아서 모든 것을 여의었느니라. 선남자여, 용왕이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는 것이 몸에서 나오지도 않고 마음에서 나오지도 않고 쌓임도 없고 성립하고 더함도 없으며, 다만 용왕의 생각하는 힘으로 비가 와서 천하에 두루하는 것이니, 이것은 용왕의 헤아릴 수 없는 경계니라.

선남자여, 저 장엄한 일도 그와 같아서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지만, 다만 보살의 자재한 위덕과 그대의 선근으로 말미암아 보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환술쟁이가 환술을 하는 것이 온 데도 없고 간 데도 없으며, 가는 일도 없고 들어가는 일도 없고, 숨지도 않고 드러나는 것도 아니지만, 환술의 힘으로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이니, 저 장엄의 일도 그와 같아서 온 데도 없고 간 데도 없고 쌓임도 없고 성립되는 것도 아니지마는 습관인 헤아릴 수 없는 환술 같은 지혜의 힘과 지난 세상의 서원의 힘으로 말미암아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니라.”

선재동자가 큰 성인께 아뢰었다.

“거룩하신 이께서는 어디서 오셨나이까?”

미륵보살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모든 보살은 오는 데도 가는 데도 없이 이렇게 오는 것이며, 다니는 데도 머무는 데도 없이 이렇게 오는 것이며, 곳도 없고 정처도 없고, 없어지지도 않고 나지도 않고, 머물지도 않고 옮아가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그리워하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고, 업도 없고 과보도 없고, 생기지도 멸하지도 않으며, 끊어지지도 항상하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오느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은 크게 불쌍히 여기는 데[大悲處]서 오나니 중생들을 딱하게 여겨 조복하는 연고며, 크게 사랑하는 데[大慈處]서 오나니 핍박으로 고통에 시달리는 중생들을 구호하는 연고며, 깨끗한 계율[淨戒處]로부터 오나니 그 좋아함을 따라 자재하게 내는 연고며, 큰 원력[大願處]으로부터 오나니 지난 세상의 서원의 힘으로 가지(加持)하는 연고며, 신통[神通處]으로부터 오나니 모든 곳에서 좋아함을 따라 나타나는 연고며, 흔들리지 않는 데[無動搖處]서 오나니 여래의 흔들리지 않는 성품을 버리지 않는 연고며, 취하고 버림이 없는 데[無取捨處]서 오나니 몸과 마음을 시달리지 않고 가고 오는 연고며, 지혜와 방편[智慧方便處]으로부터 오나니 중생들을 따라 운전되는 연고며, 일부러 변화하는 데[示現變化處]서 오나니 그림자와 같이 나타나는 연고이니라.

또 선남자여, 그대가 묻기를 어디서 왔는가 하였으니, 나는 태어났던 마라제(摩羅提)국의 집과 마을로부터 여기 왔노라. 저기 장자가 있으니 이름이 구파락가(瞿波洛迦)이다. 그 사람을 교화하여 부처님 법에 들게 하며, 또 태어난 곳의 모든 사람을 위하여 근기를 따라 법을 말하며, 또 부모와 친척과 권속과 바라문들을 위하여 대승법을 연설하여 나아가게 하느라고, 거기 있다가 여기 왔노라.”

선재동자가 아뢰었다.

“거룩하신 이여, 어떤 데가 보살의 태어나는 곳입니까?”

