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상생경(彌勒上生經)

미륵삼부경

미륵상생경(彌勒上生經)

경전의 정확한 이름은 《불설관미륵보살상생도솔천경(佛說觀彌勒菩薩上生兜率天經)》으로 이 경전의 주요내용은 10가지 착한 행위로 태어나는 도솔천의 장엄한 묘사와, 미륵보살이 그곳에서 일생 동안 설법한 후 인간 세상에 내려오는데, 도솔천의 일생은 인간 세계의 시간 계산으로는 약 56억 년에 해당된다고 한다. 미륵보살에 대한 공경과 예배를 통해 도솔천에 태어날 수 있으며, 만일 악한 행위가 많으면 하늘에는 태어나지 못하여도 먼 훗날 미륵이 하생하여 설법하는 용화회(龍華會)에서 큰마음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 경전은 미륵관계 경전의 발전 과정에서 가장 늦게 성립되어 종합 정리되었기 때문에 비록 경전의 제목이 상생경이나, 하생의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하루는 초저녁에 부처님의 온몸이 금빛 광명으로 빛났다.

그 광명은 기수급고독원을 일곱 겹으로 두르고 수달타 장자의 집을 비추어 금빛으로 물들였다. 노을빛 같은 금빛 광명은 사위국을 돌면서 곳곳마다 금빛 연꽃을 비처럼 흩날렸고 그 광명 속에 백천의 부처님이 나투시어 다같이 한 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모임 이 자리에
일천 보살들이 있으니
제일 먼저 성불하신 부처님
그 이름 구류손 부처님이여.

이 모임 이 자리에
일천 보살들이 있으니
제일 나중 성불하신 부처님
그 이름 누지 부처님이여.’

말씀이 끝나자 아야교진여 존자는 곧 선정에서 일어나 2백 5십 권속을 거느리고 있었고 마하가섭존자와 대목건련존자와 사리불존자도 각각 권속 2백 5십 인을 거느리고 있었다. 마하바사바제비구니는 권속 2천 비구니를 거느렸고 수닷타장자는 3천 우바새와 함께 계셨다. 또 발타바라보살마하살은 권속 16보살과 함께 계셨고 문수사리 보살은 5백 보살과 함께 계셨다. 또 천인. 용. 야차. 건달바 등 온 대중들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 때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갖가지 광명이 비치었다. 그 낱낱의 광명마다 천 가지 빛깔이 있고 한 빛깔 속마다 각각 한량없는 화신불이 계셨다.

이 모든 부처님들이 한 목소리로 거룩한 보살네의 심오하고 불가사의한 다라니법을 말씀하셨다. 그 다라니는 곧 아난타목카다라니. 공혜다라니. 무애성다라니. 대해탈무상다리니 등이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 한 소리로 백억 다라니를 한번에 말씀하시었는데, 대중 가운데 있던 미륵보살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백만억 다라니 법문을 얻으셨다. 그리하여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 하시고 공손히 깍지 끼어(叉手) 합장하고 부처님 앞에 섰다.

그 때 우바리 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절한 뒤 부처님께 이렇게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 전에 율장과 경장을 말씀하실 때 미륵보살이 이 다음에 부처를 이루리라 하셨습니다. 그러나 미륵보살은, 이렇게 범부의 몸 그대로여서 모든 번뇌를 끊지 못하였습니다. 이 사람이 목숨을 마치고 나면 장차 어떤 곳에 태어나게 되는 것이옵니까? 부처님이시여, 이 사람이 오늘날 비록 출가를 했으나 선정을 닦지 못하여 번뇌를 끊지 못하였는데, 부처님께서는 이 사람이 틀림없이 성불할 것이라고 수기를 주셨습니다. 이 사람이 목숨을 마치면 장차 어느 나라에 태어나서 어떤 중생들을 어떻게 교화하게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여래가 이제 너희들에게 ‘더 위없이 가장 옳게 다 깨달음’을 이룰 미륵보살의 수기에 대하여 말하리라.

미륵이 지금부터 12년 뒤에 목숨을 마치면 반드시 도솔천에 왕생할 것이다. 그 때 도솔천에는 아주 거룩한 보시 바라밀을 닦은 5백만 억의 천인들이 있을 것이며 그들은 이런 결심을 할 것이다. ‘한 생후에 부처가 될 보살님에게 하늘의 복력과 정성을 다해 궁전을 지어 공양하리라.’ 그리고는 곧 전단마니보배로 된 관을 각각 벗어 들고 무릎 꿇고 합장하고 이렇게 발원할 것이다.

