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 용왕(龍王)의 게송 인연

029. 용왕(龍王)의 게송 인연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제바달다가 부처님께 나아가 욕을 하며 꾸짖었다. 아난이 그것을 듣고 매우 화를 내어 제바달다를 몰아내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만일 그대가 다시 오면 나는 그대에게 큰 고통을 줄 것이다.”

여러 비구들이 그것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항상 제바달다에 대하여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가지시는데, 저 제바달다는 한결같이 부처님께 나쁜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난은 화를 내어 곧 그를 쫓아내어 가게 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오늘만이 아니다. 지나간 세상에도 그러하였느니라.

옛날 가시국에 두 용왕 형제가 있었다. 첫째 이름은 대달(大達)이요, 둘째 이름은 우바대달(優婆大達)이었다. 그들은 항상 비를 내려, 그 나라의 초목을 자라게 하고 오곡을 성숙하게 하며, 축생들은 물을 마시고 모두 살찌고 힘을 얻으며 소와 염소는 번식하였다.

그 때 그 나라 왕은 소와 염소를 많이 잡아 가지고 와서 그 용에게 제사를 지냈다. 용은 몸을 나타내어 그 왕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그것을 먹지 않는데, 무엇하러 생물을 죽여 가지고 와서 우리에게 제사를 지내는가?’

이렇게 여러 번 말하였으나 왕은 고치지 않았다. 그래서 두 형제는 서로 이끌고 드디어 그 곳을 피해 둔도비(屯度脾)라는 작은 용이 사는 곳으로 갔다.

둔도비용이 밤낮으로 성을 내어 욕을 하며 꾸짖자, 대달이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성내지 말라. 우리는 쉬이 돌아가리라.’

우바대달은 잔뜩 화를 내어 그에게 말하였다.

‘너는 그저 작은 용으로서 항상 두꺼비를 잡아 먹는다. 만일 내가 기운을 토하여 네 권속들에게 불면 그들을 모두 소멸시킬 수 있으리라.’

대달이 아우에게 말하였다.

‘성내지 말라. 우리는 지금 본고장으로 돌아가자. 가시국의 왕은 우리를 간절히 사모한다.’

가시국의 왕은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저 두 용왕이 내게 오면, 나는 그들의 필요에 따라 젖 타락으로 제사하고, 다시는 살생하지 않으리라.’

용왕들은 그 말을 듣고 본고장으로 돌아갔다.

그 때 대달은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모두 서로 화합하여 지심(至心)으로 들어라.

아주 착하고 청정한 마음의 법은

보살의 본래 인연에 말씀하신 것인데

지금 부처님께서 옛날의 게송을 나타내신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신 부처님이 이 세상에 계실 때

여러 비구들 서로 나쁜 말로 비방하고 헐뜯자

부처님께서 그런 말을 보고 또 들으시고

그 비구들을 모아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나를 의지해 집을 나왔다.

그러므로 법이 아닌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너희들은 각자 추한 말로써 서로 비방하여

스스로를 해치는구나.

너희들은 듣지 못하였는가. 지혜로 보리를 구하며

자비와 인내로 힘든 고행(苦行)을 닦아 모은 다는 것을.

너희들이 불법(佛法)을 의지하려 하거든

여섯 가지 화목하고 공경하는 일을 받들어 행하라.

지혜로운 사람은 부처의 도를 잘 듣고 배우나니

중생들을 이익하고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모든 것을 괴롭히거나 해치지 않기 위해서이네

수행하다 악한 일을 들으면 악을 멀리 해야 되는데

집을 떠난 이가 성내거나 다투면

그것은 마치 얼음물이 불에서 나오는 것 같느니라.

우리는 과거에 용왕이 되어

두 형제가 한곳에 살았나니

만일 집 떠나는 법을 그대로 따르려면

성냄과 다툼 끊고 도에 맞춰 행하라.

첫째 형의 이름은 대달이었고

둘째 이름은 우바대달이었다.

우리 둘은 살생 않고 깨끗한 계율 지녀

큰 위덕 갖추고 용의 모양 싫어해

항상 좋은 곳 향해 사람 되기 구하였네.

