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본수능엄경(正本首楞嚴經) 10券
그때에 여래께서 법회를 마치려고 하시다가 사자모양의 의자에서 칠보의 안석을 잡아당기시고 자금산 같은 몸을 돌려서 다시 기대앉으시고 대중과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 배울 것이 있는 연각과 성문들이 오늘날 생각을 돌이켜 큰 보리인 위없는 오묘한 깨달음에 나아가려 하나니 내가 지금 이미 참다운 수행의 방법을 말하였거니와 너는 아직도 사바타와 비바사나을 닦을 적에 아주 작은 마장의 일들이 앞에 나타나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나니 만약 마구니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는 것을 너희들이 알지 못하면 마음을 닦음이 바르지 못해서 사특한 소견에 떨어지게 되리니 혹은 너의 오음에서 일어나는 마장이거나 아니면 혹 천마이거나 또는 귀신이 붙거나 도깨비를 만나게 될 것이니, 마음이 밝지 못하여 도적을 아들인 양 잘못 인정하며 또는 그 가운데 조그만 것을 얻고는 큰 것을 얻은 양 만족을 느끼면 마치 제四선천에서 들은 것이 없는 비구가 성과를 증득하였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하늘의 과보가 이미 다해서 쇠잔한 모양이 앞에 나타나면 아라한도 다시 몸을 받는 일이 있다고 비방하다가 아비지옥에 떨어지는 것과 같나니 너는 자세히 들어라. 내가 지금 너를 위해 자세히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부처님께서 아난과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정기가 몸 밖으로 새는 것이 있는 세계에 열 두 종류의 중생들이 오묘하고 밝은 본래의 깨달음이 맑고 원만한 마음의 실체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과 둘도 아니요 다른 것도 아니건만 너희들의 허망한 생각으로 말미암아 진리를 미혹하게 한 탓인지라 어리석은 애욕이 발생하고 그 애욕이 발생함으로 인하여 두루 미혹해지기 때문에 공한 성품이 있게 되었거늘 변화하고 미혹함이 그치지 아니하여 세계가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방의 작은 티끌처럼 많고 많은 국토가 정기가 몸 밖으로 새는 것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모두가 미혹하고 어리석은 허망한 생각으로 이루어진 때문이니라.
마땅히 알아야 한다. 허공이 너의 마음속에서 생기는 것이 마치 한 조각구름이 맑은 하늘에 일어나는 것과 같거든 더구나 허공 속에 있는 모든 세계야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느냐? 너희들 중에 어느 한 사람이라도 참다운 것을 발하여 근원으로 되돌아가면 시방의 허공이 모두 다 소멸하리니 어떻게 허공 속에 있는 국토가 찢어지지 않겠느냐?
너희들이 선정을 닦아 삼마지를 꾸며서 시방의 보살들과 정기가 몸 밖으로 새는 것이 없는 큰 아라한들로 마음의 정기가 서로 통하고 합해져서 당처가 고요하고 맑아지면 모든 마왕과 귀신과 모든 범부의 하늘들이 그들의 궁전이 까닭 없이 무너지며 큰 땅덩이가 갈라지고 터져서 물이나 육지에서 사는 것들과 하늘을 나르는 무리들이 놀라 두려워하지 않음이 없음을 보리니 범부들은 어둡고 어두워서 세상이 변천해 가는 것을 느끼지 못하거니와 저들은 모두가 다섯 가지 신통을 증득하였고 오직 누진통만 증득하지 못하였으므로 티끌세상을 그리워하는 것이거니 어찌하여 너로 하여금 그들의 처소를 허물어뜨리도록 놓아 두겠느냐? 그러므로 귀신과 모든 천마와 도깨비나 요정들이 몰려와서 삼매 속에 들어있는 너를 괴롭히나니라.
그러나 저 모든 마구니가 비록 크게 성내더라도 저들은 번뇌 속에 있고 너는 오묘한 깨달음 가운데 있으므로 마치 바람이 빛을 부는 듯하며 칼로 물을 베는 듯하여 조금도 접촉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며 너는 끓는 물과 같고 저들은 꽁꽁 얼은 얼음과 같아서 더운 기운이 점점 가까이 가면 저 얼음은 곧 녹아 없어질 것이다.
부질없이 신통력만을 믿는다고 하더라도 다만 그것은 객체일 뿐이므로 성취하거나 깨뜨려 어지럽히는 것은 네 마음속에 있는 오음[色受想行識]의 주인에게 달려 있나니라. 오음의 주인이 만약 혼미해지면 객이 그 틈을 노리겠지만 그때를 당해서 선나를 깨달아 미혹함이 없으면 저 마구니의 일들이 너에게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오음이 사라지고 밝은 데로 들어가면 곧 저 사특한 무리들은 모두 어두운 기운을 받은 자들이니 밝은 것이 어두운 것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가까이 가면 저절로 사라질 터인데 어떻게 감히 머물러 있으면서 선정을 어지럽힐 수 있겠느냐?
만약 분명하게 깨닫지 못하여서 오음에 미혹되면 너 아난은 반드시 마구니의 자식이 되어서 마구니의 사람이 될 것이다. 마등가 같은 경우는 매우 졸렬한 편이었지만 그는 오직 주문만 가지고서도 너를 홀려서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려고 하였으되 八만 가지 행동 가운데 오직 한 가지 계율만 무너뜨리려는 것이었거늘 마음이 청정하였으므로 그래도 빠져들지는 아니 하였거니와 거 마구니들은 너의 보배로운 깨달음인 전신을 무너뜨리기를 마치 재상의 집에 갑자기 가산을 몰수당하여 완전하게 무너져 내려 구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과 같나니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가 도량에 앉아서 모든 생각이 사라져서 그 생각이 만약 다 끊어진다면 모든 생각을 여의어서 정밀하고 밝아지며 움직임과 고요함이 변화지 않고 기억하고 잊음이 한결같아져서 그러한 경지에 머물러서 삼마지에 들어감이 마치 눈 밝은 사람이 매우 어두운 곳에 있는 것과 같아서 정밀한 성품이 오묘하고 청정하니 마음은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색음의 구역’이라고 하나니라. 만약 눈이 밝고 맑아 시방이 환하게 열리면 다시는 어두워지거나 캄캄해지지 않으리니 그것을 이름하여 ‘색음이 다 없어졌다’고 할지니 그 사람은 곧 겁탁을 초월할 수 있으리라. 그 까닭을 살펴보면 견고하고 허망한 생각으로 근본이 되었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그러한 가운데 있으면서 오묘하고 밝은 성품을 정밀하게 연구하여 사대[地水火風]가 서로 얽히지 않으면 잠깐 동안 몸이 걸림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니 이는 정밀하고 밝음이 앞 경계에 흘러넘친다고 이름할지니 이것은 다만 공부의 힘으로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되었다는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들의 유혹을 받게 되리라.
아난아! 또다시 이러한 마음으로 오묘하고 밝은 성품을 정밀하게 연구하여 그 몸이 안으로 통하면 이 사람은 홀연히 몸 속에 있는 요충이나 회충을 집어내더라도 몸의 형태는 완연하고 조금도 훼상됨이 없을 것이다. 이것은 정밀하고 밝은 것이 몸에 넘쳐흐르는 때문이니 이는 다만 공부한 힘으로 인하여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들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안과 밖을 정밀하게 연구하면 그때에 혼백과 의지와 정신이 이 몸과 마음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두를 거두어 들여 서로 손님이 되기도 하고 주인이 되기도 하여 홀연히 공중에서 설법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며 혹은 시방에서 은밀한 이치를 말하는 것도 듣게 되리니, 이는 정신과 혼백이 번갈아가며 떨어졌다 합쳤다 하면서 착한 종자를 성취시킨 것으로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맑게 드러나고 밝게 통하여 안에서 일어난 광명이 발하여 밝아지면 시방 세계가 두루 염부단금 빛으로 변하며 모든 종류가 여래의 모습으로 변화해서 그때에 문득 비로자나 부처님이 천광대에 앉아 계시면 一千 부처가 주위에 둘러 있고 백억의 국토와 연꽃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는 마음의 영혼이 신령하게 깨달음을 드러낸 것으로서 마음의 광명이 밝아져서 모든 세계를 비추는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오묘하고 밝은 성품을 정밀하게 연구해서 끊임없이 관찰하여 잡념을 억제하고 항복받아서 제지하는 것을 뛰어넘으면 그때에 홀연히 시방의 허공이 일곱 가지 보배의 색깔이 되기도 하며 혹은 온갖 보배의 색깔이 동시에 두루 가득하되 서로 걸리지 않아서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흰 빛이 각각 순수하게 나타나리니 이는 억제하는 공부의 힘이 분수에 넘친 것으로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연구하여 맑고 환하게 밝아져서 정밀한 빛이 산란하지 아니하면 갑자기 밤중에 어두운 방안에서 갖가지 물건을 보되 대낮과 다르지 않으며 어두운 방안의 물건들도 없어지지 않으리니 이것은 마음이 세밀하여 보는 능력이 치밀하게 맑아져서 어두운 데까지 통해 보는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갖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텅 비고 원융한 데에 원만하게 들어가면 온 몸이 홀연히 풀이나 나무와 같아져서 불로 태우거나 칼로 베어내도 조금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며 또는 불이 태울 수도 없으며 비록 그 살을 깎더라도 마치 나무를 깎는 것과 같으리니 이것은 정밀하게 수행하여 다섯 가지 대상인 물질을 떨쳐버리고 사대[地水火風]의 성품을 밀어내서 한결같이 순수한 경지를 향하여 들어간 때문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청정함을 성취하여 마음을 깨끗이 한 공부가 지극하면 문득 큰 땅덩어리와 시방의 산과 강이 모두다 부처님의 나라를 성취하여 일곱 가지 보배를 다 갖추어서 광명이 두루 가득하며 또 항하의 모래 같이 많은 부처가 허공에 두루 가득하게 보이거든 누각과 궁전이 화려하며 아래로는 지옥을 보고 위로는 천궁을 보되 막힘이 없으리니 이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생각이 엉겨 날로 깊어져서 그 생각이 오래도록 변화되어 이루어진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깊고 넓게 연구하면 문득 밤중에 먼 곳에 있는 시장이나 거리에 산재해 있는 친족이나 권속들을 보기도 하며, 혹은 그들이 하는 말을 듣기도 하리니 이는 마음을 절박하게 한 결과 그 핍박함이 극에 달하여 흘러나왔기 때문에 막힌 것도 잘 보이는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지 않으면 훌륭한 경계라고 하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또 이러한 마음으로 연구하기를 정밀하고 지극히 하면 선지식의 형체가 변하고 바뀌어서 잠깐 사이에 무단히 여러 가지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되리니 이는 사특한 마음이 도깨비가 들렸거나 아니면 천마가 그 마음속에 들어가서 단서 없는 설법을 하되 오묘한 이치를 통달한 것이니 잠시 그렇게 된 것이지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마구니의 일이 사라지겠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면 곧 많은 마구니의 유혹을 받게 되나니라.