‘저희가 이제 이 값진 보배와 하늘관(天冠)으로 위대하신 미륵보살께 공양하려는 까닭은 미륵보살이 멀지 않은 내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이루실 어른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저 부처님의 거룩한 세계에서 수기를 받게 되려면 저희들의 이 보배 관이 궁전이 되고 필요한 여러 가지로 변하여 공양되어지이다.’

천인들이 무릎 끓고 이렇게 발원하고 나면 저들의 보배 관이 다 각각 5백만억 보배 궁전으로 변할 것이다. 이 보배 궁전들은 모두 일곱 겹으로 둘러싸이고 모든 담들은 다 일곱 가지 보배로 이루어 질 것이다. 또 저 많은 보배에서 5백억 가지 광명이 흘러나오고 낱낱의 광명 속엔 5백억 연꽃이 있을 것이다.

또 한 연꽃마다 5백억 개나 되는 아름다운 나무들이 생겨날 것인데, 이 나무들 역시 다 일곱 가지 보배로 되었을 것이며 보기 좋게 줄지어 있을 것이다.

낱낱의 나뭇잎에서는 5백억 가지 보배 빛이 나오고 낱낱의 보배 빛 속에는 염부단 사금 같은 5백억 광명이 있을 것이다.

5백억 사금 광명 속으로부터 5백억의 아름다운 천녀들이 나와서 모두 백억 가지 보배와 수없는 영락을 가지고 나무 밑에 서서 미묘한 음악을 연주할 것이다. 그 음악은 때때로 ‘물러남 없는 진리의 법’을 연설하게 되느니라.

또 그 나무에 수정 빛깔의 열매가 열리는데, 온갖 빛깔들이 다 그 수정 빛깔의 열매 속으로 들어가서 한 덩어리가 된다. 한 덩어리가 된 광명들은 다시 오른쪽으로 돌면서 여러 가지 아름다운 소리로 대자 대비한 부처님의 법문을 말하여 주리라.

궁전의 모든 담은 그 높이가 62유순이고 두께는 14유순인데, 5백억 용왕이 담을 둘러싸고 일곱 가지 보배로 된 5백억 보배 나무를 비처럼 내리어 담을 장엄할 것이다. 자연히 바람이 불어와서 이 나무들을 스치게 될 것인데, 그러면 나무들이 흔들리면서 이런 소리를 울리리라.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끝내 괴로운 것이고 삼라만상은 인연으로 모였을 뿐, 다 헛된 것이다. 만유는 실제가 없으므로 오직 무상한 것이요, 일체의 존재는 헛되어 실재가 없으므로 필경 나와 내것도 없느니라.’ 이런 ‘네 가지 큰 진리’와 모든 바라밀을 연설해 주느니라.

그 때 궁전에 뇌도발제라는 큰 하늘 신이 있으리라. 그는 자리에서 곧 일어나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두루 예경하고 이렇게 발원할 것이다.

‘저의 복력으로 미륵보살을 위하여 거룩한 법당을 지을 수 있다면 저의 이마에서 구슬이 저절로 생겨지이다.’

이렇게 발원하고 나면 뇌도발제의 이마에서 저절로 5백억 보배 구슬이 쏟아져 나와, 유리. 수정 등의 온갖 빛깔이 없는 것 없이 갖추어질 것이다. 이 구슬들은 속과 겉이 환히 들여다보이고 검붉은 남빛으로 빛나는 ‘자감마니 여의주’와 같은 것인데, 이 여의주 구슬이 허공을 돌면서 마흔 아홉 겹으로 된 미묘한 보배 궁전을 만들 것이다.

보배 궁전의 난간들은 억만 가지 범천의 보배 구슬로 이루어지고 모든 난간 사이에는 9억 하늘 남자와 5백억 천녀들이 화생할 것이다. 천인들의 손에서 일곱 가지 보배로 된 무수억만 송이의 연꽃이 생길 것이니, 하나 하나의 연꽃마다 무량 억만 광명이 나오고 낱낱의 광명 가운데 온갖 악가가 갖추어져 있어서 연주하지 않아도 저절로 미묘한 하늘 음악이 울려나 올 것이다.

