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64/64

능엄경… 64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선남자가 행음이 비었음을 궁구하여 식음의 근원으로 돌아가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 으되 적멸(寂滅)의 정밀하고 오묘함에 대해서는 원만하지 못하 나 자기 몸의 막힌 감각기관으로 하여금
합하여 열리게 하며 시방의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자기 몸의 막힌 감각기관으로 하 여금 합하여 열리게 하며
시방의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통해 깨달아서 깨 아는 것이 서로 통하고 합해지면 원만한 근원 에 들어갈 수 있으리니
만약 돌아갈 데에 참되고 항상한 원인을 세워 뛰어난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원인할만한 것을
원인 했다는 집착에 떨어져서 명제(冥諦)를 목적으로 하는 사비가라 와 반려가 되어 부처님의보리를
미혹하고 지혜롭게 보는 것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一의 얻었다는 마음을 세워서 돌아가야 할 과(果)를
성취했다고 하는 것이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의 성을 져버려서 외도의 종자에 태어나나니라.

아난아! 또 선남자가 모든 행음의 빈 것을 궁구하여 이미 나 고 죽음이 없어졌으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돌아갈 데에 대해서 그것들이 자기 몸이라고 여겨서
허공 세계의 열 두 종류에 속하는 모든 중생들이 모두 내 몸 속의 한 부분이 흘러 나온 것이라고 하여
뛰어나다는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능하지도 못한 것을 능하다고 하는 집 착에 떨어져서 마혜수라와 같이
한량 없는 몸을 나타내는 자들과 반려가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혜로운 견해를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二의 잘한다는 마음을 세워서 훌륭하게 일의 결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져버려서 크게 거만한 하늘에 내가 두루 원만하다고 생각 하는 종류로 태어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빈 것을 궁구하여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돌아갈 적에 돌아가 의지할 곳이 있다고 여겨 자기의 몸과 마음도 거기에서
흘러 나왔다고 의심하며 시방의 허공도 모두 거기서 생겨났다고 여겨서
곧 생겨나는 모든 것이 펴져 흐르는 곳에 대해 참되고 항상한 몸은 나고 죽음이 없다는 견해 를 내나니
나고 죽는 가운에 있으면서 항상 머무는 것인줄로 미리 생각하여 이미 나지 않는다는 것에 현혹되고
나고 죽는 것까지도 혼미하여 잠기거나 혼미한데 편안히 머물면서 수승하 다는 견해를 내면
그 사람은 항상하지 못한 것을 항상하다고 생각하는 집착에 떨어져서 자재천을 하늘과 짝이 되어서
부처 님의 보리를 혼미하고 지혜로운 견해를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 三의 의지하는 마음으로 인하여
허망하게 생각하는 결과를 이루었다고 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뒤 바뀐 원만한 종자로 태어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아는 바에 대해 그 아는 것이 두루 원만하기 때문에 저 아는 것으로 인해
견해를 정립하고 시방의 풀이나 나무들도 모 두가 정이 있어서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여
풀이나 나무가 사람이 되고 사람이 죽어 다시 시방의 풀, 나무가 된다고 하며
가릴 것 없이 모든 사물이 두루 안다고 고집하여 수승 한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곧 아는 것이 없는 것을 안다고 하는 집착에 떨어져 바타, 선니와 같이
모든 것이 깨달음이라고 고집하는 자와 짝이 되어서 부처님의 보리를 혼미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四의 원만한 지혜의 마음을 헤아려 허망 하고 잘못된 과(果)를 이루었다고 하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등지게 되어 뒤바뀐 지혜 종자에 태어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 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원융해진 모든 감각기관이 서로 작용하는 가운데
이미 순 하게 다름을 얻어서 문득 원융하게 변화하는 데서 모든 것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며
불의 광명을 구하고 물의 청정함을 좋아 하며 바람이 두루 흐름을 사랑하고
모든 물질의 성취함을 관찰 해서 각각 숭상하고 섬겨서 이 많은 물질을 만들어 내는
근본 원인이라고 여겨 항상 머무는 견해를 세우면 이 사람은 곧 남 이 없는 것을
나는 것이라고 하는 집착에 떨어져서 모든 가섭 파와 바라문들이 몸과 마음을 괴롭혀가면서
불을 섬기고 물을 숭상하며 나고 죽음에서 벗어나기를 구하는 자와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혼미하고 깨달음의 지혜를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五의 숭상하고 섬기는데 집착하여
마음을 혼미하고 사물을 따르면서 부질없이 구하는 원인을 성립하여 부질없이
