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을 돌아 나와
한 칸 맞배집에 기거하는 선묘낭자는
소백준령 그 너머에 거센바다를 잠재워 놓고
소백산 등성이마다 연화대를 만들어
그리운 이를 모셔놓고도
이 세상에서는 단 한 발짝도 다가설 수 없는 사랑을
실바람이 들어 올린 꽃잎처럼
가벼얍게 들어 올리고 있다
제 몸을 스스로 들어 올린 뜬 돌처럼
곱게 단장한,
정갈한 모습 그대로 선정에 들어있다
하 영 文殊華(시인, 마산 반야불교학당) 글. 월간반야 2008년 6월 제9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