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 권제8
정려바라밀다품 제9 (靜慮波羅蜜多品 第九)
- <정려바라밀다를 사유(思惟)하고 수습(修習)하는 법을 문청(問請)함>
그 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마니보왕 사자좌(摩尼寶王師子座)에서, 무량수한 대보살마하살들에게 둘러싸여 계셨다. 이 모든 보살이 혹은 천인의 몸을 나타내어 천중(天衆)에 둘러싸이고, 혹은 용의 몸을 나타내어 용(龍)들에게 둘러싸이고, 내지 혹은 비인(非人)의 몸을 나타내어 비인들에게 둘러싸이고, 혹은 보살의 몸을 나타내어 보살대중에게 둘러싸여서, 광명이 환하게 널리 대희를 두루 비추지 않는데가 없었다. 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한 쪽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하고 공경하게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세존이시여, 대자비로써 모든 보살대중을 이익하고 안락케하시고, 정진바라밀다를 이미 설하여 주시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애민하게 여기시고 정려바라밀다를 선설하시어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대승의 행을 일으키게 하소서. 어떻게 사유하고, 어떻게 수습하여, 이와같은 정려바라밀다를 원만케함을 얻겠습니까. 오직 원하옵건대 선설하소서, 우리들이 듣기를 원하옵니다.”
- <불도를 성취하는 데는 오직 정정(正定)한 법 뿐임을 설함>
그 때 박가범 부처님께서 자씨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대 이제 능히 이러한 깊은 뜻을 물어서 일체 유정을 이익하고 안락케 하려는구나. 그대들 자세히 듣고, 잘 이것을 생각할 지어다. 내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려면, 마땅히 이러한 생각으로 사유할지니라. 불도는 하도 멀어서 사람이 능히 이를 수 없으나. 오직 한 법만이 있어서 유정을 요익하게 하는 것이, 이른바 정정(正定)이라. 만약 모든 보살이 아직 이 정(定)을 얻지 못했으면 그 마음은 아직 청정 부동함을 얻지 못한 것이다. 생사와 열반에 두 상이 있을 수 없다. 이 뜻으로 말미암아,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선교방편으로써, 부지런히 수습하여 정려무상(靜慮無相)의 정지(正智)에 상응(相應)하면, 오직 허공이 청정하여 상주불변함과 같다. 또 이 정(定)을 관하기를 오직 만월과 같이 하고, 일체의 망상은 뜬 구름과 같이 관하며 또 이 정정(正定)은 청량(淸凉)함이 바람과 같아서 능히 허공에 일체의 구름을 걷어 없애고, 환하게 청정하여 광명이 밝게 비춰서, 일체 유정의 보는 자는 다 즐거워한다. 이렇게 만월의 광명이 장엄하여 능히 유정에게 청량하고도 안락함을 베풀며, 이러한 정려(靜慮)청량한 바람은 자성이 공하므로 능히 망상의 구름을 걷어, 없애고 정정(正定)의 만월이 세간에 출현하여 대비의 광명으로서 능히 유정의 모든 번뇌의 열을 없애고, 청정안락한 열반을 얻게하느니라.” 그 때 박가범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①정려는 능히 지혜를 낳고 정은 지혜로부터 생긴다. 불과(佛果)가 되는 무상 보리는 정(定)과 지혜가 근본이 되네. ②공양을 하고 독송하여서 보시 지계와 안인 행하여 정지(正智)로 불이(不二) 보는 것이라. 무이(無二)를 어찌 얻을 것인가. ③정려를 오직 친우로 삼아 구경에 서로 여의지 말라 세간에 있는 일체의 법은 명을 마치면 서로 버린다. ④미래에 좋은 반려(伴侶)가 없고 부모도 능히 못 구하는데 하물며 다른 권속 이리요 정려만 능히 보호 하리라. ⑤이내 신명을 버릴 때에는 토목(土木)을 버리는 것과 같아서 친척도 서로 이별 하지만 오직 선정만 좇고 따르네 ⑥이 몸이 견고하지 못하여 산란해 모든 악을 짓는다 만약 선정을 닦지 않으면 죽어 삼악취 떨어 지리라. ⑦집일을 처리 하는 사람은 일을 마치면 휴식 하지만 소가 곡식을 밟을 때에는 채찍 맞고도 오직 먹는다. ⑧눈먼 자 제곳 돌아 가는 것 습관되어서 길을 안 잃고 만약 즐겨서 선정 닦으면 공적한 집에 돌아가리라. ⑨중생이 망심 일어날 때는 공중의 꽃을 보는 것 같네 오직 정혜로 능히 고침을 제불이 이미 말씀하셨네. ⑩중생의 마음 조동(躁動)한 것이 오직 선화륜(旋火輪)같은 것이라 만약에 지식(止息)하려 할 때는 정려 그보다 더한 것 없다. ⑪만약에 일념 중에서라도 정려를 수행 하지 않으면 겁적을 만난 사람과 같이 신명을 보전하기 어렵다. ⑫정을 버리고 다른 업(業)닦아 비록 큰 과보 얻을지라도 오직 잡독한 약과 같아서 지자(智者)는 이를 먹지 않는다. ⑬재보는 오직 티끌과 같고 육체는 오직 빠른 물 같네 만약 선정을 닦지 않으면 감로의 문을 열기 어렵네 ⑭나무가 불에 타는 것같이 청춘이 늙고 핍박이 되네 우자(愚者) 정려를 닦지 않으면 탐욕 때문에 해를 입는다. ⑮일체 무상(無常)에 삼켜 지는 것 모두 오욕을 탐한 연유라 선정 버리고 닦지 않으면 어찌 상주(常住)를 얻을 것인가. 16)적은 쌀로써 밥을 지을 때 나무 아까워 전단향( 檀香) 때네 정을 버리고 수행 않고서 산란해짐도 이와 같도다. 17)우치한 사람 잠에 빠져셔 생사 바다에 유전 하는 것 소가 꼬리에 탐착하여서 그 몸을 잃는 것과 같도다. 18)윤왕의 수가 다할 때에는 칠보가 모두 흩어져 잃고 모든 대신과 후비까지도 일체 따르는 사람이 없다. 19)정려를 닦은 일이 있으면 서로 따르고 떠나지 않네 지자 즐겨서 수행을 하면 열반 피안에 반드시 간다.
- <정려를 수행하려면 선지식을 친근하고 악지식을 멀리 하라>
또 자씨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닦고자 하면, 먼저 마땅히 큰 선지식에 친근하고, 또 마땅히 모든 악지식을 원리할지니라. 세간에 착하지 못한것과 악한 이름 듣게 됨은 악한 벗으로 말미암아 생기고, 모든 선법의 이익과 명문(名聞)과 복덕은 다 착한 벗으로부터 생기며 착한 벗에 의하여 정계를 수지(受持)하여 법신을 장엄하고, 파계한 사람은 볶은 씨앗과 같아서, 일체의 선법이 다 생할 수 없거늘, 어찌 하물며 능히 무루(無漏)의 깊은 정(定)을 자라나게 할 수 있으랴. 이렇게 알고 마땅히 일심으로 정계를 받들어 가지고, 내지 적은 죄라도 겁을 내고 차라리 신명을 잃을지언정 금계를 헐지 말지니라. 정계중에 이미 널리 분별하여 설함과 같으니라.
- <정려를 수행할 때는 세간사를 버려야 함>
또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닦고자 하면 먼저 일체 세간의 치생(治生)·판매(販賣)·종식(種植)·근제(根栽)를 버려야 할지니라. 무슨 까닭인고 하면 만약 여의지 않으면 그 마음을 요란케하는데 어찌 능히 심히 깊은 선정에 편안히 머물겠는가. 이 인연으로써 보살마하살은 행·주·좌·와에 망상을 끊고 그 마음을 잘 잡어서 설령 온갖 소리를 듣더라도 또한 움직이고 산란하지 말지니, 비유하면 독사를 대통 안에 넣어 두면, 그 몸이 스스로 곧아짐과 같이 보살도 또한 그러하여 망상의 굽은 것을 정려 가운데 두면, 정견(正見)이 단직(端直)하여 생사에 머물지 않고 열반에도 들지 않고 모든 사곡(邪曲)을 여의게 된다. 만약 능히 이와 같이 잘 육근을 섭하여 방일하지 아니하면 눈에 색을 보아도 상을 취하지 않고, 심심한 적정의 해탈에 안주하나니 귀·코·혀·몸·뜻도 또한 이와 같아서 항상 정지로써 관찰하고 사유하여 이 삼업으로서 지은 선근으로써 자리(自利)를 하고 이타를 하여 현재에 이익되게 하고 미래에 이익되게 할지니라. 만약 이러한 이익됨이 없고 보살이 관찰하여 결정코 하지 아니하면 세간에 세워둔 석상(石像)과 같으니라. 신구의업의 동하지 않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 설령 성난 모욕을 당하여도 자비한 마음을 일으킬것이며, 혹은 이양(利養)을 침해당해도 분한(忿恨)을 내지 않고, 혹은 욕을 먹더라도, 본거(本居)를 버리고 스스로 적정하고 환난 없는 곳을 구하여 결가부좌로서 정념으로 관찰할지니라.