희망하는 결과를 구하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뒤바뀌어 변화하는 종류에 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 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원만하게 밝은 데서 밝은 속은 비었다고 생각하여
모든 변화하는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하며 영원히 없어지는 것으 로써 돌아가
의지할 곳이라고 생각하여 수승한 견해를 내면 이사람은 돌아갈 데가 없는데로 돌아가려는 집착에 떨어져서
무상천 가운데 모든 순야다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혼미 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六의 원만하게 비어 없어진 마음으로 비어 없어진 결과를 이룬다고 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끊어 없애는 종류에 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 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원만하고 항상한 데에 몸을 견고하게 하며 항상 머물러서
정밀하고 원만함과 같게 되어서 영원히 죽지 않으려고 하여 수승한 견해를 내면
그 사람은 탐해서는 안될 것을 탐하는 집착 에 떨어져 오래 살기를 구하는 아사타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七의 목숨의 근 원에 집착하여
견고하게 하는 부질없는 원인을 세워 길이 수고 로운 결과에 나아간다고 하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 성을 저버려서 부질없이 목숨이나 연장하려는 종류에 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 끊겨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목숨이 서로 통함을 관찰해서 문득 번뇌를 머물러 두고서
사라 져 없어질까 염려하여 문득 이때에 연화궁(蓮華宮)에 앉아 일곱 가지 보배를 널리 변화시키며
예쁜 여인을 많이 모아 마음 대로 즐기면서 수승한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참되지 못한 것을
참된 것이라고 하는 집착에 떨어져 타지가라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八의 사특한 것을 생각하는 원인을 일으켜 치솟는 번뇌의 결과를 세 운다고 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의 성을 저버려서 천 마의 종자에 나나니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하여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 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목숨이 밝아진 가운데 정밀하고 거친 것을 분별하며
실함과 거짓됨을 판단해서 원인과 결과가 서로 갚은 것이라고 해서 오직 느껴 감응하기만을 구하고
청정한 도를 저버리니 이른 바 괴로움을 보고 괴로움의 원인을 끊으며 적멸해지기를 희망하여
적멸하는 길을 닦아 적멸에 있으면서 그만 그쳐서 다시 전진하지 아니하여 수승한 견해를 내면
그 사람은 정성성문(定性聲 聞)에 떨어져 더 들으려고 하지 않는 슬려로서 증상만(增上慢)에 빠진 무리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九의 정밀하게 감응하는 마음을
원만히 하여 적멸의 결과에 취향함을 이루었다고 하니 원만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허공에 속박되는 종류에 나나니 라.

또 선남자가 행음이 다하여 비어져서 이미 나고 죽음이 없어 졌으나 적멸에 대해서는
정밀하고 오묘함이 원만하지 못하니 만약 원융하고 청정한 밝은 깨달음에 대해
깊이 오묘함을 연구 발명하여 이를 열반이라고 내세우며 더 전진하지 않으면서
수승한 견해를 내면 이 사람은 정성벽지에 떨어져 마음을 돌이키지 못하는 연각이나 독각들과 짝이 되어
부처님의 보리를 미혹 하고 지견을 잃어버리리니 이를 제十의 원만하게 깨달아
합해진 마음으로 맑고 고요하고 밝은 결과를 이루었다고 하니 원만 하게 통함을 어기고
열반성을 저버려서 깨달음이 원만하게 밝 아지고 변화하지 않는 원만한 종류에 태어나나니라.

아난아! 이러한 열 가지 선나가 중도에서 잘못된 견해를 이 루어서 미혹함을 의지함으로 인해
만족하지 못한 가운데 만족 하게 증득했다는 생각을 내는 것은 모두 식음에서 작용하는 마 음이 서로 어울리기 때문에
이 지위에 생겨나거늘 중생들이 미 련하고 혼미하여 스스로 요량하지 못하고 이렇게 앞에 나타나는 현상을 만날 적에
각각 먼저부터 좋아하던 습관으로 마음을 미혹하여 스스로 쉬어 그쳐서 장차 마침내는 돌아가
편안히 쉴 곳으로 여기고 스스로 위 없는 보리를 만족한다고 말하면서 크게 거짓말을 하면
외도와 사특한 마구니는 감응하여 받은 업보 가 끝나면 무간지옥에 떨어지고 성문과 벽지는
더 전진하지 못할 것이다.

너희들이 마음을 새겨 여래의 도를 받들어서 이 법문을 간직
했다가 내가 멸도한 뒤 말법 세상에 전하여서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이 뜻을 분명히 깨닫게 하고 보는 마구니로 하여금 스
스로 깊은 죄를 짓지 않게 하며 편안하게 보호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구제해서 사특한 인연이 사라지게 하여 그 몸과 마음
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지견(知見)에 들어가서 처음을 따라 성
취하여 갈림길을 만나지 않게 하라.

