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5 장

02. 5 장

01. 부처님(佛陀)은 실재(實在)한가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부처님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대왕이여.

그러면 그대의 선생께서는 부처님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대왕이여.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렇다면 부처님은 계시지(實在) 않습니까.

대왕이여, 그대는 히말라야 설산에 있는 우아하아 강을 보신 일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아니면 그대의 아버지께서 우아하아 강을 보신 일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대왕이여, 그렇다면 우아하아란 강은 없습니까.

존자여, 그 강은 있습니다. 나도 아버지도 우아하아 강을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아하아 강은 실지로 있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나도 선생님도 부처님을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이란 분은 실지로 계셨습니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02. 부처님은 출중한 분(無上者)이신가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부처님은 출중한 분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분(無上者)입니다.

그대는 한번도 본 일이 없을텐데, 그분이 출중하시다(無上)는 것을 어떻게 압니까.

대왕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대해(大海)를 본 일도 없는 사람들이 ‘대해는 광대 무변하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으며, 5대 강 즉 간지스 강, 줌나 강, 아키라바티아 강, 사라부우 강, 마히이 강 등이 대해로 흘러 들어가지만, 대해는 더 줄거나 더 차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나는 위대한 불제자(聲聞)들이 완전한 열반(涅槃)에 도달하는 것을 보고 부처님은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03. 부처님은 출중한 분이신가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딴 사람들도 부처님이 세상에서 가장 높으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딴 사람들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딴 사람들도 그것을 알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옛날 팃사 장로(長老)라는 서예사(書藝師)가 있었습니다. 그 분이 죽은 뒤 많은 세월이 지났는데, 사람들은 어떻게 그 서예사가 있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까.

존자여, 그분이 남긴 서예물에 의하여 알 수 있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진리(法)가 무엇인가를 본 사람은 누구나 부처님이 어떤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는 진리(法)를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진리(法)를 보는 사람은 부처님을 본다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대는 진리를 보신 일이 있습니까.

대왕이여, 우리들 불제자는 사는 동안, 부처님의 지조와 부처님의 가르침(명령)을 따라 살아야 하지 않습니까.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04. 윤회(輪廻)의 주체는 전생(轉生) 하지 않는다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사람이 죽었을 때 윤회의 주체가 저 세상에 옮아감(轉移)이 없이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옮아감이 없이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어찌하여 그럴 수 있습니까.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한 등에서 딴 등에 불을 붙인다고 합시다. 이런 경우 한 등이 딴 등으로 옮아간다(轉移)고 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윤회의 주체가 한 몸에서 딴 몸으로 옮아감이 없이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그대가 어렸을 때, 어떤 스승(詩師)으로부터 배운 시를 기억(회상)합니까.

그렇습니다.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시는 스승으로부터 그대에게로 옮긴(轉移) 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몸이) 옮김 없이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05. 영혼 같은 것은 없다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영혼 같은 것이 있습니까.

대왕이여, 참 뜻(第一義, 勝義)에 있어서 영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옮겨가는(轉移) 주체(主體)가 있는가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생명체(有情)에는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옮겨가는 것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없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자기의 악행(惡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만일,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악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다시 태어난다면 악행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남의 망고(菴婆) 과일을 훔쳤다고 합시다. 그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사람은 남이 심은 망고 과일과 똑 같은 망고 과일을 훔친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은 왜 처벌을 받아야 합니까.

그 사람이 훔친 망고는 딴 사람이 심은 망고로부터 생긴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사람은 현재의 명칭, 형태에 의하여 선행이나 악행을 짓고 그 행위에 의하여 다른 명칭, 형태로서 저 세상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악행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06. 업(業)은 어디에 있는가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이 명칭, 형태(정신과 육체 즉, 인격적 개체)에 의하여 선행이나 악행을 짓게 되는 업(業)은 어디에 머뭅니까.

대왕이여, 그림자가 형체를 떠나지 않는 것처럼 업은 인격적 개체에 수반됩니다.

업은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아직 열리지도 않은 과일을 ‘여기 있다 또는 저기 있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까.

존자여, 그럴 수 없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생명체(個體)의 연속이 끊어지지 않는 한 ‘그 업이 여기 있다 또는 저기 있다’고 지적할 수 없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07. 과거나 미래에 대한 의식의 연속

-다시 태어날 것을 알 수 있다-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저 세상에 다시 태어날 것을 압니까.

대왕이여, 알고 있습니다.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한 가장인 농부가 곡식을 땅에 심고 나서 비가 알맞게 나린다면 그는 곡식이 나오리라는 것을 알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는 압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저 세상에 장차 태어날 자는 자기가 태어날 것을 미리 압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08. 열반하신 부처님은 어디에 계신가

왕은 물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부처님이란 분이 실지로 계십(實在)니까.

그렇습니다. 계십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그렇다면 여기 계신다던가 저기 계신다던가 하며 지적할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부처님은 번뇌를 소멸하고 남은 육체를 여읜 완전한 열반의 경지(無餘依涅槃界)에서 완전한 열반(般涅槃)에 들었습니다. 부처님은 실지로 여기 계신다던가 저기 계신다던가 하며 지적할 수는 없습니다.

비유를 들어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떻게 생각합니까. 큰 불이 타고 있을 때, 그 불꽃이 사라졌는데도 불꽃이 여기 있다 또는 저기 있다고 지적할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존자여, 불꽃이 없어진다면 불꽃을 지적할 수 없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부처님은 번뇌불을 끔과 동시, 남은 육체를 떠난 완전한 열반의 경지에서 완전한 열반에 드셨습니다. 이미 가 버린 부처님을 여기 계신다던가 저기 계신다던가 하며 지적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왕이여, 진리를 몸으로 삼고 있는 것(法身)에 의하여 부처님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리(法)는 부처님에 의하여 가르쳐졌기 때문입니다.

잘 알겠습니다. 나아가세나 존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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