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가원환호 君家遠還好 자네는 친정이 멀어서 좋겠네.
미귀유유설 未歸猶有說 가지 못해도 멀어 못 간다 하면 되니까
이아가동향 而我嫁同鄕 나는 한동네로 시집왔지만
자모삼년별 慈母三年別 삼년 동안 어머니께 가보지 못했다네.
촌부의 심사를 그려놓은 이 시는 무척 감동적이면서 사람의 동정을 유발하는 시이다. 같은 동네로 시집간 아낙이 시집살이에 바빠 한동네 있는 어머니를 3년 동안 찾아뵙지를 못했다는 말이다. 무슨 사정이 있어 시가를 한시도 떠날 수 없었던 모양이다. 병든 시부모나 남편을 섬기기 위한 하나의 도리 때문이었을까? 엄격한 시가의 법도 때문이었을까? 알 수는 없지만 친정이 멀리 있는 친구를 빗대어 자기의 안타까움을 은연히 하소연하고 있다.
이 시는 조선조 후기의 문인 이양연(李亮淵 1771~1853)의 시다. 당시 조정의 벼슬도 두루 역임했던 그는 율곡의 학문을 사모하면서 학문에 몰두, 성리학에 밝았으며 만년에 후학 교육에 힘을 쏟았다. 근사록(近思錄)을 의지하여 사상을 키우고 학문을 넓혔다고 전해지며, ‘석담작해(石潭酌海)’, ‘침두서(枕頭書)’ 등의 유저가 있으며 문집 ‘산운집(山雲集)’에 많은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시는 촌부(村婦)라는 제목의 시다.
요산 지안큰스님 글. 월간반야 2009년 2월 제9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