아난아! 이와 같이 선나에 나타나서 열 가지 마구니의 경지가 모두 색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얽히기[交互]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니 중생들이 미련하고 어두워서 스스로 헤아리지 못하고 그러한 인연을 만날 적에 혼미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해서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말하면서 큰 거짓말을 하게 되면 밑 없는 구덩이[무간 지옥]에 떨어지리니 너희들은 반드시 여래의 말씀을 간직하여 내가 멸도한 뒤 말법 세상에 전하여서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이치를 깨닫게 하고 천마들로 하여금 틈을 얻지 못하게 하여 바른 법을 잘 보호하고 지켜주어서 위없는 도를 이루게 하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지를 닦아서 사마타 가운데 색음이 다 없어진 자는 모든 부처님의 마음을 보는 것이 마치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으며 얻은 것이 있는 듯 하면서도 작용할 수가 없는 것이 마치 귀신들린 사람이 손발도 멀쩡하고 보고 듣는 것도 의혹이 없는데도 마음이 객귀나 사귀와 접촉되어 움직일 수 없는 것과 같으니 그것을 수음의 구역이라고 하나니라. 만약 귀신들린 증세가 사라지면 그 마음은 몸을 떠나 도리어 제 얼굴을 보게 되어서 가고 머무는 행동이 자유로워져서 다시는 걸림이 없으리니 이를 이름하여 수음이 다 끊어졌다고 하는 것이니 이 사람은 견탁에서 벗어나게 되리니 그 까닭을 살펴보면 텅 비고 밝은 허망한 생각으로 근본을 삼았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그 가운데 있어서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아 찬란한 광명이 비침을 보고 마음이 열려서 안으로 억제함이 분수에 지나치면 홀연히 그 곳에서 한없이 슬픈 마음이 생겨나서 모기나 등애를 보는데 이르러서도 마치 어린 아이처럼 여기게 되어 연민하는 마음이 생겨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리니 이는 공부의 작용으로 억제함이 지나친 탓이라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것이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오래도록 깨달아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질 것이지만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슬픔의 마구니가 그 심장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만 보면 슬퍼하며 한없이 울 터이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마땅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아난아! 또 저 선정 가운데에서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하여 수승한 모습이 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고서 감격함이 분수에 지나치면 갑자기 그 가운데서 한없는 용기가 생겨나서 그 마음이 용맹스럽고 날카로워지며 모든 부처님과 같다는 생각을 하여 삼아승지겁을 한 생각에 초월할 수 있다고 여길 터이니 이는 공부한 작용으로 업신여기거나 경솔하게 대함이 지나친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 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니 오래도록 분명하게 깨달아서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지려니와 만일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미친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만 보면 자랑하면서 비길 데 없을 정도로 아만이 생겨나서 위로는 부처님도 보이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도 보이지 않을 터이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에서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앞으로는 새로 증득할 것이 없고 되돌아오려고 해도 옛날 살던 곳을 잃어버려서 지혜의 힘이 쇠퇴하고 약해져서 중휴지에 들어가 멀리 보이는 것이 없으면 마음 속에 갑자기 크게 졸갑증이 생겨서 어느 때나 침울한 생각이 흩어지지 않아서 그것을 가지고 부지런히 정진하는 현상이라고 여기리니 이는 마음을 닦되 지혜가 없어서 스스로 잃어버린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오래도록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지려니와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기억하는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이침 저녁으로 마음을 움켜쥐고서 한 곳에 매달려 있으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지혜의 힘이 선정보다 지나쳐서 날래고 용맹함에 선정을 잃어버려서 여러 가지 뛰어난 성품을 마음속에 품게 되면 자기 생각에 노사나불인가 의심하게 되어 조금 얻은 것을 가지고 쉽게 만족하게 여기니 이는 마음을 씀에 있어 항상 살피지 못하여 지혜의 소견에 빠진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니 분명하게 깨달아 오래도록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지려니와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하열한 것으로도 쉽게 만족할 줄 아는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만 보면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위없는 최상의 진리를 증득했노라’고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새로 증득할 것은 얻지 못하고 옛 마음은 이미 없어져서 예전과 지금을 두루 보고 스스로 어렵다는 생각을 내게 되면 마음에 홀연히 끝없는 근심이 생기는데 마치 바늘 방석에 앉은 것 같고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서 항상 사람들에게 자기의 목숨을 끊어주어 빨리 해탈하게 해달라고 애원하리니 이는 수행 중에 방편을 잃은 때문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오래도록 분명히 깨달아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지려니와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면 한 부분으로 항상 근심하는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하게 들어가 손에 칼을 쥐고 제 살을 깎으면서 죽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더러는 항상 근심하며 산속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들을 보려고 하지 않으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청정한 가운데 있으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아늑하게 된 다음에는 갑자기 스스로 한량없는 기쁨이 생겨 마음속에 즐거움을 금할 수 없으리니 이는 홀가분하고 편안함을 자제할 지혜가 없는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다. 오래도록 분명히 깨달아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지려니와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한 부분에 기쁨과 즐거움을 좋아하는 마구니가 가슴 깊숙이 들어가서 사람을 보면 웃고 길거리에서 저 혼자 노래하고 춤추며 스스로 거리낌 없는 해탈을 얻었다고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스스로 만족하게 여기면 갑자기 무단히 남을 업신여기는 교만을 일으켜서 이와 같이 같은 수행자를 능멸하는 교만과 겸손한 체 하는 교만[過慢]과 그리고 자기만이 최고라고 하는 교만[慢過慢]과 진리를 증득했다고 남을 속이는 교만[增上慢]과 열세인 것을 뽐내는 교만[卑劣慢]이 일시에 모두 발동하여 마음속으로 오히려 시방의 여래도 가볍게 여기거든 더구나 하급 지위의 성문이나 연각을 우습게 여기는 것은 말할 필요가 있겠느냐? 이는 수승한 모습을 보고 스스로 구제할 지혜가 없는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니라. 오래도록 분명히 깨달아서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지려니와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한 부분의 매우 교만한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탑묘에 예배하지 않으며 경전이나 불상을 부수어 버리면서 시주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이 불상은 금이나 구리로 만든 것이거나 혹은 흙이나 나무로 만든 것이며 경전은 나뭇잎이거나 헝겊에 불과하며 육신은 참되고 항상한 것이거늘 이것에는 모두가 공경하지 아니하고 흙이나 나무를 숭상하고 있으니 실로 뒤바뀐 짓이다’고 하면서 신심이 깊은 사람까지도 그 말에 속아 불상이나 탑을 마구 부수어서 땅 속에 묻어버려서 중생들을 현혹하게 하여 무간 지옥에 떨어지게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은 것이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정밀하고 밝은 가운데 정밀한 이치를 원만하게 깨달아서 지나치게 순종하여 따르게 되면 그 마음에 문득 한량없이 홀가분하고 편안한 마음이 생겨나서 스스로 말하기를 성인이 되었으므로 매우 자재함을 증득했노라고 하리니 이는 지혜로 인하여 홀가분하고 청정함을 얻었기 때문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니라. 오래도록 분명하게 깨달아서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지려니와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한 부분에 홀가분하고 청정한 것을 좋아하는 마구니가 그 마음 깊숙이 들어가서 스스로 만족함을 느껴 다시 더 진출하기를 바라지 않으리니 이러한 무리는 대부분 들은 것이 없는 비구가 되어 중생을 의혹으로 그르치거나 무간 지옥에 떨어지게 할 터이니 올바른 느낌을 잃은 것이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에서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밝게 깨달은 가운데 비고 밝은 성품을 얻으면 그 가운데 문득 영원히 없어진다는 생각에 마음이 쏠려 인과도 없다고 하면서 한결같이 허공을 향해 들어가 공한 마음이 앞에 나타나서 마음에 영원히 끊어져 없어졌다는 견해까지 내게 되리니 이는 오묘하고 항상함을 스스로 견고하게 할 지혜가 없는 탓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니라. 오래도록 분명히 깨달아서 혼미하지 아니하면 스스로 사라지려니와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마음을 내게 되면 허공의 마구니가 마음 깊숙이 들어가 계율을 지키는 사람을 소승이라고 비방하며 보살은 공을 깨달았는데 무슨 계행을 지키고 범함이 있겠는가? 라고 하면서 그 사람이 신심이 있는 시주 앞에서 항상 술 마시고 고기 먹으며 음란한 행위를 마구 행하여도 마구니의 힘에 의지한 것이기 때문에 앞에 있는 사람들을 사로잡아 의혹이나 비방이 생기지 않게 하며 귀신의 마음이 오래도록 들려서 오줌이나 똥 먹기를 술이나 고기 같이 여기면서 한결같이 모두가 공한 것이라고 하며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려서 사람을 그르쳐 죄를 짓게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은 것이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또 저 선정 가운데에서 모든 선남자가 색음이 사라지고 수음이 명백함을 보고서 그 텅 비고 밝음에 맛 들여서 뼛속 깊이 스며들면 그 마음에 문득 한없는 애욕이 생겨나서 애욕이 극에 달하면 광증이 발동하여 문득 탐욕이 되리니 이는 선정의 경지에서 편안하고 순함이 마음에 들어간 것이거늘 스스로 지킬만한 지혜가 없어서 모든 애욕으로 잘못 빠져 들어간 때문이니 깨달으면 허물이 없어지는지라 성인이 된 증거는 아니니라. 오래도록 분명히 깨달아서 혼미하지 아니하면 저절로 사라지려니와, 만약 성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곧 음욕의 마구니가 마음 깊숙이 들어가 한결같이 음욕을 행하는 것이 보리의 도라고 말하여 청정하게 계율을 지키는 모든 신도들을 유혹하여 골고루 음욕을 행하게 하며 그 음욕을 행하는 자를 가리켜 법왕의 아들을 가지게 된다고 하니 귀신의 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말법 세상에 어리석은 범부들을 사로잡아 그 수가 一百까지 이르며, 이와 같이 심지어는 二, 三, 四百 혹은 五, 六百 에서 千, 萬까지 되기도 한다. 마구니의 마음에 싫증이 생겨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버리면 위엄 있는 덕이 없어져서 관가의 법난에 빠지며 중생들을 유혹하고 그르쳐서 무간 지옥에 떨어지게 하리니 올바른 느낌을 잃었으므로 당연히 빠져 떨어지게 되나니라.
