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덕생동자와 유덕 동녀를 찾다
1) 법을 말하고 선지식을 소개
그 때에 선재동자는 최적정(最寂靜) 바라문에게서 얻은 큰 법문으로 기뻐하면서 차츰차츰 남쪽으로 가다가 묘한 뜻 꽃문 성에 이르러, 덕생동자와 유덕 동녀를 보고는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앞에 서서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들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들께서는 잘 가르쳐 주신다 하오니, 바라건대 자비하신 마음으로 저를 불쌍히 여기어 말씀하소서.” “선남자여, 우리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은 환술처럼 머무름이다. 이 해탈을 얻어 구족히 원만하고, 이 깨끗한 지혜로 모든 법을 살펴보니 모두 환술처럼 있고, 환술로 성취된 것이다. 모든 세계가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인연으로 생긴 때문이며, 모든 중생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업과 번뇌로 생긴 때문이며, 모든 세간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무명(無明)과 애(愛) 따위로 반연하여 생긴 때문이며, 모든 법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나[我]란 소견 따위의 가지각색 환술 같은 인연으로 생긴 때문이며, 모든 삼세가 죄다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나란 소견 따위의 뒤바뀐 지혜로 생긴 때문이며, 중생들의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고통하는 것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없던 것이 지금 있으며 허망하고 참되지 못하여 망상분별로 생긴 때문이며, 모든 세계가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생각하는 마음과 소견이 잘못되어 무명으로 생긴 때문이며, 성문이나 벽지불(?支佛)들이 모두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지혜로 끊는 분별로 이룬 때문이며, 모든 보살이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스스로 조복하고 중생을 성숙하려는 행과 원이 계속[相續]하여 앞에 나타남으로 이룬 때문이며, 온갖 부처님과 보살 대중의 변화와 신통과 위력으로 하는 것이 모두 환술처럼 있음을 보나니 가지가지 알음알이[解]와 행(行)과 광대한 원[大願]과 지혜로 익히어서 이룬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환술 같은 경계의 제 성품을 헤아릴 수 없느니라.
우리 두 사람은 다만 이 환술처럼 있는 해탈만을 알거니와, 저 보살마하살들이 끝이 없이 복잡하고 환술 같은 일 속에 잘 들어가서, 환술처럼 이루어진 지혜를 따라 분명하게 아는 공덕과 행이야, 우리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말하겠는가.”
이 때에 동자와 동녀는 자기들이 얻은 해탈을 말하고는 헤아릴 수 없는 선근의 힘으로써, 선재동자의 몸이 빨리 자라서 부드럽고 광택 있게 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바다 근처에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걸은 밭[沃田]이다. 그 나라에 동산이 있으니 이름은 큰 장엄이요, 거기에 큰 누각이 있으니 이름은 비로자나 장엄 광이다. 보살의 가지가지 선근의 과보로 생겼으며, 보살의 가지가지 생각의 힘·서원의 힘·자재한 힘·신통한 힘으로 생겼으며, 보살의 가지가지 공교한 방편으로 생겼으며, 보살의 가지가지 복덕과 지혜로 생겼느니라.
선남자여, 헤아릴 수 없는 해탈에 머문 보살은 대비의 마음으로 중생들을 위하여 이러한 경계를 두루 나타내며, 이러한 장엄을 널리 일으키느니라.
미륵보살마하살이 그 안에 계시니 본래 태어난 곳의 부모와 친척과 여러 사람들을 거두어서 성숙케 하려는 것이며, 또 함께 수행하고 같은 종류의 중생들을 대승 가운데서 견고함을 얻게 하려는 것이며,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지금 있는 곳에서 본래의 선근을 따라 모두 성숙케 하려는 것이며, 또 그대에게 보살의 해탈문을 나타내 보이려는 것이며, 보살이 온갖 곳에 두루하여서 본래의 원력을 따라 자재하게 태어남을 보이려는 것이며, 보살이 가지가지 몸으로 모든 중생들의 앞에 나타나서 보여 주고 깨닫게 하여 항상 교화함을 나타내려는 것이며, 보살이 대비(大悲)의 힘으로 모든 세간의 재물을 거두어 가지고 중생들에게 보시하기를 만족하지 않는 것을 나타내어 보이려는 것이며, 보살이 모든 행을 갖추 닦아서 온갖 행이 모양을 떠난 줄 아는 것을 보이려는 것이며, 보살이 곳곳에 태어나지만 모든 태어나는 것이 모두 모양이 없는 줄을 분명히 앎을 나타내려는 것이니라.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행하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으며, 어떻게 보살의 계율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마음을 깨끗이 하며, 어떻게 보살의 원을 세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돕는 기구를 모으며, 어떻게 보살의 자재한 지위에 들어가며, 어떻게 보살의 바라밀을 만족하며, 어떻게 보살의 생멸 없는 법 지혜를 얻으며, 어떻게 보살의 공덕법을 구족하며, 어떻게 보살의 선지식을 섬기는가를 물으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그 보살마하살이 온갖 보살들의 행과 원에 들어갔으며, 온갖 중생의 마음을 따라서 온갖 곳에 두루하여 그들의 앞에 나타나서 교화하고 조복하기 때문이니라. 저 보살은 온갖 바라밀을 만족하였으며, 모든 보살의 지위에 머물렀으며, 모든 보살의 법인(法印)을 증득하였으며, 모든 보살의 자리에 들어갔으며, 구족한 수기를 받았으며, 모든 보살의 경계에 다녔으며, 보살의 해탈문에 들어갔으며, 모든 부처님의 신력을 얻었으며, 시방의 여래들이 일체지로써 감로의 법문을 정수리에 부음을 받았느니라.
선남자여, 그 선지식은 너의 선근을 윤택케 하며, 너의 보리심을 자라게 하며, 너의 큰 뜻을 견고케 하며, 너의 모든 선한 일을 일으키며, 너의 보살의 근기를 더하게 하며, 너에게 걸림없는 법을 가르치며, 너로 하여금 보현보살의 지위에 들어가게 하며, 너로 하여금 보살의 원에 머물게 하며, 너로 하여금 보현의 행을 행하게 하며, 너를 위하여 보살들의 한량없는 행과 원으로 성취한 공덕을 연설하며, 너로 하여금 보현보살의 자재한 법문을 나타내게 하리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제부터 한 선근을 닦거나 한 법문을 알거나, 한 서원을 세우거나, 한 수기를 받거나, 한 법인에 머무는 것으로 끝난다는 생각을 내지 말 것이니, 한정된 마음으로 가장 훌륭한 바라밀을 행하지 말며, 한정된 마음으로 보살의 원만한 십지에 머물지 말며, 한정된 마음으로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지 말며, 한정된 마음으로 선지식을 섬기거나 공양하지 말 것이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한량없는 선근을 심을 것이며, 한량없는 도를 닦는 기구를 모을 것이며, 한량없는 보리의 인을 닦을 것이며, 한량없는 공교한 회향을 배울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 세계를 교화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의 마음을 비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의 근성을 알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의 이해를 인식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을 깨우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을 조복할 것이며, 한량없는 번뇌를 끊을 것이며, 한량없는 업과 버릇을 깨끗이 할 것이며, 한량없는 삿된 소견을 멸할 것이며, 한량없는 물든 마음을 없앨 것이며, 한량없는 깨끗한 마음을 낼 것이며, 한량없는 고통의 독한 화살을 뺄 것이며, 한량없는 애욕 바다를 말릴 것이며, 한량없는 무명의 어둠을 깨뜨릴 것이며, 한량없는 아만(我慢)의 산을 무너뜨릴 것이며, 한량없는 나고 죽는 속박을 풀 것이며, 한량없는 삼계의 흐름을 제도할 것이며, 한량없는 태어나는 바다를 말릴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오욕(五欲)의 구렁에서 나오게 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삼계의 감옥에서 떠나게 할 것이며, 한량없는 중생을 성인의 길에 둘 것이니라.
