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 권제3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 권제3

불퇴전품 제4 (不退轉品 第四)

1.<부처님에게 자씨보살이 대비심을 일으켜서 수행하는 법을 문청함>

그때에 자씨보살마하살이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고, 부처님의 두 발에 예하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성 세존이시여, 이미 보살의 다섯 가지 발심을 말씀하셨으므로 대승을 수행하여 불퇴전-어떠한 난관을 만나더라도 결코 동요하지 않고 처음 한 생각의 목적을 향하여 정진근고하는 것을 말함-을 얻겠습니다. 그러나 대비심(大悲心)을 어떻게 일으키며, 어떻게 수행을 합니까? 오직 원하오니 여래께서는 유정을 애민하여 널리 선설하여 주시옵소서, 모든 중생을 이롭게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한 때문입니다.”

2.<부처님이 다섯 가지 발심을 설명함>

그때에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도 훌륭하다. 선남자여, 이 뜻을 잘 물었다.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라. 내 마땅히 그대를 위해 분별해서 해설하여, 그대의 의망(疑網)을 끊으리라. 이른바 다섯 가지 마음이라 함은 제일에 대비심이니, 마땅히 이 마음을 가지기를 견고히하여 버리지 말지니라. 저 악취지옥의 중생을 생각하고, 또 그 고를 생각하기를 계경(契經)-불교의 경전, 契는 契合한다는 뜻, 經은 貫?한다는 것이며, 攝智의 뜻-에 설함과 같이 그대는 이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이 경으로서 다시 그대를 위하여 설하리라”

(1)<제 一에 대비심을 일으킴> ①<지옥의 고상(苦相)을 관하고 대비심 일으킬 것을 설함> 모든 유정을 관하면 모두 숙세의 부모종친으로서 존중하던 터이다. 이제 지옥에서 현재 모든 고통을 받고, 열 세 가지의 불에 얽히고 싸여 있다. 두 불꽃이 있으니, 발로부터 들어가서 이마로 뚫고 나오고 또 두 불꽃이 있으니이마로부터 들어가서 발을 통하여 나오며, 또 두 불꽃이 있으니 등으로부터 들어가서 가슴으로 나오고 또 두 불꽃이 있으니, 가슴으로부터 들어가서 등으로 나오며, 또 두 불꽃이 있으니 왼쪽 옆구리로부터 들어가서 오른쪽 옆구리로 뚫고 나오고, 또 두 불꽃이 있으니 오른쪽 옆구리로부터 들어가서 왼쪽 옆구리를 뚫고 나오며, 또 한 불꽃이 있어서 목으로부터 감아내려와서 발에 이르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지옥의 모든 중생의 몸은 그 형상이 연약하여 익은 소젖과 같고, 그 온갖 불로 인해 서로 꿰뚫어 태워진다. 그 지옥불이 인간의 불을 태우기를 털로 만든 꽃을 태워서 타고 남은 재가 없는 것과 같다. 혹은 중생이 불에 타서 동서로 뛰어다니며 구호를 구하기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또 중생이 달아나려해도 달아날 곳이 없어서 도로 와서 불에 뛰어들며, 또 중생이 갑자기 더러운 깊은 똥구덩이에 던져지자 그 구덩이 가운데는 벌레가 있어서 그 주둥이가 예리함이 순전히 동철(銅鐵)과 같고 길이가 십륙지(十六指)로서 중생의 피골(皮骨)과 수뇌(髓腦)를 쪼아먹으며, 또 중생이 불 가운데 묻혀서 타고 굽히고, 혹은 중생이 짠물 가운데 빠져서 떠내려 가는데, 이때 옥졸들이 큰 쇠그물로써 물 가운데로부터 끌어내기를 고기잡는 것과 같이하여, 그 중생을 뜨거운 쇠가 있는 땅위에 눕혀두고 지지고 태우며, 다음에는 쇠집개로써 그 혀를 집어내고, 다시 양동(洋銅)물로써 그 입에 따뤄 부으니 견디지 못하여 죽었다가 조금 뒤에 곧 깨어나서 달아나며, 고통 면할 길을 생각하고 구하려 했으나 마침내 벗어남을 얻지 못하였다. 또 쇠개(鐵狗)가 찾아서 쫓아오고 쇠까마귀(鐵烏)떼가 날아와서 쇠주둥이(鐵?)로 줄곧 쫓아와서 뼈와 살을 찢어서 먹으므로, 멀리 있는 숲을 보고 올라가서 면하려 하나, 그 숲 나무위에는 다 쇠침(鐵針)과 가시(?)가 돋혀서 그 가시 하나하나의 길이가 십육지(十六指)로서 불곷 같이 뜨거워서, 중생이 올라 가려고 하면 가시 끝이 아래로 향하여, 가슴으로부터 들어가 등을 뚫고 나오므로, 고통 받는 것이 한량이 없으나, 벗어나려 해도 면할 길이 없다. 까마귀와 독수리들이 날아와서 두 눈을 쫗아 먹고 다시 그 뇌를 쪼개어 골수를 파먹으며 여기에서 내려오려고 하면 가시 끝이 위를 향하여 눈, 귀, 코, 혀, 몸, 살(肉) 손발과 열 손가락의 마디가 모두 다 분산하여 나무 위에 걸리어서 면하고자 하여도 벗어날 길이 없고 옥졸이 거두어서 쇠 주머니 속에 넣어서, 뜨거운 쇠몽둥이로써 반복하여 두들기며, 또 중생의 손발과 머리의 다섯 곳을 찢어서 톱으로 이것을 갈고, 또 중생을 쇠절구 안에 넣고 그 쇠공이로써 머리로부터 찧으며, 또 중생을 끓는 가마에 넣어서 쇠집개로서 뒤쳐가며 삶으니 물크러지고 익어서 오직 뼈만 있으나 그 명이 아직 있는 것도 있고, 또 중생을 지옥에 거처하게 하는데 자주 빛 쇳돌로 집을 짓고 마음대로 불을 때어 그 불꽃이 환하게 붉은 쇳돌을 녹여 흐르게 하여, 쇳방울 듣는 것이 뜨거운 화살과 같으며, 또 지옥의 사면에 쇠산이 있어서 중생을 그 속에 있게 하고, 두 산이 서로 부닥치고 어떤 때는 남북, 혹은 또 동서의 두 산이 합할 때 그 가운데 중생으로부터 농혈(濃血)이 흘러 나오고, 또 지옥에 쇠뱀(蛇)이 있어서 중생의 몸을 감아 발에서 목에 이르러서는 그 머리를 눌르고 힘을 다햐여 졸라서 골수와 피를 이마에 모아서 빨아 먹고 오직 가죽과 뼈만을 남기며, 또 지옥에 모든 중생들이 있는데 옥졸이 세 갈래 쇠집개로 그 몸을 집어 쑤시는데 두 발로부터 들어가 이마와 어깨에 이르러 세 곳으로 통해 나오고, 그 불집게로 집어 쑤시는 데 따라서 맹렬한 불꽃이 함께 일어나서, 눈과 귀와 코와 입으로부터 불이 나오는 것도 또한 그랬다. 또 지옥이 있는데 모든 중생을 뜨거운 쇠바닥에 눕게하거나 혹은 엎드리게 하고, 다음에는 검은 쇠줄로써 몸을 묶은 다음에, 도끼로 이를 찍기를 목수(木手)가 모든 젖은 나무를 다루는 것과 같고, 또 중생이 있는데 모든 옥졸들이 발로부터 머리에 이르도록 그 가죽을 벗기고, 다 벗기어서는 줄을 꼬아서 고삐로 하여 중생에게 재갈을 먹여서 높은산 꼭대기에 오르게 하고, 그 산에서 뜨거운 쇠로써 달리고 핍박하여 오르게하며 채찍질하여 만반의 고통은 가히 말할 수 없다. 이들의 중생은 무시이래로 다 나의 부모 내외의 종친이라. 이제 유전(流轉)하여 지옥에서 무량겁을 지내도록 항상 고뇌를 받다가 자기의 집으로 가거나, 악업이 다한 까닭에 잠깐 인천(人天)에 낳다가 여기에서 죄를 짓고 도로 지옥에 떨어진다.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중생이 모든 고통 받는 것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②<아귀의 고상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킬 것을 설함> 다음에 아귀를 관하고 다시 대비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모든 중생이 아귀중에 있는 것을 보면 하룻밤 하루 낮은 사람의 한 달과 같고, 날로써 달을 계산하고 열 둘로서 한 해를 삼으며, 귀취(歸趣)중에서는 수(壽)오백 세가 인간의 일만오천세와 같고 항상 기갈을 받을 뿐이며 처음부터 장과 물(漿,水)의 이름도 듣지 못하였는데 어찌 하물며 눈으로 보겠느냐. 그러나 그 아귀의 몸은 큰산과 같고 머리는 천막(天幕)과 같으며, 목구멍은 가늘어서 바늘과 같고 그 머리카락은 드리워져서 두 어깨를 덮고 몸은 예리한 칼로써 형체를 베고 끊는 것과 같으며, 변하여 맹렬한 불꽃이 되어 그 몸을 태우는 것이 불이 섶을 태움과 같아서 고통을 참기 어려우며, 그 양쪽 겨드랑이의 털이 내려와서 허리와 배를 덮었고 다음은 체모(體毛)가 내려와 무릎과 발목에 드리워져서 칼로 깎거나 불로 태우더라도 도로 전과 같아져서 무량세를 지나도록 이와 같은 고통을 받는다. 혹은 멀리서 물을 보고 달려가서 먹으려고 하면, 그 곁에 가서는 엎어지고 악업의 업력(業力)으로써 그 물은 변하여 고름피와 더러운 똥이 되고 혹은 뜨거운 모래가 된다. 그 물의 양쪽 언덕에는 또 옥졸이 있어서 화살 칼 몽둥이 도끼 창 등을 가지고 찍고 찌르고 갖가지로 치고 두드리고 배고픈 중에 불에 끄슬리고 뜨겁고 목마름에 미란(迷亂)하여 어쩔 줄을 몰라 오던 데로 돌아 갈려고 달리다가 모진 불길에 휩싸여서 타지며 갈 바를 모르는데 옥졸이 쫒아 와서 때리고 찍고 끊어서 손발 마디가 모두 다 부러져 없어진다. 또 아귀가 있는데 아침에 다섯 자식을 낳아서 낳는 대로 이것을 먹고 밤에 다섯 자식을 낳아 낳는 데로 먹었으나 먹을수록 배가 고프다는 생각으로 말미암아 아직 잠깐도 배부르지 않고 혹은 비올때 입을 위로 들어 받아 먹으려해도 업력 때문에 한 방울이 입에 들어가서 배 가운데 흘러 들어가자 그만 변하여 모진 불이 되어 곧 지내 나오며, 혹은 여름에 뜨거운 바람이 일어나서 모든 아귀를 불어 쓸어가서 모래밭 가운데에 떨어뜨리면 밑에서는 뜨거운 모래로써 태우고 위로는 햇볕에 타며 주림과 목마름과 뜨거움에 지쳐서 나무 숲을 바라보며 그늘과 시원함을 맛보려고 달려가 거기 이르자 그늘은 피하고 아귀가 이르자 다 옮겨가 버린다. 왜 그런가 하면 옛날 인간에서 연회를 베풀었을 때 걸인이 오는 것을 보고 아끼는 마음으로 주지 않고 비리로 때리고 욕하며 이를 쫓아 보냈으니 이를 쫓아 보냈으니 이 업연으로써 이제 이 과보를 받는 것이다. 또 아귀가 있는데 밤에 달이 있을 때는 맑고 구름이 없지만, 흐르는 빛이 비추면 독한 열이 몸을 녹이는 것이 한 여름에 햇볕에 찌는 것과 같고 또 아귀가 있는데 한 겨울에 큰 바람이 일게되면, 업력으로 말미암아 모든 아귀를 불어 날리기를 나는 티끌과 같이하고 얼음산 가운데에 갖다 두어서 모든 추운 고통을 받으며, 이렇게 무량한 세월을 지나면, 여기에서 명을 마치고 도로 지옥에 떨어진다. 이렇게 왕래하며 무량한 세월을 지내고, 악업이 다 하여 사람 몸을 얻으려고 원하나, 빈천한 집에 태어나서 간인(  )하므로 보시하지 않고 자기가 살기 위하여 더욱더 탐욕과 아끼는 마음이 더하고 빈궁한 연고로 열 가지의 불선한 온갖 죄를 지으며, 이로부터 명을 마치고 또 지옥에 떨어져서 온갖 고를 받으며, 그 고가 다하면 아귀중에 다시 나고, 이렇게 가고 오기를 무수겁을 지내도록 이러한 고를 받느니라. 이들 중생도 또한 과거 무량무변 생사겁중에서 항상 부모 육친 권속이 되었던 때문에 항상 나를 위하여 악업을 짓고 이제 아귀가 되어 이러한 고보를 받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고를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켜야할 것이다.

