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해당 비구를 찾다
1) 삼매에 들어 신통을 나타내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장자의 가르침을 생각하고 따라 관찰하고, 말한 대로 닦아 행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해탈문을 기억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지혜 광명문을 생각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법계 차제문에 깊이 들어갔으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두루한 법에 들어가는 문을 깨달았으며, 그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의 신통 변화를 분명히 보았으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 세계에 두루 들어감을 관찰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 힘으로 장엄함을 깊이 믿으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삼매를 비추어 나타내며, 그 헤아릴 수 없는 차별한 세계를 통달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깨끗한 업을 닦으며, 그 헤아릴 수 없는 엄청난 서원을 일으키어, 이렇게 관찰하면서 점점 남쪽으로 나아가 염부제 가에 있는 변무구(?無垢) 동리에 이르렀다. 거기서 돌아다니며 해당(海幢) 비구를 찾다가 경행림(經行林) 곁에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결가부좌하고 앉아서 단정한 몸으로 생각을 바르게 하며, 숨을 내쉬고 들이쉬는 일이 없고 따로 생각하거나 깨달음이 없으며, 헤아릴 수 없는 넓고 큰 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으로 큰 신통을 나타내며, 그 몸에서는 정수리로부터 발에 이르도록, 모든 뼈마디와 모든 털구멍에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자기 몸과 같은 모양을 나타내며, 온갖 몸이 모든 곳에 두루하였으니, 온갖 몸을 나타내어 모든 여래에게 널리 공양하려는 까닭이며, 모든 부처님 세계를 널리 장엄하려는 까닭이며, 모든 보살을 널리 성숙하려는 까닭이며, 모든 중생을 널리 조복하려는 까닭이며, 모든 괴로움을 널리 없애려는 까닭이며, 삼악취(三惡趣)를 모두 끊으려는 까닭이며, 인간과 천상의 길을 열어 보이려는 까닭이며, 번뇌의 독함을 모두 소멸하려는 까닭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깊은 지혜의 바다에 들게 하려는 까닭이며, 중생으로 하여금 끝까지 일체지(一切智)에 머물게 하려는 까닭이었다.
두 발바닥으로부터 수없는 세계의 티끌 수 장자와 거사와 바라문들과 비슷한 몸을 내는데, 머리에는 화관을 쓰고, 몸에는 영락을 드리우고, 밝은 구슬을 정수리에 얽매고 의복으로 장엄하였으며, 한량없는 동자들로 권속을 삼고 시방의 온갖 세계에 이르러 온갖 훌륭한 공양거리로 중생들에게 보시하였다. 이른바 맛이 훌륭한 법다운 음식들과 가장 좋은 여러 가지 보배 꽃들과 온갖 의복과 온갖 영락과 온갖 화만의 띠와 온갖 쏘이는 향과 온갖 바르는 향과 온갖 보배 그릇과 온갖 집들과 온갖 욕망과 필요한 기구를 내리어 모든 곳에서 여러 가난한 중생들을 구제하여 요구하는 것을 모두 만족케 하며, 모든 괴로움 받는 중생들을 위로하여 몸과 마음이 쾌락하여 즐겁게 하며, 모든 선근 있는 중생들을 성숙케 하여 마음[心意]이 유순하게 하여, 위없는 보리의 도를 끝까지 깨끗하게 하나니, 이렇게 나타내는 것이 시방에 가득하였다.
두 무릎으로는 수없는 백천만억 찰제리들과 바라문과 그 권속들과 비슷한 몸들을 나타내니, 모두 총명하고 지혜 있어 여러 가지 예술을 갖추었으며, 세간 일과 세간을 떠난 일들을 모두 통달하였으며, 가지가지 빛깔과 형상과 의복과 훌륭한 장엄들이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두 가득하였으며, 항상 사섭(四攝)으로 중생들을 포섭하였다. 이른바 보배와 재물을 보시하여 풍부하고 즐겁게 하며, 마음에 맞는 말[可意語言]을 하여 듣고 환희하게 하며, 혹은 같은 일[同事]을 함께하면서 권하고 인도하며, 이리하여 가난한 이들은 넉넉하게 하고 병난 이는 낫게 하고 위태로운 이는 평안케 하고 두려워하는 이는 걱정 없게 하고 괴로워하는 이는 쾌락케 하며, 또 여러 방편으로 보리심을 내게 하고 바른 업을 일러 주어 빨리 깨닫게 하며, 모든 착하지 못한 일을 여의고 여러 가지 선한 법을 쌓게 하며, 나고 죽는 데로부터 건져 내어 진실한 뜻과 두려움 없는 법에 머물게 하나니, 이와 같이 나타내는 것이 시방에 가득하였다.
배꼽으로는 중생의 수효와 같은 외도와 신선들과 비슷한 몸을 내니 가지가지 형상으로 제각기 장엄하였는데, 풀로 만든 옷을 입기도 하고 나무껍질을 입기도 하며, 모두 물병을 들어서 위의가 한가하며, 신선 무리들을 데리고 허공에 걸어 다니면서 시방세계로 가고 오고 하며, 모두 그지없는 찬송하는 소리를 내어 온갖 공덕을 찬탄하며, 혹은 보살들의 닦는 깨끗한 행과 연설하는 묘한 법문과 증득한 법을 칭찬하기도 하니, 소리가 화평하고 청아하고 아름답고 묘하며, 시방세계에 들리어 걸림이 없어 모든 중생을 조복하여 성숙시키며, 모든 근(根)을 거두어서 방일하지 아니하고 진실한 경계를 관찰케 하며, 모든 법이 제 성품이 없다고 말하여 일체지의 마음을 일으키게 하고 끝까지 진실한 도에 편안히 머물게 하며, 세상에서 살림사는 이야기도 하고 다른 지방의 풍속과 규모를 말하기도 하며, 가지가지 방편으로 적당하게 교화하여 일체지로 세상에서 뛰어나는 법문을 열어 보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이익을 얻고 차례로 좋은 업을 닦게 하나니, 이러한 일을 나타내는 것이 시방에 가득하였다.
