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귀신이 살 수 있나요?
-법륜스님-
종교가 천주교입니다.
지난해 위암 수술 받고 송사에도 얽히는 등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을 겪었습니다.
퇴마사라는 사람이 내 몸에 귀신이 둘 씩이나 있다고 당장 쫓아내지 않으면 해코지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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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 신자라고 하시니까 먼저 종교적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질문하신 분은 믿음이 부족하네요.
천주교인으로서 믿음이 강하다면 “사탄아, 물러가라.
내 신앙을 시험하지 마라”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자기 신앙에 중심이 없어서 그런 말에 흔들리는 겁니다.
천주교인이라면 예수님의 가르침이 뭔지 알아야지요.
예수님이 무엇을 가르치셨는지, 그분의 삶이 어땠는지, 천국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살펴보세요.
그분은 자기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어리석어서 자기가 지은 죄가 얼마나 큰지를 모르옵니다”라고 기도했어요.
그들은 자기들이 지금 무슨 죄를 짓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그들이 지은 죄값으로 하나님이 벌을 주면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그래서 그들이 지은 죄값을 예수님이 대신 받으니 그들의 죄를 용서해주라고 한 것입니다.
천주교인이라면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마음을 내야지요.
세상을 예수님처럼 보고 예수님처럼 살려고 해야지요.
그게 십자가 정신입니다.
다음으로,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고 할 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귀신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굳이 얘기하자면 일종의 정신분열이거든요.
사람은 한 사람인데 두 사람의 말이 나오는 사람도 있고, 어떤 때는 세 사람 말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열 사람의 말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중인격 또는 다중인격인 셈이지요.
한 사람이 열 사람의 말을 한다는 것은 의식이 열 개로 분열된 것입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다중인격은 다 무의식의 세계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무의식에 어떤 분열이 생겨서 그런 것이지요.
그런 것을 굿을 하거나 제를 지내서 쫓아낸다고 하는데, 그것도 치료효과는 어느 정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믿으면 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리상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진리를 믿는 사람은 한 마디로 딱 잘라버려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무의식의 세계를 치료해야 합니다.
불교에서는 그걸 업식을 소멸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는 업장을 소멸해야 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분은 지금 그런 다중인격도 아니고 그냥 암 좀 걸렸다고 해서, 송사에 얽혔다고 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재판에 걸렸으면 법에 보장된 자신의 권리를 최선을 다해서 찾으면 되고 지게 되면 벌금을 물든지 아니면 감옥 가서 좀 살다 나오면 되는 거죠.
또 암이 걸렸으면 치료하면 되잖아요.
음식 조심하고 마음 잘 다스려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하면서 잘 치료하면 됩니다.
또 내일 죽는다고 하면 죽으면 되지요.
신앙인은 죽음 앞이라고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어떤 경우에라도 자기중심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천주교에서는 살고 죽는 것은 하나님이 관장한다고 하잖아요.
머리털 하나도 희게 하고 검게 하는 것도 다 주님이 하신다고 하잖아요.
그러니 나고 죽는 것도 다 주님이 알아서 하실 일이잖아요.
그러니 그분이 가자고 하시면 “감사합니다”하고 따라가면 되는 거고, “여기 좀 더 있어라” 하시면 “알겠습니다”하고 있으면 되는 것이지요.
이런 게 다 믿음이 부족해서 생기는 거예요.
우리가 하루하루 생활에 충실하면 삶도 귀찮지 않고, 죽음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니 살아있을 동안 부지런히 정진해서 해탈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다가 인연이 되면 가고, 또 새 몸 받으면 다시 수행하세요.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정도의 신앙은 다 헛된 신앙입니다.
진실한 신앙을 회복하세요.
– 정토회 지도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