③<축생의 고상을 관하고 대비심 일으킬 것을 설함> 또 자씨여 아귀가 이미 그렇고 다음에 축생을 관하더라도 또한 이와 같다. 모든 노루,사슴,여우,들개,토끼,호랑이,표범,이리 등 온갖 짐승과 모든 나는새들·오리·매·원앙과 같은 등류가 있어서 가든가 머무르든가 나무에 깃들이고 있든가 앉았든가 날든가 떠있든가, 항상 사람 또는 힘센 새와 짐승을 겁내고 혹은 마시고 혹은 먹는데 아직 일찍 잠시도 편치 않고 주야로 항상 겁에 떨며 또 축생에 큰 자라, 거북, 물고기, 조개, 개구리, 악어 등 수족(水族)들이 항상 그물에 잡히고 물속에서 나고 죽고 하며 또 축생으로 독사·도마뱀·땅거미·족제비 등 이들 축생은 어두운 곳에 나서 어두운 곳에서 죽으며, 또 축생에 이, 벼룩 등은 사람 몸에 의하여 생겨서 도로 사람에 의하여 죽으며, 또 축생에 혹은 죽은 시체에 의하여 혹은 똥이나 습기에 의하여 혹은 초목에 의하여 거기에서 생겨서 거기에서 죽고, 혹은 변화하여 생겨서 도로 변화하여 죽는 이른바 구더기·뽕벌레·우벌이·메뚜기·범나비·들류이며 또 축생이 있는데 항상 고름피와 모든 더러운 것을 먹고서 단맛으로 여기는 이른바 돼지와 개·쇠똥벌레·등애류는 멀리 냄새를 맡고서 아름다운 향내로 알고 날고 뛰고 달려가서 먹지 못할까 두려워하며, 또 축생이 있으니 아름다운 풀은 먹지 않고 오직 찌르는 가시를 먹고 맑은 물은 마시지 않고 오직 탁한 물을 마시며, 또 축생이 있으니 풀에서 생기는 것은 아니지마는 항상 풀을 먹는 것이다. 이를테면 코끼리·말·소·나귀·낙타·노새들의 축생류는 혹은 쇠갈구리로써 그 뇌를 졸라매어 길들여서 타고 다니며, 혹은 코를 꿰고 혹은 곱비로써 재갈 먹이고, 그 머리를 얽어매며, 무거운 것을 지고 가는데 항상 채찍을 맞고 욕을 먹으면서 더디고 빠르게 가는 것을 시키는대로 하고, 혹은 여위고 움츠리고 섰다가 다시 거꾸러질 때가 있어도 한없이 두드려 맞고 힘이 없어 능히 전진하지 못하나 다 숙세 인연으로 말미암아 이제 이 고를 받는 것이다. 혹은 신시(信施)를 먹고도 부지런히 정진하지 않거나 다른 숙세의 빚을 갚지 않고 어려운 고보를 받는 것이다. 이와 같이 끌려 다니며 온갖 매를 맞고도 오히려 부족하여 혹은 잡아 죽이니 만단의 고통이 살아날 곳이 없고 물과 풀이 없어서 병들어도 고칠 약이 없고 죽으면 껍질을 벗기고 사람에게 먹히며 이렇게 하여 죽어서 지옥에 떨어진다. 왜냐하면 마음이 어리석어서 선악을 모르고 부모가 낳아서 기른 구로( 勞)를 생각지 않으며 인과를 알지 못하고 정법을 듣지 않고 또한 보시 지계의 선근이 없이 다만 물과 풀을 생각할 뿐 다른 것은 아는바가 없다. 이들 축생은 사람이 기르는 것이며, 사람이 기르는 외의 다른 축생, 이를테면 사자, 호랑이, 표범, 이리와 위에 말한 물과 육지의 축생은 서로 잔해하고 서로 잡아먹으며, 이런 업으로 말미암아 지옥 중에 떨어져서 무량겁을 지내도록 모든 혹심한 고를 받다가, 지옥의 죄가 다하면 다시 축생에 태어나고 이와 같이 왕래하며 무량겁을 지낼 것이다. 이들 축생도 또한 과거 무량무변한 생사겁으로부터 이래로 항상 부모 육친 권속이 되어서 나를 위하여 불선업을 짓고 이제 축생이 되어서 이러한 고보를 받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이 고통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킬 것이니라.