두 옆구리로는 헤아릴 수 없는 용왕과 용의 아들과 용의 딸과 그 권속들과 비슷한 몸들을 내어서 헤아릴 수 없는 용의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허공에 가득하였다. 이른바 헤아릴 수 없는 보배 향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보배 꽃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보배 화만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보배 일산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보배 짐대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보배 깃발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가지가지 보배 영락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마니보배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가지가지 보배 평상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하늘 보배 장엄거리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하늘 보배 궁전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천녀들의 노래와 찬송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하늘의 진주 그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마니로 된 꽃술과 잎과 꽃판을 가진 연꽃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마니 보관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끝없는 광명이 찬란한 하늘 보배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화만과 짐대와 일산과 하늘 몸으로 장엄한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공경하고 합장한 천녀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광채를 머금고 빛을 토하는 금빛 연꽃 구름과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들의 공덕을 연설하는 음성 구름 따위의 모든 것이 허공에 가득하게 장엄하여, 시방세계의 부처님 도량에 두루 퍼지어 공양하고,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환희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없애고 서늘한 즐거움을 얻게 하나니, 이렇게 나타내는 것이 시방에 가득하였다.
가슴에 있는 길상한 무늬로는 수없는 세계의 티끌 같은 아수라왕과 그 권속과 비슷한 몸들을 내어서 모두 헤아릴 수 없는 요술하는 힘과 가지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허공에 가득하였다. 이른바 한량없는 백천만억 세계를 진동케 하니 모든 산왕들이 서로 충돌하고 모든 바닷물이 크게 솟아오르고 하늘 궁전들이 모두 흔들리고 악마의 광명들이 온통 숨어 버리고 악마의 군중들이 모두 꺾이어 굴복되었으며,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교만을 버리고 방탕한 마음이 없게 하며, 간탐하고 질투하는 때가 벗겨지고 원망과 해치는 생각이 쉬었으며, 모두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번뇌의 산을 깨뜨리고 애욕의 바다를 말리었으며, 다툰 일이 없고 서로 평화로웠으며, 또 환술의 힘과 유희하는 신통으로 중생들을 깨우쳐 탐욕과 고집을 여의고, 나쁜 법을 멀리 떠나서 나고 죽는 일을 두려워하고 해탈을 좋이 여겨 구하게 하며, 세간의 모든 갈래에서 뛰어나 위없는 보리심에 머물게 하며, 보살의 깨끗하고 묘한 행을 닦게 하며, 보살의 바라밀의 길에 나아가게 하며, 모든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게 하며, 보살의 미묘한 법문을 비추어 보게 하며, 보살의 공교한 방편을 관찰케 하는 따위를 나타내는 것이 법계에 가득하였다.
등으로는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의 티끌처럼 많은 성문과 독각들과 비슷한 몸들을 내어 이승법(二乘法)으로 교화할 만한 중생들을 위하여 법문을 말하여 조복케 하니, 이른바 나를 고집하는 이에게는 내가 없음을 말하고, 항상하다고 고집하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무상(無常)함을 말하고, 탐욕이 많은 이에게는 부정한 것을 관찰[不淨觀]하라 말하고, 성내는 일이 많은 이에게는 자비를 관찰[慈心觀]하라 말하고, 어리석은 행동이 많은 이에게는 인연법을 관찰[緣起觀]하라 말하고, 고른 이[等分者]에게는 지혜와 어울리는 경계를 말하여서 각각에 상대하여 다스리어 두루두루 관찰케 하며, 바깥 경계에 사랑하는 고집을 내는 이에게는 고집할 것이 없음을 말하여 사랑을 여의게 하고, 다섯 탐욕 경계[五欲境界]에 빠지는 이에게는 탐욕낼 것이 없음을 말하여 물들지 않게 하며, 고요한 선정에 얽매이는 이에게는 큰 서원의 문을 말하여 모든 중생을 널리 이익케 하기 위해 법 수레를 운전하는 서원을 깊이 좋아하게 하며, 오는 세상이 끝날 때까지 중생들로 하여금 소원이 만족케 하여 이러한 것이 법계에 두루하였다.
두 어깨에서는 아승기 세계의 티끌 수처럼 많은 야차왕과 나찰왕들의 가지가지 형상과 가지가지 빛깔과 길고 짧고 넓고 좁은 가지가지 모양과 영악한 위엄을 나타내어 무섭기 짝이 없으며, 한량없는 그 권속들이 둘러싸고서 가지가지 신력을 나타내며, 가지가지 소리로 크게 호통하여 마땅한 방법을 따라 가지가지 방편으로 시방세계에 두루 퍼져 모든 착한 행을 닦는 중생을 수호하며, 모든 성현들과 보살 대중과 법문을 말하는 도량과 보살의 깨끗한 행을 받아 지니는 이와 여래의 온갖 바른 지혜[一切智]를 구하는 이와 바르게 머물 곳을 향하는 이와 바르게 머무른 이들을 보호하며, 어떤 때에는 집금강신(執金剛神)이 되어 부처님을 공양하고 섬기는 이와 부처님 계신 데를 수호하며, 혹은 모든 세간을 수호하여 나쁜 갈래에 들어가지 않게 하며, 무서워하는 이는 편안케 하고, 병든 이는 쾌차케 하고, 곤란을 받는 이는 괴로움을 덜게 하고, 허물이 있는 이는 스스로 싫증을 내어 뉘우치게 하고, 횡액을 만나는 이는 소멸되게 하고, 복과 지혜를 쌓는 대승 마음을 가진 중생들에게는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법 수레를 굴리어 나고 죽는 일을 버리고 올바른 법에 머물러서 모든 외도의 나쁜 언론을 굴복케 하는 따위의 이익이 시방 법계에 가득하였다.
