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 권제9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 권제9

반야바라밀다품 제10 (般若波羅蜜多品 第十)

  1. <반야에 몇가지가 있으며, 어떠한 방편으로 닦는가를 문청함>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이 여러 가지의 마니보왕사자좌(摩尼寶王師子座)의 위에 계시며 여러 가지 모양을 나타내며, 순전히 보살마하살 대중에게 둘러 싸였다. 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걷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공경하게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이미 모든 보살을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정려바라밀다를 설하시었습니다. 오직 원하오니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시옵소서. 또 이 반야바라밀다에 몇가지가 있으며, 어떠한 방편으로 닦아서 능히 이것을 얻습니까, 오직 원하오니 여래께서는 분별하여 해설해 주옵소서”

  1. <육바라밀중에 지혜가 오 바라밀의 어머니가 됨을 설함>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할지어다. 내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만약 모든 보살이 보시바라밀다 내지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 것은, 모두 반야바라밀다의 본모(本母)로부터 출생하는 것으로서 그 근본이 된다. 비유하면 눈 등의 오근(五根)이 오식(五識)을 발생하여 능히 오진(五塵)을 취함이, 모두 작용이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니, 이와 같은 하나하나가 다 식(識)과 마음으로써 근본으로 한다. 만약 그 마음을 떠나서는 이루어지는 것이 없을 것이다.보살마하살이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를 수습하는데는 항상 지혜로써 그 어머니로 삼을지어다. 만약 지혜를 여의면 얻는 것이 없을 것이다. 또 유정의 몸에 명근(命根)이 있어서 능히 일을 하는 것처럼, 명근이 없으면 모든 바라밀을 감당하여 수행할 수도 없을 것이다. 지혜가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비유하면 국경(國境)에 지혜 있는 신하가 없으면 음양이 차례를 잃고, 일체 인민이 다 안락하지 못함과 같이, 법왕(法王)의 국토에 지혜가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보시 내지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 것도, 다 성취하지 못하며, 해탈과 열반도 끝내 얻지 못한다. 또 상주(商主)가 바다에 들어 가서 보물을 캐려하면, 반드시 사공을 얻어서 보물이 있는 곳에 도달하여, 마음대로 취하는 것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생사의 바다에서 오바라밀다로써 배를 만들어 공덕의 보배를 싣고, 반드시 반야바라밀다의 위없는 사공으로 인하여 저 언덕에 이를 것이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1)<지혜 있는 사람을 장로라 한다.> ①지혜를 뿌리로 삼을 때에는 그 능히 선법의 싹이 생기네 성불의 결과인 무상 보리는 지혜의 소작이 아님이 없다. ②사람이 고난을 만나더라도 지자는 다 능히 구호를 하며 유자가 모든 악 짓는 그것은 깊은 물에 돌을 던짐과 같네. ③만약에 진실한 지혜 없으면 다문을 하여도 망상 분별로 이 사람 그 뜻을 모를 것이라 그릇이 그 맛을 어찌 알리요. ④이른바 장로라 하는 그것은 반드시 나이에 있음 아니요, 젊었다 하여도 지혜 있으면 이것을 진정한 장로라 하네.

(2)<진실한 지자(智者)> ①세간에 덕망이 있는 사람은 정직하여서 사곡(邪曲)이 없네 사정을 그 능히 분변 못하고 사리(事理)의 시비를 어찌 아리요. ②바른 지혜로써 깊은 법 듣고 지혜와 이치가 서로 응하여 대승의 수행에 수순하는 것 이것을 진정한 지자라 하네 ③얻거나 잃는데 애착이 없고 근심과 기쁨에 동함이 없이 편안히 주함이 수미 같은 것 이것을 진실한 지자라 한다. ④공경에 기쁨을 내지 않으며 경만을 받고도 진애가 없이 지혜가 큰 바다 같은 사람을 이것을 진정한 지자라 하네 ⑤다른 이 허물을 말하지 않고 자기의 덕망도 칭찬 않으며 지혜로 비추어 자타 없으면 마땅히 큰 명칭 얻을 것이다. ⑥용맹과 근로로 정진 하여서 일체의 그 상을 멀리 여의고 아만을 모두다 없애버리면 이것을 진실한 지자라 한다. ⑦언제나 바르게 관찰 하여서 다른이 과실을 보지 않으며 깊으게 선악의 과보 믿으면 이것을 진정한 지자라 하네. ⑧지자는 대중의 가운데에서 자기의 공덕을 말하지 않고 만약에 남에게 칭찬 받아도 마음이 수집고 취착이 없네.

(3)<어질고 착한 이를 숭배함이 진정한 지자(智者)> ①일체의 공덕을 이루는 것도 자기를 낮추는 겸손에 있네 과실이 자라서 익을 때에는 가지가 스스로 낮어짐 같네. ②복지가 있어서 호족에 나고 부귀로 교만을 부리지 말라 우자는 스스로 긍고(矜高)해지고 지자는 마땅히 관찰을 한다. ③지혜를 훌륭한 길잡이 삼아 일체의 악지식 멀리 여의고 그 모든 번뇌를 끈허 없애면 자연히 해탈을 얻을 것이다. ④악인이 즐겨서 따르려 해도 또 항상 살펴서 멀리 여의고 어질고 착한이 숭배할지니 이것을 진정한 지자라 한다.

(4)<생사와 열반의 본성(本性)은 평등하다> ①보살이 자비와 지혜가 많아 손뇌를 입어도 자민한 것이 전단향 나무가 비록 잘려도 향기가 더 넓게 퍼짐과 같네. ②다른 이 악함을 생각지 않고 항상 그 착함을 생각하고서 지혜가 있어서 분별 여의면 사람 중에 가장 제일이니라. ③지자가 공적에 주하게 되면 훼방을 입어도 번뇌가 없네 악마도 태우지 못할 것이니 불로써 바다를 덥힘과 같네. ④대비가 있어서 분별 여의고 악함을 보아도 연민 하기를 전다( 茶)의 집에도 버리지 않고 태양이 광명을 비춤과 같네 ⑤지자는 작은 죄 있는 자라도 이롭게 하여서 함께 살지니 향기찬 꽃 숲에 들어감 같이 자연히 향기를 입을 것이다. ⑥정지가 분별을 여의는 것은 태양이 사사로 않비춤 같고 청량한 달빛이 능히 그 모든 구름을 청정케 함과 같도다. ⑦지자는 자비를 많이 베풀어 빈궁한 사람을 구제 할지니 걸자를 보거든 경천치 말고 환희한 마음을 가질 지니라 ⑧나무가 처음에 생장할 때에 밤낮에 휴식이 없는 것같이 지자가 즐겁게 수행하여서 증장함도 또한 이와 같도다. ⑨지자가 큰 수원 만나더라도 자비로 버리지 않는 그것은 연꽃의 줄기와 뿌리 꺾어도 뿌리실 끊어지지 않음과 같네. ⑩생사는 독수(毒樹)와 같다하여도 깨치면 법신의 과(果)가 되나니 생사와 열반은 둘이 아니라 본성이 모두 다 평등하니라

(5)<지자를 공양하면 영원히 안락하다> ①정혜(淨慧)와 현성의 그 모든 행과 대비로 유정을 이롭게 하고 수원과 친애를 가리지 않고 항상 그 분별을 여일 지니라 ②나이가 늙어서 지혜가 많고 청정한 계행이 모두 원만한 이러한 사람에 친근하여서 속하게 안락한 행을 이루라. ③마음에 때없고 지혜 있으며 삼업이 그 항상 청정한 사람 이러한 사람에 친근하여서 부모보다 더욱 존중 할지라 ④무지해 친근키 어려운 자가 착한이 마음을 무너뜨림이 불이 마른 나무 태움과 같으니 마땅히 언제나 멀리 여의라. ⑤추악한 삶에 공급하여서 득되려 하여도 도롤 손됨이 사람이 맹수를 길러 가지고 상하지 않는자 없음과 같네. ⑥지혜의 사람에 공양을 하면 소선(小善)도 많은 복 얻는 그것이 사람이 감로를 마시고 나서 영원히 안락을 얻음과 같네.

3.<지혜는 모든 부처의 어머니다>

부처님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이 반야바라밀다는 다 착한 친우로부터 정법을 듣고 생겨난다. 삿된 소견을 갖인 사람은 이 지혜의 원수이니라. 그대들은, 마땅히 착한 친우에 친근하여서 악지식을 멀리 할지니라. 이 반야바라밀다는 오직 일체 선법만 출생할 뿐만아니라,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는 다 이로부터 출생하시니라. 마땅히 알지니, 이 경은 곧 이것이 일체 제불의 어머니이니라.

4.<다섯가지 바라밀이 지혜로부터 출생함을 설함>

(1)<단바라밀이 지헤에서 출생함을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보시를 행할 때에 두 가지 지혜가 있으니, 첫째는 작은 지혜요, 둘째는 큰 지혜니라. 작은 지혜의 보시는 인천(人天)과 이승(二乘)의 해탈을 구하기 위함이니 이와 같은 보시는 다만 보시라하고, 바라밀다라고는 하지 못한다. 큰 지혜의 보시는 마음에 소득(所得)이 없고, 소득이 없는 까닭에 불보리(佛菩提)를 얻는 것이니, 이와 같은 보시를 단바라밀(檀波羅蜜)이라고 한다. 이런 까닭에 단바라밀은 지혜로 좇아 생기는 것을 알지니라.

(2)<정계바라밀이 지혜에서 출생함을 설함> 정계바라밀에도 또한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작은 지혜요, 둘째는 큰 지혜니라. 작은 지혜의 지계(持戒)는 삼악도를 겁을 내어 인천에 태어나고 이승의 해탈을 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계는 마음이 청정하지 못하므로 정게바라밀이라고 할 수 없다. 큰 지혜의 지계는 널리 일체 유정을 이익하게 하기 위함이니, 상(相)에 주하지 아니하고 소득이 없으며, 큰 보리에 취향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계 이것을 정계바라밀이라고 한다. 이로써 정계바라밀은 지혜로부터 생기는 것을 알지니라.

(3)<안인바라밀이 지혜에서 출생함을 설함> 안인바라밀다도 또한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일체 유정의 본지(本智)는 태양과 같으나. 무명에 덮히고 가리워서 안인의 광명이 나타나지 아니하는 것이니, 안인을 닦으면 무명을 끊고, 성스러운 지혜가 나타나서 불일(佛日)이 이에 비출 것이다. 비유하면 나라에 지혜로운 신하가 없고, 식견 있는 사람을 고루 쓰지 아니하면 인민들이 유리(流離) 분산(分散)하고, 설혹 지혜 있는 자가 있더라도 회피(廻避)하는 것과 같이 안인의 지혜가 없는 자도 또한 이와 같다, 또 이 지혜는 눈 밝은 사람이 먼 곳에 있는 독사를 보고 곧 멀리 피하는 것과 같이, 지혜의 눈이 있는 사람이 진애의 독사를 피하는 것도 이와 같다. 혜안이 없는 자는 말하라라 “과거 무량겁 중에 모든 선을 수행하였으면, 안인의 힘과 지혜의 눈이 없더라도, 한 생각에 진애의 불을 태워 없애고 남김없는 것이, 말은 풀을 쌓아서 불꽃 속에 넣으면 다 타서 없어지는 것과 같을 것이다.”고. 지혜 있는 사람은 안인의 힘이 있으므로 설혹 악한 사람이 치고 욕하거나 꾸지람을 하더라도, 바른 지혜와 안인으로써 능히 이것을 조복한다. 비유하면 코끼리를 먼저 길을 들여서 적의 진지(陣地)로 달리게 하면, 능히 적군을 파하는 것과 같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러하여, 무상(無常)의 안인에 주하여 진애를 일으키지 아니하고, 무연(無緣)의 큰 자비로써 널리 일체를 제도하는 것이다.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안인바라밀다도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하는 것이니라.

(4)<정진바라밀이 지혜에서 출생함을 설함> 정진바라밀다도 또한 반야바라밀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만약 반야바라밀다가 없으면 일체의 소작(所作)을 다 성취하지 못하며, 큰 보리의 과(果)와 가가 없는 법문도 그러한 것이다. 가장 훌륭한 선교방편으로 큰 지혜에 안주(安住)하여 두루 관찰하고, 반드시 정진의 힘으로써 능히 육바라밀다를 원만한다.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정진바라밀다는 다 반야바라밀다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니라.