또 한량없는 탐욕의 행을 소멸할 것이며, 한량없는 성내는 행을 없앨 것이며, 한량없이 어리석은 행을 부술 것이며, 한량없는 마군의 그물을 찢을 것이며, 한량없는 마군의 업[事業]을 버릴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좋아하는 마음을 깨끗이 할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공교로운 방편을 자라게 할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높아지는 근(根)을 낼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결정한 알음알이를 일으킬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평등한 자체를 깨달을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훌륭한 공덕을 깨끗이 할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행의 바다를 다스릴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깨끗한 행을 만족할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세간의 행을 나타낼 것이며, 보살의 한량없는 방편의 행을 순종할 것이며, 한량없는 깨끗이 믿는 힘을 낼 것이며, 한량없이 정진하는 힘에 머물 것이며, 한량없는 바르게 생각하는 힘을 깨끗이 할 것이며, 한량없는 삼매의 힘을 만족히 할 것이며, 한량없는 깨끗한 지혜의 힘을 일으킬 것이며, 한량없이 훌륭하게 이해하는 힘을 굳게 할 것이며, 한량없는 복덕의 힘을 모을 것이며, 한량없는 지혜의 힘을 더할 것이며, 한량없는 보살의 힘을 낼 것이며, 한량없는 여래의 힘을 만족할 것이니라.
또 한량없는 법문을 분별하며, 한량없는 법문에 깊이 들어가며, 한량없는 법문을 깨끗이 하며, 한량없는 법의 광명을 내며, 한량없는 법의 비침을 지으며, 한량없는 무리들의 근성을 비치며, 한량없는 번뇌의 병을 알며, 한량없는 묘한 법의 약을 모으며, 한량없는 중생의 병을 치료하며, 한량없는 감로의 공양을 마련하며,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에 가며, 한량없는 여래께 공양하며, 한량없는 보살의 모인 곳에 들어가며, 한량없는 여래의 가르침을 받으며, 한량없는 중생들의 시끄러움을 참으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나쁜 갈래를 여의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에게 좋은 안락을 주며, 사섭법(四攝法)으로 한량없는 중생을 거둘 것이니라.
또 한량없는 다라니문[總持門]에 들어가며, 한량없는 큰 서원을 세우며, 한량없는 자비의 힘을 닦으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법을 구하며, 한량없는 생각의 힘을 일으키며, 한량없는 신통의 일을 일으키며, 한량없는 지혜의 광명을 깨끗이 하며, 한량없는 중생의 갈래에 가며, 한량없는 세계에 태어남을 받으며, 한량없이 차별한 몸을 나타내며, 한량없는 시끄러움과 고통을 받으며, 한량없는 범부의 법을 따르며, 한량없는 중생의 고통을 알며, 한량없는 부처님의 법을 말하며, 한량없는 안팎의 재물을 버리며, 한량없는 복밭의 경계를 베풀며, 한량없는 선근을 보호하며, 한량없는 선지식을 가까이 하며, 한량없는 자기의 종족을 조화하며, 한량없는 부처님 법을 닦으며, 한량없는 부처님 법을 말하며, 한량없는 계행 가짐을 찬탄하며, 한량없이 파계한 것을 깨달으며, 한량없이 공교한 법을 회향하며, 한량없는 꿈과 환술과 같은 법을 알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청정한 계율에 머물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에게 금강의 선정을 주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있다는 소견을 버리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삼계를 빨리 여의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내[我]가 없음을 보게 하며, 한량없는 중생으로 삼승을 깨닫게 할 것이니라.
또 한량없는 차별한 마음에 들어가며, 보살의 큰 경계를 생각하며, 보살의 큰 궁전에 있으며, 보살의 깊은 법을 관찰하며, 보살의 알기 어려운 경계를 알며, 보살의 행하기 어려운 행을 행하며, 보살의 존엄한 덕을 존중하며, 보살의 들어가기 어려운 자리를 밝히며, 보살의 가지가지 행을 알며, 보살의 두루 가득한 신통력을 나타내며, 보살의 평등한 법구름을 받으며, 보살의 가이없는 행의 그물을 넓히며, 보살의 가이없는 바라밀을 원만하며, 보살의 한량없는 수기를 받으며, 보살의 한량없는 참는 문에 들어가며, 보살의 한량없는 지혜와 신통을 갖추며, 보살의 한량없는 인연에 들어가며, 보살의 한량없이 알기 어려운 법을 보이며, 보살의 한량없이 짓는 업[作業]을 나타내며, 보살의 한량없는 삼독(三毒) 고통을 끊으며, 보살의 한량없는 미혹의 근본을 다하며, 한량없는 보살의 지위를 깨끗이 하며, 한량없는 법문을 말하며,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며, 한량없는 보살의 갑주(甲)를 입으며, 한량없는 여래를 받들어 섬기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행을 닦으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가르침을 받으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번뇌를 따르는 행을 알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번뇌 여의는 행을 알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하염 있는[有爲] 허물을 깨끗이 하며,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열반을 칭찬하는 깊은 이익을 알 것이니라.
또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공덕을 알며,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칭찬과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이름과 헤아릴 수 없는 열반의 이름과 헤아릴 수 없는 가지가지 세간법과 헤아릴 수 없는 세간의 법을 멸하는 것과 헤아릴 수 없는 묘한 행과 헤아릴 수 없는 말과 헤아릴 수 없는 번뇌의 섞인 행과 헤아릴 수 없는 번뇌를 없애는 행과 헤아릴 수 없는 묘한 행의 금강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말의 금강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번뇌에 섞인 금강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번뇌를 멸하는 금강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묘한 행의 비밀한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말의 비밀한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번뇌가 섞인 비밀한 글귀와 헤아릴 수 없는 번뇌를 멸하는 비밀한 글귀 등의 모든 것을 다 닦아 배울 것이니라.
선남자여, 요령을 들어 말하면, 마땅히 온갖 보살의 행을 두루 닦을 것이니 법의 평등함을 알기 때문이며, 온갖 중생 세계를 널리 교화할 것이니 잘 조복하는 까닭이며, 온갖 끝없는 겁에 들어갈 것이니 원력이 넓고 큰 까닭이며, 온갖 갈래에 두루 날 것이니 일부러 태어나는 까닭이며, 온갖 삼세의 지혜를 두루 알 것이니 따라서 깨닫는 까닭이며, 온갖 부처님의 법을 두루 행할 것이니 끝끝내 자체가 같은 까닭이며, 온갖 부처님의 세계를 두루 깨끗이 할 것이니 평등하게 장엄하는 까닭이며, 온갖 보살의 서원을 두루 만족할 것이니 자체가 원만한 까닭이며, 온갖 여래를 두루 공양할 것이니 훌륭한 서원이 앞에 나타나는 까닭이며, 온갖 보살의 원과 두루 같을 것이니 한 성품이 평등한 까닭이며, 온갖 선지식을 두루 섬길 것이니 가지가지 보살의 행을 구하여 저의 마음으로 하여금 기쁘게 하기 때문이니라.”
“또 선남자여, 그대는 이것으로 인하여 선지식을 구할 때에 몸이나 마음에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하리니, 선지식을 볼 적에 싫증을 내지 말며, 선지식에게 물을 적에 수고를 생각하지 말며,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되 물러가지 말며, 선지식에게 공양하기를 사이가 끊이지 않게 하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따르고 어기지 말며, 선지식이 가진 공덕을 의심하지 말며, 선지식이 벗어나는 문을 연설함을 듣고는 결정한 뜻을 내며, 선지식이 번뇌를 따르는 행을 보아도 혐의하지 말며, 선지식에게 신심 낸 것을 변하지 말 것이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보살이 선지식으로 인하여 모든 보살의 행을 들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공덕을 이루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큰 서원을 세우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선근을 일으키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도를 돕는 법을 모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법의 광명을 개발(開發)하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벗어나는 문을 성취하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청정한 계행을 닦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공덕의 법에 머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제 성품을 깨끗이 하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굳은 뜻을 발명(發明)하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다라니 변재문을 갖추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깨끗한 광[藏]을 내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지혜 광명을 나타내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더 좋은 원을 얻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모든 보살과 같은 서원을 얻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훌륭한 법을 들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비밀한 곳에 이르느니라.