④<인간의 고상을 관하고 대비심 일으킬 것을 설함> “축생은 이미 그러하고, 다음은 인간세계를 관하면, 모든 중생은 인도에 생했다 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가난하여 굶주리는 것이 긴 세월이라. 알몸으로 진흙을 밟고 다니고 비를 맞고 잠자며, 서리 맞으며 곡식을 거두고 더운 때 김매고 주야로 쫓아 달리며 손발이 터지고 머리카락은 숙대같고 절름발이로 걸으며, 거지로서 남의 문 앞을 돌고 다녀도 아직 한 번도 배부르지 않고 날이 저물면 기대 누워 주려서 잠자며, 다른 사람에게 줄 것을 청해도 서로 구제해 줄 자가 없고 말과 행동을 아무도 믿고 따르지 않으며 모습이 아름다워도 도로 경만과 천대를 받고 항상 인욕(忍辱)-나쁘거나 좋은 경우에도 동요하지 않고 자기의 도에 정진하는 것-을 행하여 남을 요익하게 하여도 싫어하고 꾸지람을 들으며 스스로 겁낸다는 말을 듣는다. 혹은 문예(文藝)가 있을지라도 남이 이를 기록하지 않고 종친에 인사하러 가면 시기하여 먹을 것을 구하러왔다 하고 혹은 삼보에 귀명하여 믿으면 비방하며 명예를 구한다 하고 혹은 남을 찬탄하면 곧 첨곡(諂曲)하다고 하며, 혹은 하천한데 태어나서 항상 스스로 불안하고 남에게 매이고 부쳐서 살며 진퇴를 명령받아 하고 항상 한열을 무릎쓰고 덥고 서늘함을 모르며 물을 긷고 나무를 하여 피로와 괴로움을 사양치 않아도 주인의 뜻에는 도무지 불쌍하고 가엾은 마음이 없이, 조금이라도 틀리고 더딘 일이 있으면 찾아서 채찍으로 때린다.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받는 것이지 하늘도 사람에게 주는 것이 아니다. 박복함을 스스로 불러와서 죽을 고통을 겪는 것이다. 비유컨데 마른 나무가 가지와 잎이 다 없어져서 일체의 나는 새가 와서 깃드리지 않음과 같이 박복한 사람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그때에 박가범께서 거듭 게송(頌)을 설하여 말씀하셨다. “말없으면 어리석고 어둡다 하고 말을 하면 위풍 떨고 미쳤다 하네 친근하면 아첨한다 비방을 하며 멀리하면 겁을 낸다 조롱을 받네. 인욕하면 겁약(怯弱)하다 모욕을 받고 귀명(歸命)하면 이름낸다 훼방을 하네 빈천하게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죽는 고통 그보다도 더한 것이라.” 다음에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 빈궁한 것이 극히 큰 고통이 된다. 항상 친근하여 사람을 찬탄한다 하더라도 복이 없는 때문에 허물과 걱정이 따라서 생기고, 빈궁하기 때문에 항상 능욕(凌辱)을 만나고 그 때문에 더욱 악업을 지어서 지옥에 떨어진다. 또 호귀(豪貴)한 족성(族姓)의 사람은 많은 종과 코끼리·말·소·양이 있고 친척과 권속이 앞뒤로 둘러 싸여 승묘(勝妙)한 낙(樂)을 받는 것이 제천(諸天)과 같다 하더라도, 오욕(五欲)에 미혹되어 더욱 더 진애심을 일으키고 항상 아집과 교만을 일으켜서 사람을 업신여기느니라.” 그때에 박가범께서 게송을 설하여 말씀하셨다. “오근(五根)을 겉잡지 않으면 방일이 많고 탐재는 자기를 해함이 원수와 같네 오욕에 빠지면 술 취한 사람 같아서 귀천이 모두 다 생사의 고를 부른다.” 부처님이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일체의 중생은 현재와 미래에 스스로 지은 업은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은데, 모든 고통의 원인이 탐욕을 근본으로 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다시 선법과 계율(戒律)을 닦아 익히지 않으며, 숙세의 인업(因業)을 태워 없애고 착한 법이 모두 다해지면 이로부터 죽은 뒤에는 또 다시 삼도(三塗)에 떨어질 것이다. 왜그런가하면 탐욕 때문에 항상 산 목숨을 죽이고 자기의 세력을 믿고 남의 재물을 겁탈하며, 온갖 방편으로서 남의 아내를 침범하여 마음대로 사음을 하고자 하며 친소(親疎)를 가리지 않고 항상 바라고 구함을 일으키고 모든 망어로써 어질고 착한 사람을 속이며, 글과 말을 꾸며서 유정을 흉보고 추악한 말을 여기 저기 퍼뜨려서 남의 권속과 모든 친척을 이간하여 불화하게 하며 항상 간탐과 질투심으로 남을 업신여기고 경만하여 스스로 잘난 체 하고 진심의 불에 선업을 다 태워 없애고 모둔 외도는 찬탄하고 불법승을 비방하며 천신에 제사하여 복을 구하고, 숙세의 삼보의 깊은 은혜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무량겁으로부터 이래로 나를 위하여 근고(勤苦)하고, 승행(勝行)인 보리의 자량(資糧)을 수습하여 일체지(一切智)를 갖추었음이니, 이것을 이르되 부처라 한다. 그리하여 생사 긴밤의 어두운 가운데서는 등불이 되고, 귀의할 곳이 되고 구주(救主)가 되고 배(船)도 되고 땟목(?)도 되어 생령을 건져내어 인천(人天)을 대열반(大涅槃)의 저 언덕에 건져다 둔다. 중생은 사견과 아만이 높아서 취한 사람과 같고, 오욕에 묶여서 선법을 닦지 않고, 이로부터 명 마치면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진다. 혹은 인간에 있어서도 하천(下賤)하고 빈궁(貧窮)하여 모든 고뇌를 받는 것이 독한 화살을 몸에 맞은 것과 같은 것은 선법을 닦지 않음으로써 이러한 고보(苦報)를 받는 것이니, 보살마하살은 이 고를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⑤<제천(諸天)을 관하고 대비심 일으킬 것을 설함> 다음은 천취(天趣)를 관하라. 저 제천을 관하건데 수명이 정원하여 모든 고뇌가 없다고 하나, 장차 명을 마칠 때는 오쇠상(五衰相)이 나타난다. 첫째 머리 위에 꽃다발은 모두다 시들어지고 둘째 천의(天衣)에 때가 묻고 셋째 겨드랑이에 자연히 땀이 나고 넷째 두 눈을 자주 껌벅이고 다섯째 본래 있던 곳을 즐겁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상이 나타날 때는 새로난 천녀(天女)는 다 모두 멀리 떠나며 이를 버리기를 초개와 같이하고 예전에 모시던 천녀는 애련(愛戀)의 정이 깊어서 둘러싸고 보며 목숨을 버리는 것처럼 목메어 슬피 울며 각각 앞에 나아가서 슬피 부르짖으며 기거를 묻는다. 그때 천인들은 새 천녀들에게 이르기를 “나도 또한 가엾게 여기고 두 마음이 없는데 어찌 이제 나를 버리기를 초개(草芥)와 같이 하는가? 그대들은 이제 와서 슬퍼하며 나를 아끼는구나! 