아난아! 이와 같은 열 가지 선나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모두가 수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얽히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나타나는 것인데 중생들은 미련하고 혼미해서 스스로 헤아려 알지 못하고 그런 인연을 만날 적에 혼미하여 깨닫지 못해서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하며 심한 거짓말을 하게 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너희들은 반드시 여래의 말씀을 간직하여 내가 멸도한 다음 말법 세상에 전해주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골고루 이러한 이치를 깨닫게 하고 천마로 하여금 틈을 얻을 수 없게 하여 보호하며 잘 지켜주어서 위없는 도를 이루게 하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지를 닦아서 수음이 다 없어진 자는 비록 누진통은 이루지 못하였으나 마음은 그 형체를 떠나는 것이 마치 새가 새장에서 벗어난 것과 같아서 이미 큰 신통력을 성취하여 이 범부의 몸에서부터 위로 보살의 六十 가지 성인의 지위를 지나기까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몸을 얻어서 가는 곳마다 걸림이 없는 것이 마치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서 잠꼬대를 할 적에 잠꼬대를 하는 사람은 비록 특별히 아는 것이 없으나 그의 말은 이미 또렷한 음성과 분명한 순서가 있어서 자지 않는 자로 하여금 그 말을 다 알아듣게 하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상음의 구역이라고 하나니라. 만약 움직이던 생각이 다 끊어져서 부질없는 생각이 사라지면 밝게 깨닫는 마음이 마치 때를 씻어버린 듯하여 한차례 나고 죽는 시작과 끝을 원만하게 비추리니 이를 이름하여 상음이 다 없어졌다고 한다. 이 사람은 번뇌탁에서 벗어날 수가 있으리니 그 원인을 관찰하면 원융하게 통한 허망한 생각으로 그 근본을 삼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고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원만하게 밝음을 사랑해서 그 정밀한 생각을 날카롭게 하여 훌륭한 기교를 탐하여 구하면 그때에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수행하는 사람에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법을 말하게 하면 그 사람이 처음에는 마구니가 붙은 줄을 알지 못하고서 스스로 위없는 열반을 증득했다고 말하면서 훌륭한 기교를 구하는 선남자가 있는 곳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을 하는데 그 모습이 잠깐 사이에 비구가 되어서 저 사람으로 하여금 보게 하며 혹은 제석[하느님]이 되기도 하며 혹은 부녀자가 되기도 하며 혹은 비구니가 되기도 하며 혹은 어두운 방에서 잠을 잘 적에 몸에서 광명을 발하거든 사람들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이 된 걸로 착각해서 그 교화를 믿으며 그 마음이 흔들려 방탕해져서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탐욕을 행할 것이다. 입으로 재앙과 상서로움과 변하여 달라지는 것을 말하기 좋아해서 더러는 여래가 아무 곳에 나타났다고 말하기도 하며 더러는 겁화가 일어난다고도 하며 혹은 난리가 일어난다고도 해서 사람을 두렵게 만들어서 그 집의 재산을 까닭 없이 흩어지게 하리니 이를 괴이한 귀신이라고 이름하니 나이 늙어 마구니가 되어서 사람들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 옥사에 빠지게 되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아난아!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고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 속으로 방탕하게 놀기를 좋아하여 정밀한 생각을 날려 사방 돌아다니기를 탐하여 구하면 그때에 천마가 그 틈을 기다리고 있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법을 말하게 하면 그 사람은 혼미하여 마구니가 붙은 줄은 전연 알지 못하고 스스로 위없는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며 놀기를 구하는 선남자에게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자신의 모습은 변함이 없으나 그 설법을 듣는 사람은 문득 자신이 보배로운 연꽃에 앉아서 온몸이 자금광 덩어리로 변화하는 것을 보고서 온 청중이 각각 그렇게 여겨 일찍이 없었던 일을 얻었다고 하리니 이 사람이 어리석고 혼미해서 보살인 줄 착각하고 마음이 음일하게 되어서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몰래 탐욕을 행하나니라. 입으로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응화하였다고 말하기를 좋아하되 어느 곳의 아무개는 어느 부처님의 화신으로 이 세상에 온 것이며, 아무개는 어느 보살이 인간으로 화하여 왔다고 하면 그 사람이 직접 보았기 때문에 애타게 쏠리는 마음이 생겨서 사특한 소견을 가만히 일으켜서 지혜의 씨앗마저 사라지게 되리니 그 이름은 가뭄 귀신이니 나이 늙어 마구니가 되어서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가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걸려들게 되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빠져들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이 은밀하게 계합하기를 좋아하고 그 정밀한 생각을 맑혀서 계합하기를 탐내어 구하면 그때에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보내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법을 말하게 하면 그 사람은 정말로 마구니가 붙은 줄은 알지 못하고 또한 스스로 위 없는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계합하기를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을 하되 자신의 모습과 설법을 듣는 사람이 겉으로는 형체가 변함이 없으나 듣는 이로 하여금 법을 듣기도 전에 마음이 스스로 열리어 생각마다 달라지고 변해서 혹은 숙명통을 얻기도 하며 때로는 타심통을 얻기도 하며 혹은 지옥을 보기도 하고 혹은 인간의 좋고 나쁜 모든 일들을 미리 알기도 하고 혹은 입으로 게송을 읊기도 하며 경전을 외우기도 하면서 각각 즐거워하면서 일찍이 없었던 초유의 일을 얻었다고 할 것이니 그 사람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인 양 착각해서 마음에 애착이 생겨나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몰래 탐욕을 행하나니라. 입으로 부처님도 크고 작은 것이 있으니 어느 부처는 앞에 태어나신 부처이고 어느 부처는 뒤에 태어난 부처며 그 중에도 진짜 부처와 가짜 부처가 있고 남자 부처와 여자 부처가 있으며 보살도 그렇다고 하면 그 사람은 직접 보았기 때문에 본심을 씻어버리고서 사특한 깨달음으로 쉽게 빠져들게 되리니 그 이름이 매귀(魅鬼 : 도깨비)이니 나이 늙어 마구니가 되어서 이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가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근본을 사랑하여 만물이 변화하는 성품의 시작과 끝을 궁구해보고 그 마음이 정밀하고 상쾌해져서 분별하고 분석하기를 탐내어 구하면 그때에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법하게 하면 그 사람은 먼저 마구니가 붙은 줄은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위없는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근원을 추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몸에 위엄과 신통력이 갖추어져 있어서 근본을 추구하는 자를 굴복시켜서 그 자리 아래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비록 법은 듣지 못하였더라도 자연 마음으로 복종하게 하거든 그곳에 모인 여러 사람들이 부처님의 열반과 보리와 법신을 가리켜서 이는 곧 앞에 나타난 우리의 육신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하며 아버지와 아들이 번갈아 서로 태어나는 것이 곧 이 법신이 항상 머물러서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하면서 현재를 모두 가리켜서 이것이 곧 부처님 세상이지 또 다른 청정한 거처와 금색의 형상이 없다고 하거든 그들은 그것을 믿고 받아들여 먼저의 마음은 잊어버리고 몸과 목숨을 다 바쳐 귀의하며 일찍이 없었던 초유의 일을 얻었다고 하리니 그 사람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인 양 착각하고 그 마음을 추구해서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몰래 탐욕을 행하나니라. 입으로 말하기를 좋아하되 눈과 귀와 코와 혀가 모두 정토며 남근과 여근이 곧 보리과 열반의 참된 곳이라고 하면 저 무지한 자들은 이러한 더러운 말을 믿으리니 이는 고독(蠱毒)과 염승이라는 악귀이니 나이 늙어 마구니가 되어서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깨닫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에 미리 감응하기를 좋아하여 두루 돌아다니며 정밀하게 연구하여 남몰래 감응하기를 탐하여 구하면 그때에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보내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법하게 하면 그 사람이 본래 마구니가 붙은 줄은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위없는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감응하기를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잠깐 동안 그 몸이 百년 千년이나 된 것처럼 보이게 하면 마음이 더러움을 좋아해서 버리거나 여의지 못하며 그 몸이 종이 되어서 네 가지 공양을 하되 피로함을 느끼지 않으며 그 자리 아래 있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하여금 과거세의 스승이거나 본래의 선지식인 줄로 알게 하면 특별히 법을 사랑하는 마음을 내어 아교처럼 달라붙어서 일찍이 없었던 초유의 일을 얻었다고 하리니 그 사람은 어리석고 혼미하여 보살인 양 착각하고 그 마음을 친근히 하여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몰래 탐욕을 행하나니라. 