이러한 법문을 앞선 과거세상에 항하의 모래와 같이 무수한
겁을 지내오면서 모든 부처님께서도 이것을 의지하여 마음이
열려서 위 없는 도를 증득하셨으니 식음이 만약 다 없어지면
네 앞에 나타나는 모든 감각기관이 서로 작용하리니 서로 작용
하는 가운데 보살의 금강간혜(金剛幹慧)에 들어가 원만하게 밝
은 정밀한 마음이 그 가운데 발하여 변화됨이 마치 맑은 유리
속에 보배의 달을 넣은 것 같을 것이다. 이와 같이 십신, 십
주, 십행, 십회향, 사가행의 마음과 보살이 수행하는 금강십지
를 초월하여 등각(等覺)이 원만하게 밝아져서 여래의 오묘하고
장엄한 바다에 들어가 보리를 원만히 이루어서 증득할 것이 없
는데로 돌아가리라.
이는 과거에 먼저 나신 부처님께서 사마타 가운데 비바사나
로 깨달아 밝아진 것을 분석하신 미세한 마구니의 일이니 마구
니의 경계가 앞에 나타나면 네가 이를 잘 알아서 마음의 때를
씻어버리고 사특한 견해에 떨어지지 아니하면 음마(陰魔)가 소
멸하고 천마가 부숴지며 큰 힘을 가진 귀신이 넋을 잃고 도망
하여 산도깨비 무도깨비들이 다시는 나오지 못할 것이며 곧 바
로 보리에 이르러서 모자라거나 비열함을 막론하고 더욱 정진
하여 큰 열반에 대해 마음이 어두워지지 않으리니 만약 말법
세상에 어리석고 우둔한 중생이 선나를 알지 못하며, 설법할
줄을 모르되 삼매 닦기를 좋아하거든 네가 사특하게 될까 두려
울진댄 일심으로 권유하여 나의 불정다라니주(佛頂陀羅尼呪)를
지니게 하라. 만약 외우지 못하거든 공부하는 방에 써 두거나
혹 몸에 차거나 하면 일체의 마구니가 조금도 동요할 수 없으
리니 너는 마땅히 시방 여래께서 구경까지 닦아 나아가신 최후
까지 가르쳐 주신법을 공경히 받들어라’하셨다.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자옵고 이마를
대어 절하며 받들어 기억하여 잃어버리지 않고 대중 가운데서
다시 부처님에게 아뢰기를,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오음의 현상 가운데 다섯 가지 부질
없이 생각하는 마음이 근본이 되었다고 하시니 저희들은 평상
시에 여래의 미세한데까지 열어 보이심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오음은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입니까? 차례로 없어지
는 것입니까? 이와 같이 다섯 겹으로 쌓임은 어디까지가 경계
입니까? 원컨대 여래께서는 큰 자비를 펴시어 이 대중들을 위
해서 마음과 눈을 맑고 밝게 하시며 말세의 모든 중생들을 위
하여 장래의 눈이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정밀하고 참되고 오묘하고 밝은 본각이 원만하고 청정하여
나고 죽는 것과 온갖 티끌과 허공까지도 머물러 두는 것이 아
니건만 모두가 부질없는 생각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니 이는
원래 본각으로서 오묘하고 밝고 참되고 정밀한 것인데 허망하
게 기세간을 발생시킴이 마치 연야달다가 제 머리를 모르고 그
림자로 잘못 인정하는 것과 같나니라.
허망한 것이 본래 원인이 없는 것이거늘 부질없는 생각 속에
인연의 성품이 성립되는 것이다. 인연을 모르는 자는 자연이라
고 하는데 그 허공의 성품도 사실 환상으로 생긴 것이므로 인
연과 자연은 모든 중생들이 허망한 마음으로 헤아려 생각한 것
이니라. 아난아! 허망한 것이 생긴 데를 알면 허망한 인연을
말할 수 있으려니와 만약 허망한 것이 원래 없는 것이라면 허
망한 인연을 말하려고 하여도 원래 있는 것이 아니거든 더구나
알지도 못하면서 자연이라고 미루어 생각할 수 있겠느냐?
