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문수보살이 선재동자를 만나다
그 때에 문수사리보살이 비구들에게 권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고는, 남쪽으로 가면서 차례차례 인간의 도성과 마을을 지나서 복생성(福生城)에 이르렀다. 그 성의 동쪽에 있는 장엄당(莊嚴幢) 사라 나무 숲 속에 머무르니, 그 곳은 지나간 세상에 부처님들이 계시면서 모든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케 하던 큰 탑이 있는 곳이며, 또 비로자나부처님이 지나간 세상 보살행을 닦을 때에 버리기 어려운 한량없는 몸과 재물을 버리던 곳이었다. 그러므로 이 숲의 이름이 한량없는 부처 세계에 퍼졌으며, 이 곳은 하늘과 용과 야차와 건달바와 아수라와 가루라와 긴나라와 마후라가와 사람인 듯 아닌 듯한 것 등이 항상 공경하고 공양하는 곳이었다.
이 때에 문수사리보살이 여러 권속을 데리고 이 숲에 이르러서는 그 자리에서 사자좌에 앉아 수다라를 말씀하니, 경의 이름이 법계에 널리 비치는 원만한 광명[普照法界圓滿光明]이었다. 백만억 나유타 수다라로 권속을 삼았으며, 이 경을 말씀할 때에 한량없는 백천억 나유타 대용왕과 그 권속들이 이 법을 듣고는 용의 세상을 싫어하고 부처님 공덕을 좋아하여, 용의 몸을 버리고 인간과 천상에 태어났으며, 1만 용왕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다시 물러나지 않게 되었고, 한량없고 수없는 중생들이 삼승법에서 성숙함을 얻었다.
그 때에 복생성 안에 있는 사람들은 문수사리보살이 장엄당 사라 나무 숲 큰 탑 근처에 왔다는 말을 듣고 모두 성중으로부터 나와서 이 곳에 이르렀다. 그 사람들 가운데 대혜(大慧)라는 우바새(優婆塞)가 5백 권속을 데리고 왔으니, 그 권속은 수달다(須達多) 우바새·보덕(寶德) 우바새·원광(圓光) 우바새·명칭천(名稱天) 우바새·월길상(月吉祥) 우바새·월희(月喜) 우바새·월지(月智) 우바새·대지(大智) 우바새·현호(賢護) 우바새·현길상(賢吉祥) 우바새 들이었다. 그는 이런 대중에게 앞뒤로 둘러싸여서 문수사리동자가 있는 데로 와서는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앉았다.
또 대혜(大慧) 우바이(優婆夷)가 권속 5백 사람과 함께 왔는데, 그 이름은 묘원광(妙圓光) 우바이·범덕(梵德) 우바이·길상(吉祥) 우바이·묘비(妙臂) 우바이·현광(賢光) 우바이·현길상(賢吉祥) 우바이·월광(月光) 우바이·성수광(星宿光) 우바이·현덕(賢德) 우바이·묘안(妙眼) 우바이 들이었다. 이런 대중들이 앞뒤로 둘러싸고서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로 와서는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또 동자(童子)가 있으니 이름이 선재(善財)며 권속 5백 사람과 함께 왔는데, 그 이름은 선금(善禁)동자·선계(善戒)동자·선위의(善威儀)동자·선행(善行)동자·선사유(善思惟)동자·선지(善智)동자·선혜(善慧)동자·선안(善眼)동자·선비(善臂)동자·선광(善光)동자 들이었다. 이런 무리들이 앞뒤로 둘러싸고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로 와서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물러가 앉았다.
또 동녀(童女)가 있으니 이름은 묘현(妙賢)이며 권속 5백 사람과 함께 왔 는데, 그 이름은 대혜(大慧)동녀·선현(善賢)동녀·단엄면(端嚴面)동녀·견선혜(堅善慧)동녀·길상현(吉祥賢)동녀·길상지(吉祥智)동녀·공양덕(供養德)동녀·길상원광(吉祥圓光)동녀·묘각(妙覺)동녀 들이었다. 이런 무리들이 앞뒤로 둘러싸고 문수사리동자 있는 데로 와서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물러가서 한쪽에 앉았다.