그러면 천녀들은 여러 가지 악기를 들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춤을 추리라. 그 노래는 곧 열 가지 착한 일(十善)과 네 가지 큰 원(四弘誓願)을 연설하는 법문이어서, 이 노래를 듣는 이는 다 ‘더 위 없는 도심'(無上道心)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또 저 세상의 동산에는 여덟 가지 빛깔의 찬란한 유리 개울이 있을 것이다. 개울들은 다 5백억 보배 구슬로 만들어졌고 개울을 흐르는 물은 여덟 가지 진귀한 맛과 여덟 가지 미묘한 빛깔을 낼 것이다. 또 그 물이 집안의 벽 위로 솟아 올라가서 들보와 기둥 사이를 흘러 다닐 것이며, 집밖의 사대문밖에는 네 가지 묘한 꽃이 있어서 그 꽃 가운데로부터 물이 흘러나오게 되므로 마치 보배 꽃이 굴러가는 것 같은 장관을 이루느니라.

그리고 꽃송이마다 보살의 장엄스런 모습처럼 생긴 스물네 명의 천녀들이 손에 5백억 보배 그릇을 받들고 있을 것이다. 그 보배 그릇마다 하늘나라의 한량없는 영락을 걸치고 오른쪽 어깨에 무수한 악기를 메고서 구름이 허공에 머물듯 물 속으로부터 아무 걸림 없이 나와서 보살의 육바라밀을 찬탄하리라. 그리하여 누구든지 저 도솔천에 태어나는 사람이면 다 이렇게 천녀들이 와서 받들어 주는 섬김을 받느니라.

또 일곱 가지 보배로 된 사자좌가 있을 것이다. 그 높이는 4유순이고 염부단의 사금 같은 무수한 보배로 장엄되었으며 네 귀퉁이에서는 네 가지 묘한 연꽃이 피어나올 것인데, 연꽃마다 백가지 보배로 이루어져서 아주 미묘한 백억 가지 광명을 낼 것이다. 그 광명은 다시 5백억 가지 보배로 된 가지가지 꽃으로 변할 것이며, 그러면 이 보배 꽃들이 사자좌의 장막으로 장엄하게 되느니라.

그 때 시방의 백천 범왕들이 범천의 묘한 보배를 하나씩 가지고 와서 보배 방울을 만들어 보배 장막 위에 매달 것이다. 또 범천의 소왕들도 여러 가지 하늘 보배를 가지고 와서 사자좌 위에 펼 것인데, 저 모든 연꽃으로부터 5백억 옥녀가 저절로 생겨 나와서 흰 채(拂子)를 쥐고 장막 안에 서 있게 되느니라.

궁전의 장엄은 그뿐만이 아니다. 궁전의 네 귀퉁이에는 보배로 된 기둥이 있다. 그 기둥마다 백천 누각이 있고 누각마다 범천의 마니구슬을 엮어 장식하였을 것이다. 백천 누각 사이에는 말할 수 없이 아름답게 생긴 천녀들이 이 악기를 들고 서 있을 것인데, 악기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는 저절로 법문이 되어 울려나 올 것이다. 그 소리는 이러하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다 괴롭고, 삼라현상은 인연으로 모였을 뿐, 헛된 것이다. 만유는 그 실체가 없으므로 무상한 것이요, 온갖 것이 다 헛되어 실재가 없으므로 나와 나의 소유가 없는 이치와 모든 바라밀을 설하느니라.’

또 저 궁전이 백억의 무량한 보배 빛으로 가득하여 찬란하게 빛날 것이며, 천녀들의 몸도 보배 빛깔로 장엄되어 더욱 절묘할 것이다. 그리하여 시방의 한량없는 하늘들이 다 목숨을 마치고 도솔천에 왕생하기를 발원하느니라.

그 때 도솔천 내원궁(內院宮)에 큰 하늘 신이 다섯이 있을 것이다.

첫째, 신의 이름은 보당(寶幢)인데, 몸에서 일곱 가지 보배를 비처럼 내려 궁전 담 안에 뿌릴 것이다. 그러면 그 보배들이 다시 악기로 변하여 저절로 공중에서 온갖 음악을 들려주며 그 음악을 듣는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을 한없이 즐겁게 해 주느니라.

둘째, 신의 이름은 화덕(華德)인데, 몸으로 온갖 꽃을 비 내려 궁전의 담 위를 가득히 덮을 것이다. 그 꽃들은 다시 꽃일산(華盖)으로 변하며 꽃일산들은 또 백천 개의 깃대와 번(幡)이 생기어 앞을 이끄는 기치를 갖추게 되느니라.