이 인연으로써 옛사이에는 사랑하고 새로운 사이에는 미움을 일으켜서 오상(五相)이 앞에 나타난다면 반드시 죽음이 올 것을 알고, 천궁(天宮)의 처소를 떠나게 되니, 아름답고 미묘(美妙)한 음성과 천상의 빛과 향기와 즐거운 마음과 하고져하는 낙이 어지럽고 생각을 잃어 이 궁을 떠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모든 천중(天衆)들의 모임 가운데 오래 머물지 못하니 내 오늘날 명이 장차 다 하려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고뇌는 화살이 심장에 맞은 것 같도다. 우리들은 의지할 곳이 없고 믿을 곳이 없고 친한 사람도 없고 주인도 없고 귀명할 곳도 없고 구제할 사람도 없어, 목이 쉬도록 슬퍼하고 탄식하는데 제천(諸天)은 쾌락만 즐기고 나를 버릴 것인가! 또 제석천(帝釋天)의 궁성을 생각하니 이제 간장이 끊어지려는구나! 제석(帝釋)천왕보좌에서 조알(朝謁)할 길이 없고 수승한 궁전중(殿中)에서 길이 첨망(瞻望)할 길이 끊어 졌으며, 제석천의 보상(寶象)에는 어느날이나 같이 탈고, 온갖 꽃핀 동산에서 다시 볼 수도 없고 추악원( 惡苑)-제석천왕이 아수라의 군대를 征伐하기 위하여 이 동상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무기(武器)가 나타나는 곳-안에서 갑옷과 투구를 쓰는 것도 길이 사양하게 될 것이며, 온갖 숲이 우거진 동산에서 연회할 날도 없고, 희림원(喜林園)-극히 殊妙한 경치가 모두 이 동산에 있어서 즐거움이 한량 없음-에서 놀아 볼 기약이 없고, 파리질다(波利質多)- 利天에 있는 향기로운 나무-와 겁파수(劫波樹)-喜林園에 있는 나무, 때 맞추어 쓰고 싶은 물건이 나온다고 함-백옥(白玉) 연석( 石)에 다시 앉을 때가 없을 것이며 선법의 당중(堂中)에 모여서 의론하는 것도 영원히 막히고, 만타지니(曼陀枳尼)-大龍衆王이 멱감는 못의 이름-의 수승한 못물에 목욕할 기회도 없으며, 네 가지의 감로(甘露)-靑黃赤白의 아름답고 맛있는 음식-도 또한 먹기 어렵고 오묘(五妙)의 음악-宮商角徵羽의 五音이 美妙함을 이름-도 들을 길이 돈연히 끊어졌으니, 슬프다 큰 고통이여! 무상(無常)의 신속(迅速)함은 나의 이 몸으로 하여금 홀로 이 고통을 받게 하고, 찰나에 생멸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 아닌가”. 제천(諸天)의 수명(壽命)은 곧 환몽(幻夢)과 같아서, 옷을 벗어 땅에 버리고 몸과 심장을 베고 뱀에 물리는 극히 큰 고뇌를 겪는 것과 같다. 다른 천(天)을 우러러 보고 애원하기를 “자비로서 가엾게 여기고 나의 수명을 구제하여 다시 며칠이라도 늘려 주시면 또한 즐겁지 아니하겠습니까. 내 몸의 오쇠상을 없애고 저 마두산처(馬頭山處)-마두산처는 말머리의 형상과 같은 山. 沃焦海는 바다 가운데 焦石이 있어서 바닷물을 모두 말려버린다고 한다. 모두 五欲의 깊고 높은 것을 말한 것이다.-와 옥초해중(沃焦海中)에 떨어지지 말게 하여 주십시오” 이러한 말을 제천이 비록 들어도, 능히 구제하는 자가 없었다. 이 천(天)이 보고 나서 이렇게 생각했다. ‘그들 제천은 서로 구원하여 나의 수명을 연장하지 못하는 것이니, 이로써 꼭 알아야 할 것이다. 장차 오래지 않아서 죽을 것이라’고 목숨을 마칠 때에 다다라서 그 천이 자기가 태어날 곳을 보니, 지옥 축생 아귀에 떨어지게 될 것이라. 이 상(相)을 보고 목메어 슬피 부르짖으며 몹시 고민 하다가 기절하여 땅에 쓰러져서 뒤집힌 눈으로 서로 훑어보다가 곧 명을 마치고 업(業)에 따라 삼악취에 떨어지는 것이니, 이로써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천궁(天宮)중의 큰 고통도 유전(流轉)하여 끊임없어 다만 기약이 없는 것이라’고. 보살마하살은 이런 고통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⑥<천상과 지옥과 인간의 수명이 다른 것을 설함.> “자씨여, 마땅히 알지어다. 비유하면 사람이 활 끝으로 큰 바다의 물을 찍어냄과 같은 것이니 활의 물과 큰 바다의 물과 어느 것이 많겠느냐?” 자씨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그 활 끝의 물은 극히 적은 것인데 어찌 이것으로 큰 바다에 비교하겠습니까? 이 큰 바다는 극히 깊고 넓은데 어찌 이 활 끝물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 그때에 박가범께서 자씨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천인으로부터 몰락하여 삼악취에 떨어지는 것은 큰 바다의 물과 같고 다시 인천(人天)에 나는 것은 활끝의 물과 같다. 삼도(三途)에 떨어지면 고(苦) 받음이 무량하여서 다 말할 수 없고 가히 사량하지 못하리라. 위와 같이 삼악취의 고를 대략 말한 것은 긍가하( 伽河)의 한낱 모래와 같고 아직 그 설하지 못한 것이 긍가하의 모래수와 같다. 수명(壽命)도 또한 그렇다. 인간의 수(壽) 백년이 제석천(帝釋天) 중의 일주야가 되고, 이 주야가 삼십으로써 한 달이 되며, 열두 달을 일년(年)으로 하여 천상의수(壽)가 일천년이라. 만약 인간의 세월 같으면 총(總)삼(三)구치(俱치)가 넘는 육십억년이라. 이 수량(壽量)이 저 흑승(黑繩)대지옥 중의 일주야가 되면 이 일야(日夜) 삼십으로써 한달(月)로하며, 열두달을 일년으로하여 만(滿)일천년으로서 수량(壽量)으로하고 이 일천년으로써 중합(衆合)대지옥-八大지옥의 하나. 모든 고통을 합쳐 모아서 받게하는 지옥-중에서는 일일야(一日夜)로 하여 이 일야(日夜) 삼십으로써 일개월로 하고 십이개월을 일년으로 하여 만(滿)이천년으로써 수량으로 하고 내지(乃至)아비(阿鼻) 대지옥 중의 수는 일중겁(一中劫)-小劫二十을 中劫이라 하고 四中劫을 大劫이라함-이다. 이것으로써 마땅히 알지니 지옥 중생의 수명은 매우 장원한 것이다. 제천이 임종(臨終)할 때에 천안(天眼)으로써 관하여 모두다 알고, 극히 우뇌(憂惱)하고 가졌던 모든 욕락(欲樂)을 한꺼번에 잃어버린다. 그 고락을 각각 십륙분으로 하여 일분의 고(苦)가 생(生)기면 능히 천중(天中)의 십륙분의 낙을 멸하느니라.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제천(諸天)이 명 마칠 때 다다라서 이와 같은 고통받는 것을 관하고 대비심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한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제일의 대자비심이니라”

