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파스님─이상한 일이다

이상한 일이다 (

공파스님

) 사람들은 정말 희한하게도 극락세계를 말할 때는 너무나 인색한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

즉, 그 세계를 현실적으로 인정해 주려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누가 극락세계에 대해서 진지하게 찬탄하고자 하면 즉시에 “그 세계는 다 우리 마음에 있는 것이 아닙니까?” 라고 반색하며 한사코 그 세계를 있는 그대로 감격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

이상한 일이다.

그들은 분명 현실적으로 이 사바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극락세계만 자꾸 그들의 마음 속으로 끌어 넣으려하고 있는 것이다.

사바세계의 존재는 현실로 인정하면서도 극락세계의 존재는 왜 현실로 인정하려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국을 이야기하면 “그 미국은 다 마음 속에 있는 것이 아닙니까.”라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으면서도 유독 극락세계만은 자꾸 혼탁한 중생심의 한편에 가둬두고자 하는 그 심술궂은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란 말인가..

자기가 힘들게 노력해서 집을 사고 가족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기 집은 현실로 인정하면서도 법장 스님이 힘들게 공을 닦아 일구어 놓은 극락세계가 현실로 존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주 인색한 마음으로 사실대로 믿으려 하지 않고 어떻게든 말장난으로 그 존재를 은폐해 버리고자 하는 그 못된 심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 지구 안에도 잘 사는 나라가 있고 못 사는 나라가 있으며,장수하는 나라가 있고 단명하는 나라가 있으며, 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가 있고 교육환경이 좋은 나라가 있다는 것은 모두 다 한결같이 잘도 인정하면서도, 우주 가운데서 가장 궁색한 삶을 살아가는 고통의 세계가 여기에 있다면 가장 장엄스런 극락의 세계가 또 다른 곳에 분명히 있다는 것은 왜 그리도 등한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녕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역사 일로 대승의 조사스님들과 수많은 고승석덕들이 한결같이 극락세계를 찬탄하고 그곳으로 왕생하기를 가르치고 있는데도 어설픈 선종의 영향과 유심의 논리로 희론과 궤변의 말장난만 계속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는 것이다.

선정에는 들지 않으면서 선종의 영향을 받아 “이 마음을 깨치면 바로 극락이라”는 논리와, “극락세계는 다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라는 유심의 희론과, 그것은 근기가 낮은 중생들을 이끌기 위한 방편설에 그친다는 궤변 따위는 이제 과감하게 던져버리고 여기보다 더 좋은 세상, 더 수행하기 좋은 세상, 부처님께 더 많은 공양을 올릴 수 있는 복덕의 세상, 고통과 괴로움이 끊어진 그 안락의 세상인 극락세계에 반드시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야만이 법장 스님이 우리 중생들을 위해 힘들게 쌓아오신 그 본원에 미력이나마 보답하는 대승의 겸손한 불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더 말하지만, “극락세계는 다 마음에 있는 것이다.”라는 시시한 말장난은 이제 제발 그만두어야 한다.

만약에 어느 누구든 책임없이 이 따위 말장난을 계속한다면 나는 그의 코를 사정없이 한 대 쥐어박아 버릴 것이다.

그래도 그는 나에게 아프다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니 조금도 나를 원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아픔이 분출되는 그 몸 역시 다 그의 마음이 지어낸 유심소작의 한 단편이 되니까 말이다.

부지런하고 결단력 있는 이 만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게으른 자들은 언제나 머뭇거리고 내일로 미룬다.

그들이 빨래를 하면 비가 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처럼 서투른 말재주로 오늘 내일 미루다가 공덕을 닦고 염불할 기회를 놓쳐 버리게 되면 정말 천추의 한이 되고 말 것이니 젊은 시절, 그것도 골절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젊은 시절에 열성을 다하여 왕생할 수 있는 공덕과 염불삼매를 닦아 놓아야 할 것이다.

그 누구든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아미타불의 본원력을 깊이 믿고 그분의 가없는 자비에 지성으로 감사하면서 극락세계에 반드시 태어나 그 곳에서 깨달음을 이뤄야 되겠다는 견고한 발심을 용기있게 일으킨다면 이 번다한 졸고가 깜깜한 밤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한 줄기의 밝은 빛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무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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