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엄경 #23/64

능엄경 23

아난아!
네 마음이 거칠고 허망해서 보고 듣고 밝음을 발하여 확실하게
아는 것이 본래 여래장임을 알지 못하나니 너는 당연히 이 여섯
가지 처소에서 의식하는 마음을 관찰하여 보아라.
같으냐 다르냐 빈 것이냐 있는 것이냐? 아니면 같은 것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더냐 빈 것도 아니고 있는 것도 아니더냐?
너는 아직 알지 못하는구나.
여래장 가운데 성품이 의식인 참다운 허공과 성품이 허공인 참다운
의식은 오묘한 깨달음이 맑고 고요하여 우주에 두루하여
시방세계를 삼켰다 뱉었다 하는데 어찌 장소가 따로 있겠느냐?
업장을 따라 나타나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지혜가 없어서 인연과
그리고 자연의 성품으로 의혹하나니 이는 모두 의식하는 마음으로
분별하고 헤아림이며,
오직 이름만 있을 뿐, 실제 의미는 없느니라.
아난아!
허공의 성품은 형상이 없으므로 색에서 나타나니 마치 시라벌성처럼 top
강이 먼 곳에 모든 찰제리 종족과 그리고 바라문과 비사와 수타와
또는 바라타와 전다라 등이 편안히 살 곳을 새로 세우며 우물을 파서
물을 구할 때에 흙을 한 자[尺]쯤 파내면 그 속에 한 자의 허공이
생기고 흙을 한 길[丈]쯤 파내면 그 속에 다시 한 길의 허공이
생기게 되어 허공의 얕고 깊음이 흙을 많이 파내고 적게 파내는
것에 따라 생기나니, 허공은 흙에서 생기느냐 파내는 도구에서
생기느냐 까닭도 없이 저절로 생기느냐?
아난아!
만약 혀공이 까닭도 없이 저절로 생기는 것이라면 흙을 파내기
전에는 어찌하여 걸림이 없지 않으며,
아득한 대지(大地)만 보이고 멀리 통달하지 못하더냐?
만약 흙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흙을 파낼 때 허공이 줄어 들어감을
보아야 할 것이며
만약 흙이 먼저 나오는 데도 허공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허공이 흙에서 생긴다고 하겠느냐?
만약 나오거나 줄어 들어감이 없다면 허공과 흙이 본래 다른 원인이
없을 것이니 다른 원인이 없으면 같은 것이니라.
그렇다면 흙이 나올 때, 허공은 어찌하여 나오지 않느냐?
만약 파내는 것에서 허공이 생긴다면 당연히 파내는 것에 따라
허공이 생기는 것이므로 흙은 나오지 않아야 할 것이며 파내는
것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파냄으로 해서 흙이 나오는 것이니,
어찌하여 허공을 보게 되느냐?
너는 다시 자세하게 살피고 관하라.
파내는 도구는 사람의 손으로 부터 방향을 따라 움직이고 흙은
땅에서 옮겨지니 허공이 무엇에서 생기느냐? 파내서 허공이 되게 함은
허(虛)와 실(實)이 서로 작용하지 못하여 화합하지 못하니 당연히
허공도 온 곳이 없이 저절로 생긴 것이 아니니라.
만약 허공의 성품이 원만하고 두루하여 본래 요동하지 않는 것이라면
랑연히 알아야 한다.
앞에서 밝힌 흙, 물, 불, 바람과 보는 것, 의식, 그리고 허공과 함께
균등하게 칠대[七大]라고 하니 그 성품은 참되고 원융하여 모두가
여래장이므로 본래 나고 없어짐이 없나니라.
아난아!
너의 마음이 혼미해서 네 가지 원소가 본래 여래장임을 깨닫지 top
못하는 구나.
허공을 살펴 보아라.
나오느냐 들어 가느냐 나오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
너는 근본을 알지 못하는구나.
여래장 가운데 성품이 허공인 참다운 깨달음과 성품이 깨달음인 참다운
허공은 청정하고 본래 자연그대로 우주에 두루하여 중생의 마음을
따라, 아는 바의 정도에 따라 반응하느니라.
아난아!
만약 하나의 우물을 파서 공간이 생기면 허공이 한 우물만치 생기는
것과 같아 시방의 허공도 그와 같이 시방에 원만한 것이거니
어찌 방향과 장소가 있겠느냐?
업장을 따라 나타나는 것을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하여 인연과
자연의 성품으호 의심하나니, 모두가 의식하는 마음으로 분별하고
헤아리기 때문이며,
오직 이름만 있을 뿐, 실제 의미가 전연 없는 것이니라.
그때, 아난과 대중들이 부처님의 오묘한 가르치심을 받아 몸과 마음이
환하게 열리며 걸림이 없어지고 모든 대중들이 스스로의 마음이 시방에
가득함을 깨달아 시방의 허공 보기를 마치 손에 가지고 있는 나뭇잎을
보듯하며, 모든 세상의 사물들이 모두 보리의 오묘하고 밝은 원래의
마음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마음의 정기가 두루하고 원만하여 시방을 둘러싸고 있어 부모가
낳아준 몸을 돌이켜 보니 마치 시방의 허공속에 나부끼는 작은 먼지가
있는 듯 없는 듯한 것과 같고, 큰 바다에 떠가는 한조각 물거품이
생기고 없어짐이 찾아온 곳이 없는 것과 같은 것이라 여겨,
분명히 스스로의 깨달음으로 본래 오묘한 마음이 항상 머물러 없어지지 top
아니한다는 것을 증득하였다.

그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합장하여 일찍기 없었던 깨달음을 얻고서
여래 앞에서 게송을 ?어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미묘하고 청정한 덕을 모두 지니신 흔들림이 없으신 세존께서는
수능엄왕으로 세상에서 보지 못한 존재이십니다.
저의 억겁 동안 뒤바뀌었던 허망한 생각을 없애 주셔서 아승지겁을
거치지 않고 법신을 얻게 하였습니다.
지금 저희들도 성과(聖果)를 얻어 보왕(寶王)이 되어 항하사 같이
많은 중생을 제도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깊은 마음으로 티끌 같은 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받들 것이오니
이것은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원하건대 세존께서 증명하여 주소서!
맹세코 오탁(五濁)의 악세에 먼저 들어가서 단 하나의 중생이라도
성불하지 못한다면 그들을 위하여 열반에 들지 않겠습니다.
큰 자비와 큰 힘을 지니신 거룩하신 분이시여
다시 저희들의 미혹(迷惑)을 없게 하사
저로 하여 하루 바삐 위 없는 깨달음에 올라
시방 세계의 도량에 앉게 하여 주소서!
허공[舜若多]의 성품은 없엘 지언정
굳고 굳은 이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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