배에서는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세계의 티끌 수 긴나라왕이 각각 수없는 백천만억 긴나라녀 권속들에게 둘러싸인 것과 한량없는 세계의 티끌 수 건달바왕이 각각 수없는 백천만억 건달바녀 권속들에게 둘러싸인 것을 나타내어 제각기 수없이 많은 하늘 풍악을 잡히어 모든 법이 인연으로 생기는 참 성품을 노래하여 찬탄하며, 모든 부처님의 생각할 수 없는 공덕을 노래하여 찬탄하며, 보리심을 내는 두루한 위력을 노래하여 찬탄하며, 모든 보살이 원만한 행을 닦는 것을 노래하여 찬탄하며, 모든 부처님이 정각 이루는 문을 노래하여 찬탄하며, 모든 부처님이 법 수레 운전하는 문을 노래하여 찬탄하며, 모든 부처님이 신통 변화를 나타내는 문을 노래하여 찬탄하며, 모든 부처님이 열반에 드는 문을 노래하여 찬탄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교법을 수호하는 것을 노래하여 찬탄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기쁘게 하는 문과 모든 부처님 세계를 장엄하는 것을 연설하여 보이는 문과 부처님들의 미묘한 법을 연설하여 보이는 문과 모든 법을 비추어 걸림이 없는 일을 연설하여 보이는 문과 모든 선근을 일으키는 일을 연설하여 보이는 문들을 노래하여 찬탄하는 따위의 모든 이익이 시방에 가득하였다.
입으로는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전륜왕(轉輪王)을 내어, 칠보가 구족하고 네 가지 군대가 호위하였으며, 큰 광명을 놓아 그지없는 보배를 비내려 가장 훌륭한 마니로 세계를 장엄하고, 중생에게 보시하여 모두 만족케 하며, 열 가지 나쁜 짓[十惡]을 끊고 열 가지 착한 일[十善]을 닦게 하였다. 이른바 모든 짐승을 사냥하고 도살하고 물고기를 잡는 포악한 중생들로 하여금 자비심을 내어 생명을 죽이지 않게 하며, 가난하고 고통 받는 하열한 중생들로 하여금 주지 않았는데 가지는 행[不與取行]을 영원히 버리고 항상 보시를 행하게 하며, 한량없는 백천만억 아름다운 여자를 버리면서도 아끼는 마음이 없어, 중생들로 하여금 나쁜 음행을 끊고 깨끗한 행을 닦게 하며, 거짓말하는 중생으로 하여금 끝끝내 진실한 말을 하고 허황하고 이익 없는 말을 하지 않게 하며, 남을 거두어 주는 말로 이간질을 하지 않고 항상 즐겁게 화합하여 다투는 일이 없게 하며, 부드러운 말을 하여 추악한 말과 더러운 말을 하지 않도록 하여, 그들로 하여금 항상 깊고 결정적이고 분명한 뜻을 연설하여 부처님의 법문을 따라 좋은 행을 닦게 하며, 번드르르하고 옳지 않은 말을 아주 끊고 중생들로 하여금 법다운 말에 깊이 들어가게 하였다.
탐욕이 많은 이는 욕심이 적고 넉넉한 줄을 알게 하며, 훌륭하고 단정하고 남이 없는 바른 행을 닦게 하며, 성내는 일이 많은 이는 미워하는 생각을 없애고 중생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때묻은 마음을 없게 하고 불쌍히 여기는 일을 말하여 즐겁게 거두어 주어 부처님 법에 들어가게 하며, 고집하는 소견에 떨어진 이를 위해서는 진실한 이치를 말하여 주어, 모든 법을 관찰하고 인연법을 깊이 알며 올바른 이치를 분병히 알고 바르고 삿된 것을 잘 가리어, 마음이 깨끗하여지고 잘못된 소견을 없애며, 의혹의 산을 깨뜨리고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의 참된 성품을 깨닫고 구족하게 통탈하여 깊은 경지에 들어가서 모든 장애를 모두 없애는 일이니, 이렇게 짓는 일이 법계에 가득하였다.
두 눈으로는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부처님 세계의 티끌 수 광대한 해를 내었는데, 큰 광명을 놓아 모든 지옥들을 비추어 지옥의 고통이 모두 소멸케 하며, 또 모든 세계의 중간을 비추어 캄캄함을 없애고 광명을 보게 하며, 또 모든 세계의 아귀와 축생들에게 비추어 어리석은 장애를 여의고 큰 지혜를 얻어 모든 고통을 없애며, 또 모든 흐린 세계에는 깨끗한 광명을 놓고 백은(白銀) 세계에는 황금 광명을 놓고 황금 세계에는 백은 광명을 놓고 유리 세계에는 파리 광명을 놓고 파리 세계에는 유리 광명을 놓고 자거 세계에는 마노 광명을 놓고 마노 세계에는 자거 광명을 놓고 적진주 세계에는 일장마니왕 광명을 놓고 일장마니왕 세계에는 적진주 광명을 놓고 제청보 세계에는 월장염망(月藏焰網) 마니 광명을 놓고 월장염망 마니 세계에는 제청보 광명을 놓고 순일한 보배로 된 세계에는 여러 보배 광명을 놓고 여러 보배로 된 세계에는 순일한 보배 광명을 놓으며, 이러한 광명으로 부처님 세계의 도량에 모인 대중을 비추어 부처님 일을 짓게 하며, 중생들의 복잡한 마음을 비추어 중생들의 한량없는 사업을 이루게 하며, 모든 세간의 경계를 장엄하여 중생들의 마음을 시원케 하며, 환희한 마음으로 항상 편안하고 쾌락케 하나니, 이러한 일들이 법계에 가득하였다.