또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법 보배의 섬에 이르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선근의 싹을 자라게 하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지혜 바다를 넓히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비밀한 광을 수호하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복덕 더미를 맡아 가지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태어나는 길을 깨끗케 하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바른 법의 구름을 받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출세간의 도에 들어가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큰 즐거움을 일으키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여래의 보리과를 얻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묘한 행을 거두어 지니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공덕을 드러내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여러 곳에 가서 묘한 법을 들으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마음을 연설하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사랑하는[大慈] 힘을 성취하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불쌍히 여기는[大悲] 힘을 내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의 자재한 힘을 거두어 가지며, 보살의 보리분법을 내며, 선지식으로 인하여 보살을 이익케 하는 일을 짓느니라.
선남자여, 모든 보살이 선지식의 맡아 유지함으로 말미암아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성취 시킴으로 말미암아 자재하게 태어나며, 선지식의 보여 줌으로 말미암아 숙명통을 얻으며, 선지식의 열어 보임으로 말미암아 온갖 겁을 알며, 선지식의 거두어 줌으로 말미암아 대승에서 물러가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살펴봄으로 말미암아 보살의 계율을 범하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수호함으로 말미암아 나쁜 사람을 따라가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길러 줌으로 말미암아 보살의 법을 잃어버리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거두어 줌으로 말미암아 범부의 지위[地]를 뛰어나며, 선지식의 가르침으로 말미암아 이승의 자리에 들어가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이끌어 줌으로 말미암아 세간에서 벗어나며, 선지식의 두호함으로 말미암아 세간법에 물들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어루만짐으로 말미암아 보살의 행을 닦으매 마음이 산란하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도를 돕는 기구[助道具]를 마련하되 마음이 굽히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세력으로 말미암아 번뇌와 업의 파괴함을 받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맡아 주심으로 말미암아 마군의 무서움을 느끼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욕을 참는 갑주로 말미암아 나쁜 말로 욕설함을 받으며, 선지식의 위로함으로 말미암아 세상의 고통과 쾌락을 걱정도 기뻐도 아니하며, 선지식의 키워 주심으로 말미암아 교만을 없애고 항상 법을 사랑하며, 선지식의 수호함으로 말미암아 보살의 계율이 원만하여지느니라.
또 선지식의 위력으로 말미암아 모든 법을 알아도 마음에 얻음이 없으며, 선지식의 위로함으로 말미암아 삼계에 있어도 공포한 마음이 없으며, 선지식의 가르침으로 말미암아 공교하게 삼계에서 뛰어나는 길을 알며, 선지식의 권고로 말미암아 깊은 법을 믿어 마음에 싫음이 없으며, 선지식의 지도로 말미암아 명리(名利)나 교만의 핍박을 받지 아니하며, 선지식의 연설로 말미암아 숙명통을 얻고 지나간 세상의 원인을 알며, 선지식의 가피(加被)로 말미암아 오는 세상에서 방편을 얻으며, 선지식의 방편 지혜를 얻게 함으로 말미암아 삼세의 일을 알며, 선지식의 거두어 줌으로 말미암아 중생들의 의보(依報)와 정보(正報)를 변하게 하며, 선지식의 널리 수호함으로 말미암아 속으로 부끄러움을 품어 선한 일을 구족하며, 선지식의 순종하는 힘으로 말미암아 화평한 얼굴과 부드러운 말로 중생을 인도하며, 선지식의 수행하는 힘으로 말미암아 없어진다는 소견과 늘 있다는 소견을 여의며, 선지식의 따라 수호함으로 말미암아 이롭고 쇠하고 훼방하고 칭찬하는 따위를 멀리 여의며, 선지식의 일러 줌으로 말미암아 자기의 잘한 것은 말하지 않고 다른 이의 공덕을 칭찬하며, 선지식의 공교하게 보여 줌으로 말미암아 보리분법(菩提分法)을 부지런히 닦으며, 선지식의 결정하여 줌으로 말미암아 경전의 깊은 이치를 연설하며, 선지식의 권하여 닦게 함으로 말미암아 두타(頭陀)의 공덕을 좋게 여겨 성취하며, 선지식의 지도로 말미암아 공한 법에 좋은 방편을 얻느니라.
2) 소개하는 까닭
선남자여, 또 선지식을 의지하고 섬김으로 말미암아 보살마하살의 한량없고 가이없는 보리분법(菩提分法)을 자라게 하나니, 왜냐 하면 선남자여, 선지식은 나쁜 법을 깨끗이 하며, 여러 가지 속박하고 장애함을 물리치며, 무명의 캄캄한 구름을 헤쳐 버리고, 모든 잘못된 소견에 얽매임을 풀어 버리며, 나고 죽는 괴로운 성에서 벗어나게 하며, 머물러 집착하는 곳을 여의게 하며, 나쁜 마군의 그물을 찢으며, 고통의 독화살을 뽑으며, 무명의 깊은 숲에서 벗어나게 하며, 잘못된 소견의 들에서 초월하게 하며, 번뇌와 업의 흐름을 건너게 하며, 애욕의 수렁에서 빼어나게 하며, 나쁜 길에 들지 않게 하며, 보리의 길을 보여 주며, 방탕하지 않는 데 머물게 하며, 수행하는 곳에 이르게 하며, 일체지의 성품을 깨끗케 하며, 지혜의 눈을 더 늘게 하며, 보리의 마음을 기르게 하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며, 보살의 행을 말하며, 모든 바라밀을 가르치며, 온갖 보살의 지혜에 있게 하며, 여러 잘 참는 문을 얻게 하며, 모든 선근을 내게 하며, 도를 돕는 기구를 마련하며, 모든 공덕을 베풀어 주며, 여러 여래 계신 데 이르게 하며, 모든 공덕의 법을 보이며, 모든 이익을 권하여 닦게 하며, 닦아야 할 도를 일깨우며, 나고 죽는 데서 벗어나는 문을 보여 주며, 모든 나쁘고 험한 길을 막으며, 진실한 도에 들어가게 하며, 법의 광명으로 널리 비치며, 법비로 널리 적시며, 스승과 어른을 존중(尊重)하게 여기고 게으르지 않게 하며, 깨끗하고 선한 법에 들어가 싫은 마음이 없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선지식은 교수하는 스승과 같으니 좋은 말로 가르쳐 보이는 연고며, 선지식은 동무[伴侶]와 같으니 아란야(阿蘭若)에 함께 있고 여의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은 훌륭한 신통과 같으니 가지가지 자재함을 나타내는 연고며, 선지식은 금강검과 같으니 번뇌와 수면(隨眠)을 끊는 연고며, 선지식은 친히 가르치는 스승과 같으니 다섯 가지 범한 죄를 참회하여 없애는 연고며, 선지식은 선정[靜慮]과 같으니 모든 따르는 번뇌를 멸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마니 거울과 같으니 눈앞에서 숙명통을 증득케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다리와 같으니 모든 생사의 흐름을 건너게 하는 연고니라.
