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삶이 고단할 때 필요한 것은

‘부처의 해’가 하늘에 떠올랐다 /

지안스님

(조계종 고시위원장)

부처님을 해에 비유하여 불일(佛日)이라고 하는 말은 자주 써 온 말이다.

이는 어둠을 밝히는 해와 같은 역할을 부처님이 하신다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중생을 무명중생(無明衆生)이라 하여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존재로 본다.

어두운 밤에 불빛이 없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듯이 깨닫지 못한 중생들은 항상 진리에 어둡다.

그리하여 어둠을 제거해 주고 밝음 속에서 보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보라고 일러준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초기경전을 대표하는 (숫타니파타) 제3장 ‘대품’에는 바라문 청년들이 대거 부처님께 귀의하여 제자가 되었을 때 부처님이 이들에게 “눈이 있는 자 빛을 보라”는 말로 수행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아주는 장면이 나온다.

이 말의 뜻은 부처님의 법은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 누구든지 눈이 있으면 사물을 보듯이 있는 그대로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어떤 것인가를 단적으로 비유하여 알기 쉽게 설명한 말이다.

삶이 고단할 때 필요한 것은

수행정신…바로 ‘진리의 빛’

어두운 밤길을 가는 나그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나 횃불이다.

부처님이 중생을 위해 하신 일이 밤길 가는 나그네를 위하여 횃불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 이 간명한 비유로 우리는 불교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내가 가는 길을 바로 보고,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바로 보려면 내 마음속 생각의 어둠이 없어지고 밝은 지혜의 마음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한 개인의 인생살이에 있어서도 때로는 어둠의 장애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매거나 그릇된 처신을 하는 수가 자주 있다.

때문에 빛을 따라 가면 올바른 길이 보장되며 실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어둠 때문에 길을 잘못 보고 뜻하지 않는 실수를 범하여 명예의 실추를 당하는 황망한 일도 우리 사회에는 많이 일어난다.

인생을 ‘장애물 경주’라고 말하듯이 이 세상 사람들의 삶 자체에 수많은 장애가 있다.

이러한 장애는 대부분이 마음의 어둠 때문이다.

마음의 어둠은 삼독(三毒)이라 하는 욕심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이 근본이 되어 일어나는 심리적 독소이다.

따라서 수행이란 이 독소를 없애는 해독작용이라 할 수 있다.

선근이 부족하면 곧잘 이 삼독에 중독되어 삶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수도 있다.

“똑같은 물을 소가 마시면 우유를 이루지만 독사가 마시면 독을 이룬다” 하였다.

부처님이 밝혀 놓은 횃불의 빛을 따라 살면 진리를 실천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불의와 비리, 부정부패에 관한 뉴스가 속보가 되어 터져나오는 요즈음, 도를 실천하며 진리의 빛을 따라 살아가던 옛 선인들의 고고한 수행정신이 새삼 그리워진다.

생활이 고단할 때, 삶의 무게가 무거워질 때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수행정신이며 이 수행정신은 바로 마음에 빛이 번뜩이는 밝음 그 자체인 것이다.

[불교신문 2789호/ 2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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