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일 차마 말할 수 없지만

世事不堪說(세사불감설) 세상일 차마 말할 수 없지만

心悲安可窮(심비안가궁) 마음의 슬픔 어찌 다할 수 있으리오.

春風雙涕淚(춘풍쌍체루) 봄바람에 두줄기 눈물 흘리며

獨臥萬山中(독와만산중) 홀로 산속 깊이 누워 있다네.

누구에게나 삶의 애한은 있을 것이다. 비록 남에게 말은 못하지만 가슴속에 속 앓이 하는 사정을 안고 비애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살아 있다는 존재 자체가 비원을 갖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은 원이 이루어 지지 않을 때는 모두가 슬퍼지는 것 아닐까? “봄바람에 두 줄기 눈물 흘리며 홀로 산속 깊이 누워 있다”는 말이 읽는 사람의 마음마저 애틋하게 하고 있다.

이 시는 조선조 효종 때의 문신 김육(金堉:1580~1658)이 지은 것이다. 일종의 세제 개혁이었던 대동법 실시를 강력히 주장하고 화폐 유통을 주장하며, 북벌(北伐)에 골몰하고 있는 효종에게 북벌을 단념하고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는 상소를 올렸던 강직한 성품을 가졌던 인물로 알려 있다. 관직을 두루 거치면서 우의정과 영의정까지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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