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26/64

능엄경… 26

모든 세간의 부부가 혼인하여 교합해서 부모와 자식이 서로 낳아 끊이지
않나니 이러한 것들은 음욕을 탐냄으로 업장이 된 것이au,
또 모든 세간에 난생, 태생, 습생, 화생이 힘이 강하고 약함에 따라
번갈아가며 서로 잡아 먹나니 이러한 것들은 살생을 탐하는 것으로 업장이
된 것이며,
또 다시 모든 세간에 다른 사람이 가진 재물과 돈을 크고 작은 요망한
도적들이 억지로 빼앗거나 몰래 가져가나니 이러한 것들은 도적질을
탐함으로 업장이 된 것이니
가령 세상에서 사람이 양을 잡아 먹었을 경우 그 양은 죽어서 사람이 되고
사람은 죽어서 양이 되어 이러한 열 가지 생명을 지닌 무리들에 이르기까지
죽고 나고 나고 죽고하여 번갈아 와서 서로 잡아 먹으면서 악업이 함께 생겨
미래의 세계가 다하도록 계속되나니 나머지도 이와 같나니라.
네가 나의 목숨을 저버리면 나는 너의 빚을 갚고 내가 너의 목숨을 저 버리면
네가 나의 빚을 갚아서,
이러한 인연으로 백천겁이 지나도록 항상 보응(報應)하게 되며,
너는 나의 마음을 사랑하거든 나는 너의 얼굴을 어여삐 여기고 내가 너의
마음을 사랑하면 너는 나의 얼굴을 어여삐 여겨 이러한 인연으로 백천겁이
지나도록 항상 얽메이게 되나니라.
오직 음욕과 살생 그리고 도적질, 이 세 가지가 모든 악의 근본이 된다.
그러한 인연으로 업장과 과보가 서로 연속되나니라.
부루나야!
이러한 세 가지의 뒤바뀜이 서로 계속되는 것은 모두 밝은 깨달음인 밝고
또렷한 의식이 분별하여 생기는 현상으로 인해 허망을 따라 보는 것이
생기나니 산과 강, 그리고 이 땅덩어리의 모든 작용이 있는 현상들이
차례로 변하여 흘러도 이 허망으로 인하여 끝나면 다시 시작하곤 하느니라.”
부루나가 말하기를
“만약 이 오묘한 깨달음과 본래 오묘한 각명(覺明)은 여래의 마음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것이거늘 까닭없이 산과 강, 이 땅덩어리의 모든
작용이 있는 현상들이 생기는데 여래께서는 지금 오묘하고 빈 명각(明覺)을
얻었사온데 산과 강, 그리고 이 땅덩어리의 작용이 있는 익혀온 번뇌가
언제 다시 생기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부루나에게 말씀하시기를
“비유하면 마치 혼미한 사람이 어떤 취락(聚落)에서 남쪽을 북으로
의혹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 미혹은 미혹으로 인해 있는 것이냐 깨달음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냐?”
부루나가 말하기를
“이렇게 혼미한 사람은 미혹으로 인한 것도 아니며 또한 깨달음으로
인한 것도 아닙니다.
어째서 그런가 하오면 미혹은 본래 뿌리가 없는 것으로 어떻게 미혹으로
인했다고 하겠으며 깨달음이 미혹으로 생긴 것이 아니니,
어떻게 깨달음으로 인한 것이라고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저 미혹한 사람이 정히 미혹하여 있을 때에 어떤 깨달은 사람이 옳게
지시하여 깨닫게 한다면
부루나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사람이 비록 미혹하였으나 그 마을 시장에서 다시 미혹이 생기겠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부루나야! 시방의 여래도 역시 그러하니라.
그 미혹은 근본이 없어서 성품이 필경에는 빈 것이니 옛날에는
본래 미혹함이 없었으나 미혹이 있는 듯 한데서 깨닫나니 미혹을 깨달아
미혹이 없어지면 깨달음이 있어 미혹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또한 눈병이 난 사람이 허공의 꽃을 보는 것과 같아서 눈병이 없어질 것
같으면 그 꽃은 허공에서 없어지나니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저 허공의
꽃이 없어진 빈 자리에서 그 꽃이 다시 생기기를 기다린다면 너는 그러한
사람을 볼 때 어리석다고 하겠느냐 지혜롭다고 하겠느냐?”
부루나가 말하기를
“허공에는 본래 꽃이 없거늘 허망으로 인하여 생기고 없어짐을 보는 것이니
그 꽃이 허공에서 없어짐을 보는 것도 이미 뒤바뀐 것이니 명령하여 다시
나오기를 기다리게 한다면 이는 실로 미친 바보짓입니다.
어찌하여 이러한 미친 바보짓하는 사람을 이름하여 어리석다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네가 이해하고 있는 바와 같다면 어찌하여 모든 부처님의 오묘한 깨달음의
밝은 허공에서 어느 때에 다시 산과 강, 그리고 이 땅덩어리가 나옵니까하고
묻느냐?”
또 마치 금광에 순금이 섞여 있다가 그 금이 완전하게 순금이 되고나면
다시는 섞이지 않는 것과 같으며
마치 나무가 불에 타서 재가 되면 다시는 나무가 되지 못하는 것과 같아서
모든 부처님의 보리와 열반도 역시 그와 같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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