선지식은 의심 그물을 끊나니 업이 다르게 익는 것[異熟]을 잘 결단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편안히 있게 하나니 물러가지 않는 자리에 빨리 들어가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깊이 믿게 하나니 미세한 업과 과보를 스스로 보는 듯이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잘 닦도록 권하나니 온갖 나쁜 법을 나무라는 연고며, 선지식은 지혜의 눈이니 온갖 법에 집착하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은 마음의 등불 같으니 본래 각의 성품을 따라 깨달은 연고며, 선지식은 길을 말하는 이와 같나니 대장부의 모일 곳을 말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나쁜 벗을 버리나니 나쁜 사람이 있는 곳에는 들어가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은 잘못된 계율을 버리나니 옳은 계율을 자라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제 때에 맞는 말을 가르치나니 중생의 근성을 따라 말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순종하여 닦음을 권하나니 옷과 밥을 버리고 중생을 거두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지도하는 스승이니 말한 대로 닦아 행하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깊이 들어가게 하나니 평등히 가지고[等持] 평등히 이르는 데[等至] 모두 깊이 들어가는 연고며, 선지식은 좋은 의원과 같으니 음식을 절조 있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유가(瑜伽)의 선생과 같나니 서로 응하는 행이 나아가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나타내어 보이나니 보살의 좋은 경계를 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깨닫게 하나니 모든 법의 본 성품을 깨닫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편안하게 위로하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근심이 없게 하는 연고니라.
선지식은 얽는 노끈과 같나니 중생을 붙들어 부처님 지혜에 들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임금의 옥새와 같으니 온갖 법에 걸림이 없는 연고며, 선지식은 이끌어 내는 것이니 중생을 이끌어 온갖 것을 아는 종자 지혜에 나아가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법의 동산과 같으니 보살들이 좋아하는 곳인 연고며, 선지식은 용맹한 대장과 같으니 온갖 마군을 항복 받는 연고며, 선지식은 크게 밝은 주문과 같으니 모든 액난을 제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배와 같으니 나고 죽는 데를 건너 저 언덕[彼岸]에 이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여의주와 같으니 소원대로 만족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구원하는 이니 나쁜 갈래에서 중생을 구원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앞에서 인도하는 이니 부처님의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을 닦는 연고며, 선지식은 장엄거리와 같으니 깨끗한 법신을 장엄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영락과 같으니 보리심을 낸 부처님 제자들을 장엄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맏아들과 같으니 부처님의 대를 이어 끊이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은 어진 덕병(德甁)과 같으니 부처님의 지혜와 공덕을 원만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깨끗한 마니와 같으니 모든 더러운 마음을 맑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청정한 계율과 같으니 세 가지 업을 깨끗이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열쇠와 같으니 온갖 해탈문을 여는 연고며, 선지식은 큰 길에 다니는 것과 같으니 부처님의 지혜와 행으로 행하는 곳인 연고며, 선지식은 부처님의 경계니 이승(二乘)의 경계가 아닌 연고니라.
선지식은 바른 지혜로 가르침과 같으니 삼승(三乘)들의 알 수 있는 경계가 아닌 연고며, 선지식은 비슷하게 흐르는 과[等流果]와 같으니 종자 지혜와 같은 종류에서 나는 연고며, 선지식은 깨끗한 눈과 같으니 중생에게 험난한 길을 보이는 연고며, 선지식은 다라니와 같으니 공부하는 중생을 거두어 지니는 연고며, 선지식은 꺼내어 일으키는 것이니 모든 지혜의 밝음을 꺼내어 일으키는 연고며, 선지식은 끊어 없애는 것이니 모든 무명의 어둠을 없애는 연고며, 선지식은 가장 좋은 약과 같으니 중생들의 번뇌 병을 다스리는 연고며, 선지식은 다하지 않는 광[藏]과 같으니 중생들의 가지가지 소원을 만족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좋은 방편과 같으니 공교롭게 부처님 지위를 증득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문과 같으니 욕심 적고 만족함을 알고 행하는 길인 연고며, 선지식은 능히 짓는 업과 같으니 깨끗한 업을 닦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길을 말하는 이와 같으니 험하고 곤란한 인연을 멀리 여의는 연고며, 선지식은 선정[止]·지혜[觀]와 같으니 온갖 목마르듯 사랑함을 쉬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지혜를 말하는 것이니 나지 않는 깊은 이치에 들어가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밝게 비치는 것이니 원인과 결과가 무너지지 아니함을 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고요한 땅과 같으니 마음을 고요히 하고 도를 닦는 연고며, 선지식은 도를 보이는 것이니 여래의 모인 곳에 이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해와 달과 같으니 깊고 깊은 법을 비추어 밝히는 연고며, 선지식은 지도하는 스승과 같으니 미세한 지혜를 분별하는 연고니라.
또 선지식은 깨닫게 하는 이니 모든 법이 꿈과 환술과 같음을 깨닫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훌륭한 모범이 되나니 중생들을 따라 항상 두호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세간을 아는 지혜니 가고 오고 말하고 잠잠함에 마음이 어지럽지 아니한 연고며, 선지식은 착하지 아니한 마음을 싫어하나니 성품이 스스로 깨달아서 어리석음을 멀리한 연고며, 선지식은 어른을 받들어 섬기나니 나[我]라는 집착과 남[人]이란 집착과 게으름이 없는 연고며, 선지식은 모든 미혹을 소멸하였으니 내 몸과 남의 몸을 얻을 수 없는 줄을 보는 연고며, 선지식은 깨달은 지혜를 갖추었으니 세간과 출세간을 따라서 깨달은 연고며, 선지식은 이익 없는 일을 여의었으니 자신과 다른 이로 하여금 존재[有]를 넘어서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진실한 지혜이니 모든 나고 없어지는 자체를 아는 연고며, 선지식은 얻음도 없고 근심도 없나니 지난 세상의 업의 자체를 관찰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두타(頭陀)의 행에 머물렀으니 보살의 법으로 늘 씻는 연고며, 선지식은 이치에 걸림이 없으니 차별하고 참된 자체를 깨달은 연고며, 선지식은 찬탄함을 구하지 않나니 자기 덕을 나타내지 않아도 더욱 존경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묘하게 아는 지혜를 갖추었으니 자기의 업과 과보를 깊이 깨달은 연고며, 선지식은 집에 있음을 여의었으니 이롭게 봉양함을 친근하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은 멀리 여의는 행에 머물렀으니 뜻 없는 말을 버리고 진실에 가까운 연고니라.
또 선지식은 바른 경계를 행하나니 사념처(四念處)를 부지런히 닦는 연고며, 선지식은 문답을 잘하나니 온갖 문답에 모르는 것이 없는 연고며, 선지식은 외도의 언론을 잘 부수나니 이론을 잘 전개하여 잘못된 소견을 깨뜨리는 연고며, 선지식은 빈궁함을 싫어하지 않나니 그들에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는 연고며, 선지식은 법으로 거두나니 진실한 법에 깊이 들어가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재물로 거두나니 중생들로 하여금 선한 행을 닦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항상 닦아 만족함을 아나니 수호하는 모든 허물을 떠난 연고며, 선지식은 깨끗한 계행을 찬탄하나니 가지가지 계행의 과보를 체험하여 이해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계행 파함을 꾸짖으니 계행을 파한 여러 가지 허물을 깊이 깨달은 연고며, 선지식은 계행을 구족하나니 거짓이 없고 이치와 같이 받아 가지며 바르게 생각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잘 관찰하나니 선하고 선하지 못한 모든 법을 부지런히 묻는 연고며, 선지식은 앞서서 지도하는 이니 중생들을 권하여 부처님의 보리를 부지런히 닦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물러가지 않는 자리에 머무나니 네 가지 뒤바뀐 것을 버리며 뒤바뀐 성품을 아는 연고며, 선지식은 진실한 모양에 머무나니 모든 법이 모두 모양 없음을 널리 아는 연고며, 선지식은 진실한 이해에 머무나니 식(識)이 멸하면 명색(名色) 따위의 법이 생기지 않음을 아는 연고며, 선지식은 두려움 없음을 얻었으니 부처님의 깊은 법문의 자체와 모양과 작용을 깨달은 연고며, 선지식은 깨끗한 계율이 머무는 곳이니 보살의 계 자체와 계의 모양을 잘 아는 연고니라.