셋째, 신의 이름은 향음(香音)인데, 몸의 털구멍에서 미묘한 전단향을 뿜어낼 것이다. 그러면 그 향이 구름덩이처럼 되어 백 가지 보배 빛을 내고 이 보배 빛이 궁전을 일곱 겹으로 둘러싸느니라.

넷째, 신의 이름은 희락(喜樂)인데, 여의주를 비처럼 내려 셋째 신이 세운 깃대와 번 위에 머물게 할 것이다. 그러면 그 여의주는, ‘부처님께 귀의하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하라. 스님들께 귀의하라.’고 법문할 것이다. 또 오계와 한량없는 선법과 모든 바라밀을 연설하여 보리심을 일으킨 이들을 더욱 돕고 이롭게 보살펴 주느니라.

다섯째, 신의 이름은 정음성(正音聲)인데, 온 털구멍으로 여러 가지 맑은 물을 뿜어낼 것이다. 그러면 그 물방울마다 5백억 가지 꽃이 피고 꽃봉오리마다 스물 다섯 명의 옥녀들이 나타날 것이다. 옥녀들 몸의 온 털구멍에서는 온갖 음성으로 갖가지 미묘한 음악 소리를 낼 것인데, 그 음악 소리는 하늘 세상에서 목소리가 제일 아름답다는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왕후보다 훨씬 더 훌륭하리라.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십선을 닦음으로 지극한 복을 받는 도솔천의 모습이니라. 그러나 한 생이 지난 후 깨달음을 얻어 성불한 보살이 십선을 닦아서 받을 과보에 대하여 설사 내가 한 소겁(小劫) 동안 이 세상에 머물면서 쉬지 않고 말한다 하더라도 다 설명할 수 없다. 다만 내가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간략하게 설명하는 것에 불과하니라.’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나 대중 가운데 누구든지 나고 죽는 일을 싫어하지 않고 하늘 나라에 왕생하기를 좋아하는 이, 더 위 없는 보리심(無上菩提心)을 사모하는 이, 미륵의 제자가 되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이러한 관(觀)을 닦을지니라. 이 관을 닦으려는 이는 오계와 팔재계(八齎戒)와 구족계(具足戒)를 지니고 몸과 마음으로 정진하여 번뇌는 다 끊지 못하더라도 십선을 닦아 도솔천의 미묘하고 거룩한 즐거움을 생각할지어다.

이처럼 닦는 관은 바른 관(正觀)이고, 이처럼 닦지 않는 관은 삿된 관(邪觀) 이니라.

그 때 우바리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로하고 부처님 발아래 절 한 뒤 이렇게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도솔천에 그렇게 지극한 즐거움이 있사옵니까? 그러면 보살은 언제 이 염부제에서 돌아가시어 그곳에 태어나시옵니까?’

부처님께서 우바리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미륵은 바라나국 거바리촌에 있는 바바리라는 바라문의 집에서 태어났다. 이후 12년 2월 15일이 지나면 거바리촌 고향으로 돌아가 가부좌하고, 선정에 들어 이 세상을 떠날 것이다. 그 때 미륵의 몸은 금빛이 되어 도솔천에 이르기까지 큰 광명이 뻗칠 것이다. 그 밝기는 마치 백천 개의 해가 한꺼번에 빛나는 것 같으니라.

그리고는 몸 그대로 다 사리가 되어 금으로 만들어진 동상처럼, 움직이거나 흔들리지 않고, 몸을 둘러싼 광명 속에는 번뇌의 마구니를 깨부수는 ‘수능엄삼매’와 무명의 생사 윤회를 벗어나는 반야 바라밀의 글자와 뜻이 환히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모든 사람과 하늘들이 온갖 보배로 묘한 탑을 세워 사리에 공양을 하느니라. 그 때 미륵보살이 도솔천 칠보대에 있는 마니전의 사자좌에 홀연히 화생하여, 연꽃 위에 가부좌하고 앉을 것이다. 몸이 염부단사금같이 빛나고, 키가 16유순이며, 32상과 80종호를 다 갖출 것이다. 정수리 위에 세상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육계가 있고, 머리털은 검붉은 유리 빛깔이며, 머리에는 온 세상을 두루 비추는 여의주와 백천만억 견숙가 보석으로 만든 하늘 관을 쓰고 있을 것이다.

