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국스님─늘 축원하는 불자가 되자

늘 축원하는 불자가 되자

-혜국스님-

우리는 모두 대우주 자연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주위에 있는 물이나 나무뿐 아니라 우주 공간에 있는 별자리나 태양까지도 나와 함께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곁에 있는 자연에 대해 좀처럼 고맙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늘 있던 것이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해를 예로 들어봅시다.

해가 뜨지 않으면 모든 생명은 살 수가 없습니다.

늘 깜깜하고 어둡다면 살아남기가 어렵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추워서 살 수가 없습니다.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덥다고 불평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를 땀 흘리게 만드는 태양이 몇 십일 동안 뜨지 않는다면, 지구상의 모든 것들은 완전히 얼어버립니다.

풀이나 나무는 말할 거도 없고, 심지어 바닷물까지 모두 얼어붙게 되며 인간들도 고스란히 동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할진대, 과연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우리는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할까요? 덥다고 화를 내기보다는 태양이 있음에 감사해야 합니다.

“태양이여, 고맙습니다.

그 빛과 열로써 앞으로도 영원토록 만물을 살려지이다.” 이렇게 감사와 축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약수를 예로 들어봅시다.

누구든지 목마를 때 약수를 마시면 시원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세속의 보통 사람들은 “아, 시원하다.

물 맛 좋다.” 고 하면서 감각적인 면만을 중요시 여깁니다.

그러나 불자들은 조금 달라야 합니다.

“내가 마시는 이 약수 속에 물의 세계가 담겨 있구나.

이 물의 에너지가 있어 나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구나.

물이여, 감사합니다.

약수터여, 오래오래 존속하여지이다.” 이렇게 물에 대해 감사를 하고 축원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전을 보면 산신.용왕.칠성이나 범천.제석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 산신이나 용왕을 요즘 사람들은 미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연에 눈을 뜬 불자들은 다릅니다.

“아,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산신은 호랑이를 거느리고 산에 있는 할아버지 신이 아니라 산 에너지를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나무를 불태워 버리면 산사태가 나고 동물들이 살아남지 못한다.

동물들이 없는 세상은 인간 역시 살 수 없는 곳이 아닌가? 산과 인간은 하나요, 산이 잘 보존되어야 인간들도 산의 좋은 에너지를 받아 잘 살 수 있다.

산신이여, 감사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산 에너지를 존경하고 보존하고 잘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실로 부처님께서 용왕.산신.칠성 등을 자주 언급하는 것은 우주의 모든 것들이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으셨기 때문입니다.

‘나’가 혼자만의 ‘나’가 아니라 우주 전체가 사랑하는 나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계셨기에, 산 에너지.물 에너지.별 에너지 등을 상징하는 산신.용왕.칠성 등의 이름을 열거하신 것입니다.

우리도 부처님처럼 자연과 내가 둘이 아니라는 진리를 알게 되면 자연을 향해 진심으로 축원을 할 수 있는 위대한 불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자연뿐만이 아닙니다.

어떠한 경우에 처하더라도 축원을 잊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려움에 처하면 쉽게 남을 원망하고 비방합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어떠한 원망도 하지 않을뿐더러, 비방이나 원망을 받는 것을 싫어하지 않으셨습니다.

도리어 비방이나 원망을 즐겨하는 이들을, ‘저들도 부처다” 하시면서 비방이나 원망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욕심이나 어리석음을 일깨워주고 축원으로 평화로움을 안겨주셨습니다.

그리고 남이 잘 되는 것을 시기하는 이들에게 일러주셨습니다.

“남 잘 되는 것을 시기만 하면 잘 되는 기운이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갈 수 밖에 없다.

남이 잘 되는 것을 기뻐해야 그 기운이 나에게로 온다.

시기하지 말고 찬탄하고 축원하라.” 이 얼마나 멋진 가르침입니까? 남이 잘 되는 것을 수희(隨喜)하고 찬탄(讚嘆)하고 축원(祝願)하는 것이야말로 복을 쌓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나아가 대형사고가 터진 곳, 고난이나 슬픔이나 아픔이 있는 곳, 환경이 열악한 곳, 힘과 용기가 필요한 곳에 임하게 되면 그냥 지나치지 마십시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항목은 *(으)로 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