또 선지식은 선정의 문에 깊이 들어갔으니 욕심의 수렁을 여의고 삼매에 머무는 연고며, 선지식은 마음에 때가 없으니 번뇌의 얽힘을 여의고 깨끗한 마음에 머무는 연고며, 선지식은 모든 총지(總持)를 얻었으니 실상대로 연설하여 고집하는 마음이 없는 연고며, 선지식은 깊은 문을 아나니 법의 근본 성품에 두루 들어간 연고며, 선지식은 믿는 마음이 머무는 곳이니 선한 법의 근본에 머무는 연고며, 선지식은 고요한 가르침에 머무나니 모든 목마른 애정을 없애는 연고며, 선지식은 정직한 도에 머무나니 괴로움과 내가 없음[無我]을 아는 연고며, 선지식은 보살의 지위에 머무나니 십지(十地)를 분명히 아는 연고며, 선지식은 지혜의 자리[慧地]니 모든 법에 의혹이 없는 연고며, 선지식은 부처님의 자리[佛地]니 보살의 법을 능히 내는 연고며, 선지식은 진실한 도에 머무나니 온갖 이승들이 알지 못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다함 없는 변재를 얻었으니 진실한 지견(知見)의 자체를 말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근심과 시끄러움을 여의었으니 나고 죽는 고통이 본래 나(我)라고 할 것이 없음을 아는 연고며, 선지식은 글자의 경계가 아니니 말로는 할 수 없는 줄을 아는 연고며, 선지식은 나는 것이 없는 법에 머물렀으니 식(識)의 성품을 얻지 못할 줄 아는 연고며, 선지식은 능히 고요하나니 모든 번뇌를 멸한 연고며, 선지식은 잘못된 소견을 멸하였으니 바른 소견에 편안히 머문 연고니라.
또 선남자여, 선지식은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으니 일체 불종(佛種)의 성품을 내는 연고며, 선지식은 엄한 아버지와 같으니 엄청난 이익을 친히 부촉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유모와 같으니 잘 수호하여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선생과 같으니 보살의 배워야 할 법을 보여 주는 연고며, 선지식은 길잡이와 같으니 깊고 깊은 바라밀을 보여 주는 연고며, 선지식은 의원과 같으니 가지각색 번뇌의 병을 다스리는 연고며, 선지식은 설산(雪山)과 같으니 일체종지(一切種智)의 약을 자라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용맹한 대장과 같으니 모든 공포를 멸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뱃사공과 같으니 나고 죽는 큰 물을 건너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은 자본주[商主]와 같으니 일체 지혜 보배의 섬에 이르게 하는 연고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만일 이렇게 마음을 작정하고 바르게 생각하면 여러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게 되리라.
또 선남자여, 그대가 모든 선지식을 섬기려면 땅과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평등하게 받아 가지고도 고달프지 않는 연고며, 그대는 마땅히 선지식에게 금강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평등한 소원을 깨뜨리지 못하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철위산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온갖 고통이 흔들지 못하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시중하는 마음을 일으킬 것이니 가르치는 것을 모두 순종하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제자란 마음을 일으킬 것이니 가르치는 훈계를 어기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하인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여러 가지 제가 할 일을 싫어하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큰 불길 같은 마음을 일으킬 것이니 모든 번뇌를 태우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품팔이군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시키는 것을 거스르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 똥치는 사람[除糞人]의 마음을 낼 것이니 온갖 교만한 마음을 버리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큰 물과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모든 번뇌의 때를 씻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큰 바람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중생의 교만한 산을 허무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큰 허공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다섯 욕심 경계에 장애되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바다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모든 공덕 보배가 원만한 연고며, 선지식에게 보름달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서늘하고 깨끗한 법을 만족하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사자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다니거나 머무는 곳에 마군과 악한 짐승을 잡아 씹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말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사람의 이르는 곳을 따라 나쁜 성질을 여의는 연고니라.
선지식에게 소와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중생을 이익케 하기를 게으르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사문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정당한 생활로 나쁜 짓을 여의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연꽃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계행과 지혜가 깨끗하여 욕심 수렁에 물들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자본주[商主]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부처님 지혜의 성(城)에 인도하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큰 수레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무거운 짐을 운반하면서도 은혜 갚기를 바라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길든 코끼리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항상 복종하고 사납지 아니한 연고며, 선지식에게 태산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온갖 것을 맡아 가지고도 기울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순한 개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본래의 주인을 해롭히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전다라(?茶羅)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스스로 천한 체하고 나와 남이란 생각이 없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거세(去勢)된 소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항상 순종하고 성내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가까이 머물고자 하는 마음을 낼 것이니 스승을 순종하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배와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길 나선 사람들을 건네 주면서 고달픈 줄을 모르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다리와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중생을 제도하여 저 언덕에 이르게 하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효자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여 뜻을 거스르지 않는 연고며, 선지식에게 왕자와 같은 마음을 낼 것이니 왕의 명령을 따르고 거역하지 않는 연고니라.
또 선남자여, 마땅히 자기 몸에는 병든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의원인 생각을 내고, 말하는 법문에는 약이란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병이 쾌차한 생각을 낼 것이니라. 자기 몸에는 먼 길 떠난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길잡이란 생각을 내고, 말하는 법문에는 바른 길이란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멀리 가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선남자여, 자기 몸에는 물을 건너려는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사공이란 생각을 내고, 말하는 법문에는 노[舟?]라는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언덕에 도달하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자기 몸에는 농사꾼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용왕이란 생각을 내고, 말하는 법문에는 알맞게 내리는 비라는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곡식이 익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자기 몸에는 가난한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비사문(毘沙門)이란 생각을 내고, 설법에는 재물이란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넉넉해지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또 자기 몸에는 제자란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선생이란 생각을 내고, 설법에는 기술이란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전부 배운다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자기 몸에는 두려운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용맹하고 굳세다는 생각을 내고, 설법에는 병장기란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원수를 없앤다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자기 몸에는 장사꾼이란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길잡이라는 생각을 내고, 설법에는 보물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보물을 얻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선남자여, 자기 몸에는 아들이란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부모란 생각을 내고, 설법에는 집안 살림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살림을 이어받는 생각을 낼 것이니라. 자기 몸에는 왕자라는 생각을 내고, 선지식에게는 대신(大臣)이란 생각을 내고, 설법에는 왕의 명령이란 생각을 내고, 닦는 행에는 지혜란 생각, 왕성(王城)에 있는 생각, 왕관을 쓴 생각, 정수리에 임금의 비단을 맨 생각을 낼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이런 마음을 내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선지식을 섬길 것이니, 왜냐 하면 온갖 보살이 이런 마음으로 선지식을 섬기면서 자기의 소원을 깨끗하게 하는 까닭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선지식으로 인하여 모든 선근을 늘리나니, 마치 설산이 약초를 자라게 함과 같고, 선지식으로 인하여 부처님의 법그릇을 이루나니, 마치 바다가 여러 강을 받아들임과 같고, 선지식으로 인하여 공덕의 처소를 이루나니 마치 바다가 여러 가지 보배를 냄과 맹렬한 불이 진금(眞金)을 단련함과 같고, 선지식으로 인하여 세간을 벗어나니 마치 수미산이 큰 바다에서 솟아남과 같고, 선지식으로 인하여 세간법에 물들지 아니하니 마치 연꽃에 물이 묻지 않음과 같고, 선지식으로 인하여 나쁜 것을 받지 아니하니 마치 바다가 송장을 묵히지 않음과 같고, 선지식으로 인하여 흰 법[白法]을 늘리나니 마치 초승달이 점점 뚜렷함과 같고, 선지식으로 인하여 법계를 밝게 비추나니, 마치 밝은 해가 사천하에 비침과 같고, 선지식으로 인하여 서원을 늘게 하나니 마치 부모가 아기를 기름과 같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지금 대강 말하였거니와, 보살이 선지식을 부지런히 찾고 가르침에 순종하면 열 곱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공덕을 성취하며, 열 곱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깊은 마음을 깨끗이 하며, 열 곱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보살의 근기를 늘게 하며, 열 곱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백천억 나유타 위덕의 힘을 구족하며, 열 곱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보살의 장애를 끊어 버리며, 열 곱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마군의 경계를 초월하며, 열 곱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법문에 깊이 들어가며, 열 곱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도를 돕는 일을 원만하며, 열 곱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묘한 행을 닦으며, 열 곱 말할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백천억 아승기 큰 서원을 일으키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다시 간략히 말하리니, 온갖 보살의 행과 온갖 보살의 바라밀과 온갖 보살의 머무는 지위와 온갖 보살의 편안히 참은 문과 온갖 보살의 삼매문과 온갖 보살의 신통한 지혜와 온갖 보살의 총지하는 문과 온갖 보살의 회향하는 지혜와 온갖 보살의 사무량(四無量)과 온갖 보살의 광대한 서원과 온갖 보살의 모든 부처님 법을 두루 성취하는 것이, 모두 선지식의 힘을 말미암아 원만하며, 선지식으로 근본을 삼으며, 선지식으로 좇아오며, 선지식을 의지하여 생기며, 선지식을 의지하여 자라며, 선지식을 의지하여 머물며, 선지식으로 인연이 되며, 선지식이 일으키는 것이니라.”
