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흰 구름 속에 절이 있는데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스님은 흰 구름을 쓸지 않다가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손님이 찾아오자 비로소 문을 여니
萬壑松花老(만학송화노) 온 골짜기에 송화가 쇠었네.
조선조 중기 이달(李達: 1539~1618)은 한시(漢詩)의 대가로 알려진 유명한 시인이다. 호가 손곡蓀谷으로 시문에 탁월한 재능을 가졌으며 서예에도 조에가 깊었다. 위의 시는 그가 남긴 대표적인 시로 산사(山寺)라는 제목의 시이다. 그는 주옥같은 많은 시를 남겼는데 [손곡시집]에 330여 편의 시가 수록되어 전한다.
서자출신인 자신에 대한 한(恨)을 노래하고 불우한 서민들의 애환을 그린 시들이 많다. [홍길동]의 저자 허균과 그의 누나 허난설헌을 가르쳤다. 허균은 이달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손곡산인전(蓀谷山人傳)]이란 스승 이달의 전기를 그가 지었다. 허난설헌도 이달에게 시를 배워 이조를 대표하는 여류 한시인(漢詩人)이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