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이사나 우바이를 찾다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힘을 입어 공덕의 몸을 분명히 믿고 이해함이 원만하고, 선지식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바른 마음으로 생각하고, 선지식의 말을 기억하여 번갈아 마음이 열리었으며, 선지식의 수행에 대하여 부끄러운 마음을 내어 사랑하고 공경하며, 선지식이 진심으로 공교롭게 거두어 줌을 관찰하고 즐거운 마음이 곱이나 더하여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선지식으로 인하여 내가 모든 부처님을 뵈었고 선지식으로 인하여 모든 부처님 법을 들었으니, 선지식은 나의 스승이라 나를 지도하여 일체지의 법을 보게 하였으며, 선지식은 나의 눈이라 나로 하여금 부처님의 경계가 허공과 같음을 보게 하였으며, 선지식은 나의 개울이라 나를 이끌어 부처님의 연꽃 못에 들어가게 하였다, 점점 남쪽으로 조수가 이르는 곳을 향하여 가다가 원만광성의 동쪽에 이르러 보장엄 동산을 보았다. 보배로 쌓은 담이 둘리었는데, 온갖 보배로 된 가로수가 줄을 지어 장엄하였으니, 이른바 보배 잎 나무에는 가지와 잎이 무성하고 광채가 선명하여 아름답게 꾸며져 있으며, 보배 꽃 나무에서는 보배로 된 구소마꽃이 떨어져서 빛난 광채를 내면서 땅에 흩어졌고, 보배 향 나무에서는 미묘한 향 구름을 토하여 아름다운 향기가 시방 세계에 풍기며, 보배 화만 나무에서는 훌륭한 화만들을 내리어 수풀을 장엄하여 곳곳에 늘어지며, 마니 나무에서는 여러 가지 마니보배를 내리어 간 데마다 가득하게 장엄하였으며, 모든 하늘 보배 겁파(劫波) 옷 나무에서는 가지가지 보배 비단과 여러 가지 의복을 내리어 화려하게 꾸미었으며, 음악 나무에서는 미묘한 악기를 내어 바람이 부는 대로 조화로운 소리로 풍악을 잡히는 것이 하늘 풍류보다 아름다우며, 세간살이 나무에서는 보배롭고 귀중하고 아름다운 장엄거리를 내어 곳곳마다 뿌리어 장엄하였으며, 그 땅은 깨끗하여 높고 낮은 데가 없고 넓고 평탄하여 가지가지로 장엄하였다.
동산 안에는 백만 전당이 있으니 마니보배로 이루어졌고, 백만 누각이 있으니 염부단금으로 장식하였고, 백만 궁전이 있으니 비로자나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장엄하였는데, 구름이 퍼지는 듯, 용이 서리는 듯, 너비와 길이가 먼 듯 가까운 듯, 지붕과 마룻대가 서로 닿았으니 나는 듯 꿈틀거리는 듯 하였으며, 백만 욕지(浴池)는 칠보로 합하여 되었는데, 여러 가지 보배로 언덕이 되고 가는 금모래가 바닥에 깔리었으며, 칠보로 된 층계 길에는 마니로 된 난간이 둘리어서 사방으로 장엄하였으며, 야들야들한 좋은 풀을 가로 둘러 심었고 전단향 물이 그 가운데 가득하였는데, 사람의 뜻을 따라 차고 더움이 알맞으며, 보배 나무 숲속에는 개울이 군데군데 있는데 물 맑히는 구슬이 여기저기 널렸으며, 여덟 가지 공덕을 가진 물이 밤낮으로 흐르고, 물 속에는 오리·기러기·원앙·백학·공작·가릉빈가·구지라(拘枳羅) 따위의 여러 가지 새들이 모여 들고 날아가고 물속에 들락날락하면서 털을 고르고 깃을 다듬고 헤엄치고 날아다니며, 고운 노래로 아름답게 지저귀는 것이 하늘 풍류를 잡히는 듯 듣기에 싫은 줄을 모르며, 다라 나무는 열을 지어 둘러섰는데 보배 그물을 덮었고 귀한 풍경을 달아서 바람이 불어 오면 아름다운 소리가 항상 들리며, 수없는 마니주 짐대를 세웠는데, 비단과 보배 깃발을 사면에 장식하였으므로 찬란한 광명이 백천 유순까지 비치었다.