3) 보살의 법을 문답
이 때에 선재동자가 성자에게 아뢰었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지금 온갖 선한 법이 선지식으로부터 생기는 줄을 알았사오나, 어찌하여야 선지식들의 선한 법에서 빨리 원만하며 빨리 깨끗하여 잃어버리지 않겠나이까?” “두 가지 계율을 구족하게 받아 지니면 선지식의 법을 원만하느니라. 그 두 가지란 하나는 보살계요, 둘은 별해탈계(別解脫戒)이다. 이 두 가지 계를 가지면 선지식의 법을 원만하리니,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가지는 계를 가지지 않고 다른 이로 하여금 계를 갖게 하며, 자기는 조복하지 못하고 다른 이를 조복하는 일은 옳지 아니하니라. 만일 보살이 두타의 공덕을 구족하고 원만하면 이 두 가지 계는 모두 깨끗하여 선한 법을 잃지 아니하느니라.” “거룩하신 이여, 무엇을 두타의 공덕이라 하나이까?” “선남자여, 두타라 함은 보살의 십이두타(十二頭陀)를 말함이다. 그 열 두 가지란 첫째는 누더기옷[納衣]이니, 누더기옷이라 함은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갖추면 누더기옷을 원만히 성취하느니라. 열 가지 법은 하나는 부지런히 닦아 견고함이요, 둘은 마음이 항상 겸양함이요, 셋은 몸과 마음이 고달프지 않음이요, 넷은 옷에 마음이 끌리지 않음이요, 다섯은 견고하게 널리 여의는 것을 좋아함이요, 여섯은 견고한 공덕을 성취함이요, 일곱은 훌륭한 덕행을 스스로 드러내지 않음이요, 여덟은 다른 이에게 교만하지 않음이요, 아홉은 깨끗한 계행을 두호하여 원만함이요, 열은 모든 선한 남자를 가까이 할 만한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깨끗이 믿는 마음에 머물러 구족하게 원만함이니, 이 마음으로 말미암아서 여래의 청정한 교법을 듣고는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고 부처님 법을 부지런히 닦아 파괴하지 아니하며, 부지런히 닦으므로 몸과 마음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얻을 것을 견고하게 성취하며, 마음이 견고하므로 항상 겸손하며, 마음이 겸손하므로 내가 없음을 성취하며, 내가 없음을 얻고는 교만한 마음이 없으며, 교만한 마음이 없이 겸손한 힘으로 말미암아 남이 버리는 것을 주워서 빨고 물들여 옷을 만들며, 번뇌를 여의어 마음에 싫어함이 없으며, 탐심도 없고, 몸을 가리어 추위와 더위만을 막으며 도업을 닦을 뿐이요, 다시 돌아볼 것이 없으며, 이 누더기옷에 허물을 보지 않고 더러움을 생각지 아니하며, 누더기옷이 가진 공덕만 보나니 탐욕을 떠난 사람이라야 이 옷을 입으며, 이 옷을 입는 이는 마음에 번뇌가 없나니, 이는 성현의 종자요 보살의 행을 순종하여 모든 여래가 칭찬하는 바니라.
이러한 인연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높은 체하지 아니하고, 높은 체하지 아니하므로 다른 이를 혐의[嫌]하지 아니하며, 높은 체하고 혐의함을 여의었고, 계행이 원만하므로 가까이 할 만한 것이니, 부처님과 보살이 보호하여 생각하는 바이며, 하늘·임금·찰제리·바라문 등이나, 도시나 시골에 있는 모든 이들의 보고 듣는 이가 모두 기뻐하며, 공경하고 예배하고 함께 찬탄하여 그 덕을 칭찬하며, 우리들이 복이 있어서 이런 사람과 이 국토에 같이 머문다고 말하며, 이 나라에서 범행을 같이 닦는 이가 모두 즐거워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며, 누더기옷의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히 원만하면 삼의(三衣)를 성취하느니라. 그 열 가지 법이란, 하나는 만족한 줄 앎을 성취하고, 둘은 욕심 적음을 성취하고, 셋은 많이 구함을 여의고, 넷은 모아 쌓음을 여의고, 다섯은 잃어버림을 여의고, 여섯은 몸의 고통을 여의고, 일곱은 걱정을 여의고, 여덟은 번뇌를 여의고, 아홉은 가지고 버림을 여의고, 열은 번뇌가 없어지는 도를 향함이니라.
선남자여, 이와 같이 보살이 욕심이 적으므로 삼의(三衣)를 얻고 가리는 분별이 없어 기쁘고 만족함을 성취하고, 만족함을 얻고는 많이 구함을 여의고, 많이 구하지 아니하므로 쌓아 두는 일이 없고, 쌓아 두지 아니하므로 잃어버릴 걱정이 없고, 잃어버릴 걱정이 없으므로 몸에 고통이 없고, 몸에 고통이 없으므로 마음에 걱정이 없고, 마음에 걱정이 없으므로 번뇌를 여의고, 번뇌가 생기지 않으므로 가지고 버림이 멀어지고, 가지고 버림이 멀어지므로 번뇌가 없어지는 도에 향하나니,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여 삼의의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고 원만하면 탐욕에 물듦을 따르지 않는 옷을 성취하나니, 그 열 가지 법이란, 하나는 탐욕을 따르지 아니하고, 둘은 성내는 것을 따르지 아니하고, 셋은 어리석은 행을 따르지 아니하고, 넷은 분노한 행을 따르지 아니하고, 다섯은 심술궂고 사나운 청을 따르지 아니하고, 여섯은 질투를 따르지 아니하고, 일곱은 아끼고 인색한 행을 따르지 아니하고, 여덟은 교만을 따르지 아니하고, 아홉은 소문과 칭찬과 권속의 행함을 따르지 아니하고, 열은 가까이 하고 공양하고 재물로 행함을 따르지 아니함이니라.
