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같아서 죽었다 살아나다.(普州 金在禧還生譚)
1924년 경남 진주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때 진주시 비봉동에 사는 38세된 김재희(金在禧)가 있었고 옥봉동에 80세된 김재희(金在禧)가 살고 있었는데 하룻 저녁에는 38세된 김재희씨 집에 순경처럼 복색을 한 사람이 찾아 와,”잠깐 볼 일이 있으니 가자.” 하였다.
김재희가 아무 말 없이 따라가자 얼마쯤 가다가 자동차에 태워 가지고 재판소 비슷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 속에 이미 20여명 되는 죄수가 있는데 모두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 한 서기가 나타나 김재희를 찾으므로 안으로 들어가니, “여기는 명부인데 그대의 나이가 80이 되어 인간 수명이 다 되었기로 잡아온 것이니 조금만 기다리고 있으면 좋은 자리가 정해질 것이니 안심하고 있으세요.” 하였다. 김재희는 꿈 속에서도, “나는 금년 38세 밖에 아니되었는데 80이라뇨. 아무래도 잘 못된 것 같으니 다시 한번 조사해 보십시요.” 하였더니 여러 서기가 모여 다시 호적부를 뒤지다가 잘못 되었다 하며 데리고 온 순경을 호통치며 김재희 보고는 “죄송하다”고 하며 건물 밖으로 밀어 내 보냈다.
꿈을 깨고 보니 너무나도 역역하여 시간을 보니 새벽 2시였다. 아침에 일어나 꿈이야기를 하고 녹봉동 김재희씨 집으로 가려 하는데 전날 저녁까지 잘 잡수시고 아무 탈 없던 분이 새벽 3시경에 죽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살아난 재희가 문상가 이 사실을 이야기하니 모두 가족들이 감격해 하면서 통도사 포교당 법사 박만선(朴萬善)스님을 청하여 불교의식으로 장례를 지내고 49제까지 잘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