너의 몸이 처음에 부모를 생각함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니 네
마음이 생각이 아니었으면 생각 가운데 와서 생명을 전하지 못
하였을 것이다. 이는 마치 내가 먼저 말하기를 마음으로 신 맛
을 생각하면 입에 침이 생기고 마음으로 높은데 오르는 것을
생각하면 발바닥이 새그롭다고 한 것과 같나니 높은 절벽이 참
으로 있는 것이 아니며 신 물건이 온 것도 아닌데 네 몸이 반
드시 허망한 것이 아니라면 입에 침이 어떻게 신 물건을 이야
기하는 것으로 인하여 생기겠느냐?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 한
다. 너의 현재 색신이 견고한 제一의 허망한 생각이라고 하나
니라.

여기서 말한 바 높은데 오를 것을 생각하는 마음이 네 몸으
로 하여금 참으로 시거나 발바닥이 신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하
나니 수음이 생기므로 인하여 색신을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
이다. 네가 지금 앞에 나타나는 순하면 유익하고 거스리면 해
로운 두 가지로 치달리는 것을 비고 밝은 제二의 허망한 생각
이라고 하나니라.
너의 생각으로 말미암아 너의 색신을 부리나니 몸은 생각의
종류가 아니거늘 네 몸은 무슨 까닭으로 생각을 따라 부림을
당해서 갖가지 형상을 취하여 마음이 생각을 일으키면 몸은 취
하여서 생각과 서로 내응하느냐? 깨면 생각하는 마음이요 자면
모두가 꿈이니 네 생각으로 요동하는 허망한 정을 이름하여 융
통하는 제三의 허망한 생각이라고 하나니라.
변화하는 이치가 머물러 있지 않아서 쉬지 않고 은밀하게 옮
겨가서 손톱, 발톱이 자라고 모발이 나며 기운이 사라지고 얼
굴이 쭈그러져서 밤낮으로 서로 교대하는데도 일찌기 깨닫지
못하나니 아난아 이것이 만약 네가 아니라면 어찌하여 몸이 변
하여 달라지며 만일 반드시 진실한 너라면 어찌하여 너는 깨닫
지 못하느냐? 너의 모든 작용이 잠시도 머물지 않는 것을 이름
하여 그윽하고 은밀한 제四의 허망한 생각이라고 하나니라.
또 네가 정밀하고 밝고 맑고 고요하여 흔들리지 않는 곳을
항상한 것이라고 한다면 몸에 보고 듣고 느껴서 아는 것이 생
기지 않을 것이다.
만약 참으로 정밀하고 진실한 것이라면 허망한 것 익히는 일
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니 무슨 까닭으로 너희들이 옛날에 어떤
기이한 물건을 보고 여러 해를 지내면서 기억하고 있는지 잊었
는지 알 수 없다가 뒤에 홀연히 전에 것과 다른 것을 다시 보
면 기억이 완연하여 조금도 잊어버리지 아니하는고? 이는 정밀
하고 밝고 맑아 요동하지 않는 가운데 생각마다 훈습(熏習)을
받음을 어찌 헤아릴 수 있겠느냐?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
다. 그 맑고 고요함이 참된 것이 아니라 마치 급히 흐르는 물
과 같아서 보기에는 고요한 듯하여 흐름이 빠른 것을 볼 수는
없으나 흐르지 않는 것은 아니니 만약 생각의 근원이 아니라면
어찌하여 부질없는 익힘을 받아들이겠느냐? 너의 여섯 개의 감
각기관을 서로 작용하여 합하거나 열리지 아니하면 그 허망한
생각이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현재인 보고 듣고 깨닫고 알고 하는 가운데
관습의 기미이니 맑고 또렷한 가운데 형상이 없이 허무한 제
六의 뒤바뀌어진 미세하고 정밀한 생각이라고 하나니라.
아난아! 이 다섯 가지 쌓인 음은 다섯 가지 망상으로 이루어
진 것이니라. 네가 지금 인계(因界)의 깊고 얕음을 알고자 하
면 색질과 빈 것은 색음의 변제(邊際)이고 접촉과 떠남은 수음
의 변제이고 기억하고 잊음은 상음의 변제이고 없어짐과 생겨
나는 것은 행음의 변제이고 밝고 고요한데 들어가 맑고 고요함
과 어울리면 식음의 변제로 돌아가나니라.
이 오음의 근원이 겹겹이 쌓여서 생긴 것이니 생겨남은 식음
으로 인해 생겨나고 없어짐은 색신을 따라 없어지나니 이치인
즉 단번에 깨달을 수 있는지라 깨달음에 의지하여 모두 사라지
지만 일은 단박에 없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차례를 따라서 다
없어지나니 내가 이미 네게 겁바라수건으로 매듭짓는 것을 보
여 주었거늘 무엇이 분명치 않아서 다시 묻느냐?
