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인수도도불행 若人修道道不行 만약 누군가 도를 닦는다고 하면 닦아지지 않는다.
만반사견경두생 萬般邪見競頭生 온갖 그릇된 소견만 다투어 일어날 뿐
지검출래무링물 智劍出來無一物 지혜의 칼을 빼내 한 물건도 없게 하면
명두미현암두명 明頭未現暗頭明 밝음이 오기 전에 어둠이 밝아지리.
“도를 닦는다고 하면 도를 닦지 못한다.” 이 무슨 말인가? 설명하자면 도에 들어맞는 마음은 생각을 앞세우는 유위심이 아닌 무위심란 말이다.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설치는 마음은 도를 닦는 마음이 아니다. 이런 저런 계교를 가지고 도를 행하려 해 보아야 그릇된 소견만 다투어 일어날 뿐이라 하였다. 일체의 관념에서 벗어날 때 도에서 나오는 밝음을 보게 된다. 그 밝음은 바로 어둠이 없어진 것일 뿐이다.
임제종을 수립한 임제의현(臨濟義玄:?~867)선사의 임제록에 나오는 시이다. 돈오돈수(頓悟頓修)를 주장한 임제가풍이 엿보이는 시로 살활자재(殺活自在)한 기백이 있다고 평가 받는다. 스승 황벽에게 법을 물으려다 세 차례에 걸쳐 방망이로 얻어맞았다는 삼도피타(三度被打)의 유명한 일화를 남기기도 하였다.