또 그 속엔 백만 연못이 있는데 맑은 향물이 깨끗하게 출렁거리고, 보드라운 전단향 가루가 바닥에 앉았으며, 훌륭한 연꽃들이 방긋방긋 피려 하고 마니로 된 큰 연꽃은 아름다운 광채가 사방에 찬란하였다.
동산에 또 광대한 궁전이 있으니 이름은 장엄당(莊嚴幢)이다. 해장(海藏) 보배로 땅이 되고 가지가지 형상이 그 속에 나타나며, 비유리 보배로 기둥이 되고 염부단금으로 장엄한 그물이 위에 덮이었으며, 층층으로 지은 누각이 묘한 금산처럼 우뚝 솟아 보는 이마다 기뻐하며, 가지가지 보배로 장엄하였는데, 빛을 갊은 마니주가 아름다운 광채를 항상 내어 찬란하게 비치고, 비로자나 마니보배로 훌륭하게 장식하여 황홀하게 비치며 모든 보배의 값을 매길 수 없는 향에서는 아름다운 향기를 토하여 모든 것에 풍기고 있었다. 온갖 것을 구족한 가장 좋은 향에서는 널리 뿜는 향기가 안개로 변하고, 뜻대로 나타내는 훌륭한 향에서는 향기가 적당함을 따라 법계에 퍼지고, 근성을 따라 깨닫게 하는 묘한 향에서 나오는 향기를 맡는 이마다 육근이 총명하여 바른 법을 부지런히 닦아 게으르지 않았다.
그 궁전에는 한량없는 연화좌가 두루두루 둘러 놓였으니, 이른바 광명이 시방에 비치는 마니보배 연화좌와 비로자나 여의마니 연화좌와 때 없는 광 마니보배 연화좌와 각색 보배로 장엄한 마니보배 연화좌와 두루한 문으로 장엄한 마니보배 연화좌와 원만한 광명으로 장엄한 마니보배 연화좌와 잘 있는 해장[安住海藏]으로 깨끗이 장엄한 마니보배 연화좌와 큰 불꽃이 널리 비치는 마니보배 연화좌와 금강장 사자 마니보배 연화좌, 세간을 찬란하게 비치는 마니보배 연화좌 등 이렇게 한량없는 연화좌가 낱낱이 헤아릴 수 없는 보배 비단 띠가 사면에 드리워 꾸며졌고, 헤아릴 수 없는 여러 가지 마니로 장식되었으므로, 궁전 속에서 빛이 서로 비치며 평등하게 장엄되었다.
허공중에는 또 보배로 된 백만 휘장이 있으니, 이른바 보배 옷 휘장, 보배 화만 휘장, 보배 꽃 휘장, 보배 향 휘장, 염부단금 휘장, 보배로운 가지가 드리운 휘장, 잡색 마니 휘장, 보배 영락 휘장, 빛나는 금강 휘장, 하늘 풍류 휘장, 코끼리 신통 변화 휘장, 말 신통 변화 휘장, 제석천왕이 앉는 마니 휘장 따위의 가지가지 보배로 장엄한 휘장들이 훌륭하게 허공을 장엄하였다.
또 백만의 큰 보배 그물이 그 위에 덮였으니, 이른바 보배 방울 그물, 보배 일산 그물, 보배 몸 그물, 해장진주(海藏眞珠) 그물, 검붉은 유리 마니 그물, 사자 마니 그물, 월애광명(月愛光明) 마니 그물, 천상 인간의 가지가지 형상으로 된 보배 향 그물, 잡색 보배 관 그물, 묘한 영락 그물 따위의 이러한 그물들이 각각 그 위에 드리워 장엄하였다.