(5)<정려바라밀이 지혜에서 발생함을 설함> 정려바라밀도 또한 반야바라밀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어째서 그런가 하면, 뜻으로 짓는 업은 미세(微細)하여서 측량하기 어려운 까닭에 몸과 입으로 지은 것은 곧 없애기 쉽지마는 망심은 일어나는 것은 자제하고 항복받기 어려운 것이다. 바람이 부는 것이나 불이 맹렬하게 타는 것은 제어할 수 있고, 바다의 파도 같은 것도 이것을 그치게 할 수 있으나, 오직 망심만은 심히 조복하기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무시(無始)로부터 무명은 심성(心性)을 미혹되게 한 까닭이다. 비유하면 세간에 생각이 많은 자는 망령스럽게 찾고 구하여 이것을 살피는 것이니, 이와 같은 망상은 설혹 선정의 문에 들더라도 마음이 오직 취착(取著)하고, 지혜가 없는 까닭에 백천겁(劫)을 지나더라도 마침내 삼매가 현전(現前)함을 능히 얻지 못함과 같은 것이다. 또 어리석은 사람이 모든 소견에 망령되게 집착하여, 혹은 아(我)의 본체가 있어서 상주불변하는 것이라고 집착하고, 혹은 사람이 죽으면 일체가 다 허무하게 없어지는 것이라고 집착하여, 소견이 청정하지 못한데, 어찌 능히 삼매가 현전함을 얻겠느냐. 지혜 있는 사람은 두 가지 일을 관찰할지니 첫째는 그 몸을 관찰하며 많은 질병과 고락 등이 있음은, 다 선세(先世)의 망상전도로 말미암아 모든 업을 지어서 이제 이것을 받는 것이라, 만약 어리석은 애착이 없으면 어찌 병이 있으랴. 몸은 본래부처 스스로 공한 것이요, 인연은 환(幻)으로 있는 것이므로 지음도 없고, 작(作)함도 없는데, 그 누가 고통을 받겠는가 둘째는 도 거듭 다시 관찰할지니, 비록 아상(相)이 없다 할지라도 지은 복업은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 마땅히 서원하라, 법계 일체 유정으로 하여금 무진한 복이 강물처럼 청정하게 하고, 다 육바라밀을 성취하여 계와 정과 지혜로써 장엄하기를 원할지니라, 일체의 만행(萬行)은 다 반야바라밀로써 그 어머니로 하는 것을 이로서 알지니라. 오직 대지(大地)가 다 허공에 의하여 안립(安立)함을 얻더라도, 저 허공은 어디도 의지함이 없는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다로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이로써 정려바라밀은 지혜를 어머니로 함을 알지니라

  1. <다섯 가지 두려움을 여임>

오직 오도(五度)만 지혜로부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 세간의 복덕·명문(名聞)·인천의 과보 내지 출세간 무루(無漏)의 선근도 다 지혜로써 출생하는 곳으로 삼는 것이니, 오직 대지는 다 허공에 의하여 안립(安立)함을 얻는 것과 같다. 일체 중생은 아(我)라는 상(相)을 취하고 집착하여 다섯 가지 두려움이 있다. 첫째는 불치외(不治畏)니 항상 재물을 축적하고 사업이 잘 않될가 두려워하는 까닭이며 둘째는 악취외(惡趣畏)니, 착하지 못한 업을 짓고 삼도에 떨어질까 겁이 나서, 항상 두려워하는 까닭이며 셋째는 사외(死畏)니, 신명을 사랑하고 아껴서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까닭이며 넷째는 악명외(惡名畏)니, 항상 모든 악을 지어서 스스로 덮고 감추며, 남이 듣고 알가 겁이 나서 항상 두려워하는 까닭이며 다섯째는 대중위덕외(大衆威德畏)니, 대중 가운데서 발설한 말에 대하여 두려움을 가지는 까닭이니라. 보살마하살은 지혜로써 관찰하여 갖추어 이공(二空)을 증하고, 능히 자타를 이익되게 하므로 불치외가 없으며 삿된 행동을 끊어서 정계를 갖추어, 반드시 열반에 이르므로 악취외가 없으며 깊게 연기(緣起)에 들어서 본래부터 생함이 없음을 깨치면 곧 사외가 없으며 무상(無相)한 이치에 주하여, 몸과 마음이 적정하여서 자타의 상(相)이 없으면 악명외를 여의며 미묘한 사무애변(四無 辯)을 성취하면, 대중가운데 있어도 두려움이 없음이 사자왕(獅子王)과 같다. 이런 까닭에 대중무외라 한다.

  1. <진실 무량한 공덕은 지혜에서 출생함>

또 자씨여, 일체 중생의 근성이 차별이 있으므로, 간탐하는 자로 하여금 혜시하게 하고, 화내는 자로 하여금 자비로 참게하고, 아만을 가진 자로 하여금 겸손하고 하심(下心)하게 하며 우치한 자로 하여금 지혜를 얻어서 열반을 개시(開示)하고, 진실 무량한 공덕을 나타내게 하는 것은, 다 반야바라밀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다. 일체의 모든 부처와 모든 보살, 천룡팔부가 다 찬탄하고 존중하며 공경함이 오직 부모와 같다. 비유하면 자모(慈母)가 오직 한 자식을, 기르고 가르쳐서 점점 성장하면, 존귀함을 얻게 함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유정을 어여쁘게 사랑함이 한 자식과 같아서, 반야의 감로로써 법식(法食)으로 하고, 오바라밀(五波羅蜜)을 큰 자량(資糧)으로 하여서 십력(十力)·사무소외(四無所畏)·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의 모든 묘한 공덕으로써 법신을 장엄하고, 위 없는 법왕(法王)의 위(位)를 성취하게 한다.

  1. <지혜의 열 가지 장애(障碍)>

또 자씨여, 열 가지 지혜의 등불을 장애하는 것이 있어서 광명을 가리우므로 깨닫지 못하고, 어리석음과 어두움을 증장하여 깨쳐 아는 것이 없다. 첫째 게을함이니, 세간의 사업에도 다 성취하지 못하는데, 어찌 능히 출세간의 미묘하고 착함을 수행하랴. 둘째 악지식에 친근하여 모든 악업을 짓고 무명을 증장하는 것이며 셋째는 잠자는데 탐착(耽着)하여, 몸과 마음이 혼매(昏昧)하여서 무상보리를 능히 수습하지 못하며 넷째는 대승을 듣고는 곧 도로 잊어버리며 다섯째는 세간의 일체 기예(技藝)를 즐겨 익히고, 환(幻)과 같음을 알지 못하고 집착을 일으키는 것이며 여섯째 아만에 덮혀서 비록 착한 친우를 만나더라도, 위 없는 정법을 묻지 아니하는 것이며 일곱째 대승교의 미묘하고 깊은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아만이 높아서 곧 퇴굴(退屈)함을 일으키는 것이며 여덟째 자기의 우매(愚昧)함이 부끄러워서 지혜 있는 사람에게 친근하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 이단(異端)을 치는데 거짓으로 지견(知見)을 말하고, 논난(論難)할 것이 있어도 모두 삿된 무리로 돌리며 열째 최상승(最上乘)에 믿음과 즐거움을 내지 않고, 설혹 들은 것이 있어도 마음을 스승으로 삿되게 해석하는 것이다. 이 열 가지로 말미암아 대승을 장애하며, 정법을 듣지 아니하고 생사에 빠져드는 것이다.

  1. <열 가지 승법(勝法)을 설함>

위의 열 가지 장애를 여의면 열 가지 승법이 있어서 곧 능히 위 없는 보리에 깨쳐 들어간다. 첫째 정진하고 부지런하여 선정을 즐겨 수습하고 둘째 착한 친우에 친근하여 정법을 들으며 셋째 잠이 적어서 항상 스스로 깨치고 넷째 대승법을 들은 것은 잊어버리지 아니하며 다섯째 세간 사업에 수순하면서 항상 환(幻)과 같음을 관하고 애착이 없으며 여섯째 숨기고 감추는 것이 없어서, 대중의 의심을 끊고 일곱째 수행을 부지런히 하기 위하여 자기 몸을 가볍게 여기지 아니하며 여덟째 항상 법시를 즐겨서 큰 모임을 일으키고 아홉째 항상 스스로 겸손하고 하심하여 중생을 속이지 아니하며 열째 자기 마음을 스승 삼지 아니하고 깊게 부처의 지혜에 들어가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열 가지로써 육바라밀을 구족하고 원만하게 하여, 법신의 청정한 해탈을 성취하느니라.

  1. <열 여섯 가지의 법과 상응하지 아니함을 설함>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이 반야바라밀다는 열 여섯 가지의 법과 상응(相應)하지 않는다. 첫째 십이인연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이른바 무명 내지 노사이며 둘째 무명이 멸함과 노사가 멸함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보살마하살은 분별하는 마음을 여의고 두 상이 없는 까닭이며 셋째 신견(身見)·변견(邊見)내지 육십이견(六十二見)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넷째 세간의 팔풍(八風)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이른바 이양(利養)·칭찬(稱讚)·기훼(譏毁)·고락(苦樂)·쇠손(衰損) 등의 일에 상응하지 아니하며 다섯째 수번뇌(隨煩惱) 등의 분노와 원한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여섯째 아만과 증상만(增上慢) 등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일곱째 근본인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은 등과 상응하는 일을 하지 않으며 여덟째 번뇌·마(魔)·사마(死魔) 등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아홉째 아상(我相)·인상(人相)·작자(作者)·수자(受者)·양육사부(養育士夫)·중생·의생유동(意生儒童)·업장(業障)·보장(報障)·번뇌 등의 장애와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째 망념(妄念)과 분별로써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과 상응하지 않으며 열한째 네 가지 전도(顚倒)된 법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무상(無常)을 상으로 계교(計較)하고, 상을 무상으로 계교하며, 무락(無樂)을 낙으로 계교하고, 낙을 무락으로 계교하며, 무아를 아로 계교하고, 아를 무아로 계교하며, 부정(不淨)을 정(淨)으로 계교하고, 정을 부정으로 계교하는 이와 같은 망령된 계교를 전도법(顚倒法)이라 하며, 유정의 심행(心行)내지 모든 진로문(塵勞門)은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두째 간인(  )·범계(犯戒)·진애(瞋 )·해태(懈怠)·산란(散亂)·우치(愚癡)와 상응하지 아니하고, 또한 유상(有相)의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와도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셋째 착하지 아니한 등의 법과 무시 이래로 지은 죄와, 부처님의 금제(禁制)를 범한 죄와 유루(有漏)와 유위(有爲)와 상응하지 아니하고, 또한 세간 출세간의 선법과 무루(無漏)와 무위(無爲)를 분별하여 상응하지 않으며, 열넷째 이십이근(二十二根)과 상응하지 않음이니, 이른바 안·이·비·설·신근과 상응하지 않고 또 고(苦)·락(樂)·우(憂)·희(喜)·사(捨)의 수(受)와 상응하지 않으며, 또 남녀 등의 근(根)·의근(意根)·명근(命根)·신(信)등의 오근(五根)·미지당지근(未知當知根)·이지근(己知根)·구지근(具知根)등과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다섯째 삼계 오취(五趣)의 온갖 유정과 상응하지 않고, 또 대승·소승·불 법 승보의 차별의 상을 분별하여 상응하지 아니하며 열여섯째 진체(眞諦)·속체(俗諦)·유위(有爲)·무위(無爲)·유지(有智)·무지(無智)·유식(有識)·무식(無識)·작의(作意)·무작의(無作意)·유체성(有體性)·무체성(無體性)·유상(有相)·무상(無相)의 마음과 뜻의 차별을 분별하여 상응하지 않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마하반야바라밀다는 물들림도 없고 집착함도 없어서 모든 분별을 여의고 평등 청정하여, 한 모양 한 맛으로서, 이와 같은 차별하는 등의 법과 상응하지 않는 것이니라.