이 때에 해당(海幢) 비구가 양미간의 흰 털[白毫]로부터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제석천왕(帝釋天王)을 내니, 위덕과 광명이 하늘 무리에서 뛰어나며, 세상의 모든 욕망과 쾌락을 여의고 모든 경계에 자재하며, 마니 구슬을 정수리에 꾸몄으니 몸에서 나는 광명이 천상의 궁전을 가리워 덮었다. 그리고 모든 수미산을 진동하고 제멋대로 노는 하늘 무리들을 경책하며, 복덕의 힘을 찬탄하고 지혜의 힘을 말하며, 좋아하는 힘을 내고 뜻 두는 힘을 유지하며, 청정한 생각을 더하고 보리심(菩提心) 내는 힘을 굳게 하였다. 부처님 뵈오려 함을 찬탄하여 세상 욕심을 덜게 하고, 법문 들으려 함을 찬탄하여 세상을 싫어하게 하며, 관찰하는 지혜를 찬탄하여 세상에 물드는 일을 끊게 하고, 아수라의 싸움을 쉬게 하여 번뇌의 다툼을 끊으며, 죽기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없애고 마군을 굴복하려는 서원을 내게 하며, 바른 법의 수미산을 세우고 중생들의 모든 사업을 이루게 하며, 잠깐잠깐에 한량없는 중생들을 조복하여 이러한 일들이 법계에 두루하였다.
이마에서는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범천왕을 내니, 몸매가 단정하여 세상에 짝이 없으며, 위의가 조용하고 음성이 아름다우며, 부처님께 법 수레 굴리심을 청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보살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여 중생들의 한량없는 사업을 이룩하게 하는 따위의 일이 시방 법계에 가득하였다.
머리에서는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보살 대중을 내니, 모두 훌륭한 몸매로 전신을 장엄하였고, 보살들의 온몸의 털구멍마다 큰 광명 구름을 놓아 부처님들이 지난 세상에 행하던 보살행의 가지가지 미묘한 행을 연설하였다. 이른바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의 지난 세상에 행하던 보시바라밀과 주는 이와 받는 이와 주는 물품과 따라서 어울리던 행[所隨順相應行]의 바다를 칭찬하며, 모든 간탐한 중생을 이끌어 아끼는 마음을 여의고 베푸는 마음을 성취하며, 보시하는 일로 중생들을 이끌어 위없는 보시바라밀에 머물게 하며, 부처님들의 몸매와 공덕을 보이어 여러 보배로 세계를 장엄케 하며, 의보(依報)와 정보(正報)가 생기는 원인을 보여 중생들로 하여금 좋아하여 익히게 하였으며, 또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들이 지난 세상에 행하던 계행 지키는 바라밀과 따라서 어울리던 행의 바다를 찬탄하니, 중생들로 하여금 다섯 가지 욕심 내는 경계에는 싫증을 내고 부처님 경계는 일심으로 구하게 하며, 뒤바뀐 생각을 버리고 올바르게 생각하여 잘못된 분별을 끊고 온갖 나쁜 짓을 여의게 하며, 보살의 계행을 생각하고 중생들을 거두어 큰 자비에 머물게 하며, 해탈하는 것을 칭찬하고 여래의 가장 으뜸되는 계행을 보호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 계율에 머물게 하며, 모든 것이 꿈과 같다고 말하여 모든 법의 성품이 공한 줄을 알게 하며, 모든 향락이 재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애욕의 속박을 여의고 번뇌에서 벗어나게 하였다.
또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부처님들이 지난 세상에 행하던 욕됨을 참는 바라밀과 따라서 어울리던 행의 바다를 찬탄하니, 중생들로 하여금 법에 자재하고 마음에 자재함을 얻어 욕되는 일을 참는 힘을 갖추게 하며, 금빛 몸을 얻는 업을 칭찬하여 때묻고 성내는 일을 여의고 자비한 행을 일으키어 죽이려는 마음을 쉬어 축생 갈래를 끊게 하였으며, 또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들의 지난 세상에 행하던 꾸준히 나아가는[精進] 바라밀과 따라서 어울리는 행의 바다를 찬탄하니, 보살로 하여금 용맹하게 부지런히 나아가며 일체지를 얻기 위하여 바른 법을 부지런히 구하게 하며, 모든 여래를 공양하고 받들어 섬기며 공경하고 찬탄하여 고달픈 마음이 없게 하였으며, 세상 중생들로 하여금 멋대로 놀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게 하고, 중생을 거두어 주어 고통 속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끝까지 원만한 지혜에 들어가게 하였다.
