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를 얻는 지혜
-틱닛한스님-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
그러나 실제로 행복을 만끽하면서 사는 사람은 드물다.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표정에서 알아볼 수 있다.
행복한 사람은 늘 미소짓고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얼굴을 찌푸린다.
여기서 한번 자문해보자.
나는 늘 웃고 있는 편인가.
아니면 늘 찡그리고 있는 편인가?
자신이 전자에만 속한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늘 웃고 있다가도 상대방의 말 한마디에 불쑥 솟는 화를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화를 내는 걸까? 무엇이 우리를 화나게 하는 걸까?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시기, 절망, 미움, 두려움 등은 모두 우리 마음을 고통스럽게 하는 독이라 했다.
그리고 이 독들은 하나로 묶어 ‘화(anger)’라 했다.
마음 속에서 화를 해독하지 못하면 우리는 절대로 행복해 질 수 없다.
화는 평상시 우리 마음 속에 숨겨져 있다.
그러다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갑작스레 마음 한가득 퍼진다.
잔뜩 화가 나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의 말은 아주 신랄하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가 쏟아내는 악담은 듣는 이를 거북하게 만든다.
그와 같은 행동은 그가 매우 고통받고 있다는 증거다.
마음 한 가득 독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이해하면 그에 대한 연민이 생기고 그의 공격적인 말에 동요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화란 우리 마음 속의 일이므로 그것을 다스리는 것도 우리 마음 속의 일이다.
화가 났을 때는 무엇보다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는 날감자와 같은 것이다.
감자를 날 것 그대로 먹을 수는 없다.
감자를 먹기 위해서는 냄비에 넣고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화도 마찬가지다.
당장 화가 났다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괴로워하지 말고 일단 숨을 고르고 마음을 추스려야 한다.
화가 났을 때는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하여 무엇이 나를 화나게 했는지, 상대방이 내게 화를 내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와 내가 무엇 때문에 싸우게 되었는지 헤아려야 한다.
화는 예기치 못한 큰일을 당해 생길 수도 있지만, 대개는 일상에서 부딪치는 자잘한 문제 때문에 일어난다.
따라서 화를 다스릴 때마다 우리는 일상에서 잃어버린 작은 행복들을 다시금 되찾을 수 있다.
부처는 화를 다스리기 위해 우리에게 유용한 도구들을 전해 주셨다.
의식적인 호흡, 의식적으로 걷기, 화를 끌어안기, 그와 나의 내면과 대화하기 등, 그러한 도구들을 사용하면 우리는 마음 속에서 화가 일어날 때마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다.
내가 있는 플럼빌리지에서는 이러한 것을 ‘씨앗을 골라 물 주기’라고 한다.
그 곳에서는 우리의 마음을 밭에 비유한다.
그 밭 속에는 아주 많은 씨앗이 있다.
기쁨, 사랑, 즐거움 같은 긍정적인 씨앗이 있는가 하면 짜증, 우울, 절망 같은 부정적인 씨앗도 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부정적인 씨앗이 아닌 긍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평화의 길이며, 행복을 만드는 법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