너는 마땅히 이 망상의 근원을 가지고 마음으로 열어 통달해
서 장래 말법 세계 속에 모든 수행하는 자들에게 전해주어 허
망함을 깨닫게 하여 싫증을 스스로 내어서 열반이 있음을 알고
삼계를 연연하지 않게 하라.
아난아! 말세의 중생들이 바른 법을 믿지 않고 항상 사특한
소견을 내다가 홀연히 이 경전을 만나서 크게 비웃으며 비방하
고 부처님의 설법을 그르다고 헐뜯으면 그 사람은 현재 세상에
업장의 그물에 걸려서 삼재와 팔난과 아홉 가지 횡액이 와서
침범하며 문둥병과 고질병이 항상 그 몸을 얽어매며 절름발이
나 귀머거리나 봉사나 벙어리로 사람들에게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다가 죽자마자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위의 불은 아래로 통하
고 아래의 불은 위로 통하며 쇠창과 쇠작살이 온 몸에 구멍을
뚫으며 구리를 녹여 입에 부어 갈비뼈가 녹아나서 하루낮 하룻
밤 사이에 만번 죽고 만번 태어나며 온갖 고통이 그칠 때가 없
으리라. 이 경전을 비방하였기 때문에 그러한 죄를 받으리니
너는 마땅히 선포해서 저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을 돌려 참회하
며 믿고 이해하고 닦아 증득하게 하라.
아난아! 만약 어떤 사람이 시방에 가득하고 허공에 꽉 차 있
는 일곱 가지 보배를 가지고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모시고 공양을 드리며 마음으로 부질없는 생
각을 하지 않는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사람이 그렇
게 부처님에게 보시한 인연으로 복을 많이 받겠느냐? 그렇지
않겠느냐?”
아난이 대답하기를
“허공이 다함이 없으며 보배도 한량이 없습니다. 옛적에 어
떤 중생이 부처님에게 돈 일곱 푼을 보시라고서도 죽은 뒤에
전륜왕이 되었거든 더구나 현재 무한한 허공과 부처님의 세계
에 가득한 보배로 보시함이겠습니까? 겁이 다하도록 생각하더
라도 오히려 미칠 수가 없을 터이니 그 복이 어찌 한계가 있겠
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시기를
“모든 여래께서는 부질없는 거짓말을 하지 않나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몸으로 네 가지 중죄[음행, 살생, 도적질, 거짓
말]와 열 가지 바리이죄를 범하여 순식간에 이곳 저곳의 아비
지옥을 돌아다니며 시방의 무간지옥까지 빠짐없이 다 돌아다녀
야 할 터인데도 능히 한 생각으로 이 법문을 가져다가 말법 세
계 속에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열어 보이면 이 사람의 죄와 업
장이 생각을 따라 소멸되어서 저렇게 받아야 할 지옥의 괴로운
원인이 변하여 안락한 나라가 될 것이요 복을 얻음이 앞서 보
시한 사람을 능가함이 백배 천배 만배 억배가 될 것이며 이와
같이 숫자로 계산하거나 어떠한 비유로도 미칠 수 없게 될 것
이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경전이 있는 곳에는 항상
하늘 혹은 용 등 여러 호법 신장과 산과 강의 호법 신장이 간
데마다 지켜주고 보호하며 금강역사가 이르러 수시로 지켜줄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이 계를 지키고 경전을 받아서 지성으
로 봉안하면 그윽한 향기가 방에 피어나고 상서로운 기운이 뜰
에 가득하여 업장이 사라지고 복과 지혜가 점점 자라날 것이요
저 죽는 날에도 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들거나 나거나
기거함에 있어 모든 험난함을 당할 경우 일심으로 나무구고관
세음보살(南無求苦觀世音菩薩) 의 이 주문을 외우면 사생[태,
란, 슬, 화]에게 공경을 받으며 칠취[지옥, 아귀, 축생, 수라,
사람, 하늘, 신선]에서 제도되는 것이니 그 공덕을 나처럼 널
리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겁이 끝나도록 다할 수 없으리니 선남
자와 선여인이 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법대로 수련하면 곧 보
리를 이루어서 다시는 마구니의 업장이 없으려니와 진실로 지
극한 덕을 지니지 못하고서는 지극한 도를 어떻게 이루겠는가?
지극한 덕이 이루어져야만 지극한 도를 이룰 수 있으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경전을 말씀하여 마치시니 비구와 비구
니와 우바새와 우바이와 모든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와
다른 곳의 보살들과 二승[성문, 연각]과 성선동자(聖仙童子)와
처음 발심한 큰 힘을 지닌 귀신들이 모두들 크게 기뻐하여 절
하고 물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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