또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들이 지난 세상에 닦으신 선정바라밀과 따라서 어울리는 행의 바다를 찬탄하니, 중생들로 하여금 부질없는 번뇌의 장애를 없애고 교만한 마음을 버리어 탐욕과 성내는 일을 일으키지 않게 하며, 서늘한 구름으로 뜨거운 번뇌를 없애어 나고 죽는 바다를 말리고 무명의 업으로 생긴 산을 헐어 버리며, 중생을 조복하여 묘한 법에 머물러 마음이 끝끝내 자재하게 하였으며, 또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들이 지난 세상에 닦던 반야바라밀과 따라서 어울리는 행의 바다를 찬탄하니, 바른 소견의 지혜의 번개 빛을 널리 비추어 중생들로 하여금 근본 성품을 통달케 하며, 깨끗하고 묘한 법의 우레 소리를 진동시켜 중생들로 하여금 공덕이 늘게 하며, 모든 나라는 교만의 산을 헐어 버리고 잘못된 소견의 독한 살을 뽑고 모든 의혹하는 껍질을 없애 버리어 중생들로 하여금 자재한 지혜를 얻게 하였다.
또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들이 지난 세상에 닦던 방편바라밀과 따라서 어울리는 행의 바다를 찬탄하니, 세간에서 가지가지 짓는 일을 따라 행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끝까지 성숙케 하며, 모든 중생을 모두 조복하면서도 중생들에게 물들지 아니하며, 여러 부처님의 모인 대중을 밝게 비추면서도 모인 대중에게 마음이 집착하지 아니하고 나고 죽는 일을 여의었지마는 여러 세상에 마음대로 태어나며, 세간에 나타나 있으면서도 마음대로 열반에 드나들며, 나고 죽는 일과 열반이 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은 줄을 분명히 알지마는 중생들을 공교롭게 이익케 하며, 보살의 원만하고 자재한 데에 편안히 있어서 세간을 뛰어나 저 언덕에 이르게 하였으며, 또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들이 지난 세상에 이룬 서원바라밀과 따라서 어울리는 행의 바다를 찬탄하니, 보살들로 하여금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네 가지 서원 수레를 타고 정각의 길로 다니면서 온갖 세계에서 중생을 이익케 하며, 무명의 산을 헐고 애욕의 그물을 찢고 모든 속박을 풀어 나머지가 없게 하며, 신통과 가지가지 변화를 나타내어 중생들의 목숨이 자재하게 하였다.
또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이 지난 세상에 이룬 힘의 바라밀과 따라서 어울리는 행의 바다를 찬탄하니, 보살의 모두 기억하는 힘을 연설하여 방편 법문과 묘한 변재의 힘으로 중생을 성숙케 하며, 넓고 큰 원력으로 원수와 마군을 쳐부수고 자재한 지혜 힘으로 외도들을 제어하며, 두려움이 없는 마음의 힘과 몸의 힘이 금강같이 견고하여 모든 철위산(鐵圍山)을 부수며, 시방세계의 겁말(劫末)에 타는 불을 끄고 바닷물을 말리며, 맹렬한 태풍을 삼키고 온 허공에 있는 세계를 손바닥에 올려 놓아도 몸의 힘은 조금도 덜어지지 아니하며, 중생들로 하여금 삼매를 깨끗이 닦아서 모든 곳에 마음대로 태어나게 하였으며, 또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모든 부처님들이 지난 세상에 닦던 지혜바라밀과 따라서 어울리는 행의 바다를 찬탄하니, 가지가지 지혜의 지위를 분별하여 연설하였는데, 이른바 부처님들의 십력과 두려움 없음과 온갖 공덕을 내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며, 부처님들의 모든 잘 생긴 몸매와 마음대로 장엄함을 만족케 하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며, 보살들의 큰 서원을 일으키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며, 모든 중생을 두루 거두어 주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며, 중생들에게 나가 없는 줄을 나타내어 보이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며, 모든 중생의 갖가지 생각을 널리 관찰하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며, 모든 중생의 근성과 알음알이의 차별을 두루 분별하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며, 모든 중생의 믿음과 좋아함이 차별한 것을 따르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며, 모든 중생의 깊은 업 바다가 한량없는 차별임을 분명히 아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며, 모든 중생의 한량없는 서원 바다와 좋아하는 마음의 차별에 들어가는 구족한 지혜의 지위였다.
정수리의 육계(肉?)에서는 한량없는 아승기 부처 세계의 티끌 수 여래의 몸이 나왔으니, 그 몸이 매우 훌륭하여 세상에는 비길 데가 없으며, 여러 가지 몸매와 잘 생긴 모양으로 깨끗이 장엄되었으며, 위덕과 광명이 엄청나고 빛나서 황금 산과 같으며, 한량없는 광명이 시방에 두루 비치며 원융한 음성을 내어 법계에 두루하며, 한량없는 큰 신통을 나타내며, 모든 세간에 법 비를 두루 내리어 분수를 따라 이익을 얻게 하였는데, 곧 보리도량에 앉은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평등하게 앞에 나타나는 지혜[平等現前智]요, 관정(灌頂) 지위에 이른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넓은 문 법계[普門法界]요, 법왕자(法王子) 지위에 있는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모든 보살이 널리 장엄한 문에 들어감[入諸菩薩普莊嚴門]이요, 동진(童眞) 지위에 이른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견고한 산에 머무는 법 지혜 구름[住堅固山大法智雲]이었다. 물러나지 않는[不退]지위에 이른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두루 장엄한 평등한 바다 광[普?莊嚴海藏]이요, 바른 마음[正心]을 성취한 자리에 이른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금강 지혜로 넓은 경계를 비춤[以金剛智普照境界]이요, 방편이 구족한 지위에 이른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중생의 제 성품을 거두는 장엄문[普攝衆生自性莊嚴門]이요, 귀동자로 태어나는[生貴] 지위에 이른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여래가 원만하게 세간을 따라 줌[如來圓滿隨順世間]이요, 수행이 어울리는 지위에 이른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법의 근본을 연설하여 세간을 불쌍히 여김[演法本際悲愍世間]이요, 토대를 닦는[治地] 지위에 이른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법 광을 모음[積集法藏]이요, 처음 마음을 내는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중생을 포섭하여 평등하게 장엄함[普攝衆生平等莊嚴]이요, 넓고 크게 믿고 이해하는 보살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여래의 서원 광인 다함 없는 해탈[如來願藏無盡解脫]이요, 무색계 하늘에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넓은 지혜의 무진장[普門智無盡藏]이었다.