만일 어떤 사문이나 바라문으로

깨끗한 계율 갖고 많이 아는 이 보면

항상 모양을 변해 공양하고 친하였고

8일과 14일과 15일에는

여덟 가지 계율 가져 마음을 단속하였네.

살던 고장 버리고 다른 곳에 갔더니

거기 사는 용 이름은 둔도비였네.

그는 우리 두 용의 큰 위덕 보자

자기 모자람 알고 질투와 성을 내어

언제나 나쁜 말로 꾸짖었나니

턱은 붓고 입기운은 세게 나오며

진노(瞋怒)함이 더해지자 온몸 통퉁 부었나니

그런 나쁜 욕설로 비방하여 말하기를

‘미혹과 거짓 속임에 침해를 받는다’고.

이런 비열한 나쁜 용의 욕설 듣고

그 아우 우바대달은 몹시 화를 내어

그 형 대달에게 졸라대며 말하기를

‘저런 나쁜 말로 헐뜯음 받는구나.

항상 두꺼비 잡아먹고 물가에 사는

저런 천한 물건에게 꾸짖음을 받다니…….

저들은 물에 살면 물짐승 괴롭히고

육지에 살면 사람을 괴롭히네.

저 욕설은 참을래야 참을 수가 없으니

이제 저의 권속을 모두 죽여 버리고

모든 것 다 부수고 고향으로 돌아가리.’

큰 힘을 가진 용왕 아우의 말을 듣고

그의 읊는 묘한 게송 지자는 찬탄한다.

하룻 밤 동안이나마 그 집에 머무르면서

조그만 공양 얻고 편히 잠을 잤거든

그에게는 나쁜 생각 가지지 말라.

은혜 알고 갚는 것을 성인은 칭찬한다.

혹은 나무 밑 조그만 그늘에 쉬었더라도

그 가지 잎사귀와 꽃과 열매 헐지 말라.

조금이나마 고마운 이에게 악을 행하면

그에게는 언제나 즐거움 없으리라.

한 그릇 밥 은혜라도 악으로써 갚으면

은혜 모르고 악을 행하는 사람

좋은 열매 열지 않고 열더라도 없어진다.

마치 숲이 타더라도 그루터기가 남으면

그 뒤에 도로 나서 전과 같이 되지만

은혜 등진 사람에게는 선이 안 생기나니

악한 사람은 갖가지로 공양하여 길러 주어도

은혜는 생각 않고 원한으로 갚으리니

코끼리가 선인을 의지해 살 때

새끼 낳고 어미 죽자 선인이 길렀지만

그 새끼 자라나선 그 선인을 죽이고

그 집과 나무들도 밟아 부수는 것처럼

저 악인 은혜 배반하는 것 또한 그러하니라.

마음이 가벼이 움직여 잠깐도 머무르지 않는 것

굽이치는 물 속에 있는 나무 같으며

벗을 친하지 않고 은혜를 모르는 것

흰 천을 동기물에 물들이는 것 같나니

원수를 갚으려거든 선으로 갚고

악으로써 헐뜯거나 해치지 말라.

지혜로운 이는 원수 갚되 사랑으로 하느니라.

천지와 산과 바다 걸머지더라도

그 짐은 가볍거니 은혜 배반 무거워라.

일체 중생에 대한 평등과 사랑

그것은 으뜸가는 훌륭한 즐거움인데

강나루를 무사히 건너는 것처럼

사랑 평등 두 즐거움도 그러하니라.

친한 벗을 해치지 않는 것도 즐거움이요

교만을 없애는 것도 또한 즐거움이다.

안에 덕행 없으면 겉으로 교만하고

진실로 무지하면 교만이 생기나니

강한 편 되어 다투고 나쁜 벗 친하면

명예는 줄어들고 나쁜 이름 퍼지네.

외롭고 어리고 늙고 병든 이

갑자기 부귀 잃고 쇠잔한 이와

재물 없어 빈궁하고 국왕을 잃고

홀몸으로 고생하며 의지할 데 없는 이

온갖 곤란과 재액에 처한 사람들을

가엾게 여기지 않으면 인(仁)이라 할 수 없네.