이 때에 문수사리동자가 복성 사람들이 모두 모여 온 줄을 알고 두루 살펴본 뒤에 그들 마음에 좋아하는 대로 신력으로써 자재한 몸을 나타내니, 위엄과 광명이 놀랍게 빛나서 대중에서 뛰어났다. 크게 사랑하는 힘으로는 모든 대중들로 하여금 편안하고 시원하고 쾌락함을 얻게 하고, 크게 불쌍히 여기는 힘으로는 법문을 말하는 마음을 일으켜 두루 성취하게 하고, 큰 지혜의 힘으로는 그들을 깨닫게 하여 온갖 번뇌의 때를 소멸하게 하고, 걸림없는 변재로는 장차 깊고 크고 넓은 불법을 연설하려 하였다.
또 선재동자는 무슨 인연으로 선재라는 이름을 지었을까 하고 살펴보았다.
선재동자가 처음 태(胎)에 들 때에 그 집 안에 자연히 칠보 누각이 생겼는데, 누각 밑에는 일곱 군데 복장(伏藏)이 있었고, 그 복장 위에는 칠보의 싹이 났으니, 금·은·유리·파려·적진주·자거·마뇌 등이었다.
선재동자는 태에 든 지 열 달만에 탄생하였는데, 형용이 단정하고 팔다리와 손발가락이 분명히 생겼으며, 일곱 복장은 길이·너비·두께가 각각 7주(?)씩 되는 것이 저절로 솟아올라 빛이 찬란한 것을 안팎 가족들이 모두 보았고, 또 집 안에는 5백 개의 보배 그릇에 진기한 보배들이 가득가득 담겼었다. 이른바 금강 그릇에는 온갖 향이 가득하고, 향으로 된 그릇에는 가지각색 옷이 가득하고, 백옥 그릇에는 음식이 가득하고, 마니 그릇에는 보물이 가득하고, 황금 그릇에는 은쌀이 가득하고, 백은 그릇에는 금쌀이 가득하고, 금은 그릇에는 유리가 가득하고, 유리 그릇에는 금과 은과 마니보배가 가득하고, 파려 그릇에는 자거가 가득하고, 자거 그릇에는 파려가 가득하고, 마뇌 그릇에는 진주가 가득하고, 진주 그릇에는 마뇌가 가득하고, 별짐대 마니 그릇에는 수정 마니가 가득하고, 수정 마니 그릇에는 별짐대 마니가 가득하였다. 이와 같이 5백 보배 그릇이 저절로 나왔고, 또 집안에 가지가지 보배와 재물과 모든 일용품 따위가 쏟아져 내려서 모든 고방이 가득가득 찼었다.
그래서 부모와 친척과 관상 보는 사람들이 합의하여 이 동자의 이름을 선재(善財)라고 지었고 또 이 동자가 지난 세상에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여 선근을 많이 심었고, 믿는 마음과 알음알이가 크고 넓으며,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기를 좋아하고, 몸이나 입이나 마음으로 짓는 일에 모두 잘못이 없고, 깨끗한 보살의 도를 꾸준히 닦았으며, 일체지를 구하여 불법의 그릇을 이루었고, 마음의 움직임이 청정하여 허공과 같은 줄을 알았다.
이 때에 문수사리보살이 이렇게 선재동자의 훌륭한 상호를 관찰하고, 화평하게 웃으며 위로하면서 모든 불법을 연설하여 주었으니, 곧 모든 부처님들의 닦아 쌓은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서로 계속하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차례로 깊이 들어가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대중이 청정한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법 수레로 교화하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몸매가 청정한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법신이 두루 성취하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변재가 걸림없는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원만하게 장엄한 법을 말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평등하여 둘 아닌 법을 말하였다.