  1. <반야바라밀다의 수행법을 설함>

(1)<선정으로 신통 유희하여 깊게 실제(實際)에 들어감을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선교방편으로써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에는 사마타(奢摩他)와 비발사나(毗鉢舍那)에 주하여 몸이 적정함에 주하고, 인연법이 환(幻)과 같음을 깨쳐서 승의체(勝義諦)에 수순하여 유를 여의고, 무를 여의며, 단(斷)도 아니요, 상(常)도 아니며, 인과에 수순하여 아인(我人)의 상이 없고, 진실하여 동하지 아니하며, 위의를 무너트리지 아니하고, 공(空)·무상(無相)·무원(無願)의 삼해탈문(三解脫門)에 주하여, 증득을 취하지 아니하고, 움직임도 없으며 고요함도 없음이니, 이것이 여래가 선정으로써 신통에 유희하여 깊히 실제(實際)에 들어가서, 생사에도 주하지 아니하고, 열반에도 들지 아니하며 유위를 다 하지 않고 무위에 주하지 않는 것이다. 비록 무상(相)을 관하지마는 대비를 버리지 아 니하고, 비록 삼계에 주하지마는 항상 벗어나며, 진정하게 물듬이 없음을 알아도 수증(修證)하지 아니하고 희론(戱論)을 여의고 항상 즐겨 선설(宣說)하는 것이니라.

(2)<여든 네 가지의 승심상(勝心相)을 발하여 수행할 것을 설함>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데는, 착한 친우의 정법을 듣고, 여든 네 가지의 승상심(勝上心)을 구족하여, 바야흐로 반야바라밀다의 미묘한 승혜(勝慧)를 발생할지니라. 이른바 진실상(眞實相)·최극미묘상(最極微妙相)·반야상(般若相)·응상(應相)·선지식상(善知識相)·이교만상(離 慢相)·공경상(恭敬相)·우요상(右 相)·무량상(無量相)·선언상(善言相)·지성상(至誠相)·선작의상(善作意相)·무란상(無亂相)·무정상(無定相)·묘보상(妙寶相)·묘약상(妙藥相)·제병상(除病相)·법기상(法器相)·시도상(示導相)·입지혜상(入智慧相)·문법무염상(聞法無厭相)·증장사상(增長捨相)·선조상마상(善調象馬象)·경사다문상(敬事多聞相)·낙문심법상(樂聞深法相)·관신적멸상(觀身寂滅相)·청정적열상(淸淨適悅相)·문법무권상(聞法無倦相)·문의상(聞義相)·문법상(聞法相)·수설수행상(隨說修行相)·위타설법상(爲他說法相)·문소미문상(聞所未聞相)·문신통상(聞神通相)·불구여승상(不求餘乘相)·낙문반야상(樂聞般若相)·낙문보살장상(樂聞菩薩藏相)·

낙문선교방편상(樂聞善巧方便相)·사섭법상(四攝法相)·문범행상(聞梵行相)·염정정상(念正定相)·능생선교무생상(能生善巧無生相)·대자비심상(大慈悲心相)·연기상(緣起相)·무상상(無常相)·고상(苦相)·공상(空相)·무아상(無我相)·부정상(不淨相)·적정상(寂靜相)·무상상(無相相)·무원상(無願相)·무불선행상(無不善行相)·승의체상(勝義諦相)·불궤상(不壞相)·자재상(自在相)·호자심상(護自心相)·불사정진상(不捨精進相)·사유묘법상(思惟妙法相)·대치번뇌상(對治煩惱相)·종중정법상(宗重正法相)·대치사견상(對治邪見相)·획성재상(獲聖財相)·제단빈궁상(除斷貧窮相)·지자칭찬상(智者稱讚相)·지인극희상(智人極喜相)·지자소락상(智者所樂相)·숭중현선상(崇重賢善相)·견체상(見諦相)·관온과실상(觀蘊過失相)·유위과환상(有爲過患相)·의법상(依法相)·의의상(依義相)·의지상(依智相)·의료의경상(依了義經相)·불의료의경상(不依了義經相)·부작제악상(不作諸惡相)·자리익상(自利益相)·이익타상(利益他相)·선작업상(善作業相)·무열뇌상(無熱惱相)·승행상(勝行相)·획일체제불법문상(獲一切諸佛法門相)·에 주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자니, 법을 듣는 사람은 이와 같은 승묘한 마음을 구족하고, 능히 잘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들어서, 일체의 법은 아가 없고 인(人)도 없이, 본래 청정하여서, 생사와 열반이 평등하고 둘이 없음을 알지니라. 또 보살마하살은 안(眼) 등의 오근과 고(苦) 등의 수(受)와 남녀의 의명(意命)은 능히 번뇌 생사의 근본을 일으키고, 신(信)등의 오근과 삼무루근(三無漏根)은 능히 번뇌를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열반의 인(因)이 됨을 관하여, 번뇌성(性)은 본래부터 불생불멸하여서 성상(性相)이 상주(常住)함을 알지니라. 이와 같이 수습하면, 이것을 반야바라밀다라 하느니라.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닦은 승행(勝行)과 지혜와 상응하거나 상응하지 않거나 분별함이 없이 두 지혜가 평등하여 중생을 버리지 아니하고, 항상 대비를 일으켜서 널리 일체를 덮고, 청정하여 움직이지 않음이니, 이와 같이 수습하면 이것을 반야바라밀다라 하느니라.

(3)<반야바라밀다의 불가사의한 귀절(句節)의 뜻을 설함>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이 반야바라밀다의 귀절의 뜻은 불가사의한 것이다. 이것이 상응구(相應句)·여리구(如理句)·여량구(如量句)·불어구(佛語句)·요연구(了緣구)·무애구(無 句)·무멸구(無滅句)·대사구(大捨句)·부동구(不動句)·일체부동구(一切不動句)·무의지구(無依止句)·평등구(平等句)·무난구(無難句)·무고하구(無高下句)·실제구(實際句)·불변역구(不變易句)·무착구(無著句)·무주구(無住句)·무소주구(無所住句)·대치구(對治句)·적정구(寂靜句)·극적정구(極寂靜句)·변적정구( 寂靜句)·무희론구(無戱論句)·무기구(無起句)·즉진구(卽眞句)·불결구(不缺句)·무여구(無餘句)·무제구(無際句)·무대치구(無對治句)·최승구(最勝句)·진실구(眞實句)·여여구(如如句)·절언구(絶言句)·불별이구(不別異句)·무피차구(無彼此句)·삼세평등구(三世平等句)·무삼세구(無三世句)·부주오온구(不住五蘊句)·부주육계구(不住六界句)·부주십이처구(不住十二處句)·부주십팔계구(不住十八界句)·의법구(依法句)·의의구(依義句)·의지구(依智句)·의요의구(依了義句)니라. 이와 같은 귀절의 뜻은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불가사의한 것이다. 언설(言說)을 여읜 까닭이며, 진실한 승의(勝義)인 까닭이며, 인(因)의 비유가 없는 까닭이며, 비유할 수량(數量)이 없는 까닭이며, 위가 없는 까닭이며, 자리(自利) 이타(利他)인 까닭이며, 크게 희유(希有)한 까닭이니, 오직 부처와 부처만이 능히 증지하고 능히 설하며 다른이는 헤아리고 알 수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는 자성이 없고 상(相)이 없고, 비할데 없고 비유할 수 없어서, 오직 부처만이 바야흐로 능히 다 궁구(窮究)한 것이다. 또 자씨여, 이 반야바라밀다는 곧 오은과 십이처(十二處)와 십팔계(十八界)도 아니며, 의(依)도 없고 지(止)도 없으며, 생하지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으며,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는 불가사의한 것이다.

  1. <자씨보살이 반야바라밀다를 찬탄함>

그때에 자씨보살이 이 반야바라밀다를 듣고 환희하고 용약(勇躍)하며, 게송으로써 찬탄하였다.

①대웅(大雄)세존 지혜는 무량하여서 십력과 사무외와 진정 해탈과 신통이 광대하여 변제가 없어 일체를 측량하는 자가 없도다. ②옛적일직 무량한 부처 섬겨서 심히깊고 미묘한 지혜를 얻고 난행고행 한 것이 항사겁이라 이런고로 조어사 이루시었네. ③부처님이 일체지 증득 하여서 적멸과 난사의에 머무르시고 부처만이 스스로 증지하여서 가 없는 부처경계 나타내시네. ④법성은 진상(眞常)하여 이변(二邊)여의고 적멸과 무위로서 삼계 벗어나 번뇌업장 고통을 끊어 버리면 법신이 청정하여 진해탈 이라. ⑤보리의 도량에서 장각을 이룬 제불만이 지니고 증지 함이라 청정담연 하여서 거래가 없고 무상무행 하여서 설시(說示)도 없네. ⑥열반은 비함없고 비유도 없어 범부와 이승들이 알지 못하며 등각의 보살들도 능히 모르고 불세존 혼자서만 밝게 아시네. ⑦불회(佛會)중에 일체의 성문중 들은 자기이익 얻어서 여래 칭찬코 누진(漏盡)으로 최후의 몸에 주해도 이들은 불의경계(境界) 알지 못하네. ⑧일체의 벽지불의 날낸 지혜가 시방에 편만함이 도마(稻麻)같아서 백천만겁 다같이 사유하여도 불의지혜 헤아려 알지 못하네

  1. <부처님이 외도를 제도함>

부처님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일곱 가지로서 능히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다함이 없는 법문을 얻는 것이니, 이른바 인(因)이 다함이 없고, 유정계가 다함이 없으며, 대비(大悲)가 다함이 없고, 미묘한 작용이 다함이 없으며, 법문이 다함이 없고, 생사의 마를 파괴하기 때문에 지혜가 다함이 없는 까닭이다.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는 행(行)이 없고 상(相)도 없고 생함도 없고 멸함도 없는 것이다. 보살은 일체의 법에서 이와 같이 알지니라.

(1)<미말저(微末底)의 문법(問法)> 부처님이 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실 때에, 회중에는 미말저(微末底)라는 한 사람의 외도(外道)가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어, 부처님께서는 일체 모든 법은 본래 나지 아니하여서 자성이 청정하다고 말씀하시나, 이 뜻은 그렇지 않읍니다. 자재천은 상(常)으로서 일체 만물의 부모가 되어, 능히 모든 법을 생(生)하고 능히 창조하며 능히 작용하여 세간을 편안하게 세운 것입니다. 또 말하기를 <신아(神我)는 능히 일체의 모든 법을 생하며, 그리고 이 아는 마음 가운데 머물러서 오직 엄지손가락과 같다>고 하며, 또 말하기를 <일체 모든 법은 화합으로 좇아 생긴다>하는데 어찌 이제 <생함이 없다>고 말씀하십니까.

(2)<자재천(自在天)이 상(常)이 아님을 설함> 그때에 박가범부처님께서 미말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묻는 것은 너의 따라 대답하여 너의 의심을 끊으리라. 마땅히 자세히 들을지어다. 네가 말한 것과 같이 자재천이 상으로서 능히 일체를 생할것 같으면 생한 만물은 동일성(同一性)으로서 다 또한 상이 되어야 할 것이며, 만약 생한 것이 전후에 변역(變易)하여 상주(常住)가 아니라면, 이치가 또한 그러하지 아니하니, 용(用)이 체(體)를 떠나지 아니하면 마땅히 이것이 상주가 될 것이요, 체가 용을 떠나지 아니하면 마땅히 상이 아닐 것이라. 그 까닭에 자재천의 상(常)이라는 자가 생한 것은 상생(常生)이라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때가 있으며, 혹은 생하고 생하지 못하는 것은 이미 상생이 아니라 어찌하여 이것이 상이 되겠느냐. 이러한 뜻으로써 그가 생한 것은 결정코 이것이 무상(無常)과 한가지니라. 생한 것이 이미 많으면 또한 하나가 아닐 것이요, 만약 이것이 하나라면 마땅히 차별이 없을 것인데, 만물을 구분하면 어찌 이것이 하나가 될 것인가.