- <대비심을 집으로 삼고, 지혜를 북으로 삼고>
대비심으로써 집으로 삼고, 지혜를 북을 삼아, 각오의 작지로써 이를 쳐서 모든 번뇌에 일러라.”너희들, 마땅히 알지니라. 모든 번뇌의 도적은 망상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나의 법신의 집에 좋은 일이 있고 일어나는 것은 네가 한것이 아니니, 너는 마땅히 속히 나갈지어다. 만약 이때에 나가지 아니하면 마땅히 너의 목숨을 끊으리라” 고. 이와 같이 말하면 모든 번뇌의 도적이 곧 스스로 물러가 흩어질 것이다. 다음은 자신이 잘막고 보호할 생각을 내어 방일하지 말며, 대비의 진언으로써 모든 유정의 구하는 바를 만족케 하고, 방편의 지혜로서 대장을 삼고 사염처로서 수호(守護)를 삼아, 본각심왕(本覺心王)의 제일의(第一義)에 머물러서, 선정의 궁궐에 편한히 거처하여 움직이지 않음이 금강과 같이 하고, 지혜의 칼로써 번뇌의 적을 베고 생사의 군사를 쳐부수고 마원을 항복받아서 일체를 짊어진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다 해탈을 얻게 할 것이다. 그때에 보살은 또 그 마음에 말하라.”네가 예전에 이미 서원을 하였으니, 이제는 마땅히 스스로 힘써서 그것을 원만케하라. 과거의 여래가 이미 너에게 기별(記別)하였은 즉 마땅히 보리를 얻어서 널리 일체를 제도할 지니라.”고. 그대는 그때에 시방(十方)의 부처님과 삼승의 현성(賢聖)에 대하여 이런 서원을 하라.”일체 오취의 유정을 발제(拔濟)하여 다 해탈시킬것이라”고, 이제 모든 유정이 의지할 곳이 없고 믿을 사람이 없고 구호할 자가 없고, 귀명할 곳이 없는데 만약 열반에 들어 생사를 버리면 본 서원에 어긋나는 것이다. 무릇 모든 세간의 선비의 행에 충신(忠信)이란 말도 오히려 두 가지가 없는데, 하물며 네가 옛날 서원한 것을 의행(依行)하지 않음이겠느냐. 그대 이제 마땅히 정념일심으로 동하지 말고, 유정을 제도하여 생사의 옥으로부터 벗어나와 위없는 대 반열반에 편하게 할지어다. 이렇게 생각하고 대승의 심히 깊은 선정에 머물지니라. 이것을 곧 보살마하살의 정려바라밀다를 수습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 <열 여섯 가지 정려를 설함>
부처님께서 자씨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열 여섯 가지의 정려바라밀다가 있으니 일체의 성문 독각도 알지 못하느니라. 첫째는 생사를 깨쳐 통달하면 생사가 없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여래의 청정한 선(禪)에 안주하는 까닭이며 둘째는 모든 선정에 미착(味着)을 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일체의 정란상(定亂相)에 머물지 않는 까닭이며 셋째는 대비심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모든 유정의 번뇌장(障)과 소지장(所知障)을 제멸하는 까닭이며 넷째는 정정(正定)을 증장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삼계와 같이하면서 삼계를 보지 않는 까닭이며 다섯째는 신통을 성취함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써, 능히 유정의 모든 심행(心行)을 아는 까닭이며 여섯째는 마음을 잘 조복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조복과 부조복에 머물지 않는 까닭이며 일곱째는 무상지(無相智)에 의하여 정해탈(淨解脫)을 얻어서 모든 선정을 초월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써, 색계와 무색계에서 자재를 얻는 까닭이며 여덟째는 적정으로서 극(極)함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일체의 성문과 독각의 모든 선정을 승하게 뛰어난 까닭이며 아홉째는 요란( 亂)함이 없음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마음은 청정하여 본래부터 움직임이 없음을 아는 까닭이며 열째는 훼금(毁禁)을 대치(對治)함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모든 유정의 번뇌의 버릇을 없애는 까닭이며 열한째는 지혜문에 드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세간이 환몽과 같음을 잘 요달(了達)한 까닭이며 열두째는 중생의 마음을 아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모든 유정의 본성이 공함을 아는 까닭이며 열세째는 삼보의 종자를 잇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능히 여래의 출세간을 나타내는 까닭이며 열넷째는 법의 자재를 얻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일체의 법은 다 불법이라고 아는 까닭이며 열다섯째는 상주하여 무너지지 않음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보문(普門)에 시현하여서 항상 적연한 까닭이며 열여섯째는 널리 일체를 관조하는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정려로서, 법계는 평등하여 비추지 않는 것이 없는 까닭이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곧 보살마하살의 열여섯가지 정려바라밀다라고 하느니라. 일체의 성문 독각에는 일찍이 없던 것이니라.
7.<일체종지(一切種智)의 불을 구하려면 정(定)으로서 불씨를 삼아야 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은 이 승삼마지(勝三摩地)에서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킬 지니라. 사람이 불을 구하려면, 나무로서 서로 문질러 불씨(燧)를 만들어, 대어 흔들기를 부지런히 하면 바야흐로 불을 얻으리라, 만약 자주 쉬게되면 마침내 불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일체 종지의 불을 구하려면 정(定)으로써 불씨(燧)를 삼고, 안인을 손으로 하여, 부지런히 쉬지 않으면 곧 능히 일체지의 불이 일어날 것이다. 이 불이 일게되면 번뇌의 섶을 사르고, 보시의 물로써 목욕하여 청정하고, 지계의 향으로서 그 몸에 발라서, 대비의 자리에 처하여 법왕위를 받아, 대법우(大法雨)를 내려 유정을 이락케하여, 큰 열반 안락의 해탈에 이르게하느니라.
8.<중도(中道)로써 그 마음을 편안하게 함>
또 자씨여, 만약 모든 보살의 마음이 아직 순숙(純熟)하지 못하면, 삼마지에 있어서도 마음에 동전(動轉)이 있어서, 사나운 말을 조복하기 어려움과 같다. 마땅히 알지니, 이런 사람은 선정을 퇴실한 것이라. 마땅히 이와 같은 승삼마지(勝三摩地)로서 사위의(四威儀)중에서, 잠시라도 놓아 버리지 말지니라. 모든 보살에 세 가지 마음이 생기는 것이니, 첫째는 게을한 것, 둘째는 정진, 셋째는 비근타(非勤惰)이니라. 이렇게 알고 마땅히 잘 조복하여 정진을 더욱 부지런히 할지니라. 마땅히 게으름과 잠과 세간의 연무(緣務)·치생(治生)·간난(艱難)을 없애야 하느니라. 만약 부지런하고 게을함을 여의면 그 마음이 정직하고 담연(湛然)하고 적정하여서 사람이 먼길을 가려할 때 속히 걸으면 곧 피로하고 너무 더디게 걸으면 곧 이르지 못할지니, 늦고 속한 중간으로 행하면 능히 도달하게 되는 것과 같이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중도(中道)로서 그 마음을 편안하게 할지니라. 설사 몸이 불에 타드라도 안처(安處)하여 움직이지 말지며, 삼마지에 머물러 또한 미착(味着)함이 없고, 큰 지혜의 힘으로써 항상 적정한데 머물러 생사의 바다에서 유정을 발제하여 해탈을 얻게하며, 마땅히 십륙종의 삼마지인(印)으로써 그 마음에 기별(記別)할지니라. 찰나중에라도 마음에 조금의 동념(動念)이 있거든, 마땅히 관찰하여 정지(正智)의 갈퀴로써 억제하여 지주(止住)케 하고, 정근(精勤)하여 쉬지 않고,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할지니라
9.<정려의 다섯 가지 장애를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닦으려는대는 다섯 가지의 장애가 있어서, 일체 유정이 다 덥히고 가리워지느니라. 이른바 오개(五蓋)란 것은, 1은 탐욕, 2는 진애, 3은 도회(掉悔), 4는 혼수(昏睡), 5는 의개(疑蓋)이니, 이 오개를 버리면 바야흐로 선정을 얻어서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느니라. 이런고로 보살은 이를 관찰함에 ‘무엇에 인하여 일어나는가, 어떻게 하면 멀리 여읠수 있는가’를 생각하라
(1)<탐욕의 장애를 설함> 보살은 마땅히 먼저 색욕(色欲)은 물에 있는 달과 같다고 관하라. 물이 움직이면 달도 움직이고 마음이 생(生)하면 법도 생하므로, 탐욕의 마음도 또한 이와 같아서, 염념에 머물지 않고 속히 일었다가 속히 멸하느니라. 또 색욕은 뱀이 넓은 들에 가는 것과 같다고 관할지니라. 진심의 독이 일어날 때는 머리로서 음개(蔭蓋)와 같이하여, 행인이 더위에 못견디어 이 그늘 밑에 몸을 쉬다가, 독에 부딪쳐서 그로 인하여 목숨을 마친다. 탐욕 갖인 사람도 또한 이러하여 생사 광야의 모랫벌을 가다가 망녕되게 탐욕의 경계를 보고 염착(染着)의 마음을 일으킨다. 탐욕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일어나면 선정을 상실하는 것이니, 이를 탐욕의 장개(障蓋)라 하느니라. 또 욕성(欲性)을 관함에, 지옥 불이 유정을 태우는 것과 같고, 폭류가 일체를 떠내려 보냄과 같아서, 자비가 없이 오직 나찰이 유정을 해침과 같으며, 또 옥졸이 사람의 손발을 해침과도 같으며, 잘드는 칼과도 같고, 또 괴회(魁膾)가 중생의 목숨을 끊음과도 같으며, 또 삼독(三毒)에 범하면 반드시 명을 마침과 같고, 높은 산에 떨어져서 큰 고뇌를 받음과 같으며, 어두운 밤에 알아볼 수 없는 것과 같고, 백라병(百癩病)을 치료하지 못함과 같으며, 또 큰 바다를 말리기 어려움과 같아서, 탐욕의 깊고 넓은 것이 큰 바다보다 더 하니라. 오욕의 추중( 重)함이 묘고산과 같으며, 긴파과(緊波果)-이 果實이 아름다워서 사람이 보면 가지고자한다. 어리석은 사람이 이것을 따서 만지면 곧 죽는다-가 아름다워서 볼만한 것과 같다. 만약 사람이 이에 집착하여 만지면 목숨을 잃는 것이, 양을 잡을 때 기둥에 달면 반드시 죽는 것과 같으며, 금관(金冠)을 뜨겁게 하여 이를 쓰게 하면 타져 죽는 것과 같다. 과거의 전륜성왕(轉輪聖王)·석제환인(釋帝桓因)·사천왕(四天王)등과 모든 역사(力士)·나라연천(那羅延天)·일체의 유정과 같은 것은, 다 탐욕으로 말미암아 군사를 일으켜 서로 처서, 쌓인 뼈가 지부라산( 富羅山)과 같으며,과거에 이미 그러했고, 현재나 미래도 또한 이와 같으리라. 또 세간 사람은 자기의 친속 부모 형제에 극히 서로 어여쁘게 여기고 사랑하며, 내지 신명도 아낌이 없으나, 탐욕 때문에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여 독한 마음을 일으켜서, 서로 죽이고 해치게 된다. 탐색하는 사람에게 두 가지 고인(苦因)이 있으니, 첫째는 부귀하더라도 색욕 때문에 모든 비천한 사람에게 온갖 경만함과 속임을 받으며, 둘째는 탐욕의 칼에 지혜의 눈을 빼여 분별할 수 없는 것이, 오직 소경과 같고, 이 인연으로서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서, 무량한 고를 받느니라. 또 탐욕 있는 사람은 마음에 염족(厭足)이 없어서 불을 섶에 지름과 같고, 또한 국왕이 나라경계를 탐함과 같으며, 상주(商主)가 그 재리를 탐함과 같고, 혜해(慧解)를 구하여 듣기를 탐함과 같으며, 모든 보살이 중생 제도하기를 즐기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각각 자기 일에 다 염족함이 없는 것처럼 탐욕의 사람도 또한 이러하니라. 염족이 없이 탐욕의 경계를 구해서 근심과 어려움을 얻고, 수호와 전박(纏縛)이 갑절 더하여, 죽으면 지옥에 떨어져, 큰 극심한 고를 받게 된다. 정려를 구하는 자는 항상 이와 같은 색욕의 원가(怨家)를 생각하지도 말아야 하거늘, 하물며 이에 친근하는 것이랴. 이것을 탐욕의 중개(重蓋)라 하느니라.
