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조삼경(佛祖三經)-불유교경(佛遺敎經)

불조삼경(佛祖三經)-불유교경(佛遺敎經)

불유교경(佛遺敎經)

불유교경은 부처님께서 열반하시기 직전에 제자들에게 남긴 최후의 설법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옛부터 선종에서는 [사십이장경] [위산경책]과 함께 [불조삼경]이라 하여 귀중하게 여겼던 경전입니다.

교리적인 설명을 떠나 불교의 근본정신을 매우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은 최초의 설법에 의해 다섯 비구를 제도하고 45년이 지난 후 마지막으로 수달타라를 제도하여 그것으로 마땅히 제도하여야 할 인연 있는 중생제도는 모두 마치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리쌍수 밑에서 곧 열반에 드실 것임을 선포하고 다음과 같이 설법을 시작하셨습니다.

계율을 잘 지켜라. 만약 5근(五根)을 놓아두면 5욕의 불길이 끊임이 없어 걷잡을 수 없게 되리라. 음식을 조절하라. 음식을 먹되 다만 몸을 지탱하기 위해서 먹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잠을 너무 많이 자지 말라. 성내지 말라. 교만하지 말라. 아첨하지 말라. 헛된 욕심을 갖지 말라. 자기의 분수를 지켜라. 정돈된 생활을 하라. 힘써 노력하라. 좋지 못한 생각을 하지 말라. 정신을 집중하라. 지혜를 쌓으라. 너희들을 마땅히 듣고 생각하고 닦음에 의해 스스로 정진하여야 하느니라. 내가 열반에 든다고 해서 슬퍼하지 말라. 만약 내가 이 세상을 한겁을 더 산다고 해도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는 법이다.’

이와 같이 제자들을 위로하고 난 뒤 다음과 같이 끝을 맺었습니다.

‘너희들은 이상으로써 그치고 더 말하지말라. 시간이 다가 오면 열반에 들고자 하니, 이것이 곧 내가 최후에 남긴 말이 되리라.’

이렇듯 [불유교경]에 담긴 내용은 석가모니부처님이 열반직전에 남기신 불자가 지켜야 할 교리와 계율에 관한 골자입니다.


오근(감각기관)을 잘 다스려라

너희 비구는,
이미 계에 머물게 되거든 마땅히 오근(五根 : 눈, 귀, 코, 혀, 몸)을 제어하여,
그것이 방일해서 오욕(빛, 소리, 냄새, 맛, 촉감)에 들어가지 말게 하라.

마치 소치는 사람이 막대기를 쥐 고 단속해서,
소로 하여금 날뛰어 남의 곡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만일 오근을 제멋대로 놓아 버리면 한갓 오욕뿐만이 아니라
그의 가는 곳은 끝이 없어서 도무지 제어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것은 사나운 말과 같아서 굳게 재갈을 채우지 않으면 마침내는 사람을 끌어다 흙구 덩이에 처박을 것이다.

도둑의 침해를 당하면 그 괴로움이 일생에 그치지만 오근이라는 도둑의 화는 그 재앙이 여러 생에 미치어, 그 해는 지극히 무거울 것이니 삼가지 않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삶은 그것을 제어해서 그것을 따르지 않고, 그것을 붙들기를 도둑과 같이 해 서 함부로 날뛰도록 놓아주지 않는다.

가령 놓아주더라도 오래지 않아 그것은 모두 닳아 없어질 것이다.

부지런히 힘써 마음을 항복 받아라

이 오근(눈, 귀, 코, 혀, 몸)도 그 주인은 마음이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마땅히 그 마음을 제어하라. 마음이 두렵기는 독사나 사나운 짐승이나 원수보다 더해서, 큰 불길이 타오르는 것도 그것에 비길 바가 못된다. 마치 그것은, 꿀 그릇을 손에 든 사람이 이리저리 까불고 날뛰면서 오직 꿀만 보고 깊은 구덩이를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또 그것은 마치 고삐 없는 미친 코끼리 같고, 큰 원숭이가 나무를 만나서 이리 뛰고 저리 날뛰어 제어하기 어려움과 같으니, 마땅히 빨리 그것을 바로잡아 방일하지 못하게 할지니라.

이 마음을 놓아 버리면 모든 착한 일을 잃어버리게 하지만, 그것을 한 곳에 모아 두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나아가 마음을 항복 받아야 할 것이다.

음식을 약으로 알고 절제하라

너희 비구는 모든 음식을 받았을 때에 마땅히 약을 먹는듯이 하고, 좋고 나쁜 것을 따라 더하고 덜하지 말며, 몸을 유지하고 주림과 목마름을 없애는 데에 맞도록 하라.