(2)<제 二에 유정을 위해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체지지를 구하고 퇴전하지 아니함>

① <일체 중생을 모두 숙세에 나의 부모 친속이라고 생각함> “또 대정진을 일으켜서 유정을 구제하여 열반안락한 곳에 두어야 한다. 저 상주(商主)와 같이 이러한 생각을 하라.’부모 종친이 다 모두 가난에 지쳤으니 어떠한 방편으로서라도 어려움을 면하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다시 다른 방도가 없으니 오직 바다에 들어가서 여의주를 가져오는 것뿐이다. 가지고 돌아와서 부모에 효양하고 받들어 모시겠다.’고 이런 생각을 하고 바다에 들어가 여의주를 얻어서 높은 깃발 위에 두고 온갖 보배, 의복 음식 향화 기악(妓樂)을 비 내리듯 하여, 부모 종친의 뜻에 따라서 모두 만족하게 하여준다.”

② <일체지의 여의주를 얻어서 신통공덕의 다라니문을 비내리듯 함> “보살마하살이 보리심을 일으켜서 일체지(智)를 구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라. ‘일체 중생은 다 나의 숙세의 부모 친속으로서 생사에 유전하여 현재 모든 고를 받으니, 무슨 방편으로써 면하게 할까?’이런 생각을 하고, ‘다시는 다른 방도가 없고 오직 육바라밀법계 중에 들어가서 일체지의 여의주를 구하여 이 고를 구제함에 있다.’고 이러한 생각을 하고 법계중에 들어가서, 부처님 지혜인 여의보주를 구하여 법의 깃발 위에 두고, 큰 자비의 구름을 펴서 널리 일체 신통공덕의 다라니문을 비내리듯 하게 하고, 부끄러움을 의복으로 삼고 보시를 집으로 삼고, 정계의 향과 인욕의 화만과 정진의 반찬에 선정을 상(牀)으로 삼아 지혜의 감로로써 그 밥을 삼고, 모든 법이 공적(空寂)함을 그 자리로 삼고, 대열반으로써 보배성을 삼으며, 제불 보살을 선지식으로 삼아서 비내리듯 할지니라. 이와 같은 묘보(妙寶) 의복(衣服) 향화(香華), 기악(妓樂), 여의보주(如意寶珠)보다도 오직 일체종지(一切種智)의 무상조어대사외에는 능히 모든 고난한 자를 구제하여 안락을 얻게하고, 열반을 구경(究竟)케 할자가 없다.”

③ <네 가지 큰 서원을 발해야 함> “보살 마하살은 이것을 생각하고, 결정코 스스로 깨쳐서 불퇴전을 얻고 또 이러한 서원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1. 원컨데 내가 사는 고난 있는 곳에 모든 중생을 대신하여 온갖 고뇌를 받고, 스스로 해탈하여 열반을 증하고 저 중생을 버리고는 안락을 구하기를 서원하지 않는다고. 무슨 까닭이냐 하면, 일체 성문과 벽지불이 자기 해탈을 구한 뒤에 열반에 드는 것이 무량무변하여 가히 헤아릴 수 없으나, 일체 중생을 이롭고 즐겁게 할 수 없고, 불신(佛身)의 공덕을 칭양(稱揚)할 수도 없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은 설혹 삼도에 있더라도 능히 유정으로 하여금 불선업을 버리고 선법을 수습하여 뭇 고통을 여의고 해탈을 얻게하는데 하물며 인중(人中)에 있어서랴. 이 인연으로써 보살마하살은 시방 일체의 유정을 이락케 하는 것이다. 이러한 뜻으로 말미암아 도리( 利)의 제천과 대범천(大梵天), 대자재천(大自在天)과 모든 신선과 외도들도 공경 공양하고 다 모두 받아 용납하며, 이 보살은 불퇴심을 얻어 삼세 제불에 칭찬받고 기별(記別)을 받게 될 것이다. 보살마하살의 대승을 닦는 자는 자재하여 무외(無畏)하기가 사자왕과 같아서 일체 중생을 따라 좇아서 행하고 길이 두려움이 없게 하고 곧 보리에 이르리라. 성문, 연각과 모든 아라한(阿羅漢)은 보살의 가르침을 듣고 깊은 암굴(巖窟)에 들어가서 옷으로 머리를 덮고 열반에 들어가려 할 것인데, 어찌 대승과 같이 보살행을 닦고, 자리이타의 이익을 입지 않는 자가 없게 할 것인가. 이런 인연으로써 더욱더 정진을 더하여, 차라리 삼도에서 무량한 고를 받고 마침내 자리하지 않고도 열반을 얻으리라. 과거와 미래의 일체 유정이 지은 악업으로서 마땅히 악취에 떨어져서 모든 고통을 받을 자는 원컨데 내 몸에 모아서 대신해서 이것을 받고 내가 과거와 현재세에서 닦은 승행(勝行)과 일체의 선품(善品)과 모든 공덕법을 원하건데 다 일체의 유정에게 회향하여 속히 열반을 증하게하며, 소유의 진귀한 재보도 내가 즐겁게 다 버리고, 치고 욕하거나 업신여겨도 끝내 보복하지 않고 다 참고 받겠으며, 원컨데 저 중생으로 하여금 다 죄가 없게 하리라. 무량 무변 아승지겁에 난행(難行)고행(苦行)하여 나의 서원(誓願)이 다할 때까지 행하리라, 그리고 중생을 위하여 맹서코 무상정등보리를 구하여 정진 수행하고 선정 해탈하여 불퇴전을 얻고, 또 과거의 무량 무변의 보살마하살이 정근(精勤)하여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수습하였음과 같이, 나도 또한 이와 같은 수행을 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일체 유전(流轉)의 유정을 제도하여 열반의 위없는 해탈에 편하게 두고자 함이다. 또 원컨데 일체 중생의 무리 혹은 난생(卵生),태생(胎生), 습생(濕生), 화생(化生) 혹은 유색(有色), 무색(無色) 혹은 유상(有想), 무상(無想) 혹은 비유상(非有想), 비무상(非無想)으로 하여금 내가 다 큰 열반에 들게하고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다 육바라밀을 원만하게 하여, 무상불신(無上佛身)의 백복장엄(百福莊嚴)한 삼십이상 팔십종호(三十二相八十種好)를 구족하게 성취하고 목과 등에 둥근 광명이 있어서 백천일(百千日)을 지나도 중생들이 즐겁게 보고 우러러 봐서 싫음이 없게 할 것이다.

  1. 또 원컨데 시방 세계의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공덕이 장엄하여 모두 다 불(佛)과 같이 되게 할 것이라. 고 다시 이러한 서원을 일으키라. ‘원컨데 이 몸을 버리고 법계의 일체 중생을 위하여 타매(打罵)와 가책(訶責)을 받고 어떤 때에는 동여매어서 그지 없는 괴로움과 모욕을 받거나 목숨을 끊고져 하거나 온갖 노역(勞役)에도 승순하여 어김없을 것이니, 원컨데 저 중생으로 하여금 다 죄루(罪累)가 없게하여 지이다.’ 이러한 원(願)을 발하고나서 또 다시 생각하라. ‘원컨데 내가 속히 이 서원을 원만하게 성취하여지이다.’

  2. 또 서원하기를 ‘이 몸이 오취(五趣)에 머물어서 일체 유정을 이롭고 안락하게 하며, 의지하고 믿을데 없는 자에게는 의지할 곳이 되고 타국에 주유(周遊)하려는 자에게는 인도하는 사람이 되고, 바다에 들어가려는 자에게는 배와 뗏목이 되고 개천과 시내를 건너려는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다리가 되며, 광야(曠野)에 살려는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샘과 우물이 되고, 추운자에게는 땔나무(??)가 되며, 한 여름 더위에는 그를 위하여 서늘함이 되고 어두운 곳에 있는 자에게는 등불이 되며, 피로에 지친자에게는 부드러운 깔 방석이 되고, 굶주려서 배고픈 자에게는 맛좋은 밥이 되며, 목마른 자에게는 화(化)하여 단맛의 물이 되고, 헐벗은 자를 위하여는 의복이 되며, 가뭄과 흉년에는 오곡을 비내리 듯 내리게 하고 병들어 고통하는 자에게는 좋은 의사가 되어 아픔을 낫게하고 수명을 연장하게하고 고독한 자와 홀아비 홀어미에게는 모시는 자가 되며 모든 빈궁한 자에게는 묻힌 보배가 되어서 그 가고 머무는데 따라서 서로 버리지 아니하고 만약 먼길 가는 자에게는 길동무가 되며 아울러 수레와 말이 되어 가는 곳까지 닿게하고, 혹은 사견(邪見)을 가진 자에게는 그를 위해 정법을 설하여 정견(正見)에 머물게 하고 지옥에서 고통 받는 자에게는 내 맹서코 그 지옥에 들어가서 구제하여 나오게 하며, 아귀에 떨어진 자에게는 그를 위하여 청량하고 맛좋은 음식이 되어 기갈을 덜어주고 축생의 무리 호랑이, 이리, 곰, 사자 등에 떨어진 자에게는 그들을 위하여 고기더미가 되어서 먹게하리라’ 또 이 서원(願)을 발하라, ‘내 살(肉)을 먹고자 하는 자에게는 다 모두 배부르게 하여 서로 잡아먹지 못하게 하고 코끼리. 말. 소. 양. 사슴 등의 짐승에게는 내 그들을 위하여 비이(肥 )-풀이름, 만약 소들이 이것을 먹으며 ??가 된다고 함.-와 보드라운 풀이 되며 또는 모든 중생의 고기(肉)를 먹고 풀을 먹으려는 자에게는 오곡과 음식 등 뜻에 따라 모두 충족하게 하고 인간이 되어 사는 자에게는 즐기고 하고 싶은 것에 따라서 내 모두 공급하여 떨어짐이 없게 하리라’ 고

