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능개부일체수화안락 밤차지신을 찾다

46. 능개부일체수화안락 밤차지신을 찾다

1) 해탈문의 작용

그 때에 선재동자는 보살의 깊고 자재하고 사랑스러운 음성 해탈문을 얻어 바르게 생각하며 자라게 하고, 부지런히 나타내 보이며 두루 닦아 행하면서 능개부일체화안락 밤차지신이 있는 데로 갔다. 그 신은 보배 향 나무 가지로 된 누각 안에서 보배 나무 묘한 광 사자좌에 앉았는데, 십천 밤차지신들이 앞뒤에 모시고 있었다.

선재동자는 신의 발에 절하고 앞에 서서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닦아 행하며, 이루고 자라게 하여 일체지를 얻는 지 알지 못하나이다. 바라건대 자비하신 마음으로 저에게 말씀해 주소서.”

밤차지신이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 사바세계에서 해가 지고 연꽃이 오므라져 여러 사람들이 나다니지 아니할 적에, 산이나 물이나 거리나 벌판이나 다른 나라나 이런 데서, 가지가지 중생들이 모두 자기가 있던 데로 가려고 하나, 갈 길을 찾지 못하여 어쩔 줄 모르고 걱정하는 이들을 내가 가만히 보호하여 두려움이 없게 하며, 광명을 비추어 길을 보여 주며, 그의 처소에 가서 걱정 없이 편안히 밤을 지나게 하고, 어떤 중생이나 병들어 고생하는 이는 꿈에 가서 그를 편안케 하노라.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젊은 나이에 여색을 즐겨 사랑하고 놀기를 좋아하며, 다섯 가지 욕락을 멋대로 탐하여 교만한 마음에 혼미한 이에게는, 나는 그 사람에게 늙고 병들어 죽는 꼴을 지어 보이어 공포심을 내게 하며, 나쁜 짓을 여의고 무명 번뇌를 끊어 나고 죽는 걱정을 여의게 하며, 그러고는 다시 가지가지 선근을 칭찬하여 그로 하여금 닦아 행하게 하노라. 아끼고 인색한 이에게는 보시를 칭찬하고, 계행을 깨뜨리는 이에게는 깨끗한 계율을 칭찬하고, 성내기를 잘하는 이에게는 자비와 참는 일을 행하게 하고, 게으른 이에게는 꾸준히 일하는 버릇을 일으키게 하고, 마음이 산란한 이에는 선정을 닦게 하고, 나쁜 꾀를 가진 이에게는 반야를 배우게 하고, 소승법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대승에 머물러서 모든 방편을 닦게 하고, 삼계의 모든 갈래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보살의 큰 서원 바라밀에 머물게 하고, 만일 중생들이 복과 지혜가 적고 번뇌와 업장에 속박되어 가지가지 핍박을 받고 자재하지 못하는 이에게는 보살의 힘 바라밀에 머물게 하고, 어떤 중생이 마음이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나와 내 것을 고집하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에게는 보살의 지혜 바라밀에 머물게 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이와 같이 보살의 큰 즐거움을 내는 광명 해탈문을 얻었노라.”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문의 경계가 어떠합니까?” “선남자여, 이 해탈문에 들어가면 여래께서 가지가지 복더미로 중생을 거두어 주는 좋은 방편과 지혜의 광명을 아느니라. 어떻게 거두는가 하면, 선남자여, 중생들의 받는 복락은 모두 여래의 위덕의 힘인 까닭이며, 여래의 가르침을 받는 까닭이며, 여래의 말을 행하고, 여래의 행을 배우고, 여래의 보호하는 힘을 얻고, 여래께서 인정한 도를 닦고, 여래와 같은 선근을 심고, 여래와 같은 선한 과보를 찬탄하고, 여래께서 설하신 계율을 지키고, 여래의 엄청난 서원을 따라 기뻐하고, 여래의 평등한 지혜 햇빛으로 비치고, 여래의 깨끗한 성품의 원만한 업으로 거두어 주는 까닭이니, 이러므로 모든 세간의 가지가지 안락이 생기고 이루어지느니라.