(2)<진애의 장애를 설함> 또 진애의 개(蓋)는 술을 탐하는 사람이 마신 후 변하는 것과 같이, 진애도 또한 그러하여, 얼굴이 변하여 온갖 상(相)을 하고, 몸과 마음을 떨고 흔들고, 혹은 훼방하여 자기와 남을 손뇌(損惱)케 하고, 진심의 불로서 마음을 태우거늘, 어찌 능히 정(定)을 닦으랴. 공덕을 빼앗는 것이 진애보다 더한 것이 없으니 정려를 닦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멀리 여읠 지니라
(3)<도회(掉悔)의 개장(蓋障)을 설함> 또 도회(掉悔)의 개(蓋)는 마치 미친 사람의 심신이 착란함과 같아서, 혹 친한 마을이나 나라나 읍이나 수명(壽命)을 인연하여 고락 등의 일을 함부로 일으키고 찾아서 선악의 생각을 내어 한짓을 추회(追悔)한다. 이와 같은 조급한 움직임은 적정하지 못하여, 행하고 버리는 것을 덮고 가리워서 정려를 방해하는 것이니, 이런 것을 도회(掉悔)의 중개(重蓋)라 하느니라.
(4)<혼면의 개장(蓋障)을 설함> 또 혼면(昏眠)의 개(蓋)는 피로에 지쳐서 혼혼하여 기지개와 하품으로서 혼매하여 뜻대로 되지 않고, 능히 편안함을 덮어서 온갖 관혜(觀慧)를 장애하는 것이니, 정려를 닦으려는 자는 마땅히 없애버려야 한다. 이것을 혼면(昏眠)의 중개(重蓋)라 한다.
(5)<의혹(疑惑)의 개장(蓋障)을 설함> 또 다음에 의혹의 개(蓋)는 항상 의혹을 품고 일을 결정하지 못하며 시계(施戒)·안인(安忍)·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와 삼세의 인과를 장애하여, 삼보의 성상(性相)이 다 나타나지 않는데, 어찌 능히 미묘한 정려를 출생하랴. 이를 의개(疑蓋)라 한다. 이 오개(五蓋)로 말미암아 학행(學行)을 이루기 어려우며, 계 정 혜의 문(門)이 현료(顯了)하기 어려운 것이니, 이렇게 알고 자세히 생각하여, 선정하는 사람은 마땅히 멀리 여읠지니라. 정근(精勤) 수습하여 능히 탐욕의 고를 없애고, 깊은 선정을 얻어 미착(味着)하지 말지니라.
- <정려로 말미암아 오신통 일으킴을 설함>
이 정려로 말미암아 오신통(五神通)을 일으키는 것이니, 무엇을 다섯이라 하는고 하면, 이른바 천안(天眼)·천이(天耳)·타심(他心)·숙주(宿住)·신경지증통(神境智證通)이니라.
(1)<천안지통(天眼智通)을 설함> 무엇을 천안지통이라고 하는가 하면, 천안력으로써 시방무량무변의 제불의 세계를 철견(徹見)하고, 일체 중생의 무리, 혹은 난생(卵生), 혹은 태생(胎生)·습생(濕生)·화생(化生)·유색(有色)·무색(無色)·유상(有想)·무상(無想)·비유상(非有想) 등의 일체 유정은 손바닥의 아마륵과(阿摩勒果)를 보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은 유정은 모든 고에 얽매어 있는 것을 보살은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킬지니라. 이들 유정은 생사의 바다에 분예(糞穢)의 큰 구덩이에 떨어지려는데, 내 어찌 버려두고 구하지 않으랴. 이로서 마땅히 정진을 부지런히 하여 몸과 마음이 게을함이 없이 능히 염불삼매를 일르킬지니라. 정력(定力)이 있는 까닭에 능히 시방 일체 제불이 허공에 편만하여 금강좌에 앉아, 등정각을 이루심을 보며, 혹은 제불이 처음 법륜을 전하심을 보며, 혹은 제불이 천상에 가심을 보고, 혹은 여래가 보계(寶階)로 부터 내려오심을 보며, 혹은 여래가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하심을 보고, 혹은 여래가 근기에 따라 설법하심을 보며, 혹은 국왕 대신 장자·거사·바라문을 위하여 그에 응하여 설법하고, 혹은 필추 필추니 신남(信男)신녀를 위하여 그에 응해 설법하며 혹은 천(天)·용(龍)·야차(藥叉)·아소라(阿蘇羅)·건달바(健 婆)·가로라(加 羅)·긴나라(緊捺羅)·마호락가(摩呼洛迦)·인비인(人非人)등과 벽려다( 多)·필사차(畢舍遮)·구반타(鳩畔 )·보달나(補 那)·가타보달나(迦 補 那)·염마라왕(閻摩羅王)·아귀(餓鬼)·방생(傍生)이 나타나고, 각각 본음에 따라서 다 여래가 우리를 위하여 설법하시는 것이라 하며, 다 깨침을 얻어서 환희하여 뛰며, 혹은 모든 부처님이 모든 보살을 위하여 육바라밀을 설하고, 혹은 연각을 위하여 십이인연을 설하며, 혹은 성문을 위하여 사제(四諦)의 법을 설하시고, 혹은 유정을 권하여 십선도를 행하게 함을 보며, 혹은 제불 범왕(梵王)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제석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것과, 혹은 호세사왕(護世四王)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것과, 혹은 대자재천(大自在天)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나라연천(那羅延天)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일천자(日天子)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월천자(月天子)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과 혹은 용신(龍神)·야차(藥叉)·제불·바라문(婆羅門) 등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는 것을 본다. 혹은 전륜왕의 몸·국왕 재관(宰官) 및 모든 남녀의 몸과 화상 아사리와 불여래가 존중하는 제자 모두를 위하여 나타나서 그에 응하여 설법하는 것과 혹은 지옥, 아귀, 방생, 이류(異類)의 몸을 나타내어 설법하심을 각각 듣고 나서 모든 고난을 여의고, 기갈을 여의고, 서로 잔해하지 않고 자비한 마음으로 서로 향함을 볼 수 있으며, 혹은 사라수(娑羅樹) 숲에 반열반(般涅槃)에 들기 위하여 이를 나타내어, 설법하심을 볼 수 있으며, 혹은 열반후에 사리(舍利)를 나누워 모든 탑묘(塔廟) 일으키는 것을 나타내어 공양을 올려 해탈을 얻게 함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제불은 온갖 상을 나타내어 다 생로병사에서 건져냄을 얻게 하나니, 이와 같은 모든 상이 허공에 편만함은, 다 불의 신통자재한 변현(變現)으로서, 여러 가지 희한하고 특이한 일이라. 보살은 이러한 온갖 신동변화를 본다고 할지라도, 다만 정려에서 일어나는 천안이지 바라밀다라 할 수는 없느니라 또 보살마하살의 얻은바 천안은, 일체의 천룡팔부·유학(有學)·무학(無學)의 성문(聲聞)·독각(獨覺)의 얻은 바 천안보다 승하며, 최상 최묘 최존 최극(最極) 명정(明淨)하여 가장 큰 세력이 있어서, 이 천안으로써 능히 과거 무량무변한 제불 보살의 행주좌와의 여러 가지 위의와 여러 가지 행문(行門)인 선정 해탈 십지(十地)의 묘지다라니문(妙智陀羅尼門)·무애변재(無 辯才)·선교방편이 모두 다 원만하게 됨을 본다. 이러한 보살의 천안은 청정하여서 모든 색상(色像)을 보는데 장애가 없고, 무염무착(無染無着)하여 일체의 색상의 상(相)을 취하지 않고, 능히 일체의 수면(隨眠)의 집견(執見)을 여읜다. 그리고 그 안근(眼根)의 본성은 청정하고 또한 일체의 경계에 의지(依止)하지 않으며, 또 이 안근은 일체의 수면(隨眠)번뇌의 습기(習氣)로부터 생긴 것이 아니며, 또한 염착함도 없고, 미혹하지도 않고, 산란하지도 않으며, 또한 막힘도 가리워짐도 없고, 분별도 없고, 일체 모든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에 얽여 묶겨지지도 않으며, 일체의 법에 자재를 얻는다. 또 이 안근은 능히 일체 제법의 평등을 깨쳐서 진정한 해탈에 머물며, 능히 일체 차별의 근성을 알아서 상을 무너뜨리지 않으며, 한 찰나에서 능히 일체 유정의 유(類)를 보며, 또 이 천안의 체성은 밝고 맑아서 능히 일체의 타락한 법을 여의고, 그리고 능히 자비의 성(性)을 깨쳐 알아서 유정을 버리지 않으며, 또 얽매임도 없고 가난도 없고 해(害)함도 없으며, 또 이 천안의 승의(勝義)의 경계는 진제(眞諦)로부터 출생하여, 지혜를 선도(先導)로 하여 대비에 주(住)하며, 모든 법과 심히 깊은 뜻을 깨치고 통달하여 모든 희론을 여의고, 견문한 것은 능히 실상같이 설하며, 일체 모든 착하지 못한 법은 원리하여, 무상정등보리에 취향하느니라. 마음에 장애가 없고 간인( )한 자를 보면 권하여 희사하게 하고, 훼금(毁禁)한 자를 보면 자비하고 가엾은 마음을 일으키고, 진심 많은 자를 보면 안인에 머물게하고, 게을한 자를 보면 정진을 일으키게 하고, 산란한 자를 보면 정려를 닦게 하고, 우치한 자를 보면 지혜를 배우게 하고, 삿된 길을 행하는 자에게는 정도로써 행해보이고, 마음이 협렬(狹劣)한 자에게는 대승으로서 지시하여, 모든 유정을 일체지에 들게 하며, 승신통(勝神通)을 발하여 보리의 일체지지를 원만케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으키는 청정한 천안지통이라 하느니라.