그 때에 문수사리동자가 선재동자와 대중들을 위하여 이러한 법을 말하고, 다시 가지가지 좋은 방편으로 은근하게 권유하여 그들로 하여금 활짝 깨닫고 세력이 점점 자라서 환희심을 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였으며, 또 선재동자로 하여금 지난 세상에 심은 선근을 생각하게 하고, 복성에서 나온 대중들의 근성과 욕망을 따라 신통을 나타내어서 제도(濟度)받을 수 있는 데로 법문을 연설하고 떠났다.
이 때에 선재동자는 문수사리동자에게서 부처님들의 여러가지 훌륭한 공덕과 큰 위력을 말하는 것을 듣고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부지런히 구하기 위하여 문수사리를 따라가서 우러러 받들기를 잠깐도 버리지 아니하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귀의하여 합장하고 우러러 보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큰지혜와 위신의 힘을얻어서 보리행을
행하여 중생건지고 그지없는 그경계
구하려하니 바라건대 보살님 살피옵소서.
애욕물 깊이파서 해자[塹]가되고 교만한높은
마음담이 되었고 여러갈래들고 남은문과
창호요 넘지못할 삼계(三界)는 성곽이되며
어리석은 무명이 꽉덮였는데 탐욕·노여움[?]
성하여 불이늘타며 마왕이 마음대로 여기있거든
철없는 범부들이 의지해 사네.
아첨과 분한(分恨)과 번뇌북새질 탐욕에 얽히는건
그물끈같아 의혹에 가리워져 배냇소경처럼
험난한 잘못된길 늘드나드네.
간탐과 질투심에 항상 얽히어져서
나쁜갈래 팔난(八難)속에 늘들어가고
다섯갈래 헤매면서 깨닫지못해
나고늙고 병나죽는 고통이크네.
대비로 번뇌끊는 깨끗한햇님 머리비친
지혜빛 두렷한 바퀴나고 죽는번뇌
바다 말리시나니 자비광명 드리우사 살펴주소서.
두렷이 사랑하는 깨끗한 달님 복과 덕과
빛나는 때 없는 바퀴 중생들을 골고루
편케 하시니 서늘한 덕 드리우사 살펴
주소서.
온갖 법계 공덕의 임금이시여 설한 업을
이룩해 윤보(輪寶) 삼아서 갈 데를 지도하여
걸림없나니 이내 마음 따라서 가르치소서.
복과 지혜 넓으신 큰 장사 물주(物主)
용맹하게 나아가 보리를 얻어 온 법계
중생들을 이익하시니 자비를 드리우사 건져
주소서.
몸에는 욕을 참는 갑옷을 입고 손에는
날카로운 지혜 칼 잡아 자재하게 마군을
깨뜨리시는 용맹으로 이 몸을 보호하소서.
묘한 법 수미산에 편안히 계셔 삼매의
하늘 아씨 호위를 받고 번뇌의 아수라를
깨뜨리시니 진실한 제석천왕 살펴 주소서.
캄캄한 삼계 안에 범부의 굴택(窟宅)
번뇌에 헤매이는 삼악도 인(因)을 영원히
씻은 듯이 소멸하시고 밝은 등불 앞길을
비춰 주소서.
나쁜 갈래 가는 길 막아 주시고 좋은
길을 닦으사 깨끗케 하여 삼계 중생 건지시는
큰 다리[橋梁]시니 나에게 해탈 법문
보여 주소서.
항상하다 즐겁다 내다 깨끗다 뒤바뀐 나쁜
고집 어두운 소견 밝으신 지혜로써 없애
주시고 참된 법 해탈의 길 열어지이다.
참된 이치 깨달아 의혹 없으며 여러 가지
법에서 두려움 없고 중생을 조복하는 자재하신
님 나에게 보리의 길 보여 주소서.
여래의 정견(正見) 땅에 편안히 계셔
부처님의 공덕을 늘게 하시며 부처님 묘법
꽃을 내리시나니 나에게 보리 길 속히
보이소서.
가고 오는 삼세의 여러 부처님 밝은 햇빛
세간에 떠오르는 듯 중생에게 감로문을
열어 주시니 저 부처님 얻으신 길 말씀하소서.