어떻게 그런 줄을 아는가 하면, 선남자여, 내가 큰 즐거움을 내는 광명 해탈문에 들어갔을 적에, 바른 마음으로 비로자나 여래·응·정등각께서 지난 세상에 보살의 행을 닦던 일을 생각하였고, 따라서 관찰하여 모두 분명히 보았노라. 선남자여, 세존께서 지난 세상에 보살로 계실 적에 모든 중생들이 나라거니 내 것이라 하는 데 집착하여 컴컴한 무명 속에 있으며, 나쁜 소견에 들어가서 탐욕에 얽히고, 성내어 무너지고, 어리석어 혼란되고, 아끼는 데 속박되어 가지가지 번뇌로 몸과 마음이 시달리고, 나고 죽는 데 헤매면서 가난하고 고통 받느라고 부처님과 보살을 만나지 못함을 보았으며, 이런 것을 보고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어 중생들을 이롭게 하려 하였노라. 곧 모든 보배와 도구를 얻어서 중생들을 거두려는 마음과 모든 중생들이 모두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이 구족하여 모자람이 없게 하려는 마음과 모든 일에 집착을 여의게 하려는 마음과 모든 경계에 탐내는 일이 없게 하려는 마음과 제가 가진 모든 것에 아낌이 없게 하려는 마음과 모든 보시하는 데 의혹이 없게 하려는 마음과 모든 과보에 희망이 없게 하려는 마음과 모든 영화와 호사에 부러움이 없게 하려는 마음과 온갖 인연에 아득함이 없게 하려는 마음을 일으킨 것이다.

또 진실한 법의 성품을 관찰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온갖 중생을 구호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법의 성품에 들어가 소용돌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중생이 평등한 데 머물게 하려는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중생에게 방편을 행하려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고, 큰 법 일산이 되어 중생을 덮어서 뜨거운 번뇌가 없게 하려는 마음[無熱惱心]을 일으키고, 지혜의 금강저로 중생들의 번뇌 장애의 산을 깨뜨리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중생들로 큰 즐거움을 빨리 늘게 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중생으로 끝끝내 매우 안락함을 이루게 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중생들의 욕망을 따라 모든 재물을 내려 주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평등한 방편으로 모든 중생을 성숙시키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거룩한 재물에 만족케 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중생으로 필경에 모두 십력의 지혜 결과를 얻게 하려는 마음을 일으켰다.

이런 마음을 일으키고는, 보살의 힘을 얻고 큰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허공의 훌륭한 법계에 가득하여, 모든 시방의 중생들 앞에서 온갖 모양으로 온갖 재물을 모두 보시하는 인연 없는 큰 구름을 일으키고, 온갖 보배와 영락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을 비내리듯 하여, 중생들의 욕망을 따라 뜻에 만족하여 기쁘게 하였다.

이렇게 한량없는 보시로 거두어 주는 문으로 가지가지 재물을 항상 보시하기를 어느 때나 쉬지 아니하여 후회도 아니하고 인색하지도 아니하여 끊이지 않았으며, 이러한 방편으로 중생들을 모두 거두어서 교화하고 성취하고 구족히 원만하여, 모두 나고 죽는 고통에서 뛰어나게 하며, 구호하여 이익케 하면서도 신세 갚음을 바라지 아니하고 평등한 뜻으로 분별함이 없이 중생들의 마음을 깨끗이 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든 부처님에게 한결같이 깊은 선근을 일으키게 하며, 중생의 마음을 따라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들어 중생들을 거두어 주며, 일체지를 늘게 하여 복덕의 바다를 빨리 원만케 하였다.