입으로 말하기를 좋아하되 나는 전세에 어느 생에서 먼저 아무개를 제도하였는데 당시에 나의 처첩과 형제였었으나 지금에 이르러서 또 서로를 제도하여 너로 더불어 나를 따라다니게 하노니 어느 세계에 가서 어느 부처님을 공양할 것이라고 예언하며 또 따로이 대광명천이 있으니 부처님이 거기에 계시는데 모든 여래가 쉬고 계시는 곳이라고 말하기도 하면 저 무지한 사람들은 그와 같은 허황된 거짓말을 믿고 본래의 마음을 잃어버리리니 그 이름이 여귀이니 나이 늙어 마구니가 되어서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가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질 것이다.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깊이 들어가기를 좋아하여 제 마음을 억제하고 부지런히 애써서 은밀하고 고요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고 고요한데 빠지기를 탐하여 구하면 그때에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하게 하면 그 사람이 본래 마구니가 붙은 줄을 깨닫지 못하고서 스스로 위없는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저 음침한 곳을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그 말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제각기 본래의 직업을 알게 하며 혹은 그 곳에서 어떤 사람에게 말하기를 ‘너는 지금 죽기도 전에 벌써 축생이 되었다’하고 다른 사람을 시켜 뒤에 가서 꼬리를 밟게 해서 갑자기 그 사람으로 하여금 일어나지 못하게 하면 그때에 모든 대중이 마음을 다해 공경하고 복종하며 어떤 사람이 마음먹으면 벌써 그것을 알며 부처님의 계율보다 더 정밀하고 까다로운 일을 시키면서 비구를 비방하고 대중을 꾸짖으며 남의 비밀스러운 일을 들추어내어 비방과 혐의를 피하지 않나니라. 입으로 미래의 재앙과 복에 대하여 말하기를 좋아하되 그때에 이르면 조금도 틀림이 없으리니 이를 이름하여 대력귀라고 하는데 나이 늙어 마구니가 되어서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가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가의 옥사에 빠지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알고 보기를 좋아하여 부지런히 열심히 연구해서 숙명을 탐하여 구하면 그때에 천마가 그 틈을 기다렸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하게 되면 그 사람이 마구니가 붙은 줄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위없는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알기를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그 사람이 까닭 없이 설법하는 곳에서 보배의 구슬을 얻기도 하며 그 마구니가 때로는 축생으로 변하여 입으로 그 구슬과 갖가지 진보와 문서와 인장 등 기이한 물건들을 가져다가 먼저 그 사람에게 주고 뒤에 그의 몸에 붙기도 하며 혹은 듣는 사람을 유혹하여 땅 속에 숨겨두게 하고 밝은 달빛 같은 구슬을 가지고 그 곳을 비추게 하면 이 말을 듣는 모든 이들이 일찍이 없었던 초유의 일을 얻었다고 환호하며 약초만 많이 먹고 좋은 음식도 먹지 않으며 혹 때로는 하루에 삼씨 한 알과 보리 한 알만 먹어도 그 형체가 살이 찌리니 이는 마귀의 힘으로 유지되는 것이므로 비구를 비방하고 대중을 꾸짖되 비방과 혐의를 피하지 않나니라.입으로 다른 곳에 감춰져 있는 보배와 시방의 성현들이 숨어 있는 것에 대하여 말하기를 좋아하면 그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 가끔 기이한 사람을 볼 수 있으리니 이는 산림이나 토지 또는 성황당이나 산천의 귀신이니 나이 늙어 마구니가 되어서 혹은 음행을 하여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리고 일을 계승한 자와 더불어 몰래 오욕을 행하기도 하며 혹은 정진하면서 순수하게 풀과 나무껍질만을 먹고 일정하게 하는 일도 없이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가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게 되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면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신통함과 갖가지 변화를 좋아해서 변화의 원리를 연구하여 신비한 힘을 탐내어 얻으려고 하면 그때에 천마가 그 틈을 기다리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말하게 하면 그 사람이 진실로 마구니가 붙은 줄을 깨닫지 못하고서 스스로 위없는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신통을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그 사람이 혹은 손으로 불길을 잡기도 하고 또 그 빛을 움켜쥐고 와서 설법을 듣고 있는 사부대중의 머리 위에 올려놓으면 모든 청중의 이마 위에 불빛이 몇 자씩 뻗어나가되 뜨겁지 않고 타지도 않으며 혹은 물 위에 다니기를 평지 같이 하며 혹은 공중에서 편안히 앉아 움직이지 않기도 하며 혹은 병 속에 들어가거나 주머니 속에 들어가기도 하며 들창으로 나가고 담을 뚫고 나가되 걸림이 없으려니와 오직 칼이나 창 같은 무기에 대해서는 자재하지 못하리니 스스로 자신이 부처라고 말하면서 몸에 흰 옷을 입고 비구에게 예배를 받으며 참선하는 사람과 계율 지키는 사람을 비방하고 대중들을 꾸짖으며 남의 비밀스러운 일을 들추어내되 비방과 혐의를 피하지 않나니라. 입으로 항상 신통 자재함을 말하며 때로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국토를 엿보게 하리니 이는 귀신의 힘으로 사람을 현혹시킨 것이지 진실한 것이 아니니라. 음란한 행동을 찬탄하고 추잡한 행동도 탓하지 않으며 음란하고 더러운 행위를 가지고 법을 전한다고 하리니 이는 산의 정기와 바다의 정기와 바람의 정기 혹은 강의 정기와 흙의 정기이거나 모든 풀, 나무 등의 여러 겁을 쌓아온 정기로 뭉쳐진 도깨비이거나 또는 용 도깨비이거나 수명이 끝난 신선이 다시 살아나 도끼비가 되었거나 신선이 기한이 찾는데 그 형체가 변하지 아니하여 다른 요괴가 붙은 것이니 나이 늙어 마구니가 되어서 그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가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게 될 터이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이 적멸에 들어가기를 좋아하고 변화하는 성품을 연구하여 깊이 빈 것을 탐하여 구하면 그때에 천마가 그 틈을 기다리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하게 하면 그 사람은 오히려 마구니가 붙은 줄을 깨닫지 못하고서 스스로 위없는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빈 것을 탐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대중 가운데서 그 형체가 홀연히 비게 되어 대중들이 볼 수 없었다가 다시 허공으로부터 갑자기 나타나 없어지고 나타남이 자재하거나 혹은 그 몸이 유리처럼 환하게 보이도록 나타나기도 하며 혹은 손발을 내밀면 전단향 냄새가 나기도 하며 혹은 대소변이 두터운 석밀과 같게도 하리니 계율을 범하지 않고 출가한 이를 가볍게 여기나니라. 입으로 항상 말하기를 원인도 결과도 없으며 한번 죽으면 아주 없어져서 다시 죽은 뒤에 사람의 몸을 받는 일도 없고 범부와 성인도 따로 없다고 한다. 비록 비고 고요함을 얻었다고는 하나 남몰래 탐욕을 행하면 그 탐욕을 받은 자도 텅 빈 마음을 얻어서 인과가 없다고 하리니 이는 일식이나 월식의 정기나 금이나 옥 또는 지초나 기린, 봉황, 거북, 학 등 千萬년 지나도록 죽지 않는 영물이 되어 국토에 나는 것이니 나이 늙어 마구니가 되어서 사람을 괴롭히다가 싫증이 나서 그 사람의 몸에서 떠나면 제자와 스승이 함께 관청의 옥사에 빠지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또 선남자가 수음이 비어지고 오묘해져서 사특한 생각을 만나지 아니하여 원만한 선정이 환하게 열린 삼마지 가운데 마음으로 오래 살기를 좋아하여 애써 기미를 연구하고 영생을 탐구하여 분단생사를 버리고 변역생사를 희망하여 미세한 생각으로 항상 머물기를 구하면 그때에 천마가 틈을 기다리다가 정기를 날려 사람에게 붙어서 입으로 경전의 진리를 설하게 하면 그 사람이 마침내 마구니가 붙은 줄을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위없는 열반을 얻었다고 말하면서 오래 살기를 구하는 선남자의 처소에 와서 자리를 펴고 설법할 적에 다른 곳에 걸림 없이 왕래한다고 말하며 혹은 만리 밖을 순식간에 갔다가 오면서 번번이 그 지방의 특산물을 가지고 오기도 하고 혹은 다른 사람과 같은 곳이나 같은 집안에 있으면서 두어 걸음쯤 되는 거리인데 다른 사람을 시켜서 동쪽 벽에서 서쪽 벽으로 가보라고 하면 그 사람이 아무리 빨리 걸어도 몇 년이 걸려도 이르지 못하게 되거든 그로 인해 다음에 믿음이 생겨 부처님이 세상에 나타났다고 의심하리라. 입으로 항상 말하기를 시방의 중생들이 모두 나의 아들이며 내가 모든 부처님을 냈으며 내가 세계를 만들었으며 내가 원래 부처였는데 자연히 세상을 초월한 것이지 닦아서 얻은 것이 아니라고 하리니 이는 세상에 머무는 자재천 마구니가 그의 권속인 차문다와 사천왕의 비사동자로서 발심하지 못한 자를 시켜서 그 비고 밝음을 이용하여 그의 정기를 먹게 하며 때로는 스승이 없이 수행하는 사람이 친히 보되 금강을 잡았다고 하면서 너를 오래 살도록 해주겠다고 하고 미녀의 몸으로 나타나서 탐욕을 크게 부리도록 하여 一년도 못가서 간과 뇌가 메마르게 하여 입으로 혼자 말을 하면 마치 도깨비 소리처럼 들려서 앞에 있는 사람도 자세히 알지 못하며 흔히 관청의 옥사에 빠져서 형벌도 받기 전에 먼저 말라 죽는다. 그 사람을 괴롭혀서 죽음에 이르게 하리니 네가 마땅히 먼저 깨달으면 윤회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미혹하여 알지 못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열 가지 마구니가 말법 세상에 나의 법망 속에 있으면서 출가하여 도를 닦으며 혹은 사람의 몸에 붙기도 하고 혹은 스스로 형체를 나타내기도 하여 바르고 두루한 지혜와 깨달음을 이미 이루었다고 말하면서 음욕을 찬탄하고 부처님의 계율을 깨뜨려서 먼저 악한 마구니가 붙은 스승과 악한 마귀가 붙은 제자가 음욕과 음욕을 서로 전하며 이와 같은 사특한 정기가 그 마음과 장부를 매혹시키되 가까우면 아홉생 동안이고 오래면 백대를 훨씬 넘겨서 참되게 수행하는 이로 하여금 마구니의 권속이 되게 하여 바르고 두루한 지혜를 잃게 하여 무간 지옥에 떨어지게 할 것이다. 너는 지금 먼저 적멸을 취하지 말 것이니 비록 배울 것이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서원을 세워서 저 말법 세상에 들어가서 큰 자비심을 내어 바른 마음으로 깊이 믿는 중생들을 제도하여 마귀가 붙지 못하게 해서 바르고 두루한 지혜를 얻게 하라. 내가 이제 너를 제도하여 이미 생사를 벗어나게 하였으니 네가 부처님의 말씀을 따르면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한다 할지니라.