범천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한량없는 교법 소리[無量敎聲] 넓은 지혜 광이요, 타화자재천에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법의 힘과 살아가는 도구를 내는 무진장[能生法力資具無盡藏]이요, 마군중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가지가지 마음 짐대로 일체지를 구함[種種心幢勤求一切智]이요, 화락천(化樂天)에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깨끗한 생각의 지혜 보배가 가지가지 멍에에 머묾[淨念智寶住種種善]이요, 도솔천에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보살의 가지가지 원을 내는 보배 짐대[菩薩生意種種願寶幢]요, 야마천에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여래를 따라서 깨끗한 생각으로 기뻐하는 광[隨順如來淨念歡喜藏]이요, 도리천에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여래를 빨리 뵈옵고 장엄을 내어 즐거워하는 광[疾見如來出生莊嚴愛樂藏]이요, 용왕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보살이 용왕 갈래를 여의고 신통 변화를 내는 즐거운 짐대[出生菩薩厭離龍趣種種神變歡喜幢]요, 야차왕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부처님을 보고 기뻐하여 법계에 두루하는 여래의 신통 변화광[見佛歡喜普?法界如來神變藏]이요, 건달바왕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모든 부처님의 법문 음성 구름을 모옴[一切如來集法音聲雲]이요, 아수라왕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금강 지혜의 큰 법 경계[金剛智輪大法境界]요, 가루라왕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끝없는 광명으로 부처님들의 방편을 냄[無邊光明出生一切如來方便]이요, 긴나라왕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모든 여래께서 세간을 이익케 하는 훌륭한 지혜 구름[一切如來饒益世間殊勝智雲]이요, 마후라가왕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빨리 법을 늘게 함을 좋아함[愛樂速疾增長法]이요, 이 세상 임금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모든 중생의 좋은 지혜를 얻음[得一切衆生勝智慧法]이요, 지옥 중생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고요한 음성으로 바른 생각을 장엄함[寂靜音聲正念莊嚴]이요, 축생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여래의 지혜 광을 갖추어 나쁜 업과 나쁜 갈래가 없는 소리를 따라감[隨順如來具智慧藏無惡業道聲]이요, 염라왕 세계의 중생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중생을 버리지 않고 여래의 바라밀을 내는 소리[不捨衆生出生如來波羅蜜聲]요, 액난을 받는 중생들에게 내리는 법 비는 이름이 고요한 음성으로 두루 위로함[寂靜音聲普?安慰]이니, 모두 중생들로 하여금 고통을 여의고 성현의 모임에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일이 시방의 모든 법계에 가득하였다.
2) 신통을 보고 법을 묻다
해당 비구는 온 몸의 털구멍마다 낱낱이 한량없는 아승기 부처 세계의 티끌 수 광명 그물을 내니, 낱낱 광명마다 아승기 빛깔을 갖추었고, 낱낱 빛깔마다 아승기 장엄이 있고, 낱낱 장엄마다 아승기 경계를 나타내고, 낱낱 경계마다 아승기 사업을 마련하여, 이러한 것이 시방 법계에 두루 가득하였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다시 이러한 광명 그물 속에서 해당 비구가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이 삼세에 행하는 보시바라밀을 닦으면서 몸 안에나 몸 밖에 있는 것을 모두 버리고 보시하는 행을 원만히 하는 일을 보았으며,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이 삼세에 지니는 계행 갖는 바라밀을 닦으면서 처음 마음 낼 때로부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몸과 생명을 버릴지언정 잠깐도 계율을 범할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일을 보았으며,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이 삼세에 어울리는 참는 바라밀을 닦으면서 머리·눈·손·발을 상하거나 팔·다리를 끊거나 나쁜 말로 모욕을 당하더라도 모두 달게 받고 마음이 동요하지 아니하며, 내 몸이나 다른 이의 몸을 볼 적에 나라는 생각이 없고, 크게 자비한 마음을 내어 일체지를 이루었는데, 이러한 인연으로 보살의 구족한 몸매와 자재한 몸을 얻었으며, 온갖 몸으로 모든 장소에서 모든 겁을 지내면서 온갖 고통을 받더라도 바른 법을 구하여 중생들을 이익케 하며, 한 생각도 싫증을 내어 물러나려는 마음이 없으며, 가지가지 신통 변화가 시방에 두루 퍼져 중생 세계와 평등하게 온갖 몸을 나타내는 것이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듯이 법계에 가득함을 보았다.
또한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들이 삼세에서 행하던 정진하는 바라밀을 닦으면서 삼세의 부처님과 보살들의 용맹하게 꾸준히 나아감을 배우며, 모양을 여읜 묘한 행으로 가지가지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의 바닷물을 진동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힘써서 나고 죽는 일을 싫어하고 마군의 세상을 벗어나게 하며, 모든 외도는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없고 온갖 마군을 모두 부수며, 광명이 시방 법계에 비치어 보살들로 하여금 가지가지 행과 가지가지 신통을 닦아 중생을 모두 이익케 함을 보았으며,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들이 삼세에 구하는 선정바라밀을 닦으면서, 혹은 양반의 가문에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나라 임금이 되기도 하여, 선지식을 만나 보리심을 내고 나라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기도 하며, 큰 서원을 세우고 가지가지 위의로 계행을 굳게 지키고 마음이 고요하여 선정을 닦음을 보았다.
