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한 몸은

연득신형사학형 鍊得身形似鶴形 수행한 몸은 학처럼 우아하고

천주송하양함경 千株松下兩函經 소나무 아래 두어 권 책뿐이네

아래문도무여설 我來問道無餘說 도가 무어냐고 여쭈어 보았더니

운재청천수재병 雲在靑天水在甁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

이 시는 당나라 때의 유학자요 호부상서 등 조정의 고위직 벼슬을 역임했던 이고(李翶)가 약산유엄(藥山惟儼 751~834)선사를 만나고 지은 시이다. 그가 한때 낭주(朗州) 자사로 있을 때 약산과 교분을 맺어 불교에 심취하였다. 어느 날 유엄선사를 찾아가 도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때 유엄선사가 답해준 말이 구름은 하늘에 있고 물은 병에 있다는 말이었다. 이후 이 말은 이고가 도를 물은 공안(公案)이라고 알려지게 되었다.

이 시를 읽어보면 사람을 관념적 분별의 세계를 떠나도록 하는 매력이 있다.

“어떤 것이 도(道)입니까?” 생각으로 묻기 이전에 이미 도는 모든 곳에 있다는 것이다. 만물이 모두 제자리에 있는 그것 자체가 도이다. 장안에 함원전이란 궁전이 있었다. 함원전에 있는 사람이 장안을 묻는 것은 도(道) 속에 있는 사람이 도를 묻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지안 큰스님 글. 월간반야 2008년 7월 제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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