아난아! 이와 같은 열 가지 선나의 경지가 나타나는 것은 모두가 상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어울리기 때문에 그런 일이 나타나는 것이거늘 중생들은 미련하고 혼미해서 스스로 생각하여 헤아리지 못하고 이런 인연을 만나서 혼미하여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말하여 크게 거짓말을 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지리니 너희들은 반드시 여래의 말씀을 가지고 내가 멸도한 뒤 말법 세상에 전해주어서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이치를 깨닫게 하고 천마로 하여금 그 틈을 얻지 못하게 하여 잘 보호하고 지켜주어서 위없는 도를 이루게 하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지를 닦아서 상음이 다 없어지면 그 사람은 평상시에 꿈과 생각이 사라지고 깨어있거나 잠자거나 항상 한결같아서 밝은 깨달음이 비고 고요함이 마치 맑게 개인 허공과 같아서 다시는 앞에 나타나는 거칠고 무거운 티끌인 그림자 같은 일들이 없으며 세간의 큰 땅덩어리나 산과 강을 보되 마치 거울에 물건이 비치 듯하여 와도 붙은 데가 없고 가도 종적이 없어서 걸림 없이 받아들여 비침에 따라서 번뇌의 습기는 분명하게 없어지고 오직 유일한 참된 정기뿐이다. 나고 없어지는 근원이 이로부터 드러나서 지방의 열 두 가지 중생을 보되 그 종류를 다할 수 있으리니 비록 그들 각각의 생명에 대한 내역까지는 통하지 못하더라도 함께 생겨나는 근본이 마치 아지랭이[遊絲]가 아른거리고 반짝이는 것과 같아서 허무한 감각기관이나 그 대상인 물질의 궁극적인 이치를 깨닫게 될 것이니 이것을 행음의 구역이라고 하나니라. 만일 이렇게 아른거리고 반짝이는 원래의 성품이 본래 맑은
데로 들어가서 본래의 습기가 한번 맑아지면 마치 파도가 가라 앉아서 맑은 물로 변화되는 것과 같으니 이를 이름하여 ‘행음이 다 없어졌다’고 한다. 이 사람은 중생탁을 초월할 수 있으리니 그 원인을 관찰해보면 숨어있는 허망한 생각이 그 근본이 되나니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올바른 지혜를 증득한 삼마지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옳은 마음이 굳게 엉켜서 열 가지 천마가 그 틈을 얻을 수 없게 되면 바야흐로 정밀하게 연구해서 생겨나는 종류의 근본을 다 알아내어 그 본래 종류 가운데 생겨나는 근본이 드러나는 것은 저 그윽이 맑고 원만하게 동요하는 근원을 관찰하고 그 원만한 근원 가운데 계산하여 헤아림을 일으키면 그 사람은 두 가지 원인이 없는 논리에 떨어지나니라.
첫째는 이 사람이 본래 원인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이미 생각하는 기미를 완전하게 깨뜨림을 얻고 안근의 八百 공덕을 의지해서 八만 겁 안에 있는 중생들의 업보의 흐름이 굽이쳐 돌아 여기서 죽으면 저기에 태어남을 보고 다만 중생이 그곳에서 윤회하는 것만 보이고 팔만 겁 밖은 캄캄하여 볼 수가 없기 때문에 문득 이러한 생각을 하나니 ‘이러한 세간의 시방 중생이 팔만 겁 밖에는 원인이 없이 저절로 생겼다’고 여긴다. 그렇게 생각하므로 올바르고 두루한 지혜를 잃고 외도에 떨어져서 보리의 성품을 현혹시키나니라.
둘째는 이 사람이 끝도 원인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 생겨남에 대해서 이미 그 근본을 보고서 사람이 사람을 낳고 새가 새를 낳으며 까마귀가 본래부터 검고 따오기는 본래 희며 사람과 하늘이 본래 서서 다니고 축생은 본래 기어 다니며 흰 것은 씻어서 희어진 것이 아니고 검은 것은 물들여서 검게 된 것이 아니다. 팔만 겁 동안에 다시 변함이 없음을 알기 때문에 이제 이 형체가 다 없어지더라도 역시 그러하다고 생각하여 내가 본래 보리를 알지 못하였거니 어찌 다시 보리를 이루는 일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오늘날 모든 물질의 형상이 모두 끝도 그 원인이 없음을 알 수 있다고 여긴다. 이로 말미암아 헤아리므로 올바르게 두루 아는 것을 잃어버리고 외도에 떨어져 보리의 성품을 의혹하리니 이것을 이름하여 제일 외도가 성립한 원인이 없다는 논리이니라.
아난아! 이 삼마지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올바른 마음이 굳게 엉켜서 마구니가 틈을 탈 수 없게 되면 태어남이 있는 무리들의 근본을 궁구하여 저 그윽이 맑고 항상 흔들리는 근원을 관찰하고 원만하고 항상한 가운데 헤아리는 마음을 일으키면 그 사람은 네 가지 두루하고 항상하다는 논리에 빠지나니라.
첫째는 이 사람이 마음과 그 대상의 성품이 두 곳에 원인이 없음을 궁구해서 이를 닦고 익혀서 이만겁 동안에 시방 중생들의 나고 죽음이 있는 것은 모두 순환하는 것이어서 일찍이 흩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항상한 것이라고 여기나니라.
둘째는 그 사람이 사대의 근원을 궁구하여 네 가지 성품이 항상 머문다고 여겨서 이를 닦아 익혀 능히 사만겁 가운데 시방 중생들의 나고 죽는 것이 모두 그 본체는 항상한 것으로서 일찌기 흩어져 잃어버림이 없는 것이라 하여 항상한 것이라고 생각하나니라.
셋째는 그 사람이 여섯 가지 감각기관과 말나식과 집수식과 심의식 가운데 근원이 말미암은 곳을 궁구하여 그 성품이 항상하다고 여기므로 이를 닦아 익혀서 능히 팔만 겁 가운데 일체 중생이 순환하므로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며 본래 항상 머무는 줄로 알아서 잃어버리지 않는 성품을 궁구하여 항상하다고 생각하나니라.
넷째는 그 사람이 이미 생각의 근원이 다 없어져서 나는 이치로 다시 흐르거나 그치는 작용이 없다고 생각하여 나고 없어지는 마음이 지금 이미 다 없어졌으니 그런 이치 가운데 저절로 나고 죽지 않음을 이루었다고 여겨서 그 마음이 헤아리는 것을 따라 항상하다고 생각하나니라.
이로 말미암아 항상하다고 생각하여 올바르고 두루한 지혜를 잃어버리고 외도에 떨어져서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게 하리니 이는 그 이름이 제二 외도가 주장하는 원만하고 항상한 논리라고 하나니라.
또 삼마지 가운데 모든 선남자가 바른 마음을 굳게 엉기게 하여 마구니가 틈을 얻을 수 없게 되면 생겨나는 종류의 근본을 궁구하여 저 그윽이 맑고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고 자기나 남 가운데 계산하여 헤아림을 일으키면 그 사람은 네 가지 뒤바뀐 소견으로 떨어져 들어가되 한 부분은 항상함이 없는 것이고 한 부분은 항상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첫째는 이 사람이 오묘하고 밝은 마음이 시방 세계에 두루함을 보고 맑고 고요한 것을 가지고 마지막 경지의 신비한 자기라고 생각하여 그로부터 헤아리기를 내가 시방에 두루 하여 밝음이 엉겨서 흔들리지 않거든 일체 중생이 나의 마음속에서 저절로 나고 죽고하나니 곧 내 심성(心性)은 항상한 것이요 저 나고 죽는 성품은 항상함이 없는 성품이라고 하나니라.
둘째는 이 사람이 그 마음을 살피지 못하고 시방 세계에 항하사 같이 많은 국토를 두루 살펴보아서 오랜 세월 동안에 무너지는 곳을 보고는 궁극적으로는 항상함이 없는 성품이라 하고 오랜 세월 동안에 무너지지 않는 곳을 보고는 궁극적으로는 항상하다고 하나니라.
셋째는 이 사람이 각별히 관찰하되 나의 마음이 정미롭고 세밀하기가 마치 작은 먼지 같아서 시방에 유전해도 성품은 변함이 없어 이 몸으로 하여금 나고 죽게 한다고 생각하나니 저 무너지지 않는 성품은 나의 항상한 성품이요 나로부터 흘러나온 나고 죽는 모든 것은 항상함이 없는 성품이라고 하나니라.
넷째는 이 사람이 상음이 다 없어진 것을 알고 나서 행음이 유전함을 보고는 행음이 항상 유전하는 것을 항상한 성품이라고 생각하고 색음과 수음과 상음 등이 지금 다 없어진 것을 항상함이 없는 것이라고 이름하나니라. 이로 말미암아 헤아려서 일부분은 항상함이 없고 일부분은 항상하다고 여기므로 외도에 떨어져서 보리의 성품을 현혹하리니 이것이 제三 외도가 성립한 한 부분이 항상하다는 논리이니라.
또 삼마지 가운데 모든 선남자들이 바른 마음을 굳게 응집시켜 마구니가 틈을 탈 수 없게 되면 생겨나는 종류의 근본을 궁구하여 그윽이 맑고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고 나누어진 위치 속에서 헤아리는 마음을 일으키면 그 사람은 네 가지 유변론에 빠지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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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계가 있는 것과 한계가 없는 것을 헤아려 생각함으로 인하여 외도에 떨어져서 보리의 성품을 현혹하리니 이것은 제四 외도가 세운 한계가 있다는 논리라 하나니라.
또 삼마지 가운데 모든 선남자들이 바른 마음을 굳게 응집시켜 마구니가 틈을 얻을 수 없게 되거든 생겨나는 종류의 근본을 궁구하여 저 그윽이 맑고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고 느끼고 보는 가운데 헤아리는 마음을 일으키면 그 사람은 네 가지 뒤바뀐 생각으로 죽지 않는다고 하여 혼란을 일으키는 허황된 논리에 빠지나니라.
첫째는 이 사람이 변화하는 근원을 관찰하고서 변천하여 흐르는 곳을 보고는 변한다하고 서로 연속되는 것을 보고는 항상하다 하며 보이는 곳을 보고는 나는 것이라 하고 보아야 할 곳이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이라 하며, 서로 연속되는 원인의 성품이 끊이지 않는 곳을 늘어나는 것이라 하고 올바르게 서로 연속하는 가운데 중간이 떨어진 곳을 줄어드는 것이라 하며, 각각 생기는 곳을 있는 것이라 하고 서로서로 없어지는 곳을 없는 것이라고 하여 이치로는 한꺼번에 보면서도 마음으로는 따로 보아서 법을 구하는 사람이 와서 그 이치를 물으면 대답하기를 ‘내가 지금 나기도 하고 죽기도 하며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며 늘어나기도 하고 덜어지기도 한다’고 하면서 언제나 그 말을 어지럽게 해서 저 앞 사람으로 하여금 글귀를 잃어버리게 하나니라.
둘째 이 사람은 그 마음이 서로서로 없는 곳을 자세히 관찰하고서 없는 것으로 인하여 증득하였다고 생각하여 어떤 사람이 와서 물으면 오직 한 글자면 대답하되 다만 ‘무(無)’라고만 말하고 ‘무’밖에 다른 것은 말할 것이 없다고 하나니라.