또 백만의 큰 보배 광명이 빛나게 비치었으니, 이른바 불꽃 빛 마니보배 광명, 일장 마니보배 광명, 월장 마니보배 광명, 향 불꽃 마니보배 광명, 길상 불꽃 마니보배 광명, 연화 불꽃 마니보배 광명, 불꽃 짐대 마니보배 광명, 큰 불꽃 마니보배 광명, 시방에 비치는 마니보배 광명, 향 구름 장엄거리를 나타내는 마니보배 광명 따위의 이러한 큰 보배 광명들이 찬란하게 비치었으며, 항상 백만 장엄거리 구름을 나타내어 뜻대로 사용하며, 때를 따라 향기를 풍기는 백만의 흰 전단향 구름이 도량에 진동하며, 백만의 하늘 풍류 구름이 아름답게 잡히며, 백만의 만다라꽃 구름이 널리 퍼지며, 백만의 하늘 화만 구름이 간 데마다 드리워 꾸미었으며, 백만의 하늘 비단 구름이 곳곳에 드리워 옷이 되었고, 하늘보다 뛰어나는 보배 영락 구름이 숲과 누각을 장엄하였으며, 백만의 욕계천 동자들이 즐겁게 앙모하며 공경하여 예배하고, 백만의 천녀(天女)들과 함께 수행하던 이가 항상 내려와서 가까이 받들며, 백만의 큰 보살들이 도량에 모여 와서 법문을 들었다.
이 때에 이사나 부인은 대인(大人)의 몸매를 구족하고 진금 자리에 앉았는데, 머리에 해장 진주 그물 관을 쓰고, 하늘 것보다 더 좋은 진금 비녀를 꽂고, 검푸른 머리카락을 드리워 정수리를 장엄하였으며, 길상 염장 마니보배로 화만 띠를 삼았고, 비유리 마니보배로 귀고리를 삼았고, 사자 입 마니보배로 귀를 장식하고, 큰 여의 마니보배로 영락을 만들어 목을 장엄하고, 큰 위력이 있는 제청 마니 그물로 머리를 씌웠고, 가지가지 불꽃이 치성한 마니 그물로 몸에 둘렀는데, 백천억 나유타 중생들이 허리를 굽히고 공경하며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였다.
동방으로부터 한량없는 중생이 모여 오니, 곧 대범천·범보천·범중천들과 같은 색계천(色界天)들과, 욕계(欲界)의 타화자재천·화락천·도솔천·야마천·도리천 들과 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구반다 들과 염라왕 세계의 기운 센 귀신과 내지 모든 사람인 듯 아닌 듯한 무리들이었으며, 남방·서방·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에서도 그렇게 모여 왔다.
시방에서 모여 온 이러한 중생들이 이 이사나 우바이를 보기만 하면 몸의 병과 마음 병과 가지가지로 얽힌 잘못된 소견과 고집과 장애로 생긴 번뇌와 고통이 모두 소멸되고, 온갖 번뇌의 때를 빨리 여의고, 온갖 소견의 가시를 빨리 뽑고, 온갖 장애의 산을 빨리 헐고, 걸림이 없는 청정한 경계에 깊이 들어가며, 모든 원만한 선근을 심고, 모든 선근의 싹을 키우며, 모든 깨끗한 지혜문에 들어가고, 모든 다라니 문을 얻고, 모든 삼매 바다를 증득하고, 모든 부처님의 교법을 통달하고, 모든 부처님의 넓고 큰 서원의 문을 모두 열어 제치고, 모든 보살의 닦는 행들이 앞에 나타나고, 모든 여래의 공덕 바다가 모두 깨끗하여졌으며, 마음이 넓고 커져서 자재한 신통을 구족하고, 몸이 막힘이 없어 여러 곳에 가지 않는 데가 없으며, 시방에 두루 나아가되 의탁함이 없이 모든 법문을 따라서 성취하였다.