또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들이 삼세에 성취한 반야바라밀을 닦으면서, 일체지를 열어 펼치기 위하여 부지런히 부처님 법을 구하고 바른 소견의 마음을 내기도 하며,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선지식을 구하여 가까이 모시고 받들어 섬기며, 가르침을 어기지 아니하고 존중히 여기며 공경하여 신심을 내며, 예배하고 공양하여 게으른 마음이 없으며, 부처님의 한 구절 바른 법을 구하려고 안팎으로 가진 것을 모두 버리며, 몸과 목숨과 재물을 아끼는 생각이 없으며, 내지 여러 구절의 법문을 구하는 것도 역시 이와 같이 하여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이와 같이 생각하며, 여러 가지 수행하는 것이 모두 중생들을 성취시켜 구경의 지혜를 원만케 하려는 것을 보았으며, 또한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들이 삼세에 서로 어울리는 방편바라밀을 닦으면서, 모든 갈래의 여러 종류에게 중생들의 몸매와 비슷한 몸을 나타내어 가지가지 위의로 공교롭게 거두어 주어 중생들에게 큰 이익을 얻게 함을 보았다.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들이 삼세에서 세우는 서원바라밀을 구하매 곧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섬기려는 원과 중생들을 성취시키려는 원과 모든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려는 원과 이렇게 세운 모든 서원을 원만하게 수행하여 성취한 공덕으로 부처님들의 몸매를 구족하며, 나쁜 짓을 다스리는 모든 선한 법을 닦고 모든 나고 죽는 근심을 없애며,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중생을 이익케 하려는 서원이 그지없음을 보았으며, 또한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들이 삼세에 어울리는 힘 바라밀을 닦으매, 큰 서원을 세우는 힘과 부처님께 널리 공양하는 힘과 부처님 세계를 널리 깨끗이 하는 힘과 묘한 행을 널리 닦는 힘과 중생들을 널리 교화하는 힘 등을 보았으며, 또한 지나간 옛적에 모든 보살이 삼세에서 행하는 지혜바라밀을 닦으매, 항상 세밀한 모든 경계와 원만한 지혜로 법계의 모든 중생을 깨우치사 무명의 잠에서 깨게 하며, 필경에 일체지의 길을 내게 함을 보았다. 이렇게 해당 비구가 발로부터 정수리에 이르도록 온갖 털구멍에서 나타내는 경계를 선재동자는 생각생각에 모두 분명하게 보았다.
그 때에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해당 비구를 관찰하면서 앙모하는 마음을 내어 그 헤아릴 수 없는 삼매와 해탈을 기억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삼매의 자재함을 따라가며, 그 헤아릴 수 없이 중생을 이익하는 방편을 생각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일부러 하지 않는[無作] 묘한 작용과 널리 장엄한 문에 깊이 들어가며, 그 헤아릴 수 없이 깊은 믿음과 깨끗한 경계를 사랑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법계를 장엄하는 청정한 지혜를 관찰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이 끝까지 가피하심을 받는 지혜에 편안히 머물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자재한 힘을 내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큰 서원을 견고하게 하며, 그 헤아릴 수 없는 보살의 실행하는 힘을 더하게 하느라고, 이렇게 서서 생각하고 관찰하기를 하루 낮 하룻밤을 지내고, 내지 이레 낮 이레 밤, 반달과 한 달을 지내며, 내지 여섯 달을 지내고 또 엿새를 지냈다.
이러한 뒤에야 해당 비구가 삼매에서 일어나니, 이 때에 선재동자는 몸을 땅에 엎드려 공경하며 예배하고 일어서서 합장하고 처음 보는 일이라고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이러한 삼매문은 매우 희유하고 기특한 것입니다. 이 삼매문은 가장 깊은 것이며, 이 삼매문은 가장 크고 넓은 것이며, 이 삼매문은 경계가 한량없으며, 이 삼매문은 신통 변화가 헤아릴 수 없으며, 이 삼매문은 광명이 짝할 이 없으며, 이 삼매문은 장엄이 수가 없으며, 이 삼매문은 위력이 제어하기 어려우며, 이 삼매문은 경계가 평등하여 흔들리거나 어지럽지 아니하며, 이 삼매문은 시방의 모든 세계에 널리 비치며, 이 삼매문은 방편이 한량없어 훌륭한 일을 감당할 만하나이다.
그 까닭을 말하면, 이 삼매는 이익이 끝이 없으니 모든 중생의 한량없는 고통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빈궁한 업을 끊게 하는 까닭이며,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까닭이며, 축생의 갈래를 면하게 하는 까닭이며, 아귀 되는 원인을 끊는 까닭이며, 모든 액난의 문을 닫는 까닭이며, 인간과 천상의 길을 여는 까닭이며, 모든 안락한 법을 가까이 하는 까닭이며, 인간 천상의 좋은 쾌락을 내는 까닭이며, 선정의 경계를 사랑하게 하는 까닭이며, 하염 있는 낙을 늘게 하는 까닭이며, 삼계에서 벗어나는 법을 보이어 부지런히 구하게 하는 까닭이며,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끌어내어 구하게 하는 까닭이며, 큰 복과 지혜가 생겨날 원인을 늘게 하는 까닭이며, 크게 불쌍히 여기는 엄청난 마음을 빨리 자라게 하는 까닭이며, 광대한 서원의 힘을 내게 하는 까닭이며, 보살이 지혜의 길을 비추어 밝히게 하는 까닭이며, 바라밀의 길을 장엄케 하는 까닭이며, 가장 좋은 대승에 깊이 들어가게 하는 까닭이며, 보현의 묘한 행을 분명히 알게 하는 까닭이며, 모든 보살 지위의 지혜 광명에 들어가게 하는 까닭이며, 보살의 모든 서원과 행을 쌓아 성취케 하는 까닭이며, 일체지지(一切智智) 경계에 편히 머물게 하는 까닭이며, 모든 보살의 변화하는 힘을 청정케 하는 까닭이며, 모든 것에 가지(加持)하는 자재한 힘을 부지런히 구하는 까닭이옵니다. 거룩하신 이여, 이 삼매문의 이름을 무어라 하나이까?”