셋째는 이 사람이 그 마음의 각각 있는 곳을 자세히 관찰하고서 있는 것으로 인하여 증득하였다고 생각하여 어떤 사람이 와서 물으면 오직 한 글자로만 대답하되 다만 ‘시(是)’라고만 말하고 ‘시’밖에 다른 것은 말할 것이 없다고 하나니라.
넷째는 이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한꺼번에 보고서 그 대상이 두 갈래이기 때문에 그 마음이 어지러워져서 어떤 사람이 와서 물으면 대답하기를 ‘있는 것이 곧 없는 것이지만 또한 없는 가운데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여 모두가 혼란해져서 끝까지 따질 수 없게 하나니라.
이렇게 교란을 헤아려서 허무해져서 외도에 떨어져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리니 이것을 제五 외도가 이룩한 네 가지 뒤바뀐 성품이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어지럽히는 두루 헤아리는 허황된 논리이니라.
또 삼마지 가운데 모든 선남자들이 바른 마음을 굳게 응집하여 마구니가 틈을 얻지 못하거든 생겨나는 종류의 근본을 궁구하여 저 그윽이 맑고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고 끝이 없는 흐름에 헤아리는 마음을 일으키면 그 사람은 죽은 뒤에 현상이 있다는 뒤바뀐 마음에 떨어질 것이다. 혹 스스로 색신을 고집하여 색신이 곧 나라고 하며 혹은 내가 원만해서 국토를 두루 함유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내가 색을 지녔다고 하며 혹은 저 앞에서 일어나는 인연들이 나를 따라 회복하기 때문에 색신이 내게 속하였다고 하며 혹은 내가 행동하는 것에 의지하여 서로 연속되므로 내가 색신에 있다고 하여 모두 헤아리는 생각에 따라 말하되 죽은 뒤에 현상이 있다고 생각하여 그렇게 돌고 돌아서 열여섯 가지 현상이 있나니라.
이로부터 혹 생각하기를 궁극적인 번뇌와 보리가 두 성품이 함께 달려가서 각각 서로 접촉하지 않는다고 여기 나니라. 이로 말미암아 죽은 뒤에도 있다고 생각하므로 외도에 떨어져서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리니 이것은 제六 외도가 성립한 오음 가운데 죽은 뒤에 실상이 있다고 하는 마음이 뒤바뀐 논리이니라.
또 삼마지 가운데 모든 선남자들이 바른 마음을 굳게 응집시켜 마구니가 틈을 얻지 못하거든 생겨나는 종류의 근본을 궁구하여 저 그윽이 맑고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여 먼저 제거해 없앤 색음과 수음과 상음 가운데 헤아리는 마음을 일으키면 그 사람은 죽은 뒤에 실상이 없다고 하는 뒤바뀐 마음에 떨어질 것이다. 저 색음이 없어진 것을 보고 형체는 본래 원인이 없는 것이라 하고 상음이 없어진 것을 보고 마음은 본래 얽매인 데가 없다고 하며 수음이 없어진 것을 알고 나서 다시 몸과 마음은 서로 관련될 수 없다고 해서 음의 성품이 사라졌으므로 비록 다시 태어나는 이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수음과 상음이 없는 것이 마치 풀이나 나무와 같아서 그 형질이 앞에 나타나도 오히려 얻을 수가 없는데 죽은 뒤에 어떻게 다시 실상이 있겠느냐고 하면서 그로 인하여 헤아려 생각하기를 죽은 뒤에는 실상이 없어서 그렇게 돌고 돌아 여덟 가지 실상이 없는 것이 생겨나나니라. 이를 좇아 혹 생각하기를 열반의 인과가 모두 다 비어져서 부질없는 이름만 있는 것이지 마침내는 끊어져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나니라. 이로 말미암아 죽은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므로 외도에 떨어져서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리니 이를 제七 외도가 성립한 오음 가운데 죽은 뒤에는 실상이 없다고 하는 마음이 뒤바뀐 논리이니라.
또 삼마지 가운데 모든 선남자들이 바른 마음을 굳게 응집시켜 마구니가 틈을 얻지 못하게 되거든 생겨나는 종류의 근본을 궁구하여 저 그윽이 맑고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고 행음이 있는 가운데 겸하여 수음과 상음이 없어졌으므로 있고 없는 것을 번갈아 생각하여 자체를 서로 무너뜨린다고 하리니 이 사람은 죽은 뒤에는 모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뒤바뀐 논리에 떨어지나니라. 색음과 수음과 상음 가운데 있는 것을 보더라도 있는 것이 아니며 행음이 변천하여 흐르는 속에 없는 것을 보더라도 없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그렇게 돌고 돌아 음계의 여덟 가지가 모두 아니라는 현상을 궁구하여 한 가지 인연을 얻음에 따라 모두 죽은 뒤에도 실상이 있는 것이며 실상이 없는 것이라고 말하나니라.
또 생각하기를 모든 작용은 성품이 변천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속에 통하여 깨달았다는 생각을 일으켜서 있고 없는 것이 모두 아니라고 생각하여 허(虛)와 실(實)을 분간하지 못하나니라. 이로 말미암아 죽은 뒤에는 모두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뒷 세상이 어둡고 아득해서 말할 수가 없으므로 외도에 떨어져서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게 하리니 이는 제八 외도가 성립한 오음 가운데 죽은 뒤에는 모두가 아니라고 하는 마음의 뒤바뀐 논리이니라.
또 삼마지 가운데 선남자들이 바른 마음을 굳게 융집하여 마구니가 틈을 얻지 못하거든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궁구하여 저 그윽히 맑고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고 죽고 난 뒤 그 다음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없다고 억측하여 생각하면 그 사람은 일곱 가지 끊겨 없어진다는 논리에 떨어지나니라. 혹 생각하기를 몸은 없어지는 것이며 혹 탐욕이 다 끊어진 곳도 없어지는 것이며 혹 괴로움을 다한 곳도 없어지는 것이며 혹 지극히 즐거운 곳도 없어지는 것이며 혹 다 버린 곳도 없어지는 것이라고 여겨서 이와 같이 돌고 돌아 일곱 군데를 다 궁구해서 현재 눈앞에서 없어지면 없어진 다음에는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나니라. 이로 말미암아 죽은 뒤에는 끊겨 없어진다고 생각하므로 외도에 떨어져서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리니 이를 제九 외도가 성립한 오음 가운데 죽은 뒤에는 끊겨 없어진다고 하는 마음이 뒤바뀐 논리이니라.
또 삼마지 가운데 선남자들이 바른 마음을 굳게 응집하여 마구니가 틈을 얻지 못하게 되거든 태어나는 종류의 근본을 궁구하여 저 그윽이 맑고 항상 요동하는 근원을 관찰하고 죽은 뒤 뒷세상에 대해 있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다섯 가지 열반 논리에 빠지나니라. 혹은 욕계천으로서 죽고 난 뒤에 의지할 곳이라고 생각하니 이는 원만하게 밝음을 보고 애모하기 때문이며 혹은 초선이라고 하니 이는 성품에 근심이 없기 때문이며, 혹은 이선천이라고 하니 이는 마음에 괴로움이 없기 때문이며, 혹은 삼선천이라고 하니 이는 지나친 기쁨이 따르기 때문이며, 혹은 사선천이라고 하니 이는 괴로움과 즐거움이 다 없어져서 나고 죽음에 윤회하는 성품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정기가 몸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이 있는 하늘임을 모르고 작용이 없는 경지라는 생각을 내어 다섯 곳의 편안한 것을 수승하고 청정한 의지처라고 생각하면서 이와 같이 돌고 돌아 다섯 곳을 최상의 경지라고 하나니라.
이로 말미암아 다섯 곳이 현재의 열반이라고 생각해서 외도에 떨어져 보리의 성품을 미혹하리니 이를 제十 외도가 성립한 오음 가운데 다섯 곳이 현재의 열반이라고 하는 마음이 뒤바뀐 논리이니라.
아난아! 이와 같이 열 가지 선나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것은 모두가 행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어울리기 때문에 이러한 깨달음이 나타나는 것이거늘 중생들이 미련하고 혼미해서 스스로 헤아려 알지 못하고 이렇게 앞에 나타난 현상을 만날 적에 혼미한 것을 잘못 이해해서 스스로 성인의 경지에 올랐다고 생각하여 큰 거짓말을 하게 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지리니 너희들은 반드시 여래의 말을 가지고 내가 열반에 든 뒤에 말법 세상에 전해 보여서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이 이치를 깨닫도록 하고 마음의 마구니로 하여금 스스로 깊은 재앙을 일으킴이 없도록 하여 보호해 지켜서 사특한 소견을 소멸시키고 그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참다운 이치를 깨달아서 위없는 도에 대해 갈림길로 나아가지 않게 하며 마음이 바라는 것으로 하여금 적게 얻은 것을 만족하게 여기지 말게 하여 대각왕(大覺王)의 청정한 지표가 되게 하라.
아난아! 저 선남자가 삼마지를 닦아 행음이 다 없어진 자는 모든 세간에 그윽이 맑고 요동하는 같은 분업끼리 생겨나는 근본이 깊고 미세한 기강이 홀연히 무너져 내리고 보특가라의 업보를 갚는 맥락에서 감응하는 것이 아주 끊어져서 열반의 하늘에 장차 크고 밝게 깨달으려 함이 마치 닭이 두 번째 운 뒤에 동쪽을 돌아보면 이미 은밀한 빛이 나타나는 것과 같아서 여섯 가지 감각기관이 비고 고요해서 다시 치달리지 않고 안과 안이 맑고 밝아 들어가도 들어갈 데가 없어서 시방에 十二 종류의 생명을 받은 근본 이유를 깊이 통달해서 그 이유를 살펴보고 근원을 고집하여 모든 종류를 부르지 않아 시방세계에서 이미 동일함을 얻고 정밀한 빛이 빠지지 아니하여 그윽하고 신비함을 발하여 나타내리니 이를 식음의 구역이라고 하나니라.