(3)<자재천이 일체를 생하지 못함을 설함> 또 자재천이 능히 일체를 생하였다고 하면 자비가 없는 것이다. 만약 자비가 유정으로 하여금 다 인천(人天)에 나서 항상 쾌락을 받게 할 것인데, 어찌하여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팔고(八苦)를 받게하고, 삼악취에 나서 온갖 고통을 받게 하는가, 만약 자비가 있다면 어찌 자기가 생하여 자기가 세운 것을 자기가 해하는가, 만약 자재천 이것이 하나이고 이것이 상일것 같으면 생한바 일체도 변역이 없을 것인데, 어찌하여 유(類)가 다르고 생멸이 무상하여 오취중에서 이러한 부정(不淨)함을 받는가, 비유하면 과(果)를 보고 곧, 그 인(因)을 아는 것과 같이 마땅히 알지니, 자재천은 상도 아니요 하나도 아니니라. 만약 묘하고 좋은 것은 이것을 자재가 지은 것이고, 누추하고 착하지 못한 것은 필사차(畢舍遮)·-악귀(惡鬼)들의 총칭-의 소위라고 하면, 이와 같은 말도 또한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선은 자재천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악은 필사차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하면 선악이 생긴 곳이 서로 다른데, 어찌하여 자재라 할것인가. 또 모든 유정이 악을 짓는 사람은 많고, 선을 닦는 사람이 적은 것은, 곧 필사차가 자재천보다 승한 것이다. 또 모든 유정이 지은 착한 일은 자재가 시키고, 모든 악지은 것은 귀신이 가르친 것이라고 하면, 너는 모든 제자에게 항상 이러한 말을 했다. <선을 지으면 천상에 나고, 악을 지으면 지옥에 떨어진다>고 하였으니 만약 천상에 나고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 선악 짓는데 말미암은 것이라고 하면 어찌하여 저 자재가 짓는다고 하는가. 비유하면 국왕이 사인(使人)에게 명령하여 재물을 하사(下賜)하고 벼실을 주는 것을, 다만 왕이 하사한다고만 말하고, 마침내 선교(宣敎)가 사람에게 명령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으며, 또 국왕이 사인(使人)의 명을 끊으면 다만 왕이 죽였다고 말하고 괴회(魁膾)라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다. 만약 선을 지으면 자재천에 돌리고, 모든 악을 짓는 것은 필사차에 받는다고 하면, 유정은 무슨 까닭에 고와 낙을 받는가.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대자천은 결정코 일체를 조작(造作)하지 못하느니라. 만약 하나라고 하면, 유정은 무슨 까닭에 능히 무량한 착하고 악한 마음을 내는가, 이로써 알지니, 또한 이것이 하나가 아니니라. 만약 일체가 자재천으로 말미암은 것이라면 곧 마땅히 순전한 선이라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악이 있는가. 사람이 때때로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모든 악한 일을 하는 것은 이것이 곧 악한 사람이라, 만약 중생의 악한 것도 자재로 말미암은 것이라 하면, 세간은 다 지옥의 죄인으로서 스스로 악업을 짓는 것이라고 할 것인데, 어찌 네 홀로 자재에게 미루는가. 또 사람이 남을 악 짓는다고 비방하는 것이 무량한 죄를 얻는다고 하면, 네가 자재천을 비방하여 죄얻는 것도 또한 그러할 것이다.

(4)<신아(神我)도 짓는 자가 아님을 설함> 또 미말저야, 자재천 조작(造作)의 과실(過失)이 앞에 말한 것과 같다고 하면, 신아의 과실은 그보다 배가 넘을 것이다, 만약 아가 상(常)으로서 능히 창조하고 작용한다고 하면, 이 몸이 가고 머무는 것도 마땅히 자재를 얻어서 사람이 능히 해하는 자가 없을 것인데 어찌하여 부르짓고 통곡하며 죽음을 겁내는가. 만약 신아가 상(常)으로서 능히 기억하고 생각할 것 같으면, 과거의 지은 업으로써 모든 고통스러운 과보를 받는 것이므로, 금생(今生)에서는 악을 짓지 아니할 것이며, 또 신아가 상(常)일 것 같으면 마땅히 자재하여서 쇠하고 늙은 것을 버리고 항상 젊고 씩씩하며, 헌 옷을 벗고 다시 좋은 새옷을 입을 것인데, 어찌하여 노병사(老病死)가 있는가.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신아(神我)는 짓고 만드는 자가 아니니라.

(5)<신아(神我)는 인연화합으로 생하는 것이 아님을 설함> 다시 또 미말저야, 신아로써 모든 법을 관하더라도 또한 화합한 인연으로 생한 것이 아니니라. 무엇 때문인가하면, 인은 생하는 성(性)이 없는 것이다. 인에 만약 생이 있으면 연을 기다리지 아니할 것이며, 연에 생성(生性)이 없는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만약 인과 연과 신아가 능히 화합한다고 설해도, 이것도 또한 그러한 것이 아니다. 두 소경이 각각 따로 행동하더라도 능히 물건을 보지 못하고 설혹 함께 있게 하더라도 보지 못하는 것은 또한 마찬가지다. 마땅히 알지니, 신아와 인연이 화합하더라도 또한 능히 생하지 못하느니라. 만약 능히 생한다고 하면 이것은 무상(常)이라. 작용이 있는 까닭에 생한바 과(果)와 같이 결정코 이것은 무상이니라. 이로서 마땅히 알지니, 소생(所生)을 떠나서 밖에 따로 능생(能生)이 없느니라.

(6)<일체 법은 가유(假有) 실무(實無)로써 인연 좇아 환(幻)으로 있음을 설함> 오대(五大)의 극히 미세(微細)한 것은 이것이 상(常)으로써, 능히 모든 법을 생한다고 설하나, 이것도 또한 그러하지 아니하다. 오직 물과 쌀이 화합하여 술이 되고, 마시면 곧 취하게 하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취하는 힘은 밖에서 온 것이 아니고, 물에서 나온 것도 아니며, 또한 쌀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물과 쌀과 화합하여 전변하여 생긴 것이다. 일체 모든 법을 작(作)하는 자가 없고, 또는 아(我)가 있어서 인연으로 된 것도 없다. 왜 그런가 하면, 대지(大地)와 허공과 수 화 풍계(風界)도 마땅히 또한 그러하다고 알지니라. 어찌 무상(常)한 물건이 유정을 생하겠느냐. 일체 모든 법은 거짓으로 있는 것이요. 실상(實相)이 없는 것이라. 자재천이 생한 것도 아니요. 또한 신아가 생한 것도 아니며, 화합한 인연으로 좇아 오대가 능히 생하는 것도 아니라. 이러한 까닭에 마땅히 알지니, 일체의 모든 법은 본성(本性)으로부터 생하지 아니하고 인연으로 좇아 환(幻)으로 있는 것이라.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으며, 단(斷)도 아니요 상(常)도 아니며, 청정담연(湛然)하여서 이것이 진실로 평등한 것이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1)<모든 법은 오직 마음이라> ①일체의 유의법은 이것이 모두 건달바가 화작한 성시와 같이 중생의 망심으로 취해 가지고 나타난다 하여도 실유 아니라. ②모든법은 인으로 난것 아니요 인이없는 데에서 남도 아니며 허망한 분별에서 있는 것이라 이로써 유심이라 설함 이로다. ③무명의 망상으로 보는 것이니 이러한 일체모든 색상의 인은 장식을 의지하는 바가 되어서 뭇형상 연에따라 나타 남이라. ④사람눈에 가린 것 얼른 거려서 망령되게 공중의 꽃봄과 같이 습기로써 마음을 요탁케 하고 이로좇아 삼유를 나타 냄이라. ⑤안식은 아뇌야에 의지 하여서 능히온갖 물건을 보는 것이니 비유하면 경중에 모든 형상을 분별하면 다른데 없는 것같네. ⑥보는 것은 다자기 마음 으로서 떳떳함도 아니요 단도 아니라 이것이 뇌야식의 변한 바로써 능히 일체 세간을 나타 냄이라. ⑦법성은 모두 다가 평등하므로 일체의 모든법의 의지가 되는 장식은 이에항상 끊임이 없고 말나는 계교하여 아라고 하네. ⑧집기(集起)를 설하여서 심이라 하고 사량의 성으로서 뜻이라 하며 분별하는 그뜻을 식이라 하니 이로서 유심이라 설함 이로다.

(2)<모든 경계(境界)는 식(識)의 변화> ①마음밖에 일체의 있는 경계는 망심으로 모륜화(毛輪華) 보는 것이니 집착함은 실상이 모두 없으며 이것이다 식심의 변한 바니라. ②색이색의 공능을 갖추는 것은 일체가 아뇌야에 의한 것인데 범우는 망령되게 분별 하여서 이것을 진실다운 유(有)라 이르네. ③잠자고 깨어나고 혼취(昏醉)함이나 행하고 머무르고 앉고 눕거나 업지음과 그밖의 모든 작용은 모두다 장식(藏識)에서 일어남이라. ④유정도 이세간도 모든 만물도 자체가 지은 것이 결코 아니요 신아가 지은것도 또한 아니며 세간성(性)은 미진(微塵)도 아님이로다. ⑤나무에 불의성이 있다 하여도 능히제가 스스로 타지 못하고 문질으매 인하여 불을 일으켜 이로써 어두움을 없에 버린다. ⑥전전(展轉)해 서로인이 되는 것 같이 아뇌야를 의지로 하게 되어서 모든식이 그에게 좇아 생하여 능히누(漏)와 무루를 일으킴이라. ⑦바다가 바람연(緣)을 만남으로써 여러 가지 파도를 일으키고서 현전(現前)한 모든 작용 전전하여서 간단할 때가없는 것과 같도다. ⑧장식의 바다에도 그러하여서 경계의 바람으로 동하게 되어 항상곧 모든식의 물결 일어나 간단이 없는것도 그런 것이라.

(3)<바른 지혜를 연수(硏修)함> ①만약낙(酪)을 그대로 아니 흔들면 그의수를 사람이 보지 못하나 공력을 베풀기를 쉬지 않으면 제호(醍 )를 바야흐로 얻을 것이다. ②아뇌야의 망령된 훈습에 의해 여래장을 가리고 덮어 있으나 닦고익혀 온전히 익을 때에는 바야흐로 정지(正智)가 밝아지리라. ③모든식(識)이 인연에 따라 전(轉)하면 본각의 그마음은 아니 보여도 자각하는 지혜가 나타남에는 진실성은 언제나 동하지 않네. ④순금이 오직광(鑛)에 있음과 같이 돌속에 있을때는 쓸곳 없으나 부수어 단련하면 진금(眞金)을 얻어 종종의 장엄구를 만들 것이다. ⑤아뇌야의 본성은 청정하지만 망령된 모든식에 훈습되나니 뚜렷한 원경지가 서로 응하면 햇빛이 구름밖에 난 것 같으리. ⑥만약에 공을닦는 자가 있어서 공함에 수순하여 공을 취하고 공색이 다르다고 관하는 것은 진실한 관자라고 할수 없도다. ⑦색은곧 이모두가 공한 것이라 색공의 불가득을 관하는 것은 이것이곧 승의의 공이 되므로 이것이곧 진정한 해탈자니라. ⑧객진의 모든번뇌 자성이 없고 무명의 망상으로 분별 함이라 실상(實相)은 있고없음 아니언마는 중생의 허망으로 보는 소이라. ⑨오직항상 일월의 밝은 광명이 능히넓게 우주에 비춤과 같이 일체모든 여래의 청정한 장(藏)은 뭇공덕 이에모두 갖추었도다. ⑩진망(眞妄)이 서로서로 훈(薰)하는 것은 오직 두 코끼리가 서로 싸워서 약자는 가고오지 못함과 같이 망심도 다한후는 거래 없도다.

(4)<움직이지 않는 청정한 여래장> ①「연화의 그본성은 염오 없어서 물에서 솟아나서 진흙 여의고 꽃잎이 아름답게 활짝 필때는 보는자 누구라도 기뻐 함이라. ②일체모든 여래의 때없는 식은 영원히 일체모든 습기를 끊고 청정한 일체지혜 원명하여서 현성에 귀취하는 바가 되니라. ③저오직 가장승한 모든 보배가 다시모든 하자와 가린 것 없이 저모든 윤왕들의 보관이 되어 정상에 항상쓰여 있음과 같이, ④일체의 모든여래 청정한 장은 영원히 일체모든 분별 여의고 체에다 항하사의 덕을 갖추운 일체모든 부처의 청정법신은 ⑤진실한 무루계에 항상 머물어 청정하게 해탈한 몸이시니라 적멸하기 허공과 다름이 없고 법성은 가고옴이 없는 것이라. ⑥삼계에 불이나타 난다 하여도 생도아니요 또한 멸도 아니라 이세계와 또다른 세계 까지도 담연하여 언제나 동치 않는다.

