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에 천천히 걸어가노니

黃昏緩步行(황혼완보행) 황혼에 천천히 걸어가노니

松韻和灘聲(송운화탄성) 솔바람 여울 소리 섞여 울리고

素月更流彩(소월갱유채) 달빛마저 하얗게 흘러내리니

悠然心境淸(유연심경청) 마음속이 유난히 맑아지누나

조선조 중기의 문신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 1510~1560)가 어느 날 해질 무렵 솔바람 여울소리를 들으며 산보를 즐기다 지은 시이다.

유명한 시조 산절로 수절로를 짓기도 한 하서는 자연을 정관하는 시풍을 남긴 성리학의 대가이기도 했다. 문과에 합격하고 홍문관 박사를 역임하며 세자를 가르친 스승이기도 했다.

그가 가르친 세자가 즉위하여 인종이 되었으나 불과 8개월 만에 죽고 을사사화가 일어나 정국이 어지러워지자 그는 후학을 가르치며 조용히 학문에만 전념하다 생애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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