(2)<천이지통(天耳智通)을 설함> 또 자씨여 무엇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여 천이통(天耳通)을 일으키는 것이냐 하면, 이른바 천이력(天耳力)으로써 일체의 천룡팔부와 성문 독각보다 승하여, 보살마하살이 얻은 천이는 최상 최묘 최승 최극으로 밝고 맑아서 큰 세력이 있다. 왜냐하면,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무상정등보리에 회향하기 때문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천이로써 능히 시방 무량한 세계를 들으며, 제불여래 독각 성문 천룡팔부, 인과 비인과 내지 지옥 아귀 축생 정과 비정들의 모든 음성을 다 모두 듣게 되며, 저 유정의 약간의 마음과 삼업차별로부터 내는 음성 이러한 것을 보살은 다 여실히 알고, 무릇 발하는 말은 선악의 인을 지어서 탐착하는 말과 미혹된 소리를 내는 것도 또한 여실히 알고 있다. 혹은 말이 이치에 참되고 바르다 하더라도, 말의 추악함을 알며, 혹은 말이 이치에 바르지 못하다 하더라도 말이 유연(柔軟)함을 알며, 혹은 말이 둘이 다 묘호(妙好)함을, 혹은 말이 둘이 다 추악함을, 이 천이(天耳)로써 다 여실히 안다. 또 이 천이는 능히 일체 범성(凡聖)의 소리를 듣고, 범부에게도 싫어하지 않고, 성현에게도 기뻐하지 않고, 현성의 경계에서는 애락의 마음을 일으키고, 범부의 경계에서는 대비의 마음을 일으키나니, 이와 같이 일체의 전중후제(前中後際)의 모든 음성을 다 여실히 알아서 집착을 내지 않느니라. 또 이 천이는 널리 시방 무량무변의 모든 세계에서 일체 제불의 설법하는 음성도 다 여실히 알아서 마음에 착란함이 없고, 또한 잊지 않고, 근기에 따라 설한 법성을 알아서 굳고 굳지 않음이 없고, 허(虛)도 아니고 실(實)도 아니며, 일체 여래가 설한 정법과 가없는 제불의 모든 법문을 듣는데, 일시에 다 들어도 그르침도 없고, 산란하지도 않고, 서로 방애(妨 )하지도 않아 모두 능히 문자장구(文字章句)를 받아 가지며, 의리(義理)와 성상(性相)을 다 여실히 안다. 또 여래가 모든 중생을 위하여 각각 그 유(類)에 따라 그 소리를 내어 설법하심을 듣고,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진실한 상을 알고, 다 해탈함을 얻게하여, 이 공덕으로써 여래 청정한 천이(天耳)에 회향하여, 미래에 있어 일체의 성문과 독각과 이승의 이름을 듣지 않기를 발원하느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으킨바 청정천이지통(淸淨天耳智通)이니라.
(3)<타심지통(他心智通)을 설함> 또 자씨여 무엇을 보살마하살의 타심지통이라고 하느냐하면, 이른바 일체 유정의 과거 미래 현재의 마음의 선악 무기(無記)를 다 알며, 또 과거 일체 유정의 지은바 모든 업의 인과의 차별을 알며, 또 중생의 대심(大心)·소심(小心)·비대소심(非大小心)·유욕무욕(有欲無欲)·유구,무구(有垢無垢)의 마음·어리석은 마음·지혜로운 마음·넓은 마음·꾀하는 마음과 정란(定亂)과·박탈(縛脫)과·낫고 못한 차별을 알고, 상심(上心) 하심(下心) 다 모두 이것을 안다. 또 유정의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유상 무상과 자·비·희·사에 상응한 마음과 성문·독각·대승·보살의 상응한 마음과 이 모든 유정에 능히 이와 같은 선근의 인을 갖춘 것을 알고, 혹은 또 유정이 귀족(貴族)에 출생하여 그 행위는 하열(下劣)한 것과 혹은 하천한데 출생하여 심성이 청정한 것과 혹은 심성은 착하지 않아도 행위는 청정한 것과 혹은 둘 다 함께 착하지 못한 것 등, 이러한 유정의 과거의 모든 마음과 행위의 차별을 다 여실이 알고, 그 소응(所應)에 따라서 설법을 하나니, 이것을 과거 일체 유정을 아는 타심지통(他心智通)이라고 하느니라. 또 능히 미래의 유정에게 현재의 보시가 미래의 정지계(淨持戒)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의 지계가 능히 미래의 안인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의 지계가 능히 미래의 안인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현재의 안인의 인연이 능히 미래 정진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의 정진이 능히 미래 정려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 닦는 상선(相善)이 능히 미래 무상혜(無相慧)의 인을 생하게 함을 알며, 또 유정의 현재 닦는 적은 선이 능히 미래 대승의 인을 짓게 되는 것을 알아, 이러한 모든 마음의 인연의 상모(相貌)를 보살마하살은 다 여실히 알고, 연(緣)에 따라서 구발(救拔)하려하매 마음에 괴로움과 게을함이 없고,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깊이 불혜에 들게하여 증감이 없고, 이렇게 설법하여 단절이 없으며, 아직 일찍이 법에 있어 간인심을 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곧 보살이 미래를 잘 아는 타심지통이니라. 또 현재 일체의 유정을 알아서 유탐욕심(有貪欲心)·무탐욕심(無貪欲心)·유과실심(有過失心)·무과실심(無過失心)·우심(愚心)·지심(智心)·광심(廣心)·약심(略心)·정심(定心)·난심(亂心)·동심(動心)·부동심(不動心)·박무박심(縛無縛心)·구무구심(垢無垢心)·광대심(廣大心)·무량심(無量心)·상하심(上下心)을 다 여실히 알고, 일일의 유정이 무량한 번뇌에 계박된 것도 다 여실히 알며, 이와 같이 알고는 근기의 차별에 따라서 응하여 설법하며, 심(心) 무심(無心)을 아는 고로 자타에 집착하지 않으며 선방편과 선정 지혜로써 유정의 근성(根性)의 이둔(利鈍)을 결택(決擇)하여 영원히 생사번뇌의 근원을 끊고, 본성의 공함을 알기를 원만하게 이즈러짐이 없이 무염무착하여 또한 과실이 없고 찌꺼기도 없고, 더러움도 없고, 또 추삽(澁)함도 없고 모든 법이 허깨비 같음을 알아서 능히 유정의 심행 차별을 아는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어나는 청정타심지통이라고 하느니라.
(4)<숙주수념지증통(宿住隨念智證通)을 설함> 또 자씨여 무엇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여 숙주수념지증통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이른바 부동지(不動地)에 주하여 법의 평등함을 얻고, 잘 능히 모든 법의 실성(實性)을 알아서, 청정한 지혜로써 사마타(奢摩他)-선정으로써 산란함을 고요하게 멈추는 것-와 비발사나(毗鉢舍那)-참된 지혜로서 실상을 觀知하는 것, 일반으로 이 둘을 止觀이라한다.-에 주하여 지관(止觀)에 상응(相應)하며, 일체 일에 마음이 망실(忘失)됨이 없이, 지혜로써 먼저 인도하여 삼업을 청정하게 하고, 복덕과 지혜의 두 가지를 장엄하게 하여 자연히 깨달으며, 스승의 가르침에 연유하지 않고 열반에 이르러서 저 언덕을 즐긴다.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지혜로써 능히 과거의 일생(一生)·이생(二生)·혹은 십생(十生)·이십생(二十生)·내지 일겁, 백천만억나유다겁을 기억하고, 혹은 성(成)혹은 괴(壞)를 모두 기억하여 알며, 그 모든 것 중에서 이러한 유정이 이러한 집에 태어나고 이와 같은 부모, 이와 같은 종족(種族), 이와 같은 성자(姓字), 이러한 모양·체력·수명·고락 등의 일을 밝게 알지 못함이 없다 또 모든 유정이 여기서 죽어서 저기에 태어나는 종족과 가족 자신과 타신(他身)이 무량겁으로 태어나더라도 다 기억하여 생각하고, 그 난 곳의 모든 선근과 서로 권발(勸發)한 것도 기억하여 알고, 모두 다 무상보리에 회향한다. 또 과거 나고 죽은 몸의 무상·고·공·무아·부정을 관하고, 이와 같이 안 다음에도 모든 색상(色相)·수명의 장단·부귀의 자재함에 아만심을 내지 않으며, 석범(釋梵)·호세사왕(護世四王)·인천(人天)의 과보를 구하지 아니하고 다만 대비로써 유정을 이익되고 즐겁게 하며, 소원에 따라 생(生)을 받아나게 하고, 또 과거 무량생 중에 지은 악업을 알고 깊이 참회를 하며 현세에서 능히 신명을 버리더라도 모든 악을 짓지 아니하고, 무량세에 지은 선업을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여, 널리 법계 일체 유정에게 베풀지라도 세간 최상의 과보를 구하지 않으며, 삼보의 종자를 이어서 미래제가 다하도록 끊임이 없이 영원히 쉬는 일이 없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어나는 청정숙주지통(淸淨宿住智通)이니라.