만일 다른 나라에서 아무 권속이 없이

온갖 욕설 들어도 참음으로 낙을 삼으면

능히 온갖 악을 막아 싸움 쉬리니

차라리 남의 나라에 있어 사람들 알지 못할지언정

자기 나라에 있으면서 사람들 업신여김 받지 말라.

만일 다른 나라에서 존경을 받아

모두 친히 따르고 성내거나 다투지 않으면

그것은 곧 자기 나라요 친한 권속이니라.

세상 부귀는 즐거움 아주 적고

쇠하고 멸하는 그 고통은 많나니

만일 중생들 모두 떠나 흩어지더라도

애태워하지 말고 잠자코 즐겨라.

원수의 그 센 힘도 약해질 때 있나니

친한 벗 없어지고 믿을 데 없더라도

그런 이치 살피어 잠자코 즐겨라.

법답지 않은 사람 탐하고 아끼나니

믿지 않고 부끄럼 없고 충고 듣지 않거든

그런 나쁜 곳에서는 잠자코 즐겨라.

너무 성냄 많으면 해치는 악이 있다.

중생에게 고통 주기 좋아하나니

그런 사람 곁에서는 잠자코 즐겨라.

믿지 않고 날치어 뽐내기 좋아하고

도리어 거짓으로 사람 미혹하거든

그런 사람 대해서는 잠자코 즐겨라.

계율 깨고 흉악하여 염려나 참음 없고

나쁜 법을 행하고 믿는 행이 없거든

그런 사람 대해서는 잠자코 즐겨라.

거짓말과 이간질에도 부끄럼 없고

삿된 소견 나쁜 말과 꾸밈말 쓰며

교만하여 뽐내면서 나[我]를 계교[計]하고

인색하고 탐하면서 질투를 가졌거든

그런 사람 대해서는 잠자코 즐겨라.

만일 다른 곳에서 그들이 자기를 알지 못하고

나는 그의 종족이나 성행을 알지 못하거든

스스로 잘난 체하여 뽐내지 말라.

혹은 다른 나라에 가서 머무르면서

남의 힘 입고 의식을 얻어 자재하지 못하거든

그들이 나를 헐뜯어 욕하더라도 참아야 한다.

또 다른 나라에 살아 의식을 빌고

혹은 직업을 가져 즐기려 하여도

또한 위에서처럼 욕을 참아야 하네.

또 다른 나라에 살아 의식을 빌면

심지어 천한 사람이 나를 업신여겨도

지혜로운 사람이면 참고 받아야 한다.

또 다른 나라에서는 나쁜 벗과 같이 있고

어리석고 천한 이와 다 같이 살더라도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숨기기 덮은 불처럼 하네.

마치 성한 불길에 사나운 바람이 불어

그 불꽃 숲에 붙어 모두 태우는 것처럼

성냄은 불꽃과 같아 남과 자기 태우나니

그것은 극히 악한 해침이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성냄과 탐욕을 버리나니

사랑과 평등 닦으면 성냄은 차차 없어지리라.

함께 산 일 없으면서 갑자기 친해져서

악인과 가까이하면 어리석은 사람이요

그 허물 살펴보지도 않고 이내 버리는 것

지혜로운 사람은 이런 일 않느니라.

어리석음이 없으면 지혜가 드러나지 않나니

그것은 마치 날개 부러진 새가 날지 못하는 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음 없는 것도 그와 같아라.

많이 어리석고 약간 미쳐 지혜가 없기 때문에

지혜에는 힘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없네.

그러므로 저 어질고 밝은 이들은

널리 알고 많이 들음에 즐거이 머무르네.