  3. 또 이러한 원을 발하라.’원컨데 내 모두 일체의 다라니신(身)을 성취함을 얻어서 모든 중생이 있는 곳에 따라 다 구호하고 여의수(如意樹)가 되고 현병(賢甁)이 되어서 다함 없는 재보를 출생하여 일체에 급시(給施)하기를 구족 원만케하며 혹은 의왕(醫王)이 되어 그 질병을 낫게 하고 대비의 손으로써 법의 문빗장을 잡고 열반의 성을 열어 불지견(佛知見)을 시현(示現)하며, 삼아승지겁(三阿僧祗劫)에 난행 고행으로 모든 중생을 구제하여 열반에 안주(安住)하고 진실로 해탈케하여 소생처(所生處)에서 항상 부지런히 정진하여 게으름이 없이 일체 유정을 이익하고 안락하게 하리라. 중생을 구하기 위하여 지옥에서 고통 받기를 무량하게 하여도 열반의 낙과 같이 하리라.’ 또 이러한 원을 발하라. ‘만약 일체 중생이 아직 해탈을 못할 때는 내 서원코 항상 지옥에 있고 보리를 증하지 않겠다.’ 고.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곧 이 것이 보살마하살이 제이(第二)로 정진하여 일체지지를 부지런히 구하는 것이니라.”

(3) <세 가지 승심(勝心)을 발하여 불퇴전을 구함> “또 다음에는 자씨여, 이 행(行)을 다 행한 뒤에는 마땅히 다시 세 가지의 승심(勝心)을 일으켜서 불퇴전을 구하고 내지(乃至) 삼무수겁에 정진 수행하여, 한 찰나에도 간단하는 일이 없도록 할 지니라.”

① <마왕(魔王)들의 방해를 물리쳐야 함> 혹은 뭇 마가 사문의 형상이나 혹은 바라문의 형상이나 고행하는 자의 갖가지의 다른 모양을 하여 대승의 모든 허물을 만들어 수행자에게 권하여 퇴전하게 하고 이와 같은 말을 할 것이다. “불도는 아득하게 멀어서 백천겁을 지나도록 난행 고행을 하고 버리기 어려운 것을 능히 버리고, 나라성과 처자와 상마와 칠보와 노비와 동복( 僕)과 몸의 살과 손발까지라도 아낌없이 이와 같은 보시를 천만겁을 지나도록 하고 바야흐로 보리를 증할 것이다. 무량한 중생이 이와 같이 수습하여도 다 아직 성불하지 못하였고 모두 이미 퇴전하여 자기의 열반에 들며 설령 불과를 이룬다고 하더라도 또한 열반에 들어갈 것이다. 일종의 열반에 뭐 근고(勤苦)를 할 것인가, 그대가 이익을 구한다면 두 가지의 일을 닦을 것이니라. 첫째는 현생에서 항상 쾌락을 받는 것을 구하여 인천의 온갖 승묘한 오욕을 마음대로 누리고 조금 고가 있더라도 또한 겁을 내지 말지니라. 무슨 까닭이냐 하면, 비유컨데 농부와 같아서 어찌 벌레와 짐승을 두려워해서 씨를 뿌리지 않을 것인가, 인천(人天)의 쾌락도 또한 이와 같아서 적은 고가 있다 하더라도 쾌락이 다함이 없는 것이다. 다만 스스로 닦고 가질 것이지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두려워 할 것인가. 둘째는 스스로 열반을 구하여 이 생에서 세 번 나서 아라한을 얻게되면, 스스로 마땅히 해탈할 것인데, 어째서 많은 고를 받아가며 불과(佛果)를 구할 것인가. 만약에 또 이승(二乘)에 들어가기 어려운 자는 또한 인천의 온갖 쾌락을 받을 것이다. 설혹 내종에 싫을지라도 빨리 열반에 들것이니, 비유하면 사람에 공력은 적게 들이더라도 이(利)를 얻는 것이 많은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공력(功力)은 극히 많이 들여도 일을 이루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대가 보시를 하고 온갖 간난(艱難)과 노고(勞苦)를 다 하여도 도무지 성취하는 것은 없고 스스로 속을 뿐이다. 그대 이제 나와 함께 행하고 머물며 함께 열반하며 나아가고 그침에 함께 거처하지 않겠는가.”할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보살마하살이 대승을 닦으려하는 자는 이 말을 듣거든 도무지 믿고 따르지 말고 이러한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이것은 악마가 나를 요란( 亂)하게 하고 장애하여 나를 꾀이고 속여서 보리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다’고 이미 이것을 알고 또 이런 마음을 일으킬 것이다. “내 이제 본서원을 어기고 이와 같은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결정코 위없는 불과를 정진하여 구하고, 대승에서 맹서코 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제일의 승심(勝心)을 일으킴> 「세가지 마음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뭣을 셋이라 하는고 하면 첫째에는 <일체 유정은 다 나의 숙세의 부모 친우로서, 무시제(無始際)로부터 생사에 윤회하여 큰 간난과 고통을 받고, 팔한(八寒) 팔열(八熱)-等活 黑구 衆合 號  大  炎熱 大熱 無間이다.-십륙지옥(十六地獄)-八大地獄에 各十六의 副地獄을 말함-에서 모든 고뇌를 받고, 또 아귀 축생가운데서와 인천에서도 또한 이와 같다. 하물며 이것이 나의 숙세의 부모 내외의 친속인데 어찌 자비와 연민의 정이 없을 것인가. 이런 까닭에 내 이제 맹서코 보리를 취하는데 퇴굴하지 아니할 것이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불퇴전 중의 제일심(心)이니라.」」

<제이의 승심을 일으킴> 「둘째에는 일체 유정이 무시 이래로 이미 부모가 되어, 일일이 태어나는 곳에 어머니의 배 가운데 있어서 침식과 잠잘 때에 편치 못하게 하고, 낳아서 기르는데 고생하시며, 대비심으로써 피가 화하여 젖이 되고, 오래도록 게을하지 않고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먹이시며, 공덕을 날마다 닦아서 나의 성장을 소원하시었는데, 내 복이 엷어서 요수(夭壽)로서 명을 마치니,부모는 슬피 부르짖으며 스스로 머리를 뜯고,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리고 식음이 달지 않았다. 일일의 생(生)중에 다 이런 고가 있었으니, 흐른 눈물은 그 양(量)이 사대해보다 많았고, 마신 어머님의 젖도 사대해보다 많았을 것이다. 또 일체 유정은 무시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은애가 있는 까닭에, 나의 부모가 되어 온갖 인연으로서 나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며, 이러므로서 지금까지 유전(流轉)하여 아직 쉬지않는 것이다. 만약 이 유정이 근고(勤苦)하여 위 없는 보리를 수습하면 곧 이 유정은 모두 성불에 계합하여 질 것이다. 나 때문에 생사가 다함이 없었던 까닭이다. 또 일체의 유정은 무시 이래로 나를 가엾이 여긴 까닭에 착하지 못한 업을 짓고도 마음에 개회(改悔)가 없었다. 만약 이 악업을 형상을 세워서 쌓아 모은 다고 하면 묘고산 보다 높을 것이다. 업 쌓은 것이 이미 그러하니 삼악취에 떨어지는 것도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뜻인 때문에 어찌 은혜를 배반하고 자기만이 열반에 들어서 해탕을 구할 것인가. 비유하면 여러 사람이 같이 왕법을 범하여 옥에 갇혀서 달아날 길이 없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담에 조그마한 구멍을 발견하고, 모든 방편을 써서 자기만 빠져 달아났다. 이 인연으로서 고난을 면한 것처럼, 이승의 사람들도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다. 예전에 중생과 함께 어리석은 애착으로 삼계에 얽매여 있으면서, 생사의 옥을 벗어나려 하여도 방법이 없었는데, 그중 한 사람이 사제문(四諦門)을 보고, 고(苦)를 알고 집(集)을 끊고 멸(滅)을 증(證)하고 도(道)를 닦아 아라한(阿羅漢)을 얻어서 자기만의 열반을 증하지만, 대승을 닦는 자는 이와 같지 아니하고, 서원하여, 중생과 함께 해탈을 얻는다 계정(戒定)으로써 두 손으로 하고, 지혜로서 도끼를 삼고, 대비를 갈구리와 자물쇠로 삼아서 번뇌의 적(賊)을 파하고 생사의 군사를 항복 받아서, 성문(城門)을 활짝 열어서 지혜의 전당에 오른다.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대승을 닦는 자의 제이의 불퇴심(不退心)이니라.」

