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보장경(雜寶藏經) 제07권
079. 바라문이 여의주를 부처님께 보시하고 도를 얻은 인연
부처님께서는 사위국에 계셨다.
그 때 남천축의 어떤 바라문은 여의주(如意珠)를 잘 감별하였다. 그는 여의주 하나를 가지고 남천축에서 동천축으로 가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으나, 아무도 그것을 감별하는 이가 없었다.
마침내는 사위국의 바사닉왕에게 가서 말하였다.
“누가 능히 이 구슬을 감별하여 알겠는가?”
바사닉왕은 여러 신하들과 모든 지혜로운 이를 모아 보았지마는 그것을 아는 이가 없었다.
바사닉왕은 그와 함께 부처님께로 갔다. 부처님께서는 그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구슬 이름을 아는가, 이 구슬이 난 곳을 아는가, 이 구슬의 능력을 아는가?”
그는 대답하였다.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구슬은 마갈(摩竭)이라는 큰 고기 뇌수에서 나왔는데, 그 고기의 몸 길이는 28만 리요, 구슬 이름은 금강견(金剛堅)이다.
첫째 능력은 어떤 독기에 쏘인 사람도 그것을 보면 그 독기가 사라지고 그 빛을 보거나 몸에 닿아도 독기가 사라지는 것이다. 둘째 능력은 열병 든 사람이 그것을 보면 곧 낫고, 그 빛이 몸에 닿아도 병이 낫는 것이다. 셋째 능력은 어떤 사람이 한량없는 백천 사람의 원수를 가졌더라도 그 구슬만 가지고 있으면 모두 친하게 되는 것이니라.”
바라문은 이 말씀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참으로 일체 지혜를 가지신 어른이시다.”
그리고는 곧 그 구슬을 부처님께 바쳤다. 그리고 중이 되기를 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여.”
그러자 그의 수염과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이 몸에 입혀졌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설법하시니 그는 이내 아라한이 되었다.
비구들은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그 구슬을 잘 감별하시고, 또 설법하시어 그로 하여금 도를 얻게 하십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만이 아니다. 과거에도 그러하였다. 옛날 가시국의 선인산(仙人山)에 다섯 가지 신통을 가진 선인이 있었다.
어떤 바라문이 나뭇잎 하나를 가지고 가서 선인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슨 나무 잎인가?’
선인은 대답하였다.
‘이 나무 이름은 금정(金頂)인데, 어떤 사람이 독에 쏘여 거의 죽게 되었더라도 이 나무 밑에 앉으면 그 독이 곧 사라지고, 열병 든 사람이 이 나무에 기대면 그 병이 곧 낫는다. 또 이 나뭇잎을 그 사람 몸에 대면, 어떤 독기나 열병도 모두 낫게 된다.’
바라문은 기뻐하여 선인의 제자가 되어 법을 배우고, 또 다섯 가지 신통을 얻기를 청하였다.
비구들이여, 그 때 나뭇잎을 가진 바라문은 바로 지금의 이 바라문이다. 나는 그 때에도 그를 가르쳐 5신통을 얻게 하고, 지금도 생사의 어려움을 면하여 아라한이 되게 하였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