미륵보살이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태어나는 데가 있으니라.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하면, 보리심 내는 것이 보살의 나는 데니 선지식의 집에 나는 연고며, 모든 지위가 보살의 나는 데니 바라밀 집에 나는 연고며, 큰 서원이 보살의 나는 데니 묘하게 수행하는 집에 나는 연고며, 크게 불쌍히 여김[大悲]이 보살의 나는 데니 네 가지로 거두어 주는 집[四攝家]에 나는 연고며, 이치대로 관찰하는 것이 보살의 나는 데니 반야바라밀 집에 나는 연고며, 대승이 보살의 나는 데니 공교한 방편 집에 나는 연고며, 중생들을 성숙하는 것이 보살의 나는 데니 정각을 이루는 집에 나는 연고며, 지혜와 방편이 보살의 나는 데니 무생법인(無生法忍) 집에 나는 연고며, 모든 법을 닦아 행함이 보살의 나는 데니 삼세 모든 여래의 집에 나는 연고니라. 이것이 이른바 보살의 열 가지 태어나는 데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로 어머니를 삼고, 공교한 방편으로 아버지를 삼고, 단나(檀那)바라밀로 유모를 삼고, 시(尸)바라밀로 양모(養母)를 삼고, 인욕바라밀로 장엄할 거리를 삼고, 정진바라밀로 길러 주는 이를 삼고, 선나(禪那)바라밀로 빨래하는 사람을 삼고, 선지식으로 가르치는 스승[敎授師]을 삼고, 모든 보리의 부분으로 벗을 삼고, 모든 선한 법으로 친속을 삼고, 모든 보살로 형제를 삼고, 보리심으로 집을 삼고, 진리대로 수행하는 것으로 집안 규법을 삼고, 모든 지위의 선한 법으로 집의 처소를 삼고, 참는 법을 얻음으로 가족을 삼고, 큰 서원이 앞에 나타남으로 집안 가르침을 삼고, 깨끗한 지혜가 만족한 모든 행은 집안 규법을 순종함이 되고, 부지런히 닦음을 권하여 대승을 끊이지 않게 함이 가업(家業)을 이음이요, 법의 물을 정수리에 부어 일생보처 보살 되는 것이 왕의 태자가 되는 것이고, 넓고 큰 진실한 보리를 성취하는 것이 가족을 깨끗이 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이렇게 범부의 자리를 초월하여 보살 지위에 들어가고 여래의 집에 나서 부처님 성품에 머물며 모든 행을 닦아 삼보를 끊지 아니하고 보살의 종족을 수호하며, 보살의 종성을 깨끗이 하여 태어나는 데가 훌륭하며, 모든 세간에서 나는 허물을 여의며, 모든 하늘과 사람, 마군과 범천, 사문과 바라문 중에 종족이 구족하여 가장 좋은 부처님 종성을 성취하며, 큰 원력 광[藏]을 얻어 모든 보살의 행을 널리 내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좋은 가문을 성취하고는 지혜로써 모든 법이 그림자와 같음을 아는 연고로 세상에 태어나는 데 천히 여기는 것이 없으며, 모든 법이 변화와 같음을 아는 연고로 모든 갈래에 물들 것이 없으며, 모든 법이 나[我]라는 것이 없음을 깨닫는 연고로 중생들을 조복함에 고달픈 생각이 없으며, 대자비(大慈悲)가 체성(體性)이 되는 까닭에 열반에 나아가지 아니하고 중생들을 거두어 주며, 나고 죽음이 꿈과 같은 줄을 알므로 온갖 겁을 지내어도 열뇌(熱惱)가 없으며, 오온이 환술과 같은 줄을 알므로 나고 죽는 데 있으면서도 게으름이 없으며, 모든 계(界)와 처(處)가 곧 법계임을 알므로 모든 경계에 대하여 허물이 없으며, 모든 생각이 아지랑이와 같음을 알므로 모든 갈래에 들어가도 뒤바뀐 의혹을 내지 아니하며, 온갖 법이 환술과 같은 줄을 알므로 마군의 경계에 들어가도 자재하여 물들지 아니하며, 법신의 깨끗하고 묘한 체성을 이룩하였으므로 모든 미혹이 속이지 못하며, 두루 나아가는 행을 이루었으므로 모든 태어나는 곳에서 자재하게 되느니라.