번뇌 업의 속박을 풀어 주시고 삼승의
법 수레를 운전하시는 지혜에 결정하여
자재하신 님 마하연의 밝은 불꽃 보여
주소서.
자비는 속바퀴[?] 행원은 겉바퀴[輪]
믿음은 빗장 되고 참음은 굴대[軸] 깨끗한
공덕 보배 수레채[轅] 되니 이러한 보리
수레 나를 태워요.
여러 가지 진언은 앉는 데[車箱] 되고
사랑으로 장엄한 뚜껑을 덮고 아름다운
변재로 풍경을 달아 훌륭한 이런 수레
나를 태워요.
깨끗한 계율로 자리를 삼고 여러 가지
삼매는 채녀(采女)가 되고 두둥둥 법북
소리 중생을 경책 마하연의 큰 수레에
나를 태워요.
네 가지 거둬주는 무진장 고방 영락으로
장엄한 공덕의 보배 나와 남 부끄러움
말굴레[羈?] 삼아 가장 좋은 큰 수레
나를 태워요.
모든 것을 버리고 광명을 놓고 정계(淨戒)의
진실한 향 항상 발라서 번뇌의 혹[?]과
헌 데[瘡] 없애 버리니 훌륭한 이 수레에
나를 태워요.
세 가지 업 조복 받기 물러섬 없고 육근이
고요한 삼매의 자리 훌륭한 지혜 방편
멍에 만들어 미묘한 법 수레에 나를 태워요.
회향하는 큰 원력 수레 모는 이 다라니의
모든 법 굳은 힘으로 두루 도는 지혜로
운전하나니 빨리 가는 이 수레 나는 타리라.
보현의 만행(萬行)으로 그물을 치고 자비한
마음으로 천천히 운전 가는 대로 걱정
없고 불편 없나니 위없이 좋은 수레 나는
타리라.
확실히 맡아 가짐 금강과 같고 지혜로
잘 꾸민 것 환술도 같아 여러 가지 장애를
모든 끊나니 보현보살 큰 수레 나는 타리라.
때 없이 사랑하심 중생에 평등 성현의
즐거움을 온 세상 주며 허공 같은 지혜로
법계 비추니 하루 빨리 이 수레 나는
타리라.
여러 가지 업과 번뇌 깨끗이 하고 헤매는
세상 고통 끊어 버리고 악마와 외도들을
항복 받나니 미묘한 이 법 수레 나는
타리라.
지혜로 아는 경계 허공과 같고 장엄한
실행의 길 법계에 가득 중생들의 욕망을
만족케 하니 바라건대 이 수레 빨리 타지이다.
깨끗한 고운 마음 한량이 없어 무명과
애욕들을 모두 없애고 중생을 이익하는
끝없는 마음 바라건대 이 수레 빨리 타지이다.
서원은 바람처럼 빠르게 가고 선정은 잘
머물러 흔들리잖게 한량없는 중생을 운전하나니
바라건대 이 수레 빨리 타지이다.
서원은 땅과 같이 까딱도 없고 자비는
물과 같이 늘 이익커든 힘차게 짐을 지고
가쁜 줄 몰라 바라건대 이 수레 빨리
타지이다.
중생을 비추는 지혜의 햇빛 쬐어 주는
광명이 둥글고 가득 훌륭한 다라니와 청정한
그 빛 내게도 비추시어 뵙게 하소서.
한량없는 세월에 수행을 힘써 일체지 가득
이루고 끈덕진 집착성을 깨뜨리시니 그러한
금강 지혜 내게 주소서.
부처님의 넓으신 지혜 바다에 가없이 많은
지혜 모두 얻으신 수없는 부처님 덕 충만하시니
바라건대 보살님 말씀하소서.
법왕(法王)의 묘한 법성 이미 드시고
지혜의 훌륭한 관 이미 쓰시고 부처님
때 없는 깁 머리에 매신 가장 높은 지혜로
살펴 주소서.