마치 꿀벌이 꽃을 지날 때에 오직 그 맛만을 취하고 그 빛깔이나 향기는 해치지 않는 것과 같이 비구도 그러하여, 남의 공양을 받을 때에는 오직 괴로움을 없애기에 맞도록 하고 함부로 많은 것을 구해서 그 착한 마음 을 헐게 하지 말라.

또 마치 지혜있는 사람은 소의 힘이 얼마만한가를 헤아려서, 너무 무거운 짐을 지워 그 힘을 다하게 하지 않는 것과 같이 할지니라.

게으름과 졸음을 잘 다스려라

너희 비구는 낮에는 부지런히 착한 법을 닦아 익히고, 초저녁과 새벽에도 그렇게 할 것이요,
밤중에는 경을 읽음으로써, 쉬고 잠을 잠으로서 말미암아 일생을 아무 소득 없이 헛되이 보내지 말라.

항상 무상의 불길이 모든 세상을 불사르고 있음을 생각해서 빨리 자기를 구제할 것이요, 부디 잠자지 말라. 모든 번뇌의 도둑이 항상 사람을 엿보아 죽이는 것은 원수보다 더하거늘, 어떻게 잠자기만 일삼아 스스로 경계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번뇌의 독사가 네 마음에 잠자고 있는 것은 마치 검은 독사가 네 방에서 잠자고 있는 것과 같나니, 마땅히 계(戒)를 가지는 갈퀴로써 빨리 물리쳐 없애 버려야 할 것이다.

독사가 나간 뒤라야 편히 잠잘 수 있으니, 독사가 나가지 않았는데 잠자고 있다면 그는 부끄럼을 모르는 사람이니라.

부끄럼의 옷은 모든 장엄 가운데 제일 되는 것이다.

부끄럼은 쇠갈퀴와 같아서 능히 사람의 법답지 않음을 제어하니, 그러므로 항상 마땅히 부끄러워 할 줄 알아서 잠시도 버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만일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여의면 모든 공덕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은 곧 착한 법을 가질 수 있겠지만,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무든 금수나 다를 바가 없느니라.

성내는 마음을 잘 다스려라

너희 비구여,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너의 사지를 마디마디 찢는다 해도 마땅히 자기 마음을 깨끗이 가져서 성내지 말고, 또한 입을 깨끗이 가져서 나쁜 말을 하지 말라.

만일 성내는 마음을 그대로 놓아두면 자기의 도를 스스로 방해하고 공덕의 이익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참는 덕은 계를 가지거나 고행하는 것보다 오히려 낳은 것이니, 능히 참을 줄 아는 사람이라야 위대한 힘을 가진 성자(有力大人)라 할 수 있다.

만일 남이 자신을 못 견딜 만큼 꾸짖는다 할 지라도 그것을 감로수를 마시듯 반갑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도에 들어간 지혜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왜 그런가? 성냄의 해는 모든 착한 법을 부수고 좋은 명예(도의 명예)를 헐어서,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나 남이 좋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마땅히 알라.

성내는 마음은 사나운 불꽃보다 더한 것이니 항상 마땅히 막고 지켜서 마음속에 들어오지 말게 하라.

공덕을 겁탈하는 도둑 중에 성냄보다 더한 것이 없느니라.

속인은 욕심을 가지며, 도를 행하는 사람이 아니고 자기를 제어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성냄도 용서할 수 있지만, 집을 나와 도를 행하는 욕심 없는 사람으로서 성냄을 품는 것은 아주 옳지 않은 일이다.

그것은 마치 말갛게 갠 날에 번개가 불을 일으키는 것과 같아 있을 수 없는 일이니라.

교만한 마음을 내지말라

너희 비구는 마땅히 스스로 머리를 숙여라.

비구는 이미 몸의 꾸밈을 버리고 가사를 입고 바루를 들고서 동냥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자기가 보기에도 이러하니, 만일 거기에 교만이 생기거든 마땅히 빨리 없애 버릴지니라.

교만을 키우는 것은 세속 사람으로서도 오히려 마땅한 일이거늘, 하물며 집을 나와 도에 들어간 사람으로서, 해탈을 위해서 자기를 낮추어 동냥살이(탁발)를 하는 출가자 이겠는가?

아첨하거나 거짓되지 말라

너희 비구여,
아첨하고 거짓된 마음은 도와 더불어 서로 어긋나는 것이니, 그러므로 마땅히 그 마음을 순박하고 정직하게 하라.

마땅히 알라.

아첨은 오직 속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니, 도에 들어간 사람은 그럴 수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너희는 마땅히 마음을 단정히 하여 순박과 정직으로 살아야 한다.