선남자여, 이 탐욕과 물드는 따위의 행함을 따르지 아니하므로 네 가지 마군의 굴복을 받지 아니하며 훼방하고 욕설함을 만나도 겁약하지 않고 존중히 여겨도 높은 체하지 않나니, 이러므로 모든 물드는 행을 따르지 아니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고 물듦을 따르지 않는 옷의 묘한 행의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 원만하면 항상 걸식함을 성취하나니 하나는 자비한 마음으로 거두어 줌이요, 둘은 차례로 걸식함이요, 셋은 스스로 번뇌를 내지 않음이요, 넷은 만족한 줄 앎을 성취함이요, 다섯은 함께 나누어 먹음이요, 여섯은 맛나는 음식을 즐기지 않음이요, 일곱은 음식의 분량을 앎이요, 여덟은 선한 법을 빨리 얻음이요, 아홉은 선근이 만족함을 원함이요, 열은 화합한 모양을 여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어떤 것을 말하여 보살이 자비한 마음으로 거두어 주며 내지 화합한 모양을 여의는 것이라 하는가 하면, 만일 보살이 고뇌하고 핍박 받는 중생이 선근이 적음을 보고는, 그들의 선근을 원만하기 위하여 중생을 따라 자비한 마음으로 거두어 주고, 만일 보살이 평등한 자비심을 따라서 차례로 다니며 걸식하고, 걸식할 때에 성읍(城邑)에 이르게 되면 위의를 정돈하고 모든 감관을 잘 거두며,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앞을 바로 보면서 천천히 걷되 일곱 걸음을 넘기지 말고, 바른 생각으로 선한 법에 머물러 큰 집을 택하지도 않고 미천한 집을 버리지도 않으며, 나쁜 짓을 하는 전다라 따위에게는 혐의를 방비하기 위하여 가지 아니하며, 만일 자비한 마음으로 평등하게 거두어 주면 끝까지 버리지 않고, 차례를 따라 걸식할 적에는 번뇌를 내지 아니하며, 설사 밥을 얻지 못하더라도 성을 내지 아니하며, 이렇게 만족함을 알고 주는 대로 받고 좋고 나쁜 것을 가리지 아니하며, 보살이 이렇게 차례대로 걸식한 것을 가지고 부처님 앞이나 탑 앞에 가서 존중한 마음으로 공경하여 공양할 것이니라.
그렇게 공양하고는 본래 있는 데로 돌아와서 네 몫으로 나누어, 한 몫은 같이 닦는 동무에게 주고, 한 몫은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고, 한 몫은 옥에 갇힌 이에게 주고, 한 몫은 자기가 먹을 것이며, 한 몫을 먹는 데도 맛난 것을 탐내지 말고, 몸의 병을 다스릴 것을 생각하면, 몸이 편안히 살아가게 될 것이며, 먹을 때에는 너무 적게 먹고 허약하여서 선한 업을 닦는 데 방해되지 말고, 또 너무 많이 먹고 몸이 고단하여 잠이 들게 하지 말며, 이 음식으로 인하여 부지런히 정진하고 선한 법을 빨리 얻을 것이며, 보살이 온갖 보리분법(菩提分法)과 선근을 원만하기 위하여, 또 화합한 모양을 멀리 여읠 것이며, 화합한 모양을 여의고는 나라는 집착을 여의어 내가 없음을 성취할 것이며, 몸에 있는 살과 피와 밖에 딸린 재물까지 아까운 생각을 내지 말고 중생들에게 주어 함께 사용할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게 원만하면 한 자리에 앉아서 먹는 일을 성취하느니라. 그 열 가지란 하나는 보살과 같이 한 번 도량에 앉음이요, 둘은 마군을 항복 받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셋은 세간에서 뛰어나는 선정을 성취하여 동요하지 않고, 넷은 출세간의 지혜를 성취하여 동요하지 않고, 다섯은 출세간의 반야를 성취하여 동요하지 않고, 여섯은 법이 공한 것을 성취하여 동요하지 않고, 일곱은 참된 도리를 증득하여 동요하지 않고, 여덟은 진실한 짬[際]을 성취하여 동요하지 않고, 아홉은 진여와 같은 성품을 성취하여 동요하지 않고, 열은 일체지(一切智)를 성취하여 동요하지 않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 한 자리에 앉는 것은 한 번 법답게 앉는 것이니 보살이 그것을 의지하여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보살이 한 번 앉음을 성취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고 한 번 앉아서 먹는 묘한 행의 공덕을 성취함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한 번 먹음을 원만하게 성취하나니, 하나는 먹을 적에 성품이 탐하지 않음을 성취하고, 둘은 먹을 적에 성품이 물들지 않음을 성취하고, 셋은 밥을 얻을 때마다 만족함을 알고, 넷은 먹을 때를 의지하고 때 아닐 적에 떨어지지 말며, 다섯은 이롭게 공양하기 위한 것은 먹지 말고, 여섯은 맛나는 음식을 만나도 먹지 아니하고, 일곱은 다른 이가 먹는 것을 보고 성내지 아니하고, 여덟은 다른 이가 먹는 것을 시기하지 아니하고, 아홉은 목숨이 다할 때까지도 한 번만 먹고, 열은 먹을 적에 약이란 생각을 낼 것이니, 선남자여, 이것이 열 가지 법으로 한 번 먹는 묘한 행의 공덕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아란야 법을 원만하나니, 하나는 오래도록 범행(梵行) 닦음을 성취하고, 둘은 깨끗한 계율과 행동을 성취하고, 셋은 모든 감관이 산란하지 않음을 성취하고, 넷은 많이 듣기를 좋아함을 성취하고, 다섯은 온갖 곳에 두루한 힘을 성취하고, 여섯은 나라는 집착 여읨을 성취하고, 일곱은 몸을 헤아리지 않음을 성취하고, 여덟은 항상 멀리 여읨을 성취하고, 아홉은 바른 법이 앞에 나타남을 성취하고, 열은 혼자 있기 좋아함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어떤 것이 보살의 오래도록 범행을 닦음이며 내지 혼자 있기 좋아함을 성취함인가 하면, 이와 같이 보살이 출가하고는 부처님의 말씀하신 교법에서 삼륜(三輪)을 구족하여 계율의 인(印)이 깨끗하며, 모든 계율에서 공교함을 얻어 다른 이의 가르침을 말미암지 않고 스스로 알게 되는 것이니, 이치의 공교함을 따라 행을 닦고 글의 공교함을 따라 지니고 잊지 아니하며, 벗어나는 중요한 도(道)에는 공교하게 순종하며, 다섯 가지 범한 죄[五犯聚]를 공교하게 참회하며, 가고 머무는 데 범죄의 경계를 여의며, 나쁜 사람에게는 항상 두려워하며 내지 조그만 죄라도 숨기지 아니하며, 여러 가지 배울 곳에 죄 있고 죄 없음을 잘 알며, 이와 같은 등의 업의 오래고 짧음을 알고,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졌다가도 다시 인간에나 천상에 나며, 이와 같이 보살이 육근(六根)을 잘 조복하여 산란하지 않게 되며, 이러한 방편으로 아란야에 머물러 시끄럽지 않고 허물 없을 데 있으며, 사람들이 사는 지경에 가까이 하지 아니하고 성읍(城邑)을 멀리하지도 말아 걸식하기에 편하게 하며, 약풀이 많고 샘과 냇물이 맑고 나쁜 짐승이 없고 고요한 곳을 의지하여 머물며, 외우고 익힐 것을 부지런히 힘쓰며 읽을 때에는 숨을 고르게 하며, 소리는 높지도 낮지도 않게 하고 마음으로 바깥 것을 반연하지 말며, 오로지 기억하기를 힘쓰고 글과 뜻을 생각하여 혼미하고[?] 딴 생각함[掉]을 여의고 지(止)와 관(觀)과 서로 응하게 할 것이다.