(5)<신경지통(神境智通)을 설함> 또 자씨여, 어떠한 것이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여 신경지통의 다함이 없는 이락(利樂)을 일으키는 것인가 하면, 이른바 보살이 부동지(不動地)에 주하여 진정한 적정을 얻어서, 근심과 고통을 없애고 심사(尋伺)와 희락(喜樂)과 출입식(出入息)등이 줄지 않고 멸하지도 아니하고 진법계(眞法界)에 주하여서, 능히 여러 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낸다. 혹은 몸이 불무더기와 같이 큰 광명을 발하여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차며, 혹은 몸에서 물을 뿜어서 큰 비가 내리는 것과 같으며, 일월(日月)을 어루만지며 위광(威光)이 자재하고, 혹은 큰 몸을 나타내어 위로 범천에 이르며, 혹은 작은 몸을 나타내어 개자(芥子)와 같아지고, 혹은 대지(大地)를 진동하여 파도(波濤)와 같게 하며, 혹은 한 몸으로써 많은 몸을 나타내고, 혹은 많은 몸으로써 다시 한 몸으로 돌아오며, 혹은 숨고, 혹은 나타나서 여러 가지 법을 설하며, 혹은 산과 돌(石)속에 들어 가고 혹은 곧게 오르고 내리고 하여, 번개 빛이 가고 오는데 자재함과 같으며, 앉아서 공중에 다니는 것이 새가 나르는 것과 같고, 혹은 땅을 디디기를 물과 같이 하며, 물을 디디기를 땅과 같이 하여, 출몰(出沒)이 자재하고 장애가 없다. 이와 같은 신력은 다 일체 유정에게 이락하게 하게하기 위한 것이다. 또 대비로써 보문(普門)에 시현(示現)하여, 혹은 부처의 몸, 혹은 보살의 몸, 성문 연각 석범(釋梵) 등의 몸과 모든 다른 종류의 온갖 몸을 나타내기를 그 근성(根性)에 따라 모두 다 나타내어, 그 좋아하는 욕망에 따라 설법한다. 혹은 유정이 그 세력을 믿고 스스로 높이고 교만을 일으키는데는, 그에 응해서 몸을 나타내어 조복(調伏)하고 설법한다. 혹은 석범(釋梵)·호세사왕(護世四王)·나라연(那羅延) 등의 모든 큰 역사(力士)가 되어서 항복받기 위하여, 묘고산을 들어서 타방(他方)무량한 세계에 던지는 것이, 오직 아마륵과(阿摩勒果)를 던지는 것과 같으며, 도로 제자리에 갖다 두어도 모든 천인(天人)은 갔다 왔다는 생각이 없고, 보살의 신통력도 또한 줄어짐이 없다. 또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위로는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고, 아래로는 물밑에 이르기까지, 그 오른손으로 이 세계를 바쳐들고 있기를 일겁을 경과하여도, 행 주 좌 와에 방애(妨 )가 없고, 도로 본 곳에 갖다 두어도 모든 유정과 수성(水性) 등속이 어지럽고 해됨이 없이, 모두 왕래했다는 생각을 깨쳐 알지 못한다. 이러한 보살의 자재신통력을 나타낼 때, 모든 유정의 교만한 마음을 모두 항복하게 하고 설법을 한다. 또 보살이 신통력으로써 뚯에 하고 싶은데로 다 자재를 얻는 것이 여의보가 구하는데로 다 얻는 것과 같다. 혹은 큰 바다를 변하여 소발작 물을 만들고, 혹은 소발작 물을 변하여 큰 바다를 만들며, 혹은 화재(火災)를 나타내어 색계제일천(色界第一天)에 이르게 하고 혹은 수재(水災)를 나타내어 이선천(二禪天)에 이르게 하며, 혹은 풍재(風災)를 나타내어 삼선천(三禪天)에 이르게 하고, 혹은 물을 변하여 불을 만들며, 불을 변하여 물을 만드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상 중 하의 법을 마음에 따라 변화하고 자재하여도, 사람이 능히 움직이는 자가 없고, 부처님을 제하고는 아무도 능히 무너뜨리는 자가 없다. 보살은 이 광대한 신통변화로써 그 근기와 인연에 따라 광략(廣略)한 법을 설하여,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한다. 이와 같은 보살의 자재신력은 일체의 천마와 번뇌마도 장애하지 못하는 것이니, 이것은 보살이 저 천마와 번뇌마를 넘어서 부처의 경계에 들어간 것이며, 그 근기와 인연에 따라 유정을 발제하여 크게 자재를 얻어서, 항상 끊이지 않고, 능히 움직이는 자도 없는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정려를 수행하여 일으키는 신경지통의 화용(化用)이 다함이 없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은 다섯 가지 신통은 다만 정려라고만 하고, 바라밀다라고는 하지 못하느니라.
11.<보리심을 발하기보다 불퇴전이 어려움을 설함.>
또 자씨여, 모든 보살이 이 신통을 얻은 다음에도, 부지런히 정진하여 정려바라밀다를 수습하면, 무상보리에서 불퇴전을 얻을 것이다. 비유하면 탐하는 사람이 하나의 묻친 보물을 파는데 아직 다른 모양은 보지 못하고, 게으른 마음이 나더라도, 파기를 그만두지 아니하면 점점 적은 모양을 보고, 용예하고 부지런하게 쉬지 않으면, 쉬지 않은 까닭에 곧 능히 이것을 얻는 것 처럼, 보살마하살도 또한 이와 같이, 아직 무상보리를 얻지 못했더라도, 밤 낮으로 정근(精勤)하여 진실한 정려를 쉬지 않고 닦으면 곧 무상보리를 증득할 것이다. 또, 자씨여, 이와 같이 정려는 일체 유정이 발심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고, 긴 세월에 해태하지 않고 능히 성취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니라. 비유하면 강한 군대가 남의 나라를 처서 빼앗기는 어렵지 않지만, 점령한 뒤에 잘 지키는 것이 어려운 것과 같은 것이다. 외도의 삿된 스승이 선정을 닦는 것도 또한 그러하여, 착한 벗에 가까이 하지 않고, 바른 법을 듣지 않고, 삿된 것으로써 해탈을 구하여, 무색정(無色定)을 얻어서 열반을 얻었다고, 하지만, 수명이 다할 때는 지옥의 과보를 받는 것이다. 또 어리석은 사람이 독사를 기르는데 항상 우유를 먹이는 것과 같다. 왜그런가 하면, 세간의 의사(醫師)들이 말하는 “우유는 독을 없앤다.”는 말을 듣고, 독사에 우유를 먹였으나 진독(瞋毒)은 더욱더 성했다. 이렇게 하여 어리석은 사람은 “독사의 독이 다 없어졌다”고 말하고, 독사를 어루만지다가 물려서, 중독되어 죽는 것과 같다. 일체 중생도 또한 이와 같이, 밤 낮으로 이러한 독한 몸을 길러서, 안락을 구하기 위하여 항상 음식을 먹이지만, 무상이 홀연히 닥쳐서, 사마(死魔)의 독이 발하면 모든 선법을 잃고 삼도(三塗)에 취향(趣向)하게 된다.
- <사무량심(四無量心)을 설함.>
(1)<대자무량(大慈無量)을 설함.> 또 자씨여 성문과 독각이 얻은 정려는 번뇌를 끊었다 하더라도, 대비심이 없이 열반에 들었으므로 진정한 정려가 아니다. 범부와 유정의 몸과 입과 뜻의 업장은 항상 팔만사천의 번뇌에 얽매어서 자재를 얻지 못한다. 비유하면 사람이 원수와 나찰과 악한 귀신에게 공양하고 공급(供給)하기를 그치지 아니하면 점점 조복되지마는, 번뇌의 원수와 나찰과 악귀는 이와 같지 아니하여, 재물과 향을 공급하면 번뇌가 더욱 성하여 조복받기 어려운데, 어찌 능히 선정과 해탈을 수습하겠는가. 이미 선정이 없는데 어찌 지혜가 있으며, 이미 바른 지혜가 없으므로 십선(十善)도 또한 없어서, 마땅히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질 것이다. 이 인연으로써 보살마하살은 사섭(四攝)과 사무량심(四無量心)을 닦아서, 무연(無緣)의 자비를 일으켜서 널리 법계에 두루 차게 할지니라. 왜냐하면, 보살의 큰 자비는 한정이 없고 사량할 수가 없어서, 가가 없는 까닭이니, 일체 유정이 시방세계에 두루차면, 보살의 큰 자비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이로서 마땅히 알지니, 유정이 다함이 없으므로 보살의 큰 자비도 또한 다함이 없는 것이며, 진공(眞空)이 다함이 없으므로 자비 또한 다함이 없는 것이라. 이 인연으로써 보살의 큰 자비는 진실무진(眞實無盡)한 것이니라.
①<중생이 다함이 없기 때문에 대자도 다함이 없다.> 그때에 자씨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널리 이와 같은 유정에게 자못 대자(大慈)를 일으켰습니다.비유하여 설할 수 있으면 개시(開示)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니다.”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적은 인연의 비유로써 선설(宣說)할 수가 없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비유하면 동쪽에 긍가사( 伽沙)와 등대한 세계가 있고, 남 서 북쪽과 사유(四維)상하도 또한 이와 같이, 이러한 시방 긍가사 수(數)와 같은 세계를 합하여 한 바다를 만들고 바닷물을 가득 채워서, 이와 같은 시방 긍가사수의 세계 중의 유정을 여기에 채우고, 일일의 유정이 각각 한 털을 가지고 바닷물을 무쳐서, 다른 곳에 떨어트리기를 일겁동안 하여, 이 바다를 말릴 수 있어도, 저 유정은 오히려 아직 다 함이 없다. 선남자여 이와 같은 유정은 시방 긍가사수의 세계에 두루 찼으므로, 보살은 그 일일의 유정에게 대자심을 일으킬지니라. 선남자여, 그대 뜻에 어떠하냐, 이와 같은 자심(慈心)이 가가 없겠느냐” 자씨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가사 허공은 오히려 측량할 수 있어도, 이 대자비심은 다함이 없습니다.”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 자심이 무량 무변함을 듣고 놀라고 겁을 내지 아니하면, 마땅히 알지니, 이 사람도 또한 이와 같은 자심의 무량함을 얻은 것이다. 그 자심은 능히 자기와 남을 보호하고, 일체의 다툼과 모든 악을 없애며, 능히 유정들의 허물을 덮어 주고, 모든 중생의 삼업을 착하게 하며, 항상 안락을 얻고, 모든 공포를 여의며, 진심과 원한이 많으면 그 자심과 인욕으로 모든 전쟁의 고통을 그치게 하고, 능히 일체 유정을 구호하여 모든 거짓과 속임을 여의면, 이름이 시방에 듣기고, 석범(釋梵)과 사천왕이 공경하고 공양할 것이다. 자심의 영락으로써 스스소 장엄하고, 모든 유정을 해탈로 인도하는 머리가 되어서, 능히 이승으로 하여금 마음을 돌이켜서 대승으로 향하게 하고, 일체 보리의 자량을 쌓아 모아서 세간의 행복에 굴복하지 아니하며, 항상 상호(相好)로써 그 몸을 장엄하여 일체 제근(諸根)의 결함을 없애고, 팔난(八難)을 버리면 인천(人天)에 태어나서 팔정도를 정로(正路)로 행할 것이다. 보살이 자비를 닦아서 오욕을 탐하지 아니하고 다만 유정에게 평등한 마음을 일으켜서, 보시를 행할 때 마음에 분별이 없고, 정계를 가지고 금계 범한 자를 구하며, 안인의 힘으로 진애를 여의게 하고 행한 바 정진으로서 다 정법에 수순하게 하며, 삼마지에 주하여 일체를 자비로 구호하고, 큰 지혜를 발하여 세간을 벗어나 여의면, 번뇌와 보리에 두 상(相)이 없을 것이다. 무연(無緣)의 큰 자비로서 마군들을 항복받고 능히 일체 유정을 안락하게 하고, 이생과 내생에도 항상 버리지 않고, 행주좌와에 항상 부지런히 닦고 가지며, 아만을 없애고 모든 방일을 여읠지니라. 또 자심은 참괴( 愧)의 의복과 정계의 향으로써 능히 세간의 번뇌의 습기를 끊고, 유정을 요익하게 하여 일체의 낙을 베푸는 것이다. 성문의 자심은 오직 자리(自利)를 구하고, 보살의 큰 자비는 일체를 구호한다.”