만약 여러 무리의 부름에서 이미 동일함을 얻은 가운데 여섯 가지 문을 소멸시켜서 함하여 열림을 성취하면 보고 들음이 이웃처럼 통해서 서로 작용함이 청정해져서 시방 세계와 몸과 마음이 마치 수정[吠琉璃]처럼 안팎이 환하게 통한 것과 같으니 이를 이름하여 ‘식음이 다 없어졌다’고 하나니 그 사람은 명탁을 초월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까닭을 관찰하면 형상이 없이 허무하게 뒤바뀐 허망한 생각으로 근본을 삼았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선남자가 행음이 비었음을 궁구하여 식음의 근원으로 돌아가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오묘함에 대해서는 원만하지 못하나 자기 몸의 막힌 감각기관으로 하여금 합하여 열리게 하며 시방의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자기 몸의 막힌 감각기관으로 하여금 합하여 열리게 하며 시방의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통해 깨달아서 깨 아는 것이 서로 통하고 합해지면 원만한 근원에 들어갈 수 있으리니 만약 돌아갈 데에 참되고 항상한 원인을 세워 뛰어난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원인할만한 것을 원인했다는 집착에 떨어져서 명제(冥諦)를 목적으로 하는 사비가라와 반려가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혜롭게 보는 것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一의 얻었다는 마음을 세워서 돌아가야 할 과(果)를 성취했다고 하는 것이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의 성을 져버려서 외도의 종자에 태어나나니라.
아난아!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의 빈 것을 궁구하여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돌아갈 데에 대해서 그것들이 자기 몸이라고 여겨서 허공 세계의 열 두 종류에 속하는 모든 중생들이 모두 내 몸 속의 한 부분이 흘러나온 것이라고 하여 뛰어나다는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능하지도 못한 것을 능하다고 하는 집착에 떨어져서 마혜수라와 같이 한량없는 몸을 나타내는 자들과 반려가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혜로운 견해를 잃어 버리리니 이를 제二의 잘한다는 마음을 세워서 훌륭하게 일의 결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져버려서 크게 거만한 하늘에 내가 두루 원만하다고 생각하는 종류로 태어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빈 것을 궁구하여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돌아갈 적에 돌아가 의지할 곳이 있다고 여겨 자기의 몸과 마음도 거기에서 흘러 나왔다고 의심하며 시방의 허공도 모두 거기서 생겨났다고 여겨서 곧 생겨나는 모든 것이 펴져 흐르는 곳에 대해 참되고 항상한 몸은 나고 죽음이 없다는 견해를 내나니 나고 죽는 가운에 있으면서 항상 머무는 것인 줄로 미리 생각하여 이미 나지 않는다는 것에 현혹되고 나고 죽는 것까지도 혼미하여 잠기거나 혼미한데 편안히 머물면서 수승하다는 견해를 내면 그 사람은 항상하지 못한 것을 항상하다고 생각하는 집착에 떨어져서 자재천을 하늘과 짝이 되어서 부처님의 보리를 혼미하고 지혜로운 견해를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三의 의지하는 마음으로 인하여 허망하게 생각하는 결과를 이루었다고 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뒤바뀐 원만한 종자로 태어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아는 바에 대해 그 아는 것이 두루 원만하기 때문에 저 아는 것으로 인해 견해를 정립하고 시방의 풀이나 나무들도 모두가 정이 있어서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풀이나 나무가 사람이 되고 사람이 죽어 다시 시방의 풀, 나무가 된다고 하며 가릴 것 없이 모든 사물이 두루 안다고 고집하여 수승한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곧 아는 것이 없는 것을 안다고 하는 집착에 떨어져 바타, 선니와 같이 모든 것이 깨달음이라고 고집하는 자와 짝이 되어서 부처님의 보리를 혼미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四의 원만한 지혜의 마음을 헤아려 허망하고 잘못된 과(果)를 이루었다고 하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등지게 되어 뒤바뀐 지혜 종자에 태어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원융해진 모든 감각기관이 서로 작용하는 가운데 이미 순하게 다름을 얻어서 문득 원융하게 변화하는 데서 모든 것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며 불의 광명을 구하고 물의 청정함을 좋아하며 바람이 두루 흐름을 사랑하고 모든 물질의 성취함을 관찰해서 각각 숭상하고 섬겨서 이 많은 물질을 만들어 내는 근본 원인이라고 여겨 항상 머무는 견해를 세우면 이 사람은 곧 남이 없는 것을 나는 것이라고 하는 집착에 떨어져서 모든 가섭파와 바라문들이 몸과 마음을 괴롭혀가면서 불을 섬기고 물을 숭상하며 나고 죽음에서 벗어나기를 구하는 자와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혼미하고 깨달음의 지혜를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五의 숭상하고 섬기는데 집착하여 마음을 혼미하고 사물을 따르면서 부질없이 구하는 원인을 성립하여 부질없이 희망하는 결과를 구하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뒤바뀌어 변화하는 종류에 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원만하게 밝은 데서 밝은 속은 비었다고 생각하여 모든 변화하는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며 영원히 없어지는 것으로써 돌아가 의지할 곳이라고 생각하여 수승한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돌아갈 데가 없는 데로 돌아가려는 집착에 떨어져서 무상천 가운데 모든 순야다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혼미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六의 원만하게 비어 없어진 마음으로 비어 없어진 결과를 이룬다고 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끊어 없애는 종류에 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원만하고 항상한 데에 몸을 견고하게 하며 항상 머물러서 정밀하고 원만함과 같게 되어서 영원히 죽지 않으려고 하여 수승한 견해를 내면 그 사람은 탐해서는 안 될 것을 탐하는 집착에 떨어져 오래 살기를 구하는 아사타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七의 목숨의 근원에 집착하여 견고하게 하는 부질없는 원인을 세워 길이 수고로운 결과에 나아간다고 하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부질없이 목숨이나 연장하려는 종류에 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목숨이 서로 통함을 관찰해서 문득 번뇌를 머물러 두고서 사라져 없어질까 염려하여 문득 이때에 연화궁(蓮華宮)에 앉아 일곱 가지 보배를 널리 변화시키며 예쁜 여인을 많이 모아 마음대로 즐기면서 수승한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참되지 못한 것을 참된 것이라고 하는 집착에 떨어져 타지가라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八의 사특한 것을 생각하는 원인을 일으켜 치솟는 번뇌의 결과를 세운다고 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의 성을 저버려서 천마의 종자에 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하여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목숨이 밝아진 가운데 정밀하고 거친 것을 분별하며 진실함과 거짓됨을 판단해서 원인과 결과가 서로 갚은 것이라고 해서 오직 느껴 감응하기만을 구하고 청정한 도를 저버리니 이른 바 괴로움을 보고 괴로움의 원인을 끊으며 적멸해지기를 희망하여 적멸하는 길을 닦아 적멸에 있으면서 그만 그쳐서 다시 전진하지 아니하여 수승한 견해를 내면 그 사람은 정성성문(定性聲聞)에 떨어져 더 들으려고 하지 않는 승려로서 증상만(增上慢)에 빠진 무리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九의 정밀하게 감응하는 마음을 원만히 하여 적멸의 결과에 취향함을 이루었다고 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허공에 속박되는 종류에 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하여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원융하고 청정한 밝은 깨달음에 대해 깊이 오묘함을 연구 발명하여 이를 열반이라고 내세우며 더 전진하지 않으면서 수승한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정성벽지에 떨어져 마음을 돌이키지 못하는 연각이나 독각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十의 원만하게 깨달아 합해진 마음으로 맑고 고요하고 밝은 결과를 이루었다고 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깨달음이 원만하게 밝아지고 변화하지 않는 원만한 종류에 태어나나니라.
아난아! 이러한 열 가지 선나가 중도에서 잘못된 견해를 이루어서 미혹함을 의지함으로 인해 만족하지 못한 가운데 만족하게 증득했다는 생각을 내는 것은 모두 식음에서 작용하는 마음이 서로 어울리기 때문에 이 지위에 생겨나거늘 중생들이 미련하고 혼미하여 스스로 요량하지 못하고 이렇게 앞에 나타나는 현상을 만날 적에 각각 먼저부터 좋아하던 습관으로 마음을 미혹하여 스스로 쉬어 그쳐서 장차 마침내는 돌아가 편안히 쉴 곳으로 여기고 스스로 위없는 보리를 만족한다고 말하면서 크게 거짓말을 하면 외도와 사특한 마구니는 감응하여 받은 업보가 끝나면 무간 지옥에 떨어지고 성문과 벽지는 더 전진하지 못할 것이다. 너희들이 마음을 새겨 여래의 도를 받들어서 이 법문을 간직했다가 내가 멸도한 뒤 말법 세상에 전하여서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이 뜻을 분명히 깨닫게 하고 보는 마구니로 하여금 스스로 깊은 죄를 짓지 않게 하며 편안하게 보호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구제해서 사특한 인연이 사라지게 하여 그 몸과 마음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知見)에 들어가서 처음을 따라 성취하여 갈림길을 만나지 않게 하라. 이러한 법문을 앞선 과거 세상에 항하의 모래와 같이 무수한 겁을 지내오면서 모든 부처님께서도 이것을 의지하여 마음이 열려서 위없는 도를 증득하셨으니 식음이 만약 다 없어지면 네 앞에 나타나는 모든 감각기관이 서로 작용하리니 서로 작용하는 가운데 보살의 금강간혜(金剛幹慧)에 들어가 원만하게 밝은 정밀한 마음이 그 가운데 발하여 변화됨이 마치 맑은 유리 속에 보배의 달을 넣은 것 같을 것이다. 이와 같이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사가행의 마음과 보살이 수행하는 금강십지를 초월하여 등각(等覺)이 원만하게 밝아져서 여래의 오묘하고 장엄한 바다에 들어가 보리를 원만히 이루어서 증득할 것이 없는데로 돌아가리라.
이는 과거에 먼저 나신 부처님께서 사마타 가운데 비바사나로 깨달아 밝아진 것을 분석하신 미세한 마구니의 일이니 마구니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면 네가 이를 잘 알아서 마음의 때를 씻어버리고 사특한 견해에 떨어지지 아니하면 음마(陰魔)가 소멸하고 천마가 부서지며 큰 힘을 가진 귀신이 넋을 잃고 도망하여 산도깨비 무도깨비들이 다시는 나오지 못할 것이며 곧 바로 보리에 이르러서 모자라거나 비열함을 막론하고 더욱 정진하여 큰 열반에 대해 마음이 어두워지지 않으리니 만약 말법 세상에 어리석고 우둔한 중생이 선나를 알지 못하며, 설법할 줄을 모르되 삼매 닦기를 좋아하거든 네가 사특하게 될까 두려울진댄 일심으로 권유하여 나의 불정다라니주(佛頂陀羅尼呪)를 지니게 하라. 만약 외우지 못하거든 공부하는 방에 써두거나 혹 몸에 차거나 하면 일체의 마구니가 조금도 동요할 수 없으리니 너는 마땅히 시방 여래께서 구경까지 닦아 나아가신 최후까지 가르쳐 주신 법을 공경히 받들어라’하셨다.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자옵고 이마를 대어 절하며 받들어 기억하여 잃어버리지 않고 대중 가운데서 다시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오음의 현상 가운데 다섯 가지 부질없이 생각하는 마음이 근본이 되었다고 하시니 저희들은 평상시에 여래의 미세한데까지 열어 보이심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오음은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입니까? 차례로 없어지는 것입니까? 이와 같이 다섯 겹으로 쌓임은 어디까지가 경계입니까? 원컨대 여래께서는 큰 자비를 펴시어 이 대중들을 위해서 마음과 눈을 맑고 밝게 하시며 말세의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장래의 눈이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정밀하고 참되고 오묘하고 밝은 본각이 원만하고 청정하여 나고 죽는 것과 온갖 티끌과 허공까지도 머물러 두는 것이 아니건만 모두가 부질없는 생각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니 이는 원래 본각으로서 오묘하고 밝고 참되고 정밀한 것인데 허망하게 기세간을 발생시킴이 마치 연야달다가 제 머리를 모르고 그림자로 잘못 인정하는 것과 같나니라.