이 때에 선재동자가 보장엄 동산에 들어가 두루 다니며 살펴보다가 이사나 우바이를 발견하고 그 앞에 나아가 발에 절하고 수없이 돌고 바로 서서 합장하고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사오니,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아야 하겠나이까? 듣사온즉 거룩하신 이는 모든 보살들을 잘 가르쳐 지도하신다 하오니,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이사나 우바이는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한 해탈문을 얻어 쉴새없이 닦아 익혔으니, 어떤 중생이나 내 몸을 잠깐이라도 보거나 내 이름을 잠깐이라도 듣거나, 혹 내 법을 듣고 나를 생각하며 나와 함께 있으면서 가까이 따르고 공급하는 이는 모두 헛되지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선근을 심지 않았거나 선지식의 붙들어 줌을 입지 못하였거나, 부처님의 두호하고 염려함을 받지 못한 이는 비록 나에게 가까이 오고 오랫동안 나와 함께 있더라도 마침내 나를 보지 못하느니라. 어떤 중생이나 나를 보는 이는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여, 동방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들이 항상 여기에 오시어 여러 보배로 만들어진 사자좌에 앉아서 나에게 법을 말씀하며, 남·서·북방과 네 간방과 상방·하방에 계시는 모든 여래께서도 여기에 오시어 보배 사자좌에 앉아서 나에게 법을 말씀하시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언제나 부처님을 뵈옵고 법문을 듣고 보살들로 더불어 함께 있으며, 보살의 삼매 해탈을 여의지 아니하느니라.
선남자여, 나에게 모인 8만 4천억 나유타 대중들이 항상 이 보장엄 동산에서 나와 함께 있으니, 이들은 모두 지나간 옛적에 나와 더불어 보살의 수행을 함께 닦았고 서로 떠나지 아니하였으므로,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아니하였고, 다른 중생들도 이 동산에 함께 있는 지가 오래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였으나, 모두 나와 같은 수행을 익혔고, 또 모두 물러가지 않는 지위에 들어갔느니라.” “거룩하신 이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신 지가 얼마나 오래되었나이까?” “선남자여, 나의 기억으로는 일찍 연등(然燈)부처님을 가까이 모시면서 받들어 섬기고 깨끗한 행을 닦았으며, 공경하고 공양하면서 법문을 듣고 받아 지니었으며, 그보다 전에는 이구(離垢)부처님에게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며 바른 법을 받아 지녔고, 그 전에는 성수당(星宿幢)부처님에게서 법을 듣고 행을 닦으며 환희한 마음으로 공양하였고, 그 전에는 묘승길상(妙勝吉祥)부처님에게서, 또 그 전에는 연화덕장(蓮華德藏)부처님에게서, 또 그 전에는 비로자나부처님에게서, 또 그 전에는 보안(普眼)부처님에게서, 또 그 전에는 범수(梵壽)부처님에게서, 또 그 전에는 금강제(金剛臍)부처님에게서, 또 그 전에는 수천(水天)부처님에게서 도를 배우고 행을 닦았노라.
선남자여, 나는 지나간 세상 한량없는 세월에 한량없이 태어나면서 이와 같이 차례차례로 서른여섯 항하사 부처님들을 가까이 모시고 일심으로 섬기며 공경하고 공양하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면서 받아 지닌 법문과 세운 서원과 들어간 삼매와 증득한 해탈과 그러한 가지가지 수행하던 문을 모두 기억하여 잊지 아니하였으며, 그보다 더 오래된 일은 부처님 지혜로나 아실 것이요, 나로서는 헤아릴 수 없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이 처음 마음 낸 것이 한량이 없으니 법계에 가득한 까닭이며, 보살의 불쌍히 여기는 문이 한량없으니 일체 중생 세계에 두루 들어간 까닭이며, 보살의 큰 서원의 문이 한량없으니 시방의 모든 법계에 끝까지 간 까닭이며, 보살의 크게 사랑하는 문이 한량없으니 모든 중생 세계를 두루 덮는 까닭이며, 보살의 닦는 행이 한량없으니 모든 세계에서 온갖 겁 동안에 늘 닦아 익히는 까닭이며, 보살의 삼매의 힘이 한량없으니 보살의 도로 하여금 물러가지 않게 하는 까닭이며, 보살의 모두 기억하는 힘이 한량없으니 세간에서 들을 만한 교법을 모두 지니는 까닭이며, 보살의 지혜의 밝은 힘이 한량없으니 삼세 부처님 교법을 깨달아 잘 따르는 까닭이며, 보살의 신통의 힘이 한량없으니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에 두루 나타나는 까닭이며, 보살의 변재가 한량없으니 원만한 말로 한 번 연설하면 모든 중생이 종류대로 각각 아는 까닭이며, 보살의 청정한 몸이 한량없으니 몸을 나타내어 모든 세계에 두루 가득하는 까닭이니라.”