②<세 가지 대자를 설함.> 또 자씨여 자비에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중생연자(衆生緣慈)요, 둘째는 법연자(法緣慈)요, 셋째는 무연자(無緣慈)니라. 어떤 것이 중생연자인가 하면, 처음 발심하여 두루 유정을 관하고 대자심을 일으키는 것이고, 어떤 것이 법연자인가 하면, 수행할 때에 일체의 법을 관하는 것을 법연자라고 하며, 어떤 것이 무연자인가 하면, 모든 법이 본래 생멸이 없음을 깨치고 일체 평등에 주하여 두 상(相)이 없는 것을 무연자라고 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이 진법계(眞法界)의 대자심에 주하는 것이니라.
(2)<대비무량(大悲無量)을 설함>
①<대승 만행(萬行)에 대비가 머리가 됨을 설함>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 데는 마땅히 대비무량을 수습할지니, 이 대비에 의하여 모든 선업을 인도하는 머리로 삼을 지니라. 비유하면 생명이 먼저 숨쉬는데 있고, 윤왕(輪王)이 칠보의 윤보(輪寶)를 먼저 곱는 것과 같이, 대승의 만행(萬行)은 대비를 먼저 행한다. 비유하면 장자의 하나 아들을 부모가 뼈에 사무치게 사랑하는 것 처럼, 보살의 대비도 또한 이와 같이 모든 유정을 극히 사랑하는 하나 아들과 같이 할지니라 무엇을 대비라고 하는가 하면, 대(大)를 마하( 賀)라 하며, 마( )는 아(我)라고 하고, 아(我)는 대비로써 유정을 이익하게 하는 까닭에 대비라고 하며, 또 하(賀)는 성(性)이라고 하는 것이니, 자성(自性)의 대비는 능히 유정을 구제하는데 남의 가르침에 연유하지 않는 까닭에 대비라고 한다. 또 사바(娑바)는 자기에 속(屬)하므로, 일체 유정은 아(我)로써 구호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비라고 한다. 또 가(迦)는 보호하는 뜻이므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 틈을 얻지 못하게 하는 까닭에 대비라고 한다. 또 이 대비는 능히 방편을 지어서 일체의 조보리(助菩提)를 이루는 까닭이며, 또 이 대비는 능히 스승이 없이 부처의 지혜를 깨닫는 까닭이며, 또 이 대비는 능히 일체 자기 마음의 열뇌(熱惱)를 없애고, 유정에 수순하여 요익(饒益)하게 하는 까닭이니라.
②<오십 가지의 대비를 설함> 또 자씨여, 이 대비심에 오십 종류가 있느니라 1, 무엇이 대비인가. 아첨하고 외곡(歪曲)됨이 없는 것이며, 2, 무엇이 대비인가. 몸과 입이 서로 응하는 것이며, 3, 무엇이 대비인가, 허황하고 거짓이 없는 것이며, 4, 무엇이 대비인가, 실상(實相)의 세계에 주(住)하는 것이며, 5, 무엇이 대비인가. 퇴전하지 않는 것이며, 6, 무엇이 대비인가, 본유(本有)의 각체(覺體)를 깨닫는 것이며, 7, 무엇이 대비인가, 속이거나 거짓이 없는 것이며, 8, 무엇이 대비인가, 자성이 청정한 것이며, 9, 무엇이 대비인가, 질직(質直)하게 행하는 것이며, 10, 무엇이 대비인가, 정성(正性)에 주하는 것이며, 11무엇이 대비인가, 부처의 몸을 구하는 것이며, 12무엇이 대비인가, 부처의 수(壽)를 구하는 것이며, 13무엇이 대비인가 일체의 번뇌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며, 14무엇이 대비인가, 유정을 보호하는 것이며, 15무엇이 대비인가. 제도한 유정이 한량이 없는 것이며, 16무엇이 대비인가, 마음이 허공과 같은 것이며, 17무엇이 대비인가, 빈궁한 모든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며, 18무엇이 대비인가, 모든 고통을 없애는 것이며, 19무엇이 대비인가, 자성이 움지기지 아니하여 일체를 질머지는 것이며, 20무엇이 대비인가, 청정한 행을 행하여 자기와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이며, 21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자리(自利)의 모든 착한 일을 하는 것이며, 22,무엇이 대비인가, 널리 안락함을 주는 것이며, 23무엇이 대비인가, 게을한 마음이 나지 않는 것이며, 24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번뇌의 무거운 짐을 벗고 정도(正道)를 보여주는 것이며, 25무엇이 대비인가, 보시 인욕 정진의 행(行)을 굳게 가지는 것이며, 26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하열(下劣)하게 경만함을 참는 것이며, 27무엇이 대비인가, 과거의 원한을 가지지 않는 것이며, 28무엇이 대비인가, 위없는 의사(醫師)가 되는 것이며, 29무엇이 대비인가, 대승의 지혜로써 하열승(下劣乘)을 섭(攝)하여 평등하게 둘이 없는 것이며, 30무엇이 대비인가, 자기의 덕은 덮어 두고 남의 착한 것을 잘 칭찬하는 것이며, 31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번뇌 없는 진실한 법락(法樂)을 주는 것이며, 32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사랑하는 것을 버리는데 아까운 마음이 없는 것이며, 33무엇이 대비인가, 모든 유정을 위하는데 마음에 후회가 없는 것이며, 34무엇이 대비인가, 잘 정계를 가지고 훼금(毁禁)을 보호하는 것이며, 35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자기의 고통을 참고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부처의 안락함을 얻게하는 것이며, 36무엇이 대비인가, 유정을 성취하여 법신에 주하게 하는 것이며, 37무엇이 대비인가, 자기 몸을 아끼지 않고 팔과 다리를 버리는 것이며, 38무엇이 대비인가, 공덕을 즐겨 닦고 과보를 구하지 아니하는 것이며, 39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유정을 조복하여 정려를 닦게하는 것이며, 40무엇이 대비인가, 삼계가 공한 것을 깨쳐서 염착하지 아니하는 것이며, 41무엇이 대비인가, 선근을 쌓아 모으고 착하지 못한 것을 여의는 것이며, 42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일체 유정의 구하는 소원을 만족하게 하는 것이며, 43무엇이 대비인가, 넓은 서원을 버리지 아니하고 무위(無爲)에 주하는 것이며, 44무엇이 대비인가, 유위법(有爲法)을 버리는 것이며, 45무엇이 대비인가, 간탐하는 유정으로 하여금, 보시를 행하게 하는 것이며, 46무엇이 대비인가, 능히 유정으로 하여금 부처님 계율에 주하게 하는 것이며, 47무엇이 대비인가, 진심이 많은 유정으로 하여금 안인에 주하게 하는 것이며, 48무엇이 대비인가, 게을한 유정으로 하여금 정진하게 하는 것이며, 49무엇이 대비인가, 산란한 유정으로 하여금 선정에 주하게 하는 것이며, 50무엇이 대비인가, 우치한 유정으로 하여금 지혜롭게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이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대비는 능히 자타(自他) 일체의 선근을 다 성취하게 한다. 이것이 곧 대비무량이니라.”