보배 관에서는 백만억 미묘한 빛이 흘러나오고, 낱낱의 빛깔 속에 무량 백천의 화현불이 계신데, 많은 화현보살들이 화현불을 각각 모시고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세계에서 온 많은 대보살들은 열 여덟 가지 신통 변화로 마음대로 노닐면서 하늘관 가운데 머무느니라. 또 미륵보살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백호에서 뭇 광명이 뻗쳐 나와서, 백 가지 묘한 보배 빛을 이루며 32상 80종호에서도 각각 5백억 가지 보배 빛을 내고 그 모든 모습마다 8만 4천 광명을 일으켜, 찬란하게 빛나느니라.

이런 가운데 미륵보살이 천인들과 더불어 꽃자리에 앉아서 밤낮없이 불퇴전지법륜을 설하여, 5백억 하늘 사람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무상정변지(無上正변知)를 일으키느니라.

미륵보살은 염부제의 햇수로 56억만 년 동안을 도솔천에서 이렇게 설법하여, 밤낮으로 수 없는 하늘 사람들을 교화한 뒤, 다시 염부제에 태어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미륵하생경에 말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우바리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이 미륵보살이 염부제에서 목숨을 마치고 도솔천에 왕생하는 인연이니라. 내가 열반에 든 뒤에 제자들이여, 부지런히 정진하여 공덕을 닦고, 위의를 지키라. 탑을 쓸고 그 땅을 장엄하고 좋은 향과 꽃으로 공양하며, 여러 삼매를 닦아 깊은 선정에 들며 경전을 외우라. 이같은 수행을 정성으로 하는 사람이면, 비록 번뇌를 끊지 못했더라도 육신통을 얻은 것과 다름없으리라.

또 오로지 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거룩한 모습을 생각하고, 미륵보살을 부르거나 한 생각 동안이라도 여덟 가지 재계를 받아 깨끗한 수행을 하고, 미륵보살에 대한 큰 서원을 일으킨다면, 이런 사람들은 다 목숨을 마치자 마자 날쌘 장사가 팔을 한번 펴는 그 짧은 찰나에 도솔천에 왕생하리라.

그리하여 저절로 연꽃 위에 가부좌하고 앉으면, 백천의 하늘 사람들이 하늘의 음악을 울리고, 하늘의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을 그 머리 위에 뿌리면서 이렇게 축하할 것이다.

장하도다 어진 이여 ! 미륵보살님이 주인이시니 그대는 어서 저 보살님께 귀의하라. 이 말을 마치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미륵보살님에게 예배할 것이다.

미륵보살님의 두 눈썹 사이 백호에서 나오는 광명을 보고 90억 겁 동안 지은 죄업을 다 뛰어 넘느니라. 이 때 미륵보살은 중생들의 속세 인연을 따라 묘법을 연설하여 그들의 마음을 굳세게 해주고, 그들로 하여금 무상 도심에서 물러나지 안하게 해주느니라.

중생들이 그들의 나쁜 업을 깨끗이 하고, 부처님을 생각하고, 부처님 법을 생각하고, 승가를 생각하고, 도솔천을 생각하고, 계를 생각하고, 보시를 생각하는 육사법을 행한다면, 반드시 도솔천에 태어나서 미륵보살을 만날 것이다.

또한 미륵보살을 따라 염부제에 다시 태어나서, 미륵보살이 성불하면 제일 먼저 법문을 듣느니라. 또한 미래의 현겁에서도 모든 부처님을 만날 것이며, 이 세계가 무너진 다음 세상인 성수겁(星宿劫)에서도 1천의 부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 부처님들로부터 성불할 것을 예언하는 수기를 받느니라.’