그 때에 선재동자가 이사나 우바이에게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는 언제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나이까?” “선남자여, 보살은 한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이 아니며, 백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천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백천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니라. 한 세계 중생을 교화 성숙시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세계 중생을 교화 성숙시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한 염부제의 티끌 수 세계 중생을 교화 성숙시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한 사천하의 티끌 수 세계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소천 세계(小天世界)의 티끌 수 세계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중천 세계의 티끌 수 세계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세계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삼천대천세계의 티끌 수 세계 중생을 성숙시키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니라.
또 보살이 한 여래를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이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를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한 세계 안에서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차례차례 나시는 여래를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세계 안에서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차례차례 나시는 여래를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 안에서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차례차례 나시는 여래를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 안에서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차례차례 나시는 여래를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니라.
또 보살이 한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한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니라.
또 보살이 한 여래의 교법을 받아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이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의 교법을 받아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또 보살이 한 여래의 서원을 닦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의 서원을 닦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또 보살이 한 부처님 세계에 가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 세계에 가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니라.
또 보살이 한 여래에게 모인 대중을 장엄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에게 모이는 대중을 장엄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또 보살이 한 부처님이 운전하는 법 수레를 받아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의 운전하는 법 수레를 받아 지니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또 보살이 한 여래의 끼친 교법을 물려 받아 유지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의 끼친 교법을 물려 받아 유지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니라.
한 세계 안에서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차례차례 나시는 여래의 끼친 교법을 물려 받아 유지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 안에서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차례차례 나시는 여래의 끼친 교법을 물려 받아 유지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한 염부제의 티끌 수 세계 안에서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차례차례 나시는 여래의 끼친 교법을 물려 받아 유지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한 사천하의 티끌 수 세계 안에서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차례차례 나시는 여래의 끼친 교법을 물려 받아 유지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세계 안에서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차례차례 나시는 여래의 끼친 교법을 물려 받아 유지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도 아니니라.
간략하게 말하면, 한 부처님의 서원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부처님 국토에 가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부처님께 모인 대중에게 들어가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부처님의 법 눈을 지니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부처님의 법 수레를 운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세계 안에서 여러 겁의 차례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중생의 가지가지 마음 바다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중생의 가지가지 근성 바다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중생의 가지가지 업 바다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중생의 가지가지 수행 바다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중생의 가지가지 번뇌 바다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며, 한 중생의 가지가지 번뇌 습기 바다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며, 내지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곱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중생의 가지가지 번뇌 습기 바다를 알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이 아니니라.