<제삼의 승심을 일으킴> 「셋째에는 보살마하살은 이러한 생각을 해야 할것이다.<무시제로 부터 유전(流轉)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일의 유정은 서로 계속(繫屬)하여 신구의업으로써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마음을 요란(擾亂)케 하여 그로하여금 진애를 일으키게 하고, 재보를 겁탈하여 온갖 것을 탐구(貪求)하고 남의 목숨을 끊어서 피와 고기를 먹는 이와 같은 살해가 무량무변하다. 설혹 그가 아직 살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밤낮 생각하기를 ‘무슨 방편으로서 그 목숨을 끊어서 그 피와 고기로서 나의 먹을 것을 충당할고’ 한다. 또 교만한 마음으로 자기만 믿고 다른 이는 업신여겨서 남을 그르다 하고 자기는 옳다고 하며 남의 좋은 일을 듣고는 질투심이 생겨서 참지 못하고 중독(毒)되어 죽게 하며, 고난한 자를 보고도 자비심이 없고 자기보다 낫지 않음을 기뻐하고, ‘어떻게 하면 일찍 죽을까’한다. 부귀한 자를 보고는 뜻으로 기뻐하지 않고, 형명(刑名)을 범하게 하여 쫒겨나서 빈천하기를 원하고, 다른 이를 고뇌하게 하고 자기는 영화 받기를 원하며, 남의 재보(財寶)는 밤낮으로 망하기를 원하고, 나의 재산은 날마다 증장하기를 원하며, 남은 우고(憂苦)케 하고 항상 안락을 원하며, 남은 미움을 받게하고 나는 사랑함을 받고져 하며 다른 이는 원가(怨家)를 만들게 하고 자기는 친우가 되려하며 남은 항상 타락하게 하고 나는 뛰어 오르고자 하며 다른 이는 빈궁하게 하고 나는 오직 부유하기를 원하며 나는 지혜를 얻고 남은 우치하기를 원한다. 무시 이래로 생사간에 밤낮으로 생각키를 이와 같은 마음으로써 자기의 안락을 구하여 이익되게 하고 자기에게 닥치는 고뇌는 다른 이에게 넘겨서 한 중생도 침해를 입지 않는 자가 없고 이름이 들어날 좋은 일은 모두 남이 하기를 원치 않고 입으로는 말하여도 마음에는 어긋나는 일을 항상 행하여서 이와 같은 온갖 위협으로서 남을 편치 못하게 함이 무량무변하여 다 말할 수 없다.」

<내가 과거에 나쁜 교로써 죄지은 것을 뉘우치고 승심을 일으킴>

「또 나쁜 교로써 다른 이를 시도(示導)하여 현재 미래에 험한 곳에 떨어지게 하였으며, 거짓 소견을 꾸며서 다른 사람을 변증(辨證)하고 진귀한 재보에 손해를 주고 그 벼슬도 잃게 하며 이간의 말로써 친소를 만들어 요란하게 싸우게 하고 교묘하게 많은 거짓말을 하여 마음에 서로 원한을 품게하여 지옥에 떨어져서 벗어날 기약이 없게 하며 추악한 말로써 남을 헐고 욕하기를 뜨거운 화살로서 그의 몸과 심장을 쏘는 것과 같이 하여, 이에 명마침에 이를 때까지 어느 때나 잠시도 잊지 않게 했다. 거짓 이름을 내세워 헐어 말한 것이 많았고, 중생을 괴롭히려 온갖 이단(異端)의 말을 하며 혹은 화내어 불타는 마음으로서 삿되고 악한 법을 설하고 진애가 치성하여 유정을 악도에 빠지게 하며 주술(呪術)과 요매(妖魅)와 부서(符書)로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다 함께 닦고 익히게 하여 서로 손해 되게 하고 질병을 유행하게 하며 건장한, 자를 여위게 하며 젊은이가 변하여 늙게 하고 밝은 눈을 소경이 되게 하며 밝은 귀를 귀먹게 하고 단정한 이를 더러운 얼굴로 나타내게 하며 건장한 자로 하여금 문둥병이 들게 하고 선 닦는 자로 하여금 악을 짖게 하며 지혜 있는 자로 하여금 어리석고 미치게 하고 장수하는 자로 하여금 일찍 죽게 하며 부귀한 자로 하여금 빈천하게 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직 끊임없이 유전하여 행하였다. 」