보살이 이와 같이 생각생각마다 남음 없는 세계가 다하도록 모든 중생을 조복하고 성숙케 하여 모두 훌륭하고 청정함을 얻게 하며, 생각생각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하게 하여 복잡하고 더러움이 없게 하며, 생각생각마다 모든 법계에 들어가며, 생각생각마다 모두 허공에 두루하며, 생각생각마다 온갖 삼세에 들어가며, 생각생각마다 방편 지혜로 중생을 조복하며, 생각 생각마다 모든 세계에서 두루 물러나지 않는 법을 굴리며, 생각생각마다 일체지의 도로써 모든 중생을 잘 이익케 하며, 생각생각마다 모든 세계의 가지가지로 차별한 중생들 앞에서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온갖 부처님의 정각 이루는 것을 나타내며, 생각생각마다 모든 세계의 모든 겁에서 보살의 행을 닦으면서 두 가지 생각을 내지 아니하였다. 곧, 온갖 넓고 큰 세계해에 온갖 세계종이 있고, 그 세계종들 가운데 가지가지로 경계가 된 세계들과 가지가지로 장엄한 세계들과 가지가지 체성의 세계들과 가지가지 형상의 세계들과 가지가지로 분포된 세계들이 있는데, 어떤 세계는 더럽고도 깨끗하고, 어떤 세계는 깨끗하고도 더럽고, 어떤 세계는 더럽기만 하고, 어떤 세계는 깨끗하기만 하며, 혹은 넓고 크고 혹은 좁고 작으며, 혹은 높고 혹은 낮고 혹은 거칠고 혹은 묘하고 혹은 바르고 혹은 곁으로 덮이고 혹은 잦히고 혹은 둥글고 혹은 모나고, 혹은 둥글지도 않고 모나지도 않았다.

이러한 가지가지 이름과 형상과 장엄이 제각기 다른 세계 속에 들어가서, 생각생각마다 보살의 행을 닦으며, 보살의 머문 데 들어가며, 보살의 힘을 나타내기도 하고 삼세의 모든 부처님 몸을 나타내고 중생들의 마음을 따라 모두 보고 알게 되며, 일체지의 지혜와 복덕의 바다를 빨리 늘도록 하였다.

선남자여, 비로자나여래께서 지난 세상에서 이렇게 보살의 행을 닦을 적에, 모든 중생들이 복덕을 닦지 아니하여 지혜가 없으며, 부끄러운 마음이 없고, 나라는 데와 나의 것이라는 데 집착하며, 무명에 장애가 되어, 가지가지 바르지 못한 생각을 내고, 사특한 그물과 나쁜 소견에 들어가서 원인과 결과를 알지 못하고, 번뇌와 업장을 따라서 마음이 아득하고 자재하지 못하며, 나고 죽는 험난한 구렁에 빠져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켜서 모든 바라밀의 행을 닦으며, 중생들을 위하여 견고한 선근을 칭찬하여 편안히 머물게 하며, 나고 죽는 일과 가난하고 곤궁함을 여의고 복과 지혜로 도를 돕는 법을 닦게 하였다.

그러할 적에 가지가지 인과의 문을 말하며, 업과 과보가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 것을 말하며, 법에 대하여 증득하는 곳을 말하며 모든 중생의 욕망과 이해를 말하며 여러 가지 태어나는 나라를 말하며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전통[佛種]을 끊이지 않게 하며 모든 부처님의 교법을 지켜 보호하게 하며 모든 나쁜 짓을 버리게 하고, 또 그를 위하여 일체지에 나아가는 도를 돕는 법문을 찬탄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고, 법보시를 행하여 모든 중생을 널리 거두어 주게 하며, 그로 하여금 일체지의 행을 일으키게 하고, 보살의 바라밀의 도를 닦아 배우게 하며, 그로 하여금 일체지와 모든 선근 바다를 늘게 하고, 온갖 거룩한 재물을 만족케 하며, 그로 하여금 여래의 자재한 문에 들어가서 한량없는 방편을 거두어 지니며, 그로 하여금 여래의 위덕을 관찰하고 여래를 가까이 모시며 순종하여 고요하고 편안케 하며 그로 하여금 보살의 가지가지 지혜에 머물러 성취케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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