문수사리보살은 코끼리왕이 돌듯이 선재를 관찰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었고, 다시 선지식을 가까이 모시려 하며, 보살의 행을 닦으려고 보살들이 행하던 길을 묻는구나.
선남자여, 선지식을 모시고 공양하는 일은 일체지를 닦아 모으는 첫 인연이 되느니라. 선지식을 가까이 모심으로 말미암아 일체지를 빨리 이룰 수 있으니, 이 일에 대하여 고달픈 생각을 내지 말아라.”
선재동자는 이렇게 여쭈었다.
“거룩하신 이여, 자비를 드리우사 말씀하여 주십시오. 제가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닦으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일으키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행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원만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깨끗하게 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운전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에 깊이 들어가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만들어 내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관찰하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넓히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성취하며, 어떻게 하면 보현의 행을 빨리 갖추겠나이까?”
그 때에 문수사리보살은 선재동자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착하다, 깨끗한 공덕 바다인 부처님의
아들이 나에게 와서 넓고 큰 자비한 맘
일으키고서 위없는 바른 각을 힘써 구하며
저 모든 중생들이 온 세계에서 헤매는
많은 고통 건져 주려고 바다같이 깊은
서원 벌써 세우고 보살의 온갖 행을 닦으려
하네.
만일 어떤 보살이 굳은 맘으로 생사에
오래 있어 싫증 없으면 보현의 온갖 행을
모두 갖추고 금강 같은 부처님의 공덕
얻으리.
복덕의 광명이요 복덕 별이요 복덕의 나온
데며 복덕 바다며 여러 가지 중생들을
모두 위하여 보현의 청정행을 닦으려거든
끝없는 온 세계의 지난 세상과 이 세상
오는 세상 부처님 보고 그들의 연설하신
법문을 듣고 모두 다 기억하고 잊지 말아라.
네가 만일 시방의 온 세계에서 수없는
여래를 찾아 뵈옵고 서원 바다 깨끗하여
모두 이루면 티끌 같은 보살행을 모두
갖추리.
방편의 법 바다에 네가 들어가 여래의
공덕 땅에 편히 머물고 도사의 훌륭한
행 힘써 닦으면 스승 없는 일체지 이루게
되리.
네가 만일 넓고 넓은 많은 세계서 세계
바다 티끌처럼 오랜 세월에 그 동안 보현보살
행을 닦으면 가장 좋은 보리도를 이루게
되리.
네가 만일 그지없이 오랜 세월에 시방세계
많은 나라 두루 다니며 네가 세운 큰
서원을 이룩하려고 보현보살 온갖 행을
모두 닦으면
그 가운데 한량없는 모든 중생들 이 서원
얻어 듣고 즐거워하며 크고 넓은 보리
마음 모두 내고서 일심으로 보현보살 법을
배우리.
문수사리보살이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선재동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착하고 착하도다. 선남자여, 어떤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내는 것도 진실로 어려운 일이지마는, 그 마음을 내고 다시 보살의 행을 부지런히 행하려는 것은 몇 곱이나 더 어려운 일이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이제 발심하고 보살의 도를 구하여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성취하려거든, 마땅히 진정한 선지식을 부지런히 찾아야 할 것이니, 선남자여, 선지식 찾기를 고달파하지 말며, 선지식을 보거든 싫증을 내지 말며, 선지식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르고 어기지 말며, 선지식의 미묘한 방편에 다만 공경할 뿐이요 허물을 보지 말아야 한다.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으로 가면 한 나라가 있는데, 이름이 승락(勝樂)이요, 그 나라에 묘봉산(妙峯山)이 있고, 그 산에 비구(比丘)가 있으니 이름은 길상운(吉祥雲)이다.
그 비구를 찾아가서 ‘보살이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배우며, 어떻게 하면 보살의 행을 닦으며, 내지 어떻게 하면 보현행을 빨리 갖출 수 있나이까’하고 물으라. 선남자여, 그 선지식이 그대에게 보현의 행과 원을 구족하게 할 수 있는 일을 말하여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