선남자여, 내 몸이 온갖 법계에 두루 나서 온갖 중생의 차별한 빛깔 모양과 서로 같으며, 온갖 중생의 제각기 다른 말과 음성과 서로 같으며, 온갖 중생의 가지가지 이름과 서로 같으며, 온갖 중생의 가지가지 욕망과 서로 같으며, 온갖 중생의 가지가지 위의와 서로 같으며, 세간을 따라 교화하고 조복하며, 온갖 중생의 깨끗하게 태어남과 서로 같게 나타내어 보이며, 온갖 중생의 깊고 훌륭한 알음알이와 서로 같게 따라 들어가며, 온갖 보살의 큰 서원과 변화함과 이처럼 서로 같아 이러한 한량없는 종류에 몸을 나타내되 가지가지 형상과 가지가지 위덕이 법계에 가득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지난 세상에 나와 함께 수행하다가 지금에는 보리심을 잃어 버린 이들을 성숙하기 위하여 이 염부제에 일부러 태어났으니, 부모와 친척과 바라문들을 조복하여 종족에 대한 교만을 버리고 여래의 종성(種性)에 나게 하기 위하여, 마라제국의 집과 마을과 바라문의 집에 났노라. 선남자여, 나는 남방에서 와서 이 비로자나 장엄장 누각에 있으면서 중생들의 욕망을 따라 가지가지 방편으로 교화하여 조복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중생들을 따르기 위하여, 도솔천에서 함께 수행하는 이를 성숙하기 위하여, 보살들의 복과 지혜의 장엄과 변화가 일체의 모든 욕계를 넘어선 것임을 보이기 위하여, 갈애(渴愛)의 모든 욕락(欲樂)을 버리게 하기 위하여, 모든 모든 행[諸行]이 다 무상함을 알게 하기 위하여, 하늘 사람들도 성하면 반드시 쇠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하여, 도솔천에서 내려 오는 상서와 일생보처 보살과 함께 큰 지혜의 법문을 연설함을 보이기 위하여, 태어나는 곳에 있는 모든 중생을 거두어 주기 위하여, 석가여래께서 보내신 이들을 교화하여 연꽃 피듯이 깨닫게 하기 위하여,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도솔천에 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의 서원이 만족하여 보리를 얻을 때에는 그대와 문수사리가 함께 와서 나를 보게 되리라.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문수사리보살께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현보살의 수행하는 문에 들어가며, 어떻게 나며, 어떻게 성숙하며, 어떻게 넓고 크며, 어떻게 깨끗하며, 어떻게 순종하며, 어떻게 원만하는가고 물으라.

선남자여, 그가 그대에게 분별하여 보여 주리라. 왜냐 하면, 문수사리의 가장 훌륭한 서원은 여느 백천억 나유타 보살로서는 가질 수 없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문수사리는 그 행이 광대하고 한량없고 끝이 없으며, 그 서원이 끝이 없어서 항상 계속하여 끊이지 아니하며, 온갖 보살의 가장 좋은 공덕을 항상 내느니라. 문수사리 보살은 항상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부처님들의 어머니가 되나니 그로 하여금 깊은 이치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며, 항상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보살의 스승이 되나니, 그로 하여금 부지런히 닦아서 깊이 증득하게 하는 연고며, 시방세계에서 항상 법 수레를 운전하여 일체 중생들을 교화하여 성숙하며 시방의 온갖 세계에서 항상 법을 말하는 스승이 되며, 항상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님이 모인 회중에서 찬탄함이 되며, 깊은 지혜에 머물러 법의 참된 성품을 보았고, 오랜 옛적부터 온갖 해탈의 경계에 깊이 들어가서 보현보살의 행하던 행을 마치었느니라.

선남자여, 문수사리 선지식은 그대로 하여금 여래의 집에 나게 하며, 그대의 선근을 자라게 하며, 그대의 도를 돕는 법을 일으키며, 그대에게 진실한 선지식을 보이며, 그대에게 공덕 닦는 것을 권하며, 그대로 하여금 큰 서원 그물에 들게 하며, 큰 서원의 문에 편안히 머물게 하며, 보살의 깊은 이치를 듣게 하며, 보살의 헤아릴 수 없는 행을 지난 세상에 그대와 함께 나서 함께 행하던 일을 보여 주리라.

그러므로, 선남자여, 마땅히 문수사리보살에게 갈 것이요,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라. 문수사리는 그대로 하여금 온갖 공덕을 얻게 하리라. 그 까닭은 말하면, 그대가 지금가지 선지식을 뵈옵고 보살의 행을 듣고 해탈문에 들어가서 서원 바다를 만족한 것이, 모두 문수사리의 위신의 힘이며, 문수사리가 온갖 곳에서 끝끝내 이루게 한 것이니라.”

이 때에 선재동자는 미륵보살을 오른쪽으로 수없이 돌고, 두 발에 절하고 은근하게 우러러보면서 사모하는 마음을 품고 하직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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