부처님께서 우바리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멸도한 후,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천인.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등 대중 가운데 미륵보살마하살의 이름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미륵보살에게 공경하며 예배하는 이가 있다면, 이 사람 또한 목숨을 마치자마자 아주 짧은 찰나에 도솔천에 왕생하느니라. 또 다만 미륵보살의 이름만 들은 이라도 죽은 뒤에 악도나 야만이 사는 변두리나 삿된 소견을 가진 곳, 나쁜 짓하는 집안에 태어나지 않는다. 항상 바른 소견을 가진 좋은 부모. 형제. 처자. 친구 등의 권속을 만나 삼보를 헐뜯는 일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우바리존자에게 다시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 선여인 가운데 계율을 범하고 많은 죄업을 지은이가 있더라도, 대자 대비한 이 보살의 이름을 듣고 땅에 엎드려 지성으로 참회하면 모든 악업이 사라지고 청정하게 되느니라. 또 뒷세상의 중생들이 대자 대비한 보살의 이름을 듣고, 그 형상을 만들어 모시고, 향. 꽃. 일산. 깃대. 번 등으로 공양 예배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면, 이 사람의 목숨을 마칠 때 미륵보살의 백호에서 광명이 나와 비쳐주며, 모든 하늘 사람들과 함께 만다라꽃을 비 내리고, 앞에 나타나서 맞이해 주니 잠깐 사이에 도솔천에 왕생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미륵보살을 만나 발아래 절하고 머리를 들기도 전에 미륵보살의 법문을 듣고, 무상도를 얻어서 다시는 물러남이 없는 불퇴전의 경지에 들어가, 아득한 미래세를 지나는 동안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부처님을 만나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또 우바리존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바리야, 자세히 들어라. 이 미륵보살은 미래세의 중생들에게 큰 귀의처가 되니, 미륵보살에게 귀의하는 이가 있다면 알지어다. 이 사람은 무상도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며, 또 이 사람은 미륵보살이 여래가 되고, 공양 받을 이가 되시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달아 부처님이 될 때, 미륵부처님의 광명을 보는 것과 함께 바로 미래에서 부처를 이룰 것을 예언하는 수기를 얻느니라.’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멸도한 뒤에 도솔천에 태어나고자 하는 사부 대중이나 천인, 용, 귀신은 마땅히 이렇게 관하라. 한 생각으로 오직 끊임없이 도솔천을 관하고, 모든 계율을 지키라.

그리고 하루나 7일 동안이라도 십선을 생각하고, 십선도를 행하라.

그리하여 모든 공덕을 돌이켜, 미륵보살의 앞에 태어나기를 원할 것이니, 이 원을 성취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이러한 관을 닦으라. 이 관을 닦는 사람은 필경 한 명의 천인이나 연꽃 한 송이라도 보리라.

또, 한 생각 동안이라도 미륵보살을 부른다면 그는 마침내 1천 2백 겁 동안 죄업을 다 소멸하게 되며, 미륵보살의 이름을 듣고 다만 합장 공경만 하더라도, 그는 마침내 50겁 동안 지은 모든 죄업을 다 소멸할 것이다. 미륵보살께 공경 예배한 사람은 백업 겁 동안의 죄업을 소멸할 것이니 이들은 설사 하늘나라에 태어난다 하지 못하더라도 미래세에 미륵보살이 대각을 이룰 용화보리수 아래서 미륵불을 만나 무상도심을 일으키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 한량없는 대중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과 보살의 발아래 엎드려 절하고, 부처님과 미륵보살을 오른쪽으로 백 천 번 돌고 돌았다. 그리고 도과(道果)를 아직 얻지 못한 대중들은 각각 이렇게 서원하였다.

“저희들 천인과 팔부중은 이제 부처님 앞에 지극한 정성으로 큰 원을 세우옵니다. 다음 세상에는 꼭 미륵보살을 만나게 되오며, 이 몸을 버리면 곧 도솔천에 태어나게 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대중들에게 이렇게 수기를 주시었다.

‘너희들 중 미래세에 계를 닦고 복을 닦고, 계를 지키는 이는 모두 미륵보살 앞에 왕생하여 저 보살의 섭수를 받게 되리라.’

부처님께서 다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닦는 관이 바른 관이고, 다르게 닦는 관은 삿된 관이니라.’

그 때 아난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깍지끼어 공손히 합장하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 감격하옵니다. 미륵보살의 거룩한 공덕을 말씀해 주시고, 미래세에 중생들이 복 닦을 일을 위해 그 과보를 수기해 주시오니, 저는 한없이 기쁘옵니다. 부처님이시여, 이 법문의 요지는 어떻게 지니오며, 이 경 이름은 무어라 하오리까 ?’

부처님이 아난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말을 잊지 말라. 그리고 아무쪼록 잘 지켜서 미래세의 중생들을 위해 하늘나라에 가는 길을 열어 주고, 깨달음의 참모습을 보여주어서 부처의 씨앗이 끊이지 말게 할지어다.

이 경의 이름은 <미륵보살열반경>이며, 또 <관미륵보살생도솔타천권발보리심경>이니, 이와 같이 알아 지니도록 하라.’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는 동안 다른 세계에서 온 십만 보살들은 번뇌의 마구니를 물리치는 ‘수능엄삼매’를 얻었고, 8만억 하늘들은 보리심을 일으켜, 장차 미륵보살을 따라 이 세상에 하생할 것을 발원하였다.

이 모든 말씀을 듣고,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등의 사부대중과 천인, 용 등의 팔부신중 등 모든 이들이 몹시 기뻐하며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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