<내가 외도의 스승이 되어 과거에 죄지은 것을 뉘우치고 보리를 성취하여 중생들을 제도할 승심을 일으켜야 함>

「또 생각해 보아라.<내가 예전에 외도의 스승이 되어 사견으로서 사람에게 가르치고 비법(非法)을 법으로 설하고 법은 비법이라고 설하여 무량무변의 모든 유정들로 하여금 보리심에서 물러나게 하고 사견비법 중에 떨어지게 하였으며 이로 좇아 지옥 축생 아귀취(鬼趣)에 떨어지게 하였다.>고 또 중생들은 왕세(往世)중에 나의 사교(邪敎)를 받아서 그 뒤에 험준한 산에 올라가 몸을 던지고 내려와 염모나하(閻牟那河)-印度 恒河의 支流-에 들어가서 명을 마치고 생천(生天)함을 얻었다고 하여 지금도 끊어지지 않고 있다. 또 무량한 중생들은 긍가하( 伽河) 남염모하(南閻牟河)이 두 물의 중간에 가면 큰 신수(神樹)가 있는데 이구타(尼拘陀)라 불렀다. 그 나무가 단정하고 푸르고도 무성한 나무 잎은 좋은 그늘을 이루었고 땅은 편평하고 넓어서 이곳을 시장(施場)으로 하여 나무 밑에는 많은 세갈귀쇠창(三 鐵戟)을 세워 놓고 저 모든 중생이 생천(生天)을 구하는 자는 저 시장(施場)중에서 먼저 보시를 행하고 다음에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강물에 들어가 목욕하여 죄구(罪垢)를 씻어 없애기를 바래며 그러한 후에 나무에 올라가서 바로 쇠창(鐵戟)위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명을 끊고 이로부터 죽은 뒤는 천상에 태어난다고 하며 무시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유행(流行)하여 아직 끊어짐이 없다. 또 중생들은 내 사교(邪敎)를 받고 항상 스스로 아까워서 혜시를 행하지 않고 만약 보시하는 자를 보면 크게 진심을 일으키며, 보시를 받는 사람을 보면 또 노여움을 일으켰다. 왜냐하면 내가 시자(施者)와 수시자(受施者)를 보면 이 업연으로 말미암아 함께 지옥에 떨어지고 이러한 소견 때문에 무량겁중에 아귀 고를 받으며 지금도 아직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다. 또 중생이 있어서 내 사교를 받아 많은 소와 양을 죽여 피로써 하늘에 제사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와 같은 소와 양은 하늘로부터 나에게 내려주신 것이라, 내가 그 고기를 먹고 피로써 하늘에 제사해야 한다. 무시로부터 지금까지 그 교를 받아 행하고 이미 명을 마치면 악취 중에 떨어져서 잔인하게 살해하여 편하지 못하고 서로 잡아 먹으므로 어리석은 때문에 열반을 얻지 못할 것이다. 또한 중생들이 나의 사교를 받아 불법승을 항상 비방했다. 또 중생이 나의 사교를 받아 삼세선악의 인과를 믿지 않고 말하기를 <보시도 없고 또 공양도 없고 또 그 과(果)도 없고 호마(護摩)-焚燒 또는 火祭 化法의 뜻-의 법도 없고 선행도 없고 악행도 없고 또 업과(業果)도 없고 이 세상도 없고 다른 세상도 없고 지옥도 없고 아귀도 없고 축생도 없고 천상도 없고 인간세계도 없고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고 일체의 중생은 그저 술취한 것과 같다. 술 만드는 사람은 누룩과 쌀로써 차고 더움을 알맞게 하여 드디어 유명한 술이 되는 것이다. 마시면 곧 사람을 취하게 한다. 이 취하게 되는 것은 어찌 부모로부터 생긴 것인가, 중생도 또한 그러하여 부모가 화합한 근본은 염애(染愛)로 말미암아 내가 출생한 것이고 내가 명을 마치면 다시 날수 없는 것이다. 비유하면 나무를 베어서 태우면 재가 되는 것과 같은데 이 재를 뿌린다고 어찌 나무가 날수 있으랴, 내 몸도 또한 그러하여 죽은 후엔 나지 못하리라. 이런 까닭에 결코 인과가 없다고 알지라. 이로 연유하여 부모와 스승에게 공경함이 없고 항상 이를 헐어 욕하며 무량생(無量生) 중에서 이 삿된 법을 가르쳐서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지옥에 떨어지게 했다. 혹은 외도가 불로써 몸을 태우고 혹은 물에 뛰어들어 스스로 빠져 죽으며 혹은 날카로운 창 위에 굴러서 명을 마치고 혹은 개의 행동을 익혀 입으로 똥을 먹고 생천(生天)을 구하며 혹은 소의 버릇을 익혀서 부리는 자에게 불리우는 모양을 하고 물을 마시고 풀을 먹고 알몸으로 걸어다니며 육친을 분변치 않고 음란(淫亂)한 짓을 하고 혹은 외도가 스스로 굶어서 날이 다하도록 먹지 않고 섰다가 밤이 되어 겨우 먹으며 혹은 외도가 오열(五熱)로써 몸을 구워 날로 뒤지며 혹은 외도들이 항상 한 발을 들며 혹은 외도가 있어서 항상 달을 받들어 섬기면서 백월(白月)인 초하루에는 한 술을 먹고 이틀에는 두 술을 먹기로 하여 내지 만월(滿月)에는 열다섯술을 먹고 흑월(黑月)의 첫날에는 감식(減食)하기를 한 술, 이틀에는 두 술을 줄이고 이렇게 하여 흑월이 다 될 때에 이르러서는 다만 한 술(一口)만 먹고 혹은 도무지 먹지 않기도 하며 혹은 외도가 항상 닭 흉내를 내며 먹는 것을 땅에 흩어 두고 발로 끌어 흩어서 입으로 주워 먹고, 때를 알아서 닭의 울음을 울며 혹은 외도가 있어 알몸으로 걸어다니며 부끄러움이 없고 머리털을 지져버리고 한 낮에 서서 해를 따라 돌고 크게 추울 때는 그늘진 곳에서 바람을 향해서며 혹은 외도가 사람을 죽여서 그 해골을 취하여 거기에 음식을 담으며 혹은 외도가 나체로서 부끄러움이 없이 재(灰)를 몸에 바르며 혹은 외도가 숯검정을 몸에 바르고 사람의 해골과 팔 다리의 모든 뼈로써 영락(瓔珞)과 화만(華 )과 팔찌를 만들어서 몸과 머리를 장엄하며 혹은 외도가 말종이나 갈기털로서 짜서 의복을 만들며 혹은 외도가 나무껍질로 옷을 만들며 혹은 외도가 솔개털을 옷으로 만들며 혹은 외도가 닭털을 옷으로 쓴다. 이와 같은 외도의 삿된 법으로써 모든 중생에게 가르쳤다. 구업인 까닭에 무수한 중생이 지금까지 우매하여 해탈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

<내가 염마옥졸이 되어 신업(身業)으로 중생들을 괴롭힌 것을 뉘우침>

「또 무시로부터 지금까지 신악업(身惡業)으로써 중생을 괴롭혔으니 , 옥졸의 몸이 되어 손에 쇠가위를 잡고 중생의 혀를 갈라 구리쇳물을 들어 붓고 또 쇠톱으로써 모든 중생을 갈르기도 하며 또 중생을 달리게 하여 칼나무에 오르게 하고 장위 오장을 뽑아 내어 먹었으며 또 철사로 중생을 묶어서 회하(灰河) 중에 던져 모든 고를 받게하여 돌면 곧 끌어 내어 뜨거운 쇠위에 올려두고 고기를 남비에 넣어 둔 것 같이 뒤지고 굴러 고를 받게하였고, 또 핍박하여 일어 앉히고 뜨거운 쇠족자로 뜬 구리쇠물을 입에 부어 마시게 하며 또 쇠 집게로 그 혀를 빼 내어 당겨서 길고 넓게하여 쇠 보습으로 이것을 갈았다. 위에 말한바와 같이 지옥의 고 가운데 무시겁으로부터 내가 이런 일을 하여 온갖 신업으로 중생을 고뇌케 하였다. 또 사자 호랑이 이리 곰 등의 짐승이 되어 중생을 잔해(殘害)하여 피를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

<인간에서 중생 괴롭힌 것을 뉘우치고 제도하기 위하여 승심을 일으켜야 함>

「또 인왕(人王)과 재관(宰官)과 사서(士庶)가 되거나, 장자(長者) 거사(居士)존위(尊位) 중에 있을 때 법을 무시하고 세금(稅金)을 걷우며, 비리(非理)로 매를 쳐서 왕법을 행하지 않고 유정에게 해를 끼쳤다. 이런 생각으로 무시로부터 지금까지 오취(五趣)의 중생들이 뇌해를 입지 않은 자가 없다. 머리를 쪼개고 눈을 후비고, 귀를 끊고, 코를 베고, 혀를 끊고, 살을 먹고, 뼈를 깨어 골수를 내고, 그 손발을 끊고, 내지 목숨을 끊었다. 또 인중(人中)에 있어서는 다른 직업을 하지 않고, 백정과 산양과 고기잡이와 그물로 토끼를 잡고 줄쌀( 箭)로써 짐승과 물고기를 잡아서 뭇 생명을 뺏은 것이다. 이를테면 소와 양과 노루와 사슴 여우와 토끼 닭과 돼지, 물고기와 자라 등을 잡아 가지고 다리와 배를 갈라서 큰 무더기로 쌓아 두고 팔았다. 이와 같이 살해하기를 무량 무변하게 하여서 한량없는 구치겁(俱 劫)중을 지냈으며, 이렇게 팔아서 자기의 생명을 살아 왔다.」

(4) <죄를 사(赦)하는 길은 보리를 구하는 것밖에 없음>

「또 자씨여, 보살마하살의 대승을 닦는 자는 마땅히 이러한 마음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생각하면 내 탐진치 때문에 이같은 신구의업을 지어서 일체 중생을 속이고 잔해하여 현재 지옥 아귀 축생에 떨어져서 모든 고뇌를 받으니 내 이제 깊이 부끄럽고 스스로 꾸짖고 뉘우쳐서 무슨 방편으로 이 죄를 사(赦)할까?> 이와 같이 생각한다하여도 다시 이 죄를 능히 사할 방편이 없고, 오직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 多羅三 三菩提)를 지구(志求)함이 있을 뿐이라. 다시 능히 이 빚을 갚을 자가 없을 것이다. 또 이렇게 생각하라. <내 무상정등각을 얻은 후에 이 유전광야(流轉曠野)의 모랫벌에서 널리 중생을 제도하여 열반성(涅槃城)의 안락한 곳에 두고 일체지지(智智)의 여의보주로써 무시 이래로 지어온 깊은 죄를 갚으리라>고. 자씨여, 마땅히 알지니라. 이것이 곧 보살마하살의 제 삼의 불퇴전의 마음이니라. 위와 같은 세 가지 마음을 일으켜서 부지런히 수행하고 정진하여 게을리 하지 말지니라. 이 세 가지 마음으로 대승중에서 일심으로 수행하면 불퇴전을 얻을 것이다. 또 자씨보살마하살이여. 이 다섯 가지로써 보리심을 일으켜서 대승을 수행하면, 능히 속히 일체지지를 성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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