(5)<진실 여여한 법계> ①「평등한 진실여여 법계에서는」 부처님과 중생이 여여 하여서 단도 아니요 또한 상도 아니다 항상 대비가 다함 없는 것이라. ②일체모든 부처의 법성의 신(身)인 변함없는 본각의 자연지혜는 이것이곧 진실한 승의제로써 그오직 부처만이 증지 함이라. ③자성의 그체성은 생함 없어서 모니(牟尼)는 본래부터 적정 함이라 저모든 삼유에서 유전(流轉)하다가 필경에 귀의하는 곳이 되리라. ④법에는 가고오는 상이 없어서 삼세에 항상적연 한 것 이니라 진정한 삼매중에 머무는 자는 거기서 법계신을 보게 되리라. ⑤청정하고 사의를 할수 없으며 항사의 모든덕을 갖추었도다 이것이곧 적정한 무루계로써 모든부처 이로써 의지한 바라. ⑥부처에 법보응의 삼신 갖추어 체상용이 모두다 평등하므로 심히깊고 광대한 성(性)이 되어서 승의에는 차별이 없는 것이라.

(6)<부처님의 일체지(一切智)> ①「누(漏)없고 변역없고 일체의 상과 번뇌와 소지장을 멀리 여의고 본성이 어느때나 청정 하여서 모든때가 없으며 염착이 없네. ②이것이곧 진정한 조어사이며 성품이 청정함이 곧 열반이요 이것이 또한 법신 부처이시라 체에 항사의 덕을 갖추었도다. ③무구를 가히사의 할수 없으며 육도(六度)가 어느때나 원만 함이니 이것이 곧 부처의 일체지로서 광대하여 변제가 없는 것이라. ④영원토록 사상을 끊은 것이며 모든 습기 끊어서 보리 이루고 항사의 일체공덕 모두 갖추어 모든법에 스스로 자재함이라.」

(7)<부처님의 대비원력과 상주법신(常住法身)> ①「널리 모든 색상(色像)을 나타내어서 대비로서 청정한 과위(果位)로부터 항상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고 일체 모든 번뇌와 분별이 없네 ②원력이 모두 함께 원만 한 것이 오직 마니 구슬이 색에 따라서 다능히 나타내는 그것과 같고 화공(畵工)이 모든 상을 그림과 같다. ③나타난 현상들과 모든 경계는 이 모두가 식심의 변한 것이라 중생들의 가진바 모든 성욕(性欲)은 여래가 모두 능히 아는 것이라. ④법신은 어느 때나 동치 않으나 원력으로 인연따라 나타남이라 도솔천에 나타나 강신(降神)하여서 백상타고 왕궁에 탄생하셨네. ⑤출가로 고행닦고 보리수 에서 일체 모든 마원을 항복 받고서 성불하여 법륜을 전하신 다음 혹은 열반의 상을 나타내어서 ⑥생멸이 있는 것을 시현했으나 진신(眞身)은 항상 동치 않는 것이라 둔근은 작은 법을 즐기므로써 방편으로 열반을 설하지마는 ⑦저 오직 진여법계 그 가운데는 열반의 상이라곤 없는 것이라 대비로써 즐겁게 요익 하시고 일체 모든 중생을 인도하시네. ⑧그 오직 대상주(商主)와 다름이 없이 어리석고 어린 것 유진(誘進)하여서 보살의 크고 넓은 마음으로써 열반에 모두 들게 하심이로다.

[7] <외도의 참회와 귀명> 그때에 미말저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몸과 마음이 쾌적하고 기쁨이 무량하여서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리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으로 공경하게 승묘한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①생사의 큰 바다에 빠져있어서 사견에 얽매이고 다시 얽혀서 가비미야갸 나선 외도들에게 우치하여 혼폐를 입었습니다. ②사견이 이로좆아 생겼사오니 십력이신 선서존 혜일(慧日)비추사 나라연 자재천등 교를 듣고서 애착함과 탐욕을 증장한 것과 ③마음으로 광란(狂亂)을 일으킨 것을 정견으로 어두움 파해 주시니 이것이 곧 진실한 여래의 교라 지심으로 대성존께 귀명하리라. ④대범신(大梵身)의 사비(四臂)와 그의 사면(四面)은 오직 저 연화에서 생겨났으나 사위타(四違陀)를 아울러 연설하여서 오로지 사견만을 증장하더니, ⑤이제 오직 박가범 부처께서와 혜일이신 대성존께옵서 만이 우리들의 의혹을 능히 깨시니 진실로 귀명해야 할 곳입니다. 때에 미말저가 부처님을 찬탄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크게 선리(善利)함을 얻고, 부처님의 혜일(慧日)과 바른 지혜의 광명을 입어서 사견과 의심의 일체가 다 없어졌아오니, 내 이제 대성세존께 귀명합니다.”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이름을 ‘미말저’라고 한 까닭은 외도를 구하여 마음이 의혹된 때문입니다. 이제 부처님 앞에서 정법안(正法眼)을 얻어서 의혹의 마음이 없어졌으므로, 소말저(蘇末底)라고 하겠습니다. 나와 제자들과 함께 오늘부터 불 법 승에 귀명하여 대승을 수행하겠사오며, 퇴전함이 없이 얻은바 선리(善利)함을 유정들에 회향하여 다 불도에 향하게 하기를 서원하옵니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미말저를 위하여 이 법을 설하실 때, 회중의 무량한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육십이 나유다의 보살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證)하였다.

  1.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는 여덟 가지 법을 설함>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려면 마땅히 여덟 가지 법을 닦을지니라.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하면, 이른바 온선교(蘊善巧)·처선교(處善巧)·계선교(界善巧)·제선교(諦善巧)·연기선교(緣起善巧)·삼세선교(三世善巧)·일체승선교(一切乘善巧)·일체법선교(一切法善巧)니라.

(1)<온선교지(蘊善巧智)를 설함> ①<바른 지견(知見)을 설함> 어떠한 것이 온선교인가 하면, 이르되 색온(色蘊)은 오직 물거품과 같다고 관하는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이것을 보고 흰 모직(毛織)이라고, 물에 들어가서 잡으려고하나, 그 물거품은 흩어져서 잡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第一義)를 보고, 색(色)의 성(性)은 오직 거품과 같다고 알지니, 이 인연을 바른 지견(知見)이라 한다. 또 수온(受蘊)은 물위의 거품이 속히 일어 났다가 속히 꺼지며, 찰나도 머물지 않는 것과 같다고 관하라.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를 보고, 수(受)의 성(性)은 오직 물거품과 같다고 관하라. 이 인연을 바른 지견이라고 한다. 또 상온(想蘊)은 오직 아지랑이와 같다고 관하라. 목마른 사람이 멀리 아지랑이를 보고, 이것을 물이라고 달려 가서 찾으려고 가까이 가면 곧 없어지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第一義)를 보고, 상성(想性)의 공(空)함을 깨칠지니, 이 인연을 바른 지견(知見)이라 한다. 또 행온(行蘊)은 오직 파초의 중심이 견고함이 없어서, 이것을 까기를 그치지 않으면 구경에 소득이 없다고 관하라.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서 제일의를 보고, 행성(行性)이 공하다고 알지니, 이 인연을 바른 지견이라고 한다. 또 식온(識蘊)은 오직 환화(幻化)와 같다고 관하라. 세간의 환술사(幻術師)가 금은과 진보(珍寶)와 진주(眞珠)와 영락(瓔珞)을 환술로써 만들지마는, 그 실체(實體)를 구해보면 결국 얻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보살마하살은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를 보고, 식(識)의 성(性)은 공하여 오직 환화와 같다고 알지니, 이 인연을 바른 지견이라고 한다. 이렇게 관하고 모든 유정에게 대비심을 일으켜서 구제할 뜻을 일으킬지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것을 온선교(蘊善巧)라고 한다.

②<선교지(善巧智)를 설함> 또 관하라. 오온(五蘊)은 오직 환몽과 같이 망상으로 전도된 마음으로부터 생겼으므로, 아(我)가 없고, 인(人)도 없으며. 중생도 없고 수명(壽命)도 없으며, 양육(養育)할 것도 아니요 사부(士夫)도 아니며, 보특가라(補特伽羅)·의생의 유동(意生儒童)·작자(作者)·수자(受者)도 아니다. 선교한 방편으로써 온성(蘊性)은 공하여서 오직 꿈 속의 생각이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알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善巧智)라고 한다. 또 보살마하살은 관하라. 온(蘊)은 메아리와 같아서 아(我)도 없고 인(人)도 없으며, 내지 작자(作者)와 수자(受者)도 없다. 이와 같이 온성(蘊性)이 공해서 산골에 메아리와 같음을, 모든 인연에서 실답게 깨쳐서 알면, 동등하여 두 상(相)이 없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라고 한다. 또 관하라, 온(蘊)은 그림자처럼 업연(業緣)으로 좇아 나타나므로, 아도 없고 인또 없으며, 내지 수자(受者)도 없다. 이와 같이 그림자의 성(性)을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알면, 동등하여 두 상이 없는 것이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라고 한다. 또 관하라, 온(蘊)은 거울 가운데 형상과 같아서, 아도 없고 인(人)과 내지 수자(受者)도 없다. 이와 같이 거울 속의 형상은 안(內)도 아니요 바깥도 아니므로 불가득(不可得)을 깨달으면 평등하여 둘이 없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라고 한다. 또 관하라, 온(蘊)은 인연으로 좇아있는 것이므로, 환(幻)과 같고 화(化)와 같으며, 아도 없고 인(人)내지 수자(受者)도 없다. 선교지로써 실답게 깨쳐 알면 평등하여서 두 상(相)이 없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선교지라고 한다. 또 관하라, 온(蘊)은 이것이 변하고 무너지는 상(相)으로써 무상(無常)이요 고(苦)이며 공(空)이요 무아(無我)며 부정(不淨)한 것이라. 성(性)은 본래부터 공적(空寂)하여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며, 아니 무너지는 것도 아니라고, 실답게 깨쳐 아는 것을 온(蘊)의 선교지라고 한다.

(2)<처선교지(處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을 처선교(處善巧)라고 하는가 하면, 이르되 안처(眼處)·이비설신의처(耳鼻舌身意處)의 내법(內法)은 다 공하다고 관하고, 다음에 색처(色處)·성향미촉법처(聲香味觸法處)의 외법(外法)도 또한 공하다고 관하여, 바른 지혜로써 제일의(第一義)는 안도 아니요 바깥도 아니라고 관하라. 정지견이라고 하며 이것을 처선교지(處善巧智)라고 한다. 또 처선교지가 있으니, 이른바 안·이·비·설·신·의처가 모두 다 이것이 공한 것이므로, 보고 듣고 깨치고 아는 상(相)도 또한 없다고 아는 것을, 법처지(法處智)라고 한다. 또 법처(法處)를 아는 지혜가 있으니 색·성·향·미·촉·법처의 자성은 공적하여서, 안·이·비·설·신·의처의 경계(境界)의 상도 아니라고 아는 것을, 법처를 아는 지혜라고 한다. 또 처선교가 있으니, 이르되 안처(眼處)·이·비·설·신·의처의 법성은 공적하여서 아와 아소가 없고 색·성·향·미·촉·법처의 법성도 다 공하여서 아와 아소가 없으며, 서로 응함도 아니요 서로 응하지 않음도 아니며 착한 법도 아니요 착하지 않은 법도 아니며,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아서 두 상이 없이, 본래 공적한 것이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처선교지라 한다. 또 처선교지가 있으니, 안처(眼處)·색처(色處)는 본래 청정하여서 물들고 집착함이 없으므로, 안처는 견고하여서 적연(寂然)하게 상주(常住)하는 것이며, 이와 같이 귀에 소리·코에 냄새·혀에 맛·몸에 촉감·뜻의 법성도 본대 청정하고 무염무착(無染無着)이며, 내지 의근(意根)은 견고하고 적연하게 상주불변(常住不變)이라, 이것을 보살의 처선교지라고 한다. 또 무엇이 처선교지인가 하면, 이른바 성인(聖人)의 곳과 범부가 아닌 곳은 능히 성도(聖道)를 출생하는 것이니, 이것을 처(處)라고 하며, 범부의 삿된 행동은 악도(惡道)를 출생하므로 비처(非處)라 한다. 보살마하살은 팔성도(八聖道)에 주하여, 대비심을 일으켜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정정취(正定聚)에 들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처선교지라고 한다.

