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서 향기가 나
만상스님은 옹주 만년현 사람으로 법화경을 낭송하고 그 뜻과 이치를 십여 번이나 해설하였다.
스님이 일찍이 처마 밑에서 법화경을 외우고 있노라니 흰 꿩이 홀연히 날아와서 좌우에 엎드리는지라. 스님이 손으로 잡아도 놀라서 나부대지 않고 무시로 왔다갔다 하고 혹은 좌상 뒤 자리 뒤에서 자주 기이한 향내가 나며 또 방 뒤의 나무 위에 탑 같은데 모셔 놓은 조그마한 불상이 어느 사이에 와 이씩도 하였는데, 푸른 참새 한 쌍이 양쪽에 스님을 모시는 듯 서 있다가 스님이 그 불상을 모셔 들여오니 새는 훌쩍 날아가 버렸다.
또 스님이 한밤중에 조용히 앉아 있는데 홀연 비몽사몽간에 서북쪽 하늘에 굉장히 높고 아름답게 장식한 보탑이 나타나고, 동북쪽에는 일곱 개의 별 속에서 일곱 부처님이 나오시니 금빛 찬란한 모습이 한없이 단아하고 명랑하신지라, 서로 기뻐하시고 예배 찬탄하시더니 잠시 후에 유연히 없어졌다.
만상스님은 법화경을 사천여 번이나 외웠는데 입적할 때 제자더러 보현보살의 이름을 부르라 하더니 갑자기, 버현보살이 오셔서 내 오른쪽에 계시다고 하고는 숨을 거두니 나이는 일흔 살이었다.
법사품, 견보탑품
12/10/2014 7:52:39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