만일 재상이나 바라문이 오거든 오는 이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먼저 문안하며 편안히 앉게 하고, 그 근성을 살펴보고, 바른 법을 설하여 즐겁게 믿고 행을 닦게 할 것이며, 만일 임금이 오거든 잘 맞아들이고 방편으로 뜻을 받들어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이 자리에 앉으소서’라고 할 것이며, 왕이 앉은 뒤에는 그 하고자 함을 물어 모두 이바지하며, 그 임금이 믿는 마음이 없거든 좋은 말로 왕의 덕을 찬탄하되 ‘대왕을 뵈옵건대 좋은 이익을 얻겠나이다. 지금 대왕의 국경 안에 계행을 가지고 학식이 풍부한 사문과 바라문의 훌륭한 복밭이 있사오며, 대왕의 위력으로 도적이 침범하지 못하고, 대왕의 덕화로 영악한 짐승들이 멀리 피하였나이다’라고 하여, 왕이 듣고 기뻐하며 여러 기관이 조복하고 마음이 고요하여져서 부처님 법을 감당할 만하면, 가지가지 바른 법을 연설하라. 혹은 나고 죽는 법을 싫어해야 한다고 말하며, 혹은 여래의 공덕을 말하며, 뛰어나게 자재함과 묘한 법으로써 이렇게 여러 사람을 모두 기쁘게 하며, 보살이 많이 아는 것과 온갖 곳에 두루하는 힘을 이루어 바른 행을 닦을 만하며, 보살이 제가 이익되고 남을 이롭게 함을 성취하며, 나[我]라고 집착하는 번뇌를 여의고, 보살이 몸을 헤아리지 않음을 성취하여 아란야에서 두려워함이 없으며, 보살이 멀리 여의기 좋아함을 성취하여 아란야에 머물러 마음이 고요하며, 보살이 바른 법이 앞에 나타남을 성취하여 모든 세간을 모두 버리며, 보살이 혼자 있기 좋아함을 성취하여 마치 사슴과 같아서 아무 공포도 없느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여 아란야에 머무는 묘한 행의 공덕을 원만하게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나무 아래 앉음을 성취하나니, 하나는 거리와 마을을 가까이 하지 않고, 둘은 성읍(城邑)이 너무 먼 곳을 의지하지 않고, 셋은 가시덤불 많은 데를 의지하지 않고, 넷은 독한 풀이 많은 데를 의지하지 않고, 다섯은 가지 없는 나무를 의지하지 않고, 여섯은 원숭이 많은 데를 의지하지 않고, 일곱은 뭇 새가 모이는 데를 의지하지 않고, 여덟은 악한 짐승 있는 데를 의지하지 않고, 아홉은 도둑 가까운 데를 의지하지 않고, 열은 법답지 않은 나쁜 짓 하는 데를 의지하지 않음이니라.
이러한 곳은 모두 의지하지 말고,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즐거워 수행하기 알맞는 데에 머물 것이니,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여 나무 아래 앉은 묘한 행의 공덕을 원만하게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한데[露地]에 앉음을 원만하느니라. 하나는 추운 철·더운 철·장마철을 따라 더위와 추위를 가리지 않고, 둘은 담벽을 의지하지 않고, 셋은 나무숲을 의지하지 않고, 넷은 풀 덩굴을 의지하지 않고, 다섯은 위험한 데를 의지하지 않고, 여섯은 추워도 가리지 않고, 일곱은 비가 와도 가리지 않고, 여덟은 더워도 가리지 않고, 아홉은 바람도 가리지 않고, 열은 병이 들면 방에 있어야 하나니, 보살이 항상 생각하기를, ‘한데에 앉으면 바른 생각이 앞에 나타나고 행을 닦는 대로 번뇌가 빨리 없어진다. 부처님이 말씀한 두타의 공덕을 따라 나는 부지런히 구하여 원만함을 얻으리니, 설사 방에 있더라도 탐내지 말며, 여기가 좋고 거기는 나쁘다고 말하지 않으리라. 또 생각하기를, ‘내가 방에 있는 것은 모든 복을 닦는 중생들을 이익하려는 것이니, 한데에 있는 것은 큰 이익이 되지 못한다. 또 한데에 앉는 것은 내게는 이익하지만 다른 이를 이익케 하지 못하리라’ 하고는 저 보살은 비록 방에 있으나 밤낮으로 한데에 앉는 생각을 할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여 한데에 앉는 묘한 행의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무덤 사이에 있음을 성취하느니라. 하나는 세간을 여의는 생각이요, 둘은 죽는 모양이 앞에 나타나는 생각이요, 셋은 처음 죽어 아직 무너지지 않는 생각이요, 넷은 푸릇푸릇 멍든 것이 앞에 나타나는 생각이요, 다섯은 퉁퉁 부은 꼴이 앞에 나타나는 생각이요, 여섯은 추깃물이 흐르고 썩는 생각이요, 일곱은 새 짐승이 뜯어먹는 생각이요, 여덟은 화장하여 반쯤 타는 생각이요, 아홉은 사지와 골절이 따로따로 떨어지는 생각이요, 열은 백골이 앞에 나타나는 생각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만일 무덤 사이에 있을 적에는, 중생들에게 자애한 마음과 이익하려는 마음을 두며, 계행을 깨끗이 지니고 위의를 잘 보호하며, 몸을 깨끗이 씻고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왜냐 하면, 시다림(尸陀林)속에 있으려면 두 가지 허물을 방비할 것이니, 하나는 외도들의 비방을 여의고, 둘은 사람 아닌 것들의 짬을 타지 못하게 함이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절에 들어가려면 불탑과 형상들에게 먼저 예배하고, 윗자리·중간자리·아랫자리에 적당하게 예배할 것이며, 그리고 나서는 마땅히 법식을 지켜야 하리니, 무덤 사이에 있는 보살들은 나고 죽는 흐름을 거슬러 성인의 법을 따르는 까닭이니라. 선남자여, 저 보살이 절에 들어오면 먼저 있는 비구들은 자리를 차리고 앉게 할 것이며, 보살은 잘 살펴보아서 불편한 일이 있으면 일을 따라 생각할 것이요, 불편이 없으면 자리에 앉으며, 이렇게 마음을 겸손할 것이니,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여 무덤 사이에 있는 묘한 행의 공덕을 원만히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늘 앉는 일[常坐]을 원만히 성취하느니라. 하나는 몸이 고달프지 않고, 둘은 마음이 시끄럽지 않고, 셋은 게을러 빠져 잠자지 않고, 넷은 오래 서 있어도 불편하지 않고, 다섯은 보리의 법을 만족하려 하고, 여섯은 마음이 한 경계에 머무름을 닦고, 일곱은 바른 도가 앞에 나타남을 구하고, 여덟은 보리 도량에 앉으려 하고, 아홉은 중생들을 이익하려 하고, 열은 번뇌를 없애려 함이니라.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의 열 가지 법을 구족하여 늘 앉는 묘한 행의 공덕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또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을 구족하면 따라 앉는[隨坐] 일을 원만히 성취하느니라. 하나는 자리를 만나는 대로 앉고 탐하는 마음이 없으며, 둘은 미리 깐 자리에 앉고 스스로 펴지 않으며, 셋은 남을 시켜 자리를 일부러 펴지 않고, 넷은 까는 자리에 인연을 짓지 않고, 다섯은 풀이니 가랑잎을 만나는 대로 앉고, 여섯은 독 벌레 있는 데를 피하고, 일곱은 누으려 할 적에는 오른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여덟은 방일한 마음이 없이 때 맞추어 일어나고, 아홉은 생각을 밝은 데 두면서 법을 따라 쉬고, 열은 행을 닦기 위하여 몸을 편안케 하는 것이니,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의 열 가지 법을 구족하여 따라 앉는 묘한 행의 공덕을 성취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 열두 가지 두타의 공덕을 보살이 닦아서 구족하게 성취하면, 모든 선지식의 법이 원만하고 청정해서, 모든 선지식의 법에서 영원히 물러가지 아니하느니라.”
그 때에 선재동자는 이 깨끗하고 묘한 행인 두타의 공덕과 가지가지로 선지식을 찬탄함과 가지가지로 보살의 행을 따르며, 온갖 부처님의 법을 나타내어 보임을 듣고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기뻐서 뛰놀며 공경하는 마음이 빨리 늘어서, 동자와 동녀의 발에 절하고 한량없이 돌고 은근하게 우러러보고 일심으로 사모하면서 하직하고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