(3)<계선교지(界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을 보살의 계선교지(界善巧智)라 하는가 하면, 이르되 안계(眼界) 색계(色界) 안식계(眼識界)에는 아도 없고, 또한 아에 속(屬)하지 않으며, 또 안계·색계·안식(眼識)을 인연으로하여 일어나는 것도 아니요, 내지 의계(意界)·법계(法界)에 아가 없고, 또한 아에 계속(繫屬)되지 않으며, 내지 의식계(意識界)에도 아가 없고 또한 의식을 인연으로하여 일어난 것도 아니라고 관하라. 이와 같이 보살은 바로 지혜로써 제일의(第一義)를 관하여, 십팔계의 성(性)은 곧 이것이 공으로써, 아가 없고 인(人)도 없으며, 법계가 평등하고 청정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을 알 것이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계선교지라 한다. 또 계선교지가 있으니, 이른바 법계지(法界智)를 깨쳐서, 지·수·화·풍계(界)의 성(性)은 이것이 공이요, 굳은 것과 습기(濕氣)와 따뜻함과 움직임은 다 불가득(不可得)으로서 진제(眞際)와 한 가지로 법성과 동등하다고 아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법계지(法界智)를 깨친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또 법계지를 깨닫는 것이 있으니, 안계(眼界) 내지 의계(意界)의 성(性)은 공이며, 색계(色界)내지 법계의 성(性)도 공이요, 안식계(眼識界) 내지 의식계(意識界)의 성(性)도 공으로써, 또한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분별하는 상(相)이 없다고 아는 것이니, 이것을 곧 법계지를 아는 것이라고 한다.

(4)<제선교지(諦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체선교지인가 하면 이른바 사제(四諦)의 고(苦)·집(集)·멸(滅)·도(道)로써 이 오온(五蘊)의 고와 고행의 고와 괴멸(壞滅)의 고를 관하는 것을, 고성제지(苦聖諦智)라 하고, 무명이 증장하는 오온을 깨쳐 아는 것을 집제지(集諦智)라 하며, 탐욕을 일으키지 아니하고 모든 고를 다 멸하는 것을 멸제지(滅諦智)라 하고, 이 멸(滅)을 위하여 팔성도(八聖道)를 닦는 것을 도제지(道諦智)하고 하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諦善巧智)라 한다. 또 제선교지가 있으니 이른바 고가 생(生)함이 없음을 아는 것이 고제지(苦諦智)이며, 집(集)이 일어나지 않음을 아는 것이 집제지(集諦智)이며, 본래부터 생(生)하지 않았으므로 이제 곧 멸할것도 없다고 아는 것을 멸제지(滅諦智)라고 하며 둘이 아닌 상(相)에서 중도관(中道觀)을 닦는 것을 도제지(道諦智)라 하는 것이니, 이것을 제선교지(諦善巧智)라고 한다. 또 보살마하살이 고를 받음은 공하여 자성이 없으며, 능관(能觀)의 정지(正智)도 다시 또한 다 공하다고 아는 것을, 고중(苦中)의 고지(苦智)라고 하고, 집(集)의 연기(緣起)는 인연에 좇는 것이므로 환(幻)으로 있는 것으로써, 능관의 정지도 또한 다 이것이 공하다고 관하는 것을 집중(集中)의 집지(集智)라고 하며 탐욕과 애착이 멸하는 것도 본성(本性)이 공한 것을 알고 정지(正智)가 현전(現前)하여 청정평등한 것을 멸중(滅中)의 멸지(滅智)라 하고, 고의 도(道)를 벗어나는 것도 불가득(不可得)이라고 알고, 바른 지혜로써 관찰하는 것도 자성이 다 공하다고 아는 것을 도중(道中)의 도지(道智)라고 하며, 이와 같이 바른 지혜로써 모든 분별을 여이는 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諦善巧智)라고 한다. 또 능히 고를 생하는 체도 곧 생함이 없다고 아는 것을 고중(苦中)의 진지(眞智)라 하고, 집기(集起)(번뇌)를 생하는 집(集)도 화합함이 없다고 아는 것을 집중(集中)의 진지(眞智)라 하며, 본무(本無)를 생각하는 것도 곧 멸함이 있는 것도 없다고 아는 것을 멸중(滅中)의 참지혜라 하고, 고를 벗어나는 도(道)도 유(有)를 여의고 무(無)를 여의었다고 아는 것을 이것을 도중(道中)의 진지(眞智)라고 하며 보살마하살이 실답게 깨쳐 아는 것을 제선교지라고 한다. 또 제선교지가 있으니 이른바 삼제(三諦)로써 세속제(世俗諦)·승의제(勝義諦)·실상제(實相諦)니라. 세속제라 함은 일체 세간의 언어·문자, 보고 듣고 깨쳐 아는 것이요, 승의제라 함은 마음 가는 곳이 다 멸하고 또 문자(文字)가 없으며, 일체의 견문각지(見聞覺知)를 여읜것이요, 실상제라 함은 일체의 상은 곧 무상(相)이라, 이와 같은 무상(無相)은 곧 이것이 실상(實相)이라고 하는 것이니, 보살마하살이 속(俗)에 물들지 않고, 진(眞)을 관하여 주(住)하지 않으며, 일상(一相)이 평등한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라 한다. 또 두 제(諦)가 있으니, 이른바 세제(諦)와 진제(眞諦)라. 세제라 함은 이른바 일체 세간의 색심(色心)등의 법에 실답게 보고, 실상(實相)에 맞게 아는 것이요, 진제라 함은 이르되 이공(二空)의 이치는 청정 담연(湛然)하게 구경 적멸하여서, 이것을 화(화)하매 싫어하지 아니하고, 진여로 알고 취할 것이 없으며, 법으로써 얻을 것이 없는 것이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라 한다. 또 한 가지 제(諦)가 있으니, 곧 진여의 청정법계는 없고 멸도 없으며, 단(斷)도 아니요 상(相)도 아니라. 이변(二邊)을 멀리 여의고 구경 안락한 것이라. 생과 무생에서 마음에 두 상(相)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제선교지라 한다.

(5)<연기선교지(緣起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연기선교지인가 하면, 보살마하살은 연기(緣起)가 유전(流轉)함이 끊임이 없는 것은, 무명으로써 행(行)을 인연하고, 행은 식(識)을 인연하며, 식은 명색(名色)을 인연하고, 명색은 육입(六入)을 인연하며, 육입은 촉(觸)을 인연하고, 촉은 수(受)를 인연하며, 수는 애(愛)를 인연하고, 애는 취(取)를 인연하며, 취는 유(有)를 인연하고, 유는 생(生)을 인연하며, 생은 노사우비고뇌(老死憂悲苦惱)를 인연으로 한다고 관하라. 보살이 바른 지혜로써 여실히 연기(緣起)가 자성이 없음을 알고, 생멸이 없는 법성이 현전(現前)하여, 무심(無心)·무작(無作)·무주(無主)·무섭(無攝)함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연기선교지라 한다. 또 일체 모든 착한 인(因)과 착하지 못한 인과 움직이는 인과 움직이지 아니하는 인과 생사의 인과 열반의 인등 이러한 것들을 다 여실히 알고, 모든 중생의 이근(利根)과 둔근(鈍根)이와 같은 근성(根性)과, 이와 같은 인(因)과 이와 같은 연(緣)과 이와 같은 과보와 이와 같은 본말(本末)을 다 여실히 알고, 그 인연에 따라 생하는 선을, 닦고 모아서 잃어버림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연기선교지라 한다. 또 망상(妄想)이 멸하면 곧 무명(無明)이 멸하고, 무명이 멸하면 곧 행(行)이 멸하며, 행이 멸하면 곧 식(識)이 멸하고, 식이 멸하면 곧 명색(名色)이 멸하며, 명색이 멸하면 곧 육입(六入)이 멸하고, 육입이 멸하면 곧 촉(觸)이 멸하며, 촉이 멸하면 곧 수(受)가 멸하고, 수가 멸하면 곧 애(愛)가 멸하며, 애가 멸하면 곧 취가 멸하고, 취가 멸하면 곧 유(有)가 멸하며, 유가 멸하면 곧 생(生)이 멸하고, 생이 멸하면 곧 노사수탄고우뇌(老死愁歎苦憂惱)가 멸한다. 보살마하살이 바른 지혜로써 연기의 무생(無生)·무멸(無滅)·무주(無主)·무섭(無攝)임을 아는 이것을 연기선교지라 한다. 또 자씨여, 일체의 인연은 다 거짓 화합한 것으로서 자성이 없고, 아(我)·인(人)·중생(衆生)·수명(壽命)으로 좇아 생장(生長)함을 얻지 못하는 것이니, 이 유정을 위하여 이와 같은 법을 설하기를 한량이 없고 가가 없이 다함이 없으며, 여실히 아는 이것을 연기선교지라 한다. 또 보살마하살이 일체 인연에 의하여 행한 법이 무생·무멸·무진(無盡)의 상(相)임을 알아야 할지니, 이 무진의 상은 곧 보리의 상이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연기선교지라 한다.

(6)<삼세선교지(三世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삼세선교지인가 하면, 이르되 과거의 모든 착한 법을 여실히 수행하고, 착하지 못한 법은 항상 멀리 버리겠다고 생각하며, 여실히 알고 다 모두 일체 유정에게 회향할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과거선교지라 한다. 또 미래의 모든 선근(善根)과 보리의 자량(資糧)을 생각하여, 모두 일체지지(一切智智)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미래선교지라 한다. 또 현재의 모든 바른 생각에 상응하는 착한 법에서, 사사된 생각에 상응하는 착하지 못함을 일으키지 않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현재선교지라 한다. 또 과거는 모두 이것이 공이요, 현재도 미래도 또한 다 공해서 삼세가 평등함을 관하고, 제일의(第一義)에 주하는 이것이 진실한 해탈이라. 또 과거 현재 미래의 일체 부처님의 복덕지혜를 관하여서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삼세선교지라 한다. 또 과거는 이미 멸하고, 미래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며, 현재는 머물지 않는다고, 삼세의 선법(善法)을 관하고, 닦은바 승행(勝行)을 다 서원하여 무상보리에 회향하며, 현재의 선법에 찰라도 머물지 아니하면서, 항상 보리심을 일으키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삼세선교지라고 한다. 또 과거는 이미 멸하고 미래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며, 현재는 머물지 아니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생멸하여 염념(念念)에 머물지 않는다고 마음으로 항상 깨닫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삼세선교지라 한다. 또 보살이 불사의(不思議)자재한 신통으로써, 과거에 심은 선근(善根)과 현재에 닦는 모든 선과, 미래에 깨달을 마음을 능히 생각하여, 마땅히 서원을 원만하게 하며, 서원하여 다 무상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의 삼세선교지라 한다. 또 모든 유정을 성취하려고 하는 까닭에, 과거에 있었던 선근을 생각하고, 일체 유정에게는 그 근기에 따라 소원에 의해서 성취하게 하며, 미래의 모든 부처님에게는 모든 공양을 하여, 일체 유정에게 그 근기에 따라 당래(當來)에 성취하게 하며, 모든 현재의 일체 유정에는 신통으로서 설법하고 여러 가지로 교화하며, 근기에 따라 성취하게 하며, 모든 현재의 일체 유정에는 신통으로서 설법하고 여러 가지로 교화하며, 근기에 따라 성취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삼세에서 자기와 다른 이를 이롭게 하고, 보살의 승묘(勝妙)한 행을 원만하는 이것을 보살의 삼세선교지라 한다.

(7)<일체승선교지(一切乘善巧智)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일체승선교지인가 하면, 이르되 성문승(聲聞乘)·독각승(獨覺乘)·보살승(菩薩乘)·이 삼승(三乘)에서 벗어나기를 구하는 것이니라.

①<성문승선교지(聲聞乘善巧智)를 설함.> 어떠한 것이 보살마하살이 성문승에서의 선교한 지혜인가 하면, 부처님이 세간에 나타나심을 만나서, 사제(四諦)의 법을 듣고, 소리에 인해서 이치를 깨달아 정견(正見)이 생기게 하는 까닭에 이것을 성문(聲聞)이라 하고, 청정한 계행을 닦는 까닭에 계율의 몸이 원만하며, 선정을 얻는 까닭에 선정의 몸을 원만하고, 제(諦)의 이치를 보는 까닭에 지혜·해탈·해탈지견신(解脫知見身)-해탈에서 일어나는 大悲의 지혜를 얻은 몸이다.-을 얻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성문승에서 선교지를 얻는 것이라고 한다. 또 성문승의 선교지가 있으니, 삼계중에서 피권하고 게을한 생각을 일으켜서, 유위법에 깊히 무상(無常)을 관하고, 일체 법을 보기를 다 무아며 열반적정하므로서 환희하고 애락(愛樂)한다. 또 오온은 원적(怨賊)과 같다고 관하고, 모든 경계(境界)는 독사(毒蛇)와 같다고 관하며 안(內)의 육처(六處)는 공(空)한 취락(聚落)과 같다고 관하여 항상 벗어나기를 원하고, 열반을 즐겨서 믿고 의지할 생각을 일으키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성문승에서 선교(善巧)를 얻는 것이라고 한다.