지혜로운 사람은 이익을 얻어도 교만하지 않고

이익을 잃더라도 비굴하거나 불평하지 않으며

아는 이치 그대로 진실로써 말하나니

그러므로 그의 말은 모두 악을 막으며

남에게 즐거움과 이익을 주고

이치를 알리기 위해 말하느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일을 들어도 갑자기 행하지 않고

생각하고 헤아려 그 진실을 따지고

그 이치를 밝게 안 뒤에라야 행하나니

이것이 이른바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한다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마침내 그 신명을 위해

악업을 짓거나 이치답지 않은 일을 하지 않으며

괴로움이나 즐거움 때문에 바른 법을 어기지 않으며

끝내 자기를 위해 바른 행을 버리지 않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인색하거나 질투하거나 성내지 않고

악을 엄히 하지 않고 어리석음이 없으며

위험이 닥쳐와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익을 위하여 남을 모함하지 않으며

또 비열하지 않고 중도(中道)에 처하나니

이런 여러 가지 일은 지혜로운 사람의 모양이니라.

위엄으로 사나우면 남이 꺼리고 나약하면 남이 업신 여기나니.

그 두 쪽을 버리고 중도를 행하라.

때로는 벙어리처럼 침묵을 지키고

때로는 왕자처럼 말로써 가르치며

때로는 눈처럼 차야 하고

때로는 불꽃처럼 뜨거워야 하네.

때로는 수미산처럼 높고 커야 하고

때로는 쓰러진 풀처럼 겸손해야 하며

때로는 왕자처럼 위엄을 나타내고

때로는 고요하기 해탈한 것같이 하라.

때로는 굶주리고 목 마른 고통을 참고

때로는 괴로움이나 즐거움을 참아야 하며

때로는 재물과 보물을 더러운 똥처럼 보아

성냄과 원망함을 자유로이 다루어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때로는 사슴처럼 두려워하며

때로는 호랑이처럼 위엄 있고 사나워라.

때의 맞고 틀림과 힘의 있고 없음을 관찰하고

부귀와 그의 쇠함과 멸함을 잘 관찰하라.

참을 수 없음을 참는 것이 참 참음이요

참을 수 있음을 참는 것은 보통 참음이니

약한 이에 대해서도 참고

부귀하고 강하여도 겸손하고 참아라.

참을 수 없음을 참는 것이 참 참음이니라.

원망하는 이의 원망을 받지 않으면

성내는 사람 속에서도 그 마음 항상 깨끗하나니

남이 악을 행하는 것 보고는 스스로 짓지 말라.

자기보다 나은 이에게 참는 것은 두려워 참음이요

자기와 같은 이에게 참는 것은 싸우기를 두려워 함이며

나보다 못한 이에게 참는 것은 보다 나은 참음이다.

나쁜 욕설과 큰 비방을 어리석은 이는 참지 못하나니

그것은 두 개 돌을 눈 안에 넣은 것 같고

나쁜 욕설과 큰 비방을 지혜로운 사람은 참나니

그것은 마치 꽃이 코끼리에 떨어지는 것 같네.

지혜로운 사람은 슬기의 눈으로써

나쁜 욕설과 큰 비방을 능히 참나니

그것은 마치 큰 돌에 비가 내리는 것 같아

돌은 부서지거나 깨지지 않는다.

좋고 나쁜 말이나 괴롭고 즐거운 일을

지혜로운 사람은 돌처럼 참느니라.

사실이 그러하여 욕설 먹으면

그의 말이 참 말이라 성낼 것이 없으며

일이 그렇지 않은데 꾸짖고 욕한다면

그의 말은 제 속이는 미친 말 같으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아무 데도 성내지 않네.

혹은 재보와 온갖 이익 때문이거든

괴로움이나 즐거움이나 나쁜 욕설도 참고 받아라.

만일 재물의 이익을 위하지 않는다면

비록 백천의 보배를 얻는다 하더라도

그런 나쁜 사람은 빨리 떠나야 한다.

나뭇가지는 잘라도 뿌리는 뽑기 어려운 것처럼

사람 마음 이미 떠나면 친하기 어렵나니

다른 도를 믿는 이들 멀리 피해야 하네.

친할 수 있는 사람 세상에 찼지마는

처음에는 공경하다 나중에는 거만하고 업신여겨 헐뜯으며

공경하지도 않고 칭찬하지도 않고

마치 흰 고니처럼 가벼이 날아가나니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은 이를 멀리하여 빨리 떠나야 하네.