해당 비구가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이 삼매는 이름이 넓은 눈으로 버리는 것[普眼捨得]이며, 또 반야바라밀 경계의 깨끗한 광명[般若波羅蜜境界淸淨光明]이며, 또 평등하고 깨끗하게 널리 장엄하는 문[平等淸淨普莊嚴門]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평등하고 깨끗하게 널리 장엄하는 문 닦는 것을 으뜸으로 삼고서 백만 아승기나 되는 가장 훌륭하고 가장 높고 비길 데 없는 삼매를 구족히 원만하였느니라.”
선재동자가 말하였다.
“거룩하신 이여, 이 삼매의 경계는 필경에 어떠한 것입니까?”
해당 비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삼매문의 경계는 깊고 넓고 커서 한량이 없느니라. 만일 이 삼매를 닦으면 몸과 마음이 고요하여져서 삼매에 들어갈 적에는 시방의 모든 세계를 분명히 아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의 모든 세계에 나아가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의 모든 세계에 드나드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의 모든 세계를 장엄하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의 모든 세계를 다스리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의 모든 세계를 깨끗이 하는 데 걸림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이 시방에 두루함을 보는 데 걸림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광대한 위덕을 보는 데 걸림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유희와 신통을 아는 데 걸림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깊고 깊은 지혜를 증득하는 데 걸림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큰 공덕 바다에 들어가는 데 걸림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위없는 법문 구름을 일으키는 데 걸림이 없느니라.
또 모든 부처님의 한량없는 법 비를 받는 데 걸림이 없으며, 부처님들의 법문에서 묘한 행을 닦는 데 걸림이 없으며, 부처님들이 미묘한 법 수레를 운전하는 평등한 지혜의 성품을 아는 데 걸림이 없으며, 부처님들의 도량에 모인 대중 속에 들어가 신통의 힘을 나타내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 모든 부처님의 일으키신 묘한 행을 따르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 모든 부처님이 법문 연설하심을 관찰하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의 모든 부처 세계에 들어가 신통을 일으키는 데 걸림이 없으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시방 중생을 거두어 고통 바다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걸림이 없으며, 사랑하는 마음을 항상 일으키어 온 시방에서 중생에게 낙을 주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의 부처님들을 두루 뵈오며 만족한 마음이 없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 모든 중생의 가지가지 알음알이에 두루 들어가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 모든 중생의 가지가지 근성을 두루 아는 데 걸림이 없으며, 시방 모든 중생의 가지가지 업 바다를 두루 아는 데 걸림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다만 이 반야바라밀의 깨끗한 광명의 삼매 법문만을 알고 있을 뿐이니, 저 보살마하살들이 깊고 깊은 구경의 지혜 바다에 들어가는 일과 깨끗이 한 훌륭한 법의 경계와 부처님들의 법문을 통달함과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 세계에 가는 것과 큰 지혜로 모두 기억하는 광명을 소유한 것과 원만하고 자재한 삼매에 머무는 일과 가지가지 청정한 신통을 나타내는 것과, 다함 없는 큰 변재를 갖추는 일과 두려움 없는 아름다운 음성을 얻어 모든 지위의 공덕을 연설하는 것과 모든 중생을 옹호하는 일들에야 내가 어떻게 그 미묘한 행을 알며, 그 공덕을 찬탄하며, 그 경계를 나타내며, 그 원력을 칭찬하며, 그 광명을 나타내며, 그 바라밀 문에 들어가며, 그 증득한 것을 통달하며, 그 훌륭한 업을 모으며, 그 차례를 알며, 그 두루 퍼짐을 짐작하며, 그 삼매에 머물며, 그 마음의 경계를 보며, 바른 도를 말하며, 위세를 따르며, 그 평등한 지혜를 얻겠는가.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다가 조수가 이르는 곳[海潮處]에 이르면 원만광(圓滿光)이란 큰 성이 있고, 그 성에는 묘원광(妙圓光)왕이 있으며, 그 성의 동쪽에 좋은 숲 동산이 있으니 이름이 보장엄(普莊嚴)이요, 왕의 부인은 이름이 이사나(伊舍那)니, 우바이가 되어 이 숲 동산에서 보살행을 닦고 있느니라. 그대는 그 우바이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우며 보살의 도를 닦느냐고 물으라.”
이 때에 선재동자는 해당 비구에게서 훌륭한 법을 얻었고, 견고한 몸을 갖추고 삼매의 경계를 증득하였으며, 철저하게 밝히 알아 청정함에 이르렀고, 깊은 법계를 깨달았으며, 부처님들의 교법을 따라서 모든 법문을 기억하여 잊지 아니하고 크고 넓고 널리 장엄한 문에 편안히 머물렀으며, 지혜의 광명이 시방에 가득 차고 기쁜 마음으로 한량없이 뛰놀았으며, 오체(五體)로 땅에 엎드려 해당 비구의 발에 절하고 수없이 오른쪽으로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