욕심을 적게(小慾)하라

너희 비구는 마땅히 알라.

욕심이 많은 사람은 이익을 구함이 많기 때문에 번뇌도 많지만, 욕심이 적은 삶은 구함도 없고 하고자 함도 없기 때문에 그런 근심이 없다.

다만 욕심이 적기를 위해서도 힘써 닦아야 하겠거늘, 하물며 그것이 모든 공덕을 나게 함에 있어서이겠는가?

욕심이 적은 사람은 곧 아첨으로써 남의 마음을 사려고 하지 않고, 모든 근(根 : 감각기관)에 끌리지 않느니라.

또 욕심이 적기를 행하는 사람은 마음이 평안하여 아무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고, 하는 일에 여유가 있어 언제나 모자람이 없느니라.

이렇게 욕심이 적은 사람은 곧 열반을 지니나니, 이것을 일러 ‘욕심이 적음(小慾)’이라 하느니라.

만족함을 알아라(知足)

너희 비구여,
만일 모든 고뇌를 벗어나고자 하거든 마땅히 족함을 알기를 자세히 생각하라.

만족함을 알게 되면 그곳이 곧 부귀와 안락 그리고 안온한 곳이 된다.

족함을 아는 사람은 비록 맨 땅위에 누워 있어도 오히려 편하고 즐거움이 되지만, 족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비록 천당에 있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족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비록 부유하나 가난하고, 족함을 아는 사람은 비록 가난하나 부유하다.

족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오욕에 이끌려 다니기 때문에 만족함을 아는 사람들은 이들을 불쌍히 여긴다.

이것을 일러 ‘족함을 앎(知足)’이라 하느니라.

부지런히 힘써 나가라

너희 비구여, 만일 부지런히 힘써 나간다면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나가라.

비유하건대 작은 물방울도 쉬지 않고 흐르면 돌을 뚫는 것과 같다.

만일 수행하는 사람의 마음이 게을러서 공부를 쉬게되면, 그것은 마치 나무를 비비어 불을 내고자 할 때에 나무가 뜨겁기도 전에 그만 쉬는 것과 같아서 아무리 불을 얻고자 해도 마침내 얻지 못할 것이다.

이것을 일러 ‘힘써 나아감(精進)’이라 하느니라

잊지 않고 생각(不妄念)하라

너희 비구여,
선지식을 구하고 선호조를 구하려면 잊지 않고 생각하는 것 만한 것이 없으니, 만일 잊지 않고 늘 생각하면 모든 번뇌의 도둑은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항상 마땅히 생각을 잡아가져 마음에 두라.

만일 바른 생각을 잃어버리면 모든 공덕을 잃어버릴 것이요,
만일 생각하는 힘이 굳고 굳세면 비록 오욕의 도둑속에 들어가더라도 해침을 받지 않을 것이니,
마치 투구를 쓰면 적진에 들어가도 두려워할 것이 없는 것과 같다.

이것을 일러 ‘잊지 않고 생각함(不妄念)’이라 하느니라.

모든 정(定)을 부지런히 닦으라

너희 비구여,
만일 마음을 잡아 가지면 마음은 곧 정(定)에 있을 것이니, 마음이 정에 있기 때문에 능히 세상의 생멸법의 모양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너희는 항상 마땅히 모든 정을 부지런히 힘써 닦아 익혀라.

만일 정을 얻은 사람이면 마음이 흩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물을 아끼는 집에서 둑이나 물을 잘 다스리는 것과 같으니 수행하는 사람도 그러해서, 지혜의 물을 위하기 때문에 선정을 잘 닦아 그 물을 새게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정(定)’이라 하느니라.

지혜를 닦아 자기를 더욱 길러라

너희 비구여,
만일 지혜가 있으면 곧 탐착이 없어지는 것이니, 항상 스스로 자세히 살피어 그것을 읽지 말도록 하라.

이것은 우리 법 중에서 능히 해탈을 얻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이미 도인도 아니요 속인도 아니라.

무엇으로 이름할 것이 없다.

실지혜(實知慧 : 진리를 달관하는 진실한 지혜)는 곧 노(老), 병(病), 사(死)의 바다를 건너는 굳건한 배요,
또한 무명의 어둠 속에 빛나는 큰 등불이며, 모든 병든 자의 좋은 약이요,
번뇌의 나무를 치는 날카로운 도끼다.

그러므로 너희는 마땅히 듣고, 생각하고, 닦는 지혜로써 자기를 더욱 길러야 한다.

만일 사람으로써 지혜의 빛을 가졌다면 그것은 비록 육안이지만, 그는 밝게 보는 사람이다.

이것을 일러 ‘지혜’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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