왜냐 하면, 보살은 모든 중생을 모두 교화하고, 조복하여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님을 모두 가까이 모시고 공양하여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님들이 계시는 세계를 모두 깨끗이 장엄하여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님의 교법을 모두 수호하여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여래의 행하는 도를 모두 따라서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여래의 넓고 큰 서원을 모두 만족하여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모두 이르러서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부처님들께 모인 대중에게 모두 들어가서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세계 안에서 흘러가는 겁의 차례를 모두 알고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마음 바다를 모두 알고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근성 바다를 모두 알고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업 바다를 모두 알고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수행 바다를 모두 알고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의 번뇌 바다를 모두 멸하여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며, 모든 중생을 번뇌의 버릇에서 구해 내어 남음이 없이 하려고 보리심을 내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중요한 것을 추려 말하면, 보살은 이러한 백만 아승기 방편행을 하기 위하여 보리심을 내는 것이다. 선남자여, 보살의 행은 온갖 법에 두루 들어가서 모두 증득하기 위한 것이며, 온갖 세계에 모두 들어가서 깨끗이 장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선남자여, 모든 세계를 모두 깨끗이 장엄하여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시방 온갖 세계에 흐르는 겁의 차례를 모두 알아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시방 모든 부처님의 공덕 바다를 모두 얻어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모든 보살의 정진 바다를 차례차례 닦아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시방 모든 부처님의 대중 바다를 모두 장엄하여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시방 중생들의 마음에 좋아하는 바다를 모두 보아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시방 중생들의 근기의 바다를 모두 알아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시방 중생들의 수행 바다를 모두 관찰하여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시방 중생들의 혹업(惑業) 바다를 없애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시방 중생들의 고통 바다를 말려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며, 시방 중생들을 버릇 바다에서 건져내어 마쳐야 나의 서원이 끝날 것이니, 선남자여, 이와 같이 보살의 수행하는 백천만억 아승기 문을 모두 원만히 하고 남음이 없어져야 나의 서원이 만족할 것이다.
그러므로 보살은 온갖 것 아는 지혜를 성취하기 위하여, 보살의 행을 따라가기 위하여, 모든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기 위하여 모든 법을 용맹하게 구하고 게으르지 않는 것이다. 선남자여, 보살이 보리심을 내어 닦는 행과 서원과 하려는 마음은 엄청나기 법계와 같고 끝없기 허공과 같나니, 허공이 끝간 데가 없으므로 나의 서원도 끝날 때가 없으며, 법계가 엄청나서 가이없으므로 나의 서원도 넓고 커서 가이없으며, 중생 세계가 언제까지나 다함이 없으므로 나의 서원도 언제까지나 다함이 없느니라.”
선재동자는 이사나 우바이에게 다시 물었다.
“거룩하신 이여, 이 해탈문은 이름을 무어라 하나이까?”
이사나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해탈문 이름은 걱정을 떠난 편안한 짐대[離憂安隱幢]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하나의 해탈문만을 알 뿐이니, 저 보살마하살들은 좋아하는 욕망이 바다같이 깊고 넓어서 부처님의 마음을 모두 용납하고도 싫은 생각이 없으며, 뜻이 견고하기가 수미산과 같아서 닦은 행을 움직일 수 없으며, 짓는 일이 헛되지 않음은 선견약(善見藥)과 같아서 중생들의 번뇌의 무거운 병을 덜게 하며, 걸림없는 지혜는 밝은 햇빛과 같아서 중생들의 캄캄한 무명을 소멸하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땅과 같아서 모든 중생의 의지할 데가 되며, 복과 지혜의 공덕은 잘 부는 바람과 같아서 중생들로 하여금 큰 의리와 이익을 짓게 하고, 세간을 두루 비치는 등불과 같아서 모든 지혜의 광명을 내며, 몸을 두루 나타내는 것은 큰 구름과 같아서 중생들에게 고요한 법을 내리며, 복덕의 광명은 보름달과 같아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락케 하며, 위덕이 훌륭하기는 제석천왕 같아서 모든 중생을 수호하나니, 저 보살들의 헤아릴 수 없는 계행과 선정과 가이없는 법 바다의 공덕과 행과 원이야 내가 어떻게 알며 어떻게 말하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 바다 조수 미는 곳에 한 나라가 있으니 이름이 나라소(那羅素)요, 거기 한 신선이 있으니 이름이 대위맹성(大威猛聲)이다. 그대는 그이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에 선재동자는 이사나 우바이의 발에 예배하고 수없이 돌면서 공손히 쳐다보고 눈물을 흘리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선지식은 나타나기 어려움이 우담발화와 같고, 선지식은 만나기가 아주 어렵고, 선지식은 가까이 모시기가 어렵고, 선지식은 받들어 섬기기 어렵고, 선지식은 기쁘게 하기가 어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