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조사 백화도량 발원문(發願文)
머리를 조아려 귀의하나이다.
본사 관음 대성의 대원 경지를 관찰하옵고, 아울러 제자의 성정 본각에 계신 본사께서
수월로 장엄하신 무진 상호를 관찰하옵고, 또한 제자의 공화 같은
유루 형태의 의보(依報)와 정보(正報)를 관찰하오니, 밝고 더럽고,
괴롭고 즐거운 차이가 있나이다.
이제 관음보살의 대원 경지 가운데 있는 제자의 몸으로 귀명 정례하오니,
제자의 거울 가운데 계신 관음 대성이 소리를 발하사 가피를 입혀 주옵소서.
바라옵건대 제자는 세세생생에 관세음을 일컬어 본사로 삼되 보살이 아미타 여래를
이마에 이고 계신 것 같이 제자 또한 관음 대성을 이마 위에 정대하고,
십원 육향(十願六向)과 천수 천안(千手天眼)과 대자 대비(大慈大悲)를 모두 균등하게
지니며 이 세상과 저 세상에서 몸을 버리거나 몸을 받는 곳마다 그림자가
형상을따르는 것 같이 항상 보살의 설법을 듣고, 참된 법을 널리 퍼뜨리며,
법계 안의 모든 중생이 다 함께 대비주(大悲呪)를 외우고 보살의 명호를 염하여
다 같이 원통삼매(圓通三昧)의 성품 바다에 들어지이다.
또 바라옵건대 제자의 이 몸이 다할 때 대성께서 광명을 놓으셔서
모든 두려움을 떠나 마음이 편안하게 해주시고, 잠깐 사이에 백화 도량이 화생하여
여러 보살님들과 함께 바른 법을 듣게 하소서.
법류수(法流水)에 젖어들어 찰나와 찰나 사이에 심성이 더욱 밝아져서
여래의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깨달아지이다.
지극한 마음으로 관음 대성에게 귀명 정례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