②<독각승(獨覺乘)의 선교지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보살마하살이 독각승에서 선교한 것인가 하면, 이르되 모든 유위를 싫어하여 벗어나기를 즐기고, 탐욕이 적어서 지족(知足)하며, 모든 희론(戱論)을 여의고 한가하고 고요하게 거처하기를 즐기고, 모든 인연에는 자연스럽게 모든 법의 무상(常)함을 깨쳐서 해탈을 얻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독각승에서의 선교지라고 한다.

③<대승법(大乘法)선교지를 설함.> 또 어떠한 것이 보살마하살이 대승법에서 선교함을 얻는 것인가 하면, 대승의 공덕이 한량없고 가가 없어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모두 다 저 최상승에 깨쳐 들게 하는데 장애가 없고, 생멸이 없이 큰 지혜를 얻으며, 일체의 복덕과 선근을 쌓아 모으는 것이니, 일체 유정의 수용(受用)하는 바가 되기 위한 까닭이며, 모든 바라밀을 성취하여 모든 심행(心行)을 조복(調伏)하게 하는 까닭이며, 위없는 큰 보리를 증장하는 까닭에, 큰 위력(威力)이 있어서 보리수(菩提樹)에 이르러 도량에 앉아서 중생의 근기를 관하고, 대비를 버리지 아니하며, 장애없이 널리 일체를 다 가엾게 여기기를 하나 자식과 같이 하는 것이니, 능히 일체 악도의 모든 두려움을 초월하게 하는 까닭이며, 능히 일체의 불법을 나타나게 하는 까닭이며, 외도와 모든 마원(魔怨)을 꺾어 항복받는 까닭이며, 보리의 승법(勝法)의 깃발을 세우는 까닭이며, 능히 단상(斷常)의 모든 번뇌를 없애는 까닭이며, 여래의 걸림 없는 지혜를 얻는 까닭이며, 불법과 모든 진보(珍寶)를 풍족하게 더하는 까닭이며, 근기에 따라 이익되게 하고 그릇되거나 잃어버림이 없는 까닭이며, 유정을 양육(養育)하여 대비(大悲)를 이루는 까닭이며, 십력(十力)·사무소외(四無所畏)·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불법(佛法)·상호(相好)·공덕(功德)·영락(瓔珞)으로써 장엄하여 과실(過失)이 없는 까닭이니, 이와 같은 일체 모든 선교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대승선교지라 한다. 또 일체 제불의 승(乘)인 까닭에, 일곱 가지 법을 구족하므로써 불의 대승이라고 하는 것이니, 전륜왕이 칠보를 구족한 것과 같은 것이다. 무엇이 일곱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대관찰(大觀察)이요, 대수순(大隨順)이며, 대지혜(大智慧)요, 대정진(大精進)이며, 대방편(大方便)이요, 대증오(大證悟)며, 대사업(大事業)이니라. 대관찰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착한 친우에 친근하여 정법을 듣고, 한 찰나에 일체 법을 깨쳐서 실상(實相)이 현전(現前)하는 것이요. 대수순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큰 지혜와 큰 선정과 큰 자비를 성취하여 자기와 다른 이를 이익되게 하는 것이며, 대지혜라 함은, 보살마하살은 진실상(眞實相)을 보고 아법(我法)을 다 공하다고 하는 것이요. 대정진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무량한 아승지겁에 대비만행(大悲萬行)을 능히 이룩하는 것이며, 대방편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은 평등인(平等忍)을 얻어서 생사에도 머물지 않고, 열반도 증(證)하지 않는 것이요. 대증오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십력·사무소외·십팔불공법·불법을 증하여 무량무변한 큰 공덕이 있는 것이며, 대사업이라 함은, 보살마하살이 생사중에서 큰 보리를 얻어서, 항사(恒沙)의 만덕(萬德)과 부처님의 사업을 성취 원만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일곱 가지 승한 법을 구족하는 것을 법왕이라 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대승선교지라한다.

(8)<일체법 선교지(善巧智)를 설함.> ①<유위 무위의 지혜를 설함> 또 무엇이 일체법선교지인가 하면, 이르되 유위와 무위라, 보살이 이 두 법에서 선교방편이 최승하여, 몸으로 착한 행동과 입으로 착한 행동과, 뜻으로 착한 행동에 청정하게 증장하고, 무상정등 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의 유위선교지(有僞善巧智)라 한다. 보살이 몸과 입과 뜻에 삼무작(三無作)을 갖추고, 청정평등하여서 무상정등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의 무위선교지(無爲善巧智)라 한다. 또 선교가 있으니, 이르되 보살마하살이 보시·지계 내지 정려를 증장 수습하여, 무상정등 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의 유위선교지라 하고, 또 반야바라밀다로써 일체의 상을 여의고, 모든 바라밀다를 닦아서 무상정등 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무위선교지라 한다. 또 선교가 있으니, 방편지(方便智)로서 사섭법(四攝法)을 행하여 중생을 섭취(攝取)하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유위선교지라 하고, 또 제일의(第一義)에 주하여 비록 중생을 섭취하나, 그러나 취착(取著)함이 없이 보리에 회향하는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무위선교지라 한다. 또 선교가 있으니, 번뇌는 생사를 증장하고 보리에 수순하는 여러 가지 법은 생사를 끊는다고 아는 이것을, 보살의 유위선교지라 하고 또 공(共)·무상(無相)·무원(無願)의 삼해탈문(三解脫門)을 알고 능히 무상정등보리에서 결정코 평등하며 둘이 없고 분별이 없어서 퇴전함이 없는 이것을 보살의 무위선교지라 한다. 또 선교가 있으니, 삼계에서 행하지만 삼계에 애착하지 않는 이것을 보살의 유위선교지라 하고 삼계의 성(性)은 다 이것이 공하여서 환화(幻化)와 같다고 알고 취착하지 않는 이것을, 보살의 무위선교지라 한다. 또 이와 같은 법성은 청정하여서 상(相)이 없고, 이름이 없다고 알아서 일체지(一切智)를 갖추는 것을 실지(實智)라 하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거짓 이름과 방편으로써, 이와 같이 분별하는 이것을 권지(권지)라 한다. 보살마하살이 이 여덟 가지 법에서, 정체지(正體智)와 후득지(後得智)가 자재한 것을 반야바라밀다라고 한다.

②<지혜와 방편을 설함.> 또 다 능히 일체 법성을 아는 것을 지혜라 하고, 모든 착하고 착하지 못한 법을 관찰하는 것을 방편이라 하며 수순해탈(隨順解脫)하여 모든 분별을 여의고, 성스러운 지혜가 나타나는 것을 반야바라밀다라 하고, 또 능히 이와 같은 선교분별로써 모든 소견(見)과 번뇌를 사마타(奢摩他)와 비발사나(毘鉢舍那)로써 이와 같이 뽑아 없애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능히 위없는 큰 서원을 원만하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그 열뇌(熱惱)를 없애고 청량(淸凉)함을 얻게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능히 번뇌의 성(性)을 가히 얻을 수 없음을 아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몸과 마음의 고통을 없애고 안락을 얻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법의 동산에서 노닐며 다라니를 염송하여, 이치와 지혜가 나타나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모든 유정을 위하여 의지처(依止處)가 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능의(能依)와 소의(所依)에서 무주(無住)·무착(無著)한 이것을 지혜라 하고, 서른일곱 가지의 보리에 수순하는 모든 법을 얻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마땅히 항상 생각을 여의고, 실상(實相)과 지혜와 서로 응하여 큰 법락(法樂)을 얻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다시 능히 오바라밀(五波羅蜜)을 생장(生長)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즐기는 승(乘)에 따라서 함께 부처님 지혜에 귀명하여 자성이 밝게 비추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능히 일체 생사의 거센 물결을 건너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실상(實相)에는 중생이 멸도(滅度)를 얻은 자가 없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바른 행을 세우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본성(本性)이 공하다고 보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객진(客塵)번뇌를 없애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잘 능히 지혜의 성(性)이 물듬이 없음을 깨달은 이것을 지혜라 하고, 행(行)에서 행한바 없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법의 공함을 깨달은 이것을 지혜라 하고, 삼계에 취착하지 않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모든 보살로 하여금 제일의(第一義)를 깨닫게 하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모든 중생을 섭취하여 만선(萬善)을 행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일체의 현성(賢聖)은 동일(同一)한 법계라, 이것을 지혜라 하고, 그 근성(根性)에 따라 망상분별을 없애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본래부터 청정 적멸하여서 생함이 없음을 보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능히 방편을 일으켜서 어리석고 어두움을 없애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깊이 선정에 들어서 선정에 머무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이승(二乘)을 유도(誘導)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법집(法執)을 끊어버리고 부처님 지견(知見)에 드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중생의 근기에 따라서 훌륭한 깨달음이 생기게 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근성(根性)이 공함을 아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망상의 경계를 초월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승의제(勝義諦)를 보이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권도(權道)로 사제(四諦)를 설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모든 수행에 가히 얻을 수 없음을 깨친 이것을 지혜라 하고, 공덕을 부지런히 구하여 대비 서원이 다함이 없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진여는 오고감이 아님을 알고 법계가 평등한 이것을 지혜라 하고, 인연에 따라 널리 시현(示現)하여 일체를 교화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번뇌성(性)이 본래 해탈임을 아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지혜로써 번뇌의 허망분별을 아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중생의 마음은 본래 적정하다고 아는 이것을 지혜라 하고, 권하여 잠자는 습기를 닦아서 끊는게 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일체 중생의 심행(心行)의 차별과 팔만 사천의 모든 진로문(塵勞門)은 곧 불혜문(佛慧門)이라 이것을 지혜라 하고, 성문과 연각으로 하여금 선교하게 권하여 닦게 하며, 점차로 불도에 들게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보살이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하는, 이것을 반야바라밀다라고 한다. 부처님이 이 마하반야바라밀다를 설하실 때, 회중(會中)의 삼십이 구치의 보살마하살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고, 칠십만팔천의 중생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으며, 이 모임의 대중은 각각 온갖 묘화(妙華)·보당(寶幢)·번개( 蓋)등 모든 장엄구(莊嚴具)와 첨복화향(瞻蔔華香)으로써 반야바라밀다에 공양하며, 여래와 자씨보살마하살 등 모든 보살의 위에 흩고, 일체의 제천(諸天)은 허공중에서 하늘의 기악(妓樂)을 연주(演奏)하며, 여러 가지 노래와 게송으로써 여래를 찬탄하고, 무량겁에 보리의 가가 없는 공덕을 성취하였다.