(3)<대희무량(大喜無量)을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데, 어떻게 대희무량을 수습하는가 하면, 이른바 일체의 불법을 생각하며, 애락하고 공경하여 생사에 머물지 아니하고, 기쁜 마음이 무너지지 아니하며, 모든 삿된 소견을 없애고 오욕의 번뇌를 여의며, 능히 유정을 편안하게 하여 진실한 경계에 머물게 하고, 항상 여래의 삼십이상과 팔십종호를 구하며 정법을 듣고 제일의 (第一義)에 순응하여, 항상 수행을 즐기고, 저 언덕에 도달하여 원만구족하게 기쁜 마음을 일으킬지니라. 비유하면 세간의 큰 명절 날에, 일체 친족과 좋은 친구들이 모여서, 승묘한 오욕으로써 반갑게 오락을 즐기는 것 처럼, 보살도 도한 그러하여, 큰 신통유희를 일으킬 때에 천룡팔부와 사부(四部)대중이 구름 같이 모여서, 계(戒)·정(定)·혜(慧)·해탈(解脫).해탈지견(解脫知見)으로서 그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대희(大喜)하고 한다. 또 이 대희는 모든 유정에게 해를 끼칠 마음이 없고, 일체 모든 부처님의 묘한 법을 부지런히 구하며, 이미 얻은 것이나, 얻지 못한 것이나 마음에 잠시라도 버림이 없이, 대승의 법에 마음이 항상 빠르게 이해하고, 이승의 법에 취착(取著)하지 아니하며, 아끼고 인색함을 버리고 보시를 증장(增長)하여, 구걸하는 사람이 오는 것을 보면 마음이 즐겁게 혜시하고, 계행(戒行)을 가지는데는 청정한 신심을 일으켜서, 훼금(毁禁)하는 사람을 보거든 극히 가엾은 생각을 가지고, 자기가 먼저 계혜에 청정 원만하게 하여, 삼악도의 두려움을 여의고 법신에 회향하며, 설혹 훼방하고 욕설하는 자가 있더라도 안인하여 이것을 받을지니라. 경궤(經軌)와 의범(儀範)의 스승에게는 말과 가르침을 공순하게 받들어 정대(頂戴)하고, 존중하여 부지런히 이것을 행하며, 모든 유정에게는 착한 말로서 웃음을 먹음고 찡그리지 말며, 먼저 뜻에 물어서 진실한 적정(寂定)에 주하여, 아첨과 거짓과 추함과 왜곡됨이 없이, 항상 사람의 착한 것을 칭찬하고 남의 허물을 말하지 아니하며, 대중과 함께 하기를 좋아하여 육화경(六和敬)-比丘의 和合에 事理의 二種이 있는데 事의 六種을 六和敬이라 한다. 卽 身 口 意 戒 見 理行의 六和敬이다-을 행하고, 큰 법사(法師)가 되어서, 열반을 개시(開示)하여 직실상(直實相)을 나타내고, 유정에게 부모라는 생각을 일으켜서, 평등하게 중생을 보기를 오직 하나 자식 같이 하며, 어버이와 스승에게는 부처와 같이 존중하고, 수행자에게는 오직 하나 자식 같이 하며, 모든 바라밀은 값이 없는 보배와 같이 하고, 설법하는 사람에게는 여의주(如意珠)와 같이 하며, 번뇌가 없는 법의 숲에서는 자재하게 유희하고, 나에게 가르쳐주는 사람에게는 깊게 경희(慶喜)하며, 허물과 잘못을 말하는 것을 듣기를 의사가 병을 말해주는 것과 같이 하고, 정법을 설하는 것을 듣기를 병에 약을 얻은 것과 같이 하는 것이니, 이것을 대희라고 한다. 고(苦)·무상(無常)·무아(無我)·부정(不淨)을 깨쳐서 열반의 상(常)·낙(樂)·아(我)·정(淨)에 수순하여, 일상(一相) 일미(一味)인 까닭에 대희(大喜)라고 한다. 또 대희라고 하는 것은 체에 있어서는 진정한 승의(勝義), 성(性)에 있어서는 생멸이 없고, 잠기지도 않으며 들어나지도 않고,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이 항상 한 마음인 것을 진정한 희열(喜悅)이라고 한다. 또 대희라고 하는 것은, 만약 착한 말을 들으면 몸과 마음이 쾌적하게 기쁘고, 범행(梵行)에 주하여 움직이지 않는 것이 오직 수미산과 같은 것이다. 또 대희는 인과를 밝게 깨쳐서 미혹하고 어긋남이 없는 것이며, 또 대희는 땅이 움직이지 않는 것 처럼, 다른데 의존하지 않고 독립하여 스스로 안전한 것이며, 또 대희는 위의(威儀)와 덕이 있는 사람과 같아서 능히 당적할 자가 없는 것이며, 또 대희는 승의제(勝義諦)와 같아서, 훼방이나 괴손(壞損)을 입지 않는 것이며, 도 대희는 불·법·승과 같아서, 공덕 원만함을 구하기를 싫어함이 없는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대희무량이라고 하느니라.
(4)<대사무량(大捨無量)을 설함>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정려바라밀다를 수행하는데 어떻게 대사무량을 수습하는가 하면, 보살마하살이 사무량(捨無量)을 닦는데 모두 세 가지가 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번뇌사(煩惱捨)요, 둘째는 자타(自他)의 사(捨)를 보호함이요, 셋째는 시(時) 비시사(非時捨)니라.
①<번뇌사(煩惱捨)를 설함> 무엇이 번뇌사인가 하면, 만약 공경한 대우를 받더라도 마음에 높은 자세를 가지고 말고, 설혹 경만하더라도 비천함을 싫어하지 말며, 이익을 얻고서 기뻐하지 않고, 이익을 잃고서 근심하지 않으며, 훼방과 욕설을 듣고서 화내지 않고, 칭찬을 해도 또한 기뻐함이 없으며, 칭송하는 말이 들려도 즐거워하지 않고, 비방하는 말을 들어도 원한을 기지지 않으며, 고난을 당할 때는 공(空) 무아(無我)를 관하고, 기쁜 일이 있으면 항상 무상(無常)을 관하며, 사랑하는 경계에서 마음에 탐하거나 애착함이 없고, 설혹 싫어하거나 원한으로 대하더라도 진심을 내지 않으며, 원수에게나 친한데거나 계행을 가진 자에게나 파계한 자에게나 그 마음이 평등하고, 착한 자나 악한 자나 혹은 사랑하는 자나 혹은 미운자에게 모두 두 상(相)이 없으며, 착한 말, 악한 말, 바른 법, 바르지 못한 법을 듣더라도, 도한 이와 같이, 모든 유정에게 그 마음이 평등하여 신명재(身命財)를 아끼지 아니하는 것이니 이것을 번뇌대사(煩惱大捨)라 하느니라.
②<자타(自他)의 사(捨)를 보호함을 설함> 보살마하살은 만약 사람이 와서 팔과 다리를 베더라도, 보살은 그에게 화내고 원한의 마음이 없고, 이와 같이 보살의 몸과 말에도 변하고 다름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자타의 사라한다. 또 구걸과 주는 것은 양편의 뜻이며, 치는 것과 상처는 자타의 뜻이다. 이른바 안(眼)과 색(色)의 두 사람이 보살에게 와서, 한 사람이 한 번 치고 욕하면, 한 사람은 곧 향을 바르는 것과 같은 것은, 보살이 이것을 관하매 마음이 동등하여 둘이 없는 것이라. 상처의 뜻이라 함은 보살이 이것을 관하매, 제일의(第一義)의 중에서 누구를 치는 자로하고 누구를 향 바르는 자로 하겠는가. 손해와 이익을 보지 않고, 또한 피차가 없이 자타를 행하지 않음이니. 이것을 자타의 사(捨)라 한다. 안근(眼根)과 색경(色境)의 두 뜻은 이미 그러하며, 귀에 소리·코에 향내·혀에 맛·몸에 촉감·뜻의 법이 적멸 평등한 것도 또한 이와 같아서, 헐뜯는 자와 칭찬하는 사람과 나의 육근들이, 제일의(第一義) 중에서는 상함도 해함도 없는 까닭에, 자타사(捨)라고 한다. 설혹 상처를 입더라도 다른이를 손상하지 말지니, 이것이 자타사며, 혹은 자타를 보호하여 함께 손상이 없게 할지니, 이것이 자타사며, 이익과 이익이, 아닌데서 항상 한 마음으로서, 자타를 해함이 없는 까닭에 자타사라고 하며, 항상 스스로 깨닫고 관찰하며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보호하여 다툼을 여의는 것도 또한 자타사며, 또 깊게 관찰하여 옳고 그근 것이 없는 것이 자타사니, 이와 같은 것을 자타의 사(捨)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③<시(時) 비시사(非時捨)를 설함> 무엇이 시 비시사인가 하면, 만약 모든 유정이 가르침을 받지 않는 법기(法器)가 아닌 자라도 보살이 성내지 않는 것을 비시사라고 하며, 성문이 사성제(四聖諦)를 관하고, 고법인(苦法忍)을 얻어서 나한과(羅漢果)에 취향(趣向)하더라도, 보살이 장애하지 않는 것을 비시사라고 하며, 보시를 행할 때에 잠시 지계를 중지하고, 정계를 닦을 때에 잠시 보시를 중지하며, 인욕·정진·선정·지혜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을 비시사라고 하며, 만약 모든 법에 성취해야할 일은 결정코 하며 정진 용맹으로서 긴 시일에 게을함이 없고, 쉬지 않으며, 퇴전함이 없고, 노력과 고통을 사양하지 않으며, 내지 일이 끝난 다음에 그만두는 것이니, 이것을 시사(時捨)라고 한다. 이와 같은 것을 시(時) 비시사(非時捨)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자(慈)·비(悲)·희(喜)·사(捨)를 수습하는 것은 다만 정려라 하고, 바라밀다라고는 할 수 없느니라
- <신통과 지혜를 분별하여 설함>
그때에 자씨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어, 이와 같이 정려를 수습하는 것을 인(因)으로 하여, 다 능히 신통지혜를 구족하옵니다. 어떠한 것을 신통지혜라고 하옵니까?” 그때에 박가범께서 자씨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 신통이라고 하는 것은, 능히 통력(通力)으로써 극히 작은 물질을 보는 것이니, 이것을 신통이라고 하고, 청정한 법안(法眼)으로써 색성(色性)의 공(空)함을 알고 또한 취착(取着)하지 않음이니, 이것을 지혜라고 하며, 또 모든 세간의 극히 미소(微小)한 소리를 듣는 것이니, 이것을 신통이라하고, 모든 음성을 깨치고 말이 없이 모든 비유를 여의는 것이 지혜며, 또 능히 일체 유정의 심행(心行)을 아는 것이 신통이요, 모든 유정의 망심(妄心)과 비심(悲心)을 아는 것이 지혜니라. 또 과거와 미래를 다 기억하고 생각함이 신통이요, 불토(佛土)가 공함을 아는 것이 지혜며, 또 근력(根力) 성능(性能)의 차별의 모양을 아는 것이 신통이요, 승의공(勝義空)을 깨쳐 아는 것이 지혜며, 또 능히 모든 법을 아는 것이 신통이요, 세속은 환(幻)과 같다고 아는 것이 지혜며, 또 힘이 능히 저 제석과 사천왕을 초월함이 신통이요, 일체의 성문과 독각을 초월함이 지혜니라.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이러한 것을 보살마하살이 진실한 정려를 닦아서 불사의 신통한 과보를 얻은 것이라고 하느니라.
