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 비워라
-지광스님-
하늘을 나는 새들은 뼛속이 텅 비어 있다.
비행기는 높이 날기 위해서 듀랄류민이라는 가장 가벼운 금속을 사용한다.
등산을 할 때도 행장이 가벼워야 빨리 올라갈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을 받는 인물들은 이와 같은 원칙을 철저히 준수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무거운 짐을 버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살았기 때문에 이름을 드높일 수 있었다.
많이 가지고 있으면 높이 올라갈 수 없는 법이다.
물질에 대한 탐착의 마음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가벼워진다.
부처님은 (지장경)에서 우리 중생들을 가리켜 등에 커다란 짐을 지고 수레에는 무거운 짐을 가득 싣고 언덕배기를 올라가는 이와 같다고 말씀하셨다.
무거운 등짐을 지고 수레에 담고 싶은 것은 모조리 담았으니 밀고 올라가기가 얼마나 힘들겠는가? 이것이 바로 우리 중생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누가 억지로 등짐을 지라고 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짊어진 것이다.
사람들은 이처럼 무거운 짐을 스스로 끌어안고 힘들게 살아간다.
남들보다 앞서고 싶으면 짐을 좀 내려놓고 살 줄 알아야 한다.
무거운 짐을 지고는 절대 앞으로 빨리 나아갈 수 없다.
비우고 버려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높이 오를 수 있다.
마음이 가벼워야 경쾌하고 육체적인 피로도 덜하다.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사람들은 심신의 피로를 훨씬 많이 느낀다.
남을 탓하고 원망하는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을 자꾸만 생각하면 건강을 해친다.
스스로 마음속에 무거운 짐을 들게 하여 그 짐이 몸을 병들게 한다.
짐을 내려놓고 낙천적으로 사는 사람이 병이 없고 건강한 법이다.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욕심을 놓아야 한다.
과감하게 나를 버리고 비우면 마음의 공간이 넓어지고 마음이 맑아져 부처님과 같은 지혜가 열린다.
탁월한 발명가들은 이기적인 마음을 놓아 버렸다.
그들은 인류의 발전과 번영에 이바지 한다는 생각으로 살다보니 영감이 떠올랐다고 말한다.
영감이란 억지로 짜내는 것이 아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열린 마음으로 살다 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멋진 영감이 저절로 떠오른다.
나와 남을 둘이 아닌 하나로 보는 마음은 탐착으로 일어나는 계산과 분별을 버린 마음이다.
그 마음은 부처님과 하나 된 마음이므로 부처님이 갖추고 계신 무한한 에너지를 머금을 수 있다.
나를 버리고 비우면 부처님의 지혜가 가득가득 담기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