  1. <문법(問法)공덕과 신해(信解)공덕을 설함.>

그때에 부처님이 일체 대중과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들이 능히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대승공덕과 다함 없는 법문의 불가사의함을 물었다. 저 모든 모인 대중들이 이 경을 들으면,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은 공덕을 원만할 것이다. 만약 이 경을 듣고 신해(信解)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수지(受持)하고 독송(讀誦)하며, 서사(書寫)하고 해설(解說)하면, 이와 같은 사람의 이익은 무량하고 불가사의하여서, 또한 비유하거나 그 수(數)를 헤아릴 바가 아니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웃옷을 벗어서 자씨보살에게 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 착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 능히 이 심히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묻는도다. 일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다 수희(隨喜)할 것이다.” 때에 자씨보살이 부처님의 옷을 받아서 정대(頂戴)하고 존경하며 이렇게 여쭈었다. ” 이 옷은 곧 이것이 여래 진신(眞身)의 불탑(佛塔)으로서, 일체의 천룡과 인 비인등이 마땅히 예를 하고, 오른쪽으로 돌며 공경하게 온갖 공양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에 대중이 홀연히 보니, 무량한 온갖 꽃과 보만(寶 )과 번개( 蓋)가 시방으로부터 와서 부처님 정상(頂上)에 머물고, 허공중에서 잠깐 사이에 두루 대회(大會)의 자씨보살과 대중의 위에 덮히며, 또 번개( 蓋)와 공양구 가운데서 큰 음성을 내어서 찬탄하여 말하기를 ” 착하고 훌륭하십니다. 자씨보살마하살은 잘 이뜻을 물었습니다. 우리들은 깊은 마음으로 수희하고 공양드립니다.” 하였다. 그때에 사리불(舍利弗)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이들 화만과 번개는 어디에서 왔기에, 이러한 음성을 내어서 찬탄하고 수희합니까?” 그때에 박가범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자씨보살은 과거세에서 보살행을 하여, 무량한 백천만억의 모든 중생들을 도탈(度脫)하였다. 이제 보살의 불퇴지(不退地)에 머무는 자도 있고, 혹은 성문·독각·인·천(天)중에 있어서, 그 모든 중생이 숙세의 인연으로써, 시방세계에서 각각 온갖 보배와 화만과 번개로써 반야바라밀다경과 부처님께 공양하고, 자씨는 이와 같은 공덕을 찬탄하여 이러한 음성이 있는 것이다.” 이 말씀을 마치자 일체 모인 대중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깊히 존중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모두 이러한 말을 했다. “우리들이 오늘 크고 훌륭한 이로움을 얻고, 이 사람을 보고 친근하고 공양함을 얻었으며,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경을 들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중생이 부처님의 명호와 자씨보살마하살의 명호를 듣는 것도 오히려 한량 없고 가가 없는 공덕을 얻을 것이온데, 하물며 친히 부처님 앞에서 이 경을 듣고 신해(信解)하고 수지(受持)하는 것이겠습니까”

  1. <경을 가지는 공덕을 설함.>

그때에 세존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서 일 겁 동안에 여러 가지 보시를 하는데, 금(金)·은(銀)·유리(瑠璃)·산호(珊瑚)·마뇌(碼뇌)·진주(眞珠)·마니(摩尼)·머리와 눈, 뇌와 골수를 아낌이 없으며, 금계(禁戒)를 호지(護持)하고, 안인하고 정진하여 모든 선정을 닦는 것보다, 만약 이 경의 일사구게(一四句偈)-한 게송이 네귀로 된 귀글-를 들으면, 나는 말할 것이다. “이 사람은 대승반야바라밀다를 성취하였으며, 이 공덕은 앞의 공덕보다 승하다”고. 만약 이 법을 여의면 모든 바라밀다를 다 성취하지 못할 것이다. 사리불이여, 이 인연으로써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전을 듣고 신해하고 수지하며, 사유(思惟)하고, 수습(修習)하면, 나는 말하리라. “이 사람은 능히 속히 무상보리를 성취할 것이다”고,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곧 이미 제불여래의 보리법인(菩提法印)을 얻은 것이니라. 사리불이여, 만약 보살이 있어서 이 경을 설할 때는 마땅히 이러한 서원을 발할지니라. “내 이제 마땅히 이 경을 풍송(諷誦)하여 널리 사람들을 위하여 설하리라”고. 능히 이러한 생각을 일으키면 곧 단바라밀을 원만한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일체의 보시중에 법시가 최승한 때문이다. 만약 이 경을 가지기를 법신을 수호하는 것과 같이 하면 곧 이것은 계바라밀을 원만한 것이며, 무생인(無生忍)에 수순(隨順)하면 곧 안인바라밀이 되고, 이치대로 게을하지 아니하는 이것을 정진바라밀이라 하며, 적멸(寂滅)에 평안하게 머무는 이것을 정려바라밀이라 하고 자연혜(自然慧)를 얻어서 다른 이의 깨침에 말미암지 않는 이것을 반야바라밀이라 한다. 사리불이여, 만약 또 사람이 있어서 이 경의 사구게(四句偈) 등을 수지하면, 속히 능히 위없는 보리를 원만하고, 만약 모든 보살이 이 법요(法要)를 가지고, 독송하고 서사하며, 혹은 경책을 가지고 있는 곳은 곧 부처가 있는 곳이라.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이미 여래의 일체 법장(法藏)을 얻은 것이라. 만약 이 경전을 수지하는 자가 있으면, 비록 형체는 차별이 있으나, 보리심은 두 상(相)이 없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하면, 사리불이여, 이 경은 곧 이것이 불퇴보리(不退菩提)의 실상법인(實相法印)이니라. 이로써 마땅히 알지니, 만약 모든 보살이 이 경에 수순하면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무상(無上)보리를 퇴전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모든 보살이 이 경에 수순하면 마땅히 알지니, 곧 이것은 일체 불법에 수순하는 것이니라.”

  1. <제천(諸天)이 경 가진자를 보호 할 것을 맹서함.>

이때에 세간을 보호하는 사천대왕(四天大王)과 모든 권속이 다 합장하고 존중 공경하게 일심정념(一心正念)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 사천왕이 지금부터 정법의 대중을 보호하겠습니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가지는 자는, 곧 이 분이 법사입니다. 우리는 마땅히 섬기고 공양하고 공경하기를 부처님과 같이 하고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인가 하면, 일체 모든 부처님과 대승의 법은 다 이 경으로 좇아 나온 까닭입니다.” 그때에 천제석(天帝釋)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이 부처님으로부터 다른 경을 비록 들었사오나, 아직 일찍 이와 같이 심히 깊고 최승한 경전을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들이 이제 힘써 맡아서 모든 천(天)들과 함께 이 경전이 있는 국토(國土)·성읍(城邑)·취락(聚落)·산림(山林)·나무밑과 공한(空閑)한 곳에 따라서, 수지하고 독송하며, 서사하고 해설하는 일이 있으면 우리들 제천은 청중(聽衆)이 될 것이오며, 이 경이 있는 까닭에 그 국왕과 후비(后妃)와 권속이 체력이 증성(增盛)하여 영원히 우환이 없게하고, 대신·경상(卿相)·일체 인민과 설법하는 법사를, 우리들이 항상 함께 옹호하여 쇠환(衰患)이 없게 하겠사오며, 모든 나라 안에 음양질서가 순조로워서 모든 어긋나는 손실이 없게 하고, 일체의 원적이 능히 침해하는 자가 없으며, 모든 심은 것이 잘 성숙하고, 인민이 안락하며, 그 법사의 체력(體力)이 증장하고 변재가 자재하게 거침이 없게하며, 또 법사로 하여금 대중 가운데서 크게 무외(無畏)를 얻어서 사자왕처럼 널리 남을 위하여 설하게 하겠습니다.” 그때 박가범께서 천제(天帝)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훌륭하다. 교시가( 尸迦)-제석이 옛날 사람되었을 때의 族姓이다.-여, 네가 이 경과 설법하는 법사를 이와 같이 옹호하고 쇠환이 없게 하려는구나. 네 이제 마땅히 알지니, 만약 법사를 보호하면 곧 이것이 법을 보호하는 것이 되고, 만약 법을 옹호하는 것은 곧 국토와 일체 중생을 옹호하는 것이니라.”

  1. <네 가지 상을 나타내어 법사를 옹호함.>

그때에 사바세계(娑婆世界)의 주(主) 대범천왕(大梵天王)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우리들은 범중천(梵衆天)들과 함께 선정(禪定)의 낙을 버리고, 이 경전과 설법하는 법사가 있는 곳에 따라, 내 마땅히 그에게 가서 그를 위하여 네 가지 상(相)을 나타내어, 그 법사로 하여금 우리들이 온 것을 알게 할 것입니다. 그 네 가지가 무엇인고 하면, 첫째는 큰 광명을 보고, 둘째는 특이한 향내를 맡고, 셋째는 그 법사로 하여금 변재가 거침없게 하며, 넷째는 모든 청중(聽衆)으로 하여금 일심전념(一心專念)하게 하는 것이니, 이 네 가지 상으로써 우리들의 모임에서 정법을 듣는 자를 위하여 옹호하는 것을 알게 하는 것입니다.” 그때에 마왕파순(魔王波旬)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여서, 나의 궁전으로 하여금 다 광명과 빛이 없게 하고, 진동하여 편안하지 못하며, 힘과 세력이 쇠손(衰損)하게 하였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경을 들은 때문입니다. 만약 이 경전이 있는 곳마다 선남자 선여인이 있어서, 이 경의 한 게송과 한 구절을 수지하거나, 한 번 귀를 거쳐서 신해하고 수지하면,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은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授記)를 얻어서 마땅히 부처님의 위(位)를 이을 것입니다.” 그때에 마왕파순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 드렸다. “세존이시여, 그 선남자 선여인이 이 경을 수지함으로써, 우리 권속의 위덕(威德)과 세력이 다 모두 꺾이어 멸하게 하였습니다. 만약 사람이 있어서 이 경전을 수지하고 독송하며 서사하고 해설하면, 그의 있는 곳을 우리들이 서원코 항상 옹호하고, 한 생각의 장애의 마음도 일으키지 아니하겠습니다.”

  1. <부처님이 광선유포(廣宣流布)를 부촉(付囑)함>

그때에 박가범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미래세에서 수지하고 독송하여 이 경을 유포(流布)하라. 정법이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한 까닭이니라.” 사리불이 여쭈었다. “오직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마땅히 수지하겠습니다.” 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마땅히 수지하고 독송하여 이 경을 유포하라.” 아난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오직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마땅히 수지하겠습니다. 우리들이 비록 능히 받들어 행한다 하더라도 모든 보살과 같이 광선유포(廣宣流布)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을 유포하지 못함을 근심하지 말라, 무량한 보살마하살이 다 이 모임에서 모두 다 전수(傳授)하고 유통(流通)하기를 서원하였느니라.” 모임 가운데 육십 구치의 보살마하살이 이 경전을 호지(護持)하기 위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우리들이 맹세코 마땅히 시방세계에서 이 경을 유통하겠습니다. 이 사바세계에 스스로 자씨가 있어서 이 경을 선포(宣布)하고, 끊어지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부처님이 멸하신 후 오백 세에 모든 중생이 이 경전을 잠시라도 듣거나, 한 번 귀를 거치면 마땅히 알 것이니, 이 사람은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얻을 것입니다 이 경의 한 게송 한 글귀를 수지하면, 마땅히 알것이니 다 이것은 자씨보살마하살의 위신(威神)으로 건립(建立)한 것입니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장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들은 이제 내가 있는 곳에서 이 경을 호지하였으니, 마땅히 무량한 긍가사( 伽沙)의 불소(佛所)에서도 또한 이 경을 호지할지니라.”

  1. <자씨보살이 불전(佛前)에서 참회함.>

이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길이 꿇어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내가 이 경을 물어서 여래를 촉범(觸犯)하였습니다. 이제 부처님 앞에서 지성으로 참회를 드립니다. 오직 원하오니 자비로써 저의 허물을 애민하시고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모든 보살님들도 또한 나의 이와 같은 회과(悔過)를 받아주옵소서.”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이 경에서 깊은 이취(理趣)의 반야바라밀다를 얻고, 대승법에서 의혹이 없으며, 몸과 입과 뜻에서 그릇된 과실이 없으니, 일체 모든 부처님은 다 함께 그대를 인가(印可)할 것이며, 나도 또한 이와 같다. 그대가 설한 법은 나와 같아서 다름이 없다.”

  1. <아난이 수지할 경 이름을 문청함.>

그때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마땅히 어떻게 이 경의 이름을 부치겠습니까? 우리들은 어떻게 닫들어 가져야 하겠습니까?” 그때에 박가범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이것과 과거 현재 미래의 보살마하살의 대승리취(大乘理趣)로써, 또한 일체 중생의 안목(眼目)이 되고, 또한 모든 부처의 본모(本母)가 되는 까닭에, 이 경을 대승보살이취육바라밀다무량무변무진의경(大乘菩薩理趣六波羅蜜多無量無邊無盡義經)이라고 하고, 이 명자(名字)로써 네 마땅히 받들어 가질지니라.” 부처님이 이 경을 설하기를 마치자, 장로 아난타 등 모든 대성문과 자씨보살마하살 등 모든 대보살과, 일체 세간의 천(天)·용(龍)·약차(藥叉)·아소라(阿蘇羅)·건달바(乾 婆)·가로라(迦 羅)·긴나라(緊捺羅)·마호락가(摩 洛迦)·인비인(人非人) 등과 불현세계(不 世界)의 무진장(無盡藏)보살마하살 등의 일체의 대중이, 부처님의 설하신 바를 듣고, 다 크게 환희하여 믿고 받아서 받들어 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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