허망한 것이 본래 원인이 없는 것이거늘 부질없는 생각 속에 인연의 성품이 성립되는 것이다. 인연을 모르는 자는 자연이라고 하는데 그 허공의 성품도 사실 환상으로 생긴 것이므로 인연과 자연은 모든 중생들이 허망한 마음으로 헤아려 생각한 것이니라.
아난아! 허망한 것이 생긴 데를 알면 허망한 인연을 말할 수 있으려니와 만약 허망한 것이 원래 없는 것이라면 허망한 인연을 말하려고 하여도 원래 있는 것이 아니거든 더구나 알지도 못하면서 자연이라고 미루어 생각할 수 있겠느냐? 너의 몸이 처음에 부모를 생각함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니 네 마음이 생각이 아니었으면 생각 가운데 와서 생명을 전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는 마치 내가 먼저 말하기를 마음으로 신 맛을 생각하면 입에 침이 생기고 마음으로 높은데 오르는 것을 생각하면 발바닥이 새롭다고 한 것과 같나니 높은 절벽이 참으로 있는 것이 아니며 신 물건이 온 것도 아닌데 네 몸이 반드시 허망한 것이 아니라면 입에 침이 어떻게 신 물건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인하여 생기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너의 현재 색신이 견고한 제一의 허망한 생각이라고 하나니라.
여기서 말한바 높은데 오를 것을 생각하는 마음이 네 몸으로 하여금 참으로 시거나 발바닥이 신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하나니 수음이 생기므로 인하여 색신을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네가 지금 앞에 나타나는 순하면 유익하고 거스르면 해로운 두 가지로 치달리는 것을 비고 밝은 제二의 허망한 생각이라고 하나니라.
너의 생각으로 말미암아 너의 색신을 부리나니 몸은 생각의 종류가 아니거늘 네 몸은 무슨 까닭으로 생각을 따라 부림을 당해서 갖가지 형상을 취하여 마음이 생각을 일으키면 몸은 취하여서 생각과 서로 내응하느냐? 깨면 생각하는 마음이요 자면 모두가 꿈이니 네 생각으로 요동하는 허망한 정을 이름하여 융통하는 제三의 허망한 생각이라고 하나니라.
변화하는 이치가 머물러 있지 않아서 쉬지 않고 은밀하게 옮겨가서 손톱, 발톱이 자라고 모발이 나며 기운이 사라지고 얼굴이 쭈그러져서 밤낮으로 서로 교대하는데도 일찍이 깨닫지 못하나니 아난아 이것이 만약 네가 아니라면 어찌하여 몸이 변하여 달라지며 만일 반드시 진실한 너라면 어찌하여 너는 깨닫지 못하느냐? 너의 모든 작용이 잠시도 머물지 않는 것을 이름하여 그윽하고 은밀한 제四의 허망한 생각이라고 하나니라.
또 네가 정밀하고 밝고 맑고 고요하여 흔들리지 않는 곳을 항상한 것이라고 한다면 몸에 보고 듣고 느껴서 아는 것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만약 참으로 정밀하고 진실한 것이라면 허망한 것 익히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니 무슨 까닭으로 너희들이 옛날에 어떤 기이한 물건을 보고 여러 해를 지내면서 기억하고 있는지 잊었는지 알 수 없다가 뒤에 홀연히 전에 것과 다른 것을 다시 보면 기억이 완연하여 조금도 잊어버리지 아니하는고? 이는 정밀하고 밝고 맑아 요동하지 않는 가운데 생각마다 훈습(熏習)을 받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느냐?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맑고 고요함이 참된 것이 아니라 마치 급히 흐르는 물과 같아서 보기에는 고요한 듯하여 흐름이 빠른 것을 볼 수는 없으나 흐르지 않는 것은 아니니 만약 생각의 근원이 아니라면 어찌하여 부질없는 익힘을 받아들이겠느냐? 너의 여섯 개의 감각 기관을 서로 작용하여 합하거나 열리지 아니하면 그 허망한 생각이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현재인 보고 듣고 깨닫고 알고 하는 가운데 관습의 기미이니 맑고 또렷한 가운데 형상이 없이 허무한 제 六의 뒤바뀌어진 미세하고 정밀한 생각이라고 하나니라.
아난아! 이 다섯 가지 쌓인 음은 다섯 가지 망상으로 이루어진 것이니라. 네가 지금 인계(因界)의 깊고 얕음을 알고자 하면 색질과 빈 것은 색음의 변제(邊際)이고 접촉과 떠남은 수음의 변제이고 기억하고 잊음은 상음의 변제이고 없어짐과 생겨나는 것은 행음의 변제이고 밝고 고요한데 들어가 맑고 고요함과 어울리면 식음의 변제로 돌아가나니라. 이 오음의 근원이 겹겹이 쌓여서 생긴 것이니 생겨남은 식음으로 인해 생겨나고 없어짐은 색신을 따라 없어지나니 이치인 즉 단번에 깨달을 수 있는지라 깨달음에 의지하여 모두 사라지지만 일은 단박에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차례를 따라서 다 없어지나니 내가 이미 네게 겁바라수건으로 매듭짓는 것을 보여 주었거늘 무엇이 분명치 않아서 다시 묻느냐? 너는 마땅히 이 망상의 근원을 가지고 마음으로 열어 통달해서 장래 말법 세계 속에 모든 수행하는 자들에게 전해주어 허망함을 깨닫게 하여 싫증을 스스로 내어서 열반이 있음을 알고 삼계를 연연하지 않게 하라.
아난아! 말세의 중생들이 바른 법을 믿지 않고 항상 사특한 소견을 내다가 홀연히 이 경전을 만나서 크게 비웃으며 비방하고 부처님의 설법을 그르다고 헐뜯으면 그 사람은 현재 세상에 업장의 그물에 걸려서 삼재와 팔난과 아홉 가지 횡액이 와서 침범하며 문둥병과 고질병이 항상 그 몸을 얽어매며 절름발이나 귀머거리나 봉사나 벙어리로 사람들에게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다가 죽자마자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위의 불은 아래로 통하고 아래의 불은 위로 통하며 쇠창과 쇠작살이 온 몸에 구멍을 뚫으며 구리를 녹여 입에 부어 갈비뼈가 녹아나서 하루 낮 하루밤 사이에 만 번 죽고 만 번 태어나며 온갖 고통이 그칠 때가 없으리라. 이 경전을 비방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죄를 받으리니 너는 마땅히 선포해서 저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을 돌려 참회하며 믿고 이해하고 닦아 증득하게 하라.
아난아! 만약 어떤 사람이 시방에 가득하고 허공에 꽉 차 있는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모시고 공양을 드리며 마음으로 부질없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사람이 그렇게 부처님에게 보시한 인연으로 복을 많이 받겠느냐? 그렇지 않겠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허공이 다함이 없으며 보배도 한량이 없습니다. 옛적에 어떤 중생이 부처님에게 돈 일곱 푼을 보시라고서도 죽은 뒤에 전륜왕이 되었거든 더구나 현재 무한한 허공과 부처님의 세계에 가득한 보배로 보시함이겠습니까? 겁이 다하도록 생각하더라도 오히려 미칠 수가 없을 터이니 그 복이 어찌 한계가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모든 여래께서는 부질없는 거짓말을 하지 않나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몸으로 네 가지 중죄[음행, 살생, 도적질, 거짓말]와 열 가지 바리이죄를 범하여 순식간에 이곳저곳의 아비지옥을 돌아다니며 시방의 무간 지옥까지 빠짐없이 다 돌아다녀야 할 터인데도 능히 한 생각으로 이 법문을 가져다가 말법 세계 속에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열어 보이면 이 사람의 죄와 업장이 생각을 따라 소멸되어서 저렇게 받아야 할 지옥의 괴로운 원인이 변하여 안락한 나라가 될 것이요 복을 얻음이 앞서 보시한 사람을 능가함이 백배, 천배, 만배, 억배가 될 것이며 이와 같이 숫자로 계산하거나 어떠한 비유로도 미칠 수 없게 될 것이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경전이 있는 곳에는 항상 하늘 혹은 용 등 여러 호법 신장과 산과 강의 호법 신장이 간데마다 지켜주고 보호하며 금강역사가 이르러 수시로 지켜줄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이 계를 지키고 경전을 받아서 지성으로 봉안하면 그윽한 향기가 방에 피어나고 상서로운 기운이 뜰에 가득하여 업장이 사라지고 복과 지혜가 점점 자라날 것이요 저 죽는 날에도 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들거나 나거나 기거함에 있어 모든 험난함을 당할 경우 일심으로 나무구고관세음보살(南無求苦觀世音菩薩)의 이 주문을 외우면 사생[태, 란, 슬, 화]에게 공경을 받으며 칠취[지옥, 아귀, 축생, 수라, 사람, 하늘, 신선]에서 제도되는 것이니 그 공덕을 나처럼 널리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겁이 끝나도록 다할 수 없으리니 선남자와 선여인이 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법대로 수련하면 곧 보리를 이루어서 다시는 마구니의 업장이 없으려니와 진실로 지극한 덕을 지니지 못하고서는 지극한 도를 어떻게 이루겠는가? 지극한 덕이 이루어져야만 지극한 도를 이룰 수 있으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경전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새와 우바이와 모든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와 다른 곳의 보살들과 二승[성문, 연각]과 성선동자(聖仙童子)와 처음 발심한 큰 힘을 지닌 귀신들이 모두들 크게 기뻐하여 절하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