싸우기 좋아하고 아첨하는 마음 품고

다른 사람 허물 보기를 좋아하며

이간질·거짓말·욕·꾸밈말로 중생들을 천히 보고 헐뜯어 욕하며

다시 아픈 말로 남의 마음 찌르면서

몸과 말과 뜻의 업을 단속하지 않으면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리.

질투하는 악한 사람 착한 마음이 없어

남의 이익과 즐거움과 명예를 보면

마음이 닳아 몹시 고통하나니

그는 말은 좋고 부드러우나 마음은 나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떠나 멀리 다른 곳으로 가리.

사람이 만일 나쁜 욕심 즐기고 이양을 탐하며

아첨하고 취(取)하면서 부끄러움 없으며

안팎이 모두 깨끗하지 않으면

지혜로운 사람은 그를 빨리 떠나 다른 곳으로 가리.

사람이 만일 공경하고 삼가는 마음이 없어

교만한 그 마음에 아무 법이 없으면

스스로 지혜로운 이라 하나 실은 어리석나니

슬기로운 사람은 그를 멀리 떠나 다른 곳으로 가리.

어떤 이에게 음식과 침구와

갖가지 의복을 얻어 살아가거든

부디 그를 옹호하고 그 은혜 생각하기

마치 인자한 어머니가 외아들을 생각하듯 하라.

욕망은 모든 괴로움을 내고 자라게 하나니

부디 먼저 욕망을 끊고 성냄을 떠나야 하며

스스로 뽐내는 교만한 마음도 버려야 하네.

그것들은 사람을 나쁜 곳으로 가게 하기 때문이다.

부귀한 벗이나 빈천한 벗이나

그러한 벗들은 속히 멀리 떠나라.

한 집을 위해서는 한 사람을 버리고

한 마을을 위해서는 한 집을 버리며

한 나라를 위해서는 한 마을을 버리고

자기 몸을 위해서는 온 천하를 버려라.

바른 법을 위해서는 자기 몸을 버리고

한 손가락 위해서는 현재 재물 버리며

목숨을 위해서는 사지(四肢)를 버리고

바른 법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려라.

바른 법은 일산 같아 능히 비를 막듯이

법을 수행하는 이는 법이 옹호해 주며

행하는 법의 힘으로 온갖 나쁜 계를 끊는다.

한창 봄이 되어 시원한 그늘을 얻는 것처럼

법을 수행하는 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지혜로운 여러 성현들과 함께 나아가느니라.

많은 재물의 이익을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혹은 중한 보배를 잃어도 근심하지 않으며

항상 괴로워하면서도 구걸하지 않으면

그이는 바로 견실한 대장부니라.

남에게 재물을 보시하고는 못내 기뻐하고

세상의 온갖 악은 빨리 떠나며

자기 몸을 든든히 세우기를 바라보며 깊게 하면

그는 바로 웅건한 장부니라.

의리를 밝게 알아 온갖 일에 익숙하고

사람됨이 부드러워 남과 함께 즐기면

사람들은 찬탄하기를 좋은 장부라 하리라.

그 때 우바대달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형님을 더욱 믿고 공경하나니

가령 어떤 곤액과 고통을 당하더라도

마침내 나쁜 일을 행하지 않고

혹은 죽거나 살거나

재물을 얻거나 잃거나 악을 짓지 않고

기어코 형님을 받들어 섬기리라.

계율을 가져 죽을지언정

계율을 범하면서 살지 않으리

무엇 때문에 이 한 평생 동안

방일하면서 악을 행할까.

나고 죽는 동안에 방일하지 말라.

나는 생사간에 악을 행하여

나쁜 벗을 만나서는 나쁜 일 짓고

선한 벗을 만나서는 절교하였다.

부처님께서 전생 일을 아는 지혜에 들어

그것을 깨닫고 비구들에게 이 게송 말씀하셨다.

그 때의 대달은 바로 이 내 몸이요

우바대달은 바로 저 아난이며

그 때의 둔도비는

바로 저 제바달다니라.

비구들이여, 이렇게 공부할 줄을 알아야 한다.

이 학문 이름은 집법총섭설(集法摠攝說)이니

부디 널리 삼가 행하고 공경하라.

여러 비구들은 그 법을 닦았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