14 .<일체 평등에 주하여 정려를 수습함>
또 자씨여 일체 중생은 무량한 번뇌 때문에 그 마음이 요란하므로, 보살마하살은 진정한 삼매를 얻어서, 그 유정들의 번뇌의 종류에 따라 이와 같은 모든 삼매문(三昧門)을 나타내어서, 그로 하여금 해탈하게 한다. 보살마하살은 정진을 부지런히 하여 이 삼매에 주하고,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이와 같은 평등법 가운데 편한하게 머물게 하는 것이니, 이른바 심평등(心平等)·행평등(行平等)·상응평등(相應平等)을 얻고,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가 다 평등하므로 곧 일체 법도 널리 평등함이라. 이것을 법성삼매(法性三昧)라고 하느니라. 또 자씨여, 이 삼매가 평등하므로 곧 보리도 평등하므로 곧 보리도 평등하고, 보리가 평등하므로 곧 일체 유정이 평등하며, 일체 유정이 평등하므로 곧 일체가 모두 평등한 것이다. 이 평등법을 얻은 것을 주진삼매(住眞三昧)라고 한다. 또 자씨여, 이 보리가 평등하므로 곧 허공이 평등하고, 허공이 평등하므로 곧 일체 유정이 평등하며, 일체 유정이 평등하므로 곧 일체 법이 평등한 것이라. 이와 같이 평등법을 얻은 것을 주진삼매라고 하느니라. 또, 자씨여, 일체 세간의 성(性)이 평등하므로 곧 청정성(淸淨性)이 평등하고, 청정성이 평등하면 곧 일체 유정이 평등하며, 일체 유정이 평등하면, 곧 일체 법이 평등한 것이라. 이 일체 법의 평등을 얻으면, 이것을 주진삼매라고 하느니라. 또 자씨여, 만약 자기 마음의 평등함을 아는 자는 곧 일체 유정의 마음이 평등함을 알것이니, 이것을 주진삼매라고 하느니라. 또 자씨여, 만약 모든 유정은 나의 몸에 요익한 일과 요익하지 못한 일을 할지언정 나는 그에게 마음이 대지(大地)와 같이 널리 평등하여서 그 마음이 동하지 말지니라. 왜냐하면, 이 삼매평등성(三昧平等性)에 주하는 까닭이니라. 삼매에 주하므로써 산란한 말이 없고, 졸폭한 말이 없으며, 모든 법에 통달하여 제일의(第一義)를 깨닫고, 잘 시절을 알아서 수순하여 설하면, 팔풍이 움직이지 못하느니라. 보살이 능히 이와 같은 평등한 법성(法性)에 주하여 삼매를 버리지 아니하고, 세간을 여의지 아니하면, 자재하여 장애가 없느니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방편 지혜 정려바라밀다라고 하느니라.
- <방편과 지혜를 설함>
또 자씨여, 어떻게 보살마하살이 출세간의 방편과 지혜를 닦는가 하면, 만약 보살이 정려를 닦을 때 모든 유정에게 자비심을 일으키는 것을 방편이라 하고, 법의 적멸(寂滅)을 관하는 것 이것을 지혜라 하며, 또 정려를 닦을 때 부처님께 귀명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깨쳐서 취착(取著)이 없는 이것을 지혜라 하며, 일체 법을 구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법성의 공함을 깨친 이것을 지혜라 하며, 부처의 색신(色身)을 관하는 것을 방편이라 하고, 부처님 몸이 공함을 관하는 이것을 지혜라 하며, 부처의 범음(梵音)을 관하는 것을 방편이라 하고, 깨쳐서 말이 없는 이것을 지혜라 한다. 만약 바르게 관할 때,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관조(觀照)도 또한 공하다고 하는 것을 지혜라고 하며, 유정을 제도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중생이 공함을 깨친 것을 지혜라 하며, 중생의 근기를 아는 것을 방편이라 하고, 근성(根性)도 또한 공하다고 아는 것을 지혜라고 하며, 불토(佛土)가 청정하다고 관하는 것을 방편이라고 하고, 불토가 공함을 깨달은 것을 지혜라 하며, 불보리(佛菩提)를 얻는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본래부터 적멸하다고 아는 것을 지혜라 하며, 법륜 전(轉)하기를 청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법은 전(轉)하는 상(相)이 없다고 아는 것을 지혜라 하며, 칠각지(七覺支)를 관하는 이것을 방편이라 하고, 진여(眞如)의 본각(本覺)을 깨달은 이것을 지혜하고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상응하여 정려바라밀다를 수습하면, 일체의 천마(天魔)가 그 틈을 얻지 못하고, 곧 능히 무상보리를 성취하느니라.
- <여러 가지 삼매(三昧)를 설함>
그때에 박가범 부처님께서 이 정려바라밀다를 설할 때, 회중의 삼만이천 보살은 일등삼매(日燈三昧)를 얻었다. 이 일등삼매는 또 일장엄삼매(一莊嚴三昧)라고도 한다. 어찌하여 일등삼매라고 하는가 하면, 해가 돋을 때는 일체의 등불과 별과 달도 그 광명이 없는 것과 같이, 보살이 이 삼매를 얻는 것도 또한 이러하여, 유학(有學)-아직 배울 것이 있다는 뜻으로 修行時代를 말함-무학(無學)의 성문·독각의 모든 유정의 지혜가 가리워서 나타나지 못하는 것이니, 이런 까닭에 일등삼매라고 한다. 또 어찌하여 일장엄삼매라고 하는가 하면, 이른바 하나는 곧 이것이 무생(無生)이니라. 중생은 곧 이것이 법공(法空)이며, 또 하나는 일체처(一切處)에 두루 찬것이니, 비유하면 유마(油麻)가 유마(油麻) 가운데 두루 찬 것과 같이, 무생법(無生法)도 또한 이러하여, 체(體)가 일체처에 두루 찬것이니, 이것을 일장엄삼매라고 한다. 하나는 곧 아자(阿字)요 아자는 곧 본불생(本不生)이니 곧 법계라. 계경(契經)에 이른바, 법계로 하여금 앞에 나타나게 함에는, 법계가 앞에 나타나면 있는바 모든 법이 신통증장(神通增長)하여 밝게 앞에 나타나는 것이니, 이런 까닭에 일증장삼매(一增長三昧)라고 한다. 이 일증장을 또 일법계삼매(一法界三昧)라고 한다. 이른바 하나라고 함은 곧 이것이 법계며, 법계는 또한 공이라. 선정의 힘으로써 그 공이 앞에 나타남이니, 이것을 일법계장엄삼매(一法界莊嚴三昧)라고 하며, 이 일법계를 또한 일공삼매(一空三昧)라고도 한다. 이른바 하나라 함은 오직 허공이 일체 만물을 공간 가운데서 생장하게 함과 같이, 보살이 진공(眞空)이 현전(現前)할 때에, 신(信) 등의 착한 법이 모두 다 증장하는 것이니, 이런 까닭에 일공삼매라 하느니라.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이 이 정려바라밀다에 주할 때, 능히 구치나유다 백천의 삼매에 드는 것이다. 이제 그대를 위하여 조금 그 이름만 말하리라. 이른바 전광삼매(電光三昧)·선증장(善增長)삼매·비로자나(毗盧遮那)삼매·증장불사의(增長不思議)삼매·여여광조(如如光照)삼매·무구(無垢)삼매·해덕(海德)삼매·능자재전일체법륜(能自在轉一切法輪)삼매·성취금계(成就禁戒)삼매·무우(無憂)삼매·견고(堅固)삼매·소미로(蘇迷盧)삼매·법거(法炬)삼매·법용(法勇)삼매·전법지자재(轉法智自在)삼매·산적취법(散積聚法)삼매·지일체법(持一切法)삼매·지백법(持白法)삼매·지타심(知他心)삼매·장엄보당(莊嚴寶幢)삼매·멸번뇌(滅煩惱)삼매·괴사마(壞四魔)삼매·발기십력(發起十力)삼매·무착(無著)삼매·단박착(斷縛著)삼매·등수(燈手)삼매·문시명(聞施名)삼매·지지(持地)삼매·안주심(安住心)삼매·수미등(須彌燈)삼매·최복원적( 伏怨敵)삼매·지거(智炬)삼매·발생지(發生智)삼매·교수(敎授)삼매·자재전무변법문(自在轉無邊法門)삼매·영심감인(令心堪忍)삼매·지승묘선(知勝妙善)삼매·진일월음(震日月音)삼매·무소행(無所行)삼매·괴마(壞魔)삼매·무종종상(無種種想)삼매·선조복심(善調伏心)삼매·석사자(釋獅子)삼매·염불(念佛)삼매·염법(念法)삼매·염승(念僧)삼매·불퇴전(不退轉)삼매·불현(不 )삼매·최승무아(最勝無我)삼매·사공처(似空處)삼매·상각어(常覺語)삼매·제번뇌연(除煩惱緣)삼매·여허공(如虛空)삼매·입공능(入功能)삼매·염혜각(念慧覺)삼매·무진변(無盡辯)삼매·대비성(大悲聲)삼매·현진제(現眞諦)삼매·불훼괴(不毁壞)삼매·선행(善行)삼매·유정환희(有情歡喜)삼매·지애락(知愛樂)삼매·좌애락(坐愛樂)삼매·승자(勝慈)삼매·성정(性靜)삼매·대비(大悲)삼매·대희(大喜)삼매·무소사착(無所捨著)삼매·법의(法義)삼매·법비(法悲)삼매·혜거(慧炬)삼매·지해(智海)삼매·무동(無動)삼매·선조복신(善調伏身)삼매·해탈지자재(解脫智自在)삼매·금강당(金剛幢)삼매·승연화도량(勝蓮華道場)삼매·이세간법(離世間法)삼매·승지(勝智)삼매·불관행(佛觀行)삼매·위광(威光)삼매·위염(威 )삼매·여해탈지(與解脫智)삼매·불신장엄(佛身莊嚴)삼매·광명보변(光明普 )삼매·찰토변정(刹土 淨)삼매·입유정성(入有情性)삼매·만일체원(滿一切願)삼매·순보리로(順菩提路)삼매·바라밀장엄(波羅蜜莊嚴)삼매·보계(寶 )삼매·각화(覺華)삼매·여해탈과(與解脫果)삼매·감로음(甘露音)삼매·무체(無滯)삼매·질풍행(疾風行)삼매·보관(寶冠)삼매·절해류(截海流)삼매·금강봉(金剛峯)삼매·대신통(大神通)삼매·출생의(出生義)삼매·견무변불(見無邊佛)삼매·억지일체소문(億持一切所聞)삼매·여찰나지(與刹那智)삼매·청정무변공덕(淸淨無邊功德)삼매니 이와 같은 무량구치(俱 )의 삼매가 있느니라. 만약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삼매를 얻으면, 이것을 정려바라밀다라고 하느니라. 그때 박가범 부처님이 이 정려바라밀다를 설할 때, 회중의 칠십팔 나유다(那庾多)의 인천(人天)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고, 삼만이천의 보살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증(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